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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위의 인생이 안식할 곳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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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새 30년이나 지났습니다만, 미국에서 공부할 때 차를 몰고 가족여행을 떠나곤 했습니다. 한국에서 미국 여행을 오려면 비용이 많이 들 터이니, 시간을 내어 여행을 하는 것도 좋겠다는 선생님의 배려가 있었습니다. 풍족하지 않은 생활이었기 때문에 경비도 빠듯하게 써야했습니다. 식사는 쌀과 반찬을 준비해서 직접 해먹었습니다. 여행이 아니더라도 일상적으로 들어가는 비용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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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새 30년이나 지났습니다만, 미국에서 공부할 때 차를 몰고 가족여행을 떠나곤 했습니다. 한국에서 미국 여행을 오려면 비용이 많이 들 터이니, 시간을 내어 여행을 하는 것도 좋겠다는 선생님의 배려가 있었습니다. 풍족하지 않은 생활이었기 때문에 경비도 빠듯하게 써야했습니다. 식사는 쌀과 반찬을 준비해서 직접 해먹었습니다. 여행이 아니더라도 일상적으로 들어가는 비용이라는 것입니다. 결국 여행에서 추가로 드는 비용은 기름 값과 숙소비용입니다. 기름 값도 거의 고정비용이라서 숙소의 비용이 가변적인 것이었습니다. 좋은 숙소에 들면 좋지만 비싸고, 허름한 숙소는 묵는데 불편하고 위험할 수도 있어서 적당한 수준을 고르는 것이 쉽지 않았습니다. 당시의 시세로 40불 내외의 숙소를 주로 사용했습니다. 시골의 한적한 곳에 있는 모텔들은 방 앞에 바로 차를 댈 수가 있어서 짐을 옮기기도 수월합니다.

 

시골에 있는 모텔을 이용하다보면 한국 사람들은 별로 없고 대부분 미국 사람들이었는데, 여행하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그렇지 않아 보이는 사람들도 적지 않았습니다. 그렇다고 1시간 내외로 모텔에 드는 사람들 같아 보이지는 않았습니다. <모텔 라이프를 고른 것은 그때의 궁금증을 푸는데 도움이 될까 싶었던 까닭입니다. 책의 뒷장에 적힌 모텔을 전전하는 비루한 청춘, 하지만 어딘가 빛은 있다라는 구절이 와 닿았던 것입니다.

 

결론을 미리 말씀드리면 앞부분은 공감이 가지만 뒷부분은 그렇지 못했습니다. <모텔 라이프는 일종의 거리의 인생을 다룬 영화(road movie)의 소설판이라고 보면 될 것 같습니다. 이런 부류를 모노미스(monomyth)라고 한다는데, 딱 맞는 우리말이 떠오르지 않습니다. 길가메시 서사시나 호머가 남긴 오디세이아와 같은 영웅신화에서 나온 단어 같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모텔 라이프에 등장하는 인물을 영웅이라고 할 것까지는 없지 싶습니다. 잭 케루악의 길 위에서에 담긴 서사와 흡사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모텔 라이프의 주인공 프랭크와 형 제리 리는 결손 가정에서 자랐습니다. 아버지는 가출하고, 어머니는 두 아들을 키우다가 죽음을 맞았습니다. 외할아버지가 있었지만, 두 아이를 거둘 형편이 안됐고, 입양기관의 위탁되는 것을 피할 수 있는 정도의 도움만 얻었을 뿐입니다. 결국 두 아이는 어머니가 남긴 약간의 유산으로 모텔을 전전하면서 살아야 했던 것입니다. 다행히 마약까지는 손을 대지 않았던 것 같지만, 술에 의지하여 버티는 인생이 되고 말았던 것 같습니다.

 

이런 류의 책을 읽다보면 미국에서 살아나온 것이 천행이다 싶습니다. 주인공 형제는 물론 등장인물 상당수가 일상적으로 술을 마시고 운전을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제리 리는 술을 마시고 운전을 하다가 자전거를 타는 소년을 치어 숨지게 만들었습니다. 소년을 구호하지 않고 차에 태우고 다니다가 유기하기에 이릅니다. 그리고는 동생과 함께 도피에 나섰지만 두 사람은 숨어 살 곳을 찾지 못하였습니다. 결국 제리 리는 자책감에 시달리다가 자신의 다리를 쏘고 말았습니다. 자살을 결행할 용기도 없었던 것입니다. 물론 입원치료를 받다가 답답함을 견디지 못하고 프랭크와 함께 병원을 탈출하여 모텔을 전전하다가 결국은 상처가 덧나서 죽음에 이르기는 합니다.

 

모텔 라이프에서 딱 하나 새겨둘만한 대목이 있습니다. 프랭크가 일하던 중고차 업체 사장 얼 헐 리가 프랭크에게 들려준 말입니다. ‘자네가 꼭 해야 할 일이 있어, 자네가 원하는 인생에 대해 생각해 보는 것이라네. 머릿속에 그려보는 것이. 자네가 살고 싶은 곳을 상상해보게. 목장? 해변의 집? 전망이 끝내주는 건물 꼭대기의 고급 주택? 그게 어디든 상관은 없지만 자네가 완벽하게 숨을 수 있는 곳이라야 해. 일이 잘 안 풀리거나 마음이 심란할 때면 그곳에 가는 거지. 그럴싸한 곳을 찾았는데 나중엔 위로가 안된다? 그럼 그냥 바꿔. 상황에 따라, 자네 기분에 따라 바꾸는 거야. 그런 식으로 생각하게, 행운이 저절로 들어올 걸세. 근사한 장소, 자네에게 힘을 주는 곳, 아무도 빼앗을 수 없는 곳을 마련하게. 그러면 모두가 자넬 엿 먹일 때마다, 어머니 생각이 떠나지 않을 때마다, 거기에 가면 돼.(103)’

 
y*****2 2021.08.25. 신고 공감 7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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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둘 곳 없는 유랑민 같은 인생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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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텔라이프> 말 그대로 모텔 인생을 이야기 한 책이다.모텔이라 함은 어찌 되었든 사람이 하룻 밤 머물고 가는 곳 혹은 사람들이 한 번 즐기고 가는 곳 정도 밖에 평가되지 않는 안정되지 않은 그런 공간이다. 한국 식으로 하면 예전 여인숙이나 여관방 손님 정도랄까. 사람은 자신이 태어난 곳에서 얼마든지 이동 할 수 있고 자신이 뿌리를 내린 곳에는 고향 만큼은 아니지만 자신이
"마음 둘 곳 없는 유랑민 같은 인생 이야기" 내용보기
<모텔라이프> 말 그대로 모텔 인생을 이야기 한 책이다.
모텔이라 함은 어찌 되었든 사람이 하룻 밤 머물고 가는 곳 혹은 사람들이 한 번 즐기고 가는 곳 정도 밖에 평가되지 않는 안정되지 않은 그런 공간이다. 한국 식으로 하면 예전 여인숙이나 여관방 손님 정도랄까. 

