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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참사문제는 이미 300일을 넘어 섰다.그러나 어디에서도 구체적인 뉴스는 하지 않고 있다.마음을 무겁게 하고 우리들을 미치게 하려는 소식이 비단 용산참사 문제만 이겠는가? 집단의 권력과 탐욕으로 인해 집단 속의 작은 개인들에게 과연 온전한 삶의 지탱이 가능할 수는 있는 것인지,아구스티나를 통해 확인 한 기분이다. "모든 것이 사라지고 오직 기억만 남게 된 날"...그 날이 광기가 시작되는 날은 아닐까 생각하면서 말이다.
소설의 줄거리는 이 책을 읽어 보고 싶은 유혹을 느끼게했다. 우리나라 만큼이나 복잡하고 어지러운 현실을 앉고 있는 나라 콜롬비아 그러고 보니,화가 보테로도 콜롬비아 사람이었다. 그의 그림에서 아픔을 묘사했다고 해서 마약 밀매하는 이들에게 협박도 받았다는 이야기가 어렴풋 생각난다. 정말일까? 싶었는데,소설을 읽다 보면 '가능했던 사건'이였겠구나 싶다.아니 오히려 지극히 빈번한,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일 이란 생각을 했다. 아무렇지 않게 돈이 세탁되고,부정이 저질러 지고,무방비 상태로 무고한 죽음을 목격해야 하는 나라. 그렇게 불행한 나라에서,한 가정의 가족이 누릴 수 있는 행복이 가능한일일까? 가능하다면,그들은 아무런 죄의식을 느끼지 못하는 집단이겠지 사회가 혼란스러웠기때문에 모두가 저마다의 광기에 사로잡혀있었는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아버지도 어머니도 소피이모도 자녀들에게 조카들에게 따뜻한 사랑을 줄 수 없었는지도,스스로는 모르지만 저마다 미쳐있었고,미쳐 가고 있었고,그래야 살 수 있었을 테니까,문제는 각자 살기 위해 만들어 놓은 '광기'가 또 다른 누군가에겐 더 무서운 '광기'로 변해 가고 있었다는 것일게다. 집단의 무서운 폭력압에 무너지는 개인의 광기를 바라보면서,우리나라의 집단적 폭력을 생각안할 수 없었다.그리고 그렇게 알게모르게 미쳐 가고 있을 사람들에 대한 연민이 들기도 걱정스러운 마음이 들기도 했고,마음이 한 없이 무거워졌다.
다행이라면,광기를 행하는 이도 사람이지만,그것을 치유할 이도 사람이란 것을 말하고 있었던 저자의 희망적 메세지가 함께 담겨 있었다는 것이 될까? 모두가 미쳐있다고 어떻게 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 자신의 아내에 대한 남편의 헌신적 사랑..로맨스소설로 읽었다면,말도 안되는 소리라고,세상에 이런 남자가 얼마나 있을까,라고 되물어 보겠지만,그녀의 남편인 '아길라르'는 광기로 점철되어 가는 세상에 꼭 필요한 오아시스인지도 모르겠다. 내용도 퍽 흥미로웠지만,연극을 보는 듯한 느낌의 문체도 마음에 들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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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학중에 정신병원에서 아르바이트를 한 적이 있는데, 그곳에 입원해 있는 환자들을 직접 보고 나서 큰 충격을 받았다. 환자들이 너무 멀쩡하다. 심지어는 나보다 멀쩡하다. 적어도 겉으로 보기에는 여기가 정신병원인지 아니면 그냥 일반 병원인지 헷갈릴 정도다. 이전까지는 정신병자라고 하면 풀어헤친 머리카락에 꽃을 찔러 놓고 정처없이 돌아다니고 정체모를 노래 가락을 흥얼거리거나 이유없이 베시시 웃는 모습을 연상하곤 했는데, 그게 그렇게 누구나 한눈에 정신병자라고 알아볼만큼 외적으로 표가 나는 사람은 의외로 별로 없는데에 놀랐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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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기 [狂氣, insanity] 정상의 정신상태가 아닌 것을 가리키는 말.
책을 읽기 전에, 그리고 읽고 난 후 사전을 뒤져보며 '광기'의 뜻을 찾아보았다. 어렴풋이 알고 있지만 정확히는 알지 못했던 그 말 뜻은, 역시나 정신 상태가 정상이 아닌것을 뜻했다. 어딘가 얽히고 섥혀서 엉망인 상태, 제대로 사고하지 못하고 앞뒤 분간하지 못하는 상태, 그래서 미쳐 날뛰는 광기의 상태.
