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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의 무덤은 구름 속에'란 제목만으로는 실제 책 속에 담긴 내용을 상상할 수 없었다. 제목의 진정한 의미가 와닿는 순간, 정신이 번쩍 들었다. 부제를 통해 알 수 있듯이 엄마가 딸에게 들려주는 '아우슈비츠' 이야기이다. 아우슈비츠 뭔 설명이 필요한가? 그런데 여전히 설명이 필요한 역사 속 비극적 아닌 잔인하고 처참한 사건이었다. 그리고 또한 나 역시 얼마나 무지했는지, 엄마가 딸에게 담담하면서도, 아이의 수준을 고려한 자세한 설명을 통해, 아우슈비치, 유대인 대학살의 실체를 알게 되었다.
우선 제목의 설명이 필요할 것 같다. 참고로, 독일어판 제목은 '엄마 아우슈비츠가 뭐예요?'란다. 다시 말하지만 '그들의 무덤은 구름 속에'란 제목은 쉽게 책 내용을 가늠하기가 어려웠다. 옮긴이 역시 혹여 방해가 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를 안고 있는 제목이기도 하다. '그름의 무덤은 구름 속에 있다네'란 표현은 독일의 작가 '파울 첼란'이 쓴 시란다. 그 역시 아우슈비츠 생존자이면서, 살아남은 죄의식으로 삶과 화해하고 못하고 결국 세느강에 몸을 던져야 했던 작가의 표현 속엔 대학살을 통해 무덤 조차 없는 사람들의 아픈 현실을 담고 있는 것이다. 다시 생각해보면, 눈물이 핑 돌 정도로 아찔한 말이 아닌가! 그렇게 이 짧은 문구 속에는 너무도 많은 내용을 담고 있었다.
지은이 '아네트 비비오르카'는 홀로코스트 및 20세기 유대인의 역사에 관해 정통한 프랑스의 역사학자이다. 그녀 역시 유대인이자 역사학자, 그리고 엄마의 위치에서 13살이 된 딸아이 마틸드에게 아우슈비츠 이야기를 들려주게 된다. 아우슈비츠에서 살아남은 엄마의 친구 베르트의 팔뚝에 새겨진 번호를 통해 유대인 학살을 피부로 느낀 딸아이의 궁금증이 이야기를 이끌고 있다. 크게 학살 센터(가스실, 집단 수용소), 게토, 특수부대(학살부대) 등등의 상세한 유대인 대학살의 전모가 하나하나 드러나는 순간이었다. 그러면서 우리들의 고민(책임)을 담고 있다. 바로, 아이의 입을 통해 '기억해야 할 의무'를 지닌 역사에 대한 것이었다. '기억해야 할 의무'가 어찌 나치에 의한 대학살뿐이겠는가? 같은 시대, 우리의 역사를 떠올리게 되면서, 옮긴이의 말처럼 '난징 대학살', '관동 대학살'과 같이 잊혀져 가는 역사 뿐만 아니라 '광주 대학살' 그리고 '정신대' 문제까지 꼬리에 꼬리를 물고 머릿속이 복잡해진다. 설명하면서도 설명할 수 없는 그 무엇을 느낀다는 아네트처럼, 실타래가 뒤죽박죽 엉킨 것처럼 풀지 못하는 문제로 살짝 힘에 부친다.
<그들의 무덤은 구름 속에>는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책이지만, 쉽고 생생한 역사와 만나길 원하는 누구라면 꼭 손에 쥐길 바란다. 아니 정말정말 많이 읽히는 책이었으면 좋겠다. 또한 기억하지 않은 역사는 되풀이됨을 명심하고, '기억해야 할 의무'과 그에 따른 책임에 대해 진중하게 고민해봐야 하지 않을까? 엄청난 역사의 비극을 대면하는 것이 쉽지 않지만, 분명 우리는 그 실체를 규명하고, 또한 잊혀지지 않도록 끊임없이 노력해야 할 것이다. '기억해야 할 의무'를 가슴에 새기면서, 참으로 마음이 무겁다.