사람은 자신이 태어난 곳에서 얼마든지 이동 할 수 있고 자신이 뿌리를 내린 곳에는 고향 만큼은 아니지만 자신이 새롭게 뿌리를 박은 곳에서는 제 2의 고향인 것 처럼 생각한다. 하지만 자신의 삶이 여관이나 모텔에 있다면.... 아무래도 부표처럼 흔들리고 언제든지 떠날 수 있는 그런 부랑아 같은 인생이 아니겠는가....

여기 이런 부표와 같은 두 젊은이 들의 이야기가 있다.
<모텔 라이프>
미국 빈민의 삶이 이런걸까? 여관방을 전전하면서 삭막하고 고된 인생을 살던 두 주인공의 인생 중 짧은 단편을 쓴 글이다. 특히 지지리 복도 없는 제리 리는 자신보다 더 불행한 삶을 살았을 지도 모르는 소년을 치고 결국 삶을 마감한 사람이다. 하지만 나는 이 불행한 제리 리를 타락한 천사라고 표현하고 싶다. 원래는 순수하고 착한 사람이었지만 자신도 모르게 타락해 버린 천사. 마지막에 제리 리가 하늘로 떠난 것도 어찌 보면 자신이 할 수 있는 마지막 회계가 아니었을까 싶다.

나의 서평을 읽고 우울하고 슬픈 내용이라고 생각 할 이들도 있을 것 같다. 
하지만 이 책은 오히려 이렇게 우울한 내용을 오히려 담담하고, 솔직하게 이야기 하고 있다. 마치 불량 청소년이 자신이 삶을 이렇게 살았다고 이야기 하면서 담담하게 이야기 하듯 말이다. 이 책을 펼칠 때마다 나는 '원스'의 O.S.를 떠올렸다. 뿌연 담배연기 처럼 텁텁하면서도 뭔가 몽환적인 그런느낌....

작가는 이 모텔을 전전하는 비극적인 인생에게도 희망은 있다.
이 책에서는 애니가 그런 존재이다. 
그리고 주인공 프랭크는 애니에게 소박한 희망을 건다. 적어도 아무것도 가지지 않는 것보다는 낫다는 것을 생각하면서...... 이 마지막 구절이야말로 이 작가가 생각하는 가장 기본적인 메시지가 아닐까 싶다.

r******0 2009.10.16.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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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니건 형제에게 찾아온 불운을 노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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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운, 그것은 하루도 거르지 않고 사람들을 덮친다. 이 사실이 바로 이 세상에서 유일한 진리다. 불운은 언제든 준비가 돼 있고, 언제나 기회를 노리고 있다. 정말 최악은, 내가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그 불운이라는 놈이 언제 나를 덮칠지 알 수 없다는 것이다."네바다 주 리노의 모텔을 전전하며 살아가고 있는 플레니건 형제에게 그 날 아침 그 불운이라는 놈은 기어코 찾아왔다. 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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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운, 그것은 하루도 거르지 않고 사람들을 덮친다. 이 사실이 바로 이 세상에서 유일한 진리다. 불운은 언제든 준비가 돼 있고, 언제나 기회를 노리고 있다. 정말 최악은, 내가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그 불운이라는 놈이 언제 나를 덮칠지 알 수 없다는 것이다."

네바다 주 리노의 모텔을 전전하며 살아가고 있는 플레니건 형제에게 그 날 아침 그 불운이라는 놈은 기어코 찾아왔다. 형인 "제리 리"가 운전하고 있는 자동차 앞으로 한 소년이 탄 자전거가 뛰어든 것이다. 소년은 즉사. 제리 리는 소년의 사체를 차에 싣고 전전긍긍하다가 결국 동생 "프랭크"의 앞에서 울음을 터뜨리고 만다. 차 뒷좌석에서 꼬마 녀석의 창백한 팔을 보았을 때 프랭크는 알았다. 불운이 자신들을 찾아오고야 말았음을, 불운이 자신들의 발목을 콘크리트처럼 단단히 붙들어매고 말았음을. 어머니를 잃고 아버지는 알콜중독으로 일찌감치 집을 나가 어린시절부터 둘이서 생활해 온 형제의 지금까지의 삶은 어떤 식으로 말해도 행복하다 할 수는 없는 것이었지만, 그런 그들에게 조차도 불운은 예외를 두지 않았다. 둘은 찌그러진 1974년형 닷지 퓨리에 올라타고 그대로 내뺐다. 프랭크의 말에 의하면 사람이 할 수 있는 가장 최악의 일을 저지르고 만 것이다.

