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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여자로 서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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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별점이 후하다. 반갑고 즐거운 책들만 고르고 있어서일까? 내게 작가 오정희는 선생이다. 대학 시절, 소설 창작이나 문예 실기 수업에 항상 습작의 대상이자, 배워야 할 대상으로 다가왔다. 옛우물, 유년의 뜰, 새, 구부러진 길 저쪽 등 단정하고, 반듯한 글쓰기, 단문의 도저한 호흡은 늘 내게 동경, 그 자체였다.   가을 여자로 오랜만에 안부를 전하는 오정희 선생.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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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별점이 후하다. 반갑고 즐거운 책들만 고르고 있어서일까?

내게 작가 오정희는 선생이다. 대학 시절, 소설 창작이나 문예 실기 수업에

항상 습작의 대상이자, 배워야 할 대상으로 다가왔다. 옛우물, 유년의 뜰,

새, 구부러진 길 저쪽 등 단정하고, 반듯한 글쓰기, 단문의 도저한 호흡은

늘 내게 동경, 그 자체였다.

 

가을 여자로 오랜만에 안부를 전하는 오정희 선생.

'지금까지 내가 겪고 살아온 시간이, 삶이, 도리없이 민낯으로

담겨 있어 약간의 민망함과 부끄러움을 느끼며' 써내려간

두 번째 소설집. '가을 여자'

 

이 책엔 크게 4개의 섹션으로 25편의 꽁트(장르상 소설이지만)가 실려있다.

철 늦은 사랑노래, 시든 꽃의 고백, 가을이 깊어갈 무렵, 마흔,

꽃비, 떨어져 내리고... 그 주제어만으로도 이 책이 담고 있는

내용을 미뤄 짐작할 수 있으리라. 사실 여기에 소개된 글들은 꽁트에 가깝다.

대부분 40을 넘긴 여주인공의 사랑 이야기를 담지만, 마지막에 뒤엎는

반전의 묘미가 살아있는, 씁쓸한 이야기의 꽁트다.

 

이 책을 아껴 읽은 이유는, 곧 마흔이 될 나에게 사랑이란 과연

어떤 의미일까?라는 잦은 물음 때문이었다. 곡진한 삶 속에서 우리가 꿈꾸는

사랑, 애틋하게 간직하고 있는 사랑이 한낱 신기루처럼 스러지는

글들을 마주할 때의 답답함과 불안함이란...

 

25개 단편 모두, 주위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또는 겪고 있는

사랑에 대한 초콜릿이 담겨있다. 깨물어 맛볼수록 달콤함보단 씁쓸함이

더해지는 다크 초콜릿. 오정희 선생의 글 자체가 단문이면서 살점 푸짐한 

고기 덩어리 같은 느낌이다. 결코 가벼운 별사탕이 아닌, 묵직하게 숙성된

청국장 같은 느낌이다. 참 가깝게 느낄 수 있지만, 또 쉽게 잊혀지는 맛이다.

 

오랜 펜팔 친구를 20년 후에 다시 만났지만, 결국 보험을 권유한다든가.

늦은 나이에 약간의 사랑 비슷한 감정을 품어보지만, 대상이 정신병자라든가.

가족이란 테두리 안에서 철저하게 소외되는 가장의 모습이라든가. 

어느 것 하나 마음 닿지 않는 내용이 없었다.

 

엉뚱한 상상을 해본다. 오정희 선생이 그려내는, 써내려가는 글줄기가

누군가의 글과 많이 닮아있다는 생각. 까탈님과 아자아자님이다.^^;

삶의 행불행이 아니라, 평소 글을 통해 느끼는 감성이 그렇다는 얘기.

 

나를 사로잡은 몇몇 단편은 혼자서만 일단 음미하고 싶다.

내 부끄러운 과거의 한 자락을 들킬 것만 같아서다.

곳곳에서 주인공의 모습에 내가 투영된다.

서정시대가 그랬고, 치통이 그랬다.

 

언젠가 포스팅에서 말했듯, 유년의 뜰을 지나, 옛 우물에 다달았으나

새처럼 자유로운 삶을 꿈꾸기에는 너무 나이 들어버린, 이 시대 여성의

사랑에 대한 서성임을 제대로 표현한 제목. 가.을.여.자.

 

또 한동안은 가을 여자의 삶을 일상 곳곳에서 발견하는 시간을

보낼 것만 같다. 씁쓸하고, 애달픈 중년의 모습이지만,

쉽게 동정이 가지 않는 이유는...

