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책의 저자 토니 휠러를 배낭여행의 아버지라고 한다는 사실을 처음 알았다. 수많은 여행을 하고, 론리 플래닛을 창립하고, 또 많은 여행 가이드북을 저술하고.. 하지만 책을 읽기전 그가 정한 책의 제목 [나쁜 나라들]이라는 타이틀이 심기를 건드린다. 도대체 누구의 입장에서 나쁜나라들 이라는 말인가? 그의 선정기준을 봐도 아리송 하다. 다른나라에 위협이 되는가? 테러와 관련이 있는가? 부시 전대통령이 언급했던 악의축에 해당되는가? 심지어 쿠바는 미국에서 백킬로미터도 떨어져있지 않으면서 미국이 하는 얘기에 콧방귀도 안 뀌어서 선정했다고 한다. 모든걸 양보한다고 해도 이들 나라들이 미국입장에서 [나쁜나라들] 일지는 몰라도, 미국은 거의 모든 세계로부터 단 하나뿐인 [나쁜나라]라는 생각이 드는 것은 나 혼자만의 생각일까? 저자는 이 책에서 설명하는 아홉나라를 선정한 이유를 들어가는 글에서 이렇게 밝혔다. 악의축 이라기에 북한, 이란, 이라크를 리스트에 올리고, 미얀마는 인권탄압을 이유로, 쿠바는 미국의 지원에도 불구하고 정권교체를 하지 못해서, 리비아, 아프가니스탄, 사우디아라비아는 테러와 관련이 있어서, 그리고 거기에 독특한 독재체재를 하고 있어서 알바니아를 추가 했다고 한다. 이 책은 여행자를 위한책 이라고 한다. 이들 나라가 여행을 하기에 꼭 위험하다는 것은 아니지만, 그만큼 힘이 든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어서 쓴 것 같다. 책은 제목과 달리 유익한 내용들로 가득 차 있다. 불편한 심기를 감추고 책을 읽기 시작했지만, 이내 책속에 흠뻑 빠져들었다. 한 지역을 여행하면서 쓴 여행기가 아니라, 이들 나라를 여행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에게 알려주는 그들 나라에 대한 입문서이자 지침서였다. 그들 나라의 정치상황, 경제상황, 사회상황 그리고 여행자의 눈에 비친 주민들의 생활상까지 실려있다. 물론 저자의 주관적인 생각일수 있지만, 각 나라의 역사와 함께 소개되는 그들의 정치상황은 이들 [나쁜 나라들]에 대한 독자의 지식을 넓혀주고, 여행을 하고 싶은 욕망까지도 덤으로 주는 것 같다. 이 책에서 설명하는 아홉나라의 공통점은 여행을 하기가 결코 쉽지 않다는 것이다. 비자발급부터 난관에 봉착하기 일쑤며, 그나마 가능한 여행도 단체관광만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리비아의 렙티스 마그나에는 지중해에서 가장 근사한 고대로마 유적지가 있으며, 와디 메스칸도쉬에는 선사시대 암각화가 밀집되어 있다. 또한 사하라사막 한가운데 있는 제브라운 호수는 과거 사하라가 메마른 모래지대가 아니라 푸르른 초원이었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깨닫게 해준다고 한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과 영국의 전쟁터였던 이곳은 가다피가 혁명에 성공하고 추진한 아랍연맹도, 아프리카연맹도 다 실패로 돌아가고, 지금은 가난한 빈국일 뿐이라고 한다. 수도 트리폴리의 거리도 쓰레기에 뒤덮혀 있는, 석유가 아니었다면 엄청난 혼란에 휩싸였을 나라라고 한다. 직항하는 항공편이 부족하고, 회교국가 답게 술은 구경 할수도 없으며, 관광은 다른 여덟 나라와 마찬가지로 단체가 아니면 입국하기가 거의 불가능하다고 한다. 버마편은 그 나라의 현대사에 대해서 쓰여 있다는 느낌을 받을수도 있다. 네윈과 아웅산 수지와 그녀의 아버지 보조케 아웅산의 이야기, 영국과 일본과 치루었던 전쟁 이야기, 랑군이 양곤으로, 버마가 미얀마로 바뀐 이야기들이 씌여 있다. 그러나 네윈의 군대가 그들의 국민을 빈곤과 억압으로 몰아 넣었다 해도, 저자가 말하는 미얀마는 [나쁜 나라]가 아니었다. 단지 나쁜 지도자가 있었을 뿐이다. 북한은 우리들이 알고 있는 이야기들이 대부분이다. 남북한의 정치상황, 지도자의 행적, 그들의 외교정책, 그리고 그가 다녀본 지역의 풍경에 대해 쓰여있다. 다 알고 있는 얘기이기에 그냥 넘어간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의외다. 왜 [나쁜 나라]라고 했을까? 그러나 책을 읽으면서 저자가 정한기준이 아니라 세계와의 단절이라는 면에서 보면 그럴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사우디는 아랍세계에서 평판이 그리 좋지 않다고 한다. 이유는 부富와 이슬람교도로서의 오만함 때문이라고 한다. 아라비아 반도에서 일어난, 근대 이슬람 부흥운동의 효시인 와하비즘은 이슬람 전통을 이어받은 가장 순수하고 보수적인 형태로 평가 받고 있는데, 자기나라에서 일어났다는 믿음으로 사우디인들은 보수적이지 않은 이슬람국가들을 무시하면서 그네들은 명품으로 휘감고 다니기 때문이라고 한다. 사우디에서 여성은 아바야로 온몸을 둘러싸야 한다. 이는 외국인에게도 해당되며, 사진을 찍을수도 없고, 운전을 할수도 없으며, 45세 미만의 여자는 혼자 다닐수도 없고, 남자의 감독없이는 일도 할수 없고, 버스도 혼자 탈수 없다고 한다. 