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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확률 100% 완전유괴는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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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그렉 아일즈 <24시간>   일반적으로 '아동유괴'라는 범죄는 대략 이렇게 전개된다. 아이를 납치하고 부모에게 전화한다. 필요한 돈의 액수를 말하고, 언제 어떻게 돈을 전달 받을지 전한다. 경찰에게 연락하면 아이 목숨은 없다는 협박도 빠지지 않는다.   현대에 와서 이런 식의 유괴는 거의 성공하기 힘들다. 부모와 통화하는 사이에 첨단장비로 무장한 경찰들에게 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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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그렉 아일즈 <24시간>

 

일반적으로 '아동유괴'라는 범죄는 대략 이렇게 전개된다. 아이를 납치하고 부모에게 전화한다. 필요한 돈의 액수를 말하고, 언제 어떻게 돈을 전달 받을지 전한다. 경찰에게 연락하면 아이 목숨은 없다는 협박도 빠지지 않는다.

 

현대에 와서 이런 식의 유괴는 거의 성공하기 힘들다. 부모와 통화하는 사이에 첨단장비로 무장한 경찰들에게 꼬리를 밟히기 쉬운데다가, 돈을 받는 장소에서 경찰이 덮칠 가능성이 많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유괴사건은 종종 발생한다. 범인들의 입장에서는 아이를 유괴해서 돈을 받아내는 일이, 은행을 털거나 사기를 치는 것보다 쉽게 느껴지는 모양이다.

 

유괴가 성공하려면 몇 가지 조건이 필요하다. 아이의 부모가 무슨 일이 있어도 경찰에 연락하지 못하게 해야하고, 도중에 경찰이 냄새를 맡아서는 안된다. 돈을 받은 이후에도 그 부모가 신고를 할 수 없어야 한다. 그러려면 돈을 받고 나서 무사히 아이를 돌려보내야 할 것이다.

 

일반적인 수법을 벗어난 유괴

 

이런 식의 '완전유괴'가 가능할까? 그렉 아일즈의 2000년 작품 <24시간>에서 그런 유괴가 펼쳐진다. 범인들은 주범 한 명과 공범 두 명. 이들의 작전은 꽤나 치밀하다. 우선 돈 많고 아이는 하나뿐인 집을 노린다. 사전에 그 집 가족들의 스케쥴을 상세하게 파악해둔다.

 

그리고 아이의 아버지가 지방출장 등으로 며칠간 집을 비울 때를 노린다. 작전이 시작되면 공범 한 명은 아이를 납치해서 비밀 은신처로 향한다. 주범은 집에 혼자 있는 아이의 어머니에게 직접 찾아가서 말한다. 내가 아이를 납치했다, 지금부터 내가 명령하는 대로 따르지 않으면 아이는 죽는다. 대충 이렇게 협박한다.

 

비슷한 시간에 지방에 있는 아버지에게 다른 공범이 접근한다. 장소는 호텔 방이 적당하다. 역시 아이가 납치되었으니 협조하라는 식의 말을 전한다. 작전이 끝날 때까지 30분에 한 번씩 범인들은 휴대폰으로 연락을 주고 받는다. 한 번이라도 연락이 안되면 가족들이 협조하지 않는 것으로 간주하고 아이를 죽인다.

 

그 시간동안 범인들은 자신이 담당하는 가족의 곁을 떠나지 않는다. 이러니 가족들은 경찰에 연락할 수도 없고, 섣부른 행동을 취할 수도 없다. 물론 경찰이 냄새를 맡을 일도 없다. 필요한 돈이 마련되면 아버지와 공범은 함께 은행에 가서 현금으로 돈을 찾는다.

 

그 공범이 돈을 들고 떠나면 주범과 다른 공범은 각각 어머니, 아이를 데리고 특정 장소에 모인다. 그곳에서 어머니와 아이를 풀어주고 돈을 나누기 위해서 자신들만의 아지트로 떠난다. 그 전에 다른 협박을 잊지 않는다. 이후에라도 신고하면 언제든 돌아와서 아이를 죽이겠다고.

 

피해자 가족들은 분통이 터지겠지만, 어쨋든 아이는 무사히 돌아왔고 범인에게 건네준 액수도 자신들의 입장에서는 큰 돈이 아니다. 괜히 신고했다가 보복을 당하느니 꾹 참고 남은 인생을 사는 쪽을 택한다.

 

빼앗긴 아이를 어떻게 무사히 되찾을까

 

<24시간>의 납치범들은 이런 식으로 그동안 다섯 번이나 유괴를 해봤지만 한 번도 착오가 없었다. 그리고 아이도 무사했다. 다섯번째 납치로부터 1년 뒤, 그들은 또다른 대상을 노린다. 저명한 의학박사인 윌 제닝스 집이 그 대상이다.

