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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니스 리님, 앞으로 어쩌실려고...
"재니스 리님, 앞으로 어쩌실려고..." 내용보기
숨이 막힌다. 책장을 덮고도 오래도록 숨이 쉬어지질 않는다. 어제의 나와 오늘의 내가 다른 사람이 되어 버린 것만 같다. 그저 한 권의 책을 읽었을 뿐인데...   별다를 것 없던 평범한 오후에 나는 <피아노 교사>란 책을 펼쳐들었다. 그리고 지금, 거센 폭풍이 한차례 휩쓸고 지나간 듯, 어제와는 다른 내가 책을 손에 들고는 멍해져 있다. 그런 책들이 있다.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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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이 막힌다.

책장을 덮고도 오래도록 숨이 쉬어지질 않는다.

어제의 나와 오늘의 내가 다른 사람이 되어 버린 것만 같다.

그저 한 권의 책을 읽었을 뿐인데...

 

별다를 것 없던 평범한 오후에 나는 <피아노 교사>란 책을 펼쳐들었다.

그리고 지금, 거센 폭풍이 한차례 휩쓸고 지나간 듯,

어제와는 다른 내가 책을 손에 들고는 멍해져 있다.

그런 책들이 있다.

다 읽고나서도 손에서 좀처럼 내려 놓질 못하는 그런...

내게 호흡곤란의 증세를 일으키게 만드는 그런 책들이...

 

피나노 교사엔 세 명의 주인공이 있다.  

(신파 드라마처럼 이 3명이 모든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것은 절대 아니다.

대하 드라마처럼 주렁주렁 얽히고 섥혀 있는 주변인물들의 이야기도 탄탄한 구성아래 멋지게 펼쳐진다.^^)

 

1940년대 홍콩 상류층의 미워할래야 미워할수 없는 사랑스런 파티걸, 트루디! 

그녀가 나타나면 주위의 여자들은 모두 빛을 잃고, 남자들의 눈은 빛이 난다.

하지만 가진 것이 많으면 사랑도 어려운 법인가!

그녀 스스로 다른 이들은 자신을 파티에서 이목을 집중시키기에 좋은 상대로만 생각한다 여긴다. 

그리고 전쟁은 그런 그녀의 생각이 어느 정도 '통찰력 있음' 이였음을 증명한다.

전쟁은,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사랑해주었던 그 남자 윌과의 관계에도 변화를 가져온다.

 

1950년대 남편을 따라 영국에서 홍콩으로 건너온 피아노 교사, 클레어!

한번도 표면으로 드러날 기회를 갖지 못했던 클레어,

그런 기회가 주어진다 해도 존재감을 나타내지 못했던 클레어,

그녀는 홍콩으로 오면서 조금은 다른 사람이 되길 원했다.

그리고 그 남자, 윌을 만나며 그의 옆에선 자신이 그런 존재가 되었다 믿었다.

 

그리고 트루디와 클레어 사이를, 1940년대 홍콩과 1950년대 홍콩 사이를 

자연스레 넘나들며 그 10년의 gap을  메꿔주고 이어주는 윌 트루스데일!

1940년대의 자신의 연인이자 만인의 연인이였던 트루디를 지켜주지 못한 것에 대한 후회로

남은 생을 스스로 건조한 흑백그림 속으로 넣어버린 남자 윌이 있다.

본인이 지켜주지 못한 그녀가 혹시 돌아올까봐

이사를 가지도 못하고, 문을 잠그지도 못한 채 살아가는 남자...   

1950년대의 윌 곁에는 클레어가 있다.

"원래 의도와는 반대로 이젠 중요하게 되어버린 클레어가..

클레어는 초대받지도 않은 채 그의 꿈으로 다가와 다른 여자,

낮이나 밤이나 윌을 괴롭히는 그 여자와 싸움을 벌이고 있다." (p302)

   

작가는 인생 게임을 하고 있는 여러 명의 아이들에게 전쟁이란 새로운 카드를 던져주고는,

아이들의 변화를 하나도 놓치지 않고 찬찬히 관찰이라도 하듯이,

누구의 편에도 서지 않는 공정한 심판이 되리라 작정이라도 한 듯이,

그리고는 살짝 고개를 돌려 '너희도 같이 구경할래?' 하고 묻는 듯하다.   

 

<피아노 교사>는 출간 전부터 화제를 모으던 책이다. (우리나라보다는 외국에서 더 큰 화제를...)

첫 책임에도 출간 후 2주만에 타임스 베스트 셀러! 23개국으로 판권이 팔려나간 화제작...

 

손에서 내려놓아 지지 않던 책을 겨우겨우 내려놓으며 뜬금없이 나는 작가가 걱정스러워진다.

이봐요, 재니스 리님!  첫 책이 이리 강렬하고 완벽하다니!!!

앞으로 어쩌실려구요...^^

이런 기대와도 같은 나의 걱정은 벌써부터 그녀의 다음 작품을 기다리게 만든다.   

 

 

ps : 우연히 구한 가제본으로 읽었습니다.

     예전 서평에 출간 전에 올라온 리뷰에 대한 오해가 있었기에 미리 밝힙니다.

g*****y 2009.10.19. 신고 공감 5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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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노 교사
"피아노 교사" 내용보기
아, 한 편의 영화를 본 기분이다. 영화를 자주 보지 않는 내게도 이렇게 생생하게 영상으로 펼쳐지다니. 소설 속 장면 하나하나, 대사 하나하나, 움직임 하나하나가, 흰 종이 위의 글자를 뛰어넘어 마치 이미 본 듯한 영화를 되새기듯 실감나는 영상이 된다. 책과 영화의 마지막에 찾아오는 감동은, 책과 영화가 각자 활자와 영상으로 다른 것처럼, 그 감동도 정적이고 동적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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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한 편의 영화를 본 기분이다.

영화를 자주 보지 않는 내게도 이렇게 생생하게 영상으로 펼쳐지다니.

소설 속 장면 하나하나, 대사 하나하나, 움직임 하나하나가,

흰 종이 위의 글자를 뛰어넘어 마치 이미 본 듯한 영화를 되새기듯 실감나는 영상이 된다.

책과 영화의 마지막에 찾아오는 감동은, 책과 영화가 각자 활자와 영상으로 다른 것처럼, 그 감동도 정적이고 동적으로 서로 다르다.