"리치몬드 폰테인"이라는 그룹의 리드보컬이자 작사를 맡고 있기도 한 저자의 이 멋들어진 데뷔작은, 아티스트가 가진 감수성이라는 것이 특정한 분야에서만 빛을 발하는 것이 아님을 절감하게 해준다. 한없이 우울하고 절망적일 것만 같은 이야기지만, 생각처럼 그렇게 바닥을 알 수 없는 늪에 빠진것처럼 허우적대는 느낌을 담고 있지는 않다. 자조적이기는 하나 절망적이지는 않다. 모든 게 그냥 그렇다는 것이다. 그 감각은 마치 허망한 가사를 읇조리는 어느 얼터너티브 그룹의 음악을 듣고 있는 것처럼 느껴지기 조차 한다. "그녀석이 내 차를 들이받지 않을순 없었을까. 내가 다 망치지 않았다면 걘 뭔가 중요한 사람이 됐을 수도 있잖아." 하며 죄책감에 잠들지 못하는 형. 매춘부 엄마에게 학대당한 프랭크의 여자친구. 도박에 중독되서 끝간데 없이 내달리는 친구 토미. 프랭크는 그렇게 자기 주변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리고 자신의 현실을 그저 담담히 말해 나간다. 무언가를 뼈저리게 후회하거나 세상을 증오하지도 않는다. 여섯병 들이 맥주 한박스를 조수석에 얹어놓고 우울한 음악을 들으며 하염없이 황량한 사막길을 달리는 듯한 감각이 마지막까지 이어진다. 감각적인 일러스트 까지 더해져서 정말로 몇곡인가의 같은 곡조의 음악을 반복해서 듣고 있는 것 같다.

개나소나 다하는 고등학교 졸업도 못한데다, 지금까지 자신이 한 짓거리들은 하나같이 실패작이고 단 한번도 제대로 된 일은 해본 적이 없다며 자조석인 푸념을 해대거나, 지금까지 재수가 없었다고 앞으로도 계속 재수가 없으란 법은 없잖아 그치? 하며 애써 스스로 위안하려 하는 이들 중에 그 누구도 진정한 악인은 없다. 그저 주어진 환경에서 살아가다 보니 어쩌다 오늘에 이르렀을 뿐이다. 야구에 소질을 보이던 프랭크와 그림에 재능있는 제리 리를 향한 '자신을 쓸모없는 놈으로 여기지 말라'는 중고차 가게의 사장 얼 헐리 할아버지의 충고처럼 그들은 언제부턴가 패배자 의식에 젖어있었는지도 모른다. 그것을 벗어던질 수 있었다면 그들은 정말로 다른 인생을 살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자신에게 찾아온 불운 앞에서도 사람들은 스스로에게 같은 말을 할 수 있을까. 세상은 자기계발서처럼 아름답게만 돌아가는 것은 아니니까, 프랭크처럼 그저 헐리우드 영화같은 허황된 상상을 늘어놓으며 그 안에서 위안을 얻으며 살아가는 사람들도 분명히 있다. 이런 인생도 있고 저런 인생도 있다. 오히려 그게 더 현실답다.

p********a 2009.10.25.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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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망의 늪에서 헤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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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단에 신청할 때 '모텔'하면 떠오르는 작품을 묻는 질문에 코맥 맥카시의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라고 대답했었다. 돈가방을 들고 모텔을 전전하며 추격전을 벌이는 장면이 굉장히 긴박했고 인상깊었기때문이다. 그런데 막상 이 작품을 접해보니 에쿠니 가오리의 '마미야형제'와 애니프루의 '브로크백마운틴' 두 작품이 떠올랐다. 코맥 맥카시의 작품에서의 우울함, 긴장감 보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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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단에 신청할 때 '모텔'하면 떠오르는 작품을 묻는 질문에 코맥 맥카시의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라고 대답했었다. 돈가방을 들고 모텔을 전전하며 추격전을 벌이는 장면이 굉장히 긴박했고 인상깊었기때문이다. 그런데 막상 이 작품을 접해보니 에쿠니 가오리의 '마미야형제'와 애니프루의 '브로크백마운틴' 두 작품이 떠올랐다. 코맥 맥카시의 작품에서의 우울함, 긴장감 보다는 에쿠니 가오리나 애니프루의 작품에서 베어나오는 우울함이 더 가까웠던 것같다.

 

떠나버린 아버지, 병으로 세상을 떠나신 어머니, 일상으로부터의 탈출을 시도하다 다리를 잃은 형 제리 리, 그리고 동생 프랭크.

이야기는 시작부터 뜬금 없다. 영하15도는 됐을만한 바깥으로부터 새 한마리가 모텔 방 창을 뚫고 들어와 죽은 것이다.(정말 그게 가능하기는 할까?) 남들에겐 믿지 못할 웃긴 일들이 제리 리와 프랭크의 삶에선 그저 또 한 걸음 절망의 늪으로 걸어 들어가는 사건일뿐이다.

 

손 발이 얼어버릴 것같은 추운 겨울, 그들에겐 따뜻한 안식처가 없다. 10단까지 올려도 그저 그런 전기장판과 작은 스토브가 불안한 그들의 추위를 약간 녹여줄 뿐이다. 읽는 나도 몸이 으스스해져 이불을 덮어쓰고 말았다. 이야기는 나까지 불안하고 위험하고 뼛 속까지 외로워지게 만들고 있었다. 그런데 좀처럼 멈출 수 없었다. 위태위태해 보이는 두 형제의 삶이 어디로 흐르게 될지 확인하기 전까지 멈출 수 없었다. 제발 그들이 절망의 늪에서 한 걸음이라도 빠져 나올 수 있게 되기를 간절히 바랄 수 밖에 없었다.

 

 

이 작품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인물은 '얼'아저씨였다. 어린 프랭크에게 절망 속에서 '희망'이란 녀석을 잃지 않는 아주 좋은 방법을 가르쳐주었는데 너무 마음에들어 나도 해봐야겠다 생각이 들 정도였다. 자기가 살아온 경험으로 지혜를 터득했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훌륭한 사람일 것이다. 얼 아저씨는 바로 그런 사람이었고, 결국 프랭크가 절망 속에서 희망을 기대할 수 있도록 만들어준 사람이 된 것이다. 제리 리도 얼 아저씨와 함께하는 시간이 있었다면 절망 속으로 그렇게 뛰어들진 않았을텐데 ...

 

작가 윌리 블로틴은 Richmond Fontaine의 보컬과 작사를 맡은 뮤지션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YuoTube에서 검색을 해보았다. 최고의 데뷔 소설이란 극찬을 받은 작가가 음악을 하는 사람이라니 더욱 흥미로웠고,  'You Can Move Back Here', Making It Back'의 Music Video를 볼 수 있었다. 영상 속에 등장하는 Motel이 있는 거리가 더욱 눈에 띈다.

