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춤추는 목욕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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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기 없이 옷하나 걸치지 않은 채, 자기 본래의 모습을 가장 솔직하게 드러내는 곳,더러워진 몸을 씻기 위해 들르는 그 곳, 목욕탕에서세 과부가 모여 서로 자기 아픔(본모습)을 보여주고 그동안 쌓인 상처를 서로 씻어주는 동안 서로를 이해하고 화해하게 되는 이야기다.옥신각신, 티격태격, 그 과정이 결코 순탄치는 않았지만...결혼 3년차. 현욱과 미령은 각자 자기일에 몰두하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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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기 없이 옷하나 걸치지 않은 채, 
자기 본래의 모습을 가장 솔직하게 드러내는 곳,
더러워진 몸을 씻기 위해 들르는 그 곳, 목욕탕에서
세 과부가 모여 서로 자기 아픔(본모습)을 보여주고 
그동안 쌓인 상처를 서로 씻어주는 동안 
서로를 이해하고 화해하게 되는 이야기다.
옥신각신, 티격태격, 그 과정이 결코 순탄치는 않았지만...

결혼 3년차. 현욱과 미령은 각자 자기일에 몰두하느라 
서로에게 점점 소홀해지고 그게 힘들어 못견디게 될 즈음, 
떠나지 말았어야 할 여행을 떠났고 그 바람에
미령, 시어머니 박복남, 친정어머니 호순,  이 세여자의 지긋지긋한 싸움은 시작됐다.

서해로의 여행을 떠난날, 교통사고로 남편 현욱을 잃고 
3개월간 의식불명이었다 깨어난 미령. 
교통정보센터에서 프리랜서 리포터로 일하고 있는 미령은 깨어난후 
아직 남편을 잃은 충격과 사고 후유증만으로도 버거운데
말도 없이 미령의 전셋집을 팔아버린 시어머니 박복남 때문에 
반지하 방 하나에서 친정어머니 정호순과 답답한 생활까지 하게 된다.

바람난 남편과 이혼후 아들 현욱을 홀로 키우며 
30년간 목욕관리사, 소위 때밀이를 하고 있는 시어머니 박복남은 
현욱 생전에도 아들과 사이가 좋지 않았을뿐더러
외아들 현욱의 죽음도 별로 슬퍼하지 않는 듯 보이고
그저 앉으나 서나 돈돈돈. 돈만 밝히는 여자로 보였다.

개마고원이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너무 큰 엉덩이 때문에 
늘 놀림받기 일쑤였던 미령의 친정어머니 호순은 
호순의 엉덩이에 반한 남편 남철을 만나 가난하지만 알콩달콩 행복한 시간을 보냈지만
철거명령이 떨어진 아파트에서 살다 아파트 난간 일부가 무너지며 떨어진 돌이
남편의 정수리를 찍는 사고로 남편을 잃은뒤 
하루종일 뻥을 치는 것이 유일한 낙이자 삶 자체가 돼버렸다. 
엄마도 과부인데 딸 미령까지 과부가 됐으니 그 심정이 오죽했을까? 
거기다 딸과 사위의 교통사고 보험금에 전세금까지 가로채간 
얄미운 사돈 복남 집에 얹혀살게 됐으니 
아무리 사돈네 쌀을 축내러 갔다지만 밤낮으로 그 밉상을 봐야하니 
아무리 속좋은 호순씨라 해도 속이 바글바글 끓다못해 넘쳐났으리라~

책을 읽으면서 갑작스레 툭 튀어나온 이구아나가 
그것도 꽤나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서 처음에는 의아했다. 
생김새도 기이하고 따뜻한 온기라곤 찾아볼 수 없는데다
우툴두툴한 감촉, 거기에 건강하기라도 하면 좋을텐데 건강치도 못해서
미령이 동물병원에 데려가게 하질 않나
미령의 치마 속으로 들어가 그 징그러운 발톱으로 미령의 허벅지를 긁어놓기 일쑤다.
도대체 이쁜 구석이라곤 없어보이는 이구아나를 그것도 일부러 찾아내
동물병원에 데려가고 복남의 목욕탕에 몰래 숨겨 들어가 온욕을 시켜주고
대체 뭔 생각일까 의구심이 들다가 문득 이구아나가 
자식이나 며느리의 안위따위는 눈곱만치도 관심없는 듯한 차디찬 시어머니 박복남,
이도 아니면 아내가 유산한줄도 모르고 밤새 정신없이 CD를 구워대던 
이기적인 남편 현욱을 상징하는 것은 아닐까 그런 생각이 들었다.
자기가 남편을 잃고 얼마나 상심했는지, 자기가 아이를 잃고 얼마나 절망적인지
도무지 관심 없어보이는 복남과 현욱.
차디차고 도무지 이쁜 구석이라곤 없는 이구아나가 
미령의 허벅지에 계속 상처를 내는데도 
그 모든걸 감내하고 자기의 따뜻한 치마 속을 계속 내주었듯이
이구아나와 다를바없는 차디찬 복남과 현욱이 미령을 아무리 상처준대도
미령의 따뜻한 마음으로 감싸안아주고 
그들의 아픈 맘을 보듬어주고 싶었던 건 아니었을런지~
생전에 꽃게탕을 유난히 좋아했던 현욱에게 
꽃게탕 끓여주는걸 지긋지긋해했던 걸 미안해하면서
이구아나에게 칼슘제를 먹이고
미령 때문에 외로워했던 현욱에게 미안해하면서
이구아나에게 온욕으로 몸을 덥혀주는건 아니었을까? 

