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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ncer and the ci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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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채널을 돌리다 아주 우연히 보았던 ‘섹스 앤더 시티(흔히 SACT라고 줄여쓰기도 한다)’의 한 에피소드가 인상적이었다. 사만다가 암에 걸렸고, 그래서 화학 치료를 받느라 머리가 빠지자 가발을 쓰고 유방암 후원의 밤인지 뭔지에 가서 연설을 하게 된다. 그저그런 연설에 시큰둥한 청중들의 반응 때문인지 약 때문인지 땀이 나고 몹시 더워진 사만다. 갑자기 가발을 ‘훌러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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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채널을 돌리다 아주 우연히 보았던 ‘섹스 앤더 시티(흔히 SACT라고 줄여쓰기도 한다)’의 한 에피소드가 인상적이었다. 사만다가 암에 걸렸고, 그래서 화학 치료를 받느라 머리가 빠지자 가발을 쓰고 유방암 후원의 밤인지 뭔지에 가서 연설을 하게 된다. 그저그런 연설에 시큰둥한 청중들의 반응 때문인지 약 때문인지 땀이 나고 몹시 더워진 사만다. 갑자기 가발을 ‘훌러덩’ 벗어버린다. 다들 알고도 모른 척 하는 사실을, 공식 사실로서 받아들이도록 당당히 커밍아웃 하는 순간, 많은 여성들이 진정한(?) 환자, 열심히 싸우고 있는 자신의 모습을 당당히 드러내며 진심으로 호응한다.


이 책을 읽는 동안 SACT가 자꾸 떠올랐던 건 제목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치료를 받는 동안 기분좋은 멋진 디자이너 신발을 신고 다니며, 자신의 치료를 자신의 일거리(만화소재)로 활용하는 모습에서 캐리의 모습이 보이는 듯도 했지만, 어쨌든 ‘잇’레스토랑의 사장과 ‘잇’헤어드레서, ‘잇’암전문박사가 등장하고 바삐 돌아가는 일상을 즐기는 워커홀릭과 낭만적인 사랑이 범벅된 ‘가상현실’ 즉 ‘드라마’같았기 때문이다. 어쨌든 마리사에게 실제 일어났던 사건이기에 이 모든 드라마틱함이 더 ‘드라마’같았는지도 모르겠다.


7,8년쯤 전에, 지방에 사는 절친한 친구가 서울에서 유방암 수술을 받고, 화학요법으로 병원에서 주사를 맞는 동안 몇 번 함께 있었지만, 그 두려움이라든가 어려움에 대해 진정으로 알지 못했다는 사실을 이 책을 읽고서야 알았다. 친구가 밝게 지내고 병원을 다녔기에 난 그 고통이 주사를 맞는 두어 시간의 시려움과 혈관이 굳어가는 신체적 고통 정도를 짐작했을 뿐이었다. 이 책을 읽는 동안 내 친구에 대한 존경심과 그 상황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했던 내 자신에 대한 한심함으로 심장이 저려왔다.


이 책은 암에 대해, 엄밀히는 암의 치료과정 중 화학요법, 그중 CMF라는 치료에 대해서 설명해주지만, 책을 덮으며 얻는 감동은 그런 지식 때문이 아니다.

긍정의 강력한 힘. 사랑의 강력한 긍정적 역할. 생의 목적에 대한 탐색. 

‘왜’ 그토록 힘든 치료를 잘 받을 수 있었는지를 살피다보면 내 현재 생활에 대해서도 돌아보게 만들기에 눈물을 서너 번 정도 닦으며 읽었다. 

n*****i 2009.11.30.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만화‘를 ’책‘으로 보게 만들어준 ’만화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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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 대한 첫 느낌] 유방암을 극복한 뉴욕 잇걸('it' girl)을 다룬 책을 남자가 읽는다는 것이 처음에는 다소 불편했다. 보편적 가치가 많이 작용하는 만화라는 장르가 남녀 구분법 사고를 많이 희석시켜주긴 했지만, 다루고 있는 소재는 평생 경험할 수 없는 내용이라 생뚱맞은 느낌을 극복하기는 쉽지 않았다. 이 난제를 극복하게 한 것은 ‘책’이라는 매체가 갖는 힘이었다. 책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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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 대한 첫 느낌]