여권사진도 남편의 사진으로 신분증명을 한다고 한다. 에효~ 아프가니스탄에 사우디에서 나는 석유가 있었다면 부시는 과연 아프가니스탄을 폭격할수 있었을까? 소련과의 전쟁에, 탈리반의 지배에, 미국의 테러와의 전쟁에… 아프가니스탄은 세계와 소통하고 싶어도 단절될수 밖에 없었으리란 생각이 든다. 알바니아는 엔버호자의 독재가 막을 내리고 혼란에 휩싸여 있는 나라이다. 호자가 있던 시절, 곳곳에 건설한 벙커가 얼마나 많은지 국민 4명당 1개꼴 이라고 한다.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고, 철의 장막이 걷히고도 2년이 지나서야 분노한 군중에 의해 호야의 모든 것을 지우기 시작했지만 아직도 진행중 이라고 한다. 제1차 걸프전, 2차 걸프전, 3차 걸프전을 거치면서 이라크는 다 망가져 버렸다. 부시가 언급한 악의축 국가중 침략당하고 점령당한건 이라크뿐 이라고 한다. 혼자 다니는 외국인에게 말을 걸고, 환대해주는 사람들이 사는곳이 이란 이라고 한다. 같은 이슬람 국가이지만 사우디와는 전혀 다르며, 우리가 알고 있는 이란은 대부분 과장된 경우가 많다고 저자는 말하고 있다. 미국인이 쿠바를 방문하면 처벌을 받는다고 한다. 정부관계자나 언론매체 종사자들은 합법적으로 방문할수 있지만, 그들도 하루에 쓸수있는 비용이 정해져 있다고 한다. 쿠바에는 외국인과 현지인이 이용할 수 있는 시설이 모두 분리되어 있으며, 그네들이 이용할수 있는곳엔 물건이 없다고 한다. 또 미국이 점령한 땅 관타나모에는 미국 해군기지가 있으며, 이곳엔 수많은 알 카에다와 탈레반들이 감금되어 있다고 한다. 미국이 쿠바내에 수용소를 운영하는 이유는 그곳이 미국법이나 국제법이 적용되지 않으며, 어느 누구도 고립된 기지내의 내부상황을 알수 없기 때문이라고 한다. 저자는 수많은 나라를 여행 하면서 모든 사안에는 양면성이 있음을 알았다고 한다. 그는 책 말미에 악의 계수를 산정하는 방법을 실었는데, 그 기준은 자국민을 어떻게 다루는가, 테러리즘과 관련되어 있는가, 다른나라에 위협이 되는가를 각 3점씩 그리고 개인숭배 1점을 더하여 10점으로 계산했다고 한다. 그의 계산에 따르면 북한이 7점으로 가장 높고, 쿠바가 1.5점으로 가장 낮다. 저자는 또한 미국의 악의 계수를 점수로 산정하지는 않았지만 그네들이 저지른 수많은 테러지원, 주변국가에 대한 위협의 사례들을 나열하고 있다. 아마 점수로 산정하면 아무리 후하게 생각해줘도 6점은 훌쩍 넘을 것 같다. 여행 지침서로서, 그리고 안내서로서의 이 책은 제목과는 달리 그다지 나쁜 책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착한 책이라고 할려니 약간은 낯간지럽다) 저자가 인터뷰에서도 말했듯이 차라리 [세상 끝으로의 여행]이라고 했다면 더 어울리지 않았을까? 페르시아 시인 하페즈가 했던 말이 책의 처음에 실려있다. 또 역자는 이 시로 책을 끝맺고 있다. 나도 다시 한번 읽어본다. 가는 길은 위험하고 목적지가 보이지 않을지도 모르지만 끝이 없는 길은 없다. 그러니 절망하지 마라. |
|
지난해부터 여행은 저의 책읽기에서 중요한 주제가 되고 있습니다. 토니 휠러의 <나쁜 나라들>은 최근에 다녀온 쿠바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어 읽게 되었습니다. 토니 휠러는 여행자들에게는 복음서와 같은 여행 전문서적들을 내고 있는 출판사 론리 플래닛의 창설자입니다. 저자는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이 몇몇 국가들을 ‘악의 축’으로 규정한 것을 계기로 이상하고 나쁜 나라의 속살을 직접 들여다보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 것 같습니다. 저자가 나쁜 나라로 분류하는데 적용한 악의 계수는 과학적인 측량법은 아니지만, 나름대로의 세 가지 기준을 적용했다고 했습니다. 자국민을 어떻게 다루는가, 테러리즘에 관련되어 있는가, 다른 나라에 위협이 되는가 등인데, 각 분야마다 0(문제 없음)에서 3(악의 전형)까지 점수를 매겨서 합산한 값으로 정했는데, 개별 지표에 대하여 각국의 사정을 들어 가감하기도 합니다. <나쁜 나라들>에는 리비아, 미얀마(미얀마), 북한, 사우디아라비아, 아프가니스탄, 알바니아, 이라크, 이란, 쿠바 등 9개국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대체적으로 수긍이 가는 국가들이라는 생각을 하면서도 사우디아라비아가 포함된 것은 의외가 아닐 수 없습니다. 각국을 여행하게 된 동기는 물론 입국에서 출국까지의 과정, 각국에서 무엇을 보고 겪었는지, 음식이라든지 만난 사람들에 관한 것까지 시시콜콜 적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각국이 처한 국내외 상황에 관한 역사적 사실도 요약하고 있어 이해를 돕기도 합니다. 하지만 한국전쟁의 책임이 누구에게 있는가 하는 문제에서 양비론을 내세우고 있는 것을 보면 그가 과연 역사를 기록하는데 있어 중립적인가하는 문제는 논외가 되어야 할 것 같습니다. “한국전쟁에서 누가 먼저 전쟁을 시작했는가에 대한 논쟁은 무의미하다. 