이 책은, 책의 마지막 장을 덮을 때의 정적인 감동과, 영화의 마지막 신을 보고 난 후의 동적인 감동을 함께 느낄 수 있는 책이었다.

그래서 무언가 더욱 충만하게 차오르는 느낌.

 

2차대전을 전후로 하여 1940년대와 1950년대의 홍콩이 이 소설의 배경이다.

격랑의 1940년대를 함께 보낸 연인 윌과 트루디,

전쟁의 잔흔이 가시지 않은 1950년대에 만난 윌과 클레어.

이렇게 세 사람을 중심으로 10년의 시간을 넘나들며 이야기는 진행된다.

 

피아노 교사인 클레어가 피아노를 가르치는 로켓의 집에서 우연히 가방에 떨어져 들어온 값비싼 물건을 '훔치는' 장면으로 시작되는 소설은, 그 첫 장면부터 무척 흡인력 있게 사람을 빨아들였다.

첫인상에 매료당했으므로 이어서 진행되는 만남은 물 흐르듯 순조롭다.

하지만 결코 고요히 흐르기만 하는 것은 아니다.

졸졸졸 시냇물인가 싶다가, 홍수에 잔뜩 수위가 높아진 강물인가 싶기도 하고, 모든 걸 집어 삼킬 듯 세찬 소용돌이를 일으키며 흘러가는 계곡물인 듯 하다가, 모든 걸 다 받아들이겠다는 듯 넓은 품의 바닷물 같기도 하다.

긴장의 고저를 타고 오르락내리락 하다보면, 깊어가는 밤도 잊고 책에 빠져들 지경이다.

아무래도 전쟁이 배경으로 깔려서 그 긴장감을 무시할 수 없겠지만,

'금지된 사랑'에 따른 긴장감도 한몫 한다.

클레어는 남편 마틴을 따라 홍콩에 온 영국 여인이었으니까.

 

요즘은 소설을 원작으로 나오는 영화가 무척 많기도 한데,

이 책도 영화로 제작되어 나오면 꼭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무엇보다, '여자가 창가 의자에 앉아 책을 읽고 있다.'라는 문장으로 시작되는 에필로그 장면이 그 어떤 영화 장면보다도 더 영화처럼 다가왔다.

잔잔한 여운을 남겨준 이 마지막 부분이 특히나 마음에 든다. 왠지, 노을을 떠올리게 하는 마무리다.

 

그리고 이 책에서 무엇보다 더 흥미를 끄는 것은 저자 재니스 리가 한인 2세 작가라는 사실이었다.

뉴욕 타임즈 베스트 셀러에 오르고, 전 세계 20여 개국으로 번역 출간 된 이 소설을 쓴 이가, 한인 2세라니, 자랑스럽다.

얼마 뒤면 작가가 방한하는데, 그 기회를 놓치지 말고 꼭 작가를 만나보고 싶다.

 

j******o 2009.10.26. 신고 공감 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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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은 우리 모두를 변화시켰어.
"전쟁은 우리 모두를 변화시켰어." 내용보기
"실패한 일 때문에 남은 일생 내내 그걸 풀어야 한다는 게 어떤 것인지 당신이 아느냐고?"   "윌은 그저 전쟁피해자 중 하나였을 뿐 최악의 경우는 아니었다."   "전쟁은 우리 모두를 변화시켰어"   <피아노 교사>라는 책을 읽으면서 많은 생각들과,질문을 해 보았다.  처음엔 전쟁 속에 피어나는 애틋한 사랑이야기정도 일거라 생각했다. 그런데 책을 읽어 갈수록 사랑보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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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패한 일 때문에 남은 일생 내내 그걸 풀어야 한다는 게 어떤 것인지 당신이 아느냐고?"

 

"윌은 그저 전쟁피해자 중 하나였을 뿐 최악의 경우는 아니었다."

 

"전쟁은 우리 모두를 변화시켰어"

 

<피아노 교사>라는 책을 읽으면서 많은 생각들과,질문을 해 보았다.

 처음엔 전쟁 속에 피어나는 애틋한 사랑이야기정도 일거라 생각했다.

그런데 책을 읽어 갈수록 사랑보다는 전쟁이란 것이 사람에게 줄 수 있는 잔혹함에 대해 많은 생각들을 하게 되였다.

절규하듯 윌이란 남자가 했던 말, 일생 내내 그걸 풀어야 한다는 게 어떤 것인지 아느냐고 묻는 그의 마음은 그래서 더 이해가 되였는지도 모르겠다.

사랑했던 여자를 지켜주지 못했다는 자책감,믿어 주지 못했다는 자괴감,그리고 전쟁을 통해 변해가는 사람들을 보면서 느꼈을 복잡하고 불편한 감정들.

 

<피아노 교사>를 통해 전쟁의 산 역사를 마주한 기분은 그래서 더 들었는지 모르겠다. 줄을 잘 서지 못해서도 죽을 수 있고,협력을 하지 않아서도 죽을 수 있다.오로지 살기 위해 어쩔 수 없이 할 수 밖에 없었던 일과 그것을 기회주의자처럼 이용한 이들과는 구분해야 한다고 절규하는 이들에게 무엇이 아니고,그르다 라고 말할 수 조차 없게 하는 전쟁이란 괴물!

피아노 교사라는 책을 읽는 내내,윌의 고민은 메아리처럼 나에게 질문으로 돌아왔다.

전쟁의 이념보다 사랑이 우선이었던 윌의 연인 트루디,그런 연인을 배신했다고 생각하는 윌,결국 전쟁이 일어나지 않았다면,이들의 사랑이 해피앤딩이 아니었더라도,평생을 옥죄는 그 무엇인가는 없었으리라.

 피아노 교사는 전쟁이란 것이 사람을 모두 변하게 할 수 있음에 주목했다.

전쟁을 통해 변하기도 했고,전쟁 이후에 변할 수 밖에 없는 사람들.

친일파로 규정되어 심판받아야 하는 그들 중엔 분명 기회주의적이지 않았던 이들도 있을 수 있었겠구나,트루디 같은 인물도,윌과 같은 이들도 있었으리라..

그런 생각을 하니,마음이 한 없이 무거워진다.