여전히 내 삶에 사랑이란 별사탕 같은 희망이 언젠가 찾아오리란

기대 때문일 것이다. 새로운 사랑이 아닌, 지금 내 옆자리에서

주저리주저리 말을 걸어오는 그 사람과 말이다. 



t******2 2009.11.19. 신고 공감 5 댓글 14
리뷰 총점 종이책
여자, 사랑을 품는다.
"여자, 사랑을 품는다." 내용보기
오정희 작가의 글은 생활인의 냄새가 물씬 묻어난다. 세월의 더께에 묻혀 깎이고 다듬어진 삶의 질감의 모습을 고스란히 내보여준다. 여자로서 살아간다는 것에 대한 관념과 단상을 예의 부드러운 시선으로 보듬었다. 이 책 또한 전작 <돼지꿈>에 이은 단편 옴니버스 식 우화 모음집이다. 그래서 이즘이면 토설하듯 뱉어내는 작가의 글이 반갑기도 하고 살가움마저 생긴다. 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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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정희 작가의 글은 생활인의 냄새가 물씬 묻어난다. 세월의 더께에 묻혀 깎이고 다듬어진 삶의 질감의 모습을 고스란히 내보여준다. 여자로서 살아간다는 것에 대한 관념과 단상을 예의 부드러운 시선으로 보듬었다. 이 책 또한 전작 <돼지꿈>에 이은 단편 옴니버스 식 우화 모음집이다. 그래서 이즘이면 토설하듯 뱉어내는 작가의 글이 반갑기도 하고 살가움마저 생긴다.


여자의 존재와 정체성을 일상의 모습으로 담아낸다는 것은 오정희 작가의 특유의 붓놀림이다. 그러하기에 오정희 작가의 글은 누구나 공감하고 편안함이 주는 글맛이 강점이다. 무엇보다 한 편 한 편 낯설지 않은 익숙함이 사변으로 치닫는 무거움의 두께를 걷어냈다는 데 있다. 어느 곳, 어느 때에나 일어나고 사라지기를 반복하는 우리네 일상의 이야기이기에 그 속에 담긴 감동이 더욱 진한 여운을 남기는지 모른다.


짧은 글담 속에 담긴 패턴은 오욕칠정이 빚어 낸 희로애락이다. 중년으로 접어 든 여인들을 통해 삶의 본질과 현실에 비친 존재 사이의 괴리감을 적절하게 조명하는 이야기가 주류다. 활시위를 떠난 화살처럼 쏜살같이 내달린 시간의 흐름에 어느 새 변해 버린 자신의 초라한 모습을 바라본다면 얼마나 어색하겠는가. 어찌 보면 이것이 인생이라고 조용히 마침표를 찍는 글이 선명하게 각인되는 느낌마저 기운다. 


인간은 누구나 인생의 고저장단을 홀로 넘는다. 끊임없이 스스로에게 자문하는 물음의 기저는 정체성의 경계를 되묻게 된다. 이 땅에서 여자로 살아간다는 것은 수많은 것을 요구받고 척척 해내기를 응당 강요받는다. 관념이라는 보편적 가치는 피할 수 없는 무거움이다. 때가 되면 단계별로 올라서듯 일정한 패턴을 그려나가기를 은연중에 요구하는 세상이기 때문이다. 경계를 벗어난다는 것은 사회적 시선을 감내하기로 약속한 무언의 강요다.


따라서 여자라는 신분의 정체성은 시시각각 변한다. 자신이기보다 누군가의 아내, 누군가의 엄마, 누군가의 며느리로 살아감에 신분적 타성에 젖고 내면의 자신은 오롯이 억압당하는 게 대개다. 밍크코트가 로망이라는 어느 시어머니의 바람이 며느리에게 곱지 않게 보이는 것은 상대성이다. 또한 순수했던 시절 펜팔친구의 우연한 만남에 설레었으나 보험외판원으로 변한 현실에서 조우하는 씁쓸함은 철 늦은 사랑노래다.


그래도 모든 질문에 대한 대답은 사랑이라는 작가의 여유로움처럼 허무만 똬리를 틀고 있지는 않는다. 사랑이라는 말랑말랑한 물질이 있기에 분위기에 취하고 흥에 겨워지는 것도 잠시의 이탈이 만들어주는 신선함이다. 나라는 존재감이 그곳에 있기에 흔들림 없는 안정감을 분출해 내는 것도 이와 같은 의미다. 결국은 소녀적 감성이 여자를 채운 내피인지 모른다. 날선 세상에 구르고 닳아도 여자는 여자라는 뜻이다.


