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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아침, 미소만큼의 사랑을 받았다면...
"오늘 아침, 미소만큼의 사랑을 받았다면..." 내용보기
후지와라 신야. <인도방랑>, <동양기행> 등 책 제목과 함께 익숙한 이름의 저자이지만, 그의 책을 읽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그의 책이 꾸준히 번역 출간되는 걸 보니 분명 사람을 끌어당기는 어떤 매력이 담긴 글을 쓰는 사람이겠구나 생각했는데, (단 한 권만 읽고 단정 짓기는 무리일지도 모르나) 역시 그의 책은 일반 여행서와는 확연히 다른 글을 싣고 있었다. 저자의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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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지와라 신야.

<인도방랑>, <동양기행> 등 책 제목과 함께 익숙한 이름의 저자이지만, 그의 책을 읽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그의 책이 꾸준히 번역 출간되는 걸 보니 분명 사람을 끌어당기는 어떤 매력이 담긴 글을 쓰는 사람이겠구나 생각했는데,

(단 한 권만 읽고 단정 짓기는 무리일지도 모르나) 역시 그의 책은 일반 여행서와는 확연히 다른 글을 싣고 있었다.

저자의 후기에도 이 책의 성격을 보여주는 대목이 실려 있다.

 

  글을 마치고 쓴 후기가 약간 고찰적인 방향으로 흘러갔는데 이 책의 내용 또한 여행기치고는 그런 대목이 많다.

  미국에서 미국인이 일상으로 영위하는 평범한 생활부터 접하려고 애썼다. 늘 그렇듯이 내가 선택하는 방법이다. 다행스럽게도 이번 여행을 통해 과거에 동양을 여행할 때처럼, 지구의 또 다른 모습을 살펴볼 수가 있었다. _ 저자 후기에서

 

이 책은 '여행기치고는' 미국과 미국인에 대한 고찰이 매우 깊이 있게 담겨 있다.

미국에서 마주친 장면 장면을 통해 미국이란 나라의 습성에 대해 샅샅이 파헤치고 연구하는 글은 그저 놀랍기만 했다.

'늘 그렇듯이 내가 선택하는 방법'이라 했으니, 아마 저자의 다른 여행서들도 다 이런 스타일인가 보다.

그렇다면 나는 그의 책들을 모조리 찾아 읽어보리라 마음 먹을 수밖에!

 

아메리카의 미키마우스가 가지고 있는 의미, 피부 색깔로 인해 까닭없이 받아야 하는 멸시와 조롱, 맥도널드 종업원이 모두 백인과 흑인뿐인 이유(아시아계, 히스패닉계 사람을 적어도 저자가 방문한 50여개의 맥도널드 매장에서는 보지 못했다 한다), 미국인의 연설에 반드시 유머가 들어가는 까닭, 연예인의 행차를 위해 교통통제가 가능한 나라 미국, 없는 게 없는 뉴욕이지만 그런 뉴욕의 거리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한 가지, 미국 요리가 맛이 없는 이유, 미국인들이 과잉 표현-원더풀, 뷰티풀, 그레이트, 판타스틱, 다이너마이트-을 하는 까닭……

 

보통 여행기를 통해 얻게 되는 것은 어느 지역의 어느 풍경이 아름답고 음식은 어떤 것이 맛있으며 등의 정보이거나, 혹은 저자의 감정에 이입되어 풍부한 감성의 세계로 떠나 맛보는 설렘과 두근거림 등인데, 이 책에서는 다른 여행기에서 쉽게 접할 수 없는 내용들을 만났다. 그야말로 원더풀, 뷰티풀, 그레이트, 판타스틱, 다이너마이트였다!

대부분의 여행객들은 그저 화려하고 눈부신 미국의 도시들과, 낯선 이에게 "헬로!" 인사하는 미국인들에게 우호적인 감정을 가지고 돌아오는 미국 여행이지만, 저자는 한 순간도 날카롭고 예리한 눈빛을 느슨히 하지 않으며 그들의 일거수일투족을 분석해 미국이라는 나라의 면모를 들여다본다. 물론 저자의 분석과 연구가 모두 '정확'하다고는 할 수 없을지 모르겠으나, 덕분에 무척 다양한 각도에서 미국을 바라볼 수 있었다. 정말이지 단순한 여행이 아니라, 미국이라는 거대한 나라에 현미경을 들여대는 행위가, 후지와라 신야의 '아메리카 기행'이었다는 생각이다.

 

이 책을 통해 나는 그 동안 생각해보지 않았던 혹은 몰랐던 혹은 무관심했던 미국의 수많은 얼굴을 만나볼 수 있었다.

그리고 고백하자면, 나는 미국이라는 나라에서 살 수 있을 것 같지 않다. 많지 않은 외국 체류 경험 동안 나는 '인종 차별'을 느껴본 적이 전혀라고 해도 좋을 만큼 거의 없었는데, 이 책을 읽다보니 황인종으로 미국이라는 나라에서 살기에는 어쩐지 무서운 생각이 든다.

"코크 앤드 햄버거."라는 말은 알아듣지 못하겠다고 인상을 쓰며 계속 "파든?"이라고 하더니 "아프리카에서 어저께 온 거야, 당신?"이라는 말은 단번에 알아듣고 "shit"이라고 중얼거리는 종업원이 있는, 백인들만 가득한 '세상에서 제일 이상한 맥도널드' 이야기는 그 어떤 공포 소설 못지 않은 공포감을 내게 주었다. 이 외에도 저자가 이유없이 멸시가 담긴 눈빛을 받는 장면들이 등장할 때마다 나는 움찔움찔.

이 책에서 수많은 모습의 미국을 만났지만, '피부색'에 관한 이야기가 유독 뇌리에 강하게 남았다. 아마도 '남 이야기'가 아니어서 그랬을테지. 꽤나 공포스럽기도 했고 말이다.

 

그래도 마무리는 따뜻하게.

이 책에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구절은 '오늘 아침, 미소만큼의 사랑을 받았다면'이라는 제목에 실린 문장이었다. 이 글은 높은 건물에서 뛰어내려 자살한 한 여인을 보며, 그녀가 자신이 아는 '거리의 피에로'가 아닐까 생각하다가, 어쩌면 누군가의 미소가 그녀를 살릴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는 내용이었다. 사실 이 글은 무척 슬퍼 눈물 방울을 떨구며 읽어야 했지만 다시금 미소의 가치를 깨달을 수 있었다. 우리 모두, '미소만큼의 사랑'을 받으며 살아갈 수 있다면……

 

극장 맞은편의 패스트푸드점에 아침을 먹으러 가다가 몇 번 스친 적이 있다. 횡단보도에서 마주친 그녀에게 웃어보인 적도 있다. 그런 날이면 그녀는 아침부터 사랑의 조각을 받게 된 셈이다. 비장하리만큼 어지럽게 차려입은 그녀의 얼굴은 짙은 화장에도 불구하고 푸르스름하게 보였다. 하지만 이른 아침 전해지는 타자로부터의 시선, 그리고 미소는 그녀의 얼굴에 혈색이 감돌게 했다. 넋이 나간 눈매에 웃음을 띠고 부끄럼 타는 말투로 '굿모닝.'하고 인사를 던진다.  타인의 시선과 미소를 양식으로 살아가는 그녀에게 그것은 조촐한 아침식사였던 것이다.

나의 시선은 천천히 움직이기 시작한 구급차의 뒤를 좇는다.

만일 저 안에 그녀가 있다면.

그런 생각이 든다.

아니, 그녀가 아니더라도 오늘 아침 어느 거리에서 누군가로부터 한 조각 사랑을 받았다면 적어도 오늘 하루만큼은 죽음을 연기했을지도 모른다.

그런 생각이 뇌리를 스친다.