 

무거울 수 있는 주제였다.그런데 끝임없이 나에게 질문을 하게 만들었고,그래서일까? 책은 굉장히 잘 읽혔다.

한 편의 영화를 보는 듯한 느낌도 들었고.

 

전쟁으로 인해 아픔을 겪었을 모든이들에게 더이상 옳고그름을 질문하지 않으리라.

다만, 더이상 전쟁이 일어나지 않는 세상이 되였으면...

w*******i 2009.10.22. 신고 공감 2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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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우리는 또 살아가겠지.. 거리 속에서
"결국 우리는 또 살아가겠지.. 거리 속에서" 내용보기
번역자는 이 책을 검토한 후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욕심난다." 책을 다 읽은 나는 이렇게 말해야겠다. "읽어보면 안다." 한인 2세 재니스 리의 첫 작품 <피아노 교사>(문학동네.2009)에 쏟아진(?) 찬사다. 실제로 출간 전부터 화제를 낳았다는 이 책, 피아노 교사는 어떤 기막힌 사연을 들고 우리를 찾아올까?   1940년대 초, 영국 식민지하의 홍콩. 무엇이든 제 하고 싶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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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자는 이 책을 검토한 후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욕심난다." 책을 다 읽은 나는 이렇게 말해야겠다. "읽어보면 안다." 한인 2세 재니스 리의 첫 작품 <피아노 교사>(문학동네.2009)에 쏟아진(?) 찬사다. 실제로 출간 전부터 화제를 낳았다는 이 책, 피아노 교사는 어떤 기막힌 사연을 들고 우리를 찾아올까?

 

1940년대 초, 영국 식민지하의 홍콩. 무엇이든 제 하고 싶은 대로 하는 말괄량이 아가씨 트루디가 있다. 한 눈에 그녀와 연인이 된 영국인 윌이 있다. 그들을 둘러싼 다양한 사람들이 있다. 일명 하이클래스. 전쟁 전의 홍콩에서 그들은 하인들을 부리며 영국인보다 더 영국인스럽게 호화로움을 만끽하며 살아간다.

 

1950년대 초 전후상황. 영향력 있는 중국인 부부의 딸을 가르치기 위해 영국인 피아노 교사가 등장한다. 처음엔 단순한 피아노 교사였던 클레어는 그러나 점점 하이클래스의 내부에 빠져든다. 파티에 어울리다 우연히 만난 한 영국인 윌. 그저 불륜의 상대라고만 생각했던 윌은 혼자 갖고있기엔 너무 큰 과거의 짐을 지닌 사람이었다. 윌, 그리고 다른 사람들을 통해 듣게 되는 숨겨진 이야기가 조금씩 드러난다.

 

다시 1940년대 초 전시상황. 전쟁이 터지고 홍콩은 일본인들에 의해 짓밟혀진다. 영국인을 비롯한 외국인들은 수용소에 갇히고, 중국인이라해도 제대로 살아가기 어려운 상황. 윌은 수용소 내에서 나름대로의 의기를 발휘하며 매일을 견뎌낸다. 한편 평생을 공주님같이만 살아온 트루디는 사촌인 도미닉과 함께 일본 권력에 붙어버린다. 사랑한다하지만 서로 다른 가치관에 결국 멀어짐을 느끼는 트루디와 윌. 그리고 전쟁은 끝난다.

 

삶이 위험에 처했을 때 그걸 받아들이는 방식은 사람에 따라 다르다. 트루디처럼 '살아남기 위해 노력' 할 수도 있고, '생존보다 더 중요한 일이 있'다는 윌의 말처럼 그 순간에도 정신적인 가치를 더 중히 여길 수도 있다. 그러나 어떤 방식으로든 사람들은 살아간다. 그리고 그 시절이 모두 끝난 후에야 깨닫게 된다. 어떤 방식도 온전히 옳을 수 없다는 걸, 정답은 없었단 걸. 윌은 전쟁이 끝나고 사랑하던 트루디를 잃고 난 후에야 그 사실을 깨닫는다. 자신이 옳지 않았음을, 다르게 행했다면 사랑하는 이를 지킬 수 있었으리라 후회하면서 말이다.

 

우리 또한 끊임없이 역사를 되돌아보며 한 순간의 자기 이익을 위해 권력에 편승하는 모습을 보고 배신이라고, 나쁜 놈이라고 손가락질한다. 그러나 사랑하는 이를 위해, 어떻게든 살아가기 위해 발버둥쳤던 트루디를 보며 나는 욕할 수 없었다. 못된 년이라고, 지 살길만 찾는다고 매도 할 수 없었다. 그녀는 그렇게밖에 살아가는 방식을 몰랐으니까.

 

그러나 나쁜 놈은 분명 존재한다. 아이러니하게도 그건 전쟁, 죽음, 배고픔 등의 특수 상황 속에서 나타나지 않는다. 나쁜 놈은 그냥 나쁜 놈인거다. '탐욕과 부정은 언제나 존재하는 법이에요, 전쟁이 있거나 없거나. (p.298)' 라는 말 그대로. 소설 속의 악질은 오랜 시간 베일에 감추어져 있다 결국 드러나고야 만다. 가장 극적인 방식으로. 그에 대한 역사적 판결은 읽는 이에 의해 잔인하게 이루어질 것이다. 어쩌면 그게 작가가 해줄 수 있는 최고의 징벌이었을지도.

 

도덕적인 논의는 제외해두더라도 이 책은 읽을만한 재미가 충분한 책이다. 주연, 조연은 물론 단역 인물들에게까지 넘쳐나는 개성은 장면을 보다 활기있는 3차원 세계로 이동시킨다. 과거와 현재가 오가는 구성은 읽는 지루함을 줄여주고. 500페이지에 육박하는 두터운 책이지만 몇 십년 전의 홍콩 모습을 마치 눈으로 보듯 생생하게 전해줄 것이다.