 

그저 두 편을 감상했을 뿐이지만 모텔라이프라는 이 작품은 윌리 블로틴의 음악과 같은 선상에 있는 작품이란 생각이들었다.

처음엔 작품을 읽으면서 떠올렸던 장면들이 Music Video에 그대로 나오는게 너무나 신기했는데, 같은 사람이 같은 생각으로 음악을 만들고 책을 썼으니 당연히 같은 영상이 나오겠구나 싶었다.

 

하지만 절망으로 가득한 이 작품이 아름답다고 느껴지는 이유는 바로 마지막 구절 때문일 것이다.

 

"그러다 결국은 애니 제임스가 일하는 하드웨어 가게 밖에서 무작정 기다렸다. 나는 희망했다. 왜냐하면 희망, 그것은 아무것도 가지지 않는 것보다 차라리 낫기 때문이다." -p269

 

윌리 블로틴의 음악과 글이 하나로 엮어져 Music Video같은 소설이 탄생했다. 이 책을 읽게 된다면 우울한 절망의 늪을 헤메다 터널 끝 희망의 빛을 바라보는 프랭크를 만나보길 바란다.

l*******n 2009.10.25.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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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텔라이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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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책을 읽다보면 이야기의 스타일을 크게 세 가지의 형태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첫 번째는 항상 즐겁기만 한 이야기다. 축복 속에 태어나서 행복하게 자라고 승승장구 성공하는 이야기다. 하지만 이런 이야기는 소설로써의 매력은 없다. 두 번째는 행복과 불행의 기준점을 왔다갔다 넘나드는 이야기이다. 행복하게 태어났으나 불행을 겪게 되고, 그러다 다시 힘든 시기를 극복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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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책을 읽다보면 이야기의 스타일을 크게 세 가지의 형태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첫 번째는 항상 즐겁기만 한 이야기다. 축복 속에 태어나서 행복하게 자라고 승승장구 성공하는 이야기다. 하지만 이런 이야기는 소설로써의 매력은 없다.

두 번째는 행복과 불행의 기준점을 왔다갔다 넘나드는 이야기이다. 행복하게 태어났으나 불행을 겪게 되고, 그러다 다시 힘든 시기를 극복하고 성공하는 이야기다. 이런 이야기가 클라이맥스도 있고 인생역전의 흥미진진한 점도 있고 해서 제일 많이 소설 속에 등장하는 이야기다.

마지막 세 번째는 불행하기만 하다가 끝나는 이야기다. 축복받지 못하는 출발을 시작으로 하는 일 마다 실패와 좌절을 맛보다가 결국 쓸쓸히 죽어가는 이야기다. 이런 어두운 면을 강조한 이야기는 행복하기만한 이야기보다 꽤 매력이 있다. 비록 불행하게 시작해서 불행하게 끝나지만 독자들은 그 속에서 희망의 빛을 보기 때문이다.

 

이 책은 위의 세 가지 중에 마지막 분류에 속하는 책이라고 볼 수 있다. 두 형제의 아버지는 도박을 일삼다가 집을 나가 행방불명이 되고, 어머니는 병으로 일찍 죽는다. 그 후로 두 형제의 힘든 시기가 시작된다. 고등학교도 자퇴를 하고, 돈이 없어서 이곳저곳 모텔을 전전하며 생활한다. 그러다 형은 다리한쪽을 잃는 사고를 당하게 되고, 그때부터 점점 아래로 추락하기만 하는 두 형제의 불행한 이야기다.

 

그러나 책은 아주 재미있다. 첫 장부터 술술 읽혀나가는 스토리와 어떻게 되었을까 궁금증을 유발하는 형제의 이야기에 책에서 눈을 뗄 수 없었다. 특히 동생이 형을 위해 꾸며서 들려주는 이야기들은 황당한 결말로 끝나긴 하지만, 그 역시 재미있었다. 두 형제의 애틋한 형제애와 삐딱하게 어긋나지 않은 그들의 심성에 가슴이 아려오기도 했다.

 

가볍고 작고 재미있는 책이다. 어디 여행갈 때나 주말에 야외에 나갈 때, 무겁지 않고 재미있는 책을 가져가고 싶어서 고민 중이라면 이 책이 추천하고 싶다.

t******y 2009.10.15.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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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제에게 감동받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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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텔라이프>는 가진 것 없고, 빽은 더욱 더 없는 불운한 형제의 밑바닥, 아니 더 내려갈 곳도 없는 지하 인생을 그린 소설이다.인생에 면허증이 없어서 다행이다. 소설이니까 말이지, 그렇게 살라고 하면 살 수 있을까, 싶다. 절망이었던 가정과 아무도 돌봐주지 않은 유년시절...덜렁 남겨진 형제의 모텔생활은 시작부터 어둠의 향기를 진하게 풍겨댔다. 어느날 만취해서 돌아와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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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텔라이프>는 가진 것 없고, 빽은 더욱 더 없는 불운한 형제의 밑바닥, 아니 더 내려갈 곳도 없는 지하 인생을 그린 소설이다.인생에 면허증이 없어서 다행이다. 소설이니까 말이지, 그렇게 살라고 하면 살 수 있을까, 싶다. 절망이었던 가정과 아무도 돌봐주지 않은 유년시절...덜렁 남겨진 형제의 모텔생활은 시작부터 어둠의 향기를 진하게 풍겨댔다. 어느날 만취해서 돌아와보니 다리가 불편한 형 제리 리는 한 소년을 치어 죽이고 뺑소니쳤다. 그렇게 우리의 주인공 프랭크는 하룻밤 사이에 살인자가 되어버린 형과 도피에 나선다. 가진거라곤 고작 몇 달러와 차 한 대로...

 

그리고 '이건 형제애라고 해야 하나...얘네들...사는 게 이게 뭐냐...' 하는 시니컬한 내게 그들이 '희망'을 가르쳐주기 시작한다. 처음엔 동생 프랭크에게 평생 짐이 되는 제리 리가 그렇게 밉더니 이제는 그 때문에 마지막 장을 덮을 땐 울컥해서 눈물이 날 뻔 했다. 평생 사랑 한 번 제대로 못하고 불의의 사고로 다리까지 잃은 제리 리, 아이를 치어 죽인 죄책감에 죽을 때까지 괴로워했던 비참한 인생이었지만 그림이라는 돌파구로 희망을 그리고 동생에게 넉넉한 인심을 가르칠 줄 아는 사람이었다.