북한은 남한이, 남한은 북한이 먼저 도발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당시 양측에는 팽팽한 전운이 감돌았고, 양측에 자금과 무기, 전술을 지원한 미국과 러시아 역시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있었다. (…) 한국전쟁에서 누가 먼저 총격을 시작했는가는 중요하지 않다. 어찌 되었건 결국에는 일어나고 말았을 전쟁이었다.(109쪽)” 바로 미국의 역사학자 브루스 커밍스(시카고대 석좌교수)가 1981년 출간한 <한국전쟁의 기원>에서 “누가 방아쇠를 먼저 당겼느냐는 것은 의미가 없다.”라고 주장하면서 한국전은 해방 이후 만들어진 내부의 모순에서 비롯된 ‘내전’으로 성격을 규정함으로써 나오게 된 ‘남침 유도설’ 또는 ‘남침 묵인설’에 공감한다는 의미를 담은 것 같습니다. 하지만 남한측이나 미군이 전쟁을 준비하고 있었다면 개전 직후부터 밀리기 시작하여 순식간에 낙동강변으로 밀려내려갔겠는가 하는 정도만 생각해도 모순된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자는 북한을 정말 이해할 수 없는 나쁜 나라로 규정하고, 저자가 정한 악의 계수 7점으로 가장 높은 국가로서 구제불능으로 구분하고 있습니다. 이 책이 2007년에 출간된 점을 고려한다면 쿠바에 대한 저자의 기술은 많이 달라져야 할 것 같습니다. 미국과 쿠바는 2015년 7월 1일, 54년 6개월만에 국교를 정상화한다고 전격 발표한 이래 쿠바의 국내 사정이 많이 변한 것 같습니다. 사회주의를 국시로 하는 점은 변하지 않았지만, 경제운용 면에서는 많은 변화가 진행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허용되는 개인사업의 범위가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고, 개인들 역시 자본주의에 눈을 떠가고 있는 것을 피부로 느낄 수 있었습니다. 다만 그동안 방치되었던 사회 간접자본에 대한 투자가 오랫동안 정체되어 있었기 때문에 퇴락한 건물들이 여전히 방치되어 있기는 하지만 곳곳에서 공사가 벌어지고 있는 등, 역동적인 움직임이 느껴졌습니다. 아바나의 거리에서 특히 눈에 띄는 것은 올드카가 넘쳐나고 있는 것인데, 미국의 봉쇄정책 때문에 소비재의 수입이 여의치 않았던 탓에 지금은 보기 힘든 올드카가 거리마다 넘치고 있었습니다. 손재주가 좋은 쿠바사람들이 이미 단종된 올드카의 부품을 만들어 움직이고 있는 것인데, 앞으로는 보기 힘들 수도 있어서 일찍 쿠바를 방문할 것을 권고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나머지 7개국을 방문하면서 저자는 사라져가는 문화유산을 우선적으로 챙겨보는 것이 눈에 띄었습니다. 하지만 몇 개의 박물관이나 미술관을 한나절에 돌아보는 등 주마간산 식은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
|
의미 있는 여행 어떤 사람들은 현재의 상황과 환경에 만족하며 머물러 있기를 원한다. 그러나 어떤 사람들은 익숙한 것과의 결별을 선언하고 새롭고 낯선 곳으로의 여행을 서슴치 않는다. 저마다의 삶의 방식에 따라 각자의 삶의 모습이 전혀 다르게 표출된다. 저자는 남들이 생각하지 못한 곳으로의 여행에 대하여 구상하고 그것을 실행에 옮겼다. 그런데 그 여행은 결코 일반적인 여행이 아니다. 조지 부시가 언급한 악의 축에 비유되는 소위 ‘세상 끝의 나라들'로의 여행이다. 저자가 바라보는 나쁜 나라는 ‘이상하고 황당하며 초현실적인 나라’이다. 이러한‘나쁜 나라들’에 대한 선정기준은 첫째, 국가가 국민을 어떻게 다루는가? 둘째, 테러와 관련이 있는가? 셋째, 다른 나라에 위협이 되는가? 이다. 이러한 기준에 입각해 저자는 아홉 나라를 선정하였다. 리비아,버마,북한,사우디아라비아,아프가니스탄,알바니아,이라크,이란,쿠바. 이 가운데 악의 계수 1위는 월등한 점수를 받은 '북한'이다. 정말 인정하고 싶지 않은 안타까운 현실이다. '나쁜 나라들’에 대한 여행, 그것은 참으로 쉽지 않은 여행이다. 그러나 한편으론 참으로 의미 있는 여행이기하다. 쉽게 접하지 못하는 나라들에 대한 여행 그것은 새롭고 창조적이며 필요하고 도전해볼 만한 여행이다. 이 책은 바로 이러한 여행자를 위한 책이다.
'나쁜 나라들'이라는 제목을 붙인 것과는 달리 저자는, 각 나라에 대하여 여행자가 갈만한 곳, 머물만한 곳에 대한 정보 뿐만 아니라 각 나라들에 대한 역사, 생활, 문화, 그리고 정치적 상황과 지도자에 대한 모습 등에 대하여 자상하고 세밀하게 설명해 놓았다.
각 나라들에 대한 내용을 읽으면서 공통적으로 다가오는 중요한 느낌은, 무엇보다도 지도자의 영향력이 그 나라의 내,외적인 모습을 결정짓는 다는 점이다. 지도자의 리더십 성향에 따라 나라의 모습이 좌우 된다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하면서도 왠지 모를 씁쓸한 기분을 느끼게 한다.
들어가는 글에 기록해 놓은 시인의 글은 이 책을 기록한 저자의 인생 철학을 잘 반영하는 듯 하다.
