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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미치오 슈스케는 2004년 <등의 눈>으로 제5회 호러 서스펜스대상 특별상을 받으며 데뷔했습니다. 2005년도에 나온 <해바라기가 피지 않는 여름>은 작가 미치오의 두번째 작품으로, 제6회 본격 미스터리 대상 후보로 올랐죠. 우리나라에는 <샤도우>가 노블마인에서 출판된 적 있고, 이외 <래트 맨> 이라거나 <까마귀의 엄지> 같은 작품들이 계약되어 있다는 얘기를 언뜻 들은 것도 같습니다(언제 나올지는...먼산). 츠즈키씨의 소설을 읽었을 때, "혼돈"을 떠올렸습니다. "혼돈"은 중국의 괴물입니다. 천지개벽 시절부터 있었다는데, 눈, 코, 입, 귀의 일곱 구멍이 없고, 그 장소를 빙글빙글 돌 뿐이었다고 하네요. 그 괴물에게 하느님이 눈코를 붙여 주자, 혼돈은 혼돈이 아니게 되어 버려서 죽어 버렸다고 합니다. 그 신화가 계속 인상에 남아서, 츠즈키씨의 소설을 읽었을 때 "혼돈이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결말을 명확히 쓰지 않는다, 그래도 결말을 붙여 버리면 완전히 다른 것이 되어 버린다, 라는 점을 한 번 읽고 알았어요. 나도 언젠가 "혼돈"적인 것을 쓰는 것이 꿈입니다. 지금의 독자란 그런 것을 일체 받아들이지 않고, 결말을 확실히 붙여서 산뜻하게 해주는 걸 바라지만, 그런 사람들에게도 언젠가 "혼돈"적인 것을 부딪혀 보고 싶군요. 뭐, 내가 읽기로는 <해바라기가 피지 않는 여름>도 충분히 "혼돈"의 맛이 있어요. 랄까 초반부의 인상은 혼돈에 카오스 그 자체였습니다. 중반부로 진입하면서 적응됐지만, 처음에는 현기증, 불안, 소름끼침, 이런 감각이 지배적이었는데, 이건 저 '혼돈'이 야기한 감각이 아닐까 싶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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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바라기가 피지 않는 여름 向日葵の咲かない夏 미치오 슈스케 란가의 취미연구소 해바라기가 피지 않는 여름 / 미치오 슈스케 / 들녘 / 값 12,000원
-이 리뷰는 스포일러 없는 버젼입니다. 마음 껏 읽으세요.-
하지만 어쩔 수 없이 심리적 스포일러 2~5%는 감수하시기 바랍니다...리뷰가 다 그런거 아닌가요? ^^;
해바라기가 피지 않는 여름 한국어판 표지 이제는 많은 사람들에게 익숙한 주리님의 멋진 일러스트가 눈길을 확 잡아 끈다.
제 블로그에 자주 오시는 분들은 당연히 아시겠지만 저는 오리콘 순위를 꾸준히 모니터링하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관심이 가는 소설이 하나 있었는데 그게 바로 이 <해바라기가 피지 않는 여름>이었습니다. 올리는 건 만화책 순위 뿐이지만 소설에도 관심이 많기 때문에 문고판 순위도 빠짐없이 체크하고 있던 저는 우연히 이 흥미로운 소설을 발견했습니다. 만화책이야 제가 순위를 번역해서 올리기 때문에 순위 안의 모든 작품에 관심을 가지고 보게 되지만 그게 아닌 문고판 순위는 유명한 작가나 익숙한 제목 등에만 반응하고 있는 편이었죠. 그러다 보니 주로 히가시노 게이고 같은 유명 추리소설 작가나 제목이 익숙한 라이트 노벨들의 신간들 주로 눈에 들어왔었습니다. 하지만 이 작품은 다른 방식으로 제 눈에 띄었습니다. 이 작품은 2008년에 발매된 작품인데 30주 동안이나 상위권 순위에 머물고 있다는 것이 처음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입니다. 게다가 판매량은 80만부에 육박하고 있었습니다. 그러고 나서 제목을 보니 <해바라기가 피지 않는 여름>이라는 왠지 뭔가 뭉클한 사연이 있을 것 같은 연애담을 보여줄 기세인 서정적인 제목에 다시 한 번 관심을 가지게 됐습니다. 결국 관심은 링크를 타고 인터넷 서점의 책 정보 페이지로 넘어가기에 이르렀었죠. 그런데 이게 왠걸...이 작품은 제가 상상하는 그런 작품이 아니었습니다.