제 아무리 여자팔자는 뒤웅박 팔자라고 눙쳐도 금세 현실로 돌아서는 그네들의 모습은 모성이 주는 넉넉함이다. 여자는 관심을 기울여주고 이해해주고 존중해 주길 바란다. 파도처럼 오르내리는 감정의 불규칙성 속에서도 여자는 지속적인 사랑과 관심을 원한다. 비록 삶의 무게로 어느 새 시들어 버렸다 할지라도 꿈꾸는 사랑은 변하지 않는 법이다. 일상은 서릿발처럼 차가워도 마음은 청춘이기에 여자는 오늘도 아름다움을 꿈꾼다.


짧지만 강한 임팩트를 주는 글을 만나기는 쉽지 않다. 다시 강조하지만 가을이기에 주는 감성적 변화도 물론 한 몫 하겠거니와 무시하지 못할 이 책의 재미는 더 없는 공감이다. 가난에 치이고 생활에 억눌려도 삶의 화두는 사람 사는 곳에서부터 나오기에 여자의 시각을 통찰하기에 더 없이 좋은 글이다. 한적한 오후 감미로운 커피와 함께 곁들여 본다면 더 없이 만족스러운 이야기다.

a******e 2009.11.04. 신고 공감 3 댓글 10
리뷰 총점 종이책
[리뷰] 가을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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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일상을 심오한 깊이로 풀어내고 있다. 각 테마별 스토리에 고개를 끄덕이며 공감하고, 매력적인 문체에 감동하고, 잔잔한 여운에 전율했다. 작품에서 오정희 작가만의 연륜이 느껴진다. 수백 년 묵은 고목나무와 같은 숭고함과 위엄, 그리고 우아함까지. 25편의 모든 스토리가 심장의 동요를 불러와, 다음 편에 대한 기대를 재촉한다.     <그 가을의 사랑> 급성간염 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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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일상을 심오한 깊이로 풀어내고 있다.

각 테마별 스토리에 고개를 끄덕이며 공감하고, 매력적인 문체에 감동하고, 잔잔한 여운에 전율했다.

작품에서 오정희 작가만의 연륜이 느껴진다. 수백 년 묵은 고목나무와 같은 숭고함과 위엄,

그리고 우아함까지. 25편의 모든 스토리가 심장의 동요를 불러와, 다음 편에 대한 기대를 재촉한다.  

 

<그 가을의 사랑>

급성간염 진단을 받은 지 스무 날 만에 세상을 뜬 남편, 어느 날 갑자기 미망인이 된 두 아들의 엄마.

아들과 시시때때로 놀아주는 정체모를 청년, 알고보니 그는 정신요양원의 망상증 환자.

아빠의 빈자리를 메워준 청년이 막연히 고마웠는데, 그가 망상증 환자라는 사실을 알고난 후

취했을 내 행동..은 우리 아이가 다시는 그를 못만나게 하는 것..일거다. 아마도, 대개는, 그러지 않았을까. 아마도, 대개는... 정신병을 앓고 있다. 나를 포함한 우리... 

 

<첫눈 오던 날>과 프랑스 영화. 왠지 잘 어울린다.. 고? 환상을 깨시라. 

바(BAR)에서 비참한 시련의 고통을 씹고 있을 때 찾아온, 나름 멋있어보이는 매력남이 그녀에게 다가와

시인같은 말을 쏟아낸다. 매력남이 그녀의 반지(값나간다)를 자신의 손가락에 끼우며 말한다.

'제가 꼭 로마황제 같지요.', '짐은 그대에게 자유의 몸이 될 것을 허락하노라.'

취기가 오른 그녀가 화장실을 다녀오니, 매력남은 술값을 그녀에게 달아놓고 종적을 감췄다.

순조롭다 했지! 첫눈처럼 신선하던 그가 달콤한 사탕발림으로 여심을 흔들어놓고 도망간 제비라니.

첫눈은 그녀였구나. 순수하고 맑은 영혼을 질투하여 더럽히고 녹여버리려는 사탄을 누가 처벌할 것인가.

 

<복사꽃 그늘 아래서>

남편에게 정부(情婦)가 있었다. 눈에 쌍불이 켜진다.

적반하장도 유분수지, 정이 없어 살기 싫다는 남편의 아이가 왜 자꾸 내몸에서 태어나는 건가.

팔자를 되물림하는 건 어떻게든 막고 싶어, 할미꽃을 찧어 생즙을 마시고 아기집을 삭혀버렸다.

남편을 삭힐 순 없었던가! 배신을 제공한 자가 받는 벌은 없고나. 내 심신만 상할 뿐.

 

<비 오는 날의 펜팔>

추억의 펜팔 친구, 사진보다 실물이 더 기막히게 아리따운 그녀를 이렇게 만나게 될 줄이야.

꾀꼬리같은 목소리, 미스코리아 뺨치는 외모, 게다가 친절하기까지.

갑자기 펜팔녀가 노후대책을 들먹거리며 보험계약서를 들이댄다.