 

참! 뜻하지 않게 과거의 무거운 기억 덩어리들을 떠안게 된 한낱 피아노 선생은 어떻게 되었냐고? 더 이상 어줍잖게 현실에 안주하며 살 수 없겠다고 집을 박차고 나간다. 낯선 이국 땅에서의 정착. 그러나 그녀는 씩씩하다. 낯선 경험을 통해 한 가지 진리를 배웠으니까. '이 모든 것을 통해 그녀를 지탱해주는 것은 단순한 깨달음이다. 일단 저 거리로 나서기만 하면 된다는 것. 그러면 그녀는 거리 풍경 안으로 녹아들고, 거리의 리듬에 흡수되어 어렵지 않게 세상의 일부가 될 것이다. (p.470)' 결국 모든 기억은 또 다시 거리 속에서 희석되고 만들어지는 것. 좋은 사람도 나쁜 사람도, 추악한 비밀도 안타까운 비밀도 다 세상의 일부가 되고, 그 자양분으로 우리는 또 살아갈거란 말씀!

 

 

 

 

YES마니아 : 골드 z*****x 2009.10.19. 신고 공감 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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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노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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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카페에서 이 책에 대한 리뷰를 보고 읽고 싶어져서 도서관에 희망도서로 신청하여 읽어보게 되었다. 책표지의 일러스트도 이쁘고, 홍콩에 사는 한인 2세의 글이기도 하고, 출간 2주만에 뉴욕 타임즈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하여 정말 기대를 많이 하고 읽기 시작하였다. 초반에는 등장인물들도 많고 이름들이 외워지질 않아 조금 힘들기도 했고 속도가 나지 않아서 포기할까 고민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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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카페에서 이 책에 대한 리뷰를 보고 읽고 싶어져서 도서관에 희망도서로 신청하여 읽어보게 되었다. 책표지의 일러스트도 이쁘고, 홍콩에 사는 한인 2세의 글이기도 하고, 출간 2주만에 뉴욕 타임즈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하여 정말 기대를 많이 하고 읽기 시작하였다. 초반에는 등장인물들도 많고 이름들이 외워지질 않아 조금 힘들기도 했고 속도가 나지 않아서 포기할까 고민하면서 조금씩 읽어나가다보니 어느 순간부터 이야기에 빨려들어 거침없이 읽어나가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년도를 머릿속에 담아두지 않고 그냥 읽어 나가다가 윌이 바람둥이인건지 헷갈리기까지 했다. 나중에서야 시간을 넘나들며 이야기가 전개된다는 걸 파악하고 읽어내려갔다.
피아노 교사는 영국의 식민지였던 홍콩을 배경으로 전쟁이 일어나기 전인 1941년과 약 10년 후의 1952년의 시간을 넘나들며 이야기를 들려준다.  1940년대의 이야기는 영국인인 윌과 혼혈 재벌2세인 매력녀 트루디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펼쳐진다. 영국의 식민지인 홍콩에서 영국인들은 귀족처럼 온갖 파티를 벌이면서 부유하게 지내다가 전쟁이 일어나 일본에게 패한 뒤 홍콩에 거주하던 영국인, 미국인, 그외 외국인들은 모두 수용소에 갇혀 궁핍한 삶을 살게된다. 
이 소설의 배경이 되는 홍콩에 대한 지식이 전무하여 이야기를 상상해 나가는 게 조금은 벅차기도 했지만 트루디와 윌의 안타까운 현실에 점차 빠져들게 되었다. 10년 후 윌은 운전사로 지내면서 영국인 피아노교사 클레어를 만나게된다. 클레어는 오로지 시골에서 벗어나기 위해 사랑하지도 않는 남자와 결혼하여 홍콩으로 와 새로운 삶을 시작하는 중에 윌에게 빠지면서 그녀의 삶이 혼란에 빠지게 되고 결국엔 다시 새로운 삶을 시작하게 된다.
동양에 속하면서도 서양같은 홍콩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이야기라 그런지 다양한 인종이 나오고 그들에 관한 글을 통해 그녀의 생각을 조금이나마 엿볼 수 있었다.
w******o 2010.02.26. 신고 공감 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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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노 교사/재니스 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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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사랑이란 언제나 일종의 나르시시즘이 아니던가..'윌은 이 시절을 아주 선명하게 기억한다. 그 모든 일이 그토록 어리석기만 했던 시절, 매일 전쟁을 얘기하면서도 여전히 전쟁은 먼 나라 얘기였던 시절, 그리고 실제로 어떤 일이 벌어질지 아무도 진지하게 생각하지 않았던 그 시절을.' 사랑을 믿지 않아 사랑을 원치 않는 남자 윌, 그런 그의 말이 마음을 찌르듯 아픈 여자 클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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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사랑이란 언제나 일종의 나르시시즘이 아니던가..


'윌은 이 시절을 아주 선명하게 기억한다. 그 모든 일이 그토록 어리석기만 했던 시절, 매일 전쟁을 얘기하면서도 여전히 전쟁은 먼 나라 얘기였던 시절, 그리고 실제로 어떤 일이 벌어질지 아무도 진지하게 생각하지 않았던 그 시절을.' 사랑을 믿지 않아 사랑을 원치 않는 남자 윌, 그런 그의 말이 마음을 찌르듯 아픈 여자 클레어.그들의 사랑이 전쟁과 전쟁을 겪고난 아픔이 베어있어 하나로 섞이지 않는 물과 기름처럼 언제나 평행선의 그 위치에 있어 더 가슴을 아프게 하는 이야기 '피아노 교사' 는 한편의 영화를 보고 난 느낌이 들면서 언젠가는 영화로 만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왜 이소설을 읽으면서 <화양연화> 란 영화가 생각이 나는지, 사랑을 하면서 비껴가기만 했던 주인공들의 눈빛이 이 소설을 읽는내내 오버랩되는것은 어쩌면 무대가 홍콩이라서일까.

영국에서 살다 종전직후 남편을 따라 홍콩에 와서 살게 된 클레어, 생활비를 벌기 위하여 최상류층 빅터 첸의 딸인 로켓의 피아노를 가르치게 되었던 그녀는 우연한 기회에 자신의 가방안에 들어온 토끼인형으로 인하여 작은 것들을 훔치기 시작하면서 자신안에 또 다른 자신과 만나게 된다. 자신의 도벽을 아무도 모르리라 생각했는데 그집의 운전수였던 윌이 그녀의 행동을 알고 있고 자신도 모르게 그에게 빠져들면서 잘못된 작은것을 훔치던 것을 중단하고는 그에게 빠져든다. 하지만 그에겐 잊지 못할 트루디라는 최상류층 여자가 있었지만 전쟁중에 잃고 말았다.