살아가는 데 있어 사랑이 가장 소중한 양식이라는 것을

이 메마른 거리를 살다 보면 절실하게 느낀다. (132~133)

j******o 2009.11.15.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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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9년에 가 본 미국의 실체
"1989년에 가 본 미국의 실체" 내용보기
이 번역본이 텍스트로 삼은 일본어 원판은 1995년 간행되었다. 그런데 정작 처음 책이 나온 것은 1990년이다. 그리고 작가가 실제 여행을 한 것은 1989년이었다. 올해가 2009년이니 20년 전 미국의 모습인 셈이다. 20년이면 꽤 오랜 시간이고 그동안 달라져도 많이 달라졌을 미국인데, 지금에 와서  이 책이 번역되어 나온 것이 의외라고 생각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오히려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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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번역본이 텍스트로 삼은 일본어 원판은 1995년 간행되었다. 그런데 정작 처음 책이 나온 것은 1990년이다. 그리고 작가가 실제 여행을 한 것은 1989년이었다. 올해가 2009년이니 20년 전 미국의 모습인 셈이다. 20년이면 꽤 오랜 시간이고 그동안 달라져도 많이 달라졌을 미국인데, 지금에 와서  이 책이 번역되어 나온 것이 의외라고 생각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오히려 이 책은 20년전에 마치 지금의 모순된 미국의 정체를 꿰뚫어 보고 있는 듯 오늘의 기준과 시선에 더욱 호소력이 있으니 놀랄 따름이다. 그만큼 우리가 미국의 가려진 모습을 등한시했고 말그대로 미국을 쌀 미가 아닌 아름다울 미로만 보고싶어했던 것일까. 20년 전 한 일본인의 시선이 오늘 우리의 눈에 줌인되다니 반성하고 또 각성할 일이다.

 

나는 웨스트민스터 사원에서 뉴턴의 묘석보다 한 배관공의 묘석을 눈여겨 보았다. 그리고 그 배관공이 어떤 사람이었을까 상상의 나래를 펴보았다. 여행지의 모습은 여행자의 눈높이에 맞게 보여질 뿐이다. 피라미드를 보면서 이집트왕과 함께 셀 수 없이 많이 희생된 노예들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관광지에서 역사적 유물을 찾곤 하지만 실제로 더 소중한 것은 과거의 역사와 현재가 어떻게 호흡하고 있는지 나아가 현재는 어떻게 생동하는지가 아닐까. 또, 자연경관의 훌륭함도 놓칠 수 없지만 낯선 곳에서 만나는 그곳 현지인의 삶과 같은 여행자들의 관심도 호기심의 대상이 되곤 할 것이다. 지은이는 자동차를 타고 미국 대륙을 돌아보았다. 장장 6개월동안. 로스앤젤레스에서 샌프란시스코, 시에라네바다, 솔트레이크시티, 시카고, 뉴욕, 플로리다, 그리고 투손까지...... 숙식이 해결되는 자동차를 타고 미국을 횡단하는 것은 비행기로 서부 동부등 일정지역을 급하게 순회하는 것과는 완전히 다르리라. 그렇다고 이 작가가 그랜드캐년이나 콜로라도강, 옐로스톤같은 자연을 노래하겠다는 의도는 전혀 없다. 그는 미국, 그중에서도 미국인, 사람자체에 관심이 있었다.

 

내집이 아니면 아무리 뻣뻣한 사람이라도 완곡해지는 법이다. 생각의 중심이 흔들리지 않고 대상을 제대로 본다는 건 어려운 일이다. 내가 사정이 불편하고 힘들면 더욱 제대로 되지 않는다. 여행중에 만난 미국인들은 아무 조건없이 웃음을 건네주는 친절인이기도 했지만 극도의 레이시즘에 빠진 문제아들이기도 하였다. 고속도로상에서 추월당한 것을 자존심경쟁하듯 보복적으로 따라붙는 사람, 백인들만 가득찬 레스토랑에 들어섰을 때 받은 따가운 시선, 의도적으로 아시아인을 거부하는 맥도날드 점원, 바닷가에서 기수련을 하는 중국인을 두고 순찰나온 경찰관이 무심코 뱉는 경악스런 농담, 고층 빌딩 위에서 몸을 날려 자살하는 한 여인, 뉴욕의 번화가에서 쇼핑가방을 그득하게 손에 든  젊은 일본 남녀를 보고 치미는 구역질, 백인들이 대부분인 해변에서 차마 완전한 자유를 누리지 못하는 흑인 소녀의 춤사위 등 그가 목격한 미국은 판타스틱 아메리카는 결코 아니었다. 맥도날드에서 그에게 '코크 앤 햄버거'를 세번씩이나 말하게 한 직원은 흑백 혼혈이었지만 그런 행동을 했다. 신기하게도 맥도날드의 아성에는 백인과 흑인만이 직원이 될 수 있단다. 아시아나 히스패닉 계 직원은 50여군데를 돌았지만 한 군데에도 없었다는 것이다. 지금은 어떻게 되었을까 궁금하다.

 

10여년전 하와이 빅아일랜드 코나의 한 호텔 레스토랑에 들어갔던 우리 가족도 특이한 경험을 하였다. 이른 저녁을 먹으러 들어간 그 곳에는 온통 백인들로 가득차 있었다. 그것도 노년층이 많았던 것같다. 테라스좌석으로 꾸며진 의자들이 비좁게 배치되어 있었는데 석양을 즐기며 왁자지껄 식사가 진행되고 있었다. 사람들의 시선이 우리쪽으로 쏠렸고 흑인 한명, 히스패닉 한명도 보이지 않고 완전한 코카서스 족속들 사이에 한국인 넷이 설레발치는 웨이터들의 버릇없는 오더링을 상대하고 있었다. 정작 자리에 앉은 손님들보다 웨이터들이 더 빈정거리는 웃음을 감추지 않고 히죽거리며 다가와 '너네들 영어 잘 못하지'하며 처음 만난 손님에게 황당한 말을 해댔다. 주문이나 제대로 받을 것이지. 이때만해도 스피킹연습을 거의 해본 적이 없는 말그대로 문어식 영어만 배웠던지라 서툰 영어의 남발이었을테다. 그래도 그렇지, 얼마나 버르장머리가 없는 식당직원들인가. 하와이 빅아일랜드에서는 힐로쪽으로 가야 코리안을 비롯한 아시아인들을 만날 수 있었다.



저자는 예리한 시각으로  미국인의 생각을 해부하였다. 미키마우스와 도날드덕의 이미지에서 페스트를 옮긴 쥐와 천박한 집오리마저 구제하고 격상시키는 미국인들의 관대함을 보여준다는 견해는 과장되어 보이지만 일리가 있는 해석이었다. 또한 왜 미국에는 패스트푸드점이 많은가하는 데에서 미국인들의 일손부족을 이유로 들었는데 그 설명과정에서 팬케익이 새벽 3시에 일어나 이스트 넣은 빵을 준비할 수 없는 미국인들이 자신들의 한계에 맞게 베이킹 파우더를 대신 넣어 만들어낸 것이라는 얘기가 나온다. 그리고 이 팬케익이란 것은 차게 식어버리면 그야말로 먹지 못하게 되는 속성이 있음을 강조한다. 잠시 따뜻할 때 먹을 수 있을 뿐인 미국인들의 아침식사라는 것이다. 한편 패밀리란 개념역시 우리가 보통 생각하는 그런 개념이 아니라 한 마리의 애완견까지 포함된 완벽한 그림으로서의 패밀리라는 것이다. 솔트레이크 시티에서 지은이가 무수히 보았던 가족들 모습은 이 패밀리 개념을 철저히 구현한 것이었다고 했다. 미국만큼 대통령후보자나 당선자가 자신의 아내와 자녀들을 대동한 완벽한 패밀리를 보여줄 수 있어야 하는 나라도 드물 것이다. 부시의 애완견과 오바마의 애완견이 늘 신문 톱기사의 주인공이 되는 이유이기도하다.