가는 길이 위험하고 목적지가 보이지 않을지도 모르지만,
론리 플래닛 창시자 답게, 결코 쉽지 않았을 아홉 나라들의 여행을 시도한 저자의 용기에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물론 각 나라들에 대하여 주관적이고 정치적이고 편협적인 시각이 담겨 있다고 말할 수도 있겠지만, 동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보통(?) 사람들에게, 세상의 사각지대에 대하여 한 번 쯤 더 생각할 수 있는 시각을 제공해 준 것 만으로도 이 책의 역할이 크다고 하겠다.
나쁜 나라들’에 대한 여행,
|
|
[다른 리뷰들을 읽어보니 저자의 오만함(?)에 대해 많은 비판을 하시는데 저는 사실 책 읽으면서 그런 느낌 별로 받지 못했습니다. 저자는 정치인도 아니고 국제정세비평가도 아닌 론리 플래닛이라는 여행 가이드북을 만든 여행가입니다. 부시가 지정한 악의축 3국과 저자가 나름의 기준으로 정한 6 나라들에 대한 여행기인데 사실 '나쁜' 나라라기 보다는 여행하기 쉽지않은 나라들이죠. 저는 책 제목에서 저자의 오만함 보다는 정말 이 나라들이 나쁜 나라들인가를 되묻는 저자의 의도가 느껴졌는데 ... 저만의 생각일까요? 영어 원제도 BAD COUNTRIES나 BAD NATIONS가 아닌 BAD LANDS입니다. 주입식 영어에서는 '나라'라는 단어로 묶어 번역할 수 있겠지만 뭔가 미묘한 차이가 있을 것 같은데 ... 혹시 이 책에서 한비야씨의 '지도 밖으로 행군하라' 같은 감동을 기대하신다면 이 책은 절대 그런 종류의 책이 아니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나쁜 나라들? 이게 뭐야 ... 국제 정세에 관한 책인가? 어라 저자가 토니 휠러네? 론리 플래닛 만든 사람이잖아? 우리나라는 론리 플래닛이라는 여행가이드북이 그리 큰 주목을 받지는 못 하지만 영어권이나 유럽권의 서양인들에게 론리 플래닛은 정말 바이블과도 같은 책입니다. 외국에서 만나는 배낭여행객들 중 많은 수가 LONELY PLANET을 들고 있죠. 이 책 한 권만 있으면 처음 가는 나라에서 '적어도' 당황하거나 낭패를 보지는 않거든요. 이런 대단한 책을 만든 사람이 쓴 책이라니 여행을 좋아하고 론리 플래닛을 아는 사람이라면 당장 구매하지는 않아도 사야할 책 목록정도에는 이 책을 쿡 쿡 담아놓아야 하지않을까 생각됩니다. 2002년 전 미국대통령 조지 W 부시는 '악의 축'이라는 용어를 사용하며 3 나라를 지목합니다. 바로 북한, 이라크, 이란이죠. 저자는 부시가 지목한 악의 축 3국과 다른 6 나라 -아프간, 알바니아, 리비아, 사우디, 미얀마, 쿠바- 를 선정해 '나쁜 나라들'로 규정(?)하는데 그 기준은 자국민에 대한 대우, 테러리즘, 다른 나라에 대한 위협도 3가지입니다. 저자도 책 속에서 말했지만 이런 나라들은 여행에 이골이 나지 않은 사람들이라면 갈 생각을 하지 않을 나라이기도 합니다. 저도 쿠바는 한번쯤 가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지만 (부에나 비스타 소셜 클럽이라는 다큐영화를 보고 저와 같은 생각을 한 분들 꽤 많을듯 ^^, 체 게바라의 숨결이 살아있는 나라이기도 하구요) 다른 나라들은 가보고 싶다는 생각을 해 본적이 한 번도 없습니다. 뭐 외국을 많이 가 본 것도 아니고, 그 나라들 말고도 가고 싶은 나라는 많으니까요. 하지만 그렇다고해서 그 나라들에 대해 관심이 없는건 아닙니다. 북한만큼이나 꽁꽁 닫혀있는 나라인 알바니아라던가 고대에 찬란한 문명을 꽃 피웠던 이란, 성경속의 많은 지명이 나오는 이라크 (바빌론이나 니네베, 우르 등이 모두 이라크에 있죠), 소련과 테러단체에 의해 끊임없이 괴롭힘을 받는 아프가니스탄 ... 그 나라 사람들의 생활이란 어떨까 궁금했었거든요. 쉽게 갈 수 없는 이런 나라들을 토니 휠러가 알아서 찾아가서 이런 책까지 내 주니 고마운 마음 그지없습니다. 책은 리비아에 대한 여행부터 시작합니다. 리비아에 대해서 평소 궁금한거라곤 왜 이 나라는 국기가 초록색으로만 되어 있을까 (위키페디아에서 그 궁금증을 해결했었죠) 정도였기 때문에 크게 관심이 가지는 않더군요. 여기도 로마시대 유적이 남아있구나 하는 느낌 말고는 그리 생각나는게 없습니다. 뭐 로마시대 유적은 유럽과 중동, 북아프리카에 걸쳐 워낙 방대하게 남아있으니 그리 신기할 것도 없겠죠. 이 나라는 여행하기도 참 심심하겠구나 하는 생각 추가 ... 두번째 국가인 버마(미얀마)를 생각하면 책에도 나오는 1983년 아웅산 테러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습니다. 30대 중반 이후의 한국인들이라면 정말 생생하게 기억하는 사건이죠. 그 사건이 일어나기 한 달여 전에는 소련영공에서 대한항공기가 격추 당하는 사건이 있었구요. 어쨌든 미얀마의 상황은 그 때 보다 더 나빠진 것 같아 보이고, 아웅산 테러의 주범인 북한은 26년이 지난 지금도 전혀 변한게 없는 것 같습니다. 미얀마 다음으로 이 책에 소개된 북한은 저자의 표현대로 '트루먼 쇼'라는 영화 제목 하나로 모든게 설명이 되는 느낌이군요. 몇 년전 뉴질랜드에 갔을때 (론리 플래닛 뉴질랜드판이 많은 도움이 됐었죠) 퀸스타운의 Deer Park Heights라는 곳을 찾아간 적이 있습니다. 반지의 제왕 촬영지로 유명한 곳이기도 하죠. 그 곳에는 디즈니의 영화 세트장 한 곳도 아직 방치된 채로 남아있는데 북한의 감옥을 만들어 놓은 세트장입니다 (아래 사진). 