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롤랑바르트의 '애도일기'와 거의 비슷한 분위기다.
아무래도 살다보면, 남의 삶에 대해서...뭘 해먹고 사나, 어딜 다녀왔나, 그런 관점이 아니라... 과연, 어떤 고민을 하고, 무슨 생각을하며 살아갈까에 대해서 몰래 살펴보고 나의 것과 비교해 보고 싶은 생각이 들기 마련인것 같다.
그건 이미 오래전부터 그랬다. 한 말씀만 하소서,라는 박완서 선생님의 참척 고통을 겪으며 쓰여진 글을 읽으며...그 고통을 간접적으로나마 체험해 보면서 그것이 얼마나 아픈 일인지에 대해서 어렴풋이 짐작해 보았던 것이 시작이 아닐까 한다. 아마 요즘 뉴스에서 한참 떠들고 있는 그 사건. 정부든, 선장이든... 난 모르겠고, 어쨌거나 사고를 당한 사람들 모두 누군가의 자식이였을테고 사랑하는 사람이였을테니...그냥 보고있는 자체로도 많이 아팠다.
여하튼, 그런 관점에서..이렇게 다른 사람의 속내를 적어놓은 이야기를 접해보는 것은..살아가면서, 많은 도움이 되지 않을까한다.
이 책은..마치 미셀 투르니에의 '외면일기'가 생각날 정도로 어느 부부은 간단한 메모로 이루어진 것이 많다. 하지만, 뒷 부분으로 갈 수록...이미 늙어버린 게이가 되어, 더이상 꽃미남들의 사랑의 대상이 될 수 없음에 대한 기록을 보면서...
뭐, 그가 게이든 개든 고양이든... 나이가 들고..어느 나이가 들면 그 나이듦에 대해서 서글퍼질 수밖에 없음이..모든 사람에게 공통적으로 일어나는 것 같아서 마음이 아팠다. 더 늙고 또 늙고, 또또또 늙어봐야 이해를 할 수 있으려나.
나는 아직도..뭐, 물론 한참때에 비하면..늙어가고 있지만, 나름 미중년(?)의 매력이 더해지는 것 같아서 만족하고 있으나... 더 더 더 늙고 나면...과연 지금과 같은 자신감..혹은 유머를 겸비한 허영심 같은 것을 과연 누릴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았다. 사실, 모르겠다. 그 나이가 언제가 될지..그 나이가 되서, 또 다른 고민을 하고 있을지..아무도 알 수 없을테니.
어쨌거나, 의외로...애도일기, 사랑의 단상, 그리고 이 글까지 이어지는...롤랑 바르트의 글쓰기는 내 마음에 든다. 그가 게이였다는 것이 놀랍기 보단, 그가 살아 있었다면, 올해로 100살이라는 것이 더욱 놀라웠다. 이미 타계한 작가들의 글 중에서 내가 모르고 지나가는 글들은 얼마나 더 숨어 있는건지. 독서에 불붙은 요즘이다. 쏙쏙 읽힌다.
덧붙임. 동문선의 책들이 좋아지려고 한다. 책 만들어내는 모양새가 아주 깐깐한 국어선생님처럼 보수적이고, 단단하고 야무지다. 말랑 말랑하게 굽혀지는 것도 좋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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롤랑 바르트는 1969년 9월 모로코로 떠나 1970년 9월까지 라바트 대학교에서 강의를 했다. 이 때의 체류경험이 《작은 사건들》에 담겨 있는데 이 책은 바르트 사후 1987년 쇠이유 출판사에서 출간되었다. 책 서두에 편집인 프랑수아 발의 글이 실려 있다. 그에 따르면 수록된 글들은 모로코에서 보고 들었던 장면들을 요약 표기해 놓은 모음집으로, 바르트는 원래 <텔켈>지에 실을 생각을 갖고 있었다 한다.