 

작가는 차별의 와중에도 로키의 산중 마을 마켓에서 만난 밝은 미소의 소녀를 잊지 못했다. 나역시 한겨울 눈쌓인 요세미티에서 버스는 벼랑위에 걸려 움직이지 못할때 딸아이아 나를 폭포가 있는 캠프까지 데려다준 공원 관리소의 직원 제이슨을 잊지 못한다. 선량해보이는 젊은이였던 그는 샌프란시스코가 고향인데 고교를 졸업하고 그곳 요세미티로 오게 되었다고 했다.  멋진 퐁경때문이기도 하겠지만,  같은 조원이었던 다른 백인 직원을 잘 리드하면서 도중에 전망이 수려한 포토포인트에 정차해 사진을 찍어주기도 했던 그 덕분에 사고로 별볼일없었을 요세미티에 대한 기억은 훈훈한 것이 되었다. 작가도 분명히 그 소녀때문에 로키의 풍광에 더 매료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우리가 그 공원 직원 때문에 요세미티에 다시 가고싶은 마음이 들듯이.

 

여행은 다양한 사람을 만날 수 있는 가장 훌륭한 기회이다. 20년전 이 책의 저자가 만난 아메리카와 지금의 그것은 좀 다를지 모른다. 그러나 20년전에 그는 놀라운 혜안으로 지금 우리가 맞닥뜨린 진실을 증거한 것이나 다름없다. 20년이나 늦게 그의 이야기를 들으려 한 우리가 쑥쓰러울 뿐이다. 그래도 지금이라도 발견한 것이 어딘가. 그가 들려주는 미국이야기는 오늘날에 더 실감이 나고 더 선명하다. 미국의 더 큰 모순을 체계적으로 공부하기 전에 이 책을 미리 읽어둔다면 상당한 시각의 전환을 얻을 수 있을 듯 싶다. 단순한 여행기로 보기엔 주는 메시지가 크다. 아울러 최근에 사망한 마이클 잭슨의 이야기도 20년전으로 돌아간 한 컷을 추억할 수 있으니 잭슨의 팬에게는 또다른 즐거움일 것이다.

 


f****e 2009.11.03.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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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메리카 기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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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일본에서 수십년간 '특급 작가'로 대접받고 있는 사진가 후지와라 신야는 도쿄예술대학 미술학부 서양화과 학부 중퇴 후, 20대부터 30대까지 10여 년간 인도, 티베트, 중근동 등 여러 나라를 방랑하면서 사진을 찍어왔다. <아메리카 기행>은 인도로부터 시작해, 동양기행을 마친 그가 홀연히 떠난 200일간의 아메리카 기행을 담고 있는 작품이다. <동양기행>이라는 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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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일본에서 수십년간 '특급 작가'로 대접받고 있는 사진가 후지와라 신야는

도쿄예술대학 미술학부 서양화과 학부 중퇴 후, 20대부터 30대까지 10여 년간 인도,

티베트, 중근동 등 여러 나라를 방랑하면서 사진을 찍어왔다.

<아메리카 기행>은 인도로부터 시작해, 동양기행을 마친 그가 홀연히 떠난 200일간의

아메리카 기행을 담고 있는 작품이다.

<동양기행>이라는 작품으로 후지와라 신야를 처음 만났을때 난 적잖은 충격을 받았었다.

단순한 여행 에세이라고 하기에는 그의 사진이나 글이 예사롭지 않았기 때문이다.

천제적으로 어두운 그의 사진들은 아름답다기 보다는 건조하고 적나라하며

꾸미지 않은 그대로를 드러낸다.

(바로 그의 톡특한 사진 기법 때문에 사진가들 사이에서 그의 사진에 대한 아마추어,

엉터리 사진 논쟁이 한때 뜨거웠다고 한다.)

특별히 사진에 대해서 아는 것도 별로 없고 나만의 사진철학이 있는 것도 아니였지만

개인적으로 난 그의 사진이 마음에 들었다.

이국의 전형적이고 미화된 사진 부류 보다 그의 사진에는 더 마음에 와닿는 뭔가가 있다.

최근에 출간된 그의 책 <아메리카 기행>은 사진 보다는 그의 에세이가 주를 이루는 작품이다.

(사진은 책의 앞부분에 몰아서 수록해 놓았다.)

20세기 미국은 아메리칸 드림으로 대변되는 나라였다.

꿈과 행복을 쫓아 미국으로 모여든 수많은 이민자들은

미국에 가면 무슨 일을 하든 행복하게 잘살 수 있으리라는 생각을 하였다.

바로 '아메리칸 드림' 이야말로 현재의 미국을 만들어낸 원동력이라고 생각한다.

세계 제 1위 강국 미국의 위상이 현재 많이 손상된 것도 사실이지만

그래도 미국은 여전히 매력적인 나라이다.

이 책 <아메리카 기행>은 모터홈 거주자의 미국 여행기라고 할 수 있다.

'모터홈'이란 엔진이 달린 집, 또는 이동하는 집, 쉽게 말해 주거 가능한 자동차를 뜻한다.

모터홈이란 최근 '1박2일'이라는 인기 오락 프로그램에 등장하여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모은

캠핑카의 한 종류라고 할 수 있다.

국토가 넓은 미국이나 육로로 이웃나라에 갈 수 있는 유럽에서는

차를 이용한 레저 여행이 성행하고 있다.

그래서 장기간의 드라이브 여행을 할 수 있도록 각종 생활설비를 갖춘 자동차인

캠핑카가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이다.

후지와라 신야는 흔히 고속도로의 나라로 불리는 미국을 자동차 안의 시점에서

바라보고 싶다는 생각에 모터홈 여행을 감행한다.

언제, 어디서나 숙박이 가능할 것이라는 생각에 시작한 여행은 많은 어려움에 봉착한다.

모터홈은 전미 수백 군데에 있는 모터홈 주차장을 이용해야 하며 모터홈만의 교통법규가 따로 있다.

6개월간 모터홈을 몰고 미국 곳곳을 여행하면서 그는 생존 노하우를 터득해 나간다.

다양한 나라의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면서 그는 황량한 도시와

무미건조한 사람들에 대해서 이야기 한다.

화장을 전혀하지 않은 미국의 맨 얼굴을 드러내는 듯한 그의 책에는 

모래처럼 메마른 현대인과 현대사회의 감성이 넘쳐 흐른다.

왠지 모르게 처연하고 고독한 미국의 모습이

결국은 우리들의 모습과 별반 다르지 않아서 쓸쓸해졌다.  

 

 

 

 

 

i*****8 2009.11.13.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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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聖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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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은이 '후지와라 신야'는 범상치 않은 이력을 가진 사람이다. 고교 졸업 후 도쿄로 와서 여러 직업을 전전하다가 도쿄예술대학 회화과에 입학하지만 학교에서 배우는 예술에 흥미를 느끼지 못한다. 대학을 중도에 포기한 그는 스물다섯 살이 되던 1969년에 인도로 떠난다. 이후 서른아홉 살까지 인도, 티베트, 중근동, 유럽과 미국 등을 방랑하며 보낸다. 미지의 대륙을 떠돌며 그는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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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은이 '후지와라 신야'는 범상치 않은 이력을 가진 사람이다. 고교 졸업 후 도쿄로 와서 여러 직업을 전전하다가 도쿄예술대학 회화과에 입학하지만 학교에서 배우는 예술에 흥미를 느끼지 못한다. 대학을 중도에 포기한 그는 스물다섯 살이 되던 1969년에 인도로 떠난다. 이후 서른아홉 살까지 인도, 티베트, 중근동, 유럽과 미국 등을 방랑하며 보낸다. 미지의 대륙을 떠돌며 그는 자신의 발길이 닿은 곳에 남긴 자취를 글과 사진으로 기록했다. '인도방랑'을 시작으로 그의 글은 당시 일본 사회에 커다란 반향을 불러일으켰고, '진정한 여행의 가치를 표현한 작가'라는 찬사를 받으며 작가로서 사진작가로서 대단한 명성을 얻는다.