저자가 바라보는 북한의 느낌이 그 영화 세트장을 바라보던 저의 느낌과 같았을까요? ![]() 사우디는 참 의외의 나라였습니다. 9.11에 관련된 테러분자들 중 사우디인들이 많은건 알고 있었고 (오사마 빈 라덴도 사우디 출신이죠) 사우디가 테러리스트 자금줄의 큰 몫을 담당하는 것도 얼핏 들은적은 있지만 여성에 대한 차별이 그렇게 심한 나라인줄은 몰랐거든요. 제가 다른 책에서 읽었던 아프리카 국가나 다른 이슬람국가의 여성차별은 사우디에 비하면 정말 아무것도 아니더군요. 저자는 책 뒷부분 악의 계수를 설명하면서 북한은 최고 점수인 7점을, 사우디는 4점을 줬는데 여성 차별에 대한 부분만을 본다면 10점 만점에 10점을 줘도 부족한 나라가 바로 사우디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여성들이 레스토랑에서 음식을 먹는 방법은 경악 그 자체입니다. 지구상에 아직도 이런 나라가 존재한다는게 놀랍기만 합니다. 아프간은 나쁜 나라라고 불리기에는 억울한 면이 많은 나라입니다. 오랜 기간 소련에게, 소련 철수 이후에는 무자헤딘이나 탈레반에 억압받으며 테러와의 전쟁이라는 명목아래 미국으로부터도 수많은 괴롭힘을 당한 나라이니까요. 하지만 토니 휠러의 눈으로 본 아프간은 우리 생각만큼 어두운 나라는 아닌 것 같습니다. 국제 정세로 볼 때 아프간이 안정을 찾기는 아직 많은 시간이 필요하겠지만 어서 빨리 이 나라에 평화가 찾아오기를 진심으로 기원해 봅니다. 아프간 다음으로 저자는 알바니아를 소개합니다. 전 세계적으로 가장 폐쇠적인 국가의 하나, 유럽의 최빈국, 유럽에서 유일한 이슬람 국가 ... 지금은 긴 독재시대가 끝나고 민주화가 진행중인 것 같지만 세계에 대해 닫혔던 문을 여는게 아직은 참 버거워 보입니다. 독재자인 엔도 호자가 만들었던 벙커에 대한 토니 휠러의 감상 한 마디로 폐쇄적인 독재시대의 알바니아는 충분히 설명될 것 같습니다. '1985년 호자가 사망할 무렵까지 알바니아에는 국민 4명당 한개꼴로 벙커가 지어졌다. 하지만 호자의 벙커는 공격에 맞서 싸울 기회조차 없었다. 사실 누가 알바니아를 침략하겠는가?' 이라크와 이란은 위에도 얘기했지만 많은 고대 유적이 있는 나라입니다. 이라크가 안정이 되고 개방이 된다면, 그리고 이란이 더 많은 문을 연다면 기독교 성지여행 목록에 두 나라의 많은 지역이 포함될 것 같습니다. 그나마 이 책에 나온 이슬람 국가들 중 가장 자유로와 보이는 나라가 이란인 것 같기도 하구요. 이라크와 함께 위험하고 폐쇠적인 국가인줄 알았는데 그래도 정권이 바뀌면서 많은 면이 변화되어 가는것 같네요. 사실 사우디를 제외한 이 책의 모든 나라들은 미국과의 사이가 좋지 않은 나라들입니다. (알바니아는 잘 모르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소개된 쿠바도 마찬가지죠. 토니 휠러는 악의 계수에서 쿠바에 오직 1.5점만을 부여했습니다. 미국 정부의 입장에서는 쿠바가 나쁜 나라일지 몰라도 실제로는 아니라는 얘기일까요? 그러면서도 쿠바의 외국인과 자국인 분리 정책에 대해서는 많은 비판을 하고 있습니다. 그저 스쳐지나가는 관광객이 보기에는 멋진 곳이지만 정작 사는 사람들에게는 힘든 곳 ... 영화 세트장 같다는 북한보다 더 화려하게 치장되어 있는 곳이 쿠바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구요. 하지만 부에나 비스타 소셜 클럽을 보면 그래도 한 번은 가보고 싶다는 ... 이 책에 나온 '나쁜' 나라들은 밖에서 보기에는 나쁜 나라들이지만 그 안에 사는 사람들은 대부분이 '좋은 이웃들'입니다. 토니 휠러가 여행 하며 만난 사람들도 대부분 정직하고 순수한 사람들이구요. 그저 나쁜 사람들에게 지배당하고 있는 것 뿐이죠.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은 북한과 함께 이라크, 이란을 악의 축으로 지목했지만 이라크만이 공격의 대상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애꿎은 아프간이 그 다음 공격대상이 되었죠. 사우디같은 나라는 악의 축에 끼지도 못했습니다. 미국도 눈치를 봐야 할 부자나라이니까요. 이란은 핵을 보유한 나라이니 역시 함부로 건드릴 수 없겠죠. 토니 휠러는 이 책 전반에 걸쳐 이런 미국의 모습을 비웃고 '나쁜 나라' 미국의 모습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이 책의 제목을 '나쁜 나라들'로 정한 것도 이런 역설적인 모습을 보여주기 위한게 아닐까요? 어쨌거나 저쨌거나 ~ 마지막으로 번역에 대한 부분을 안 짚고 넘어갈 수 없겠는데요 ... 일단 오자가 좀 많습니다. 오자 없는 책은 거의 없습니다만 하나가 발견되고 잊어버릴만 하면 다른 오자가 툭 튀어 나오니 한 마디 안 할수가 없겠습니다. 오자 뿐만 아니라 문맥이 부드럽지 못 한 부분도 꽤 나오구요. 토니 휠러의 문체 자체가 그렇다라면 원서를 읽어보지 않아 뭐라 할 수는 없지만 가끔씩 기행문 또는 여행에세이를 읽는게 아니라 론리 플래닛 가이드북을 보고 있는게 아닌가 하는 느낌이 들 때가 있습니다. 그리고 중대한 번역의 오류 두가지가 있는데 100 페이지 하단에 우리나라의 국명을 '대한민국민주공화국'이라고 표현한 부분입니다. 북한의 정식국명인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과의 대비효과를 내기 위해 그렇게 번역하신 모양인데 우리나라의 정식 국호는 영어로는 'Republic of Korea', 한글로는 '대한민국'입니다. '대한민국민주공화국' ... 아무리 번역이라도 그건 아니죠.
