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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뭐라고 정의할 수 있을까! 수학과 철학의 만남~? 아니다, 원래 수학과 철학은 한 몸이었으니, '만남'이라고 하는 것은 좀 웃길지 모르겠다. 그럼, 철학에서 수학이란 학문이 가지를 치고 빠져나오게 된, 학문의 체계를 갖추게 된 배경이라고 하는 게 옳지 않을까 싶다. 이 책은 고대에서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수학의 발전 정도를 굵직굵직한 인물과 그들의 펴낸 저서, 그리고 그들에 얽힌 재미난 일화를 통해 알려준다. 수학이 단순한 계산뿐이라고 확신하는 청소년들이 읽으면 좋겠다. 그러면 수학이라는 학문이 단순히 공식을 암기하고 숫자 대입해서 풀기만 하는 그런 지루한 학문이 아니라 우리의 실생활에서 어떻게 쓰일 수 있는지,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가 어떤 수학적인 원리에 의해 구성되고 있는지 알아챌 수 있을 텐데... 보통 수학을 어느 정도 하는 아이들은 그냥 대입하면 답이 나와서 쉽다고 하고, 수학을 진저리치도록 싫어하는 아이들은 필요도 없는 이런 공식을 왜 외워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하니까 진짜로 '수학'을 배우는 아이들은 전무한 셈이다. 그런 상태로 중고등학교 시절을 지내 온 아이들이 수학을 깊이 연구할리가 만무하다. 사실 수학이야말고 지극히 추상적이고 논리적이고 창의적으로 사고해야 하는 재미있는 학문인데 말이다.
우리가 죽어라고 암기해야 하는 그런 공식들이 어떤 방식으로, 어떤 참신한 아이디어를 통해 이 세상에 태어날 수 있었는지 조금이나마 느낀다면 아이들이 조금은 수학에 호기심을 가지지 않을까. 물론 이 책만으로 그런 호기심을 불러일으킬 수 없을지도 모르지만 시작이 반이라고 이 책으로 수학에 대한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다면 앞으로의 우리나라 수학의 미래가 그리 암울하지만은 않을 것이다. 처음에는 철학에서 하나의 곁가지로 시작했다가 그 다음엔 과학을 연구하기 위한 시녀 노릇을 했다가 나중에서야 과학의 여왕이라는 반열에 오른 수학이란 학문은 정말 보면 볼수록 매력적인 학문이니 말이다. 특히나 이 책은 청소년들이 보기가 쉬운 용어들로 정리되어 있고, 분량도 191쪽에, 활자의 크기도 큼직해서 읽기에 부담이 없다. 나로서는 수학이나 과학, 철학에 대한 다른 교양서에서 봤던 내용을 다시금 연대기 순으로 개괄해서 다시 정리하는 기분이 들어 참 재미있었다. 최초의 여성 수학자 히파티아의 비극적인 이야기나 집합론의 대가 칸토어가 나중에 신경쇠약에 걸려 죽게 된 이야기는 『히파티아』와 『무한의 신비』란 책을 통해 아주 어렵고도 신기하게 읽었던 기억이 있는데, 그것을 되살리는 기회가 되었다.
5세기 무렵에 살았던 히파티아는 수학의 대가였던 테온을 아버지로 두어 어릴 적부터 수학에 남다른 재능을 보였고, 평생을 독신으로 살면서 많은 사람들에게 수학 강의를 하고, 기하, 대수, 천문학에 대한 책을 쓰고, 유클리드 기하학과 정수방정식을 푸는 데 매진하며, 행성의 움직임을 관측할 수 있는 기계까지 만들었던 뛰어난 여성 수학자였다. 그러나 아름다우면서도 독신을 고수하는 그녀를 시기하는 많은 광신도들이 그녀를 마녀라 부르며 잡아다 뜯고 불에 태워 죽여버렸다. 게다가 사건의 진상 조사도 하지 않고 덮어버렸던 일은 여성이 수학자가 되기가 어렵단 사실을 잘 보여준다. 그러나 19세기에 와서도 그 상황은 변하지 않았다. 소냐 코발레프스카야라는 러시아 여성은 수학적인 재능과 문학적인 재능을 골고루 가지고 있었다. 그런 그녀가 독일에서 수학을 배우고 싶어서 계약결혼을 하면서까지 러시아를 떠나 결국 박사학위까지 받을 수 있었다. 거기에 오르기까지 많은 시기와 질투와 방해공작을 겪어야 했지만, 소냐는 절대 포기하지 않았다. 그런 역사적인 사실을 읽으면서 우리 청소년들도 무언가를 이겨내기 위해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오기가 생겼으면 하는 바람이 든다. 진짜 매력적인 학문이니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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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 아라비안나이트