"나, 사랑에 빠지고도 싶고 나한테 푹 빠진 누군가도 있었으면 좋겠어..." 라고 죽기전에 한 그의 이 소소하고 평범한 소망이 가슴 저리게 와닿는다. 인생이 내 마음대로 되는 사람이 어디 있는가, 돈이 많은 재벌도 자기 자식에게 닥쳐오는 불행은 막을 수 없다. 인기가 많은 연예인도 인생의 갈증을 해소하지 못해 마약에 빠지고 자살도 한다. 인간은 태어나면서부터 아무것도 선택할 수 없고, 노력이라는 것을 통해 운명을 바꾸어 보려고도 하지만...글쎄...가진 것이 많다고 행복한 것은 아니라고 하는 자위성 합리화와 희망이라는 말이 어쩌면 잔인할수도 있다...고 느끼는 요즘의 나에게 모텔을 전전하는 '형제'는 충격이었다.

프랭크는 이 모든 사실을 알았던 것일까...그는 자신의 현실을 두고 누구도 원망하지 않는다. 아프고 마음까지 괴로운 형에게 늘 자신이 지어낸 이야기를 들려주며 새로운 세계로 도피하고 또 즐거워하는 프랭크...그것이 그가 형에게, 사람들에게 해 줄 수 있는 최고의 선물이었다. 요즘 유행하는 말 '측은지심'이 느껴지는 막가파 인생 프랭크는 형은 그렇게 보내고 새로운 희망을 꿈꾼다. 왜 희망이 없는 것 보단 있는 것이 훨씬 나으니까, 라는 단순한 진리로...행동으로는 하지 못하는 일탈을 꿈꾸는 형제의 순수함이 마음에 든다. 생각지도 못한 이야기들이 이 작은 책 한 권에 담겨 있으니 기대하라. 개인적으로 2부가 나온다면 프랭크가 작가로 성공한 모습이었으면 좋겠다. 마음 깊은 곳에서 응원을 보내고 싶다. ^^

t*****8 2009.10.15.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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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운한 인생이지만 희망을 가져보려 해.
"불운한 인생이지만 희망을 가져보려 해." 내용보기
프랭크와 제리는 모텔을 전전하는 인생을 살아가는 형제이다.  그들의 엄마는 병으로 죽었고, 그들의 아빠는 도박 중독에 걸려서 감옥을 출입하다 가족을 남겨두고 사라졌다.  아니, 도망쳤다.      어느 날, 제리는 여자친구와 다툰 후 돌아오던 길에 한 소년을 치이고 만다.  놀라며 차에서 내린 제리는 주검이 되어 있는 소년을 마주하게 되고, 시체를 실은 차를 운전하여 동생
"불운한 인생이지만 희망을 가져보려 해." 내용보기

  프랭크와 제리는 모텔을 전전하는 인생을 살아가는 형제이다.  그들의 엄마는 병으로 죽었고, 그들의 아빠는 도박 중독에 걸려서 감옥을 출입하다 가족을 남겨두고 사라졌다.  아니, 도망쳤다. 

 

  어느 날, 제리는 여자친구와 다툰 후 돌아오던 길에 한 소년을 치이고 만다.  놀라며 차에서 내린 제리는 주검이 되어 있는 소년을 마주하게 되고, 시체를 실은 차를 운전하여 동생 프랭크에게 온다.  그리고 그들은 시체를 버리고 도망을 치게 되는데, 뺑소니를 친 그 교통사고는 그들을 최악의 상황 속으로 몰아넣어 간다.  불행의 상황 속으로..하긴, 뺑소니를 치고 온전하게 살아간다면 말이 안 되지 않겠는가. 

 

  프랭크는 중고차 가게를 하는 얼아저씨 밑에서 청소년시절 일을 한 적이 있다.  그때 얼아저씨는 프랭크에게 자신의 평화로운 은신처가 될 만한 곳을 상상하라는 조언을 해준다.  삶이 고달프고 힘들 때마다 그 은신처로 가서 위로를 받으라고 말이다.  프랭크에게 은신처가 위로가 되었는지는 모르겠지만 형인 제리에게는 무척 큰 위로가 되었다.  형 제리가 죄의식에 휩싸여 자살을 꿈 꾸며 자신의 다리를 총으로 쏘아서 병원에 있게 되었을 때, 프랭크는 형에게 그의 은신처가 되어줄 만한 이야기들을 꾸며 들려주었기 때문이다.  프랭크가 들려주는 이야기 속에서 제리는 영웅도 될 수 있고, 부자도 될 수 있고, 모험을 즐길 수도 있고, 아름다운 여인에게 사랑을 받을 수도 있다.  아무 쓸모 없는 인생을 살아가고 있다고 생각하는 제리에게 말이다. 

 

  가난하기만 하여 모텔을 전전하는 미래없는 인생을 살아가는 프랭크, 친구 토미로 인해 도박을 하게 된다.  타이슨과 홀리필드의 권투 시합의 결과에 대해 거는 도박이었는데, 신문마다 타이슨의 우승을 점치고 있었지만 어리석게도 프랭크는 홀리필드에게 건다.  이 순간, 나는 안타까운 마음에 휩싸였는데, 경기가 시작되고 1라운드 2라운드 타이슨의 승리만이 링 위에서는 그려지고 있다.  그런데 어느 순간 홀리필드가 휘두른 주먹에 타이슨이 쓰러지고, 그냥 녹다운되어주길 바라는 맘이 나도 모르게 생겨나지만 나의 바람과 프랭크의 바람은 아랑곳하지 않은채, 타이슨은 불굴의 의지로 다시 일어서고 만다.  아궁, 손에 땀이 송글이 맺힐만큼 조마조마한 마음은 책에서 눈을 뗄 수 없게 만들고 만다. 