아구스티나는 지금 '광기'에 빠져있다. 그녀의 남편 아길라르는 단지 삼일 동안 출장을 다녀왔을 뿐이다. 그 삼일의 시간동안, 아내인 아구스티나는 미쳐있었다! 그 동안 무슨일이 있었을까? 왜 아구스티나는 집이 아닌 낯선 호텔에서 어떤 남자와 있었을까? 꼬리에 꼬리를 무는 의문에 아길라르는 아구스티나의 광기가 자신에게 옮겨 오는 것을 느낀다. 자신의 빛을 잃고 멍하게 허공을 응시하는 아구스티나와 그녀의 광기로 인해 고통받는 아길라르는 읽는 독자로 하여금 그들의 광기 속으로 확실히 발을 들여놓게 만든다.
개인과 집단에 일어날 수 있는 광기는, 단지 미치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제정신이 아닌 상태로 거리를 배회하기만 한다면 '광기'가 옮을까봐 그렇게 무서워하지 않아도 될테니까 말이다. 하지만 광기는 오랜 시간동안 아주 천천히 개인과 집단을 안으로 파먹어서 고통받게 만든다. 마치, 아구스티나의 외조모와 외조부에서부터 광기가 흘러왔던 것처럼.
아구스티나의 외조부는 음악가였지만 점차 자신을 옥죄여오는 광기에 결국 삶을 내주고 말았다. 끊임없이 들려오는 소음, 알파벳 철자대로 읊조리는 독일 강들, 현실을 놓치고 내면에 빠져드는 사고까지 모두 광기에 속해있었다. 그 광기는 결국 한 가족을 파국으로 내몰았다. 파릭스와 블랑카와 깊은 관계였는지, 혹은 에우헤니아와 깊은 관계였는지 알 수 없지만 결국 파릭스가 나타난 이후로 그들은 광기의 깊은 급류에 빠져들었고 삶을 그에게 내주었다.
에우헤니아는 차갑고 고고한 아가씨로 자라지만 그녀가 가져온 광기는 결국 그녀의 가족을 뿔뿔이 흩어놓고 만다. 자신의 가정을 지키기 위해 한 거짓말은 막내 비치를 머나먼 멕시코로 보내버렸고, 남편을 죽음으로 내몰았으며 외동딸 아구스티나를 영원히 미치게 만들어버렸던 것이다.
그렇게 세대를 걸쳐 온 광기와 더불어 콜롬비아의 전쟁과 내전, 마약와 테러등이 채 전반에 등장하며 광기에 더한 광기를 부여한다. 작가는 제정신이 아닌 사람들을 주인공으로 택하면서 책의 순서 역시 마음대로 흐트려놓았는데, 시제 역시 일인칭과 삼인칭을 오가고 순서 역시 과거와 현재를 마음대로 오간다. 마치 '광기'에 빠진 사람과 같은 사고를 하고 있는 것이다.
"이 미친 세상에서 미치지 않은 자, 과연 누구인가?" 라고 작가는 책머리에 묻는다. 또한 아길라르의 막내 역시 아버지에게 이렇게 묻는다. 아빠, 사람이 속으론 다 미친 거에요? 어쩌면 이 말들이 정답일지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정상과 미친 것의 차이는 과연 무엇이란 말인가. 미쳐 날뛰는 세상속에서 나 혼자만 정상적인 사고를 한다고 생각하는 자체가 미친 것 아닐까. 그럼에도 아길라르는 사랑으로 아구스티나를 치료하고자 한다. 비록 그녀의 내면 깊숙이 광기로 쌓여있다고 해도, 어쩌면 언젠가 미친 세상에서 아구스티나를 구해내지 않을까라는 작은 희망을 가져보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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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아픔은 한 인간이 가진 내면의 가치와 외부의 가치가 어긋날 때에 온다. 의도하지 않게 받은 상처는 슬픔에서 고통으로 바뀌고, 고통에서 분노로 바뀌어 내면 깊숙이 저장되어 있다가 어느 순간 폭발한다. 그러고보면 비정상 또는 미친 정신상태로 여겨지는 광기의 표출은 새삼스럽거나 놀라운 것만도 아니다. 누구에게나 마음속에 하나씩 안고 사는 과거의 상처는 있기 마련이니까. 이 책은 바로 그 광기를 아주 유머러스하고 통쾌하게 보여주는 콜롬비아 태생의 작가가 쓴 소설이다. 스페인어로 쓰여졌다.