![]() 10월 2주 오리콘 문고 순위의 <해바라기가 피지 않는 여름> 33주 연속 랭킹에 들며 80만부가 팔렸다.
간략하게나마 초반 사건을 토대로 줄거리를 적어봤습니다만...뭔가 이상한 부분이 많이 보입니다. 이 작품은 추리계열로 분리되는 소설인데 죽은 친구가 다시 주인공 앞에 나타나질 않나, 10살짜리 주인공이 살인사건의 진상을 밝힌다면서 아무것도 모르는 테츠로를 은하철도999에 태워 위험한 여행에 끌어들인 마녀 메텔 마냥 무려 3살 먹은 여동생을 안드로메다행 열차에 무임승차 시키는 모습까지 보여줍니다. 이쯤 되면 이 소설이 제 정신인가 싶은 느낌도 조금 드는데요, 이런 부분이 이 소설의 재미를 가중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 또 아이러니하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주인공 소년 미치오는 9살 -물론 이건 일본식 나이 표기 방식으로 우리나라식으로 표현하면 11살입니다.- 초등학교 4학년입니다. 미치오의 여동생 미카는 3살입니다. 역시 우리나라 나이로 하면 5살이라는 나이인데 번역이 그냥 일본식 나이 그대로 되어 있어서 3살이라는 나이는 정말 너무 어리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게 만들어 버리는 면이있습니다. 뭐 이런 것은 차지하고라도 이 작품은 뭔가 부조리한 것들로 가득 차 있습니다.
이번 리뷰를 스포일러 없는 버전으로 정한 것은 이 작품 자체가 서술 트릭의 형태를 띄는 반전 소설이기 때문에 뭔가 설명해 버리면 소설을 읽는 재미가 꽤나 반감되어 버리기 때문에 일단 기본적인 정보를 제공하는 수준의 리뷰만 하겠다는 뜻입니다. 하지만 저도 작품 전체에 대한 이야기와 결말 부분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기 때문에 이 후에 다시 한 번 스포일러 가득한 버전의 리뷰를 또 할 생각입니다. 그때는 이 책을 읽으신 다른 분들도 책에 대해 리플로 이야기 할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 해바라기가 피지 않는 여름 한국어판 뒷표지 다 읽은 후 다시 표지를 살펴보면 꽤 많은 정보가 들어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일단 이 작품은 2005년에 일본에서 출간된 작품입니다. 생각보다 좀 되었죠. 하지만 미치오 슈스케라는 작가가 1975년 생으로 당시 갓 서른의 젊은 작가이다보니 크게 주목받지는 못했었습니다. 그래도 첫 장편이었던 2004년 작 <등의 눈>이 제5회 호러서스펜스 대상 특별상을 받으며 나름 화려하게 데뷔했다고 할 수 있는 작가입니다. 그리고 겨우 두번째 장편 소설이었던 2005년작 <해바라기가 피지 않는 여름>으로 2006년 제 6회 본격 미스터리 대상 최종 후보에 오르면서 주목을 받기 시작합니다. 게다가 바로 그 다음 해인 2007년에 <섀도우>로 제 7회 본격 미스터리 대상을 수상하기에 이릅니다. 국내에는 아직 <섀도우>만이 상을 탄 이력 때문인지 한국어판이 출간되어 있습니다. 그 후 '2007년 본격 미스터리 베스트 10'에는 <섀도우><해바라기가 피지 않는 여름>을 비롯해 <시신의 손톱>까지 무려 3작품을 10위 안에 랭크시키면서 명실상부한 주목받는 작가의 반열에 올랐다고 보여집니다. 최근에는 2008년 작품을 대상으로 하는 2009년판 『이 미스터리가 대단하다!』에서 작가 투표 1위를 차지했고, 2009년 상반기, 하반기 나오키상에 두 번 모두 후보로 이름을 올리기도 했습니다.
