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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한 스케일의 액션영화를 한 편 본 듯한 기분이다. 에이전트는 오랫만에 읽게 된 첩보액션 소설이지만 그동안 읽어왔던 책들과 조금 다르게 느껴졌던 것은 바로 현재 우리의 이야기라는 점에 주목해서 읽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한반도의 위기 가운데 거대한 중국대륙에서 이어지는 죽음의 상황들, 그리고 한국과 중국, 일본과 미국을 넘나들며 벌어지는 숨막히는 특수요원들의 삶과 그들의 아픔이 너무나 구체적이고, 사실적으로 묘사되었기 때문에 에이전트를 읽는 동안 잠시도 긴장을 멈출 수가 없었다. 김일성의 사망 소식이 대한민국을 비롯해 미국과 중국, 일본 등 아시아의 모든 주변국가들의 긴장감을 최고조에 이르게 했던 기억이 난다. 그리고 얼마 전 뉴스를 통해 접했던 김정일의 병세가 악화되었다는 소식은 다시 한 번 그에 못지 않은 불안과 긴장감을 가져다 주었고, 많은 사람들은 모를테지만 만일의 사태를 대비한 각국의 다양한 대비책도 눈에 선하게 그려지는 것만 같다. 에이전트의 사건과 배경은 바로 여기에서부터 시작된다. 김정일은 병세가 악화되면서 삼남 김정운을 후계자로 지목하게 되고, 이에 따라 김정일의 장남인 김정남과 그의 측근들에게 묘한 기운이 감돌게 된다. 여기에 한반도의 긴장감은 최고조에 이르고, 남한과 중국, 미국에서도 북한의 정권교체에 대한 비밀수사가 시작된다. 자신의 뜻보다는 운명에 이끌려 특수요원의 삶을 살게 된 남측의 비밀요원 혜주는 특히나 책을 읽는 동안 가장 가슴 아프게 다가왔던 인물이기도 하다. 임무가 주어지고 그녀는 같은 임무를 맡게 된 종찬과 주성, 미경을 팀원으로 구성해 중국을 향하고, 비슷한 시기 북측의 특수요원 선미와 석표도 중국에서 임무를 수행하게 된다. 남측의 스파이라 보여졌던 황주하의 첫 등장은 책을 읽는 나의 심기도 심히 불편하게 했던 인물이다. 여지껏 소설에서 만나왔던 인물 가운데 가장 간사스럽고, 음흉한 인물이 바로 황주하가 아닐까하는 생각에 몸서리를 치며 읽었던 것도 같다. 특수요원으로 살아가는 그들에게 개인적이란 단어는 절대 어울리지 않았다. 자신의 목숨을 걸고 오직 국가를 위해 복종하며 급기야 권력이란 이름앞에 흔적도 없이 사라져 가는 삶. 그들의 삶에서 평범함이나, 소박한 꿈, 진실은 통하지 않는 것이었고, 로봇이나 인간병기를 대신하며 살아가는 인생이 얼마나 비참하고, 무서운 것인가에 대해 쉽게 짐작해 볼 수도 있었다. 에이전트를 읽는 동안 소설의 배경이 현재 대한민국과 그 모습이 너무 많이 닮아있었기 때문에 이런 상황이 실제로 발전할 가능성은 조금도 없는 것일까에 대한 생각을 깊이 해볼수도 있었다. 위태로운 남과 북의 아슬아슬한 관계속에서 인간으로서가 아닌 오직 국가와 조직의 명령에 의해 복종하며 살아가는 특수 요원들, 주인공들의 어긋난 사랑과 살아남아야 하는 아픔, 권력에 대한 잔인한 욕망, 그리고 끝없이 이어지는 배신과 음모... 책을 읽기 시작하면서 비슷한 배경의 드라마가 묘하게 오버랩 되었기 때문일까 처절한 주인공들의 이야기가 지금도 실제 일어날 수 있는 이야기라는 생각이 들어서 이 이야기가 실화였다고 해도 믿을 수 있을것 같다. 다행스러운 것은 여자로서의 평범한 삶을 알게 된 혜주와 그녀 곁에는 몇 번의 죽을 고비를 넘기면서도 끝내 살아서 함께 해준 종찬이 있었다는 사실이다. 에이전트는 흥미와 재미 위주로 쉽게 읽을 수 있는 일반적인 가십거리의 소설이 아니었다고 생각된다. 우리의 이야기가 우리 소설로 꽤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가지고 나타났다는 사실은 앞으로 우리 소설에 대한 관심도를 더욱 높여줄 것이란 생각도 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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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아이리스의 인기가 심상치 않다. 이병헌이나 김태희라는 스타급 연기자의 출연도 이유가 되겠지만 그 스케일이나 007에서나 볼 수 있었던 스릴있는 첩보물이라는 것이 시청자를 TV앞으로 끌어 당기고 있지 않은가 한다. 목숨을 걸고 프로젝트를 수행해 내야하는 특수요원들의 활약 일상생활을 똑같이 하면서도 나라의 부름에 자신을 내 던지면서 임무를 완수하는 이들의 모습은 실제로는 어떨지 모르지만 책이나 영화를 보면 정말 멋있어 보인다. 때론 권력을 희생양이 되어 소모품처럼 처리되기도 하지만 피를 말리는 긴장감과 그들만의 로맨스가 빠질 수 없어 더욱 매력적인 듯 하다.