주인공은 아길라르와 아내 아구스티나. 둘은 나이차이가 꽤 나는 부부다. 아버지의 외도로 인한 어릴 적 상처 때문에 정신병을 앓는 아구스티나는 남편 아길라르를 힘들게 한다. 아길라르는 대부분의 상황에서 그녀를 통제할 수 없지만 그래도 모든 것들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려 노력하는 괜찮은 남편이다. [광기]를 읽는 매력은 기존 소설과는 다른 문체와 시점에 있다. 독백인가 싶으면 대화체로, 현재인가 싶으면 과거로 넘나드는 구성 때문에 행간을 집중하여 읽지 않으면 금새 줄거리를 놓치게 되는 것이 다소 지루하면서도 집중력을 높인다.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 아구스티나의 가족 이야기까지 참고 읽다보면 드디어 특이하고도 생소한 콜롬비아 작가의 문체에 푹 빠지게 된다. 1인칭과 3인칭 시점을 넘나드는 능력이 심상치 않다.
아구스티나의 예기치 못한 행동을 감당할 수 없는 아길라르에게 그녀의 이모 소피가 찾아온다. 장모가 반대하는 결혼을 했기 때문에 그녀의 가족 이야기를 자세히 들은 적 없는 아길라르는 안도감을 느낀다. 그리고 자신이 통제 불가능한 아구스티나의 행동을 잘 이해하고, 아구스티나가 원하는 것을 정확히 알고 있는 이모님에게 편안함을 느낀다. 아구스티나가 가진 광기의 원인은 도대체 무엇일까. 이것이 바로 이 소설의 주제와 상통하는 부분이기도 한데, 그녀의 상처는 바로 아버지와 이모로부터 온 것이다. 물론 광기의 원인을 딱 한 가지로 볼 수 만은 없지만 외부의 각종 사건들이 그녀를 힘들게 하고 아프게 한다. 동생 비치를 아버지의 폭력으로부터 지키는 것 또한 그녀의 막중한 의무이자 책임이었다. 아버지와 이모의 불륜을 알고도 체면과 자존심 때문에 모른 체 하는 엄마와 아주 어릴 때 이미 악에 통달한 오빠 또한 그녀의 상처를 키우는 데 한 몫 했다. 누구보다 사랑스럽고 예뻤던 아구스티나는 전혀 다른 가치의 삶들이 충돌하자 광기에 휩싸이게 되면서 성인이 되고 난 뒤에도 줄곧 자신만의 의식으로 버텨나가고 있었던 것이다.
앞서 모든 광기는 내면의 가치와 외부의 가치가 충돌할 때 생기는 것이라고 했다. 또한 옳다고 믿어온 가치가 삶의 둘레에서 철저히 배제되고 있음을 느낄 때도 온다. 마지막으로 자신이 통제하기 힘든 상황이 반복될 때 그 힘을 이기지 못하면 미치거나 죽거나 둘 중 하나를 취해야만 살아갈 수 있는 이들도 있다. 그렇다면 아구스티나는 현명했다. 그녀는 대부분의 생활에서 광기어린 행동으로 남편 아길라르를 힘들게 했지만 간혹 제정신이 되었고, 결국은 건강한 삶을 되찾는다. 모두 아길라르의 지극한 기다림과 보호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아길라르는 이 시대의 진정한 로맨티스트이자 진짜 사랑을 할 줄 아는 남자다. 아내의 과거와 병 그 외 모든 것들까지 모조리 껴안을 줄 아는 남자이기 때문이다. 아구스티나는 과거의 상처 때문에 미쳤지만 아길라르는 사랑에 미친 게 분명하다. 사랑 또한 그 자체로 위대한 광기임을 잘 설명하는 소설이다.