해바라기가 피지 않는 여름은 작년 2008년 여름에 문고판이 출시되었지만 눈에 띄게 판매가 된 것은 아니었습니다. 옆에 사진에서 보이는 것처럼 2009년 이후에는 일본에서 『이 미스터리가 대단하다!』에서 작가 투표 1위를 한 것에 중점을 두고 홍보를 했더군요. 일본 쪽 관련 기사를 검색해서 살펴보니 책 판매의 80% 이상이 2009년도 2월 1위 발표 이후에 이루어 진 것이라고 합니다. 그 만큼 『이 미스터리가 대단하다!』의 영향력이 크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일본 블로그를 뒤지면서 독자 리뷰를 읽어봐도 『이 미스터리가 대단하다!』에서 1위를 했다고 해서 구입했다라는 글이 꽤 많았습니다. 그리고 대부분이 여성 독자라는 점도 흥미로웠습니다. 가장 기억에 남은 리뷰는 아마 글쓴이가 중년의 주부인 것 같았는데 자신은 내용이 좀 무서울 것 같아서 천천히 보고 있는데 딸은 하루 만에 다 읽어버려서 놀랐다라는 내용이었습니다.
이렇게 이런 저런 정보를 모으고 있는 사이에 <해바라기가 피지 않는 여름>은 덜컥 정식 발매가 되어버렸더군요. 아마 일본에서 팔리고 있는 시기에 내는 것이 좋다고 판단한 것 같습니다. 인기작이 바로 바로 나와준다면 독자들이야 언제나 환영이죠. 게다가 제가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주리님 일러스트로 표지가! 꺄악! 어머 이건 사야해! 라면서 입속에서는 지름신이 머리 속에서는 뽐뿌신이 튀어나왔기 때문에 어느덧 집에 돌아온 저의 손에는 책이 들려있었습니다. 책은 460페이지가 넘어서 볼륨도 꽤 됩니다. 이라이트지를 썼는지 생각보다 가볍고 좀 더 두껍더군요. 이래저래 예쁘니까 대만족입니다. 그리고 저도 누군가의 따님처럼 순식간에 다 읽어버렸습니다. 주저리 주저리 말이 많았지만 감상을 얘기하자면 일단 책이 매우 몰입도가 있고 집중이 잘 되어 술술 읽히고 재미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부분에서는 씁쓸한 여운을 주고 있어서 과연 많이 팔릴만한 책이구나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살육에 이르는 병>도 여기저기서 꽤나 화제가 되면서 주목을 받았었지만 <해바라기가 피지 않는 여름>이 한 단계 더 위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받아들이기 나름이겠지만 <살육에 이르는 병>은 서술 트릭을 구사하며 탐정 소설과 추리 소설의 묘미를 살려 사건의 해결과 반전에 초점을 맞춘듯 하지만 저는 <해바라기가 피지 않는 여름>이 주는 씁쓸한 느낌과 부조리한 세계, 그리고 거기서 느낄 수 있는 메세지가 더 마음에 듭니다. 별 다른 장치 없이 텍스트의 힘만으로 서술 트릭을 자연스럽게 구사하고 다 읽은 후에 그러한 트릭을 무릎을 탁! 치며 이해할 수 있었던 부분이 매우 마음에 듭니다.
"알아요? 나, 오늘로 열 살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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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나약한 존재입니다. 다른 동물들에 비하여 무척이나 긴 보살핌이 필요하고 많은 애정을 갈구하며 끝없는 관심을 요구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것의 역은 어떨까요? 긴 보살핌을 받지 못하고 많은 애정을 거부당하며 끝없는 무관심 속에서 살아가는 인간이라면, 그 인간은 나약한 존재일까요? 아니면 비정상적으로 강한 존재가 되는 걸까요?
"S는 자살한 거지?" S는 흥, 하고 병 안에서 나를 올려다봤다. "내가 뭣 때문에 자살을 하는데? 나는 살해당했어." -107p
미치오는 담임 선생님의 심부름으로 결석을 한 S에게 유인물을 챙겨주기 위하여 S의 집으로 향합니다. 하지만 S의 집에서 미치오를 반겨준 것은 목을 매단 채 싸늘하게 식어 있는 S의 시신이었습니다. 놀란 미치오는 곧바로 학교까지 뛰어가 자신이 본 것을 담임 선생님에게 알립니다. 하지만 담임 선생님이 경찰들과 함께 S의 집에 갔을 땐 시신은 깨끗하게 사라진 상태였고 가구들도 가지런히 제자리에 있었습니다. 그러나 경찰들의 조사 결과, 자살의 흔적은 분명히 있었습니다. 결국 경찰은 미치오의 시신을 찾는 데에 모든 신경을 집중하고서 대대적인 조사에 들어갑니다.
