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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해전 풍월당의 주인(박종호)이 쓴 "내가 사랑하는 클래식"의 히트 덕분에 최근에 클래식과 오페라 관련 서적들이 꾸준히 출간되고 있다. 이런 서적들 중 대다수가 클래식 음악 감상에 입문한 분들에게는 나름대로 감상의 길라잡이 역할을 한다는 측면에서 의의가 있기는 하지만, 초보 딱지를 떼거나 공력이 제법되는 분들에게는 그다지 큰 소구력을 발휘하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다.
뭔가 클래식 음악 감상을 할 때 도움이 될만한 책은 없을까? 단순히 창작시 작곡가의 개인사나 늘어놓거나 아니면 지휘자/연주자의 비화나 늘어놓는 책들말고. 이런 목마름이 있다면, 주저말고 이 책을 집기를 권한다. 아니, 마음 같아서는 강제하고 싶을 정도다.
이 책은, 베토벤의 개인사를 너저분하게 늘어놓다가 9번의 의의 살짝 짚어주는 책들과는 그 격부터 다르다. 판본 문제, 초연의 배경, 후대에 미친 영향뿐만 아니라 각 악장의 곡상 해설에 상당한 페이지를 할애하고 있다. 어림잡아 120여 페이지가 온전히 곡상 전개 해설에 사용되었다!
게다가 미주나 참고문헌의 튼실함도 이 책의 가치를 한층 고양시킨다.
물론 이 책이 학술논문과 비슷하게 서술에서 좀 딱딱한 면이 있다는 점은 아무래도 일반 독자에게 마이너스 요인이 될 것이다. 그러나, "님아, 이것은 베토벤의 마지막 교향곡"이다. 이 정도 수고로움은 이 작품이 가져다주는 경이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다.
20여 년간 클래식 음악을 감상해온 애호가로서 감히 단언하겠다. 애호가가 베토벤 교향곡 9번 이해를 하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이 책과 총보, 그리고 음반들로 필요충분하다.
좀 과장해서 말한다면, 이 책을 읽으며 필자가 안타까웠던 점은 이 책이 여전히 1쇄에 불과하다는 점 한가지뿐이다. 보다 많은 독자들이 이 책을 사서 작품 분석 시리즈가 계속 되길 기원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