이 책의 백미는 
온몸에 피멍이 든 복남의 옷을 벗기고 사돈 호순이 복남을 씻겨줄 때였다.
평생 한번도 울지 않을 것 같던 복남이 호순의 손길이 닿자
펑펑 울음을 쏟아내는 소리가 어찌나 서럽게 들리던지
’아무리 남편이 바람 피고 자식이 살갑게 안대했다 해도 그렇지.
 어쩜 저렇게 사람이 차가울 수가 있을까?’ 
내내 곱지 않게 보았던게 못내 미안할 지경이었다.
남의 때는 시원하게 벗겨내도 
자기 때는 누구 하나 밀어주지 않았던 복남의 때를, 아니 상처를 호순이 벗겨주자 
봇물 터지듯 솟구치는 그녀의 울음이 안타까웠다.

억지스럽지 않은 해피엔딩.
사실 해피엔딩이라고 하기엔 세 여자의 현실이 좀 답답했지만
미령, 복남, 호순이 서로의 아픔을 지금처럼만 보듬어주고 서로를 의지하고 산다면
지금보다는 나은 삶이 펼쳐지지 않을까,그들의 행복을 마음속으로 빌어본다.


p****c 2009.11.14. 신고 공감 3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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춤추는 목욕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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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안해, 네, 얘기를, 오래 듣지 못해서.  미안해, 너의, 침묵을, 오해해서. 미안해, 혼자, 살아남아서.     김지현님의 춤추는 목욕탕은 남편이자 아들이자 사위인 '현욱'의 죽음으로 타인이 되어 버린 가족, 세 여자(미령, 복남, 호순)의 상실과 고통을 여과없이 내보내면서도 그것들을 감싸안고, 이겨내고, 위로받는 치유의 소설이다. 솔직히 가볍게 잘 읽히는 소설은 아니다. 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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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안해, 네, 얘기를, 오래 듣지 못해서. 
미안해, 너의, 침묵을, 오해해서.
미안해, 혼자, 살아남아서.
 

 

김지현님의 춤추는 목욕탕은 남편이자 아들이자 사위인 '현욱'의 죽음으로 타인이 되어 버린 가족, 세 여자(미령, 복남, 호순)의 상실과 고통을 여과없이 내보내면서도 그것들을 감싸안고, 이겨내고, 위로받는 치유의 소설이다.

솔직히 가볍게 잘 읽히는 소설은 아니다. 나도 중반부까지는 굉장히 힘들게 읽었다. 한 사람의 죽음으로 인해 아파하고, 힘들어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여주는데 어찌 밝고, 기분좋은 내용이 될 수 있겠는가. 그것도 죽음 자체를 인정하지 않고 힘들지 않다고, 슬프지 않다고 아우성을 치는 사람들 뿐인데 . .

그래서 전체적으로 무겁게 다가오는 내용인데 읽으면 읽을수록 작가가 얘기하고자 하는 게 무엇인지 조금씩 눈에 보이더라.

이렇게 우울한 얘기 싫어, 밝고 건강한 이야기가 읽고 싶어 ~ 그런 생각이 밑바닥에 깔려 있어선지 글이 제대로 눈에 들어오지않아 심란했는데 피곤한 '나', 권태로운 '나', 쓸쓸하나 비굴한 '나', 모든 것이지만 모든 것이 아닌 '나', 그런저런 '나'만이 넘쳐나는 이야기에 적응이 되고 호순의 거짓말을 넘은 심한 뻥에 피식피식 웃음이 날때쯤엔 그들의 슬픔이 아픔이 고스란히 나에게 되돌아와 화살처럼 꽂혀 책에 더 집중할 수 있게 되더라.

 

사고로 아들 현욱이 죽고 며늘애가 정신도 못차린채 수술을 받고 누워있는 사이 자동차 보험비로도 해결되지 않아 아파트를 깔끔하게 정리해 이것저것 해결하고 적당히 살 곳 마련해놨으니 혼자 잘 살라며 퇴원할때 병원비 계산하라고 선심 쓰듯 통장을 내미는 시어머니 '복남'

그런 그녀가 위로가 됐음 좋겠다며 내민 것이 노란색 종이 세 장이다. '때밀이 일일 교환권, 특별 고객 우대. 오일 마사지 공짜. 목욕관리사 박복남'

남편의 죽음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목욕탕을 찾는 미령. 때밀이 박복남의 작업장이기도 한 목욕탕이 치유의 공간으로 나오는데 왜 하필 목욕탕일까 생각이 많았지만 이 글을 읽고서 아 - 하게 되더라. 이 작은 목욕탕안이 우리네 인생사를 보여줄 수 있는 최소한의 공간으로 충분할테니까.