김도경 작가는 <컴파운드 아이>로 처음 만났다. 차가운 킬러 데니하퍼와 최첨단 무기의 개발중심에 있었던 수현 이 두사람의 극한 상황에서의 사랑이 돋보였던 작품으로 깊은 인상을 남겼던 저자의 두번째 작품인 <에이전트>가 기대되었던 것은 그 소재가 현실을 반영하는 김정일 아들들이 주축이 된 북한의 권력다툼과 한반도와 얽혀있는 중국의 이해관계 등의 미묘한 문제를 다뤄 시작부터 흥미진진할 것이라 생각되었기 때문이다.
한낱 호스티스였던 최혜주를 발탁 비밀요원으로 교육시켜 사랑을 잊어버린 냉철한 첩보원으로 만든다. 북한의 권력승계에 따른 구도를 파악하기위해 몇몇의 요원들과 위험하고 국가의 사활을 건 첩보전을 위해 북경에 가게하는데 팀에는 그녀가 발탁한 요원 김종찬이 있다. 한치의 오차도 용납할 수 없는 세계에서 조그만 실수는 북측의 예리한 첩보원에게 발각이 되고 이제 사태는 예측할 수 없는 상황으로 치닫게 되고 서로의 안위를 알수 없지만 우리는 팀이다. 서로를 믿어야 한다. 하지만 지독한 고문과 서서히 싹트는 의심에 결국 배신자들이 생기고 마는데....
숨가쁜 전개가 단숨에 읽어 내려가게 한다. 완벽한 스토리 구성이라 하기엔 무리가 있지만 정말 <본 아이텐티티>나 <미션임파서블>등 스크린에서 봤던 일들이 우리나라에서도 일어날 수 있겠구나 하는 상상에 접어드게 할 만큼의 몰입이 있게 한다. 평온한 일상을 지내고 있지만 서로 스파이를 보내고 정보를 얻기 위해, 국가라는 존재를 위해서 자신을 서슴없이 버리고 활동하는 첩보원들이 주위에도 있을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에 갑자기 우리나라가 처한 현실이 실감있게 다가오게 된다. 아직 우리는 전시상황인 국가임을 기억하게 된 것이다.
거대한 음모가 있다. 허를 찌르는 반전도 있다. 운명을 거슬러야 했던 주인공들의 로맨스도 있다. 남북의 대치상황을 역으로 이용하려는 주변국들도 있으며 첩보전에 끼어 돈을 벌어보고자 하는 중국인도 있다. 거기에 국가를 위해 한 개인을 희생하게 하는 정부의 기관도 있다. 첩보소설이나 영화들은 비슷비슷한 스토리와 주인공들을 등장시킨다. <에이전트>가 그 안에서 빛을 발한 이유는 잊고 있던 우리의 현실을 떠오르게 하고 숨길 수 밖에 없었던 사랑을 표현하고 이기적인 수 밖에 없는 인물들의 개성적인 캐릭터에 대한 묘사가 상황속에 잘 녹아들어갔기 때문이 아닐까 한다.
드라마를 봐서 그런가 더욱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던 책이다. 나 자신을 애국적인 사람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첩보물을 읽으며 국가와 개인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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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전트' 이 책은 첩보 액션 소설이라고 한다. 첩보 액션 소설을 언제 접해보았는지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아무튼 흔하게 접하지 못하는 이야기임에는 분명해보인다. 첩보 액션하면 책으로보다는 드라마나 영화로 접할 기회가 많은거 같다. 물론 내가 최근에 드라마나 영화를 거의 보지 않긴 하지만 말이다. 영화로는 첩보 액션하면 쉬리가 가장 먼저 생각이 난다. 남과 북의 대립속에서 벌어진 요원들의 이야기 였던거 같은데 재밌게 봤던거 같다. 그리고 드라마로는 얼마전 시작한 아이리스라는 드라마가 생각난다. 길게 보지는 못했지만 화려한 출연진에다가 내용역시 훌륭하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책이라는 공간이 극장의 스크린이나 TV화면과는 느낌이 다르다. 특히 이러한 첩보 액션 장르의 경우는 화려한 볼거리 역시 즐거움을 주는 것인데 책에서는 이러한 점에 대한 제약이 있으니 말이다. 과연 이 책에서는 눈으로 직접 볼 수 없다는 단점아닌 단점을 어떻게 극복하면서 이야기를 전개해나갈지 궁금해졌다.