 

  5년만에 다시 찾은 얼아저씨의 중고차 가게, 프랭크가 그의 곁에서 계속 있었다면 그의 인생은 완전히 다른 모습이었을 것이기에 마음이 저려온다.  얼아저씨는 프랭크에게 학교를 중단하지 말고 다닐 것을 권유했었고, 자퇴 소식을 듣고는 검정고시를 봐서 대학에 가라고 그 학자금은 후원해주겠다고도 말했었다.  하지만 프랭크는 그의 곁에 있지 않았다.  혹은 있지 못 했나.  나는 있지 않았다고 말하고 싶고, 그는 있지 못 했다고 말할 것이다.

 

 ["크게 생각해 보게.  자넨 괜찮은 거야.  자넨 루저가 아니라네.  하지만 계속 그렇게만 산다면, 앞으로는 어떻게 될지 모르지.  내가 뭘 말하려고 하는 거냐면, 자네 인생이 후졌다는 생각으로 결정을 내리진 말라는 거야.  나는 위대한 인물이다, 적어도 선한 사람이다, 이런 생각으로 살라는 말이네.  스스로 버러지 같은 좀팽이가 되진 말게.  자네에겐 드넓은 세상이 있어.  눈을 뜨지 않으면 아무것도 보지 못할 테지만.  /202쪽]

  5년만에 찾아온 프랭크에게 얼아저씨는 다시 한 번 의미있는 조언을 해주고 있다. 

 

  프랭크와 제리의 모텔을 전전하는 인생 이야기를 들으면서 맘은 먹먹하니 아프기만 하다.  자신들의 인생을 실패의 것으로만 생각하고, 그런 인생으로만 걸어가고 있는 그들 형제를 바라보는 일이 저릿할 뿐인 것이다.  그래, 그들의 인생이 힘겨웠다는 것을 인정한다.  그들이 선택할 수 있는 환경이 어려웠다는 것을 알지만, 그래, 그들은 불운한 인생에 내몰리고 있었다는 것을 알지만, 그렇다고 자신들의 인생을 시궁창 속으로 계속 밀어대지는 말아야 했다.  그들이 선택할 수 있는 것이 오로지 불운이라는 한 패만 있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얼아저씨의 말처럼 인생이 불운의 연속일지라도 자신마저도 뭉퉁그리 불운한 사람이라고 생각해서는 안된다.   프랭크나 제리는 자신을 좀 더 사랑할 줄 알아야 했다.  그렇게 자신들의 인생을 내동댕이치고 있어서는 안 되었는데... 다리를 다쳐 병원에 있어야 할 형을 끝끝내 탈출시켜 여자친구 애니가 있는 도시인 엘코로 향하는 프랭크, 다행스럽게도 결국은 얼아저씨의 말을 기억하게 된 듯 하다.  희망이라는 것을 갖기 위해서 그는 애니를 만났고, 애니를 기다리게 되니 말이다.  이젠 희망이라는 것을 가져보려고 하는 프랭크, 그의 삶이 빛 속으로 나올 것이라고 믿는다.  불운만이 있고, 불운만을 선택하는 희망없는 어둠의 삶이 아닌....



m******i 2009.10.09.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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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래니건 형제들, 길을 떠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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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으면서 내가 느끼는 즐거움 중의 하나는 지도에서 책에 나오는 위치들을 찾아보는 것이다. 구글 맵을 이용해 보니, 윌리 블로틴이 쓴 <모텔 라이프>의 주인공들인 플래니건 형제들의 여정을 짚어낼 수가 있었다. 그들의 본거지인 네바다 주 리노 시를 가로지르는 80번 고속도로가 한 눈에 척하니 들어왔다.   뮤지션이자 자신의 데뷔 소설로 <모텔 라이프>를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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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으면서 내가 느끼는 즐거움 중의 하나는 지도에서 책에 나오는 위치들을 찾아보는 것이다. 구글 맵을 이용해 보니, 윌리 블로틴이 쓴 <모텔 라이프>의 주인공들인 플래니건 형제들의 여정을 짚어낼 수가 있었다. 그들의 본거지인 네바다 주 리노 시를 가로지르는 80번 고속도로가 한 눈에 척하니 들어왔다.

 

뮤지션이자 자신의 데뷔 소설로 <모텔 라이프>를 발표한 윌리 블로틴은 미국 네바다 주의 리노에서 이야기를 시작한다. 이야기를 이끌어 가는 두 명의 주인공은 프랭크 플래니건과 제리 리 플래니건 형제다. 혹자는 소설 속의 주인공들을 실제 저자들과 혼동해서는 절대 안 된다고 말하는데, 이 책을 읽다 보면 어쩔 수 없이 작가 윌리 블로틴이 프랭크고, 이야기의 시작마다 일러스트를 그린 네이트 비티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었다.

 

소설은 충격으로 시작한다. 실제로 소설을 이끌어 가는 주인공인 프랭크의 형인 제리 리가 어느 날, 술에 취해 운전하던 중에 갑자기 도로로 뛰어든 웨스 데니라는 소년을 치어 죽이면서 플래니건 형제들의 운명의 수레바퀴는 급회전하기 시작한다. 어쩔 줄 모르고 당황한 제리 리는 그 소년을 차에 실은 후, 도주해 버린다. 첫 실수로 잘못 꿰어진 단추는 제리 리의 동생인 프랭크마저 도망자로 만든다.

 

이야기가 전개되면서, 플래니건 형제들의 매우 곤란한 삶의 원형들이 속속들이 그 모습을 드러낸다. 도박 중독에 빠져, 결국 가정을 떠나 버린 아버지로부터 시작해서 병마와 싸우다 세상을 떠난 어머니의 이야기에 이르기까지 어떻게 해서 그들이 모텔이라는 뜨내기들이 머무는 곳에 보금자리를 틀게 되었는지의 과정들이 플래시처럼 사이사이에 끼어든다.

 

그들의 로드트립은 제리 리의 갑작스러운 변심 탓에, 어디에선가 갑자기 끝나 버리고 프랭크는 다시 리노로 돌아오게 된다. 마음 둘 곳 없는 천국보다 낯선 리노지만, 그네들의 마음속에는 다시 돌아오게 되고야 마는 삶의 회전축처럼 작동하고 있다. 소년을 죽였다는 자책감에 제리 리는 자살을 시도하지만, 그마저 실패하고 다시 병원에 갇히게 된다.