이 책은 1980년대가 저물어 가던 사십대 중반의 어느 해, 약 200일간 미국 대륙을 떠돈 기록이다. 그는 주거가 가능한 자동차인 '모터홈'을 운전하며 로스앤젤레스에서 샌프란시스코, 뉴욕, 플로리다로 갔다가 플로리다에서 다시 남부를 횡단해 로스앤젤레스까지 대략 2만 마일을 달린다. 모터홈 여행을 선택한 이유로 그는 '고속도로의 나라'라고 불리는 미국이란 나라를 자동차 안의 시점에서 바라보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예술가다운 독특한 시각이다.

"아메리카의 풍경은 그 대부분이 현대의 풍경이다. 광대한 대지는 있지만, 아무 것도 없다. 역사도 없다  ……  무섭게 깨끗한 신흥주택가의 풍경. 대로 맞은편에서 빛나는 대형 주유소의 황색 전등. 도시에 숨은 사람들의 군상. 미국의 거리와 사람들에게서 느껴지는 고독  ……  나는 과연 여기서 살 수 있을까"

여행은 한 나라의 전반을 파악하기에는 짧은 시간이지만, 그는 미국이라는 나라가 본래적으로 가지고 있는 몇 가지 특성을 포착한다. 그는 여행 중에 마주친 미국인들이 현실에서 유리된 '시뮬레이션'과 '판타지'를 유난히 좋아하는 사람들이었다는 것에 착안하여 코카콜라, 맥도널드, 미키마우스, 팝 아트 등과 같은 미국문화의 대표적인 아이콘도 가상현실이 바탕이 되었다고 생각하고, 나아가 그는 미국이란 나라 자체가 거대한 '모조품'일지도 모른다는 대담한 결론에까지 이른다. 그리고, 코카콜라가 그러했듯이 미국식 자본주의는 '언제나, 어디에서나, 누구나 대량으로 즐길 수 있는 기분 좋은 가상현실'이라는 상품으로 20세기 세계를 석권하였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가상현실'이라는 미국의 聖性이 청년시절 여행한 인도와 이슬람의 '현실' 또는 '자연'이라는 聖性과 완전히 대조적이라는 사실이 지은이의 머리 속을 떠나지 않는다. 인류가 오랜 세월동안 복종해 온 聖性은 가상현실을 주축으로 하는 새로운 聖性에 밀려 나가고, 미국식 쾌감원칙이 동서양의 벽까지 허물어 버린 오늘의 세계를 우리는 살고 있는 것이다.

이 책은 단순한 여행기가 아니다. 현대문명에 대한 묵직한 성찰의 힘이 느껴지는 책이다. 황량한 길 위에서 담아 낸 아메리카 대륙의 표층과 고적한 인간의 풍경을 바라볼 수 있다.

m****e 2009.11.15.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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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메리카 기행을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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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메리카 기행」을 읽고 내 자신이 알고 있는 여행기에 대한 관념을 완전히 바뀌게 만든 책이었다. 물론 여행기는 여행자의 입장에서 쓴 다양한 내용을 바탕으로 독특하게 쓰는 것이 일반적이나 이 책은 작가만이 갖는 특별한 느낌과 감정과 전개 내용들이 아주 특별함을 선사하고 있기 때문이다. 바로 이런 독특한 여행기를 남길 수 있을 정도의 좋은 체험의 여행을 할 수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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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메리카 기행」을 읽고

내 자신이 알고 있는 여행기에 대한 관념을 완전히 바뀌게 만든 책이었다. 물론 여행기는 여행자의 입장에서 쓴 다양한 내용을 바탕으로 독특하게 쓰는 것이 일반적이나 이 책은 작가만이 갖는 특별한 느낌과 감정과 전개 내용들이 아주 특별함을 선사하고 있기 때문이다. 바로 이런 독특한 여행기를 남길 수 있을 정도의 좋은 체험의 여행을 할 수 있다면 매우 행복하겠다는 생각을 할 수 있었다. 우리 보통 사람들은 물론 아주 짧은 여행을 하여서 이런 다양하고 특별한 여행을 해 본 경험이 거의 없으리라 본다. 찾아 가서 눈으로 보고 오기가 바쁘다 보니, 여유도 없을 뿐더러 특별한 체험의 시간이 절대 부족하다 보니 여행만이 갖는 오묘함을 느끼기가 거의 어렵다는 점이다. 내 자신도 어디를 다니기를 매우 좋아하는 편이다. ‘역마살’이 붙었다고 아내가 말을 할 정도이다. 이상하게 집을 떠나면 피곤한 줄 모르고 재미가 있기 때문이다. 물론 고생은 되겠지만 바로 그런 여행을 통하여 많은 것을 보고 느끼고 배우고 경험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항상 아쉬웠던 점은 너무 짧은 기간 안에 더 많은 것을 보려는 욕심이 한 곳을 진득하게 볼 수 없었다는 점이다. 그러다 보니 어디를 다녀왔어도 그저 겉핥기식이 되어서 다시 가보고 싶은 마음이 들기도 한다. 이 넓고 넓은 우리나라는 물론이고 전 세계가 이미 우리 무대가 되어버렸다. 내 자신 이 세상 모든 곳을 다니고 싶은 큰 꿈을 갖고는 있다. 매 년 조금씩이라도 실천을 해보리라 생각은 해보지만 쉽지는 않은 것 같다. 많은 시간과 함께 비교적 큰 자금 등이 따라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년을 하고 나면 약간은 여유를 가지고, 일부러라도 이런 여행의 시간을 자주 가지려 하고 있다. 국내는 물론이고 세계 각 지역의 특색 있는 지역을 저자의 여행처럼 조금은 특별하게 하고 싶은 바람인 것이다. 따라서 실행을 할 그 때까지는 조금씩이라도 책이나 이야기 등을 통해서 나름대로 준비해 가고 있다. 이 책도 나 자신의 이런 마음에 많은 시사점을 준 대단히 유용한 책이었다. 역시 ‘멋진 여행을 하기 때문에 이런 멋진 여행기도 나올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을 저절로 갖게 해주고 있었기 때문이다. ‘좋은 글은 좋은 체험을 하고 나서야 나오는 것’이라고 한다. 장차는 여행기라는 책도 만들고 싶은 소박한 꿈도 갖고 있기 때문에 어쨌든 좋은 여행을 많이 해야만 한다. 그래서 이렇게 간접 체험인 좋은 여행기가 좋은 스승이 되어 주는 것이다. 이 책을 통해서 아메리카에 대한 겉핥기식으로 알고 있는 내용을 떠나서 좀 더 깊은 내면과 함께 좀 더 색다른 풍정을 익힐 수 있어 매우 유익한 독서 시간이었다. 특히도 학생들과 함께 하는 사회과를 담당하고 있는 교사로서 더 우리 학생들에게 이야기를 해줄 수도 있는 기회가 될 것 같아서 더 좋았다. 앞으로 한 번 꼭 가고 싶은 아메리카! 더 좋은 여행지로 만들어봐야겠다.

m***3 2009.11.13.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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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속도로를 달리며, 아메리카 판타지를 쫓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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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를 누비는 일본 출신의 방랑객 후지와라 신야가 이번에는 현대판 자본주의 천국, 미국을 찾았다. 지난 1년 동안 만난 후지와라 신야의 세 번째 책이다. 광물의 세계인 중근동과 티베트, 인도 그리고 식물의 세계인 미얀마를 비롯한 동남아를 누비며 그 안에 사는 이들에 대해 쓴 에세이가 참 마음에 들었다. 지금으로부터 20년 전인, 1980년대가 저물어 하던 즈음에 후지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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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를 누비는 일본 출신의 방랑객 후지와라 신야가 이번에는 현대판 자본주의 천국, 미국을 찾았다. 지난 1년 동안 만난 후지와라 신야의 세 번째 책이다. 광물의 세계인 중근동과 티베트, 인도 그리고 식물의 세계인 미얀마를 비롯한 동남아를 누비며 그 안에 사는 이들에 대해 쓴 에세이가 참 마음에 들었다. 지금으로부터 20년 전인, 1980년대가 저물어 하던 즈음에 후지와라 신야는 팍스 아메리카나가 절정이었던 미국의 곳곳을 여행하며 쓴 에세이에는 도대체 무슨 이야기들이 들어 있을지 기대가 됐다.