40년대 전쟁시 이야기와 50년대 이야기가 함께 펼쳐지며 최상류층 사람들이 전쟁을 어떻게 견디어내는지, 전쟁뿐만이 아니라 사랑이 교묘하게 얽혀있어 더 재밌는 이야기가 된 듯 하다. 한인2세 작가라 그런가 아님 그녀가 바라본 역사속 진실일까 일본군들의 잔인함이 그대로 들어나 있어 공감을 많이 하게 하는 부분들도 있어 더 점수를 후하게 주고 싶던 작품이다. 처음 시작이 피아노 교사의 도벽으로 시작을 하여 그런류의 소설인가 생각하다보면 소설은 어느새 스펙타클하게 발전을 하고 있다. 전쟁속에서도 살아남기 위하여 최상류층 사람들이 어떻게 버티어 왔으며 전쟁후 남겨진 이들에게 남은 숙제처럼 존재했던 문제까지 풀리면서 전쟁과 사랑도 일단락이 되지만 다시금 예전의 피아노 교사가 아닌 평범한 클레어 자신으로 돌아온 현실.

첫 소설이라는데 매끄러운 문체와 2차 대전을 직접적이지는 않지만 등장인물들로 하여금 전쟁을 잘 묘사해 놓았다. 캐나다 소년 네드의 마지막 몸부림처럼 남겨졌던 문장 ' 행복을 빕니다. 걱정하지 마세요. 정말 고마웠습니다.' 전쟁과는 거리가 너무 멀게 만 느껴졌던 소년 네드, 결국 부모님 곁으로 가지 못하고 그가 찾으려던 자유는 핏빛 총성으로 수용소 사람들에게 아픔으로 남겨 놓았지만 그 속에서도 삶은 이어져 트루디의 아이는 누군가에 의해 새로운 희망으로 자라고 그들이 그토록 지키려고 노력했던 '크라운 컬렉션' 도 일본군의 손에 넘어가지 않고 잘 지켜내지만 전쟁도 아픔도 사랑도 그리고 클레어 그녀가 보물처럼 여기며 훔쳐 모았던 가방속의 물건들도 언젠가는 전당포의 고물처럼 잊혀지고 멀어진다는 것을 한편의 영화처럼 잘 묘사해 놓았다.

'어느 누가 지구 한쪽에 처박힌 이 작은 땅덩어리를 쟁취하려고 싸우겠어? 그냥 민심을 교란하려는 사람들의 짓거리일 뿐이라고.' 그녀는 또다시 샴페인을 주문했다.' 나와는 무관하다고 느꼈던 전쟁이 모두를 얼마나 변화시켜 놓았던가. 트루디 그녀 자신조차 변화지 않을것만 같았는데 화장기 없는 얼굴에 일본군의 아이까지 가지게 되었으니... 그녀가 만약에 전쟁중에 그런 죽음을 맞이하지 않고 살았었더라면 윌과 클레어의 사랑은 어떻게 되었을까? 아니 윌과 트루디 둘의 사랑은 맺어졌을까 생각이 되었지만 우연히 피아노 교사의 가방에 들어온 '토끼 인형' 처럼 선택하지 않아도 선택되어질 수 있고 '이제는 더이상 우리가 살던 곳 같지 않네, 그렇지? 너무 황량한걸.' 그 시대의 홍콩을 잘 그려냈다. 짧지만 강한 인상을 남겨 놓고 전쟁속에 묻혀야 했던 트루디처럼 작가의 첫 데뷔작은 강한 인상을 남겨 놓으며 다음 작품을 고대하게 만든다.


y******2 2009.11.30.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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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보다 더 큰 이름, 너를 읽는 법을 깨닫는 것
"사랑보다 더 큰 이름, 너를 읽는 법을 깨닫는 것" 내용보기
영원 불멸의 사랑이란 우리에게 어떤 의미를 줄까? 다들 영원한 사랑을 맹세하지만, 그 영원이 지겨워질 때도 올까? 영원히 살기를 신께 간구했던 어떤 이는 늙은 몸으로 죽지도 못하는 형벌을 받았다고 한다. 찬란한 젊음의 시절로 영원을 기원했지만, 그에게 남은 것은 여기저기 쑤시는 아픈 몸과 미래에 대한 희망과 열정이 없는 지리한 일상이었던 것이다. 사랑이라는 것도 그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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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 불멸의 사랑이란 우리에게 어떤 의미를 줄까?

다들 영원한 사랑을 맹세하지만, 그 영원이 지겨워질 때도 올까?

영원히 살기를 신께 간구했던 어떤 이는 늙은 몸으로 죽지도 못하는 형벌을 받았다고 한다.

찬란한 젊음의 시절로 영원을 기원했지만, 그에게 남은 것은 여기저기 쑤시는 아픈 몸과 미래에 대한 희망과 열정이 없는 지리한 일상이었던 것이다.

사랑이라는 것도 그러하리라.

어찌 영원히 변치않는 '황금의 꽃'같은 맹세가 있을 수 있을 것인가.

환상이 일상이 될 때, 영원한 사랑의 맹세는 한 조각 종이가 될 수도 있다. 영원히 두 사람이 사랑을 지키면서 살 때, 그 사랑의 무게 중심은 이미 처음의 그 자리에 있지 않고 다른 곳으로 옮겨 간다. 그 곳은 따스한 햇빛이 비치는 환한 공원이다. 잔디 위에 공을 차는 아이들과 뛰어다니는 강아지들이 웃음 짓는 곳, 벤치엔 책을 읽는 사람들, 유모차를 세우고 이야기에 빠진 여인들이 있는 그런 공원이다. 그 곳에선 한 잔의 커피가 완벽한 오후를 만들고, 뜨거운 불꽃보다는 은근한 온기가 서로를 따스하게 한다.

 

 그러나, 우리의 윌은 그러하지 못했다. 윌은 자신의 두려움으로 영원의 사랑인 트루디를 잃었다.