오직 감정에만 호소하여 가르치는 역사란 지속적으로 영향을 미치기 어렵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야. 비록 아우슈비츠가 계속해서 어떻게든 설명이 안 되는 것으로 남을지라도 엄마는 문제를 인식하게 하는 이성의 영향력을 키워야 한다고 생각한단다. 119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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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해전이었던가, 우연한 기회에 "인생은 아름다워"라는 영화를 봤다. 초반에 무척 수다스러운데다 우스꽝스러워 보이는 아저씨의 등장으로 이야기가 시작되길래, 코미디물로 여겼던 영화가 사람을 그토록 울릴 줄은 예상치 못했었다. 영화를 보며 눈물이 많이 났다. 그들의 이야기를 내가 그 때까지 모르고 있었다는 게 슬퍼서, 지구상에서 실제로 저런 일이 일어났단 말인가 놀라워서, 아이의 순진함과 대조되는 아비의 부성이 너무나 처절해서....그제야 역사시간에 선생님들이 꼭 한번은 언급하시곤 했던 영화 "쉰들러리스트"가 생각이 나서 부랴부랴 찾아봤던 기억이 난다. 말로만 듣던 "유대인 학살"과 관련된 이야기를 영상화한 두 작품은 가히 충격적이었고 놀라웠다. 좀더 자세한 이야기가 궁금해서 관련 서적이 있다면 꼭 한번 읽어봐야지 했었는데 그간 게으름 탓에 미뤄두고 있었다. 비단 나의 게으름 탓만이 아니라 유대인 학살과 관련된 책을 찾기도 어려웠을 뿐더러, 어렵기도 해서 지레 포기하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이번에 읽은 [그들의 무덤은 구름 속에]는 쉬운 설명으로 당시의 이야기를 전하고 있는 책이다. 글쓴이는 아네트 비비오르카로 그녀는"1948년 파리에서 태어났다. 홀로코스티 및 20세기 유대인의 역사에 관해 가장 정통하다고 인정받는 프랑스의 역사학자"(책 앞날개)라고 한다. 책의 부제는 "엄마가 딸에게 들려주는 아우슈비츠 이야기"이고 원제는 [Mama, was ist Auschwits?]. 문고판 사이즈로 크지 않은데다, 옮긴이의 말까지를 포함해도 143쪽밖에 안 되는 작은 책이다. 하지만 담고 있는 내용은 결코 작지 않은 책이다.
이야기는 글쓴이의 열세살난 딸의 물음으로 시작된다. "엄마, 베르트 아줌마 팔 아래쪽에 왜 번호가 새겨져 있어요?"(p15) 베르트는 아우슈비츠의 생존자이다. 책에서는 딸의 물음에 글쓴이가 대답하는 형식으로 "유대인 학살" 전반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는 것이다. 쉬운 설명 덕분인지 그 당시 상황으로 더 가까이 다가간 느낌이다. 그리고 유대인 학살에 관한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늘 이해하기 힘들었던 문제들, "유대인"의 정체, 그리고 왜 유대인들에게 그런 박해가 가해졌는지의 문제, 그리고 구체적인 학살의 양상 등에 대해서도 보다 자세히 알게 되었다. 곳곳에 실린 관련 사진은 참혹해서 차마 눈을 뜨고 보기가 힘들 정도였다. 하지만 옮긴이의 말처럼 "아네트 교수가 아우슈비츠와 관련해서 '왜'의 문제가 완벽하게 설명될 수 없다고 밝힐 때는 회의감마저 감돌지만"(p136), "왜"라는 질문에 대답할 수 없을만큼 참혹한 역사가 다시는 되풀이되지 않기 위해서라도 우리는 알아야 할 것이다. 인류사의 불행했던 순간들에 대해서도..
이 책의 한국어판 제목은 아우슈비츠의 생존자이자 독일의 작가인 파울 첼란의 시에서 유래한다. "너의 할아버지의 할아버지들과 할머니들 중 몇 분은 무덤조차 없는 형편이란다. "그들의 무덤은 구름 속에 있다네."라고 독일의 위대한 작가인 파울 첼란이 쓴 시에서처럼."(p116) 지금 우리는 그들을 "유대인"이라고 묶어서 이야기해버리고 말지만 그들 개개인에게는 그렇게 묶어서 말할 수 없는 자신만의 소중한 삶이 있었을테다. 다시는 반복되지 않았으면 하는 생각이 간절해지는 이야기. 유대인 학살과 관련한 쉽고 생생한 설명이 고마웠지만 그 이야기들이 너무나 슬프고 참혹해서 마음 아팠던 책. [그들의 무덤은 구름 속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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