김정희 랜덤하우스 2009.09.22
저런 걸 배워 어디다 다 써먹을꼬! 수학이 버겁고 무서웠던 시절에는 그런 생각을 했었다. 아마 저런 생각을 했던 이가 나 혼자만은 아니었으리라. 아이들 공부 이야기가 곧잘 나오는 엄마들 모임에서도 그런 이야기가 나오는 걸 보면. 모래를 계산해서 무엇에 쓸꼬? 가장 큰 수가 1만 그 이상의 수를 세는 것은 신과 통하는 전능한 수에 도전이라 여겨 두려워했다는 그리스인들을 1억, 1조 하는 개념을 떠올릴 수 있는 현대인들은 웃을지 모른다. 하지만 배운 것 이상의 것을 상상하고 깨치기 두려워하는 것은 예나 지금이나 다를 게 무어 있을까. 옛날 옛날에 소크라테스도 그때의 학생들을 두고 요즘 학생들은 버릇이 없다며 혀를 찼었다고 하지 않은가. 그 이상을 뛰어넘고 두려워하지 않은 이들이 새로운 세계를 열어가고 진실을 만들어갔다. 이 책은 그들에 관한 여러가지 에피소드이다. 수학자, 아니 수학에 관한 이야기들이 이렇게 재미있는 줄 알았다면 진작 더 관심가지고 아니 애정을 가지고 대했을 것을. 다시 모래이야기로 돌아가보자. 그리스인들과 달리 인도와 바빌로니아, 이집트, 중국 등에서는 큰 수에 대한 열정과 호기심을 가진 이들이 많아 중국에서는 십진법에 근거한 거듭제곱을 통해 수를 확장시키고 멋진 이름까지 지어주었단다. 그래서 나온 것이 공허, 순식, 찰나, 항하사, 불가사의. 이런 말들이 모두 수의 이름에서 나왔다니 참 흥미롭다. 모래알을 세어서 무엇에 쓸꼬? 그런 생각일랑은 이제 하지 않아야겠다. 만약 그리스 시대의 수학자들이 보통의 그리스인들과 같은 생각에 머물렀다면 인류의 발전이 멈췄을지도 모른다는 말에 고개를 끄덕인다. 구글구글... 아, 그래서 나온 말이로구나. 십의 백제곱 구골~ 인생이 수학과 같이 딱 정해진 답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나도 그런 생각을 했었는데. 참 수학을 잘 모르는 이의 마음을 잘 아는 이가 쓴 수학 이야기다. 이런 생각은 수학에 대한 선입견이었으니. 수학이 얼마나 감성적이고 창조적이고 철학적인 학문인지 새삼 깨닫는다. 신비스럽고 흥미로운 이야기들이 가득하지만 그렇게 아름다운 이야기만 담고 있지도 않다. 생각할 권리를 마음껏 누려라. 잘못 생각하는 것이 전혀 생각을 하지 않는 것보다 더 낫다. 똑똑한 여성 수학자 히파티아. 진리와 결혼했다는 이유로, 아니 뭇 남성보다 똑똑하고 수학을 잘한다는 이유로 마녀로 지목되어 한 줌 재가 되어버리다니. 생활에 필요해 수학을 생각하고 이용했지만, 그보다 철학하는 기쁨때문에 공부하는 사람들이 있었으니 철학자이면서 수학자들이었다. 아르키메데스나 피타고라스, 유클리드, 데카르트 등의 이름난 인물들에 관한 책을 읽어 알고 있던 에피소드들도 있었지만 참 이야기를 재미나게도 풀었고, 슬픈 연애와 수학자의 비극에 관한 갈루아와 아벨 등 몰랐던 수학자들에 대한 이야기도 있었다. 한 번 잡으면 다음이 궁금하고 또 궁금해지는 천일야화처럼 흥미로운 이야기는 막간 장이 나눠져 있지만 꼬리에 꼬리를 물며 몇 시간 지나지 않아 다 읽어버리게 만들었다. 학창시절 배웠던 수학책에 숫자와 도형, 함수 이런 것과 함께 이처럼 흥미로운 관련 수학자 이야기를 함께 넣었다면 훨씬 재미있게 배웠을텐데 하는 생각을 해보았다. 훔... 지금이라도 수학 교과서 만드는 분들 한 번 보시라고 권해볼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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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진리의 바닷가에서 조약돌을 고르며 장난치고 노는 아이에 불과하다"
이는 최고의 과학자이자 수학자로 손꼽히는 아이작 뉴턴이 한 말이다. 그런데, 세상은 아이처럼 정직하고 착한 사람을 대개 바보라고 부른다. 천체의 움직임을 관찰하면서 걷다가 웅덩이에 빠진 탈레스처럼 진리를 발견한 사람은 천재이기 전에 바보였다. 저자는 진리를 탐구하는 바보가 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수학 공부에 몰두하는 것이라고 제의한다.