 

현대 문명의 편리를 단적으로 상징하는 고속도로와 자동차의 나라 미국을 여행하기 위해 작가는 서부시대의 포장마차를 연상시키는 모터홈으로 서부에서 동부 또 다시 서부로 돌아오는 200여 일 그리고 2만 마일에 달하는 대장정에 오른다. 책을 읽다 보니 그는 일기를 쓰지 않는다고 했는데, 그럼 과연 그 수많은 이야기는 어떻게 기록을 했는지 궁금하다. 물론 사진을 많이 찍었을 테니 포토 에세이 식의 글쓰기였을까? 책장을 넘기는 손길이 빨라진다.

 

후지와라 신야가 미국을 특징짓는 세 가지 요소 중에 가장 첫 번째로 꼽은 가상현실의 본산 할리우드로 독자들을 안내한다. 미국인들은 슈퍼맨이나 람보와 같이 인공적으로 만들어진 이미지(허상)에 의한 스타 시스템에 환호하고, 자신이 미래에 추구하는 성공의 모습을 그리며 희열을 느낀다. 현실에서는 도저히 존재하지 않는 모습들이 텔레비전과 영화 같은 미디어를 통해 재생산되고 확대된다. 이렇게 작위적으로 만들어진 이미지들은 대중에 의해 두 번째 미국적 요소인 대량생산-대량소비의 과정을 거쳐, 마지막으로 유아적 쾌감원칙을 충족시키게 된다. 하지만, 삶에 있어 기갈과 허기는 채워지지 않는다. 물질적으로 무엇 하나 부족하지 않은 아메리카가 빠진 덫이라고나 할까.

 

한편, 역사에 대한 콤플렉스를 가진 미국인들의 모습에 대해 다음과 같은 이야기들을 풀어내고 있다. 유럽을 그 뿌리로 하는 미국인들에게 과거는 단절하고 극복해야 할 대상으로 비춰진다. 동시에 역설적으로 뉴잉글랜드, 뉴햄프셔, 뉴헤이븐 같은 구대륙의 지명들이 신세계의 도시 이름으로 부활하기도 한다. 유럽에서 모두 다른 양식으로 지은 가옥과 달리 신대륙에서는 효율성을 모토로 해서 투바이포 양식의 붕어빵 틀로 찍어낸 듯한 천편일률적인 가옥구조가 일반화된다. 작가에 의하면 이런 새로운 공동체의 모습은 다인종 국가인 미국에서 인위적인 통합을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고 한다. 이런 심리적 기제들은 그네들의 모습에서 지구 상의 그 어느 나라에서 볼 수 없는 친근함과 더불어 따라오는 냉정함이라는 복합적인 양태로 드러나기도 한다.

 

자연의 축복을 받은 캘리포니아를 떠나 네바다 사막을 가로지르며, 1969년 인간의 달착륙 당시 인류사의 위대한 발자취로 칭송받았던 대사건이 지구의 반대편 이란에서는 자신들의 이상 세계를 훼손시킨 절대 악으로 폄하되는 장면을 떠올리기도 한다. 달랑 10센트의 고속도로 요금을 받는 곳에서 일하는 여인에 대한 연민을 스케치하기도 하고, 밀레니엄 캐피탈이라고 불리는 뉴욕에서는 경찰 권력에 의해 행해지는 인종차별적 폭력을 목격하기도 한다.

 

개인적으로 후지와라 신야 작가가 기술한 많은 미국 문명 비판 중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것 세 가지를 꼽으라고 한다면 마이클 잭슨, 맥도널드 그리고 미키마우스를 선정하고 싶다. 시대의 아이콘으로 쾌락의 원천을 제공했던 마이클 잭슨의 비극적인 죽음은 단지 어느 유명인사 혹은 스타의 죽음으로 수용되지 않는다. 후자와라 신야가 네바다 사막에서 미래 인류의 모습을 보았다고 고백했던 것처럼, 지난 반세기 동안 전 세계 주도권을 장악하고 경찰국가로서 패권을 자랑해온 어느 몰락하는 제국의 그림자가 느껴졌다.

 

마이클 잭슨의 죽음과 더불어 그의 성형중독에 일조한 콜라의 거품처럼, 미국식 편리함의 상징이었던 맥도널드의 몰락에 대한 작가의 분석이 아주 마음에 들었다. 뉴욕 외곽의 D타운에서 작가가 직접 경험한 타인으로서의 모멸감은 충분히 공감이 갔다. 서부시대 전통을 잇는 셀프서비스로 무장한 맥도널드는 오늘날 비만의 주범으로 몰리면서 하루가 다르게 그 위상을 잃어가고 있다. 더 자세한 맥도널드의 폐해에 알고 싶은 이들에게 모건 스펄록이 제작한 다큐멘터리 영화 <슈퍼사이즈 미>를 추천해 주고 싶다.

 

미국의 대통령이 누구인지도 몰라도 디즈니의 캐릭터 미키마우스를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미국식 박애주의와 이방인 나아가서는 구대륙에서 페스트의 원흉으로 손가락질 받던 시궁쥐 미키마우스는 신세계 미국에서 어린이들과 성인이 되어서도 여전히 유아적 쾌락을 쫓는 성인들의 절친한 친구로 환골탈태하게 된다.

 

<아메리카 기행>은 어쩌면 독자들이 기대한 미국 여행과 문물에 대한 에세이와는 조금 거리가 있을지도 모르겠다. 대신 미국식 자본주의와 가상현실에 기초한 미국 문명에 대한 신랄한 비판이 돋보인다. 계속해서 이동해야 한다는 강박관념 때문인지, 그네들의 삶에 대한 깊이 있는 분석보다는 조금은 피상적이지 않나 하는 느낌이 들기도 하지만 그 정도야 방랑객에 대한 예우로 너그럽게 이해해 주고 싶다. 한 가지 아쉬운 점으로 작가가 모터홈 여행을 하면서 분명히 엄청나게 많은 사진을 찍었을 텐데, 초반에 나오는 사진 말고는 사진 구경을 할 수 없다는 점과 수록된 사진마저 설명이 없다는 점을 꼽고 있다. 마지막으로 한 가지, 천하의 방랑객 후지와라 신야가 <일본 열도 기행>을 쓴다면 과연 어떤 글들이 실릴지 궁금하다.

h******1 2009.11.04.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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촌스러운 시대의 결코 촌스럽지 않은 여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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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사로잡는 책이다. 촌스러운 듯한 독특한 분위기의 몇장의 사진때문에 손에 잡게된 책.. 다분히 감성적이고 주관적인 흐름의 문체와 사물을 폭넓게 인지하면서도 예리한 통찰이 엿보이는 에세이의 특징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책! 작가의 전작들을 읽어보지 않은 상태에서 첫꼭지를 읽었을때부터 '좋은 책을 만났다'라고 안도할 수 있었던 것이다. 모터홈으로 미대륙을 횡단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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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사로잡는 책이다.

