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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을 이해한다면 모든 것을 예측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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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다양한 분야의 많은 글들이 물리학의 불확정성 원리를 언급하기 때문에 그게 어떤 이론인지 한번 쯤 공부해보고 싶은 마음이 있는 사람들이 꽤 있을 것이다. 물리 전공자가 아닌 나같은 사람들에게 상세한 수학공식이나 실험은 이해하기도 어렵고 필요하지도 않다. 나는 식탁 위의 만찬을 먹고 영양가만 취하면 된다. 그 음식이 식탁에 오르기 위해 재료가 어떻게 다듬어지고 준비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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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다양한 분야의 많은 글들이 물리학의 불확정성 원리를 언급하기 때문에 그게 어떤 이론인지 한번 쯤 공부해보고 싶은 마음이 있는 사람들이 꽤 있을 것이다. 물리 전공자가 아닌 나같은 사람들에게 상세한 수학공식이나 실험은 이해하기도 어렵고 필요하지도 않다. 나는 식탁 위의 만찬을 먹고 영양가만 취하면 된다. 그 음식이 식탁에 오르기 위해 재료가 어떻게 다듬어지고 준비되고 가열되었는지 만찬장 뒤 주방의 복잡함과 열기는 음식 조리사가 되고자 하는 사람만 알면 된다.

 

오히려 이론에 대한 설명과 함께 그 과학이론이 세상의 사실들과 연관지어 무슨 의미를 갖는지, 과학자들이 어떻게 그런 합의를 도출해 냈는지, 어떤 개인적 혹은 사회적 믿음과 편견이 여기에 작용했는지 하는 이야기가 곁들여진 게 더 재미있다. <불확정성>은 물리학 바깥에 있는 나같은 사람들의 이런 기대에 부합하는 책이다.

 

라플라스의 유명한 말에 의하면 " 우리는 우주의 현재 상태를 과거의 결과이자 미래의 원인으로 생각할 수 있다. 어느 주어진 순간에 자연을 움직이게 하는 힘을 알고 자연을 구성하는 존재의 상호위치를 모두 아는 지성이, 자료를 투입하여 해석해 낼 수 있을 정도로 충분한 지능을 가졌다면, 우주의 가장 큰 물체와 가장 가벼운 원자의 운동을 하나의 공식으로 압축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 지성에게 불확실한 것은 하나도 없으며, 미래는 과거와 마찬가지로 그의 눈 앞에 펼쳐질 것이다."

 

이말은 저자에 의하면, 불확실한 것은 하나도 없고, 모든 것을 이해한다면 모든 것을 예측할 수 있다는 의미이다. 이러한 거창한 논지로 부터 세계는 시계다, 우주는 기계다, 과학은 궁극적으로 결정론적이다와 같은 말들이 나왔다.

 

그러다 1900년대 초에 보어, 하이젠베르크 들에 의해 아원자 수준에서는 사건들이 정확한 인과율에 따라 일어나지 않고, 따라서 확정적 예측을 할 수 없고 단지 확률적 가능성만 말할 수 있으며, 객관적 관찰이란 가능하지 않다는 불확정성의 원리가 세워졌다. 따라서 "우리가 관찰하는 것은 자연 그 자체가 아니라 우리의 질문 방법에 노출된 자연이다."

 

보어는 이렇게 말했다. "물리학의 과제가 자연이 어떻게 작용하는지 밝히는 것이라는 생각은 잘못이다. 물리학은 우리가 자연에 대해서 말할 수 있는 것들을 다룬다."

 

과학은 이제 치명적으로 불구가 되었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과학이 지속될 수 있을까? 자연과 과학에 대한 기존 개념을 완전히 깨는 놀라운 발견이 1900년대 초에 벌써 이루어졌는데도 불구하고 어떻게 과학자들이 정서적 혼돈에 빠지지 않고 계속 과학을 해왔을까? 물리학 외의 분야의 과학자들이야 잘 이해를 못해서 그렇다 쳐도, 양자물리학자들은 어떻게 자신들의 상식과 믿음을 완전히 뒤엎는 이상한 이론을 잘도 연구해나갈 수 있을까? 

 

이 책 여기저기에 나와 있는 그에 대한 답을 모아 보면 이렇다. "물리학자들은 양자역학의 수식이 실험결과와 정확하게 맞고 그것으로 할 수 있는 유용한 일이 무한히 많기 때문에 양자역학의 철학적 의미 같은 데 신경쓸 시간이 없다." "물리학자들은 계산을 할 수 있는 한 언제나 과학을 계속할 수 있다고 경쾌하게 확신한다." "물리학자들은 철학적 의미같은 것은 20분만 시간을 내면 다 이해할 수 있게 된다고 생각한다."  "19세기 후반에는 특히 독일에서 교육 받은 과학자들 중에 이론물리학의 발전과 함께 철학도 진화해야 한다고 느끼는 사람들이 있었다. 그러나 오늘날 대부분의 물리학자들은 앵글로색슨 식으로 교육되기 때문에 플라톤과 칸트를 회피하고 철학자들이 자신들의 이론을 가지고 무슨 생각을 하는지에 대해 적대적이며 무관심하다."

