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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린턴의 선거전략가로 명성을 떨쳤던 딕 모리스가 낸 이책은, 책의 제목인 'Power Plays'가 암시하듯이 용기있고 확신에 찬 정치인들이 자신의 꿈을 이루기위해서 어떠한 수단, 방법을 사용했는지를 구체적이면서도 체계적으로 분석하고 있다. 사실 이책을 읽기전에 나는 정치라는 것을 너무 순진하게만 생각했다. 그저 정치인 자신의 확고한 신념과 올바른 철학만 있으면, 거기에다 인간적인 매력까지 보너스로 가지고 있다면 금상첨화로 그저 별문제없이 승승장구 할 수 있는것인 줄로만 알았다. 물론 한국처럼 연고주의가 강하고 여기저기 돈을 윤활유처럼 뿌려야 만사가 돌아가는 저신뢰사회인 경우는 사정이 좀 다르겠지만..적어도 구미선진국은 별다른 정치전략이나 비열한 정치공작없이도 충분히 성공할 수 있을것 같았다. 하지만 이책을 읽어본후 그러한 생각이 약간 바뀌게 되었다. 정치라는것, 대의제 민주주의에서 선거라는 것이 그렇게 간단한 문제가 아니었다. 고도의 전략과 전술이 필요하고 때로는 마키아벨리즘적인 권모술수 또한 필요한 것이 정치였다.
현대세계를 지배한 정치 승부사들의 게임전략을 구체적으로 분석한 이책은, '상대의 이슈를 선점하라' '첨예한 이슈로 분열시켜 정복하라''원칙이 아니라 싸우는 벙법을 바꿔라' 등등의 대략 6가지 정도의 정치전략을 제시한다. 또한 그 전략을 멋지게 활용한, 우리모두가 다 알고있는 정치가들의 사례를 흥미롭게 저술한다. 보수주의자들을 바보로 만든 클린턴의 중도주의나 약삭빠른 고이즈미의 자민당 개혁, '무식한'레이건이 대통령이 된 이유, 반대 파벌과의 대화로 노동당을 구한 토니 블레어등등 흥미진진한 정가이야기들이 가득하다. 당초 나는 딕 모리스를 상대를 가리지않고 돈만 받고 정치전략을 파는 모사꾼정도로 평가절하하고 심지어는 '정계의 파리떼'정도로 아주 경멸하는 경향까지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그의 책에 나온 다양한 역사적 사례들을 되집어보면서 생각을 바꾸게 되었다.
물론 선거전략가들의 마키아벨리즘을 넘나드는 음험한 전략이나 권모술수는 마음에 들지 않지만 그렇게 간단히 '어느것이 올바른 길이다'라고 딱히 규정할 문제인것 만은 아닌것 같다. 무작정 그러한 것들은 멀리하는 것은 오히려 무책임한 것일수도 있다. 한 정치인이 아무리 훌륭한 이상과 능력이 있다고해도, 전략, 전술의 부재로 패한다면 우리 사회에 아무 쓸모도 없는것이니까.. 우리역사만 보아도 훌륭한 인물들이 전략,전술에 약해서 어이없게 좌절한 경우를 쉽사리 볼 수 있다. 여하튼 나에게 이 책 딕 모리스의 '파워게임의 볍칙'은 이 무더위에 모처럼 시간가는줄 모르고 쉽게 읽을 수 있었던, 하지마 주는 의미가 작지만은 않은 유용한 책이었다. 일반인들이나사회과학도들의 일독을 권하다. 거시적 사회변동이나 사상을 다루는 책들도 좋지만 때로는 이러한 단순한 정치 전략서를 보는것도 좋다. 더더구나 요즘같은 여름엔... [인상깊은구절] 냉정한 현실은 리더에게 승리하는 부담스런 의무를 부과한다. 물론 어떤이들은 당장의 승리에 연연하지않고 '역사'를 통해 평가받는 길을 택할지도 모른다.하지만 역사에 기여할 기회.꿈을 이루려는 사람들의 여랑을 실현할 기회는 승자에게만 주어지는 것인지도 모른다. |