이러니 인물값한다 소리 나오지. 누굴 믿고 살아야 하나. 나 밖에, 믿을 이가 없는 이 암울한 현실.

.. 그게 아니지. 사회를 한번 둘러 봐. 제대로, 꼼꼼히.

 

<간접화법의 사랑>

대학입시를 앞둔 아들의 연애 유보를 위한 부부의 007작전.

아들의 다이어리 해독, 비오는 날 비맞지 않은 아들의 한쪽 어깨가 수상하다.

누군가(아들의 여자친구)에게 우산을 받혀주느라 한쪽 어깨에 비를 흠뻑 맞았겠지.

부부가 공통관심사로 똘똘 뭉치다보니 없던 금슬이 생기네.

손을 꼭 맞잡은 하트 속 행복한 부부모습, 얼마만에 보는 그림인가.

 

<어떤 자원 봉사>

내 자식은 남의 집에 뻔질나게 드나들며 민폐끼치며 다니게 방치하고,

다른 이를 도우러 자원봉사를 다니는 요상한 엄마,

이웃집 가족에 꼽사리껴 대공원에 놀러간 아들이 없어진 줄도 모르고,

그 대공원에서 미아 방송을 하고 있는 불량엄마여, 방송에 호명한 그 아이가 바로 당신 아들이라우.

세상에, 이런 엄마가... 어이없는 실소를 금치 못하겠고나.

 

<방생>

스물아홉에 청상과부(靑孀寡婦)가 된 딸과 쑥을 캐고 있는 어머니.

어머니또한 일찌감치 돌아가신 아버지의 흔적을 말끔히 치워버리셨다.

칫솔 하나만 빼고. 어머니는 그 칫솔로 일 년 넘게 자녀들의 운동화를 빠는데 쓰셨다.

그 어머니께서 만원에 잉어 세마리를 사신다. 그리고는 그 잉어들을 강에 놓아주신다.

아버지 생각이 간절할 때마다 죽을 목숨을 살리는 일로 마음을 달랬다던 어머니.

인명재천(人命在天)인 것을... 그리움은 가실 줄을 모르는고나.

 

... ...

 

???

 

말을 줄이고, 글을 줄이고,

길게 생각해보련다.

 

가슴에 물음표만 그려지는고나.

a*********9 2012.02.11. 신고 공감 2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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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의 맘을 너무도 잘아는 그녀
"여자의 맘을 너무도 잘아는 그녀" 내용보기
어쩌면 이이는 이리도 글을 맛깔스럽게 잘 쓸수 있을까? 맞장구 치며 읽다 보니 어느덧 마지막장, 책장을 덮는 아쉬운 마음이 이리도 클수 없다. 보통 서민들의 이야기, 우리네 이야기, 내 마음을 내 속에 들어 왔던것 처럼 이리도 훤히 뚫고 있을까? '가을 여자'의 주인공 대부분 중년여성 이기에 공감대가 형성되고 인생의 젊음을 지나온 아쉬움을 이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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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이이는 이리도 글을 맛깔스럽게 잘 쓸수 있을까? 맞장구 치며 읽다 보니 어느덧 마지막장, 책장을 덮는 아쉬운 마음이 이리도 클수 없다. 보통 서민들의 이야기, 우리네 이야기, 내 마음을 내 속에 들어 왔던것 처럼 이리도 훤히 뚫고 있을까?
'가을 여자'의 주인공 대부분 중년여성 이기에 공감대가 형성되고 인생의 젊음을 지나온 아쉬움을 이이가 이렇듯 대변해 줌에 고마웠기 때문 이리라.
 
책장을 덮고 나니 괜히 눈물이 난다. 가을을 타는지, 겨울은 추운것이 당연하지만 가을의 스산함은 뼈속까지 사무친다. 그래서 고이 접어둔 추억을 하나씩 들추어 내 곱씹어 보며 쓸쓸함을 달래게 되는가 보다. 사실 돌아 보면 별반 특별하지도 슬프지도 않은 일상처럼 가벼울 수 있는 일들이 그때는 왜 그리도 가슴 시리도록 애잔했는지, 젊음이란 지나가면 아쉽고 한없이 그리운 인생의 절정기 임에 틀림 없다.
 
그녀의 인생을 담은 이야기를 조근조근 우리게 풀어 놓은 25편의 단상들은 어찌 보면 모두가 나의 이야기 일수 있고, 너의 이야기 일수 있기에 모두 같은 일직선에 놓인듯 하다. 한편의 소설 같다는 느낌을 받게되는 까닭일 게다.
 