 

모두들 같은 모양새라 그러려니 하며 지나칠 듯하지만, 벌거벗은 사람들이 서로를 몰래 훔쳐보고 고독에 잠기기도 질투를 하기도 허, 하고 폐가 터져 나갈 듯 허망한 숨을 내쉬기도 하며 저마다 분주한 한때를 보내는 곳이, 목욕탕이다. [p. 30]

 

슬픔없고 눈물없는 인생이 어딨겠냐 ~

신 것은 부드럽게 하고, 단것은 더 달달하게 하는 소금처럼 눈물 또한 우리네들 인생을 더 풍요롭게 해주는 존재가 아닐까.

속으로 꽁꽁 끌어안지만 말고 아프다고 슬프다고, 조금만 내비칠 수 있는 용기, 그래서 작은 도움을 내밀 수 있는 그런 사람, 그런 사이가 되었으면 하는게 내 작은 바램이다.

 

 

h****0 2009.11.14. 신고 공감 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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춤추는 목욕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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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남자의 죽음으로 인해 세 여자(복남, 호순, 미령)들이 겪었을 고통과 치유의 과정들을 그리고 있다고 하기엔 표지가 참 밝다. 그야말로 날아가버릴 듯 가벼운 글씨체로 씌여진 제목 <춤추는 목욕탕>. 핑크색 바탕에 샤워기에선 하얀 꽃을 뿌리고, 한손은 푸른색 떼밀이를 끼고, 볼은 발그레 하며, 커다란 히프를 가지고 있는 한여인. 그녀들이 각자 가진 고통의 무게와 치유의 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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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남자의 죽음으로 인해 세 여자(복남, 호순, 미령)들이 겪었을 고통과 치유의 과정들을 그리고 있다고 하기엔 표지가 참 밝다. 그야말로 날아가버릴 듯 가벼운 글씨체로 씌여진 제목 <춤추는 목욕탕>. 핑크색 바탕에 샤워기에선 하얀 꽃을 뿌리고, 한손은 푸른색 떼밀이를 끼고, 볼은 발그레 하며, 커다란 히프를 가지고 있는 한여인. 그녀들이 각자 가진 고통의 무게와 치유의 과정들이 결코 평탄치는 않았을 것이다 생각하면서 사실, 이 사랑스러운 표지에 더 끌렸다.

 

 서로 주위를 맴돌든 팽 돌아서 등을 마주 대하든, 눈빛만을 교환하는 그들의 소리 없는 전쟁이 흥미로운 이유는 단 하나, 가릴 것 없는 몸뚱이에 솔직하고도 평범한 속내를 물방울 털듯 밖으로 훌훌 털어 낸다는 것이다. -p31

 

 이구아나가 미령의 손가락을, 손등을, 팔뚝을 타고 기어 올라왔다. 침대 밑, 그 위, 방구석, 미령의 몸뚱이, 그 어디에서도 온기를 얻지 못한 놈은 안절부절못했다.
'우리에게 필요한 건 정말 온욕밖에 없을까.' -p173

 

 그녀들은 각자의 방법으로 고통을 견딘다. 미령은 이구아나를 보살피며 시어머니를 만나는 과정을 통해, 호순은 뻥을 치면서, 복남은 무엇이든 반질반질하게 닦고 또 닦음으로, 각자의 방법으로 또 서로의 관계를 통해 고통과 상처를 치유해 나간다.

 

 한 개인이, 결코 다른 사람들과 무관한 한 사람 개인으로만은 남을 수 없다. 한 개인은 누군가의 자식이며, 누군가의 배우자이며, 누군가의 부모이다. 그렇기 때문에 한 사람의 죽음이 결코 한 사람에게만 슬픔이 되지 않는 것 처럼, 현욱의 죽음을 통해 그의 어머니와 아내 미령, 그리고 홀로남은 딸아이를 보며 안스러워하는 사위를 잃어버린 호순의 슬픔. 그녀들 세 사람의 슬픔이 전혀 다른 슬픔인 것은 아니다.

 

 "같이, 살려고 그랬다. 아파트 지으면, 영원히 함께, 살 생각이었다."  -p231
복남이 현욱의 유골단지를 움켜지며 내 뱉은 이 말 한마디에 그간의 아픔과 상처가 고스란히 묻어나와, 순간 호흡이 멈추고 눈물이 핑 돌았다. 
가족이면서도 가족이 아닌 그녀들의 치유과정을 보는 내내 마음이 편치 않았다. 내가 미령이 되어 아팠고, 때론 호순의 마음이 되어 아팠으며, 또 어미된 복남의 마음이 되어 아팠다. 

아직, 젊디 젊은 작가가 어찌 이런 깊이 있는 작품을 그릴 수 있었는지.. 그녀의 작품 속 여자들이 심상치 않듯이, 작가 김지현 역시 심상치 않다. 그녀의 작품들을 놓치지 말아야 겠다.

a****t 2009.11.13.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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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남자를 잃은 세 여자, 몸으로 절규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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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남자를 잃은 세 여자, 누구도 통곡하지 않는다. 하지만 거기에는 통곡보다 더 낮은 절규가 있다. 너무 낮아서 처절하다고 할 수 있겠다. 목이 아닌, 몸으로 우는 여자들이라고나 할까. 그녀들은 몸으로 (복남은 때를 미는 악력으로, 호순은 풍만한 엉덩이로 미령은 파충류를 지닌 채) 아들과 사위, 남편을 잃은 삶을 견디고 있는 것이다. 그들의 몸은 목욕탕에서 만난다. 왜 하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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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남자를 잃은 세 여자, 누구도 통곡하지 않는다.

