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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의 과거와 미래를 이야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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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번 아프리카를 여행하면서 읽은 책입니다. 나이지리아 아베오쿠타 출신의 요루바족인 월레 소잉카는 아프리카 흑인으로서는 최초로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작가이자 시인입니다. 아직 읽어보지는 못했습니다만, 그의 대표작으로 꼽히는 <해설자들>은 '언론인, 관리, 대학 교수, 화가, 엔지니어 등 다섯 사람이 등장하는데 부패하고 천박한 가치가 지배하는 아프리카 사회에서 방향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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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번 아프리카를 여행하면서 읽은 책입니다. 나이지리아 아베오쿠타 출신의 요루바족인 월레 소잉카는 아프리카 흑인으로서는 최초로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작가이자 시인입니다. 아직 읽어보지는 못했습니다만, 그의 대표작으로 꼽히는 <해설자들>은 '언론인, 관리, 대학 교수, 화가, 엔지니어 등 다섯 사람이 등장하는데 부패하고 천박한 가치가 지배하는 아프리카 사회에서 방향을 잃고 표류하는 지식인들을 통렬히 비판'하고 있다고 합니다.


에세이집 <오브 아프리카>에서 작가는 “아프리카 대륙은 원인과 결과의 면에서 다른 대륙의 역사와 밀접한 관련이 있고, 내부의 맥박과 외부의 개입으로 구성된 복잡한 유기체이다. 그런데 아프리카는 여전히 세계의 구성원이면서도 그 세계로부터 성취와 진보를 거부당하는 경우가 많다”라고 정의하면서, ‘이처럼 카멜레온 같은 존재에 대한 자연스러우면서도 때로는 실망스러운 선입관에 대한 논의를 이끌어낼 것’이라고 이 책의 기획의도를 이야기합니다.


이 책은 2부로 구성하였는데, 1부에서는 아프리카에 대한 외부의 편견과 오류를 짚었습니다. 코피 아닌 전 유엔사무총장이 주도한 ‘2001년 밀레니엄 보고서’에 포함된 ‘사하라 사막과 대서양을 횡당하면서 저질러진 노예제에 관한 총체적 진실, 대륙의 분할과 식민화, 아프리카대륙에 유독 폐기물을 버리는 일까지 소상하게 밝혀야 한다’는 내용을 인용하여 아프리카에 대한 4가지 허구를 정리해냈습니다. 1. 순수한 동기를 가진 모험가에 의한 허구화, 여기에는 호메루스, 헤로도투스, 셰익스피어에 이르기까지 그의 비판을 피해가지 못합니다. 2. 상업적인 허구화, 대표적 인물로는 스탠리, 벨기에의 레오폴드 국왕, 독일의 빌헬름2세 등이 있습니다. 3. 권력 지향의 내적 허구화, 여기에는 해방 이후 아프리카를 이끌었던 대다수의 독재자들이 포함될 것 같습니다. 4. 조금 어렵게 느껴지는, 아프리카와 해외거주자들 사이의 대륙 간 교환을 지배하는 주제로 남아 있는 허구화 등입니다.


2부에서는 기독교와 이슬람처럼 외부에서 들어온 종교가 아프리카의 토착적인 정신을 밀어내고 갈등구조를 이끌었는지를 말하고, 토착종교, 나이지리아의 전통종교인 오리사교의 가능성에 대하여 설명합니다. 저자는 ‘아프리카 종교들이 아프리카인들의 삶에서 훨씬 더 간소한 역할을 함에도 불구하고 사회적 행동, 인간관계, 생존 전략을 지시하는 것이 아니라 안내해주는 독특한 세계관을 제시하는 역할을 한다’라고 말합니다. 오리사교야 말로 타자에 관한 전체론적이고 때로 보편주의적인 주장에 대한 응답에서 아프리카 종교들에 대한 패러다임을 제시할 것이라고 합니다. 저자가 분석해내는 기독교와 이슬람의 역사와 교의를 읽어볼만합니다.