'철늦은 사랑 노래'는 한여름 밤의 꿈 같은 잠시의 허상을 이야기한다. 나이가 먹어도 여자이고 픈 마음, 미쳤어 그 나이에 라고 호들갑 떨어도 마음 한구석이 짠하고 예쁘게 보이고 싶고 사랑 받고 싶은 여자의 마음이 세월 앞에 처연해 진다.  
 
'시든 꽃의 고백' 멋 부림으로 자신의 남루하고 열악한 삶의 조건들을 깁고 메우고, 반듯하게 살고 싶어 구긴 옷을 정성껏 다려 입으며 그것이 생에 대한 예의 였노라, 뒤틀린 삶에 대한 보복이 아닌 상처에 대한 사랑 이었노라고 이야기하는 그녀의 생존 방식과 존재를 증명하기 위한 방식이 왜이리 가슴 아프고 공허하게 내 마음에 긴 여운의 메아리로 남는지 모르겠다. 이젠 그녀를 이해할수 있는 중년이 되었기에 그래서 그녀의 이야기에 공감하기 때문일 게다.  
 
스물아홉, 젊은 나이에 과부가 된 딸과 역시 젊어 홀로된 어머니. 그녀는 남편 기일에 산소 주변에 난 쑥을 캐는 어머니를 조금은 미운 눈으로 바라본다. 그녀의 마음이 내게 그대로 전달되어 온다. 나역시 그런 엄마를 이해하지만 곱게 볼수 만음 없을듯 하다. 돌아오는 길에 어머니가 잉어를 사시며 한 마리 건네신다. 보양식으로 고아 드실거란 예상을 뒤엎고 어머닌 그놈들을 방생 하신다. 어리석게 낚시꾼의 미끼에 걸리지 말고 멀리멀리 가라는 말과 함께.... 홀로 아이들을 키우시며 쑥처럼, 캐내도 다시 나오는 질긴 생명력으로 한평생 살아오신 어머니. 아버지의 죽음 후 어머니는 악착 같이 사시며 때론 이렇게 죽은 목숨 살리는 일로 마음을 달래시며 위안을 얻으시고 죽은 사람을 위해 할수 있는 그녀만의 최선을 다 하셨는가 보다.    
 
까칠한 시어머니와 함께 살며 시모나 그녀도 흘러 가는 시간 앞에서 찰라에 지나지 않는 인생이며, 오욕칠정의 부질 없음을 깨닫는 중년 여성의 담담한 이야기. 사철 발벗은 아내의 모습을 보며 연민을 느끼는 남편. 다달이 나가는 은행 융자금, 빛갚기 위한 적금 붓기, 교육비며 생활비에 모처럼 나들이옷을 빌려 입으며 이젠 뚱뚱해져서 언니 옷도 빌려 입기 쉽지 않다고 푸념하는 아내, 예쁠것도 없고 아무렇지도 않은 아내의 삶이 얼마나 고달프고 눈물 겨운지. 아내와 엄마라는 이름과 역할에 메인 팍팍한 삶을 살며 변변한 나들이옷 하나 없어 남의 것으로 나마 아름답게 꾸미고자 하는 여자의 본능을 누가 비난 할수 있겠는가. 그런 아내에게 마안한 마음이 치통의 아픔으로 번져온다.
 
설핏든 초저녁 잠에서 깬 가장인 그가 아내와 두아이가 앉아 있는 한없이 호젓하고 정다운 분위기를 보며 평화로운 그속에 끼지 못하고 쓸쓸함을 안고 어둠속에 한참을 오두커니 서있다. 왜 자신을 따돌리고 비밀 모의를 한다고 보여지는 건지, 손닿을 곳에 있는 이들이 멀게만 느껴 지는 건지, 이처럼 안락함과 평화로움을 주기 위해 그의 삶이 얼마나 혹사당하는지 씁쓸한 생각을 한다. 그런 그가 늘 억울함으로 돌아켜 보던 인생, 고독과 초조함과 좌절감으로 감내해 내야 하는 중년이 결코 자기만의 삶의 짐이 아님을, 자고 있는 아이들 역시 고독하게 자신의 인생의 짐을 지고 있다는 사실을 문득 깨닫게 되는 모습에 내 가슴이 저려 온다. 중년의 남성들도 그들 나름의 고민을 아내에게 조차 말못하고 속에 치밀어 오는 고독과 쓸쓸함을 가만히 인내하고 있음을 그것이 사랑임을 어렴픗이 느껴진다.
 