촌스러운 듯한 독특한 분위기의 몇장의 사진때문에 손에 잡게된 책..

다분히 감성적이고 주관적인 흐름의 문체와 사물을 폭넓게 인지하면서도 예리한 통찰이 엿보이는 에세이의 특징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책!

작가의 전작들을 읽어보지 않은 상태에서 첫꼭지를 읽었을때부터 '좋은 책을 만났다'라고 안도할 수 있었던 것이다.

모터홈으로 미대륙을 횡단하는 여행의 발상치고는 이 여행은 최근의 일은 아니다.20년전에 어느 중년의 동양인이 미국대륙을 여행하고 쓴 에세이가 20년후 한국에 출판되었다.중년의 동양남자는 이제 할아버지쯤 되어 있겠고 작가의 여행중 TV속에 등장했던 팝의 황제 마이클 잭슨은 얼마전에 사망했으며 투손까지 히치하이킹했던 멕시코계 어린소년은 지금쯤 가정을 꾸려 불안한 삶을 살고 있거나 갱스터가 되어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사진 속 촌스러운 분위기에는 그런 시간의 흔적이 응축되어 있었던 것이다.

여행에세이들이 독자에게 소비되는 이유들중 하나는 타국의 낯선문화에 대한 이색경험들을 일상과 비교해 신선한 자극으로 받아들이고 싶어하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이미 알려질 대로 알려진 경험들은 소비측면에서 보자면 상품성이 떨어진다. 미국의 맥도널드로 대표되는 자유주의를 가장한 저질상품들은 우리에게도 일상이 되었고 끼워팔기로 같이 수입된 인종주의도 답습하고 있으며 사실 이 책은 그당시로서도 독자들의 환상을 부추길만한 이색경험은 써놓질 않았다. '미국문명에 대한 고찰' 이라는 제목으로 인문학 서적 판대에 올라도 어색하지 않다. 그렇기에 대리만족적인 일상의 자극제로서 소비되기에는 적합하지 않은 책인다.

옮긴이도 책의 말미에 언급했듯이 이 책은 한국의 현재와 오버랩된다. 후지와라 신야가 20년 전에 경험했던 아메리카 판타지제국의 허세와 모래처럼 부서져 버릴듯한 허약함...그것이 전세계를 최면에 들게 했다.최면은 더욱더 화려해 지고 부풀려져 빠르게 팽창하다 20년 후에는 그 속에서 깨어나기를 두려워 하게 되었다. 교통사고 사망자의 마직막 그 흐려지는 한마디 "알파카를 놓아줘..' 그것은 암시가 아니었을까..최면에서 깨어나기를 두드리는 암시.. 그 암시가 이제와 효력을 발휘하여 제 역할을 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촌스러운 시대의 결코 촌스럽지 않은 기행을 읽고 싶다면 강력히 추천한다. 그 시대의 촌스러운 유행이 다시 돌아오듯 자연스럽게 공감할 수 있을것이니..



m******i 2009.10.31.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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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메리카 기행] 친근함으로 감추고 있는 고독이 스며있는 미국의 풍경들.
"[아메리카 기행] 친근함으로 감추고 있는 고독이 스며있는 미국의 풍경들." 내용보기
#  한 권의 책을 읽으며, 떠오르는 두 가지 생각들..     첫 번째는 20년 뒤, 한국사회의 모습이었다. 저자는 1980년대 말에 미국을 여행하고 3년의 시간의 숙성을 거쳐, 책을 세상에 내보였다. 2010년을 바라보는 지금 20년의 시간의 차이가 있지만, 도리어 2030년, 자본주의가 고도로 발달했을 때의 단절된 세대의 모습을 미리 보고있다는 생각을 했다. 자식들이 빨리 독립하고, 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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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권의 책을 읽으며, 떠오르는 두 가지 생각들..
  
  첫 번째는 20년 뒤, 한국사회의 모습이었다. 저자는 1980년대 말에 미국을 여행하고 3년의 시간의 숙성을 거쳐, 책을 세상에 내보였다. 2010년을 바라보는 지금 20년의 시간의 차이가 있지만, 도리어 2030년, 자본주의가 고도로 발달했을 때의 단절된 세대의 모습을 미리 보고있다는 생각을 했다. 자식들이 빨리 독립하고, 노년의 시기에 자신만의 시간을 즐기는 모습은, 여유있는 이에게는 즐거움으로 다가왔지만, 외로움에 웅크리는 쓸쓸함도 함께 배어있었다. 좁은 영역에서 활동하던, 좁았기에 간섭도 심했고, 서로 챙기기도 했던 사회에서, 성공은 각자의 능력탓이라며, 억울하면 출세하라는 이야기가 일반화된 사회에 발디딜 기회를 잃어버린 패자들에게는 하루가 고통인, 단절된 시간을 보내게 되는 풍경을 짐작하게 하는 풍경이 많이 보였다.
 
  마지막은 미래를 바라보는 시선이었다. 과거와 자신을 잊고 미래만을 바라보며 달라가는 사람들은, 늘 꿈을 꾸었고, 그 꿈을 실현하려 노력했다. 지금과 과거를 잊고, 새로움에 집착하고 기대한기에, NEW 라는 단어가 많이 붙은 도시의 지명과 그 도시에 살았다면, 절대 붙이지 않았을 데스벨리, 배드워터 등의 지명이 있구나라는 생각을 했다.
 
 
# 열린 마음 한 편에 남아 있는 쓸쓸함과 친근감으로 감추고 있는 고독.
 
 
  미국을 바라보는 저자의 시선은 낯선 이를 환영하는 밝은 미소의 열린 마음과 그 뒤에 스며있는 쓸쓸함과 고독이었다. 끝도 없이, 수없이 많은 시간을 똑같은 풍경을 보며, 자동차로 여행하는 생활을 하기에, 운전사들끼리 밝은 미소를 보일 수 있다는 점에서 밝은 미소의 힘과 열린 마음을 볼 수 있었지만, 다른 문화권은 처음에는 경계하다가,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마음을 열며 가까워지지만, 미국에서 저자가 만난 사람들은 밝지만, 일정한 선이 있어 그 벽을 넘는 일의 힘겨움이 전해졌다. 짧은 시간 여러 공간을 다니며, 여행을 하는 저자의 생활을 감안하더라도, 다른 문화권의 사람들이 모여 생활하기에, 어쩔 수 없는 텃세와, 인종차별의 한계선도 느낄 수 있었다.
 
  미래를 주도하고, 초강국인 미국의 드라마에서 느껴지는 화려한 패션과 첨단기술의 이미지와 달리, 저자가 모터카로 여행하면서 만난 공간에서는 '패밀리'를 중요시하는, 미국인과 현실에서 벗어난 가상현실과 판타지를 사랑하는 국민성을 다양한 에피소드를 통해 만날 수 있다. 마이클 잭슨이 화상을 입고, 기자회견을 하던 내용과 할리우드의 옥상에서 자살을 시도한 여성, 고속도로 이용 요금을 받는 여인과의 짧은 에피소드 등은 문명을 바라보는 저자의 시선과 맞물려, 스쳐 지나갈 이야기들 속에서 그 문화 특유의 색깔을 느끼게 된다.
 
  오래된 도시에서는 전통의 힘과 문화의 특색과 오래되어 고치기 힘든 폐습이 남아있다면, 새로 만들어진 도시에서는 서로를 인정하려는 노력과, 문화를 만들어가는 새로움이 깃들어 있다 생각한다. 오랜 세월을 지난 티베트와 아랍과 달리, 미국을 주도하는 계층은 이제 만들어진지 300년이 넘지 않았기에, 적당한 선을 서로에게 인정하는 문화가 여전히 남아있음을 느낀다. 쾌활하며 고독하다는 말이 정말 잘 어울리는 국민이라 생각했다. 꿈 꾸는 일을 포기하지 않기에, 척박한 현실을 이겨내려는 노력을 하게 된다.  종업원이 무한 친절한 일본의 문화와 고객이 종업원에게 서비스를 대행해줘서 고마워하는 문화를 바라보는 시선의 차이는, 문명을 날카롭게 바라보는 저자의 독창적인 시선의 힘을 느꼈다. 점점, 더 미래를 꿈꾸게 하지만, 현실에서 허우적되는 자본주의의 미래를 보는 듯해, 마음이 씁쓸했다.
 
