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 4-5년 전이네요. 음악 잡지와 친구들과의 입소문으로만 자신의 커리어를 키워가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아마도 고교시절의 음악팬이란 다 그런 것인가본데(요즘은 인터넷이 큰 변수이겠습니다만), 그 시절 구할 수는 없고 입소문은 날 만큼 난 음반중 하나가 바로 이것, The Verve의 Urban hymns 였지요. 어느날 가게에 이 음반이 있는 걸 보고 얼마나 기뻐했던지... 애쉬크로프트의 작곡은 싸이키델릭하기로 한몫 쳐 줍니다. 그렇다고 스피리추얼라이즈드라든가 소닉 유스와 같은 스타일도 아니지요. 브릿팝의 기운을 그대로 가져 가면서 나름의 몽환적인 분위기를 양껏 뽑아내는 그의 작곡이 더 버브의 기본 토대입니다. 그러나 전작인 노던 소울과는 달리 이 앨범에서 가장 멋진 점은 바로 귀에 쏙쏙 박히는 멜로디입니다. 브릿팝의 명 밴드인 오아시스나 라디오헤드 등등, 그리고 그들의 뿌리 비틀즈가 갖고 있는 공통점이죠. 바로 이 특징을 가장 잘 살린 버브의 앨범이 Urban Hymns 입니다. 이 멋진 멜로디는 몽환적인 키보드와 기타로 인해 멍한 공간감을 갖게 됩니다. 흔히 사용되는 표현인 Space-floating이란 표현은 정말 적절하군요.^^ 스웨이드 스타일의 싸이키델릭함이 '뽕맞는기분' 이라면 버브의 느낌은 우주에 멍하니 떠 있는 느낌입니다. 가만히 듣고 있노라면 촛점 없이 어딘가로 떠다니는 멜로디-연주-가사에 흠뻑 젖어서 자신도 어디론가 떠나게 되는 듯한 기분이 들게 됩니다. 이 음악을 귀에 꽂고서라면 아무 생각없이 버스 창밖을 바라본다거나, 혹은 인파 속을 걸어다닌다거나 (우연의 일치인지 Bitter sweet symphony의 뮤직비디오가 바로 이거죠 ^^;) 하는 일들이 어떤 의미를 갖고 있는 것 처럼 다가오지요. 발걸음이, 혹은 지나치는 풍경의 감각이 틀려서일까요? Space-Floating 이라는 느낌은 정말로 온 감각에 퍼집니다. 정말 흔치 않은 경험이지요. 새로운 감각을 가지고 돌아다니는 여정은 그곳이 어디가 되었든 새로운 발견을 하게끔 합니다. 어디로 움직이든 그 여정은 수많은 것들을 안겨주게 됩니다. 작은 여정이 여행이 되는 거지요. 혼자 어디론가 떠나야 한다면, 그러나 아주 멀리 떠날 여건이 되지 않는다면, 이 앨범을 귀에 꽂고 아무 버스에나 오르세요. 그리고 가사를 따라해 보는겁니다. [집에 오는 길에 공중전화에 들러 신에게 전화를 걸었네. 그리고 그의 자동응답기에 메시지를 남겼어. 당신을 꿈 속에 남겨두고 왔다고.] Fortun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