 

윌은 미시시피 의사협회에서 주최하는 학회에서 발표를 하기위해 며칠간 집을 비운다. 집에는 아내 카렌과 5살된 딸 애비 뿐이다. 카렌과 애비가 윌을 배웅하고 집에 돌아오자마자 애비는 납치당해서 공범 한 명과 함께 숲의 통나무집으로 향한다. 그리고 주범은 카렌에게 접근해서 그동안 반복해왔던 말을 늘어놓는다. 패닉상태에 빠진 것도 잠시, 카렌은 냉정하게 사태를 파악하고 범인의 말을 따른다.

 

같은 시각에 윌의 호텔 방에도 다른 공범이 찾아와서 유괴사건을 대략 간추려서 얘기해준다. 윌은 혼란과 분노 속에서도 차분히 마음을 가라앉히고 생각한다. 범인들이 제시한 액수는 20만 달러. 윌의 연수입은 대략 40만 달러이니 요구액이 무리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냥 당하고 있을수는 없다. 이런 생각은 주범과 함께 있는 카렌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그들은 조금씩 저항하며 범인들의 빈틈을 노린다. 그 안에서 애비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

 

뒤늦게 이 사실을 알게된 FBI 수사관도 유괴범의 수법에 감탄한다. 30분 간격의 전화확인이 뚫을 수 없는 그물 역할을 하고, 고전적인 유괴 수법은 흔적도 없이 사라진다. 범인 측의 위험이 일소되었다는 것이다.

 

완벽해 보이는 계획이라도 사소한 일 하나로 무너질 수 있다. 윌과 카렌의 가정도 마찬가지 였다. 그동안 많은 돈을 벌고 행복한 가정을 꾸려왔다. 윌에게 돈은 일종의 방어막 같은 것이었다. 돈은 일상의 각종 문제로부터 자신과 가정을 보호해준다.

 

하지만 그 방어막도 유괴 앞에서는 속수무책으로 뚫려버렸다. 범인들의 계획도 그렇다. 겉으로는 빈틈없는 그물망이지만 사소한 진동이 쌓이다보면 결국 그물도 못쓰게 될지 모른다. 그때가 되면 완벽한 작전도 와르르 무너져 내릴 것이다. 유괴라는 범죄는 어떻게 머리를 굴리건 성공하기 어렵다.

t****o 2009.11.14. 신고 공감 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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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시간 / 그렉 아일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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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지터너(Page-Turner)라는 용어가 있다. ‘한 번 잡으면 결코 손에서 놓을 수 없을 정도로 흥미진진해서 책장 넘기기가 바쁜 책’을 일컫는 표현이다. 그렉 아일즈의 <24시간>이 정말 그랬다. 읽는 동안 잡념과 세상만사 번뇌는 안드로메다로 저 멀리 보내고 미친 듯이 책에 고개를 박고 눈은 부릅뜨고 모든 감각은 단어 하나하나에 집중한 채 진정한 스릴을 마음껏 즐기느라 시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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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지터너(Page-Turner)라는 용어가 있다. 한 번 잡으면 결코 손에서 놓을 수 없을 정도로 흥미진진해서 책장 넘기기가 바쁜 책 일컫는 표현이다. 그렉 아일즈의 <24시간이 정말 그랬다. 읽는 동안 잡념과 세상만사 번뇌는 안드로메다로 저 멀리 보내고 미친 듯이 책에 고개를 박고 눈은 부릅뜨고 모든 감각은 단어 하나하나에 집중한 채 진정한 스릴을 마음껏 즐기느라 시간가는 줄 모를 정도였다. 이렇게 몰입해서 스릴러를 읽은 것도 정말 오랜만이다. 애초 기대했었지만 상상 그 이상의 짜릿한 재미에 화장실도 참아야 했다. 이런 작품을 그동안 몰라뵈었으니 그동안 참 재미없는 소설들에 내가 시간을 낭비했구나 하는 한탄과 아쉬움이 생길 정도이다.

 

이 소설은 24시간 동안 리얼타임으로 펼쳐지는 피 말리는 심리전의 극치를 보여준다. 여기 완전범죄를 꿈꾸는 범죄자가 있다. 조라는 불리는 이 남자는 사촌인 휴이와 부인인 세릴과 3인조로 활동하면서 그동안 아이를 납치해서 인질로 잡고 부모에게 몸값을 받아낸 뒤 24시간 안에 부모 품으로 돌려주는 범죄행각을 벌여왔고 그 누구의 사상도 없이 성공률 100%라는 악명을 자랑하는 자이다. 그것도 모두 1년에 한번 씩 의사를 대상으로만 저지른 범죄라는 가장 큰 특징이다.

 

올해 조 일당의 범죄표적이 된 가정은 의사 윌과 카렌 부부의 다섯 살 딸 애비. 윌이 의학강연회에 참석하러가고 카렌과 애비만 가정에 남아있을 즈음 조 일당의 마수가 뻗쳐온다. 휴이가 애비를 몰래 납치해 달아나고 조는 카렌에게 딸의 납치사실을 알려주고 몸값 20만 달러를 요구하며 그녀 또한 인질로 억류하는 동시에, 남편 윌도 유혹을 가장하여 접근한 세릴에게 인질로 억류당하면서 일가족 3명이 각각의 장소에서 각각의 범인들의 감시를 받는 최악의 상황에 놓이게 된다. 경찰에 알리면 아이의 목숨은 장담할 수 없을 거라는 협박 속에 윌과 카렌은 조 일당의 예상을 뒤엎고 애비를 되찾기 위한 필사적인 집념으로 양자 간의 불꽃 튀는 두뇌게임을 전개한다. 과연 윌과 카렌은 애비가 있는 장소를 알아내어 범인들 모르게 딸을 구출할 수 있을 것인가?