이 책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주로 특수 임무를 수행하는 첩보원들이었다. 사실 나와 같은 평범한 사람들은 그러한 사람들이 어떤일을 하는지 잘 알지 못한다. 그런것들은 중요한 기밀이니 말이다. 북한의 김정일이 삼남 김정운을 후계자로 지목하면서 한반도에 긴장이 일어난다. 핵무기에 대한 권한이 김정운에게 넘어간다는 것에 대해 위험을 느끼게 된것이다. 그래서 국정원에서는 김정운에 대한 정보를 얻기 위해 요원들을 베이징에 투입시키면서 이야기는 전개되고 있었다. 남한 측 요요원들과 북한 측 요원들 사이에 물고 물리는 사투와 공작들, 동료를 배신하기도 하고 자신을 희생하기도 하는 첩보전 속에서 그들은 자신의 조국을 위해 자신을 버리고 임무를 수행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 속에서는 권력을 지향하고 그 권력을 유지하기위해 다른 사람을 이용하고 버리는 인간의 이기심도 보여주고 있었다.
이러한 이야기를 자주 접해보지 못해서 그런지 상당히 흥미로운 것들이었다. 물론 이 책 속의 내용들과 같은 임무들을 실제 첩보원들이 수행하는지는 잘 모르겠다. 어쨌든 그들의 모습을 통해 현재 우리가 살고 있는 대한민국이라는 나라가 지탱해나가고 있구나라는 생각도 해보게 된다. 그리고 또한 지금 우리는 위험한 곳에 살고 있다는 생각도 아울러 하게 된다. 이러한 스케일있는 이야기를 거침없이 해나가는 작가의 능력에 감탄을 하게 된다. 작가는 나를 이 책 속으로 끌어당기는 힘을 보여주고 있었으니 말이다. 이 책의 내용들이 드라마나 영화로 만들어 지더라도 큰 인기를 얻을수 있을거란 생각도 든다. 활자로만이 아니라 시각적으로 보여지는 모습 또한 흥미진진할거 같으니 말이다. 흥미로운 이야기를 읽을 수가 있어서 좋았던거 같다. 작가의 또 다른 이야기가 기대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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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너무 많은 정보를 접하다가 정보의 큰 줄기를 놓지는 경우가 많다. 우리가 보기엔 일상적인 일들이 우리가 아닌 외국에서 보기에는 엄청난 일인 경우가 있다. 예를 들면 북한의 핵문제나 북한 김정일이 사망한 후의 권력문제 같은 것이다. 우리들은 늘 그런 정보들을 접하면서 큰 두려움을 모르고 살아간다. 서서히 차오르는 무른 두렵지 않다. 그러나 그 물이 차오른 것을 멀리서 바라보는 사람들은 차로는 물의 심각성을 더 잘 알수가 있다.
이 책은 무척 흥미로운 첩보액션의 형식으로 우리가 처한 상황에 대한 객관화를 하게 해준다. 물론 이 책에서 나오는 플롯은 어디까지나 허구이다. 그러나 팩션은 거꾸로 허구의 형식을 빌어서 우리가 잘 알지 못하는 우리의 모습을 되집어 보게 해주는 기능을 가지고 있기도 한다. 우리같이 우리들 주변에서 벌어지는 변화에 둔감해진 사람들에게는 이런 소설의 형식을 가진 책이 정책 연구원의 보고서 보다 더욱 실감나게 와 닿을수가 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나는 새삼 '아! 우리 주변을 둘러싼 국제 환경이 실제로 이러수도 있겠구나!'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나름대로 국제문제의 흐름을 파악하고 있다고 생각하던 나도 이 책을 통해서 보다 실감나게 중국과 남북한의 눈에 보이지 않는 암투의 현장을 생생하게 느낄수 있었다. 물론 이 책은 허구다. 그러나 상당히 실감나는 구성을 가지고 있다. 실제로 이런 일이 벌어질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하는 책이다. 북한과 중국에 관한 보고서에선 느낄수 없는 생생한 현장감이 느껴진다.
전략을 수립할떄에도 시뮬레이션을 한다고 한다. 이 책의 내용도 비전문가가 쓴 책이긴 하지만 일종의 시뮬레이션으로 볼수도 있다. 바로 지금 이 순간, 김정일의 3남 김정은이 권력을 승계한다는 소문이 들리는 순간. 북한 내의 친중국파와 자주파간에 벌어지는 권력투쟁이 어떻게 전개될 수 있을지, 그리고 그 권력투쟁의 소용돌이 속에 우리들의 대한민국이 어떤 처지에 놓일 수가 있는지를 생각해보게 하는 책이다.
일종의 브레인스토밍이라고 할까. 신빙성은 낮지만 상당히 설득력이 있고, 무척 실감하게 적은 생생한 인물들의 호흡을 통해 우리는 이 책에 몰입하면서 한편으로는 우리가 처한 상황을 보다 객관적으로 깨닿게 되는 것을 느낀다. 그것이 이 책이 읽는 사람들의 호흡을 끝까지 놓아주지 않는 힘인것 같다. 먼 저편세상의 이야기가 아니라, 바로 우리들에게서 일어날 수 있는 이야기. 그 생생함과 그 신선함이 가지는 힘. 그리고 소설이 가지는 박진감과 통찰력이 재미와 함께 현실에 대한 깨달음을 주는 책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