 

형제끼리 서로 의지하고, 도우면서 살라는 어머니의 유언대로 프랭크는 온 힘을 다해 제리 리를 돕는다. 한편, 삶에 대한 어떤 희망도 없이, 그저 될 대로 되라는 식으로 하루하루를 사는 프랭크는 자신의 첫사랑이자 유일한 사랑이었던 애니 제임스와의 가슴 아픈 과거로 괴로워한다. 과연, 플래니건 형제들은 과거의 트라우마들을 딛고 미래로 나아갈 수 있을까.

 

<모텔 라이프>는 자동차 문화가 그 어느 나라보다 발달한 미국의 모텔이라는 특수한 공간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마치 디지털 시대의 유목민들처럼 한 주 혹은 한 달씩 머무는 유목민들의 공간인 모텔을 전전하는 프랭크와 제리 리의 이야기는, 부모의 갑작스러운 죽음과 이별로 말미암아 마음의 안식처를 잃어버린 영혼들이 잠시 쉬어가는 곳으로 등장한다. 그들은 모텔에서 쉬고 먹고 자면서, 사랑을 하고 성장해 나간다. 독자들은 책을 읽을수록, 정상적으로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고 일탈적인 삶을 사는 플래니건 형제들의 삶의 모습에 점점 더 수긍하게 된다.

 

제리 리에게 프랭크가 들려주는 이야기들은 미국 대중문화에 대한 오마쥬로 다가온다. 정말 황당무계한 이야기들로 들리는 프랭크의 이야기는 모두 미국의 텔레비전 드라마, 영화들의 줄거리에 자신과 제리 리가 아는 사람들의 이름을 적당하게 붙여서 만들어낸 이야기들이다. 가령 예를 들어, 마지막 이야기에서 얼음처럼 찬 아이슬란드에 불시착한 프랭크가 북극곰을 죽이고, 그 속에 들어가 살아남는다는 이야기는 <스타워즈: 제국의 역습> 초반부에 루크 스카이워커의 생존전략을 그대도 베꼈다.

 

작가 윌리 블로틴은 <모텔 라이프>를 통해 독자들에게 미국 하위문화를 여과 없이 소개하고 있다. 그들이 끼니를 때우는 싸구려 레스토랑, 사교의 장으로 나오는 동네 술집, 여행비를 마련하기 위해 아버지가 남긴 총을 파는 총포상, 그리고 도로를 달리기 위해 필요한 중고차를 매매하는 중고차 딜러에 이르기까지 모두 보통 사람들 일상의 모습이다.

 

소설을 읽던 중에 용서와 화해라는 단어들이 불쑥 솟아난다. 자신이 이 세상의 그 누구보다 사랑했던 애니 제임스와의 사건을 곱씹던, 프랭크는 결국 병원에서 형 제리 리를 데리고 일생일대의 도박을 벌여 그렇게 딴 돈으로 자신의 첫사랑을 찾아 나선다. 결국, 프랭크가 돌아갈 마음의 안식처는 바로 자신의 첫사랑이었을까. 형제간의 어처구니없는 배신은 논외의 문제다. 프랭크는 그렇게 자신이 풀어야 하는 본질적 화해를 향해 힘겨운 발걸음을 내딛는다.

 

<모텔 라이프>는 영화로 만들어도 좋다 싶을 정도로 개별적인 에피소드들과 플래시백들의 사용이 장마다 적절하게 분리되어 있다는 점에서, 영화의 시나리오가 떠올랐다. 아니나 다를까 이미 영화 판권이 팔렸다고 한다. 로드 버디 무비라는 장르가 있듯이, 영화화하기에 이보다 더 좋을 순 없을 것 같다.

 

책을 다 읽고 나서, 윌리 블로틴이 어느 모텔에서 직접 기타를 치며 노래하는 동영상을 보게 됐다. <모든 것이 중요해지는 순간>의 작가 론 커리는 자신의 소설을 쓰기 위해, 미국 중서부 지역의 싸구려 식당에서 직접 감자 튀기는 것도 마다하지 않았다고 하는데 윌리 블로틴 역시 그랬던 걸까. 내년에 그의 신작이 나온다고 하는데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

h******1 2009.10.09.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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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텔라이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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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그램>과 <바벨>의 기예르모 아리아가 벌써 판권을 사들였다는 화제의 책이다. 곧 영화로 볼 수 있다는 기대감 때문일까, 가볍고 작은 책의 포스가 만만치 않아 기대감을 가지고 책을 읽기 시작했다.    책은 길지 않은 에피소드들로 이루어져 있다. 화면이 바뀌듯 배경이나 등장 인물이 바뀌면서 책도 페이지를 달리 하고 있기 때문에 읽으면서 리프레쉬 되는 기분이다. 주인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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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그램>과 <바벨>의 기예르모 아리아가 벌써 판권을 사들였다는 화제의 책이다.

곧 영화로 볼 수 있다는 기대감 때문일까, 가볍고 작은 책의 포스가 만만치 않아 기대감을 가지고 책을 읽기 시작했다.

 