유방암을 극복한 뉴욕 잇걸('it' girl)을 다룬 책을 남자가 읽는다는 것이 처음에는 다소 불편했다. 보편적 가치가 많이 작용하는 만화라는 장르가 남녀 구분법 사고를 많이 희석시켜주긴 했지만, 다루고 있는 소재는 평생 경험할 수 없는 내용이라 생뚱맞은 느낌을 극복하기는 쉽지 않았다. 이 난제를 극복하게 한 것은 ‘책’이라는 매체가 갖는 힘이었다. 책이라면 사두고 보는 습성과 ‘어떤 책이라도 나의 삶과 무관한 책은 없다‘는 평소의 소신이 암에 대한 호기심에 더해져 드디어 책을 손에 넣게 되었다. 즐거운 일이었다.

 

[책을 처음 펴고 30페이지 가량 읽고 난 후의 감상]

평소에 생각하고 있던 만화라는 장르를 다시 생각하게 만드는 심각한 도전을 받았다. 글이 춤을 추고 만화가 실감났다. 글이 만화이고 만화가 움직이는 글이었다. 참으로 묘한 인상을 받았다. 이런 느낌을 갖게 된 데는 소민영씨의 탁월한 번역이 큰 역할을 하였다. 큰 박수를 보낸다. 보통 만화라면 앉은 자리에서 금방 다 읽는 것이 예사인데 이 책은 ‘만화책’이라는 타이틀을 붙이기도 힘들 정도로 책을 읽는 것과 같은 정도의 시간과 집중력이 필요했다는 점 또한 한번 읽고 나면 그만인 가벼운 책은 아니었다는 반증이다.

 

[책을 이끄는 인물과 인물들]

주인공 마리사는 만화작가로서 여러 출판사에 자신의 만화를 팔면서 살아가는 직업여성이다. 뉴욕의 유행을 선도하는 ‘잇 걸’로서 당당하고 자신에 찬 여성이다. 그러나 야하고 무뇌적인 인간일 뿐인 화려한 족속과 명품족인 자신과는 철저히 차별한다. 진실, 선, 개성과 부도덕, 불성실, 거짓을 구분할 줄 아는 멋진 여성이다. 처음 자신이 유방암에 걸렸다는 사실과 더 이상 여성으로서의 기능을 수행할 수 없고 약속한 결혼도 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불안과 원망이 그녀를 사로잡는다. 여느 여성처럼 낙담하고 실망하고 원망하는 그녀가 너무도 인간적이라서 좋았다. 유방암에 걸렸다는 사실을 알기 전에 결혼을 약속한 이탈리아 레스토랑 경영자인 실바노 역시 너무도 멋진 남성이다. 그에게 치근대는 뭇여성을 마다하고 마리사와 결혼하기로 한 실바노는 마리사가 암에 걸렸다는 사실에도 전혀 애정이 식지 않았고, 오히려 더 따뜻하게 자신의 진실과 사랑을 보여주었다. 또한 마리아가 실수로 들지 못했던 의료보험으로 엄청난 비용을 부담하게 되자 자신이 돈을 감당할테니 건강에만 신경을 쏟아라는 그의 여유로움이 한편으로 부럽고 돈이 여유와 행복을 만들구나 라는 자본주의의 일면을 생각하고 약간 씁씁하였다. 이 책에서 결코 빠질 수 없는 인물이 한명 있다. 마리사의 엄마이다. 그녀의 호들갑과 딸에 대한 애정은 과히 한국의 극성적인 어머니보다 더했으면 더했지 덜하지는 않겠다는 생각을 하였다. 하지만 이러한 그녀의 분주함과 엉성함이 세상 어디에나 있었으면 좋은 엄마의 성격으로 비쳤다. 엄숙하고 자애로운 엄마의 상이 사람을 어느 정도 질식하게 한다면 마리사의 엄마는 자녀에게 자유와 희망을 준다는 점에서 가벼움이 때로는 인생의 진수가 아닐까 싶다. 그 외 많은 베프(Best Friends)와 가족들은 여러 모습, 여러 성격, 여러 직업을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동료와 가족을 사랑하고 배려해 준다는 점에서 너무도 행복한 시티의 행복한 사람들이었다. 이들을 만나서 그들의 생활과 생각을 엿볼 수 있었던 것만 해도 책읽기 시간이 너무 보람되었다.