하지만 거기에는 통곡보다 더 낮은 절규가 있다. 너무 낮아서 처절하다고 할 수 있겠다. 목이 아닌, 몸으로 우는 여자들이라고나 할까. 그녀들은 몸으로 (복남은 때를 미는 악력으로, 호순은 풍만한 엉덩이로 미령은 파충류를 지닌 채) 아들과 사위, 남편을 잃은 삶을 견디고 있는 것이다. 그들의 몸은 목욕탕에서 만난다. 왜 하필 목욕탕일까. 벌거벗은 몸의 소통만으로 고통을 견디게 하겠다는 작가의 애초 의도는 아니었을까. 벌거벗은 몸만큼 정직한 것은 없을 것이다. 그 어떤 것으로도 포장하지 않은 원초적인 만남, 외로운 그들이 소통할 수 있는 유일한 장소는 목욕탕인 것이다. 시어머니에게 때를 밀어달라고 몸을 맡기는 미령의 불량한 능청스러움, 이토록 자유로운 관계의 지속 방식을 나는 일찍이 알지 못했다. 그녀는 시도 때도 없이 거짓말을 꾸며내는, 풍만한 엉덩이의 주인공 호순이 잉태했던 딸인 것이다. 그녀들은 이제 그 통렬한 아픔을 상상으로 밀어내고 목욕탕 속으로 풍덩 몸을 담근다. 죽을 때까지 아들의 유골을 곁에 두려 했던 음충스러운 어머니까지 합세하여.


담대하고 도발적인 언어로 진정한 여성성의 의미를 웅숭깊게 파고들면서도 작가의 필치는 사뭇 유쾌하기까지 하다. 그 점이 현대소설에서 보기 드문 이 작가의 미덕이며 역량이 아닐까. 전작 '플라스틱 물고기'에서 보여준 불안의 징조를 '춤추는 목욕탕'에서 낙천적으로 풀어내고 있다. 깊어가는 가을, 귀한 작품을 만난 기쁨이 잠 못 이루게 한다.. 


o******e 2009.10.26.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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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마음도 때처럼 훌훌 벗겨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사람의 마음도 때처럼 훌훌 벗겨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내용보기
요 근래 갑작스레 찾아온 슬럼프로 몸도 마음도 온전히 내 것일 수가 없는 나날들이 계속 되었다. 좋아하는 독서도 하루 일과 중 가장 즐겁던 티타임도 손에 잡히지 않던 나나들. 열심히 살고 있다 생각했는데 뒤통수를 맞은 것 같은 기분이랄까. 공허한 상실감에 허덕이다 이대로 스스로를 잃게 되는 것은 아닌지 이겨내기 힘든 두려움마저 나를 조여 왔다. 나를 믿자. 나마저도 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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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 근래 갑작스레 찾아온 슬럼프로 몸도 마음도 온전히 내 것일 수가 없는 나날들이 계속 되었다. 좋아하는 독서도 하루 일과 중 가장 즐겁던 티타임도 손에 잡히지 않던 나나들. 열심히 살고 있다 생각했는데 뒤통수를 맞은 것 같은 기분이랄까. 공허한 상실감에 허덕이다 이대로 스스로를 잃게 되는 것은 아닌지 이겨내기 힘든 두려움마저 나를 조여 왔다. 나를 믿자. 나마저도 나를 놓아버리면 더 이상 설 자리가 없다는 불안감을 이겨내기란 정말 쉽지가 않았다. 겨우겨우 조금씩 안정되어 가는 마음으로 힘겹게 손에 붙잡고 있던 책이 바로 이 <춤추는 목욕탕>이다. 한 남자의 죽음. 한 여인의 남편이자 사위, 그리고 아들이었던 그의 죽음은 남겨진 세 여자에게 너무나 다르게 때로는 무서울 정도로 똑같은 감정으로 다가와 지울 수 없는 추억으로 멈출 수 없는 흐느낌으로 그들을 감쌌다.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 상상조차 하기 싫은 일이었기에 나는 그들이 느꼈을 큰 고통을 그 공허함을 차마 이해한다고 말할 수가 없었다.

 

 남편을 잃게 된 미령. 대형 교통사고로 인해 몸도 가눌 수 없는 상태에서 마지막으로 남편과 나누었던 대화. "곧 따라갈게." 끝내 그 약속을 지키지 못한 남편을 원망하고 또 그리워하며 그의 부재를 실감한다. 우연히 만나게 된 복사실의 이구아나를 통해, 자신을 밀어내려고만 애쓰는 시어머니를 통해 차츰 자신의 삶을 찾아간다. 사위를 잃게 된 호순. 철심을 박고 3개월의 혼수상태 속에서 깨어난 미령을 보며 다행이라 생각하면서도 사위를 잃은 슬픔과 혼자 남은 딸에 대한 가여움에 그녀 역시 맘이 편치 않기는 마찬가지이다. 사돈인 복남과의 끝도 없는 티격태격함 끝에 차츰 서로를 이해해간다. 아들을 잃은 슬픔에 빠져있던 복남. 모든 것을 정리하고 아들의 뼛가루와 함께 평생을 함께 하고자 했던 모질고도 독한 여인. 때밀이라는 직업으로 항상 누군가의 몸을 밀어대야 하는 나날. 술술 벗겨내는 때처럼 자신의 아픔도 벗겨 낼 수 있다면 좋으련만 그게 그리 쉽지만은 않은 일인 것 같다.