한편 사건이 발생한 지 일주일이 되는 날, S는 갑자기 미치오의 눈앞에 나타납니다. 그러나 S는 더 이상 사람의 모습이 아니었습니다. 살아 있었을 때 어딘가 음침하고 어두웠던 S는 그때의 모습을 쏙 빼닮은 거미로 환생해 미치오 앞에 나타난 것이었습니다. 그리고는 거미의 몸으로 S는 미치오에게 부탁을 합니다, 자신의 시신을 찾아달라고 말이죠.
"그런데, 미치오." S는 약간 진지한 말투로 말했다. "방금 내가 말한 내용이 모두 진실이라고 생각하지 않는 게 좋아." "무슨 말이야?" "너무 믿지 말라는 거야. 지금 이 얘기는 어디까지나 내 추리이고 하나의 가능성일 뿐이야. 이게 정말인지 아닌지, 우리는 아직 몰라. 사람은 한 번 이렇다고 생각하면 쉽게 그 생각을 바꾸지 못하거든. 그렇게 되면 앞으로 눈앞에 이 이야기하고 모순되는 어떤 게 나타났을 때 거기에 대응할 수 없게 돼. 말하자면 현상을 정확하게 볼 수 없게 된다구." -121p
기본적으로 '해바라기가 피지 않는 여름'은 주인공인 미치오와 여동생인 미카, 거미로 환생한 S, 이렇게 셋이서 추리를 하고 범인을 찾아나섭니다. 그러나 독자들은 이야기가 진행될 때마다 뭐라고 설명하기 어려운 위화감이 커져가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그 위화감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밝혀지는 진실 앞에서 차츰 그 본모습을 드러냅니다.
S의 병에 무당거미를 넣었을 때를 떠올렸다. 그때 나는 잔인한 짓을 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조금은 이해했다. 일이 순조롭지 않을 때, 자신의 마음을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다고 느낄 때, 사람은 평소에는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무서운 행동을 저질러버린다. 나는 몸소 그 사실을 경험했다. -352p
숨겨두고 싶고 잊고 싶고 지워버리고 싶은, 그러나 현실이기에 감당해야만 하는 공포. 이 공포 앞에서 인간이란 존재는 너무나 나약합니다. 인간은 그 공포에 짓눌려 어둠 속에서 허우적거리다가 생각합니다. 이 공포를 이겨낼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정답은 단 하나. 자기 자신이 바로 그 공포가 되는 것입니다.
"저뿐만이 아니에요. 모두가 자신의 이야기 속에 있잖아요. 자신만의 이야기 속에요. 그리고 그 이야기는 항상 뭔가를 숨기려고 하고 또 잊으려고 하잖아요." -436p
어둠 속에 오래 머물고 있으면 빛을 보았을 때 반가움보다 거부감을 먼저 느끼게 됩니다. 망막을 찌르는 빛줄기에 환희의 기쁨보다 울컥, 하고 짜증이 치밀어오릅니다. '해바라기가 피지 않는 여름'에 등장하는 미치오는 그런 아이입니다. 어둠에 익숙해져서 빛을 발견해도 그것에 손을 내밀지 않을 아이입니다. 그렇기에 독자는 마지막 결말에서 짙은 씁쓸함을 맛보게 됩니다. 그리고 흐릿하게 인식할 것입니다. 어느 사이엔가 미치오의 그림자와 함께 자신의 그림자도 흔들리고 있음을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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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 일찌기 아가사 크리스티 여사도 [애크로이드 살인사건]을 통해 '다 보여주지않았다고 거짓말했다고 할 수 없지'라는 것을 보여주셨지만, 그리고 교고쿠 나츠히코의 잊지못할 명작, [우부메의 여름]에서도 '작가가 왜 카메라처럼 촛점을 다 맞춰서 독자에게 다 보여줘야 하는건데?'를 어필했지만, 정말 이렇게 뒷골을 잡을줄 몰랐다. 다음부터는 미치오 슈스케의 작품을 읽을때엔 반드시 의심에 찬, 회의적 시각으로 잡겠다.