 책은 길지 않은 에피소드들로 이루어져 있다. 화면이 바뀌듯 배경이나 등장 인물이 바뀌면서 책도 페이지를 달리 하고 있기 때문에 읽으면서 리프레쉬 되는 기분이다. 주인공격인 프랭크는 형과 함께 어려운 삶을 이어나간다. 그들이 아직 10대였을 때 어머니께서 병으로 돌아가시고, 그들은 고아가 되어버려 학교도 제대로 졸업하지 못하고 어머니께서 모아놓은 돈을 소비하며 근근히 생활을 이어간다. 불꽃처럼, 판타지처럼 아름답고 놀라운 일들만 가득한 세상이면 좋으련만, 세상은 힘없는 그들에게 그리 만만치 않았다. 하지만 서로가 있었기에 그들은 위로받고, 위로하며 살아갈 수 있었다. 형이 불의의 사고로 다리를 잃고 불구가 되어도 그들은 인생의 끈을 놓지 않는다. 하지만 형이 어느 새벽, 음주운전으로 길을 건너던 10대 소년을 치어 죽이게 되고, 시체를 차에 실은 채 뺑소니를 하게 됨으로써 그들의 인생은 점점 알 수 없는 수렁속으로 빠져들기 시작한다. 그들에게 희망의 빛은 없다. 경찰의 추적과 경제적 빈곤, 그리고 여자친구와의 결별이 있었을 뿐이다. 이런 힘든 상황 속에서 프랭크는 형에게 꿈같은 이야기를 해 준다. 우리가 판타지 영화를 보듯이, 기적같은 일이 일어나는 것이다. 형은 불구이지만, 치료를 잘 받아 병도 낫고, 여자 친구도 돌아오고, 결국 화가로 성공해서 아주아주 멋진 집에서 멋진 음식들을 먹으며 산다는.. 그런 이야기. 마치 성냥팔이 소녀의 성냥 불빛처럼 프랭크가 들려주는 희망에 대한 이야기는 작고 아스라아하지만, 그 순간 만큼은 마음을 다 사로잡을 정도로 매혹적이다. 결국 그들은 운명의 굴레를 걸어간다. 그리고 마지막에 남는 건 희망이다.

 

책을 다 읽고 책 소개를 보았다. 미국 평단에서 지은이는 레이먼드 카버와 찰스 부코우스키에 비견하고 있었다. 카버 보다는 가볍고 부코우스키 보다는 천진스럽다고 하는, 소설계로 첫 발을 내딛은 작곡가이자 밴드 가수인 윌리 블로틴. 인생을 이야기하는 소설 치고는 앞서 말한 유명한 2인보단 좀 더 가볍고 경쾌하다. 하지만 소설 속에 삶의 진리에 대해 직접적으로 독자를 가르치고 싶은 의도가 있다면, 독자가 느끼기에 가르침 당한다는 생각이 들어서는 안 된다. 좀 더 은유적인 표현들이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소설은 소설일 뿐, 지침서가 아니요, 그 소설을 지침서로 삼을지 아닐지는 독자의 몫이다. 최근의 독자들의 성향을 분석해보면 판타지나 뜬금없는 이야기들이 인기이다. 현실 회피에서 오는 경향이라고 생각된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리얼한 현실적 삶을 표현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꽤 용기가 좋긴 했다.

h****4 2009.10.08.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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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둡고 우울한 이야기이지만, 무언가 실낯같은 빛줄기가 존재하는 소설
"어둡고 우울한 이야기이지만, 무언가 실낯같은 빛줄기가 존재하는 소설" 내용보기
이 이야기는 플래니건가의 두 형제의 이야기이다.형인 제리 리와 동생인 프랭크.이 둘은 도박에 빠지고, 감옥에 간 후 행방이 모연해진 아버지와 생활력이 강하고 강한 어머니를 두고 있었다.하지만, 하늘은 이 두 형제를 더 차디찬 길바닥에 내몰았다.그 든든한 울타리와 지붕같던 어머니가 병으로 돌아가신 것이다.그때부터 이들에게는 어둡고 슬프고 우울한 이야기가 펼쳐진다.괜시리
"어둡고 우울한 이야기이지만, 무언가 실낯같은 빛줄기가 존재하는 소설" 내용보기
이 이야기는 플래니건가의 두 형제의 이야기이다.
형인 제리 리와 동생인 프랭크.
이 둘은 도박에 빠지고, 감옥에 간 후 행방이 모연해진 아버지와 생활력이 강하고 강한 어머니를 두고 있었다.
하지만, 하늘은 이 두 형제를 더 차디찬 길바닥에 내몰았다.
그 든든한 울타리와 지붕같던 어머니가 병으로 돌아가신 것이다.
그때부터 이들에게는 어둡고 슬프고 우울한 이야기가 펼쳐진다.
괜시리 호기에 샌프란시스코행 화물기차를 타려다 형 제리 리가 다리 하나를 잃고,
야구선수로 잘나가던 프랭크는 학교내에서 친구를 폭행하고 스스로 자퇴를 해 버렸고,
그렇게 어머니가 남긴 유언과 유산은 송두리채 사라져 버렸다.
그들이 어느정도 어른이 된 후에도 그들의 삶은 편하지 않았다.
프랭크는 진정한 사랑을 만나지만, 그 사랑으로 인해 상처받고 헤어지게 되고,
제리 리는 여자친구와 싸우고 결국에는 또다른 불쌍한 아이를 치어 죽게 한다.

한 불쌍한 아이의 차 사고로 시작되는 이 두 형제의 어두운 이야기는 그 끝을 가늠하기 어려울 정도로 빠져든다.
하지만, 그다지 우울하지만은 않았다.
그리고, 슬프고 좌절스럽지만은 않았다.
제리 리의 바보스럽고 피해의식이 가득한 어리석은 행동들이 연민이 들었고,
프랭크의 세상만사를 모두 통달한 듯한 무덤덤함에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얼 헐리라는 어른의 존재에 든든함을 느꼈고,
애니 제임스의 진정한 사랑에 감동적이었다.

그들에게 일어나는 모든 일들은 불행한 요소들을 가득 품고 있었고, 의지와는 항상 반대로 움직이는 것 같았다.
하지만, 사랑이든 우정이든 정이든 사람이 있어서, 사람들 사이의 따사로움이 있어서 춥지만은 않았다.
특히 얼 헐리의 말 한마디가 모든 것을 담고 있는 듯 하였다.
" ~ 자네 인생이 후졌다는 생각으로 결정을 내리진 말라는 거야.
나는 위대한 인물이다, 적어도 선한 사람이다, 이런 생각으로 살라는 말이네.
스스로 버러지 같은 좀팽이가 되진 말게.
자네에겐 드넓은 세상이 있어"
작가가 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마치 얼 헐리가 대신 해주는 것 같았다.

세상이 어디 뜻대로만 움직이겠는가?
가다보면 인생사 길을 잃기도 하고, 구덩이에 빠지기도 하지만, 그냥 가는 길의 한 부분일뿐.
스스로를 버리지 말고, 더 넓은 곳을 향해 가야 하지 않을까?
m*******i 2009.10.22.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