가슴 떨리는 사랑이 아니어도 잔잔한 깊은 속정으로 인생의 황혼을 함께할 사람이 옆에 있음에 감사하고 '오정희' 그녀와의 소중한 만남으로 또 한번의 가을을 이 책과 함께 보내게 됨을 감사한다. 그녀는 어렵고 힘든일을 이겨 내는건 소리 없는 사랑의 힘 이라는 진실을 조용히 말해 주고 있다.     
 
k******2 2009.10.27. 신고 공감 2 댓글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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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식....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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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편 소설인줄 알고 도서관에서 빌려왔는데 읽는내내 입가에서 웃음이 떠나지 않았다.   우리나라에도 이렇게 짧은 단편으로 웃음을 만들 수 있다는게 너무 새로웠다. 아님 내가 그런 책을 읽어본적이 없던가...   히가시노 게이고의 독소, 흑소 시리즈나 인터폴, 공중그네처럼 읽는 내내 살며시 웃을 수 있는 책이 우리 나라에서는 많지 않다고 생각했는데 이 책을 읽고는 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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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편 소설인줄 알고 도서관에서 빌려왔는데

읽는내내 입가에서 웃음이 떠나지 않았다.

 

우리나라에도 이렇게 짧은 단편으로

웃음을 만들 수 있다는게 너무 새로웠다.

아님 내가 그런 책을 읽어본적이 없던가...

 

히가시노 게이고의 독소, 흑소 시리즈나

인터폴, 공중그네처럼 읽는 내내 살며시 웃을 수 있는

책이 우리 나라에서는 많지 않다고 생각했는데

이 책을 읽고는 잔잔하게 많이 웃었다.

 

철 늦은 사랑 노래 중에서

첫눈 오던날이란 부분에서는 웃음이 나지만

노처녀에게는 슬픈...

나른한 기대감에 공감을 했고,

 

시든 꽃의 고백 중에서는

어떤 자원 봉사라는 부분에서 어이 없는 웃음을 날려주었다.

자원 봉사를 하느라 자신의 자식은 어디서 뭘 하고 있는지 조차

알지 못하는 엄마에 대한 이야기는 웃지만 웃을 수만은 없게

만드는 힘이 있었다.

 

가을이 깊어갈 무렵 마흔 중에서는

독립선언 이란 부분에서 쓴 웃음을 주었다.

남 이야기 좋아하는 사람들이 시나리오와 소설 다쓰고

뒷담화를 했는데 당사자가 전혀 다른 결론으로

한방 시원하게 날려준다.

 

사회의 단면.

웃음으로 표현하지만 결코 웃기만 할 수 없도록 만들어 놓았다.

나는 이런 류의 책을 좋아한다.

직설적으로 잘못했어 라기 보다는

웃음이라는 코드를 가지고

겉으로는 웃지만 결코 웃지 못하게 하고 반성하게 하는 힘...

 

간만에 재미있는 책 하나를 발견했다.

 

YES마니아 : 로얄 k*****3 2011.01.06. 신고 공감 2 댓글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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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여자] 가을에 만난 당신의 이름은 '여자'
"[가을 여자] 가을에 만난 당신의 이름은 '여자'" 내용보기
제목이 참 이쁘다. "가을 여자" 오랫동안 이름만 들어왔던 작가의 작품을 처음 만나는 설레임도 있었거니와, 가을의 입구에서 만나는 가을 여자라니. 그 두근거림이 몇 배였는지 모른다. 하지만 이 책이 나에게 주었던 두근두근 설레임은 조금 달랐다. 처음 만나는 작가와 가을이라는 이름의 쓸쓸함까지 같이 더해져서 올 그 무언가가 기대되는 마음이랄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설
"[가을 여자] 가을에 만난 당신의 이름은 '여자'" 내용보기


제목이 참 이쁘다. "가을 여자"
오랫동안 이름만 들어왔던 작가의 작품을 처음 만나는 설레임도 있었거니와, 가을의 입구에서 만나는 가을 여자라니. 그 두근거림이 몇 배였는지 모른다. 하지만 이 책이 나에게 주었던 두근두근 설레임은 조금 달랐다. 처음 만나는 작가와 가을이라는 이름의 쓸쓸함까지 같이 더해져서 올 그 무언가가 기대되는 마음이랄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설레이면서 뛰었던 가슴은 우리들의 일상을 더 친근하게 만드는 이야기로 푸근해졌음이니...
 
