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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대웅] 햇빛이 말을 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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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교육(박영목 외)> 중학교 1학년 1학기 국어교과서에 실린 시입니다.   ------------------------------   햇빛이 말을 걸다    권대웅    길을 걷는데 햇빛이 이마믈 툭 건드린다 봄이야 그 말을 하나 하려고 수백 광년을 달려온 빛 하나가 내 이마를 건드리며 떨어진 것이다 나무 한 잎 피우려고 잠든 꽃잎의 눈꺼풀 깨울려고 지상에 내려오는 햇빛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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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교육(박영목 외)> 중학교 1학년 1학기 국어교과서에 실린 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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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빛이 말을 걸다   

권대웅 

 

길을 걷는데

햇빛이 이마믈 툭 건드린다

봄이야

그 말을 하나 하려고

수백 광년을 달려온 빛 하나가

내 이마를 건드리며 떨어진 것이다

나무 한 잎 피우려고

잠든 꽃잎의 눈꺼풀 깨울려고

지상에 내려오는 햇빛들

나에게 사명을 다하며 떨어진 해빛을 보다가

문득 나는 이 세상의 모든 햇빛이

이야기를 한다는 것을 알았다

강물에게 나뭇잎에게 세상의 모든 플랑크톤들에게

말을 걸며 내려온다는 것을 알았다

반짝이며 날아가는 물방울들

초록으로 빨강으로 답하는 풀잎들 꽃들

눈부심으로 가득 차 서로 통하고 있었다

봄이야

라고 말하며 떨어지는 햇빛에 귀를 기울여 본다

그의 소리를 듣고 푸른 귀 하나가

땅속에서 솟아오르고 있었다

 

------------------------------

 

 * 목연 생각 : 상당히 긴 시네요.  

그러나 내용은 쉽게 이해가 되었습니다.

봄의 햇빛 하나도 어떤 의미가 있다는 것이겠지요.

우리에게 이렇게 속삭이고 있다는 것일 테고요.

"봄이야. 봄이 왔잖아. 무엇인가 해 봐."

 

문득 권정생 선생의 <강아지똥>이 생각났습니다.

강아지똥은 참새나 암탉마저도 더럽다고 먹지 않을 만큼

가치가 없는 존재입니다.

그에게 밭의 흙덩이는 이렇게 말하지요.

"하느님은 필요 없는 것은 하나도 만들지 않으셨어."

 

결국 강아지똥은 민들레꽃을 피우는 거름이 됩니다.

자신을 죽여서 아름다운 꽃을 피운 것이지요.

 

햇빛과 달빛은 물론 무수히 많은 별빛도

어떤 의미를 갖고 세상을 비추고 있을 것입니다.

나의 존재 역시 그렇겠지요.

 

내가 자각을 했던 부지불식 중이건

나는 누구에겐가 어떤 의미를 전하고 있을 것입니다.

그 의미를 조금이라도 더 빨리

그리고 더 많이 전하기 위해

내가 해야 할 일을 찾고 싶습니다.

 

권대웅(1962~ ) : 시인, 서울에서 태어남.

1988년 조선일보 신춘문예에서 시가 당선되어 등단함.

시집 <당나귀의 꿈>, <돼지 저금통 속의 부처님>

<조금 쓸쓸했던 생의 한 때> 등이 있음.

 

* 자료 출처 : 2010학년도 중학교 1학년 학생들이 배우는 여러 국어교과서와

<조금 쓸쓸했던 생의 한 때, 2003년, 문학동네>에 실려 있고,

감상은 저의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y******3 2010.08.22. 신고 공감 2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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꽤 깊은 쓸쓸함의 날들이 아니었을까 [시집-조금 쓸쓸했던 생의 한때]
"꽤 깊은 쓸쓸함의 날들이 아니었을까 [시집-조금 쓸쓸했던 생의 한때]" 내용보기
권대웅 시인의 시집을 읽었다. 저절로 슬퍼졌다가 외로워졌다가 하게 만드는 노래들. 그러다가 어느 순간 슬픔이 왜 따뜻하게 느껴지는 것일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젊은 날 이룰 수 없었던 것들에 대한 회한이 되살아난 탓이었을까, 그게 마음 아프기보다는, 그게 절망스럽기보다는, 그저 좀 쓸쓸해지면서 마음 한 구석에서부터 따뜻해져 오는 무엇이 있었던 것이다. 그러면서 그 쓸쓸하
"꽤 깊은 쓸쓸함의 날들이 아니었을까 [시집-조금 쓸쓸했던 생의 한때]" 내용보기

권대웅 시인의 시집을 읽었다. 저절로 슬퍼졌다가 외로워졌다가 하게 만드는 노래들. 그러다가 어느 순간 슬픔이 왜 따뜻하게 느껴지는 것일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젊은 날 이룰 수 없었던 것들에 대한 회한이 되살아난 탓이었을까, 그게 마음 아프기보다는, 그게 절망스럽기보다는, 그저 좀 쓸쓸해지면서 마음 한 구석에서부터 따뜻해져 오는 무엇이 있었던 것이다. 그러면서 그 쓸쓸하고도 따뜻한 것이 정작 무엇일지 생각해 보고 싶어졌다.

'때로 슬픔이 밀려오면 /바람 소리려니 하고 창문을 닫고/알 수 없는 쓸쓸함에 명치끝이 아파오면/너무 많은 곳을 돌아다녀서 그러려니 생각하며'(14p) 시인은 세상에 여행을 와서 민박을 하고 있는 사람처럼 노래를 했다. '민박'이라, 한때는 우리가 이 세상의 주인인 것처럼 굴었던 때도 있었다. 그랬는데 언제부턴가 이 세상에서 우리에게 주어진 몫이란 게 다른 생명체의 그것과 조금도 다르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즉 내가 이 세상의 그 무엇을 내것으로 가질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는, 살아있는 우리는 모두가 함께 살아나가고 있는 것이다. 나는 세상의 주인도 손님도 아니며, 풀과 나무와 새와 물과 바람과 산과 햇빛까지 더불어 정녕 함께 살아나가고 있을 뿐인 것이다. 얼마나 쓸쓸한 깨달음인가.

'썩어 없어지지 못한 삶이/또다른 시간으로 자라는 저 세월의 갈피'(52p)를 잡지도 못하고 우리는 하루하루를 산다. 그러다 보면 '기억의 등불 속에 살아오르는 것들/오, 그렇게 아프고 아름답게 반짝이며/살고 있는 것들'(79p)이 우리들의 평범하고 누추한 일상을 위로해 주기도 할 것이다. 그리고 또 그리워하면서 기다리겠지. '언젠가 한번 와본 것 같은/어디선가 많이 본 것 같은/고요한 골목길/문득 바라보니 문득 피었다 사라져버린 꽃잎처럼/햇빛 눈부신 봄날, 문득 지나가는/또 한 생'(18p)을. 슬프기 때문에 더 아름다웠노라고 말하는 시인의 무겁고도 느린 노랫말을 나 역시 앞으로 한참동안 중얼거리면서 살고 싶어할 것 같다.

YES마니아 : 로얄 j***6 2003.07.10.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