  돌아오기 위해 여행을 떠나고, 자신의 새로운 면을 찾고, 자신을 더 알아가기 위해 가장 좋은 일이 여행이라 생각한다. 모터카를 타고, 여행을 할지, 그냥 차를 타던지, 다른 여행수단을 이용할지 결정하지 못했다. 미국을 여행하게 되었을 때, 함께 데려가, 변화된 미국을 다시 바라보고 싶은 책이다. 한계를 많이 지적했지만, 밝고 따뜻함에 온화환 시선을 둔 저자의 배려가 전해지는 책이었다. 시간이 지나도, 생생함이 느껴지고, 생각할 거리가 하나씩 늘어나는 건, 세월을 넘는 저자의 글의 힘이 살아있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여행기가 아닌, 문명의 풍경을 바라보는 여유가 있는 이에게 어울리는 책이다.

7******e 2009.11.16.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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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여년 전의 미국 여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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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장점을 뽑으라 하면 책을 통해 많은 교훈을 얻을 수 있다, 책으로 간접 경험을 하여 보다 많은 지식을 쌓을 수 있다라는 것이다. 특히나 인성이 막 틀을 잡아가는 어린 아이들에게 권선징악 등의 교훈을 안겨 줄 수 있는 독서는 참으로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제는 어느 정도 틀이 잡힌 성인들에겐 자신이 살아가고 있는 지역을 벗어나 세계 곳곳을 다니며 찍은 사진들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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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의 장점을 뽑으라 하면 책을 통해 많은 교훈을 얻을 수 있다, 책으로 간접 경험을 하여 보다 많은 지식을 쌓을 수 있다라는 것이다. 특히나 인성이 막 틀을 잡아가는 어린 아이들에게 권선징악 등의 교훈을 안겨 줄 수 있는 독서는 참으로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제는 어느 정도 틀이 잡힌 성인들에겐 자신이 살아가고 있는 지역을 벗어나 세계 곳곳을 다니며 찍은 사진들과, 그 곳에서의 경험을 담은 여행기를 읽는 것이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기회가 되면 직접 떠나보면 더 좋을 것이고.

 

 그러나 내게 있어 여행기를 정의하라고하면 간접 경험보다는 "휴식"에 가깝다. 뭔가 가슴이 꽉 찬것 같아 답답함을 느껴서 좀 쉬고 싶다고 생각할 때 여행기를 찾는다. 낯선 곳의 모습을 담은 많은 사진들을 보거나, 그곳 사람들의 낯선 이야기를 읽고 있노라면 조금은 답답함이 가시는 것 같기 때문이다.

 

 아메리카 기행도 그래서 읽게 되었다. 미국이란 거대한 땅 덩어리를 200일동안 여행한 이야기이다. 읽으면서 뭔가 살짝 이상하다 싶었는데 책 속의 미국은 2000년대가 아니라 1980년대로 지금보다 약 20년이나 전의 미국이었다. 그곳은 시간은 20년 전이었지만 어찌보면 현재를 짐작할 수 있는 모습들이 있었다.

다민족 국가를 대표하는 나라라는 점에서 보여줄 수 있는 고독과 갈등, 그리고 열광들. 작가의 눈에 비친 그곳의 사람들은 각각 지닌 피부색 만큼이나 다양한 개성을 지닌 듯하지만, 맥도널드를 즐겨 먹고, 코카콜라를 즐겨 마시는 모습에선 개성을 찾아 볼 수 없었다. 오히려 획일화된 모습에 가까웠다. 그러면서도 백인들은 흑인을, 흑인들은 황인종을 없신여기는 모습들, 화려한 생활을 하는 듯하면서도 아무하고도 소통하지 않는 것과 같은 모습들.

책 속에서는 그간 생각지도 못했던 미국의 모습이 보이며, 그를 바라보는 작가의 진지한 말들이 이어진다.

 

 

"미국에서 스타란 미국인이 스스로를 증명하기 위한 표상인 동시에 미국에서의 성공이 무엇인지를 보여주는 이미지다. "  - P.114 중에서-

 

 미국의 스타들은 미국의 스타인 동시에 세계의 스타인 경우가 많다. 그렇기에 각 나라에서 성공한 스타들이 미국을 찾는 것이다. 그들의 모습은 늘 화려한 삶을 살아가고 있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보여지는 모습 뒤에는 화려함 못지 않은 어두움이 있다는 걸 단적으로 보여준 말이 아닌가 싶다.

 

 "엘비스 프레슬리는 의시가 건네주는 다량의 약물에 의지해 섹시한 프레슬리를 연기해야 했고, 리즈 테일러는 그 미모를 간직하기 위해 수십 번 성형수술을 받아야 했다. 율 브리너와 존 웨인은 암에 걸린 후에도 죽는 순간까지 미국의 강인한 압지 상을 연기해야 했다. 마릴린 먼로는 약간 경박하면서도 순진하고 한결같은 소녀다움과 누구에게나 나눠줄 수 있는 풍만한 모성, 즉 미국 남자들이 원하는 고전적인 여인상을 최후까지 연기해야했다. 다른 나라에서는 수타가 기존의 이미지를 벗고 변신을 꾀하거나 스타라는 위치에 질려 평범한 삶으로 돌아가는 수가 있는데 미국에서는 거의 불가능하다. " - P.115 중에서-

 

 작가의 생각이 조금 과장된 것은 아닌가 싶으면서도  얼마전 세상을 떠난 누군가를 생각하면 정말 씁쓸해지는 부분이었다.

 

  미국이 최초로 달에 도착하여 온 미국 국민들이 환호 하고 있었을 그때, 작가가 있었던 사막의 어느 사람들은 절규로서 분노를 표했다. 그들은 말했다.

"아메리카는 악마다." 달을 신성시 여겼던 그들에게 달에 도착하여 깃발을 꽂는 그 모습은 절대 환영할 수 없는 것이었다.

 

 책 속엔 그 시대를 미국을 바라보는 작가의 느낌이 아주 솔직하게 적혀 있었다. 그 중에는 안타깝게도 대부분은 부정적인 부분이 많았다. 예전과 달리 미국의  위상이 많이 작아진 것을 생각하면 절로 고개가 끄덕거려졌다. 찬 물에서는 절대 수증기가 올라오는 법이 없듯이, 현재의 미국 또한 과거의 모습이 있기에 존재하기 때문이다.  

 

 솔직히 이 책이 처음부터 마음을 붙잡은 건 아니었다. 여행기란 말에 읽기 시작했는데 기대했던 낯선 곳의 모습이 담긴 사진은 초반에만 있을 뿐- 그것도 멋지다 말 할만한 사진은 아주 드물었다는-  그 이후에는 사진이 뚝 끊기고 기나긴 글들만 가득한 것을 보고 약간 답답함을 느꼈기 때문이다. 멋진 미사여구도 없었다. 그저 빽빽한 글들이 있었을 뿐이었다. 그래서 초반엔 이 책을 선택한 것에 후회가 일기도 했었다. 그런데 글을 읽다보니 초반에 느꼈던 답답함은 사라졌다.