 

 남겨진 세 여자의 삶은 평탄하지 않았다. 아니 평탄 할 수가 없었다. 각자가 느끼는 고통의 크기와 그 느낌이 완전히 같을 수는 없겠지만 사람의 마음이란 결국 한끝 차이 아니던가. 서로에게 상처를 입히고 때론 토닥여 주기도 하며 언제 그랬냐는 듯 또다시 으르렁 거리는 그들의 모습 속에서 살기 힘든 세상을 느끼고 또 견디기 힘든 고통을 경험해보기도 했다. 어떻게든 남편에 대한 기억을 잡고 싶었던 미령과 그런 며느리가 곱게 보이지 않던 시어머니. 그 사이에서 안절부절 못하던 친정엄마 호순까지. 그들의 평행선 같은 거리는 언제쯤 좁혀질 수 있을까. 아무런 생각과 느낌 없이 힘겹게 읽어간 소설의 끝에서 나는 결국 그들의 화합을 서로를 위하는 따스한 마음을 만날 수가 있었다. 해피엔딩이라 하기엔 뭔가 미흡하지만 아니라고 할 수도 없는 이야기. 결국 사람이기에 서로를 받아들이고 같이 아파했기에 서로를 아낄 수밖에 없는 그런 사람 사는 이야기. 어쩌면 조금 훈훈하기까지도 한 그들의 이야기는 살기 힘들다 여러 번 되뇌고 있는 나에게 "너도 살아"라고 따끔한 일침을 놔주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사람의 마음도 훌훌 벗겨내는 사람의 때처럼 간단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렇다면 밀고 또 밀어 아픈 생채기를 낼 때까지 내 마음을 밀어낼 수 있을 텐데. 피를 봐서 아프더라고 마음만은 편하다면 그렇게 할 수 있을 텐데 말이다. 언제나 작은 마음으로 바라보는 세상은 즐거울 리 없고 스스로를 믿지 못하는 나로서는 온전할 수가 없는데 말이다. 왜 항상 똑같은 모습인지 알 수가 없다. 조금은 무거운 마음으로 붙들고 있던 책은 "괜찮다, 괜찮다"라 말하며 나를 토닥여주는 느낌이었다. "괜찮다. 괜찮다." 자꾸 중얼거리면 마법처럼 정말 괜찮아질까? 어쩐지 조금 위안이 되는 것 같다. 흠뻑 울고 나서 충분히 위로받은 듯 한 기분. 나쁘지 않다.  

s******g 2009.12.02.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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춤추는 목욕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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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독서 치료 모임에서 상실감에 관한 책을 읽었다. 그 책에 슬픔이란 상실에 대해 정상적이고 자연스러운 반응이라고 쓰인 것을 보고 많은 위로를 받았었다. 그 책에서는 압박감, 무기력, 스트레스,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또는 집중력 결핍 장애, 우울증 등은 상실감에 잘 못 붙여진 명칭이라고 한다.   김지현 작가의 [춤추는 목욕탕]에는 어느 날 갑자기 닥친 상실감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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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독서 치료 모임에서 상실감에 관한 책을 읽었다. 그 책에 슬픔이란 상실에 대해 정상적이고 자연스러운 반응이라고 쓰인 것을 보고 많은 위로를 받았었다. 그 책에서는 압박감, 무기력, 스트레스,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또는 집중력 결핍 장애, 우울증 등은 상실감에 잘 못 붙여진 명칭이라고 한다.

 

김지현 작가의 [춤추는 목욕탕]에는 어느 날 갑자기 닥친 상실감을 어쩌지 못해 위에 열거한 여러 가지 증세에 시달리는 세 여성이 등장한다.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의 상실은 우리를 얼마나 미치게 하는가.

어느 날 갑자기 남편을, 아들을 그리고 사위를 잃은 세 여인. 그녀들이 인생을 살면서 겪은 상실이 비록 지금이 처음은 아닐지라도 그녀들은 매번 처음인 것 같은 슬픔에 비명조차도 지를 수 없다.

 

[미안해, 네, 얘기를, 오래 듣지 못해서.

미안해, 너의, 침묵을, 오해해서.

미안해, 혼자, 살아남아서] (248쪽)

 

[의견이 갈릴 때마다 굳어지던 그 얼굴. 화가 났던 게 아니라, 외로웠던 거야?] (205쪽)

 

우리는 살면서 얼마나 많은 이야기들을 다음으로 미루면서 미처 하지 못하고 지나쳐 버리는지. 어느 날 문득 정신을 차려 보면 이제는 너무 늦어버린 때임을 느끼게 된다. 가까이 있어서 소중함을 잊고 지냈던 사람들. 늘상 습관처럼 어제도 내 곁에 있었으니 내일도 그러하리라는 착각 속에서 들어주지 못했던 이야기들. 그래서 [춤추는 목욕탕]의 인물들은 이구아나를 허벅지에 달고 다니고, 끊임없이 사과를 깎으며 벌겋게 달아오른 얼굴을 껍질이 벗겨져라 때수건으로 박박 닦아댄다.

