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6. 7. 11. 월. 마음이 순해지는 동시를 읽었다.
오랜만에 아이들의 동시집을 읽었다. 큰물 지나간 강가에 떠있는 비닐과 농약병을 걱정하고, 김치 담근 날에 이집 저집 다 퍼주고 오히려 집에는 김치가 쪼금 남고, 무슨 짓을 해도 이쁜 아기는 방안에 꽃처럼 있고, 일기를 쓰라 했더니, 놀았다, 재미있었다, 밥먹었다, 맛있었다, 일기를 썼다, 잤다.라고 쓰고, 할머니는 방에서 천장엔 메주, 옥수수가, 방의 요기조기에 대추, 콩, 고추 등과 함께 주무시고, 자식, 손주들 모두 도시로 보내고 홀로 사시는 이웃의 할머니들의 쓸쓸한 모습에 마음 아파한다.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춰서 세상을 바라보면, 세상은 참 놀거리가 풍성하고, 이해가 안가는 부분이 너무 많고, 예쁜 것도 참 많고, 안쓰러운 어른들의 모습도 다 보인다.
섬진강 시인 김용택 선생님의 동시집 [콩, 너는 죽었다]는 시골의 한가로운 풍경과 더불어 그 뒤에 노인들만 남고, 아이들은 거의 없는 쓸쓸한 풍경까지 시로 승화시킨 예쁜 시집이다. 특히 작품 <콩, 너는 죽었다> 는 오랜기간 마암분교의 교사로 재직하신 선생님의 천진스러운 재치가 돋보이는 작품이다. 어차피 사람이 먹을 콩이지만, 쥐구멍으로 쏙 들어가는 콩에게 이제 너는 죽었다고 말하는 게, 놀리는 것 같기도 하고, 아쉬움에 내뱉는 말 같기도 하고...ㅋㅋ 읽을수록 재미있고, 그 풍경이 눈에 그려져서 웃음이 저절로 나는 참 예쁜 동시다.
콩, 너는 죽었다
콩타작을 하였다 콩들이 마당으로 콩콩 뛰어나와 또르르또르르 굴러간다 콩 잡아라 콩 잡아라 굴러가는 저 콩 잡아라 콩 잡으러 가는데 어, 어, 저 콩 좀 봐라 쥐구멍으로 쏙 들어가네
콩, 너는 죽었다
작품 <지구의 일>은 도통 세상의 자연스러운 일들을 신기해하지 않는 어른들에게 가르침을 주는 시다. 사소한 일도 사랑을 담은 눈으로 보면 사랑스럽고, 평범한 일도 가만히 생각해 보면 신기한 일인데, 우리는 너무 일상으로 지나쳐 버리는 경향이 있다, 바쁘다는 핑계로 오로지 앞만 보고 다니기에 위나 옆이나 아래를 살피지 않아서 신기한 일들을 너무 많이 놓쳐 버리는 경우도 허다하다. <지구의 일>을 읽으며 가만히 사방을 둘러보면 세상이 어찌나 아름다운지, 어찌나 신기한지... 왜 전에는 살펴보지 않았을까 고개를 갸우뚱 하게 된다. 지구의 일이 곧 사람의 일이고 지구가 살아야 우리도 사는건데... 지구의 일을 방해만 하고 사는 사람들... 기뻐할 줄 모르는 사람들, 감사할 줄 모르는 사람들에게 주위를 둘러보라고, 말해주는 참 고마운 시다.
