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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빈후드는 영화가 아니다. 만화도 드라마도 아니다. 구수한 입담에 유쾌한 이야기와 통쾌한 장면이 이어지는 소설이다. 게다가 지금까지 수많은 세월을 꿋꿋이 버텨온 클래식이다. 가장 기본적인데도 그동안 잊고 왔던 사실을 이번 마루벌 클래식의 '로빈후드의 모험'에서 제대로 확인했다. 기껏 100쪽도 안 되는 다이제스트 판에서 만났던 로빈후드와는 차원이 달랐다. 외나무 다리에서 만난 상대와 한바탕 싸움을 벌이다가 물속으로 처박혔는데도 껄껄 웃어버리고 마는 로빈후드 부하가 잡혀가자 목숨을 내놓고 적의 소굴로 뛰어드는 로빈후드 돈에 눈이 먼 주지사를 멋지게 곯려준 로빈후드 뿐만 아니다. 그의 능청스러움에 배꼽을 잡지 않을 수 없다. "리틀 존, 자네가 주교님을 돼직같은 사제라고 불렀소?......사람 잡아먹는 주교라고 불렀소?.....돈이나 처먹는 고리대금업자라고 했소?.....그렇다면 다 맞는 애기로군." 우하하하 세상이 자기것인양 권력을 휘두르는 우리나라의 고위층에게 꼭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다. 가진자와 없는자의 슬픈 대립은 시대와 공간을 초월하나보다. 머나먼 영국에서 옛날 옛적에 일어난 일들이 이렇게 실감나게 다가오는 걸 보면 말이다. 유쾌상쾌통쾌하게 기득권의 부패를 지적하고 없는 자의 편에서 그들을 보살펴주는 로빈후드의 모험을 따라가자니 속이 후련해진다. 물론 가슴 한켠에 씁쓸함은 남아있지만..... 청소년에게는 해리포터 못지않은 재미와 모험담을 (해리포터는 마술지팡이를 휘두르며 싸웠고 우리의 로빈후드는 화살을 휘두르며 적에 맞섰다) 어른들에게는 오늘날 정치부패에 대한 멋들어진 풍자를 선사해주는 책. 고전답게 읽는 느낌이 새로웠다. 며칠 전에 책장을 덮은 우리 아들은 로빈후드의 신나는 모험담이 그저 재미있었나보다. 1년 후에 이 책을 읽으면 어떤 점을 새롭게 느낄까? 5년 후에, 그리고 10년 후에 읽으면 어떤 점에 감동을 느낄까 고전이란 그래서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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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