이 책의 제목과 관련해서 옮긴이는 카렌 브릭센의 <아웃 오브 아프리카>를 떠올리게 한다고 했습니다. 특히 <아웃 오브 아프리카>에 편견과 인종주의가 배어있다는 주장입니다. 브릭센의 책에서 아웃을 떼어내는 것으로 이 책의 제목을 정했다면(확인된 것은 아닌 듯합니다) ‘소잉카가 실제로 떼어내고 싶었던 것은, 겉으로는 사랑과 배려로 포장하고 있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편견과 인종주의에 지나지 않는 서구의 인식론적 폭력이었을 것’이라고 합니다.


그런 관점에서 본다면, 에메 세제르의 ‘아무것도 발명하지 않은 자들이여, 만세!’라는 노랫말이나, ‘아프리카는 전 세계의 다른 지역에 뭘 강요한 적이 없다’라는 저자의 주장은 곱씹어볼만하다. 인류가 아프리카에서 처음 나타난 것처럼, 아프리카가 미래 경제의 중심이 될 것이라는 전망에 대해서도 생각해볼 일입니다. 아프리카의 노예무역에 대한 클린턴의 발언과 관련하여 일본군 위안부에 관한 일본의 사과에 대한 작가의 인식이 바른 것인가에 의문을 남긴 책읽기였습니다.

y*****2 2017.06.25. 신고 공감 4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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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만 읽어서는 아프리카를 알 수 없다 (오브 아프리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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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기 삶읽기 319책만 읽어서는 아프리카를 알 수 없다― 오브 아프리카 월레 소잉카 글 왕은철 옮김 삼천리 펴냄, 2017.2.3. 16000원  우리는 우리가 살지 않는 고장을 놓고서 잘못 알거나 엉성하게 알거나 엉뚱하게 알 때가 있습니다. 서울에서 사는 사람이 전남 고흥이나 경북 봉화 같은 고장이 어떠한가를 제대로 짚거나 알기는 쉽지 않습니다. 부산에서 사는 사람이 인천이나 광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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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기 삶읽기 319



책만 읽어서는 아프리카를 알 수 없다

― 오브 아프리카

 월레 소잉카 글

 왕은철 옮김

 삼천리 펴냄, 2017.2.3. 16000원



  우리는 우리가 살지 않는 고장을 놓고서 잘못 알거나 엉성하게 알거나 엉뚱하게 알 때가 있습니다. 서울에서 사는 사람이 전남 고흥이나 경북 봉화 같은 고장이 어떠한가를 제대로 짚거나 알기는 쉽지 않습니다. 부산에서 사는 사람이 인천이나 광주 같은 고장이 어떠한가를 낱낱이 살피거나 헤아리기는 쉽지 않습니다.


  우리는 어쩌면 한국에 살면서 막상 한국이 크게 보아 어떠한 고장이 모인 나라인가를 잘 모를 수 있습니다. 학교에서 교과서로 가르치는 사회나 역사 과목으로만 한국을 알 수 있고, 한 번도 가 보지 않은 여러 고장을 그저 책이나 교과서나 방송이나 인터넷 지식으로만 어렴풋하게 짚을 수 있어요.


  그러면 우리는 한국하고 이웃한 일본이나 중국이라는 나라를 얼마나 알까요? 일본이나 중국에 몇 차례 여행을 다녀왔다면 일본이나 중국을 잘 안다고 할 수 있을까요? 여러 해를 살아 보았다면, 스무 해쯤 살아 보았다면, 그 나라를 제법 잘 안다고 할 수 있을까요?