복잡하고 불안정하며 고도로 승화된 문체 때문에 자주 흐름이 끊기기도 했음을 고백해야겠다. 정신이 없기도 하고 혼란스럽기도 했지만 그것 또한 매혹적이었다. 사라마구와 마르케스의 뒤를 잇는 작가로 평가 받은 라우라 레스트레포의 능력을 감히 폄하할 수 없으므로 충실하지 못했던 독서는 전적으로 내 탓이다. 폭력과 마약 거래 그리고 전쟁. 이 모든 것들이 사람을 파괴시킨다. 때로 사랑이 넘치면 집착이 되어 인간을 황폐하게 할 수도 있다. 가장 어려운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일 수록 가장 위대한 사람들일 가능성이 크다. 중요한 것은 앞으로 나아가는 힘에 있다. 그것이 비록 광기의 형태로 나타나는 지독한 열병이라도 말이다. 좀 더 성숙한 감성을 가졌을 때 다시 읽어야겠다. 두 번째로 읽을 땐 좀 더 색다른 느낌의 즐거운 독서가 될 것 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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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사람에게는 너무 흥분하거나 분노와 좌절 때문에 얼핏 다른 사람들 눈에 잠깐 보이는 광기가 있다. 그러나 우리의 이성과 감성이 그 광기가 더는 밖으로 표출하지 못하도록 잡아두고 있어 웬만해서는 밖으로 잘 표출되지 않지만, 엄청난 충격과 분노가 쌓여 정신적으로 더는 감당하지 못할 때 광기가 밖으로 표출된다고 난 생각한다. 처음 이 책의 제목을 봤을 때부터 책 내용이 너무 궁금했다. 주인공은 도대체 어떤 충격으로 말미암아 미친 듯한 기미를 보이게 되었는지 대해 알고 싶었지만, 막상 나의 손에 떨어진 이 책을 한동안 그저 바라보기만 했다. 책이 궁금하지만, 광기라는 제목에 선뜻 다가서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계속 미룰 수 없어 책을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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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은 내가 본 지금까지의 소설과는 너무도 달랐다. 그래서일까? 소설 “광기(Delirio)”는 다른 책과는 달리 고도의 집중력을 요구했고, 시작부터 끝까지 한 부분도 놓쳐서는 안 될 정도로 신경을 쓰게 했다. 라틴문학이 언제나 새로운 것을 전달해준다는 측면에서 이 책 역시 그런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고 있다. 좀 읽기 힘든 구조였다. 시간은 순행적이지 않았고, 3대에 걸친 이야기들은 어디가 시작이고 어디가 끝인지 모를 정도로 시간의 배열은 퍼즐처럼 혼돈스러웠다. 또한 일반적인 소설처럼 한 개인의 서사구조도 아니었다. 여기에 역사적 사실을 담은 배경에서 다소 약한 사랑이야기가 아니었나 생각된다. 마찬가지로, 아길라르라는 캐릭터는 작가 본인의 말처럼 다소 비현실적이지 않았나 생각된다. 아마도 현실 속의 캐릭터를 통해 이야기를 풀어나가고 갈등을 해소하기엔 역부족이어서 그런 것이 아닌가 쉽다. 그러나 이런 단점은 이 책의 장점을 통해 쉽게 덮을 수 있는 것들이다. 무엇보다 라틴문학의 색다른 모습을 보이는 것만 같았다. 너무 낯설었지만 새로운 시도가 눈에 보였고, 도전정신 역시 강한 작품이다. 무엇보다 진부하게 된 소설의 영역에서 이런 모험작품들은 분명 큰 희망을 던져주는 것들이다. 소설의 시작은 무척 색달랐다. 어떤 리포터 앞에서 이야기를 하듯, 주요 인물들인, 아구스티나, 아길라르, 미다스 등은 누군가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 구성을 하고 있었다. 그래서인지 소설의 서사구조는 각자의 이야기에 의한 1인칭의 시각에서 구술된다. 객관적인 사실을 주관적인 시선으로 처음부터 끝까지 이야기하고 있기에 이 소설엔 객관적인 내용을 어느 한 개인의 시선을 통해 재해석되고 자신만의 세계관을 통해 갈등으로 비쳐지고 또한 각자의 해석을 통해 갈등이 해소된다. 각자의 시선으로 상대의 행동을 해석해내는 방식은 소설을 이끌어가는 힘이 됐고, 언제나 타인에 대한 궁금증을 야기하며, 바로 다음은 무엇일까, 혹은 왜 그랬을까 등의 의문을 폭증시키는 힘을 발휘하고 있다. 이런 구성은 확실히 이 소설의 긴장미를 높인 묘한 방식이다. 아마도 이 소설의 백미가 아닐까 생각된다. 콜롬비아, 참 슬픈 현실을 안고 있는 나라다. 