두번째로는 247 페이지 중간쯤 '알바니아 국가대표 미식축구팀'이라는 부분 ... 이건 뭐 ... 유일하게 미식축구 프로리그가 있는 미국도 국가대표 미식축구팀이 없는 마당에 알바니아에 미식축구 대표팀이 이라뇨. 그 다음줄 Futbollit를 단순히 '미식축구'라고 번역하신 모양인데 ... 미국식 영어의 한계일까요? 미국에서는 Football은 미식축구, Soccer는 그냥 축구이지만 미국을 제외한 대부분의 국가에서는 football은 그냥 축구, 미식축구는 American football 입니다. 번역하시는 분이 몰랐을까요, 관심이 없었을까요? 다음 판본에서는 수정해 주시길 강력하게 요청합니다. |
|
[나쁜 나라들 / 토니 휠러 / 김문주 / 안그라픽스]
가난한 집이 있다. 그 집에 가려고 했더니 오지 말라고, 가지 말라고 손사래를 친다. 그 집에 눈치없이 머리 들이밀고는, ‘거기 가 봤더니 살림이 아주 안 좋아’ 하고 말하는 사람이 있다. 부부싸움을 한 집에도 기어이 찾아간다. 그러고는 ‘그 집 부부 사이가 안 좋은가봐’ 하고 말한다. 오지 말라고 하는 곳을 굳이 가는 것. 그것이 바로 민폐다. 그렇게 다녀와서는, 그곳에 가봤더니 대우가 안 좋더라, 불편한 것이 많더라 하며 불평을 한다.
토니 휠러의 ‘나쁜 나라들’ 책을 읽다보면 한편으로 그런 생각이 든다. 작가가 찾아간 나라들은 정치, 경제, 복지, 국민치안 등 불편한 것도 많고 불안정한 것도 많다. 당장 그 나라에 들어가는 일 자체가 쉽지 않고 많은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 그 나라들은 외부인들을 환영하지 않는다. 자신들의 여러 가지 어려운 사정 때문에 외부인들을 맞이할 준비가 안 된 것이다. 또 자신들이 처한 현실을 남에게 보이고 싶어 하지도 않는다. 저자는 어쩌면 불청객이다. 외부인이 들어오는 것을 달갑게 생각하지 않는 나라에 별의별 방법을 다 써서 들어가고야 마는 불청객. 저자는 왜 그런 나라들을 가고 싶어 하고, 왜 그 나라 사람들 생각은 하지 않을까. 그것은 강대국 미국민으로서의 오만일지도 모른다.
저자는 여행가이며 정치평론가다. 정치적으로 불안정한 나라들을 찾아다니며 그 나라의 역사, 문화, 경제, 여행에 관해서 글을 쓰고 서구인들에게 이 나라들을 소개하고 있다. 이 책은 접근하기 어려운 나라, 외부인의 출입을 경계하고 폐쇄적인 나라를 여행하고 쓴 이야기다. 그 나라들이 생각만큼 위험한 나라는 아니며, 절대로 여행해서는 안 되는 곳도 아니라고 강조한다. 또 나쁜 나라지만 자연(경관)은 나쁘지 않았다고 얘기한다.
저자는 몇 가지의 기준으로 이들 나라를 ‘나쁜 나라들’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그런데 그 정의에 쉽게 동조하기는 어렵다. 기준이 너무 일방적이기 때문이다. 나쁜 나라 선정기준은 1)국가가 국민을 어떻게 다루는가? 2)테러와 관련이 있는가? 3)다른 나라에 위협이 되는가? 이다.
이 기준은 미국의 입장에서 작성된 것이다. 미국이 그들을 나쁜 나라, 불량 국가로 만들었다. ‘나쁜 나라’는 미국의 이익 여부에 따라 달라진다. 중국과 베트남은 ‘나쁜 나라’의 조건을 충족하지만 순위에서 빠져있다. 미국의 이익에 도움이 되는 나라이기 때문이다. 또한 미국도 위의 조건에 견주어 보면 결코 나쁜 나라의 범주에서 벗어날 수 없다. 미국은 전쟁 유도국, 전쟁 지원국이다. 다른 나라에 경제 압박을 하기도 하고, 소수외국인, 후진국 이주자들에게 권한을 제한하기도 한다. 환경오염의 큰 비중을 차지하는 나라이기도 하다. 이런데도 왜 미국에게는 점수를 주지 않는가. 팔이 안으로 굽기 때문인가. 철저히 미국을 중심으로 남의 이야기만 하고 있다(*). 저자가 여행을 빙자해서 미국의 정치관을 옹호하고 대변하는 것은 아닌가 싶다(미국은 악의 축을 지정하고, 그들로부터 악의 화신이란 칭호를 얻었다).
