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제 강점기에 도입된 일본식 농업기술이 이 땅의 농업을 전횡한 사실은 널리 알려져 있다. 그러나 재래의 농업기술체계가 그와 충돌하며 식민지 조선의 농업과 사회를 지탱해온 사실은 잘 알려져 있지 않다. 이 재래 기술체계의 주축은 조선사회가 역사적으로 발전시켜온 지역화한 소농농법이었다. 이 기술체계들은 지역마다의 생태조건과 한반도가 처한 자연환경을 반영하여 성립하였다. 그리고 이것을 품은 농촌사회와 농민문화의 깊숙한 곳에 강고하게 똬리를 틀고, 이들을 규정하고 있었다. 한국의 문화 그리고 각 지역의 문화의 본성에 대한 통찰을 노련한 노농(老農)들의 경험담으로부터 얻을 수 있고, 이로부터 우리를 둘러싼 자연과 사회에 대한 통합적인 설명력의 모범을, 그리고 자연과 사회가 공생하는 방식에 대한 상상력의 원천을 구할 수 있는 까닭이 여기에 있다하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