| 이 책의 에필로그의 제목인 ‘이겨야 할 때 이겨야 꿈을 이룰 수 있다’는 책의 성격을 한마디로 전달한다. 저자는 선과 악, 정의와 불의 등의 가치판단과 현실 정치를 연결시키지 않는다. 20세기의 운명에 영향을 미쳤던 주요 선거를 대상으로 하고 그 선거의 결과를 근거로 삼아 역순으로 선거과정을 파고들어 분석한 내용을 총 6개의 파워게임에 작용하는 주요 전략으로 제시한다. 6개의 전략을 다루는 장마다 모두 승자와 패자를 대비시키며 미 대통령 선거로 대표되는 오늘날의 대의민주주의국가의 선거에서 벌어지는 치열한 머릿 싸움의 이면을 생생하고 설득력있는 예를 들어 설명한다. 오랜 기간동안 선거판에서 적들과 무수한 실전을 치르며 지내온 책략가답게 승리를 위한 각종 술수, 캠페인, 방향 설정과 회피술, 의도된 수사에 의한 현혹, 이미지 조작 등에 대한 설명은 생생하면서도 미시적인 관점에 빠지지 않고 거시적인 전략가의 시선에서 서술되고 있다. 이상의 이 책의 좋은 쪽이라면 반대 쪽의 한계에 대해서는 할 말이 훨씬 많다. 오직 선거에서의 득표율만을 최고의 가치로 설정하고 우민을 대상으로 한 포퓰리즘을 추구하는 워싱턴내의 술수를 전략으로 정당화하는 태도에 대해서는 대부분의 독자들이 거부감을 가질 것이다. ‘역사에 기여할 기회’를 얻기 위해 승리해야만 한다는 주장은 결국 승자의 논리일 뿐이다. 슬픔이 살아남은 자의 의무인 현실에서 살아남은 자의 변명은 항상 ‘살아남아야 기회가 있다’가 아니었던가? ‘이겨야 할 때 이겨야 꿈을 이룰 수 있다’와의 차이점은 어디에 존재하는가? 물론 저자에게 이 물음에 답할 의무는 없다. 프롤로그에서 ‘시민이나 유권자가 파워의 작용과 운용실태를 제대로 이해할 경우, .. 사람들이 자신의 개인적 이익과 공익을 위해 협력하는 방식을 좀더 깊이있게 파악할 수 있다 하겠다’라고 말한 대로 ‘돈을 받고 전략을 파는 ‘모사꾼’에 불과’한 저자는 자신의 경험을 통해 터득한 정치가들의 행태와 정치 선전을 진실을 유권자들에게 알리고 싶을 뿐 그 어떤 초월적인 가치 판단에 대한 조언을 하려는 의도는 전혀 보이지 않는다.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에서 실제로 매일 일어나는 파워게임의 양상을 철저하게 현실론에 근거하여 분석한 글이지만 선거의 결과에 휘둘리는 일개 유권자의 입장에서, 혹은 높으신 동네의 결정을 일방적으로 추종하는 월급쟁이의 입장에서는 이 책을 읽는다는 것이 현실적으로 아무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다. 총 6개의 파워게임의 전략으로부터 세상 모든 인간관계로 확산되는 원칙을 발견하기에는 제시되는 하나하나의 사례의 규모가 너무 크고 생소한 것들이다. 개인적으로 이 책으로부터 입은 최대의 혜택은 현대사에 대한 흥미를 다시 살려낸 것과 지금 이 땅에서 벌어지고 있는 정치판의 파워플레이에 대해서 나름의 견해와 관심을 계속 유지할 수 있게 되었다는 점이다. 책의 가장 마지막 장이면서 가장 길고 가장 많은 사례가 소개되는 제6장에 어쩌면 저자는 자신의 견해를 숨겨놓은 듯하다. 6장의 제목은 ‘원칙이 아니라 싸우는 방법을 바꿔라’이다. 이 책의 독자 모두가 시민으로서 다음과 같은 태도를 가진다면 저자는 행복해 할 것이다. 어떤 이데올로기를 가지는가가 중요한 게 아니라 현실 문제에 대해 어떻게 투표권을 행사할 것인가, 나아가서 어떻게 나의 의견을 관철시킬 것인가가 더욱 중요한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