지구의 일
해가 뜨고 달이 뜨고 꽃이 피고 새가 날고 잎이 피고 눈이 오고 바람 불고 살구가 노랗게 익어 가만히 두면 저절로 땅에 떨어져서 흙에 묻혀 썩고 그러면 거기 어린 살구나무가 또 태어나지 그 살구나무가 해와 바람과 물과 세상의 도움으로 자라서 또 살구가 열린단다 가만히 생각해 보면 얼마나 신기하니? 또 작은 새들이 마른 풀잎을 물어다가 가랑잎 뒤에 작고 예쁜 집을 짓고 알을 낳아 놓았지 가만히 생각해 보면 그것 또한 얼마나 기쁜 일이니 다 지구의 일이야 그런 것들 다 지구의 일이고 지구의 일이 우리들의 일이야
어떤 일이 있어도 사람이 지구의 일을 방해하면 안 돼
작품 <방학>은 예전에 방학을 하면 학교에 아예 가지 않던 어린 시절이 생각난다. 요즘에는 방학도 짧고, 일부 아이들은 방과후 학교 수업이 있거나, 영어 캠프, 독서 캠프 등이 있어서 방학 중에도 학교를 간다. 방학이지만 방학이 아닌, 요즘 아이들의 학교 생활하고 많이 비교가 되는 동시다. 더구나 학교도 너무 가까워서 학교에 안가는 휴일에도 집만 나서면 학교가 보이니 요즘 아이들은 특별히 학교를 그리워하지 않는다. 아니 그리워할 시간을 주지 않는다고 해야하나. 더구나 방학기간 중에도 학원을 다니기에 늘 친구들과 만나니, 방학 중에 편지를 보내는 풍경은 사라진지 이미 오래다. 방학동안 학교를 그리워하고, 선생님과 친구를 보고싶어 하던, 그리고 선생님과 친구에게 편지를 써서 우체국에서 부치기도 하고 답장을 기다리며 마음 설레던, 그 시절이 참 낭만적이었던 것 같다. 매일 문자 보내고, 카톡을 하고, 영상통화를 하고, 학원에서 얼굴을 보니 보고싶을 일이 전혀 없다. 그러니 당연히 보고픔도 모르고, 그리움도 모르고, 깊이 생각하며 편지를 쓸 줄도 모르고, 답장을 기다 리는 설렘도 모를 수 밖에 없다. 한편으로는 안타깝고, 한편으로는 안쓰럽다. 요즘 아이들은 요즘 아이들 나름의 놀이가 있고 나름의 설렘이 있겠지만, 예전의 부모세대처럼 가슴으로 느끼고 나누는 기쁨과 설렘과는 차이가 있을 것이다. 서로 장단점이 있겠지만, 난 요즘 아이들, 학원으로만 뺑뺑 돌고, 스마트폰만 붙들고 눈을 뗄 줄 모르는 요즘 아이들이 그저 안쓰럽기만 하다. 좀 더 자유롭게, 놀이터에서 뛰어놀고, 화단의 꽃도 보고, 친구에게 간단한 엽서라도 쓸 수 있는 그런 아이들이 많아졌으면 좋겠다.
방학
학교는 뭘 할까
운동장은 뭘 할까
교실은 뭘 할까
내 책상 내 의자는 지금 뭘 할까 미끄럼틀 철봉은 서서 뭘 할까
선생님은 지금 어디서 뭘 하고 내 짝은 숙제 다 했을까
학교는 지금 뭘 할까
|
|
<디딤돌 생국 2학기/ 이삼형 외>, <대교출판사 생국 1학기/박경신 외>, <천재교육 생국 1학기/ 박영목 외>에서 펴낸 2010학년도 중학교 1학년 생활국어 교과서에 실린 시입니다.
------------------------------
콩, 너는 죽었다 김용택
콩 타작을 하였다. 콩들이 마당으로 콩콩 뛰어 나와 또르르 또르르 굴러간다. 콩 잡아라 콩 잡아라 굴러가는 저 콩 잡아라. 콩 잡으러 가는데 어, 어, 저 콩 좀 봐라. 쥐구멍으로 쏙 둘어가네.
콩 너는 죽었다.