스물 다섯편의 짧은 단편들 속의 이야기에서 그녀들의 추억을 듣게 된다. 여고 동창생을 오랜만에 만나는 자리, 오랜 세월을 뒤로 하고 갑자기 들려온 소식들의 반가움들, 꿈 많던 시간들. 어떤 노래 가사에서처럼 "~~ 여고시절" 이라는 말이 저절로 생각나게도 하는 이야기들에 잠시 추억에 젖어보기도 한다. 이 책 속의 주인공들은 40대를 전후로 한 주부들, 여자들의 이야기여서 아직은 그 나이대에 접어들지 못한 내가 이해 못할 거란 우려도 했는데, 나이가 무슨 상관이랴 그녀들의 일상이 지금의 현실에 녹아든 모습은 크게 다르지 않음인데... 
일상에 치이고, 가족들의 뒤치다꺼리를 하는 주부의 모습, 하지만 그 모든 것이 자연스러운 모습이면서도 여자의 삶의 한 부분들로 지켜보게 되는 이야기들. 하루하루의 소소한 일상들이었으며, 마음 속의 이야기들이었다. 숨쉴 곳을 찾는 것은 역시 인간의 한 모습이기에 더욱 공감과 이해를 불러일으킨다.
우리들을 때로는 속상하게 하고 기쁘게도 하는 것들이 그동안 우리가 살아왔던 모든 것이었을 거라 생각된다. 일상에서 느꼈던 모든 감정들, 생각들, 의미들이 여자들 당신(우리)을 살아가게 하는 모든 것이 되어왔던 것도 부정하지 않겠다. 언젠가는 내가 만나게 될, 어쩌면 지금도 흡수되어 있던 삶일지도 모르니...
 
여자의 시선으로 여자의 마음을 이리도 잘 그려냈을까 싶다. 어딘가에서는 여자의 적은 여자라 했는데, 여자의 마음을 가장 잘 알고 이해할 수 있는 것 또한 여자이리라 생각된다. 이 책이 그 마음을 다 담고 있는 것 같아서 말이다. 여자의 이야기를 이렇게나 담백하게 풀어낼 수 있는 것 역시 여자이기에 가능했던 것 아닐까? 작가가 가진 연륜이라고 느껴지기도 했지만, 이런 이야기들이 짧은 단편으로 끝나기에는 조금 아쉽기도 했다.
 
저녁에 밖에 나갔는데 한낮과는 다르게 확연하게 차이가 나는 서늘함이 묻어나더라. 어쩌면 가을이라는 단어가 이렇게 빨리 오는 줄도 모르게 갑자기 사라질 수도 있구나 싶어서 잠시 쓸쓸해졌다. 정말 지금이 딱, 가을의 맛이 나려는 날씨다. 한낮의 땡볕도 한밤중의 서늘함도 가을이구나 하는 생각에 잠시 하늘을 한 번은 더 바라볼 수 있는, 그래서 지금은 진정 가을스럽다는... 

 

n******i 2011.09.07. 신고 공감 2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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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내 생에 대한 어떤 예의와 존중을 하고 있을까??
"나는.. 내 생에 대한 어떤 예의와 존중을 하고 있을까??" 내용보기
단편들을 즐겨 읽는 편이 아니다. 좀 읽어진다 싶으면 끝나는 그 어이없음이.. 나는 좀체 적응이 되지 않아 웬만큼 흥미를 끌지 않고서는 찾아서 읽는 편이 아니다. 요번에 읽은 가을여자 역시.. 최근 투현마미님의 리뷰에게서 오쿠다 히데오의 책처럼 살며시 웃으며 읽을 수 있다는 말에 두 번 생각 않고 바로 읽어버렸다. 단편치고 자꾸 생각을 하게 하는 바람에 빠르게 읽히지는 않았
"나는.. 내 생에 대한 어떤 예의와 존중을 하고 있을까??" 내용보기

단편들을 즐겨 읽는 편이 아니다. 좀 읽어진다 싶으면 끝나는 그 어이없음이.. 나는 좀체 적응이 되지 않아 웬만큼 흥미를 끌지 않고서는 찾아서 읽는 편이 아니다. 요번에 읽은 가을여자 역시.. 최근 투현마미님의 리뷰에게서 오쿠다 히데오의 책처럼 살며시 웃으며 읽을 수 있다는 말에 두 번 생각 않고 바로 읽어버렸다. 단편치고 자꾸 생각을 하게 하는 바람에 빠르게 읽히지는 않았지만, 조금씩 나오는 실소와 뭔가 살짝 핀트가 어긋난 것 같은 상황 설정에.. 가볍게 읽으려던 마음과 달리 좀 무겁게 읽은 것 같다.

 

p.73

너는 겉멋이니 비본질적이니 하지만, 그 멋부림으로 자신의 남루하고 열악한 삶의 조건들을 깁고 메우고 다스려가지 않았다면 나는 아마 되는대로 팽개쳐졌을 거야. 나는 뒤틀리고 거친 삶 속에서 참 반듯하게 살고 싶어 구긴 옷을 정성껏 다리고 공들여 화장하면서 내 삶도 이렇게 아름답게 가꾸어지기를 바랐어. 멋부림은 내 생에 대한 예의고 존중이야. 뒤틀린 삶에 대한 보복이나 꾸밈이 아닌, 상처에 대한 깊은 사랑이야. 네가 보기엔 겉멋이어도 내겐 처절한 생존방식이고 존재증명인 셈이야.