 

그동안 아동납치나 학대 등을 소재로 한 스릴러물은 넘칠 정도로 많았지만 동일한 재료로도 명인의 솜씨에 따라 화려하게 재탄생되기도 한다. 주범인 조는 매우 치밀하고 영리한 자로서 다소 모자라지만 심성은 나약한 사촌 휴이와 폭압으로 지배하고 있는 부인 세릴을 공범으로 조종하여 이번에도 완전범죄를 꿈꾸는데 자신감엔 다 그만한 근거가 있다. 보통의 납치극이라면 범인들은 부모에게 자신들의 정체와 위치를 철저히 은닉한 채, 몸값을 요구하겠지만 이자들은 상식을 초월한다. 3명이 각자 역할 분담하여 남편과 아내, 아이를 각각 납치하여 흩어진다. 그리고 조는 휴이에게 30분 간격으로 통화하고 만약 자신으로부터 전화가 걸려오지 않는다면 신상에 변고가 생긴 것으로 간주, 미리 세워두었던 또 다른 계획에 착수하도록 한 것이다. 이것은 트라이앵글 중 어느 한 축만 이상이 생겨도 돌이킬 수 없는 파국을 맞이하게 되는 시스템 구축으로 어느 인질도 딴 맘을 품지 못하게 철저한 보완책을 강구해놓았던 것.

 

이전의 사례에서는 이러한 전략이 효과를 발휘해 성공을 거두었지만 이번에 만난 표적들은 예상치 못한 방식으로 교묘한 기지와 책략으로 빈틈없을 것 같았던 거미줄에 보이지 않는 균열을 조금씩 심어가기 시작한다. 아이를 되찾을 수만 있다면 어떠한 희생도 치를 각오가 되어있는 윌 부부를 지켜보는 동안 시종일관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서스펜스가 어찌나 황홀하던지 정신을 차릴 수가 없을 정도이다. 마치 브레이크 풀린 스포츠카가 도심 한복판을 무한 질주하는 것 같은 쾌감에서 제프리 디버의 향기가 물씬 풍길 뿐 아니라 후반부에선 할런 코벤의 솜씨도 엿보일 정도로 테크닉의 절정을 느낄 수 있다. 그래서 후반부 클라이맥스에 이르면 영화의 한 장면을 감상하는 것 같은 기분이 드는데 역시 루이스 만도키 감독, 케빈 베이컨, 샤를리즈 테론, 다코타 패닝 출연으로 트랩드(2002년작)>라는 영화로 개봉된 바 있다. 헐리웃에서 이 좋은 먹잇감을 놓칠 리가 없는데 영화평점은 썩 좋지 않다. 원작의 탄탄한 스릴을 제대로 못살려낸 게 패착인 것 같다. 영화보단 책, 그리고 이 책에서 인상적이었던 대목을 잠깐 언급하고자 한다.

 

"그런 식으로 되는 거였어. 그렇게 되어야 했고. 숙명이야.

넌 내게서 소중한 것을 빼앗았어. 그래서 내가 너의 소중한 것을 빼앗을 거야. 알겠어?"

"아이는 어디 있지, 조? 애비는 어디 있어?"

"그딴 건 걱정할 필요 없어. 내가 너라면 그대로 손목이라도 그어서 다가오는 지옥을 벗어날 거야. 장의사한테 가서 조그만 관하나 골라두라구, 애가 죽고 난 후 마누라가 너랑 얼굴을 맞대려고 할까? 아빠 자격도 없지 않나?"

                                                                              - 436p -

 

 

조의 분노가 통제불능에 이르게 될 정도로 과잉으로 치달으면서 윌 부부가 최대의 위기에 봉착하게 되는 대목인데 감정의 고조를 쥐락펴락하는 작가의 내공이 실로 대단하다. 그렇기에 마이클 코넬리의 <탄환의 심판>과 함께 2012년 상반기 최강의 스릴러로 주저없이 꼽게되는 이유도 탁월한 감정조율에 있기 때문인 것이다. 그렇다면 작가의 또다른 대표작이라고 불리는 <데드 슬립>이나 펜 케이지 시리즈도 국내애서 만나볼 수 있길 바라는 것은 당연지사! 이제 마무리하자. "왜 우리는 스릴러에 열광하는 것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백만불짜리 모법답안이 책 속에 있다. 늦었지만 간만에 만난 진정한 대박 스릴러! 경배할지어다. 그렉 아일즈!!

 

 

 

 
q****5 2012.06.10. 신고 공감 1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