------------------------------
* 목연 생각 : 섬진강 시인 김용택 씨의 작품입니다. 7차 교육과정부터 김용택 시인의 시와 산문이 교과서에 등장했는데 올해 교과서에서도 상당히 많이 선정되었네요. 이 시 외에도 <밤 편지>, <이 바쁜데 웬 설사> 등이 10여 곳의 교과서에 실려 있으니까요. 올해까지 중학교 2학년 국어책에 실려 있게 될 <창우와 다희야, 내일도 학교에 오너라> 이야기는 두 학생을 스타로 만들었지요. 지금쯤 글의 주인공(서창우와 김다희)는 고3 수험생 되어 비지땀을 흘리고 있겠네요.
나는 국어샘으로 자격이 없나 봅니다. 이 시에 쓰인 시어가 좀 재미있다고는 생각했지만, 한동안 제목의 의미가 이해가 되지 않았으니까요. 콩이 쥐구멍으로 들어갔는데 죽기는 왜 죽었다는 말인가라며 고개를 갸우뚱 했습니다.
그러다가 아하! 하며 무릎을 쳤습니다. 온갖 곡식을 먹어치우는 왕성한 식욕의 쥐가 사는 곳으로 들어 갔으니 콩 너는 빼도박도 못하고 죽을 운명이겠지요 *^^*
시적 화자의 마음도 귀엽군요. 도망간 콩이 얄미우면서도 쥐새끼에게 먹힐 운명을 생각하니 통쾌하다는 뜻일까요? 못 먹는 감 찔러나 보는 심정일지도 모르고요.
쥐! 그러고 보니 소름이 끼치네요. 동물 쥐보다 더 무서운 것이 인두껍을 쓴 인쥐니까요. 그런 부류를 소탕할 좋은 세상이 어서 왔으면 좋겠습니다.
다희와 창우 2010학년도까지 중학교 2학년 2학기 국어교과서에 실린 주인공들입니다. 당시 운암초등학교 마암분교 1학년이었고요. 이 그림은 교과서에 실려 있는 삽화입니다. "콩 너는 죽었다." 라는 생각은 창우와 다희 같이 순진함에서 느낄 수 있겠지요.
중학생이 된 다희와 창우, 가운데는 김용택 시인 2006년 9월 28일 한겨레신문이 중학생이 된 창우와 다희를 취재했습니다. 당시의 선생님이었던 김용택 시인도 함께 하는 자리였지요.
* 김용택(1948~) : 시인 전북 임실에서 태어남. 순창 농림고 졸업. 주로 벽지의 초등학교 교사로 근무하며 시작 활동을 하다 정년퇴직 했음. 시집 <섬진강>, <맑은 날> <강 같은 세월>등 많은 저서가 있음.
* 자료 출처 : 디딤돌, 대교출판사, 천재교육 등에서 펴낸 2010학년도 중학교 1학년 생활국어 교과서에 실려 있는 김용택 시인의 작품입니다. |
|
콩, 너는 죽었다 김용택 님은 전라북도의 아름다운 섬진강 가인 임실에서 태어나, 태어나고 자란 고향에서 초등학교 어린이들을 가르치며 살고 있다고 한다. 제 1부 자연 제 2부 우리 집 제 3부 우리 학교 제 4부 할머니 이렇게 총 4부로 나뉘어 동시를 수록하고 있고, 인간과 자연에 대한 시인의 따뜻한 시선이 느껴지는 동시들이다. 또, 어린이의 눈높이에서 본 가족에 대한 사랑, 사람들이 도시로 빠져나가 빈집투성이 마을에 대한 아픔, 자연과 함께하는 놀이의 즐거움 등도 읊었다. 이 중에서 이 동시집의 제목이기도 하고, 제 1부에 나오는 동시, <콩 너는 죽었다>를 주로 하여 느낌을 정리해 보았다. |
|
아이 책을 구하다가, 내가 점점 빠져든다. 그림책도 재밌고 동시집도 정말 좋다.
1. 콩, 너는 죽었다, 실천문학사 글 전체가 따뜻하고..여튼 훈훈했다.
