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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해 전 팬모임을 통해 그를 처음 만난 자리에서 1, 2, 3집을 재발매할 생각이 있는가 물은 적이 있었다. 그는 조금도 망설이지 않고, 없다고 대답했다. 그것들은 이미 흘러간 물이다, 재발매한다는 것은 물을 거스르는 일이라 생각한다고 했다.
3집이 재발매 된 적이 있지만 그의 손을 떠나 진행된 일이었을 것이다. 지난 음반들을 재발매한다는 것은 음악함에 대한 김두수의 태도와는 맞지 않는 일이다. 그런 그가 지난 앨범들이 거의 절판된 상황에서 해외공연투어를 앞두고 그의 곡들을 소개하기 위해 택한 방식은 기존곡 베스트 모음집도, 리마스터링도 아닌 새로운 녹음이었다.
얼마전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김두수는 이 음반을 신곡을 모아서 낸 정규앨범이 아닌 투어에 자신을 소개하기 위한 베스트 음반 정도로 소개한 적이 있다. 물론 신곡이 없기 때문에 정규앨범이라 규정하기 어려울 지 모른다. 그러나 베스트 음반이라 규정하기에도 빠진 곡들이 섭섭하고, 기존의 베스트음반들과는 전혀 다른 태생이기 때문에 이 또한 마땅치 않다.
뭐라도 지칭하기 위해 새음반에 대한 규정이 필요하겠지만 김두수 음악을 어떤 말로 불러보아도 한정적일 수 밖에 없는 것처럼, 그것도 큰 의미는 없을 듯 하다. 다만 김두수를 처음 듣는 이들에게는 빼어난 입문음반이 될 것이며, 이미 김두수를 좋아하는 이들에게는 베스트 선곡음반쯤이 아닌, 깊고 탁월한 완성도와 새숨결을 불어넣은 그야말로 진정한 베스트음반이 될 것이다.
신곡이 없다하여 이 음반을 두고 망설일 필요는 전혀 없다. 그는 그곳을 떠나 이미 다른 곳에 와 있다. 목소리는 더욱 깊고 풍성해졌으며, 따뜻해졌다. 특유의 엄격함 속에서 덜어내고 다듬어진 소리들은 만족스러움을 넘어 기쁘다.
일하면서 이 음반을 듣는데 몇 번이나 눈물이 올라왔었다. 컴퓨터 모니터를 보며 훌쩍거리고 있는 모양새가 당혹스러웠는데도, 특히나 '강변마을'과 '햇빛이 물에 비쳐 반짝일 때'를 들을 때는 어김 없이 울게 되는 것이었다.
어떠한 환상이나 허영, 속임수 없이 진실과 마주하는 힘이 풀어내는 아름다운 슬픔과 희열을 만끽하면서, 동시에 그 깊고 다정한 위로에 오래된 시고, 익은 눈물이 흐른다. 무엇보다도 이 음반의 미덕으로 뽑고 싶은 점은 꺼진 재와 마른 잎 같은 고요함 속에 흐르는 그 다정함이다.
다정하고, 진실한 위로가 흐르는 저녁강을 따라 눈 감아보라. 자신의 노래가 마음이 어지러울 때 위안이 되길 바란다고 했던 그의 말처럼, 김두수는 사람이 사람에게 할 수 있는 매우 힘있는 일을 음악을 통해 건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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