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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기억에 남는 음반! 올 해 여러 뮤지션들이 여러 음반들을 출시했지만 이토록 기다려지고 기억에 남았던 음반은 없었습니다. 기대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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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한 구석을 후벼파듯이 보컬의 목소리가 들어왔다. 예사롭지 않게 배경음악이 깔렸고, 제목부터 없는 음반에서 제목이 있는 듯 없는 듯한 노래가 들려왔다. 제목은 총 6곡 중 5곡이 영어 아니면 한자로 이루어져 있었고, 나를 놀리듯이 그네들은 따로 놀았다. magnolia가 ’목련’으로 보이지 않았고 螺絲가 ’나사’로 보이지 않았다. 그냥 노래에 따라 흘러내리는 구불구불한 글씨였을 뿐이다. 마치 가사를 보지 않고 듣는 외국음반처럼, 자우림의 노래가 들려왔다. 신나고 즐거운 그들의 노래만 들었던 내게, 자우림의 이번 앨범은 뼛 속까지 우울하게 다가왔다. 왜 이렇게 다르지. 마음 속에 외롭게 떠오른 의문 한 구절이었다. 자우림은 말했다. "지금까지 발표한 음반 가운데 가장 파격적이고 자긍심으로 가득한 작품” 이번 EP앨범은 철저히 자우림의 ‘어두운’ 음악성에만 초점을 맞춘 일종의 콘셉트 앨범이다. 한편으로 자우림이 그동한 하고 싶었던 이야기를 담은 음반이기도 했다. 대중성보단 ’자우림’을 택한 것이었다. 또, 그들에겐 길을 개척하듯이 걸어온 지난날들을 바라보고, 앞으로 어떻게, 어느 방향으로 나아가야할지 고민했던 순간이기도 했을 것이다. 그런 가운데 네 번째 곡인 ’螺絲’ 의 끈적한 나레이션이 들려왔다. 나사는 현실에 좌절한 젊은이가 자살하기 전 어머니에게 쓰는 유서형식의 노래였다. 어머니, 당신은 만족하시나요? 내가 아니어도 세상은 돌아갑니다. 어떤 행복을 꿈꾸어 나는 경쟁하고 경쟁했는데, 우리가 그린 미래는 드라마에 불과한 공상입니다 어머니 당신은 만족하시나요? 지나치게 현실적이기도 했거니와, 보컬의 목소리가 이토록 진실되게 들린 적은 처음이었다. 노래의 일부였지만, 눈에 보이는 연극의 일부 같았다. 어디서 한 청년이 나타나 울부짖고 있을 것 같았다. 자우림은 유유하게 다시 노래를 이어갔다. 좀 더 생각할 틈을 주지 않았다. 자우림은 그렇게 나를 홀리고 있었다. 이번 앨범은 철저히 공연이나 방송 무대를 염두에 두지 않은 곡들로만 구성해 순수감상용 음반이라고 했다. 자우림의 노래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이러한 자우림의 이색적인 면모도 좋아하는 듯 했다. 사실 나는 자우림의 앨범을 이번에 처음 들어보았지만, 다른 대중적인 자우림의 노래도 많이 들어왔기에 이번 앨범을 듣고 여러 의미로 ’놀랄’ 수 있었다. 우울하게 마음을 뒤흔드는 그들의 음악을 처음부터 끝까지 진지하게 들을 수 있었던 점, 속삭이는 그들의 목소리가 안겨준 행운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나올 그들의 노래도 모두 반가울 것만 같다. 그들의 매력을 제대로 보여준 앨범이었다고 생각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