이 책은 인류의 역사에 큰 발자국을 남긴 위대한 수학자들의 업적을 시대별로 잘 정리하여 소개하고 있다.
수학이란 학문은 고대 철학자들의 폭 넓은 사유로부터 발전되어 왔다. 그리스시대에 찬란한 꽃을 피우고, 이후 인도인과 아라비아인들에 의해 숫자 " 0 " 이 탄생했다. 또한, 수학은 건축물과 미술 작품의 창작에 영향을 미쳤으며 예술적 감각이 뛰어난 수학자에 의해 기하학은 평면에서 입체적 세계로 발돋움했다.
일반적으로 수학하면 피타고라스의 정리같은 공식부터 먼저 떠 올린다. 그러나, 저자는 이를 비웃듯 진정한 수학의 역사와 발전을 더듬으며 가히 환상적인 세계로 우리를 인도하고 있다.
인류문명의 고대 발상지는 거대한 강유역에 위치하고 있다. 이는 농경 문화의 탓이다. 그런데, 거대한 강줄기는 범람했다가 물러나기를 반복했다. 이에 고대인들은 자신의 경작지를 되찾는데 어려움을 겪게 되면서, 많은 창의력을 기울이게 되었고 이로 인해 기하학으로 발전하게 되었다. 고대 이집트인들은 명칭만 달랐을뿐 이미 피타고라스의 정리와 기타 수학적 지식을 갖추고 있었다. 그들은 이를 파피루스에 기록하고 보존했던 것이다.
수학은 무시무시한 것이다.
5세기 무렵 알렉산드리아에 테온이라는 수학자가 살고 있었다. 그에겐 호기심 많은 딸 히파티아가 있었다. 워낙 총명하고 재능이 뛰어나서 그가 직접 가르쳤다. 성장한 히파티아는 철학, 수학, 의학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면서 알렉산드리아의 수학교사로 일하게 되었다. 많은 남자들이 청혼을 했지만 그녀는 "나는 진리와 결혼햇습니다" 라고 할 정도였기에 시기하는 종교적 무리들이 있었다. 이에 그녀의 제자들은 조심할 것을 요청했지만 자신은 잘못이 없다며 더욱 당당하게 지냈다. 어느 사순절날, 수업을 마치고 귀가하던 그녀를 한 무리의 군중들이 달려들어 할퀴고 물어뜯고 심지어 그녀를 불에 태워 버렸다. 독신인 히파티아가 무척 아름답고 거기다 똑똑했기 때문에 사람들은 그녀를 마녀로 여겼던 것이다. 당시엔 여자가 수학자가 되는 것이 어려웠던 시절이었다.
수학 명문학교의 탄생
인도엔 부처가, 중국에서는 노자와 공자가 살던 시절에 그리스엔 올림픽 권투 챔피언 파타고라스(BC 582 - BC 497) 란 청년이 있었다. 세상에 대한 호기심이 충만했던 그는 40년 이상 떠돌이 생활을 하다가 귀국하여 크로토네에 피타고라스학파를 만들었다. "지혜를 사랑하는 것을 철학이라고 하고, 배워서 잘이해하는 것을 수학이라고 한다" 피타고라스는 자신을 신비하게 감추고 베일 안에 숨어서 강의했다. 연구성과의 대부분은 학파내의 많은 젊은 인재들의 창작물로 평가된다. 아무튼 이들 학파는 형제애와 종교적 신념으로 비밀의식을 치르는 것으로 보였기에 주변에서 이들을 반대하는 사람들이 생기게 되었다. 반대 세력들은 학파의 학교에 불을 질렀고 피타고라스도 죽었다. 그러나, 이 학파는 이후 오랫동안 지속 150여 년에 걸쳐 218 명의 수학자를 배출했다.