 

김지현 작가의 약력을 살펴보니 1975년생이다. 늙지도 어리지도 않은 어중간한 나이. 그 어중간함의 세월에서 어찌 이리도 인생의 깊이를 잘 잡아내는지 경탄스럽다. 이제 김지현 작가의 소설집 [플라스틱 물고기]로 옮겨가 볼까 한다. 단 2권으로 시작하는 김지현 작가의 전작읽기를 시도하기 위해.

v**********k 2009.11.12.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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춤추는 목욕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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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둡고 음산한 느낌의 표지보다는 밝고 경쾌한 느낌을 주는 표지를 선호한다. 내용에 상관없이 그런 책들이 눈에 들어오면 한 번씩 들춰보곤한다. 무슨 내용일까? 기대를 가지면서 말이다. 이 책을 처음 보았을 때도 마찬가지다. 재미있을 거 같은 표지가 먼저 시선을 사로잡았고, 그 다음 내용을 보았다. 뜻밖에도 조금은 무거운 이야기였다. 톡톡 튈거 같은 표지의 느낌과는 달랐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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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둡고 음산한 느낌의 표지보다는 밝고 경쾌한 느낌을 주는 표지를 선호한다. 내용에 상관없이 그런 책들이 눈에 들어오면 한 번씩 들춰보곤한다. 무슨 내용일까? 기대를 가지면서 말이다. 이 책을 처음 보았을 때도 마찬가지다. 재미있을 거 같은 표지가 먼저 시선을 사로잡았고, 그 다음 내용을 보았다. 뜻밖에도 조금은 무거운 이야기였다. 톡톡 튈거 같은 표지의 느낌과는 달랐지만 개의치 않았다. 오히려 표지의 밝은 면 때문에 이 책을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거 같았다.

 

가장 밀도 높은 여성의 세계를 열어 가는 작가 김지현의 첫 장편소설

 

 김지현이라는 작가를 이번에 알게 되었고 처음으로 이 책을 읽었다. 무거운 주제 안에 쉽게 풀어나가는 일상들이었는데 어쩐지 심오하니 어렵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녀의 글을 읽고 있노라면 마치 바다 깊이 낮게 가라앉아 있는 것 같았는데, 적당히 숨은 쉬어지지만 무언가 자유롭지 못한 듯 얽매여 있는게 그녀의 깊은 뜻을 다 헤아릴 수 있을까 싶어 책을 읽는 동안 조금은 벅찼다.

 

 작품 해설을 읽으면서 그녀가 전하고자 했던 수없이 많은 메시지들이 혼란스럽게 만들었다. 무심코 읽었던 글들에서 눈여겨 보았어야 했던 것들이 참 많았구나 싶은 반성이 되면서 이토록 많은 숙제를 가지고 있는 책이라니 두고 두고 봐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미안해, 네 얘기를 오래 듣지 못해서! 미안해, 너의 침묵을 오해해서! 미안해, 혼자 살아남아서!

 

 이 책은 한 남자의 죽음으로 타인이 되어버린 가족의 이야기다. 동시에 한 남자의 죽음을 계기로 고통과 치유의 시간을 보내게 되는 세 여자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그들  모두는 각각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데 서로가 이 상처들을 감싸주면서 조금씩 치유해나가는 과정이 <춤추는 목욕탕>에 담겨져 있다.

 (줄거리)

 

세 여인 미령, 호순, 복남은 서로 모녀 관계, 고부 관계, 사돈 관계다. 그들은 현욱(미령의 남편이자, 복남의 아들)의 갑작스러운 죽음으로 인해 절망적인 상황에 이른다. 엄청난 상실감과 고통을 껴안은 세 여자들은 이미 떠나간 사람을 기억하는 한편, 상처 받은 자신들로 하여금 극복하기 위해서 끝없는 전쟁을 시작하기에 이른다.

 

남편을 잃은 미령은 생전 현욱이 일하던 곳에서 이구아나를 발견하고 보살피는 한편 시어머니와의 만남을 통해 조금씩 상처를 극복해 나가고, 시어머니 박복남은 자기학대와 자포자기했던 순간들을 되돌아보며 ‘목욕하기’라는 행위를 통해 아픔을 치유해 나간다. 또 미령의 엄마 정호순은 거짓말하기를 통해서 자신의 비참한 처지를 잊으며 고통의 시간을 잊어간다.
   
 가족이지만, 죽음 앞에서는 고통을 함께 나눌 수 없었던 세 여자의 이야기는 가슴 찡하다.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하고 속으로 숨겨왔던 일들을 하나씩 풀어가면서 상처를 치유해나가고 새롭게 태어나는 그들의 이야기는 아픔을 간직한 채 풀어놓지 못한 사람들이라면 너무도 애절하게 와닿을 것이다.