표제작인 <작은 사건들>(1978)은 바르트가 평소에 강조한 문학관, 즉 무수한 '작은 사건들'을 이야기하는 텍스트에 대한 신념을 전형적으로 반영하고 있다. 여기서 작은 사건들이란 "코드들 위에 비스듬히 떨어지는 모든 것들"로 일본의 하이쿠와 같은 것이다. 이 글을 읽으면 게이 롤랑 바르트의 모습과 더불어 바르트는 왜 벤야민과 같은 그런 미문의 에세이를 쓰지 않는지 조금이나마 깨닫게 된다. 가령 <남서부의 빛>(1977)에서도 유년 시절의 추억이 깃든 프랑스 남서부라는 '텍스트'를 읽으면서 바르트는 솔직하게 이렇게 자문자답한다.
"사람들은 이렇게 말할 것이다. 당신은 순전히 날씨 이야기와 모호한 미적인 느낌에 대해서만 말하고 있군. 순전히 주관적인 이야기만 하고 있단 말이야. 어째서 그곳에 사는 사람들, 관계들, 공장들, 상점들, 문제점들에 대해서는 한마디도 하지 않는 거지? 아무리 단순한 거주자일 뿐이라고 해도 그렇지, 그런 것들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느끼는 게 없단 말인가?ㅡㅡ무슨 소리! 지금 나는 내 방식대로 이 지방의 현실 속으로 들어가고 있는 중이다. 내 육체와 함께 들어가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내 육체는 곧 나의 유년 시절, 역사가 만들어 준 그대로의 유년 시절이다. 이 역사는 시골 냄새가 나고, 남프랑스의 지방색을 띤 중산층 분위기의 젊음을 내게 주었다."(20쪽)
<오늘 저녁, 팔라스 나이트클럽에서>(1978)는 롤랑 바르트가 무척 좋아하는 현대적인 공간이 소개된다. 팔라스는 보는 즐거움과 더불어 춤추는 즐거움, 새로운 만남의 매력이 있는 꿈과 축제의 '나이트클럽'이다.
"나는 아무리 아름다운 장소라 해도, 사람이 없는 장소엔 관심이 없다는 것을 고백해야겠다. (그래서 텅 빈 박물관을 좋아하지 않는다.) 역으로 내가 하나의 얼굴, 하나의 실루엣, 한 벌의 옷에 흥미를 느끼는 때는, 또 만남의 멋을 느끼는 때는 그 장소 역시 흥미와 멋을 갖춘 곳일 경우이다. 내가 팔라스 나이트클럽에 반한 이유가 바로 여기 있다. 나는 팔라스에 있으면 아주 기분이 좋다. 그곳을 현대적, 그것도 매우 현대적이라고 해야 할까?"(73쪽)
<파리의 저녁 만남>은 '일기 쓰기'에 대한 일종의 내적 일기다. 바르트는 '내적 일기'의 네 가지 '동기'를 제시하는데 시적 동기, 역사적인 동기, 유토피아적인 동기, 사랑의 동기가 그러하다.
▶시적 동기: "개별적인 글쓰기나 문체 혹은 저자 고유의 개인어의 빛깔이 입혀진 텍스트를 제공한다."
▶역사적인 동기: "중요한 정보에서부터 세부적인 풍습에 이르기까지 크고 작은 한 시대의 흔적을 나날이 먼지로 분산시킨다."
▶유토피아적인 동기:"저자를 욕망의 대상으로 설정한다. 즉 내가 관심을 갖고 있는 작가에 대해서, 나는 그의 내밀한 부분을 알고 싶어하며, 그가 자신의 취향·기분·조심성을 날마다 어떻게 다루어 가는지를 알고 싶어할 수 있다."
▶사랑의 동기:"일기를 문장을 만드는 작업장……아름다운 문장들이 아니라 정확한 문장들을 만들어 내는 작업장으로 설정한다. 그래서 열정적으로, 마치 정념과도 흡사한 그런 충실한 의도를 가지고……언술 행위의 정확함을 끊임없이 예리하게 다듬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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