아르키메데스의 유산
"저리 비키시오. 당신 그림자 때문에 문제를 풀 수가 없지 않소!" 하면서 성질내는 노인은 로마군의 창에 찔려 죽고 말았다. 수학사에서 가장 안타까운 순간의 이 인물은 바로 아르키메데스이다. 그는 현대와 비교해도 뒤쳐지지 않는 과학적 사고롤 다양한 연구를 했다. 원이 넓이를 재다가 일정하게 나타나는 숫자를 발견한 원주율 파이는 입체 면적을 산출하는데도 유용하게 쓰인다. 종이위에 평면으로 그렸던 기하학을 공이나 기둥 등의 입체로 확대한 위대한 수학자이다.
로마 제국이 몰락하자 교회가 절대 권력을 행사하면서 사회, 문화 전반적으로 침체기를 보낸다. 이를 암흑시대라고 하는데, 르네상스가 도래하기까지 약 600년 정도 이어졌다. 이와 같이 암울한 유럽에 반해 중국, 인도, 그리고 아라비아에서는 천문학, 셈법, 숫자 등 많은 일들이 생겨났다. 특히, 아라비아에선 이슬람 문화가 생기나며 문예 부흥을 맞게 되었다. 9세기 무렵, 아라비아의 알 - 마문 왕은 바그다드에 "지혜의 집" 이란 연구소를 세워 학자들에게 고대 그리스 수학책을 번역하도록 했다.
" 0 " 의 의미
바빌로니아에서는 숫자가 없는 자리를 비워두곤 했다. 그런데, 5세기 인도에서는 아리아바타란 수학자에 의해 " 0 " 을 소개했다. " 0 " 에는 철학적 의미를 담고 있다. 동양에서는 이를 무로 표현하지만 텅 비어 있음이 아니라 뭔가 창조되기 직전의 생명력이 있는 비어 있음을 뜻한다. 불교에서는 " 0 " 을 해탈을 뜻하고, 성 어거스틴에 의하면 신이 세상을 창조하기 이전의 "무엇인가 있는 무" 이다. 아라비아의 영향을 받은 수학자 중 레오나르도 피보나치(1170 - 1250)는 [산반서]란 책을 발표하면서 책에 이태리어로 제로인 " 0 " 울 선보였다. "인도의 수는 1, 2, 3, 4, 5, 6, 7, 8, 9 이다. 여기에 아라비아의 0 을 사용하면 못 나타낼 숫자란 없다"
인류 역사 최대의 지식인
중세 암흑의 시대의 장막이 걷히고, 르네상스가 도래했다. 이 시기에 가장 활동적인 대표적 인물은 수학자 레오나르도 다빈치이다. 대부분 다빈치를 화가로 인식하지만 그의 직업은 다양했다. 화가, 수학자, 과학자, 발명가, 건축가, 의학자, 사상가 등 명함 한 장에 다 담을 수 없을 정도이다. 아무튼 이 시기엔 수학이 예술과 건축에 더 많이 활용되었다. 화가들의 기하학은 사영기하학으로 발전했다. 다빈치는 [최후의 만찬]에서 정확한 비례를 이용한 투시화법이 사용되었다. 고대 그리스의 아르키메데스를 닮은 듯한 다빈치는 풍부한 상상력으로 수학, 과학, 의학, 그리고 종교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을 그림으로 그렸다. "나는 신비로운 이야기들을 세상 사람들에게 들려주고 싶다. 나는 그림 그리는 것을 좋아하니까 그걸 몽땅 그림으로 그려놓을 테야"
뉴턴의 역학을 뒤어넘어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과 같은 혁명적인 생각으로 수학은 발전했다. 이 책은 수학 이야기를 하면서도 수학 기호, 공식 등을 별로 사용하지 않는다. 그러나, 우리는 학교 수업을 통해 기호와 공식으로 수학을 접해 왔다. 공식을 몰라 문제를 풀지 못했거나, 공식을 알고 있더라도 계산이 틀려 정답을 놓친 경험들이 한 두번쯤 다 있을 것이다. 특히, 상급 과정으로 나아 갈수록 미분, 적분, 수열, 그리고 함수 등의 어려운 공식들이 더 많아 졌던 기억이 생생하다.
히로나카 헤이스케의 [학문의 즐거움] 을 읽고서 큰 감명을 받았던 기억이 떠오른다. 그는 일본인으로 동양인 최초로 수학의 노벨상이란 "필즈상" 을 수상했다. 우리 나라도 공식을 암기하는 딱딱한 교육방식을 떠나 수학을 인문학적으로 접근하여 재미를 느끼면서 학업에 정진하게 한다면 "필즈상" 을 수상하는 많은 인재들이 배출되리라는 생각이 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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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에 대한 부담감을 가지고 있는 분들에게 좋을 만한 책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