솔직히 맨첫장면부터 작가는 '거봐, 난 거짓말하지 않았어. 충분히 암시를 줬다고'라고 말할 수 있겠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식스센스]를 다시보면서 '아아아, 그게 그런 거였구나'할 만큼하지 않다. 왜냐면, 이야기는 상당히 거북한 범죄이다.
초등학생 여름방학식날이다. 미치오는 반에서 왕따를 당하는 친구 S가 결석을 하자, 과제물과 제출된 과제를 돌려주는 임무를 자원한다. 그 마을에선 얼마전부터 고양이와 개가 다리까지 부러진채로 입에 비누를 물고 있는 채 살해당하는 악질적인 장난이 벌어지고 있으며, 미디어까지 주목하고 있는 상태이다. 다소 외떨어진 S의 집으로 가면서 미츠오는 이런 자세로 발견된 개의 사체를 보게된다. 게다가, S의 집에선 S가 목을 맨채로.... 미치오는 학교로 달려가 담임인 이와무라선생에게 말을 하고, 집으로 보내진다.
이런 충격적인 경험을 했음에도, 오히려 불려오게된 것에 화를 내는 이상한 미치오의 엄마. 그녀는 미치오의 동생 미카만이 보이는듯, 미치오에게는 갖은 언어폭력을 다한다. 그런 가정임에도 힘을 쓰지 못하는 거북이 같은 미치오의 아빠. 아빠로부터 미치오는 사람은 죽어서 7일 뒤에 다른 모습으로 환생할 수도 있다는 말을 듣는다. 그리고 S는 7일 뒤 거미의 모습으로 미치오를 찾아와, 자신은 자살이 아니라 살해당했다고 도움을 요청한다.
이리하여, 미치오는 동생 미카를 데리고 거미모습의 S와 함께 유력용의자인 이마무와 선생의 뒤를 좇는다.
마치 좀 더 잔인한 버전의 [환상특급]을 보는 듯, 평온한 일상 가운데 숨겨진 폭력과 사체에 대한 잔인한 행동, 평온한 얼굴에서 나오는 정말 비누로 귀를 닦고픈 말 등은 마치 매질해서 얼얼해진 것같이 읽는이를 얼빠지게 만들어 이야기를 고분고분 따라가게 만든다.
중간에 어떤 추리를 한다는 것은, 이 저자의 태도, '자자, 이건 소설, 픽션이지 역사책이 아니라고'와는 맞지않는 어려운 시도가 된다. 저자의 뛰어난 이야기 솜씨에 독자는 끝까지 호기심에 따라가서 읽고, 뒷목을 잡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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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뒤틀어진 추억 속에서 살아간다. 그리고 우리가 살아가는 지금은, 그 뒤틀어진 추억을 지탱하고서 존재하는 것이다. 우리 인간들은, 너무나 나약하거나 너무나 강하다. 인간의 나약과 강함은 동전의 양면과 같다. 양면성의 경계에서 인간은 자기 자신을 지키기 위해 자기 자신을 기준으로 사건을 재배열하고 재해석하여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그렇게 자신의 세계관이 생긴 인간이 다른 세계관을 가진 인간들과 관계를 맺으며 더 나아가 여러 제도와 규칙에 의해 인간은 사회를 이루고 살아간다.
나에게 책을 권한 그가 조심스럽게 물어본다.
' 사람을 불쾌하게 만드는 책이야. 이 작가는 참 이상한 사람이야. 왜 알고 싶지 않은 진실을 알려주는 걸까? 그걸 굳이 인식 시켜주지 않아도 되잖아. 인식시켜주는 것에서만 끝나지 않고 그걸 공포화 시키기까지 하잖아. 불쾌했어. '
' 그런데, 참 서러운 기분이 들어. 불쾌하고 공포스러운데 인간이라서 서러워. 내가 이 책에서 느낀 추억이나 기억의 변질은 자기 자신을 지키기 위한 본능 같은 행위였거든. 나는 끊임없이 그 행위를 하고 있었는데 새삼 깨달으니까 막 서러워지는 거야. 그리고 기억너머의 내 옛 사랑을 떠올리니까 혼동스러워지잖아. 내가 추억하는 옛사랑인 그는 그 인걸까? 난 무엇으로 부터 달아나고 싶었던 걸까? 난 무엇을 기억하고 싶어 크게 왜곡하고 무엇을 감추고 싶어 잊혀버렸을까? 그도 그런 걸까?