물론 생각보다 읽는데 오래 걸리긴 했다. 다른 여행기처럼 휘리릭 페이지를 넘길 수 없었기 때문이다. 한번에 다 읽지도 못했다. 몇 번씩 책을 손에서 내려놓곤 했었다. 한 번에 읽기엔 너무 글이 많았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읽다보니,  다 읽어보니 읽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과거 미국의 모습을 보면서 현재의 미국을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작가가 미국을 여행한 건 1980년대, 그리고 일본에서 이 책이 출간된 것은 1990년대, 청어람에서 이 책이 나온 것은 2000년대. 좋은 재료를 가지고 조리된 요리는 많은 사람의 입맛을 사로 잡는 것처럼 훌륭한 작가의 경험으로 쓰여진 글 또한 오랜 시간 동안 많은 사랑을 받는 것 같다.

w*******y 2009.11.13.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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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허상을 깨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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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어디까지 가봤니?" 모 항공사의 광고 카피다. 20세기 세계 최강대국 자리를 꿰찬 미국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그럼에도, 미국을 제대로 아는 사람은 많지 않은 것 같다. 이 항공사 광고가 이 사회에서 먹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일반인이 평생 동안 미국을 몇 번, 몇 개 도시를 가보겠는가? 미국에 대해 안다고 말할 수 있을까?  책 <아메리카 기행>은 이 질문에 대한 해답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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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어디까지 가봤니?" 모 항공사의 광고 카피다. 20세기 세계 최강대국 자리를 꿰찬 미국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그럼에도, 미국을 제대로 아는 사람은 많지 않은 것 같다. 이 항공사 광고가 이 사회에서 먹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일반인이 평생 동안 미국을 몇 번, 몇 개 도시를 가보겠는가? 미국에 대해 안다고 말할 수 있을까?
 
책 <아메리카 기행>은 이 질문에 대한 해답을 찾는 과정이 오롯이 담겨있다. 저자 후지와라 신야는 캠핑카로 미국을 200일 동안 돌아다녔다. 2만km를 달리며 미국의 모습을 사진과 글로 표현했다. 제목에 기행이라는 표현이 나오고, 표지에는 한가로운 푸른 바다 사진이 있다. 언뜻 보면, 재미있는 로드무비와 같은 책이라고 기대하기 십상이다. 이 책은 마냥 편한 기행기가 아니다. 겉으로 보이는 미국의 이면을 찾아내려는 시각이 날카롭다. 
 
처음 몇 페이지를 읽으면서 실망했다. 마치 독자가 미국 이곳저곳을 들여다보는 것처럼 세밀하게 묘사되어 있을 줄 알았다. 이 책을 다 읽고 난 후 곰곰이 생각해보면, 저자는 처음부터 그런 기행을 기획하지도 않았던 것 같다. 저자는 미대륙을 여행하면서 만나는 사람 모습을 그렸다. 특히 그들의 모습에 배어있는 의미를 정조준했다. 한마디로 '인간군상 기행'이라고 하는 편이 이 책의 내용에 가깝다.
 
저자는 이 책 말미에 의미심장한 글을 남겼다. 미국을 돌아보고 자신의 뿌리를 생각했다고 했다. 사실 우리 삶에는 알게 모르게 '미국' 또는 '미국식'이 똬리를 틀고 있다. 그것도 매우 짙게 깔려 있다. 웬만해서는 느끼지 못할 정도다. 생각해보면, 하루 종일 먹는 것부터 미국과 크게 다르지 않다. 아침에 일어나서 밥 대신 시리얼로 식사를 때운다. 점심을 맥도널드 햄버거와 콜라로 해결하기도 한다. 저녁에는 스테이크를 먹는다. 언제부터인가 수정과보다 콜라가 익숙하다. 팝콘을 먹으면서 할리우드 영화를 보는 데이트 코스는 특별하지도 않다.

 

단적인 예이지만, 먹고 즐기는 행위가 미국적이라는 말이 아니다. 햄버거는 미국인의 사고와 문화가 녹아있는 음식이다. 미국 역사 초창기 시절, 미국인은 자신들의 모국인 영국과 유럽처럼 고상한 삶을 영위할 여유가 없었다. 고기와 야채를 빵에 넣어 한 손에 들고, 다른 손에는 총을 들고다녀야 할 정도로 미국인의 삶은 고단했다. 일본인 저자는 이런 삶을 우리(미국인이 아닌 다른 나라 사람)가 마냥 쫓고 있는 것은 아닌지 고민해볼 것을 주문하고 있다.

 

최근 미국인은 요가, 붓글씨, 불교, 슬로우 푸드 등 동양적인 것에 심취하고 있다. 정작 동양인은 정크 푸드(junk food)로 대변되는 '미국식'을 마치 선진국 문물인양 받아들이고 있다. 생각해볼 대목이다. 영화 속에 비친 미국을 현실로 받아들이지고 있지 않는지, 짧은 유학이나 여행에서 각인된 미국이 허상은 아닌지 반추할 필요가 있다. 겉으로 미국은 성적으로 개방되고 자유분방하고 합리적인 것처럼 보인다. 사실은 그렇지 않은 경우가 허다하다. 보수적인 가정이 적지 않다. 미국 상류층은 가문까지 따져 결혼 상대를 고른다. 여성에 대한 편견도 있으며 인종차별이 존재하는 나라가 미국이다. 저자는 맥도널드 매장에서 느낀 인종차별을 예로 들었다. 자격지심이 아니라는 증거를 제시하고 있다. 저자는 또 미국인처럼 친화적인 국민은 없을 것이라는 환상을 깨는 역할도 한다. 

 

동서양 문화의 우열을 가리는 것이 아니다. 다만 미국을 결코 겉모양만으로 판단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 이 책의 핵심이다. 미국은 현재 세계 강대국이지만 결코 세계 각국이 추종하는 모범국은 아니라는 말이다.

 

"일본인 여행자는 미국인처럼 친화적인 국민은 이 세상에 없다는 인상을 품고 고국으로 돌아오는 경우가 종종 있다. 가장 큰 이유는 거리에서 마주친 낯선 미국인이 싱긋 웃으며 눈인사를 건네거나, 윙크를 하거나, 때로는 '하이'하고 말을 걸어주었기 때문이다. 확실히 여행자를 기분 좋게 해주는 반응이다. (중략)
이런 과잉표현은 다민족의 이유로 성립된 국가이기 때문이다. 낯선 이들끼리 길에서 주고받는 간단한 인사처럼 과잉표현으로 상호 간에 가로놓여진 깊은 도랑을 메우려고 한다. 이는 미국에서 미국인이 만들어낸 고유의 '규칙'이자 '응원'이다."

 

저자는 한 발 더 나아가 미국을 허상이라고 했다. 미국이 세계에 퍼뜨린 상품과 문화를 예로 들었다. 코카콜라는 합성 음료일 뿐이고 금주국이었던 미국이 발명한 와인의 모조품에 지나지 않는다고 했다. 세계 어린이의 영웅이 된 미키마우스와 도널드 덕은 쥐와 집오리의 모조품이며, 디즈니랜드도 잡다한 세계를 가짜로 꾸민 이미테이션(공상)의 나라라고 비판했다. 미국 영화에도 공상과 페이크(속임수)가 난무하며, 미국의 대표적인 예술인 팝아트도 가상현실이 주제라는 점을 강조했다. 

 

미국이 허상의 역사를 써오고 세계에 이를 전파한 까닭은 무엇일까. 저자는 그 이유를 미국의 다민족 구성원에게서 찾았다. 다민족이 모인 미국인은 공유할 수 있는 공동의 환상이 필요했다는 것이다.
저자는 7개월간의 여행을 마치면서 미국은 낯선 나라가 아니었음을 고백했다. 그는 "내 안의 또 다른 뿌리를 그곳에서 확인했다"는 말로 이 책을 마무리했다. 책 <아메리카 기행>은 미국을 불편하게 하거나 '아메리카 드림'을 깨는 책이다. 
  
 

b*****m 2009.11.08.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