 전쟁과 무자비한 사람들에 의한 충격과 공포로 통찰력을 잃은 트루디는 윌의 도움을 구했으나, 양심이라는 이름으로 합리화한 윌의 망설임은 트루디를 죽음에 이르게 했다. 전쟁 후 평생 트루디의 그림자를 쫓는 윌은 우연히 클레어를 알게된다. 트루디의 향기가 나는 여자, 그러나 또 다른 여자 클레어는 윌에게 어떤 의미일까? 소설의 두 축인 클레어와 트루디의 사이에는 윌이 있다.

 1942년 홍콩에는 전쟁이 닥친다. 영국의 식민지로 영국인들은 고국에서는 상상도 못할 수준의 생활을 하고, 중국인들은 그들의 시중을 드는 아마였다. 그러나, 일본군의 침입으로 홍콩의 구조는 큰 충격을 받고 영국인들은 집단 수용소에 수감된다. 은행장이 텃밭을 가꾸고, 날마다 화려한 디너파티를 열던 대부호의 아내는 적십자 구호품 속의 초콜릿을 가지고 다른 여자와 다툰다. 혼혈인 트루디는 수용소에 갇히지 않았으나 일본인 장교에 협조를 하면서 목숨을 부지한다. 그녀가 홍콩을 떠나지 않은 이유는 윌때문일까? 수용소에 들어가지 않은 이유는 밖에서 윌을 돕고 싶어서였을까? 위험에 빠진 트루디는 윌에게 자기 나름의 도움을 청했으나, 단 한 번의 시도였다. 윌에게 결코 쉽지 않은 문제라는 것을 알고 있었고, 그의 짧은 망설임에서 트루디는 모든 것을 읽을 수 있었다. 그를 고민에 빠뜨리지 않는 것이 트루디에게는 큰 의미였다.

 1952년 홍콩은 더웠지만, 흥미로운 곳이라고 클레어는 생각했다. 만난지 얼마되지 않은 남자 마틴과 결혼을 하고, 그를 따라 홍콩으로 온 클레어는 마치 서머셋 모옴의 소설 <인생의 베일>의 키티와 같았다. 그녀는 키티처럼 홍콩의 여러가지를 배우게 된다. 그러다가 아멜리아의 소개로 중국인 부자인 빅터 첸의 집에 피아노 교사로 취직하게 된다. 그 곳에는 정말로 낯선 영국인 운전사 윌이 있었다.  소설은 윌과 트루디, 윌과 클레어를 중심으로 교차한다. 인간으로서 가장 아름다웠던 시절과 가장 참혹한 시절을 트루디와 함께한 윌은 아직도 문을 잠그지 못한다. 이사를 하지도 못한다. 언젠가 트루디가 돌아올 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그런 윌에게 클레어는 어떤 의미일까? 자신을 그대로 사랑하지 않는 다는 것을 알면서도 윌에게 끌리는 클레어는 결국 모든 것에서 손을 놓고 떠난다.

 만약 트루디가 윌과 영원히 함께 했다면 윌의 마음에 남는 한은 없을까? 만약 클레어와 윌이 함께라면 클레어는 윌을 영원히 사랑했을까? 어쩌면 영원한 사랑이라는 것은 남은 시간 함께하지 못한 아쉬움의 다른 이름이 아닐까? 사랑의 무게중심을 햇빛 찬란한 오후의 공원으로 함께 옮기지 못한 아쉬움 말이다.

e*****j 2009.10.26.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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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노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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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특한 제목과 강렬한 표지 그림.그리고 재니스 리라는 작가에 대한 호기심에 난 이 책을 골랐다.작가가 한국인 2세라는 것과 이것이 그녀의 데뷔작이며, 사랑 이야기란 단순한 정보만을 가지고 난 이 책을 읽기 시작했다.처음 책을 읽기 시작했을 때는 홍콩의 상류층이라...그럼, 그렇고 그런 사랑 이야기일수도 있겠군 이라는 편견을 가진 건 사실이다.도입부도 그런 분위기였고.그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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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특한 제목과 강렬한 표지 그림.
그리고 재니스 리라는 작가에 대한 호기심에 난 이 책을 골랐다.
작가가 한국인 2세라는 것과 이것이 그녀의 데뷔작이며, 사랑 이야기란 단순한 정보만을 가지고 난 이 책을 읽기 시작했다.

처음 책을 읽기 시작했을 때는 홍콩의 상류층이라...
그럼, 그렇고 그런 사랑 이야기일수도 있겠군 이라는 편견을 가진 건 사실이다.
도입부도 그런 분위기였고.

그러나 책을 읽으면서 난 책에 점점 집중하게 되었고, 빠른 전개와 독특한 구조, 특이한 소재라는 것에 푹 빠져 버렸다.

이 책은 총 3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와 3부는 1950년대와 1940년대의 이야기가 번갈아 나오며, 2부는 1940년대 정확히 말하면 제 2차 세계대전 발발 후 그 전쟁의 여파가 홍콩에 밀려들어 오는 시기의 이야기이다.

등장인물은 꽤 많지만, 주인공은 3명으로 집약할 수 있다.
1950년대, 즉 소설에서 현재의 주인공은 클레어와 윌이고, 1940년대의 주인공은 트루디와 윌이다.

클레어는 영국인으로 나이 차이가 많은 남편과 결혼해 홍콩으로 오게된 여자로, 홍콩의 거물 빅터 첸의 집에서 그의 딸 로켓에게 피아노를 가르쳐 주게 된다. 그녀는 홍콩 상류 사회를 경험하면서, 그들에 대한 동경을 가지게 되고, 그녀는 그날 이후 조금씩 변해가게 된다. 

클레어는 빅터첸의 아내 멜로디의 물건을 훔치면서 그들과 비슷해지고 싶어 하지만, 결국 그녀는 그 사회에서 이방인일 뿐이다. 그리고 남편이 아닌 남자인 윌을 만나 사랑에 빠지지만, 그 사랑도 역시 이루어지지 못하고 파경을 맞게 된다. 그러나 그녀는 그후 홍콩의 상류층들이 거주하는 곳에서 나와 완차이라는 조그만 동네로 이사를 하게 되고, 그곳의 평범한 삶이 진정한 행복이란 것을 깨닫게 된다.

트루디는 포르투갈인 어머니와 중국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난 유라시아 혼혈계로 홍콩 사교계의 꽃과 같은 존재였다. 그녀와 윌을 서로 사랑을 했지만, 전쟁이 일어나 모든 상황이 바뀌어 버렸다. 그녀는 생존과 사랑을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였지만, 결국 윌에게 버림받은 후 희망을 잃었고, 당시 홍콩의 점령군이었던 일본군인에게 살해된 듯 하다.