' 비참함도 느꼈어. 어느덧 추억과 기억의 변질이 자신의 공간 형성이라는 걸 굉장히 상징적으로 보여주잖아. 병의 공간이라거나, 거미줄처럼. 그 형성된 공간 속에서만 나라는 인간이 존재할 수 있는거야. 그리고 변질된 것들이 이미 나인거지. 굉장히 비참해지지 않아? 공간 외에선 내가 뭘 어떻게 생각하든 어느 누구도 관심 없어. 공간 속에서만 나라는 사람이 존재의 의미를 가지는 거야. 그리고 그 존재는 어디까지가 진실이고 어디까지가 변질된 것인지 이미 알 수 없게 되어버린 거지. '
' 처음에 말했듯이, 작가는 이미 진실과 변질된 기억으로 얼룩진 공간이라는 것조차 모른 채 잘 살고 있는 사람에게 변질된 기억을 일깨워 주는 걸까? 그리고 왜 진실을 알려고 하는 걸까. 잊고 왜곡했다면 다 이유가 있는데 말이지. 게다가 그 본능적인 행위에 잘잘못을 따지지도 않아. 아 그게 진실이구나. 그냥 알고 싶었을 뿐이야 이런 반응이라니까. 그럼 진실이 들추어진 나는? '
' 정말 최악의 작가야. 무섭게 하고 싶으면 100만년 한 서린 유령을 등장시키라고. 인간의 본질을 꿰뚫지 말고. '
' 그건 (잠지 주춤거린다), 내 친구들에게는 권하지 않을 거야. 자장면을 먹는데 그 자장면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보여줄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 사실, 세상에 존재하는 수많은 가공식품들의 제조 과정을 보면 먹을 게 거의 없을걸. 그걸 내 친구들에게 보여줄 필요는 없잖아. 그런데 이런 건 있어. 그렇다고 그 제조과정을 관가할 수는 없다는 거지. 분명 경각할 필요가 있는 문제인건 변함없는 사실인거지. 그래서 내 친구들에게는 권하지 않지만, 정식적으로 유대할 수 있는 사람이 있다면 꼭 권하고 같이 이 작가를 씹겠어. 나쁜 놈이라고. 유린당한 기분이라고 고함도 막질러가면서. 원래 누군가를 씹으면 급속도로 친해지는 법이잖아.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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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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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이건 소름끼치는 반전도 뭐도 아니다. 그저 상식을 뛰어넘은 판타지일뿐…
미치오 슈스케 작품은 이게 처음인데... 설마 다른 작품도 다 이런 스타일인가? 그를 다룬 일본 다큐멘터리를 보고 참으로 별난 작가다 싶었는데... 역시 글은 글쓴이의 성향이 그대로 나타나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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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제6회 본격 미스터리대상 후보에 올랐던 작품입니다. 미치오 슈스케의 작품으로는 '외눈박이 원숭이' 이후로 두 번째 읽는 것인데 이번엔 좀 별점을 낮게 매겼습니다. 일단 스토리를 끌고가는 글 솜씨는 확실히 탁월합니다. 그러나 아무래도 주인공이 아이라는 점 때문에 살짝 심각성이 떨어진달까요. 끔찍한 사건인데도 끔찍하지 않게 느껴지는건 그런 아이의 시각으로 바라본 거리감 때문이기도 하고, 작가의 자세한 묘사가 없기 때문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미 이야기의 시작부터 동생의 죽음을 전제 하에 회상하는 장면이 나오기 때문에, 그리고 '외눈박이 원숭이' 때도 그랬듯이 몇 가지 일들은 대략 유추 할 수 있습니다. 이 책 또한 일종의 서술트릭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누구나 언급하는 뒤통수를 한 대 맞은 것 같은 결말이 존재합니다. 