2. 콧구멍만 바쁘다, 창비 아..진짜 간만에 크게 웃었다. 위트가 넘친다.
3. 곤충만세 글밥이 많지 않고 관련된 그림이 곤충이라.. 곤충 좋아하는 남자아이들은 좋아할 꺼 같다. 내 아이도 곤충을 엄청 좋아하지는 않았지만 꽤 좋아한 책이다.
4. 꽃마중, 미세기 꽃을 좋아해서 산 책 아이도 꽃을 좋아해서.. 아이와 나의 추억의 책 목록에 있는 거다. 아이가 궁금하다해서 각 꽃이 피는 시기를 찾아서 적어놨다.
-----------------------------------------------------
이전에 동화 글쓰기 수업을 들은 적이 있었다. 그때 숙제해가서..칭찬도 받았는데.. 더 하지 못하게 되서..정말 아쉽다.
나중에 좀 여유가 되면 정식으로 다시 배우고 싶다.
내 꿈 중 하나가 글을 써보는 거라.. 꼭 책을 낼 필요는 없고 작은 책자에 글을 투고하는 정도만이라도 되도 된다.
글쓰기는 사람을 이해하는 거라 했다. 내게 글쓰기는 나를 바로 표현하는 거다. 왜곡 없이..
|
|
올해 3학년 올라간 우리 아이를 위해 주문한 시집이다 3학년 1단원이 시에 관련된 내용이라 선생님이 좋아하는 시를 하나씩 정해서 암송하라 하셨다는데 집에 있는 말놀이 동시집 시리즈도 괜찮지만 좀더 동시 스러운(?) 시집을 찾다가 알게되어 구매해 보았다 일단 제목이 콩,너는 죽었다...라서 첨엔 이게 뭘까??재밌기도 하고..콩이 죽으면 뭐가 될까..라면서 호기심이 생겼었다..읽어보니 콩타작을 하니 콩이 이리저리 튀었는데 신난 아이들이 그 튀어나간 콩들을 잡으러 이리저리 뛰어다니고 그중 굴러가던 콩이 마당 구석 어느 구멍으로 쏙 들어가버려 그 걸 잡으러 따라가던 아이가 그 콩보고 씩씩거리며 하는 말이 '콩,너는 죽었다'였다 ㅋㅋㅋ시를 읽어보니 상황이 머리속에 재현되면서 잡으려던 콩이 구멍속으로 쏙 들어가버려 멘붕(?)이 와서 씩씩거릴 아이가 그려져서 한참을 웃었다. 같은 상황을 봐도 어떻게 표현하냐에 따라 그 느낌과 전달이 이렇게 다른거구나..시란 정말 대단하다..라면서 혼자 감탄했다..울 아이를 위해 구입한 시집이지만 오히려 내가 더 힐링이 되었던 좋은 시집이었다 |
|
콩, 너는 죽었다란 동시를 읽으면서 얼마나 웃었는지 모른다. 콩은 알았을까? 사람들을 피해 도망가는 자신이 결국은 죽게 되리라는걸.. 이 동시를 읽으면 초등학교 2학년으로 돌아간것 같아서 프린트해서 책받침에 붙이고 다녔다. 언제라도 마음이 답답할때 읽으면 다시 맑아지기 때문이다. 마음이 답답하거나 짜증나고 우울할땐, 좋아하는 음악을 듣거나 좋아하는 책을 읽곤하는데, 대부분이 동요나, 동시와 관련이 되어있다. 요즘은 '콩, 너는 죽었다'를 통해 죽어가는 내마음을 살리곤 한다. |
|
책제목 - 콩, 너는 죽었다 / 1998 1쇄 펴냄 / 2003 다시 1쇄 펴냄 / 2007 2판 22쇄 펴냄 - 내 똥 내 밥 /2005 초판 1쇄 펴냄 / 2007년 초판 4쇄 펴냄
저자 : 김용택
김용택(金龍澤, 1948년 ~ )은 전라북도 임실 진메마을에서 태어나 덕치초등학교, 순창농고를 졸업했다. 그 이듬해에 교사시험을 보고 스물한 살에 초등학교 교사가 되었고, 교직기간동안 자신의 모교이기도 한 임실운암초등학교 마암분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며 시를 썼었다. 섬진강 연작으로 유명하여 '섬진강 시인'이라는 별칭이 있다. 1986년 김수영문학상, 1997년 소월시문학상을 받았다. 2008년 8월 31일자로 교직을 정년퇴임했다. 교직기간 동안 종종 가르치는 아이들의 시를 모아 펴내기도 하였다.