두 나라 사이에 벌어진 살인적인 갈등 탓에 수많은 사람들이 죽고 자원이 고갈되어 갔다. 소년병으로서 온갖 잔혹 행위를 저지르며 성장한 젊은 세대의 윤리적 파멸은 말할 것도 없었다. (25∼26쪽)


아프리카에는 배타주의와 맞물린 또 다른 걱정거리가 있다. 바로 국경 문제다. 국경은 배타성을 의미한다. 대륙에서 미래에 발생하게 되어 있는 갈등의 오염된 씨앗이 1884년의 악명 높은 베를린회의에서 뿌려졌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27쪽)



  《오브 아프리카》(삼천리,2017)를 읽는 내내 아프리카라는 땅을 생각해 보았습니다. 이 책을 다 읽고 나서도 한참 동안 아프리카라는 곳을 헤아려 보았습니다. 그러나 도무지 무엇이 무엇인가를 종잡기 어렵더군요. 저는 아프리카라는 곳을 가 본 적이 없습니다. 가 본 적이 없으니 아프리카라는 데에서 산 적조차 없어요. 아프리카라고 하는 무척 넓은 땅에서 태어난 사람을 만난 일도 없을 뿐 아니라, 그곳 사람들이 쓰는 말도 모릅니다.


  제가 아는 아프리카란, 《오브 아프리카》 같은 책처럼, 참말로 책으로 읽어서 아는 아프리카입니다. 때로는 영화로 보아서 알고, 때로는 유튜브 같은 곳에서 보아서 아는 아프리카예요. 두 다리로 밟아 보지 않은 지식이고, 두 눈으로 지켜보지 않은 그야말로 겉훑는 정보만 제 머리에 있습니다.


  그렇다면 저는 아프리카를 ‘안다’거나 ‘읽었다’고 말할 수 있을까요? 그저 책 몇 권 읽은 지식으로 아프리카를 섣불리 말해도 될까요?



설상가상으로, 외국 열강과 초국적 기업들은 독재정권과 상대하기를 좋아한다. 기관을 통한 감독이 느슨해서 계약이 훨씬 더 빨리 진행되기 때문이다 … 아프리카 대륙을 근대 세계의 주된 흐름에 합류시키려면 ‘강력한 인물’이 필요하다는 신화가 만들어지고, 그것은 통상 사절이 떠받드는 복음이 된다. 이런 상황에서 민주주의 신봉자들은 이단자이자 변절자로 매도되고 만다. (32, 33쪽)


선구적인 진보 인사들이 인종적인 경험이 있는 남아프리카공화국 안에서조차 수단 정부의 인종 정책에 대해 침묵을 지키거나 변명하는 이유를 이해하고 설명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37쪽)



  《오브 아프리카》를 읽는 내내, 또 다 읽고 나서 한참 동안 수많은 생각에 사로잡혔습니다. 제가 아는 아프리카란 그저 한 줌짜리입니다. 게다가 손수 밟거나 다니거나 살펴본 지식마저 아닙니다.


  이 책을 쓴 월레 소잉카 님은 1934년에 태어났고, 1986년에 노벨 문학상을 받는데, 이는 아프리카에서 글을 쓰는 사람으로는 처음이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저는 이 책을 읽을 무렵에야 이 대목도 처음으로 알았습니다. 노벨 문학상을 받았다고 하는 월레 소잉카 님 문학이나 책을 본 적도 만난 적도 읽은 적도 없습니다.


  월레 소잉카 님은 ‘아프리카 바깥에서 아프리카를 가리키며 읊는 말’이 얼마나 아프리카 삶이나 터전이나 사람하고 동떨어지는가 하는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아프리카가 떠안은 짐이나 굴레를 아프리카에서 스스로 풀거나 짊어질 수 있어야 할 텐데, 아프리카 바깥에서 너무 ‘섣부른 말’이 넘친다고 이야기해요. 게다가 아프리카라는 곳에서도 나라 우두머리(정치 지도자) 사이에 말썽거리가 툭툭 튀어나온다고 합니다. 아프리카 여러 나라에서 아주 쉽게 독재정치가 불거지고, 이 독재정치는 끔찍한 싸움으로 번지며, 이 끔찍한 싸움은 이른바 ‘인종청소·소년병’ 따위로 이어진다고 합니다.



