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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가의 다른 작품 제5도살장 고양이 요람 나라 없는 사람 신의 축복이 있기를, 로즈워터 씨 신의 축복이 있기를, 닥터 키보디언 마더 나이트 멍청이의 포트폴리오
# 읽고 나서. 커트 보네거트의 삼촌이 어느 여름날 그늘 아래서 시원한 레모네이드를 한잔 마시며 이렇게 말한다.
If This isn't Nice, What is? 그래, 이 맛에 사는 거지.
커트 보네거트의 졸업식 및 기타 연설문을 묶어 놓은 책이다. 소설가, 에세이스트이면서 풍자가 이자 휴머니스트인 그는 독일 출신 미국인 4세로 제2차 세계대전에 참전하기도 했으며, 충분한 학점이 있는데도 이것저것 트집 잡혀 졸업장을 못 받고 어쩔 수 없이 생계에 뛰어들어 다양한 직업에 종사하기도 했다. (나중에 책이 출간되자 알아서 졸업장이 나왔다고..) 사실 저는 이 연설을 기획하면서 오늘 여러분이 그 어떤 불이익에 대한 걱정이나 부담감 없이 마음껏 바보가 될 수 있기를 바랐습니다.
아직 그의 소설을 직접 접해보지는 못해서 소설 속에서는 어떻게 이야기를 풀어내는지는 모르겠지만 그의 연설문에서는 굉장히 따뜻함이 느껴진다. 막말이나 불편할 정도로 남을 비꼬면서 하는 풍자/유머가 아니라 어쩌면 '아재 개그'스럽기도 한 유머를 통해 재미있게 메시지를 전달한다. 물론 미국 최고의 '풍자가'답게, 그의 유머가 어디로 튈지 몰라 당황스럽기는 했다. 첫 연설문을 읽기 시작하면서는 정신이 없었다. 대체 무슨 말을 하고 싶어서 농담에 연설 시간의 반을 쏟아붓는 거지란 생각까지 들었다. 하지만 끝까지 듣고 있다 보면 슬며시 웃음이 나는 유머로 마음이 따뜻해지고, 그가 하고자 하는 메시지도 인간애, 자연애에 대한 이야기다.
잘하든 못하든 예술을 하면 영혼이 성장합니다. 제발 부탁합니다, 샤워하면서 노래를 부르세요. 라디오 음악에 맞춰 춤을 추세요. 이야기를 하세요.
스티브 잡스의 졸업식 연설문을 여러 번 돌려가며 들었던 때가 있었다. 연설문은 들으면 열심히 배워서 성장하고 싶다는 동기부여가 되어주곤 했다. 그의 연설이 젊은이들의 전투 성향을 자극했다면, 보네거트의 연설은 다 괜찮다, 여러 사람들을 만나 따뜻한 사람이 되어라라고 보듬어 주는 것 같다. 물론 기성세대와 타협하지 말고 지구를 지키고 인간을 지키라고 이야기하기도 하지만.
참전 경험에 생활고도 있던 그에게서 어떤 분노도 느껴지지 않아 신기했다. 레모네이드를 마시며 인생을 찬양한 삼촌 덕이었을까?? 부모를 잃은 조카 셋을 입양해 다섯 아이를 키우고 소설을 썼던 그의 작품은 어떨까 궁금하다. 그의 아버지가 임종 전에, 너의 작품에는 나쁜 놈이 등장하지 않아 고맙다 자랑스럽다 이야기했다니 분명 따뜻하지 않을까 상상한다.
** 밑줄 쳤던 구문 몇 개
(..) 이는 중요한 가르침입니다. 그러나 어떤 사람은 평생 동안 한 번도 못 들어보는 이야기죠. 그리고 그들이 어른이 되고 나면 그런 가르침을 견디지 못합니다. 문화는 도구입니다. 우리가 물려받은 도구입니다. 고장 난 석유 버너를 고치듯 고칠 수 있는 물건입니다. 여러분은 그것을 끊임없이 고칠 수 있습니다.
과학은 인간이 만든 또 하나의 신입니다. 그래서 저는 비꼬기 위해서, 아이러니를 강조하기 위해서, 풍자하기 위해서가 아니라면 거기에 굽실거리지 않으렵니다.
절망은 독창성의 어머니입니다.
저는 온갖 우연의 희생자입니다. 우리 모두 그렇죠.
멀쩡한 사람은 미친 사회에서 미친 사람처럼 보입니다.
만약 며칠씩 일이 술술 잘 풀린다면, 그것 아주 웃긴 우연입니다.
우리는 끊임없이 벼랑에서 뛰어내리고, 떨어지는 동안 우리 날개를 단련시켜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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