분야 : 문학, 시
[콩, 너는 죽었다] 목차 : 1부 자연 우리나라 꽃/지구의 일/봄봄봄 참새와 수수 모가지/강 건너 산/ 콩, 너는 죽었다 우리나라 좋은 나라/인수네 집/감나무 꽃다지야/우리 둘 뿐이구나/피서 아이들아 보았니/천둥/큰물 지나간 강가 세상에서 제일 무서운 것/아스팔트 길
2부 우리 집 우리 아빠/비 오는 날/딩동딩동 우리 아빠 시골 갔다 오시면/엄마는 진짜 애쓴다/ 별 우리 집 김치 담근 날/ 일하는 손/방 안의 꽃 눈/산골 동네/빈집 달/우리 동네 버스/강 건너 콩밭 보리밭과 머리카락/우리 가족/ 눈 오네 우리 집에 제비집/일기
3부 우리 학교 학교 길/2학년 교실/혼자서 길을 내며 조회 시간/덕치초등학교 1/ 학교 길 구구셈/병태 양말/숲 속으로 소풍을 갔어요 해 지기 전에/우리 반 여름이/거울 우리 교실/덕치초등학교 2/집 소풍 갑니다/먼 길/집에 가는 길 이사 간 지희/ 그리운 친구/소풍 1 소풍 2/동무 없으면/친구 생각 심심한 하루/방학
4부 할머니 할머니 집에 가는 길-봄/여름/가을/겨울 할머니 집에서 자면/할머니의 잠/할머니으 텃밭 우리 동네 할머니 두 분/마을회관/혼자 사시는 이웃 할매 할머니 친구/종우네 할아버지/텃밭 우리 뒷집/제비집
[내 똥 내 밥] 목차 : 제1부 할머니 마음 콩 세 개/할머니는/할머니 내 똥 내 밥/일기 예보/할머니 손/할머니 집 마루 할머니랑 둘이서/장날/오동 꽃 핀 산/ 들길/느티나무/혼자 먹는 밥 엄마 아빠 없는 날/심심한 동네 할머니 마음/전주 집에 오신 할머니
제2부 행복한 감나무 물고기/호박 넝쿨이 뻗어 가요 개구리 우는 밤/비를 만났다/개망초 꽃 옹달샘/봄 들판/비야/달밤/내가 모를 줄 알고? 부전나비/내 마음/산딸기/개구리/행복한 감나무 다 운다/가을/빗소리/가을 밤/앞산
제3부 선생님이랑 우리 선생님1/새/우리 교실 용민이 한빈이 종현이/우리 선생님2 매미야/1학년/별명/성은이/살구/ 꽃/소풍/선생님이랑/집에 가는 길/자운영 꽃/ 방학숙제
제4부 오래된 밭 이야기 꽃밭/쌍둥이/유치원 나혜/현수야/시골 우리 집/ 벌/내 머리/벼/소/오래된 밭 이야기/ 우리 아버지/희창이/우희/빗방울/앞강물/ 서울 매미/다람쥐 이야기/논다/밤을 주세요
시인 김용택의 시집 두 권 - [콩, 너는 죽었다]와 [내똥 내밥]. 두 시집에는 시인이 평생을 살면서 보고, 느낀 자연과 아이들, 현장의 삶이 시인만의 특유한 시어로 표현되어 있다.