 

[책을 끝내고 난 후]

무릇 책이란 사람을 만나고 사람을 알아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책 속 등장인물들의 삶이 나의 삶과 결코 무관할 수 없는 것은 그들도 나와 같이 주어진 삶을 살아가는 한 생명체라는 이유뿐만 아니라 생존 이유가 어떤 경우라도 활자라는 매개물을 통해서 읽는 이의 마음을 울려 어떤 형식이든 영향력을 행사한다는 점이다. 이번 마리사의 암 투병기를 다룬 ‘캔서 앤더 시티’는 절체절명의 상황에서 인간적인 고민, 희망, 사랑, 관계의 모든 면을 다 보여준 훌륭한 책이었다. 우리나라 만화가들도 세계에 내놔도 결코 뒤처지지 않는다. 난 그들도 이보다 더 훌륭한 울림이 있는 만화를 그려 세계 사람들이 공감하고 즐겨 읽는 책이 탄생하길 기대해 본다.

l******2 2009.11.26.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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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뉴요커의 유방암 투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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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은 커녕 미국땅 어디도 밟아본 일이 없는 나이건만 헐리우드 영화는 어찌 그리도 많이 보았는지 때론 미국적 사고와 감성을 아는 듯한 착각을 한다. 그것이 착각임을 '캔서 앤더 시티'를 읽으면서 느꼈다. '역시 미국인, 아니 뉴요커는 다르구나!  같은 암에 걸려도 우리와는 사뭇 다르게 반응하는구나' 싶었다.     뉴욕의 잘 나가는 만화가 마리사, 화려한 싱글 생활을 구가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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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욕은 커녕 미국땅 어디도 밟아본 일이 없는 나이건만 헐리우드 영화는 어찌 그리도 많이 보았는지 때론 미국적 사고와 감성을 아는 듯한 착각을 한다. 그것이 착각임을 '캔서 앤더 시티'를 읽으면서 느꼈다. '역시 미국인, 아니 뉴요커는 다르구나!  같은 암에 걸려도 우리와는 사뭇 다르게 반응하는구나' 싶었다. 

 

 뉴욕의 잘 나가는 만화가 마리사, 화려한 싱글 생활을 구가하다가 마흔 셋에 꿈에 그리던 남자를 만나 결혼하게 되는데, 결혼을 불과 3주 남겨 놓고 하필 유방암 진단을 받게 된다. 그녀는 어떻게 이 불청객인 암을 받아들이고 투병하게 될까?  결론부터 가보면 이 책 부제가 말해주듯 그녀는 '킬힐을 신고 유방암과 싸워 이긴다'  얄밉도록 잘 말이다

 

나도 암과 동거중인지라 더 열심히 내지는 유심히 이 책을 읽었다. 읽으며 가장 심하게 부러웠던 것은 미국 병원에서는 정말 친절하고 자세하게 병의 상태를 알려주고 치료 및 부작용, 생활에 대한 안내를 해준다는 거였다. 또 환자가 의사에게 질문을 퍼붓는 것이 가능하고  자유롭게 스케줄을 의논할 수 있다는 것도 놀라웠다. 우리 실정에서는 환자들이 암이라는 큰 병에 질려, 병원에서 하자는대로 순순히 치료의 수순을 밟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의사를 만난다는 것은 긴 기다림 끝의 '알현' 수준인 경우도 많았고  '괜찮다, 다음에 보자' 이상의 자세한 설명을 듣기도 어려웠다.  나도 바쁜 의사 선생님을 이해하기에 바빴고, 내 병인데도 정확한 병의 상태나 진행 과정을 모르는 때도 있었다.