여행지의 사정을 봐가며 방문해야 한다. 좋은 대우를 해줄 수 없을 때 찾아가면 서로 불편하다. 저자는 이 책에서 ‘나쁜 나라들’의 내부 사정이 좋아져서 더 나은 여행 조건이 되기를 바라고 있다. 그런데 혹시 저자의 생각이 이런 것은 아닌지 궁금하다. 더 나은 여행 조건이 되기 위해서는 ‘나쁜 나라들’이 미국의 영향력을 받아야 한다는 생각(왜냐하면 미국은 그 나라들에 비해서 좋은 나라이니까). 그렇다면 정말 불손한 생각이다.
현대문명(기계, 자동화, 복지, 보건 등)을 기준으로 보면 이들 나라는 낮은 점수를 받게 된다. 그런데, 그것이 중요한가? 선진국 국민의 오만한 발상이 다른 나라의 역사와 문화, 전통을 파괴하고 있다. 이것은 전쟁(침략)만큼 무서운 것이다. 다른 곳을 여행하고 다른 것을 인정하는 것이 여행이다. 사람 사는 곳은 다 비슷하다. 편리도구가 많고 적으냐의 차이일 뿐이다.
접근이 어려운 국가에 대한 정보를 소개하는 것은 좋은 일이다. 그러나 일방적인 기준으로 평가절하 하는 것은 좋지 않다. 저자의 여행 글쓰기는 뭔가 부족하지만 상호소통하려는 하나의 방식이다. 이런 노력이 여러 사람들에 의해서 꾸준히 이어져야 한다. 단, 획일화 시키려는 것이 아니고, 다양성을 유지하려는 목적으로 말이다. 모두 미국의 뉴욕과 같을 수는 없지 않은가. 나쁜 나라는 없다. 어려운 나라가 있을 뿐이다.
(우리가 편안하게 잠을 청할 수 있는 것은 누군가 우리를 대신해 폭력과 맞서 싸우기 때문이다. - 조지 오웰의 말인데, 저자가 이 책에서 인용했다.)
* 이 책의 뒷부분에는 미국의 ‘나쁜 나라 지수’에 대한 내용이 나온다. 저자가 다른 나라 이야기만 한 것은 아니다. 그래도 뭔가 부족하다. |
![]()
작년 연말 즈음에 세계 최고의 여행 전문 가이드북인 [ 론리 플래닛 ] 의 창시자인 토니 휠러와 모린 휠러 부부가 함께 쓴 [ 론리 플래닛 스토리 ] 를 읽고 서평을 썼던 적이 있습니다.
http://blog.yes24.com/document/1199153
그 책 속에서 저자들은 티벳이나 미얀마, 쿠바, 중국, 북한 등의 사회주의 국가들의 경우 입국 자체부터가 매우 어려웠고 여행이나 취재에도 많은 제약이 따라서 이들 국가의 가이드북을 만들고 배포하는 과정에서 상당한 곤란을 겪었다고 그 험난했던 과정들을 털어놓으면서도 정작 자신들에게 많은 어려움과 불편함을 끼쳤던 그 나라들의 정치 체제에 대한 판단이나 언급은 애써 자제하고 있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습니다. 그리고 1년 가량이 지난 시점에서 두 부부 중 남편인 토니 휠러가 쓴 새로운 책이 같은 안그라픽스를 통해 다시 번역, 출간이 되었네요. 그런데 제목이 [ 나쁜 나라들 Bad lands ] 이네요. ‘나쁜 나라’라... [ 론리 플래닛 스토리 ] 를 읽으면서 가장 먼저 느낄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이들 두 부부가 굉장히 리버럴한 정신과 섬세한 감성을 지닌 사람들이라는 점이었는데, 사상적으로나 정치적으로 어떤 주의에 구속받고 싶지않아 하는 자유주의자이자 세계주의자인 토니 휠러가 굳이 하필이면 부시 행정부가 만든 악의적인 편견에 가득 찬 이 단어를 사용했는가 하는 의문이 책의 제목을 접하는 순간 가장 먼저 들었습니다.
토니 휠러는 미국과 부시 행정부의 행태를 상당히 비판적인 시각으로 비판하였던 만큼 어쩌면 부시 행정부가 사용했던 이 단어에 대한 통렬한 비꼼의 의미를 담아 의도적으로 사용했을 수도 있고, 설령 그렇지 않더라도 최소한 부시 행정부가 사용했던 것과 같은 문자 그대로의 의미로는 절대로 사용하지 않았을 것 같다는 생각이 우선 듭니다.
![]() 원서가 2007년 4월에 발간된 이 책은 부시 행정부를 비롯한 서구 국가들로부터 소위 '나쁜 나라들'로 분류되고 있는 리비아와 버마(미얀마), 북한, 사우디아라비아, 아프카니스탄, 알바니아, 이라크, 이란, 쿠바 등 모두 9개의 나라들에 대한 토니 휠러의 여행기를 수록하고 있습니다.
이들 국가들은 한결같이 외부에 대해서는 극도로 배타적이고 폐쇄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고, 내부의 국민들에게는 가혹하리만큼 억압적인 통치를 하고 있는 나라들입니다. 굳이 부시의 표현에 동조하지 않는 사람일지라도 세계 평화와 인권이라는 보편적인 가치의 측면에서 본다면 분명히 문제가 적지않은 나라들인 것은 분명한 사실입니다. 일단 이들 국가들은 입국 자체부터가 매우 어렵습니다. 절차가 까다로운 것이 아니라 입국 업무와 체계가 극도로 나태하거나 비효율적이어서 자국에 이익이 되는 우호적인 방문조차도 포기하게 만들 정도입니다. 그리고 사회 전체가 극도로 통제되거나 경직되어 있어서 여행이나 이동은 물론 숙박이나 쇼핑에도 많은 규제와 곤란이 따릅니다. 사회 기반 시설이 취약한 데서 오는 불편함도 적지 않고요.