한 달 여 전에 정년 퇴임을 한 시인의 직업은 초등학교 선생님이다. 선생님이 직업이었던 시인은 선생님을 어떤 시선으로 바라보았을까? 그래서 선생님이라는 시만 찾아보았다.
... 선생님은 뭐든 다 압니다 꽃도, 나무도, 고기도, 날아다니는 새도, 마을 사람들도 다 압니다
선생님이랑 어디를 가면 세상 모든 것들이 다 이름이 있고 모두 새로 보입니다 모두 살아 있습니다 ('선생님이랑' 중에서)
... 우리 선생님은 우리 아빠도 우리 엄마도 우리 고모도 우리 삼촌도 가르쳤대요 선생님 근데요 우리 엄마 학교 다닐 때 공부 잘했어요? 그래 너처럼 공부도 못하고 말도 안 들었다 참 이상하죠? 그럼 우리 선생님은 그때도 못 가르치시고 지금도 못 가르치시나? ('우리 선생님 1' 중에서)
... 우리 선생님은 손바닥을 탁 때려 놓고 종달아 너 아프냐 물어본다
우리 선생님은 무릎 꿇고 손들고 앉혀 놓고는 종달아 너 팔 아프냐 물어본다 ('우리 선생님 2' 중에서)
... 교장 선생님은 춥지도 않으신가 보다 오늘도 조회시간에 오래오래 말씀하신다 바람은 씽씽 불고 손발이 시려워 죽겠는데 우리가 조금만 움직이면 내가 일제시대 학교 다닐 때는 이보다 더 추울 때도 팬티만 입고 서 있었다고 하신다 그렇지만 우리는 손이 시렵고 발이 시렵고 귀가 시렵고 재미 하나 없다 선생님들도 추우신지 웅크리고 서서 발을 들었다 놓았다 하신다 선생님 발 밑 땅이 녹아 있고 선생님 코가 빨갛다 ('조회 시간' 중에서)
뭐든지 다 아는 선생님, 벌 세우고 아프냐고 묻는 선생님, 엄마도 아빠도 나도 공부를 못하는 건 잘 못 가르치는 선생님 탓.
떼구르르 굴러 쥐구멍 속으로 쏙 들어간 콩을 보고 '콩, 너는 죽었다'라고 콩 따라줍기를 포기한 시인의 시어는 추위에 벌벌 떨게 하는 교장 선생님의 길고 긴 겨울 조회를 고발(?)하면서 독자에게 '김용택 선생, 너 죽었다'라는 탄성을 자아내게 한다. 이 교장 선생님을 고발한 시 '조회시간'을 버젓이 시집에 끼워놓은 김용택 시인, 이 시로 인해 교장 선생님한테 훈시(?)를 듣지 않았을까? 궁금하다.
목차별로 한번 읽어보고, 독자의 관심사 별로 다시 한 번 읽어보면 아주 감칠 맛 나는 자연시를 김용택 시인의 시선을 통해 만끽할 수 있다.
근 한 달 여 전에 정년퇴임을 한 시인의 직업 - 선생님에 대한 시인 자신의 생각이 궁금해서 선생님과 관련된 시만을 따라 읽어보니 그 재미가 남다르다. 해서 이 두 시는 마음 가는 소재나 주제별로 감상해 볼 것을 권한다.
|
| 좋습니다.책도 예쁘고 시도 예쁘고 그림도 예쁘고 다 예쁩니다. 마음 한 편이 청량해지면서도 따스해집니다. 초3짜리 딸래미에게 주려고 구입했는데, 제가 더 흐뭇해하고 있습니다. 제 마음 속에서 솟아나는 이 아련한 추억의 내음, 느낌을 딸래미는 어떤 마음으로 느끼게 될 지 궁금합니다. 아니면 이 아이에게는 이 시집이 그런 추억이 되어줄 수도 있겠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