서술 트릭은 항상 대단하다고 작가를 극찬하게 되는데 이 소설의 스타일은 좀 취향이 아니라서 점수를 낮게 매겼습니다. 미물로의 '환생'이라는 개념보다는 캐릭터를 내세우는 것이 좀더 정정당당하다고 생각하는 면이 있어서 그런 것 같습니다. 미치오 슈스케의 등장 인물들은 모두 행복하지가 않습니다. 말할 수 없는 취향을 지닌 수상한 사람, 괴롭힘에 대한 반작용에서 나타나는 파괴적인 성향을 지닌 사람, 부모에게 사랑받지 못하는 사람, 마음의 병을 앓고 있는 사람 등.. 시체가 나오는 소설이지만 범인은 그다지 중요하지 않습니다. 숨겨져있던 한사람 한사람의 모습이 드러남으로써 그들의 어떤 당위성이 보이게 된달까요. 그런 면에서 취향이 아닌 소설이었지만 당분간 미치오 슈스케의 소설은 관심을 갖고 읽어보고 싶은 면이 있습니다. 정통 추리물은 아니지만 단순히 악인이 가해자가 되어 피해자를 만드는 개념의 소설은 아니기 때문에 작가의 인간에 대한 생각이 관심을 가지게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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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바라기가 피지 않는 여름 미치오 슈스케 지음 들녘
작가 미치오 슈스케의 두 번째 장편소설이다. 책의 두께가 유난히 두꺼운 탓에, 역자의 '옮긴이의 말'을 먼저 읽어보고 소설을 읽게 되었다.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커지는 위화감과 의문. 미치오와 미카는 왜 이렇게 어른스러운 걸까? 미치오의 엄마는 왜 미치오를 미워하는 걸까? 도대체 누가 시체를 가지고 간 걸까?' 등등의 의문점을 제시한 대다가, 결말을 향할수록 이야기는 어지럽게 전개되고, 놀라게 만드는 결말을 예고하고 있었다. 그런데 생각지도 않게 초반에 벌써 이와무라 선생을 범인으로 지목하고 있어서, 더욱더 혼란스러웠다. 놀라운 결말이라고 했으니, 이와무라 선생이 범인이 아니라는 소리인데, 초등학교 교사가 학생을 살해한 것 보다 더 놀라운 결말이라면 도대체 누가 진범인 것인지…. 궁금함을 누룰 길이 없어서 결국은 끝까지 읽어내고 말았다. 아차! 역자 후기를 먼저 읽는 것이 아닌데…. 어쩌겠는가? 이 작품은 미치오 슈스케를 미스터리계의 기린아로 부상시킨 출세작이라고 한다. 작가와 같은 이름의 '미치오'를 주인공으로 내세웠고, 마지막 책장을 덮으면서 그렇게 주인공 이름을 정한 나름대로의 이유를 납득할 수 있었다. ㅠㅠㅠ 부조리한 일이 연속적으로 발생하는 환상소설 같으면서도 읽는 내내 심기가 불편해지는 등의 복합적인 감정을 자극하는 일종의 사이코서스펜스라고 할 만하고 또한 결말 부분에 이르러 모든 수수께끼가 풀리는 재미가 있는 본격 미스터리라고 분류된다. 초등학교 4학년의 남학생 미치오는 부모님과 여동생 미카와 함께 생활한다. 여름 방학을 앞둔 종업식 날, 미치오는 담임 선생님 이와무라의 심부름으로 결석한 학우의 집을 찾아 간다. 미치오는 방학 숙제와 유인물을 전해주기 위해서 찾아간 친구 S의 집에서 옷장 문에 목을 매고 죽은 S의 시체를 발견하게 되고 이 소식을 전해들은 이와무라 선생님과 경찰이 현장을 갔을 때는 시신은 사라지고 현장은 깔끔하게 정리된 상태였다. 오히려 미치오가 헛소리를 하는 건 아닌가 하는 오해를 받게 된다. 죽은 사람이 다시 환생한다는 말도 안되는 상황과 거듭되는 거짓말 들로 인하여 다소 혼란스럽기는 하다. 책을 읽는 내내, 죽은 친구 S의 환생? 이게 말이 돼는 거야? 더군다나 그 S거미를 통해서 알게 되는 진실들이 너무 많은데? 이걸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지? 하는 혼란이 가득하다가, 결국 결말 부분에 이르러서야, 그 모든 혼란이, 태아 때 죽은 동생의 환생이라 믿는 미카라 부르는 도마뱀, S의 환생이라 믿는 거미, 도쿄 할머니라 믿는 고양이의 존재 모두 미치오의 생각 속에서 벌어지는 추리와 계획이라는 것을 뒤늦게 깨닫게 된다. 2014.1.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