하지만 그보다 더 큰 문제점은 외국인에 대해서는 그런대로 허용하고 있는 약간의 자유나 여유마저도 자국민들에게는 조금도 용납하지 않는 극도로 억압적이고 차별적인 정권의 폭압적이고 비민주적인 태도들입니다. 여기에다가 개인 숭배나 여성에 대한 극심한 차별, 종교적인 통제까지 더해진 나라들도 있습니다. 저자가 어렵게 입국을 한 뒤에 겪고 보게 되는 모습들은 정도의 차이는 있을 망정 한결같이 공통적인 패턴을 띠고 있습니다. 그것이 바로 비민주적인 정권이 권력을 휘두르고 있는 폐쇄적인 통제 국가의 특징이며, 저자는 바로 이런 점들이 이들 국가들이 지닌 근본적인 문제점이라고 지적합니다. 사회나 정치 체제에 대한 비판들이 초반에 두드러지기는 하지만, 이 책은 기본적으로 외부에 대해 닫혀있는 국가들에 대한 여행기의 형태를 띠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훨씬 더 많은 분량들은 각 나라의 대표적인 여행지와 여행 코스, 호텔과 식당의 수준, 그 나라 사회와 국민들의 분위기 등을 세세하게 소개하는 데에 할애하고 있습니다. 세부적인 내용들은 해당되는 [ 론리 플래닛 ]에 수록되어 있을 테니 이 책은 전체적인 분위기를 개괄하는 책인 셈이지요. 하지만 오랫동안 외부에 공개되지 않았던 국가들이니 만큼 서방 세계에는 거의 알려지지 않은 고대의 유적들과 천연의 자연 풍광들이 곳곳에 숨겨져 있다는 설명만으로도 여행 매니아들에게는 강한 흥미와 호기심을 던져줍니다. 굳이 부시가 악의로 명명한 단어를 사용하지 않더라도 이 책에 소개된 국가들은 세계화 시대에 역행할 만큼 극도로 폐쇄적이고, 내부적으로는 국민의 이익과 민주주의를 무참하게 짓밟고 있는 전체주의적인 국가들입니다. 하지만 저자는 미국이 대표적인 나쁜 나라로 꼽고 있는 쿠바와 이란, 리비아 등에 대해서는 ‘도대체 왜 나쁜 나라라는 오명을 뒤집어 써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할 정도로 사람들도 친절하고 사회의 전체적인 분위기도 좋으며, 그런 기준에서 본다면 미국이야 말로 나쁜 나라에 속한다는 따끔한 일침을 날립니다. 그리고 오히려 미국이 최우호국으로 대접하고 있는 사우디아라비아야 말도 ‘여성과 서민의 삶을 극도로 억압하고 있는 가장 나쁜 나라’라고 말합니다. 아쉽게도 북한은 저자가 꼽는 나쁜 나라의 요소들을 가장 많이 가지고 있기 때문에 가장 나쁜 나라로 평가받았지만, 책을 읽어보면 그런 평가에는 상당한 오해가 깔려있음을 느낄 수 있습니다. [ 론리 플래닛 스토리 ]를 흥미롭게 읽은 독자라면 그 책에서 누락되었던 지구상의 마지막 숨겨진 국가들에 대한 이 책의 이야기들을 보권(補券)으로 함께 읽어보시기를 적극 추천합니다.
yuripina7 |
|
세계 최고의 여행가이드북인 론리플래닛의 설립자 토니 휠러.. 당연히 얼마나 많은 나라들을 다녔을까.. 그런 그가 부시가 악의 축이라고 지명한 '나쁜' 나라들을 다녀왔다 우리가 흔히 여행을 다닐 때 통과의례로 겪는 일들과 전혀 다른 과정들.. 그리고 그 나라의 지도자들.. 지배받는 백성들.. 그의 말처럼 그는 흔히 사람들이 '천국'이라고 말하는 아름다운 풍경들과 만났지만 그곳에서 너무나도 이상한 일들을 겪게된다..
나는 론리플래닛을 아주 사랑한다 하지만 토니 휠러에 대해서는 그저 여행가 출신의 사업자라는 선입견을 갖고 있었으나 이 책을 읽을면서 그가 자신이 여행하는 나라들에 대해 얼마나 깊이있는 지식과 해박한 역사지식을 갖고 있는지를 알 수 있었다 그래서 이 여행기도 어느 여행기 못지않게 흥미롭고 유익한 책이었다
나도 가고 싶다 나쁜 나라에.. |
|
|
이 책을 산 이유는. 단 하나였다. 저마다의 기준이 다르거늘.. 감히 나쁜나라들로 단정해놓고 써내려간 작가의 오만(?)이 궁금했던 거다.
책을 받자마자 북한섹션을 읽었다.
여행자의 대부라고 불리우는 토니 휠러는.. 그 명성에 걸맞게. 과연 유연했다. 그가 매기고 있는 악의 계수라는 건.. 심히 주관적인 기준이지만. 책을 읽어가면서. 공감할 수 밖에 없는 무언의 합당성이 느껴졌고. 어느 순간 그의 여행법에 홀랑 빠져버린 날 발견했다.
책을 읽는동안. 내내. 감히 나쁜 나라들이라는 타이틀을 내걸만큼의 토니휠러 여행의 단호함과 그 나라를 여행하며. 그 나라와. 그 민족성과. 사람들을 대하는 그의 유연한 여행법에 약간의 얄미움과. 부러움의 연속였다.
아직 몇 나라를 더 읽어야겠지만.. 점점 궁금해진다. 나쁜 나라에.. 쿠바가 왜 들어가야 했는지. 사우디에서의 여행은 어땠는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