YES마니아 : 로얄 j*******7 2011.01.09. 신고 공감 2 댓글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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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여자
"가을 여자" 내용보기
Part 1. 철 늦은 사랑노래그 가을의 사랑|첫눈 오던 날|복사꽃 그늘 아래서|비 오는 날의 펜팔|세월은 가도|간접화법의 사랑Part 2. 시든 꽃의 고백멋 또는 존재증명|어떤 자원봉사|방생|음악가의 어린 시절|긴 오후|요즘 아이들|건망증Part 3. 가을이 깊어갈 무렵, 마흔치통|독립선언|자라|서정시대|휴가|골동품Part 4. 꽃비, 떨어져 내리고익명의 삶|편지 친구|40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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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t 1. 철 늦은 사랑노래
그 가을의 사랑|첫눈 오던 날|복사꽃 그늘 아래서|비 오는 날의 펜팔|세월은 가도|간접화법의 사랑

Part 2. 시든 꽃의 고백
멋 또는 존재증명|어떤 자원봉사|방생|음악가의 어린 시절|긴 오후|요즘 아이들|건망증

Part 3. 가을이 깊어갈 무렵, 마흔
치통|독립선언|자라|서정시대|휴가|골동품

Part 4. 꽃비, 떨어져 내리고
익명의 삶|편지 친구|40세|금연선언|병아리|꽃핀 날

 

 

 

 국어사전을 옆에 놓고 한 단어 단어 찾아가며 읽게 하는 작가. 그녀가 사는 세상은 내가 사는 세상과 다른 곳인지 내뱉는 한 마디, 써내려가는 한 줄이 늘상 접해오던 말과 글이 아니다. 어려운 말을 쓰지도, 아는 체 하지도, 화려한 척하지 않으면서 낯설고 아리송한 세계로 인도한다.

 

 

 어쩐 이유에선지 같은 작가의 "유년의 뜰"은 쉽사리 읽지 못했는데, 우리 일상에서 쉬이 일어날 수 있는 스토리를 엮은 책이라 이 소설은 쉽고 편안하게 읽을 수 있다. 그 일상이 삼사십대 주부의 일상에 국한되는 것이긴 하지만. 더불어 남편의 고충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는 글이 있다는 건 아내 입장에서 도움이 되기도 한다.

 

 

 

 남의 밑에서 밥 먹는 월급쟁이들이 거개가 다 그렇듯, 사내라면 한 가지씩은 타고 나기 마련이라고 공인된 성질머리 죽이고 더러운 꼴, 아니꼬운 꼴 꿀꺽꿀꺽 삼키며 근무를 끝내고 만원전철에서 삼십 분, 다시 만원 버스에서 삼십 분 시달려 서울의 외곽 지대까지 오는 동안 그가 오직 원하는 것은 휴식뿐이었다.

 




b******2 2011.03.24.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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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에 가을이 찾아왔을 때
"인생에 가을이 찾아왔을 때" 내용보기
한국문학에 큰 뿌리를 내린 작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작가 오정희. 그를 대가라고 부르는 데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일반 독자들이 문학에 가까이 다가갈 수 있게 하면서도 문학 전공자들에게 조용히 일침을 가하는 그의 소설은 그래서 따뜻하고도 차갑다.   이 책은 짧은 콩트 형식의 소설들로 묶여 있다. 짧은 소설들인지라 가볍고 편하게 읽어나가려고 산 건데
"인생에 가을이 찾아왔을 때" 내용보기

한국문학에 큰 뿌리를 내린 작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작가 오정희.

그를 대가라고 부르는 데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일반 독자들이 문학에 가까이 다가갈 수 있게 하면서도

문학 전공자들에게 조용히 일침을 가하는 그의 소설은 그래서 따뜻하고도 차갑다.

 

이 책은 짧은 콩트 형식의 소설들로 묶여 있다.

짧은 소설들인지라 가볍고 편하게 읽어나가려고 산 건데

한 편 한 편들이 신기할 만큼 감동적이다.

이렇게 짧은 길이의 소설을 이만큼 완벽하게 써내려갈 수 있는 작가가 또 있을까.

역시 오정희란 생각이 든다.

 

인생의 절반을 살았고, 이제 절반이 남은 사람들의 이야기.

절반의 세월이 남긴 아픔과 슬픔, 그런데도 아직 남아 있는 희망에 대한 이야기다.

 

s*****i 2009.10.14. 신고 공감 1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