 

 딱 하나  대한민국의 의료 시스템이 앞서가는 것도 있다. 의료 보험이 없어 절망하는 마리사에게 돈많고 너그러운 약혼자 실바노가 몇십만 달러의 의료비를 책임지겠다는 말을 하는 대목이 나온다. 세상에! 이렇게 영화같고 신데렐라 같을 수가...!! 이런 애인을 만나지 못하는 여자들은 어쩌란 말인가? 약혼자 덕을 보는 마리사에게 암환자는 실제 의료비의 5퍼센트만 내면 되는 대한민국을 자랑하고 싶을 지경이다.

 

 암과 싸우는 과정도 우리와는 다르지 않나 싶다. 물론 마리사도 암선고를 받았을때 '우주의 진공 청소기가 나를 블랙홀로 빨아 들였다는 느낌'을 받는다. 이 책에서도 자신의 인생을 before cancer와 after cancer로 나누어 그리기도 했다. 그럼에도 마리사는  후줄근해보이기 싫어서 머리카락이 빠지지 않는 화학 요법을 받고, 늘어나는 체중에 극도로 민감하며,  무엇보다도 치료 받으러 갈 때마다 있어보이는 패셔너블한 구두로 바꿔 신으며 위안을 얻는다. 환자지만 여자로서의 매력은 죽어도 잃지 않으려는 노력에 같은 여자로서 공감한다. 그래도 '뭐야, 정신 못차렸군!'이란 생각이 살짝 들기도 했다. 엄숙하고 진지한 모드로 치료에 임하며  '암, 그 놈에게 가슴 한 쪽 떼어줬어. 이거 먹고 나가 떨어지라고''''라며 허허 웃던 까까머리의 환우들을 많아 봐서일까?

 

 이 책의 저자 마리사 아코첼라 마르케토는 실제 만화가로서 암투병 중에 자신의 이야기를  잡지에 실었다가 이 후 이 책으로 펴냈다. 그래서인지 자신의 겪는 모든 것을 있는 그대로 남기고 그리려는 놀라운 프로 정신이 곳곳에서 느껴진다.  마감을 맞추느라 밤을 새워가며 만화를 그리고 (암환자가 이래도 되는 걸까?) 자신을 치료하는  의사나 의료진을 인터뷰하고 녹음하고 묘사하며, 그림을 그려야하기에 목숨과도 같은 오른 손에 주사를 맞아야 할 때는 두려워하고 망설인다. 암환자지만  단순히 목숨의 연수를 늘리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진정 살아있다는 느낌이 중요하기에 그녀는 그리고 그리고 또 그린다. 암을 겪기에 더 치열한 그녀의 삶이 아름답다.

 

  '마지막 방사능 치료, 최대한 빨리 끝나기를 빌었던 기억이 난다. 그리고 유한한 우리의 인생을 생각했다. 얼마나 이 곳에 있었던 시간이 짧은지에 대해서도. 어떻게 한 순간이라도 소홀히 할 수 있겠는가?' 이 책의 한 대목이자 나도 겪어보았기에  진정으로 절절함을 안겨준 대목이다. 그녀는 책 마지막을 이렇게 맺는다. '그거 알아요' 실바노? 케벨라 조르나타'(아름다운 날이야!라는 뜻의 이탈리이어') 책 속 남편에게 뿐 아니라 우리 모두에게 속삭여주고 싶은 그녀의 메시지는  이것이 아닐까?

 

 이 책은 도시적이고 세련된 한 편의 드라마를 보는 듯한 느낌의 책이다. 실제로 영화로 제작될만큼 영화적 요소가 다분하다. 그래도 '유방암과 싸워 이겼다'는 표현은 보류하고 싶다. 마리사는 암치료를 성공적으로 받았을 뿐이기 때문이다. 2006년에 이 책을 내고 지금 마리사는 어떻게 되었을까? 암은 재발과 전이가 흔하기에 무섭다고들 하지 않는가? 부디 그녀와 남편이 된 실바노가 오래 오래 아름다운 날들을 누리며 행복하길 빈다.

k*****2 2012.07.01.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