 

상처받은 인간의 몸을 어떻게 할 것인가?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상실감에 대해서 잘 표현하고 있는 이 책은 인간의 몸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한편, 상처를 그대로 내버려두는 것이 아닌, 마주해서 극복하고 다시 새롭게 태어나는 시간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는 말을 전한다. 현욱의 죽음에 대해 미령이 시어머니를 찾아가 물으면서, 목욕을 하는 행위가 그러하듯 말이다. 서로간에 부딪쳐가면서 오해를 풀고 아픔을 치유해나가는 것이야 말로 상처받은 인간의 몸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이기에 잊지 말아야겠다.

 

 <춤추는 목욕탕> 김지현 작가의 책이 쉽지는 않았지만, 의미있는 시간이었다. 오래된 상처를 아직도 지우지 못하고 가슴 속에 묻어두고 사는 사람들이라면 잠시 마음의 짐을 내려놓고 바라볼 수 있도록 이 책을 읽어보는 것도 좋을 거 같다.
 
 <책 속 밑줄긋기>

"보이는 게 전부가 아니지. 사람들을 오랫동안 슬프게 하는 것은 눈에 보이지 않아." - p16

"세상에 백지라는 게 있는 줄 아니? 흰색이다 싶지만 자세히 보면 잡색이 섞여 있기 마련이야. 내 마음에 찌꺼기처럼 가라앉은 걸 어떻게 써먹느냐에 따라 인생이 달라질 뿐이야. 그대로 있다가는 웅덩이 물처럼 그냥 썩는거야." - p117

n*********2 2009.11.11. 신고 공감 1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춤추는 목욕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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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까놓고 얘기해서~' 이런 표현들을 쓸 때, 나는 그 '까놓는다'라는 약간 외설적이면서도 전세의 반전을 야기하는 표현 앞에서 단박에 기가 죽어 할 말을 잃을 때가 많다. '아, 더 이상 협상의 의지도 여지도 없구나..'싶은 서슬에 움찔하기도 하지만 '정말 속이는  것 없는 진심이구나.'하는 액면 그대로의 마음을 동시에 느끼기도 한다. 그러나, 비슷한 경우에 표현을 바꿔 '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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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까놓고 얘기해서~' 이런 표현들을 쓸 때, 나는 그 '까놓는다'라는 약간 외설적이면서도 전세의 반전을 야기하는 표현 앞에서 단박에 기가 죽어 할 말을 잃을 때가 많다. '아, 더 이상 협상의 의지도 여지도 없구나..'싶은 서슬에 움찔하기도 하지만 '정말 속이는  것 없는 진심이구나.'하는 액면 그대로의 마음을 동시에 느끼기도 한다.

그러나,

비슷한 경우에 표현을 바꿔 '솔직히 말하면~'이라든가 ' 진짜인데요~'라는 식으로 주위를 환기시켜 협상을 역전시켜보려 애쓸때는 '솔직하지 않은 뭔가가 또 있다는 거 알아요.' 혹은 '다음에 나올 진짜는 또 뭐죠?'하며 의심의 경계를 풀지 않는다는 것이다.

표현에서 오는 결연한 의지도 있겠지만, '발가벗고 나선다'는 연상의 작용이 주는 말에서의 적나라함! 어쩌면 가장 인간적인 모습을 나타내는 말이어서 빨리 통하고 기가 죽는게 아닌가 싶어진다.

 

춤추는 목욕탕에서 만난 세 여인 복남, 호순,미령!

딸이면서 며느리이고 시어머니이면서 친정엄마인 세 여인의 각자의 슬픔에 관한 얘기다.

미령의 남편인 현욱의 고통사고로 인해 사건은 발단되지만, 한 걸음 더 들어가 보면  스스로 가두고 있는 아무도 모르는 내면의 슬픔을  각자의 방법으로 딛고 일어서려는 몸부림을 느낄 수 있다.

'까놓고' 상처에 대해 얘기한 적 없고 그런 상처를 제대로 치유하기 위한 방법도 모르지만 "홀로 감당해 내야 할 슬픔(P117)을

박복남 여사는 벗겨질 때가지 닦아 내길 좋아하는 '때밀이'로, 정호순 여사는 자신도 어디까지가 진실인지 알지 못하는 '뻥 치기'로  미령은 교통사고로 잃은 남편의 죽음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남편의 의자에서 발견된 이구아나와 끝없이 상념을 주고받는 일로 대신하며 슬픔에서 빠져나올 비상구를 찾고 있다.

 

'사는 일은 늘 슬프지만, 나름의 향을 지니는 일은 그 슬픔을 깨닫는 일'(P.114)이라는 걸 질펀한 거짓말로 악착같은 생활의 의지로 보여주는 여인들. 까놓고 보여주는 몸에서 때를 밀어내듯 서서히 상처를 한 거풀씩 걷어내며 치유의 길을 찾아가는  세 여인의

이야기는 아이러니하게도 읽는내내 즐겁고 재밌다. 그들이 갖고 있는 상처와 고통들조차 사랑스러워졌음은 물론이고 나도 몸이 한 뼘 자라고(P.235)  마음까지'온욕'으로 따뜻하게 데워짐을 느꼈다.