윌은 영국인으로 트루디와 클레어의 연인이 된 남자다. 트루디와 만날때는 트루디가 주도권을 쥐었지만, 클레어와의 만남에서는 윌이 주도권을 쥐게 된 것이다.
그러나, 현재도 그는 여전히 트루디의 그림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으며, 트루디에게서 등을 돌린 죄악감을 여전히 가지고 있는 듯하다.

1940년대와 1950년대를 교차하면서 진행되는 이야기는 얼핏 보면 아무런 연관이 없어 보이지만, 과거와 현재는 끊임없이 교차한다. 
이건 읽다가 느낀 점인데, 클레어는 결국 윌과 트루디 그리고 그들의 과거의 일이 여전히 현재형으로 진행되는 가운데 끼어든 인물이다.
결국 과거는 청산되지 않았고, 여전히 현재에 영항력을 주고 있으며, 공교롭게도 그 사이에 클레어가 끼어들게 된 것이라 보면 될 것이다.

제 2차 세계대전 발발 전후의 홍콩을 배경으로 한 이 작품은 여러가지 묘사가 워낙 섬세해서 한 편의 영화를 보고 있는 느낌이었다.
홍콩 상류 게급들의 생활을 비롯해 전쟁 중의 상황, 즉 일본군이 홍콩을 점령하면서 벌어지는 약탈과 살육, 전쟁 포로에 대한 대우, 그리고 홍콩 사회에 있던 상류층인 외국인들과 중국인들의 모습, 그리고 살아 남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사람들, 그리고 음모와 배신, 상류층 사람들의 독특한 세계관과 가치관등등.
이 책 한 권에는 무수한 이야기가 담겨져 있다.
 
피아노 교사는 단순한 사랑 이야기만이 아니다. 전쟁이란 극단의 상황을 지나가면서 벌어지는 사건으로 인한 사람들의 변화는 처절한 정도였다.
홍콩을 식민지로 두고 있던 영국 정부가 일본군에 밀려 후퇴하면서 벌어지는 일들에 대한 묘사는 참혹했다. 오히려 이 소설은 전쟁에 관한 이야기가 아닐까 싶을 정도로 전쟁과 관련되어 발생하는 일들에 대한 묘사가 많았다.  
하지만 계속 읽다 보면, 전쟁이란 소재는 이 소설에 등장하는 인물들간의 대립을 극도로 몰아가는 하나의 구성 요소라는 것을 알게 된다. 또한, 전쟁에 대한 묘사는 또한 제 2차 세계 대전이 홍콩이란 작은 사회에 어떤 영향력을 끼쳤는지에 대해 많은 것을 보여주고 있다. 사실, 이러한 부분은 우리가 잘 몰랐던 부분이기도 하다.

전쟁 이야기와 더불어 유심히 보아야 할 것은 트루디가 침략자가 영국 정부에서 일본 군대로 바뀌어 버린 홍콩에서 살아남기 위해 무던히 애쓰던 모습이다. 죽음이냐 생존이냐의 문제에서 트루디는 생존하고, 또한 사랑을 지키기 위해 처절한 몸부림을 쳤지만, 윌은 영국인의 도덕심과 자존심을 들어 트루디를 용서하지 못하고 그녀에게서 등을 돌려 버렸다.  

그러나 여전히 윌은 그당시 자존심을 세워가면서 트루디를 저버렸던 자신을 용서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하기에 1940년대를 묘사한 부분은 전부 현재형으로 서술된다. 즉, 그에게 있어서 1940년대에 있었던 일은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고, 트루디는 여전히 그의 마음 속에 살아 남아 존재하고 있다는 반증이 아니었을까?

어쩌면 전쟁이란 것이 없었더라면 트루디와 윌은 행복해졌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모든 것은 가정일뿐...
전쟁은 두 사람에게서 모든 것을 앗아가버렸다.
죽음을 각오하더라도 자신의 신념을 지켜내야 하는 게 옳았을까, 아니면 생존과 사랑을 위해 모든 것을 바치는 것이 옳았을까.

이 물음에 대해 난 이렇게 답을 내리고 싶다.
결국 신념을 지키는 것도 사랑을 하는 것도 살아 있어야 가능한 것이라고.

결국, 책의 마지막에서는 전쟁과 관련된 트루디의 진실이 모두 밝혀지게 된다. 이미 그녀는 존재하고 있지 않지만, 이제서야 그녀는 눈을 편히 감을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윌은 트루디를 잃었다는 큰 상실을 겪었으나, 진정한 사랑을 알게 되었고, 클레어는 윌과의 사랑과 상실을 통해 진정한 행복이 어디에 있는지를 배우게 되었다.

 난 <피아노 교사>를 읽고 난 후, 전쟁과 상실의 고통을 통해 보여지는 진정한 사랑과 행복의 의미가 무엇인지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y*****5 2009.10.25.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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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따윈 믿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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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온이 내려가 겨울옷을 꺼내려다 서랍 안 구석에 숨어 있던 일기장을 발견했다. 1999년, 십 년 전의 일기였다. 그 일기엔 단 하루의 일기가 적혀 있었고, 십 년 후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지 궁금하다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순간, 마음 한 구석에서 뭔가 쿵! 하고 내려앉는 느낌이 들었다. 십 년이란 세월은 누군가에겐 인생의 고비를 열두 번도 더 만났을 시간일 테고, 또 다른 이에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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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온이 내려가 겨울옷을 꺼내려다 서랍 안 구석에 숨어 있던 일기장을 발견했다. 1999년, 십 년 전의 일기였다. 그 일기엔 단 하루의 일기가 적혀 있었고, 십 년 후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지 궁금하다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순간, 마음 한 구석에서 뭔가 쿵! 하고 내려앉는 느낌이 들었다. 십 년이란 세월은 누군가에겐 인생의 고비를 열두 번도 더 만났을 시간일 테고, 또 다른 이에겐 조금의 변화도 없는 그런 시간일 수 있을 테니 말이다.  