 

파인만이 당신의 애인에게 30분만에 이해시킬 수 없다면... 하는 말의 오리지날이 러더포드의 말이었다는 것도 이 책에서 알게 되었다. " "러더퍼드는 거들먹거리며 자신의 연구를 술집 아가씨에게 설명할 수 없는 물리학자는 물리학자 자격도 없다고 말하곤 했다."

 

또, 아인슈타인이 양자역학은 뭔가 잘못되었다고 생각해 죽을 때까지 양자역학에 딴지를 걸었다는 것도 처음 알았다.

 

D. H. 로렌스의 이야기가 재미있어 그대로 옮겨본다. ㅋㅋ

 

나는 상대성과 양자론을 좋아한다네.
그것들을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이라네.
양자론은 공간이 마치 정착할 수 없는 백조처럼
흘러 다닌다는 느낌이 들게 하지.
가만히 앉아서 측정되는 것을 거부하고,
원자는 마치 충동적 감정을 가진 것처럼
끊임없이 마음을 바꾼다네.

 

로렌스는 이성보다는 충동을 훨씬 동경했기 때문에 과학자들이 스스로 판 함정에 빠진 것처럼 보여 몹시 즐거웠다. 완벽한 법칙과 규칙으로 세상을 이해하고 예측하려는 과학자들의 노력은 스스로를 곤경에 빠뜨렸다. 이제 과학자들은 모든 것을 알 수는 없다고 말하는 법칙을 가졌다.

 

 

c*****7 2009.10.15. 신고 공감 5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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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피소드 중심으로 보는 양자역학 이야기
"에피소드 중심으로 보는 양자역학 이야기" 내용보기
과학에 관심없는 사람들이 대략적인 내용 이해는 차치하더라도 이름이라도 들어보았을 법한 과학이론은 아마 상대성이론이 마지막일 것이다. 그나마도 아인슈타인이 워낙 유명한 인물이라서, 상대성이론이라는 이름도 덩달아 알려진 감이 짙다. 반면 상대성이론과 함께 20세기 물리학의 성과를 양분하는 양자역학은 잘 알려져 있지 않다. 그나마 '양자뜀' 현상이 과학 이외 부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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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에 관심없는 사람들이 대략적인 내용 이해는 차치하더라도 이름이라도 들어보았을 법한 과학이론은 아마 상대성이론이 마지막일 것이다. 그나마도 아인슈타인이 워낙 유명한 인물이라서, 상대성이론이라는 이름도 덩달아 알려진 감이 짙다. 반면 상대성이론과 함께 20세기 물리학의 성과를 양분하는 양자역학은 잘 알려져 있지 않다. 그나마 '양자뜀' 현상이 과학 이외 부분의 글에서 종종 인용되기는 하는데, 많은 경우 돌비현상처럼 적어놓는 우를 범하고는 한다. 하기야 나는 상대성이론을 두고 '모든 것이 상대적이다'라고 말하는 경우도 보았었다. 빛의 속도는 절대불변하며 그 이외의 모든 것이 상대적이라는 이론을 이런 식으로 말하다니. 빛의 불변성을 특히 중요하게 여겨, 처음에 '불변성 이론'이라 이름붙일 생각도 했다는 아인슈타인이 보면 어떤 기분이 들까.

 

물리 부문에는 좋은 교양서가 많은데, 그 중에서도 양자역학을 쉽게 서술한 책은 여러 권 있다. 이 책은 그 중에서도 양자역학 자체의 논리와 구조보다는 양자역학이 형성되는 과정에 중점을 두고 있다. 양자역학의 연대기라는 표현보다, 양자역학이 만들어지고 다듬어진 순간을 옴니버스 식으로 묶은 에피소드 모음집이라는 표현이 더 적절할 것 같다. 양자역학의 선구자들이 양자역학의 체계를 조금씩 갖춰가는 과정을 통해 독자도 양자역학 발전의 흐름을 조금씩 뒤따라 갈 수 있게 된다.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깊은 대목은, 다소 엉뚱하게도 크라메르스의 이야기였다. 크라메르스는 시대를 앞선 발견을 했지만, 스승이 격렬하게 반대한 나머지 병원에까지 입원하게 되고, 그 이후 의욕을 잃게 된다. 몇 달 후 콤프턴이 똑같은 발견을 했다고 발표하자, 오히려 콤프턴을 공개적으로 반대하는 데 앞장서기까지 한다. 이 상황을 도대체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스승의 반대에 막혀 유명한 발견이 묻혀버리고, 오히려 혁신을 거부하게 되어버리다니. 순간적으로 산소를 발견했으면서도 플로지스톤설을 고수하다가, 라부아지에에게 밀려버린 프리스틀리가 떠올랐다. 하지만 프리스틀리는 자신이 선택한 길이기라도 했지, 크라메르스는 스승의 반대에 부딪혀 실의에 빠진 결과였지 않은가. 씁쓸하면서도 울적한 이야기였다.
p*******1 2010.06.01. 신고 공감 0 댓글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