 

적나라해서 너무도 현실적이어서 읽으면서 살짝 얼굴이 빨개지는, 겪어보지 않고는 나올 수 없는 삶의 더께가 눅진눅진 묻은 표현들..아프고 고통스런 삶을 조명하면서도 스포트라이트를 세 여인 내면의 구석진 부분에 촛점을 맞춰 이야기를 끌어가는 힘..

아직 지명도가 높지 않은 작가임에도 글쓰는 역량을 느낄 수 있었고 앞으로의 작품에 대한 기대로 작가의 이름을 눈여겨 보게 했다.

 

우울증을 앓았다는 작가의 후기 때문인지 책의 바닥에 깔린 침잠된 목소리가 작가의 목소리로 새로 읽혔다.

책이 춤추듯 팔리길 진심으로 빈다.^^

a********3 2009.11.25.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어디선가 치유되고 있을 상처들...
"어디선가 치유되고 있을 상처들..." 내용보기
잘 모르겠다, 나는. 결혼을 해본적도, 자식을 낳아본적도, 사랑하는 사람을 잃어본적도... 그리고 자식을 앞세운적도...없어서. 처음엔 이 책에 대해 막상 무슨 말을 해야할지, 망설여졌는데 마지막 장을 덮고 나서 느낀점은 다행이라는 것...이었다. 누군가는 주인공 미령을 아이도 없는 슬픈 미망인으로 기억할수도 있겠으나, 적어도 이 책을 읽은 우리는 안다. 어떤이는 가슴 가
"어디선가 치유되고 있을 상처들..." 내용보기

잘 모르겠다, 나는. 결혼을 해본적도, 자식을 낳아본적도, 사랑하는 사람을 잃어본적도...

그리고 자식을 앞세운적도...없어서.

처음엔 이 책에 대해 막상 무슨 말을 해야할지, 망설여졌는데 마지막 장을 덮고 나서 느낀점은 다행이라는 것...이었다. 누군가는 주인공 미령을 아이도 없는 슬픈 미망인으로 기억할수도 있겠으나, 적어도 이 책을 읽은 우리는 안다. 어떤이는 가슴 가득 해결할 수 없는 슬픔을 끌어안고 살아가고 그래서 고통에 몸부림치다 갈증에 겨워 마신 물이 소금물같은 인생일지라도 어디에선간 이렇게 소리없는 치유가 일어나고 있다는 사실을. 비겁하게도 나는 그렇게 생각하는 것이 편하다고 여겨졌다.

미령은 그 동안 소원했던 현욱과 오랜만에 여행을 떠나기로 한 길에서 사고를 당한다. 

따라나가겠다고 힘껏 말한 현욱의 입모양을 문신처럼 기억속에 새겨놓았건만 3개월만에 깨어난 그녀 곁엔 엄마 호순뿐이다. 현욱이 어떻게 떠나갔는지도 모르는 미령에게 시어머니는 그녀의 집을 정리했다는, 새시작하라는 차가운 말과 목욕탕 쿠폰 3장을 남기고 가버린다. 시어머니 복남은 숙련된 목욕탕 때밀이다. 

 

남겨진 반지하방, 터무니없이 큰 신혼살림들은 작은 방에서 말썽을 부리고, 더 터무니없이 큰 호순의 엉덩이 역시도 말썽이다.  그리고 현욱이 떠나고 남겨진 트라이앵글...세 여자의 이야기가 시작된다.

근래들어 여자들이 주인공인, 게다가 이렇게 원초적이면서 날 것의 이야기는 오랜만이라 순식간에, 아주 재미있게 읽었다. 미령이 세 장의 쿠폰을 들고 사고로 엉망이 된 몸을 이끌고 억센 시어머니 복남에게 찾아가기까지, 거기에 엉덩이 밖에 보이지 않는 거짓말쟁이 엄마 호순을 복남에게 떠안기기까지,

미령은 자신의 영혼과 육신에 그어진 스크래치를 새로운 살로 메우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하나 뿐인 자식을 잃은 엄마라는 여자, 남편을 순식간에 잃고 살아난 아내라는 여자,

사위를 잃었지만 내 자식은 살았다는 묘한 죄책감의 또다른 엄마...

서로 보는 것조차 떠올리기 싫은 기억의 재생인 그녀들의 현실은 더할나위없이 고통스럽지만 남겨진 우리들의 상처는 미련스럽게도 우리들 안에서 때밀리듯 부비고 부벼야 해결된다는 것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그들에게 조금씩 치유가 일어난 것은 복남에 의해 미령의 살갗이 벗겨지고 보이지 않는 붉은피가 흐를때 즈음이었을까... 유난히도 몸과 살이 많이 등장하는데 육덕진 엄마의 몸도, 말라 비틀어진 며느리의 몸도...운명 앞에선 어쩔 수 없는 연약한 인간이었다. 이제 그들은 서로의 살냄새로, 따뜻한 체온으로 조금은 행복해지겠지...싶었다.

 

김지현이라는 작가는 처음인데 전작 역시도 여인들의 삶을 치밀하고 생생하게 묘사한 것으로 유명하다니 궁금해진다. 이 소설 역시 걸죽한 대사와 인간미 넘치는 캐릭터의 향연이라 여자를 아주 잘 아는 작가가 오랜만에 등장했다는 반가운 생각에 흐뭇해진다.  

t*****8 2009.11.25.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