 

여기 한 남자가 있다. 그 십 년이라는 시간동안 인생에서 가장 아름답고 행복한 순간을 겪고 또 그만큼의 고통과 아픔으로 얼룩진 인생을 살아온 남자다. 그리고 두 명의 여자, 트루디와 클레어. 1942년 전쟁의 소용돌이에서 벗어나지 못한 홍콩과 1952년 전쟁 후 아직도 그 아픔을 간직하고 있는 홍콩을 배경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상류사회에 속하는 트루디와 보잘것없는 외국인 윌의 만남, 진심이 통했기에 사랑할 수는 있었지만 결코 지킬 수는 없었던 사랑, 그리고 이제 막 세상 밖으로 나온 피아노 교사 클레어와 한 여자의 그림자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상처투성이의 남자 윌의 엇갈린 사랑이 십 년이라는 세월을 교차하면서 이어진다.  

 

전쟁은, 많은 사람을 죽음으로 몰아넣고 살아남은 자들에겐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남긴다. 순간의 선택이 사랑하는 연인을 갈라놓고, 권력과 욕망에 무릎을 꿇게 했다. 믿음보다는 배신이 만연했고 그것이 옳은 선택이라 믿게 했다. 그리고 남는 것은 후회뿐. 윌은 말한다. ‘실패한 일 때문에 남은 일생 내내 그걸 풀어야 한다는 게 어떤 것인지 당신이 아느냐고?’ 드라마나 영화에서 늘 그렇듯이 여자는 남자를 위해 사랑을 하지만 남자는 여자를 위해 사랑하진 않는다. 어쩔 수 없는 선택으로 권력에 빌붙은 듯 살아가야만 했던 트루디, 그녀와의 사랑을 진심으로 지켜냈다면 윌은 일생을 실패한 일 때문에 살아가진 않아도 되었을 것이다. 그리고 ‘당신이 스스로의 인생을 망쳐온 것, 그게 바로 후회라구요.’ 라고 말하는 클레어의 말을 이해하지 못한 채 또 다시 찾아온 사랑 역시 그렇게 져버리지는 못했겠지. 

 

『피아노 교사』를 읽으면서 문득 떠오른 영화가 하나 있었다. 홍콩을 배경으로 했던 <모정>, 초등학교 때 <주말의 명화>에서나 봤던 그 영화가 왜 갑자기 내 머릿속에 떠올랐는지는 모르겠으나 그건 아마 이 책이 전쟁의 소용돌이에 빠진 홍콩과 트루디라는 여자가 혼혈이라는 점이 비슷했기 때문일 것이다. 물론 영화와 이 책의 내용은 전혀 달랐지만 머릿속으로 영상이 그려지듯 소설은 술술 읽혔다.  

 

전쟁의 상처는 나라를 막론하고 시대를 초월한다. 전쟁을 기회 삼아 일어서는 사람들이 있고, 결코 그 전쟁에 굴복하지 않는 사람들이 있기 마련이다. 또한 전쟁이 끝난 후에 가지는 각자의 상처는 나름의 고통들이다. 그런 면면의 상처를 작가인 재니스 리는 섬세하고 치밀하게 표현해주었다. 비록 윌과 트루디, 클레어라는 큰 테두리가 존재하지만 그 안에 살아 있는 많은 사람들, 도미닉과 에드위나, 빅터 첸과 에밀리 그리고 앤젤린 등등 작은 역할을 가진 한 사람 한 사람까지 그 개성이 드러나는 재니스 리의 이야기에 누구나 빠지면 나오기가 힘들 것이다. 

 

내게 십 년의 세월은 정말 하루 같았다. 변한 것이라곤 배경이 되는 주변의 상황들뿐이다. 하지만 윌의 십 년은 그 누구보다도 긴 시간이었겠지. 트루디와의 황홀했던 시간들, 그리고 찾아온 암흑 같은 세월. 클레어의 말처럼 윌 스스로 자신의 인생을 망쳐버렸을지 모르나 어쩐지 나는 윌이 이해가 된다.

j****o 2009.10.23.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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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미로운 여운, 애틋한 감동.
"감미로운 여운, 애틋한 감동." 내용보기
한인 2세 작가 재니스 리, 그녀의 소설은, 1950년대 남편을 따라 홍콩에 온 피아노 교사 클레어의 이야기로 시작한다.   클레어는 다른 사람이 되고 싶었다. 그녀는 자신의 삶에 만족하지 못했다. 영국을 떠나 홍콩에 오면 뭔가 좀 나아질 것 같았지만, 그런 일은 없었다. 삶은 변화하지 않았다. 그러나 그녀의 앞에 나타난 어떤 남자, 윌을 만나면서 삶을 바뀐다. 폭풍 치는 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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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 2세 작가 재니스 리, 그녀의 소설은,

1950년대 남편을 따라 홍콩에 온 피아노 교사 클레어의 이야기로 시작한다.

 

클레어는 다른 사람이 되고 싶었다. 그녀는 자신의 삶에 만족하지 못했다. 영국을 떠나 홍콩에 오면 뭔가 좀 나아질 것 같았지만, 그런 일은 없었다. 삶은 변화하지 않았다. 그러나 그녀의 앞에 나타난 어떤 남자, 윌을 만나면서 삶을 바뀐다. 폭풍 치는 바다 속으로 들어간 것처럼 아주 화려하고 격동적으로.

 

윌에게는 과거가 있다. 전쟁이 벌어지던 시절, 자유로운 여자 트루디와 사랑을 나눴으며 또한 연인을 지켜주지 못해 헤어져야 했던 슬픈 기억이 있다. 윌은 기다렸다. 다시, 그녀가 나타나기를. 아주 간절하게, 정말 간절하게...

 

클레어와 윌, 트루디와 윌의 이야기가 시대를 넘나들며 펼쳐지는 ‘피아노 교사’, 이 소설은 마치 거대한 우주의 파노라마를 본 듯한 느낌이다. 그 휘양 찬란함이란... 숨이 막힌다. 애가 타게 만들다가도 아련한 감정에 가슴을 먹먹하게 만들기도 한다. 소설의 끝에서 깊은 숨을 들이켜야 했던 것도 그런 이유였던 것 같다.

 

‘피아노 교사’, 애틋한 감동과 그 여운이 쉽게 잊혀 지지 않을 것 같다.

b****n 2009.10.20. 신고 공감 1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