국토의 반이 게릴라가 점령한 적도 있었고, 자국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미군을 끌어들인 나라이기도 하다. 이런 위험한 상황에서 소설은 다양한 직업군과 계층군을 이룬 인물들을 배치한다. 작가는 그런 캐릭터들을 설정하는데 있어 전형적 캐릭터만이 아닌 개성적인 캐릭터 역시 혼용하는 기막힌 인물배치를 하고 있다. 사실 광기에 젖은 여인이 나온다는 것 자체가 개성적이다. 그러나 사회적 혼란과 위선에 찬 가식을 가진 어느 잘 사는 부자 가정은 그 자체가 광기를 낳을 수 있는 매체였고 그러기에 기이한 인물을 배출할 수 있는 여건이 된다. 어쩌면 이 소설은 캐릭터 설정에선 마술적 사실주의를 따른 것만 같다. 현실 속에서 비현실성을 담은 이 이야기는 마치 평범 속에서 기이한 매력을 뽑아내는 것만 같았다. 안타까운 결말이었지만 그래도 강조된 사랑은 분명 이 소설의 강점이 아닐까 생각된다. 아길라르로 대표되는 착한 남자의 이미지는 분명 콜롬비아는 물론 전세계적으로 찾기 힘든 인물일 것이다. 광기에 물든 여인을 구원한 것은 가족도 아니고 그가 사랑했던 남동생도 아니었으며, 그와 이전에 관계를 맺었던 어두운 사업을 한 미다스도 아니었다. 결국 사랑으로 감싼 아길라르란 인물이다. 그의 비현실성은 어쩌면 약점으로 이야기될 수 있지만 현 사회에서 인간의 탐욕이 범람하는 현실을 극복할 수 있는 것 역시 사랑과 같은 착한 인간성인 것은 어쩔 수 없는 대안이다. 사회에 대한 배려가 예술의 목적 중 하나라면 작가 라우라 레스트레포의 선택과 그 제안은 수긍할 수 있는 내용이다. 최근 소설에서 사라지고 있는 낯선 사랑에 대한 이야기를 본 것은 즐거운 기억이 될 것이다. 작품을 따라 읽어가면서 들었던 것은 힘들었지만 재미있었다는 것이다. 라틴문학이 언제나 새로운 시도와 시각으로 많은 사람들을 놀래도록 하는 일이 빈번한 것은 그들의 문학적 토양과 함께 새로운 시도를 무서워하지 않는 작가들이 많아서일 것이다. 라우라 레스트레포 역시 그런 작가들 중 하나이리라. 다음 차기작품이 무척 기대되는 이유도 이런 것에 있을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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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소설은 여류작가 라아라 레스트레포의 처녀작이다. 주인공 아우구스티나를 중심으로 놓고 아길라르의 관점, 미다스의 관점, 할아버지 포르툴리누스의 관점이 계속해서 제시된다. 아름답지만 광기를 지닌 아내. 일상을 사랑하고 일상에 파뭍혀 지낼 뿐인 남자 아길라르는 미쳐버린 아내를 감당하기 힘들다.
"이 미친 세상에서 미치지 않은 자, 과연 누구인가?"
라는 말이 서문에 있거니와 아길라르가 감당해야 할 고통은 지극히 커보인다.
아우구스티나는 콜롬비아에서 상류층 가정의 외동딸로 태어났다. 겉으로 보기에는 아름답고 고상한 가정이지만 아버지는 이모와 불륜관계로 있고, 아버지는 천사같은 막내 동생 비치를 '게이처럼 군다'는 이유로 학대한다. 결국 비치와 아버지의 갈등으로 비치가 집을 나가버리게 되고 그것은 평생 아우구스티나의 마음 속의 한으로 남았다.
미다스는 아우구스티나를 사랑했다. 가난한 집안에서 자라난 그는 처음 아우구스티나 집에 가보고 그 화려한 생활에 충격을 받는다.
미다스는 부를 얻기 위해서 마약밀매와 폭력의 세계에 기꺼이 발을 디딘다. 그러나 그로 인해 벌어진 일련의 사태는 그로 하여금 아우구스티나의 껍데기 세계에만 가깝게 만들었을 뿐이었다. 그리고 알맹이는 그녀와 점점 멀어지고 만다. 결국 그 역시도 그녀의 광기를 이해하지 못하고 그녀를 추방한다.
이 소설은 정말로 잘 쓰여진 소설이다. 처음에는 물음표를 가지고 읽을 수 있지만, 읽는 도중에 어느 순간엔가 점점 그 비밀들이 풀려지고, 한 가지 비밀이 풀리면 다른 비밀이 유혹적으로 몸을 비튼다.
처음에는 그런 서술 구조가 조금 낯설게 느껴질 수 있지만 한번 빠져들면 마치 광기로 뒤죽박죽이 된 한 인간의 머릿속을 탐험하는 듯한 쾌감을 준다. 제목과 표지에서부터 마력적인 기운을 풍기는 이 작품은 읽으면서 얼마나 아쉬웠는지 모른다. 뇌속으로 빨려들어오는 한문장 한문장이 감미로우면서도 얼마 남지 않는 결말이 아쉬웠다. 별점 다섯개~!!!! 츠치 히토나리의 [태양을 기다리며] 이후 정말 재미있게 읽은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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