당시 흑인들에게 매독 균이 주입되었고, 일부에게는 치료도 해주지 않았다. 그것은 북반구에서 행해진 의학적 연구에서 가장 잔인한 사건 중 하나였다. 그렇게 마음대로 쓰고 버릴 수 있는 대상은 당연히 노예의 자손들이었다. (107쪽)


잔자위드 습격자들이 저지른 인종청소에서 살아남은 생존자들이 거듭 증언했듯이, 그들이 즐겨 외치던 소리가 역사적인 혐오의 소리인 “노예들을 죽이자!”였다는 것은 새삼스럽게 지적할 필요도 없겠다. 미국의 깊숙한 남부에서 KKK 단원들도 밤에 돌아다니며 비슷한 소리를 질렀다. 그들이 “검둥이들을 매달아 죽이자!” “노예들을 모조리 죽이자!”라고 소리를 질렀다는 사실은 …… (119쪽)



  우리는 《오브 아프리카》 한 권을 읽는다고 해서 아프리카를 알거나 읽을 수 없습니다. 아주 작은 조각을 살짝 맛보거나 엿본다고만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 책을 읽으며 아프리카를 아주 조금 훑는다고 할 수 있듯이, 한국에서 사는 동안 우리 이웃 고장이 어떠한가를 놓고도 아주 조그맣게 들여다본다고 할 수 있을 테지요.


  평택을, 강정을, 밀양을, 성주를, 우리는 얼마나 살갗으로 느끼면서 생각할 만할까요? 핵발전소나 핵폐기물처리장 예정지로 뽑혔다가 그 고장 사람들 손사래질로 겨우 물리친 일을 놓고서, 그 고장이 아닌 다른 곳에서 사는 분들은 이러한 삶과 살림을 어느 만큼 살갗으로 느끼면서 생각할 만할까요?


  제가 사는 전남 고흥에서는 요즈막에 ‘경비행기 실험장 유치 강행’이라는 행정 때문에 힘겹습니다. 다른 고장에서는 드넓은 갯벌을 메워 땅으로 바꾼 데에 다시 바닷물이 흐르도록 해서 예전 같은 갯벌로 되돌리는 정책을 꾀합니다. 갯벌을 메워 논으로 쓰는 보람보다는, 갯벌 그대로 있을 적에 경제가치를 비롯한 모든 대목에서 훨씬 나은 줄 이제서야 깨닫거든요. 그렇지만 전남 고흥에서는 바로 그 ‘갯벌을 메운 땅’을 다시 갯벌로 돌리려는 정책이 아닌, 경비행기 실험장을 유치하려는 행정이 갑자기 나타나요.


  이런 일을 놓고도 고흥이라는 고장에 사는 사람이나 다른 곳에 사는 사람은 너무나 다르게 느낄 수밖에 없어요. 비행기가 뜨고 내리는 시끄러운 소리에 시달릴 마을사람 삶을 다른 고장에서는 헤아리기 어렵습니다. 드넓고 아름다울 뿐 아니라, 갯것을 언제나 잔뜩 얻어서 넉넉한 살림을 이루던 지난날을 되찾지 못하는 아픔을 다른 고장에서는 느끼기 어렵습니다.


  책만 읽어서는 아프리카를 알 수 없습니다. 신문만 읽어서는 이웃 고장 이야기를 알 수 없습니다. 몸으로 부대끼기도 하고 어깨동무도 해야 하고, 말을 섞으면서 오래도록 지켜보기도 해야 합니다. 무엇보다 서로 이 땅에서 함께 살아가는 이웃이라는 대목을 헤아릴 수 있어야지 싶어요.


  여기에 아프리카가 있고, 아시아가 있으며, 한국이 있습니다. 여기에 작은 시골 군이 있고, 그 군에서도 더 작은 읍과 면이 있으며, 그 읍과 면에서도 더 작은 마을이 있습니다. 서울이고 시골이고 작은 마을이 작으면서 평화로울 적에 아름답고, 이 아름다움이 바탕이 되어 사이좋은 민주와 평등이 싹틀 수 있으리라 느껴요. 마을을 알려고 할 적에, 마을을 바라보려고 할 적에, 마을에서 사는 이웃하고 손을 맞잡으려고 할 적에, 우리는 사람됨을 되찾는 착한 마음결로 삶을 지으리라 봅니다. 2017.9.3.해.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시골에서 책읽기)



h*******e 2017.09.04.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