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타이틀은 이전에 ‘DVD리뷰’ 부록으로 받아보고 쾌 만족스러워 했던 기억이 있다. 잡지를 정기구독하다 보면, 다달이 무슨 부록이 나올까 기대를 하게 되고, 그러는 사이 금방 한달이 지나가곤 한다. 좋은 타이틀을 받게 되면 한달 내내 흡족한 법인데, ‘사랑의 행로’를 받고서도 그랬었다. 영화를 보고 난후 마지막 장면의 여운에 휩싸여 정지 버턴을 누르지 못하고 한참 동안 자막이 올라가는 것을 지켜보면서 잘 간직해야할 타이틀로 결정을 내렸었다. 그 후 지금까지 소장해오다가 이번에 다음미디어에서 새롭게 출시된 것을 갖게 되어 친구에게 건네 주었다. 친구의 영화 취향으로 봐서 쉽게 버리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이 섰기 때문이다. 다음미디어에서 새로 나온 타이틀은 이전 부록에 비하면 영어 자막과, 한영 동시자막을 제공하고 있으며, 한글자막이 제공되는 촬영감독 michael ballhaus의 코멘트리가 들어 있다. 화면은 16:9 letterbox로 일반 텔레비전 화면으로 보면 답답하지도 부족하지도 않고 적절하다. 음향은 Dolby Digital 2.0인데 아쉽다고 생각하면 아쉬울 만하다. 음악이 훌륭한 영화이기 때문이다. 이 영화의 소재와 주제는 와이키키 브라더스와 비슷하다. 15년 동안 삼류클럽에서 피아노를 연주해온 형제가 맞게 되는, 급변하는 세상속의 쇠락해가는 연주자의 인생이 이 영화의 소재며, 삶에서 배어나는 쓸쓸함이 주제인 것 같다. 가족을 먹여 살려야 하는 현실적인 책임감이 무거운 형 프랭크와 세상에 냉소적이지만 어쩔 수 없이 현실 속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동생 잭은 1년에 300일을 함께 피아노 연주를 한다. 품위있는 피아노 연주자라는 자존심만으로 이제까지 버텨왔지만, 계속되는 인기의 하락으로 업소들로부터 냉대를 받게 되자 어쩔 수 없이 현실과 타협하게 된다. 결국 변화를 시도하고자 콜걸 출신의 수지 다아아몬드(미셸 파이퍼)를 여가수로 영입하게 된다. 수지의 합류로 팀은 활기를 찾고, 일류 클럽에서도 인기를 모으는 등 새로운 전성기를 맞지만 오래가지 못하고 오히려 형제간의 갈등, 수지와 잭의 미숙한 감정처리로 모두가 어긋나기 시작한다. 수지는 형제를 떠나게 되고, 잭은 프랭크를 떠나게 되는 외로운 사람들이 모두 외롭게 남게 되는 쓸쓸함이 감도는 영화다. 이 영화가 주는 재미는 첫째로 미셀 파이퍼가 쏟아내는 매력에 있는 듯하다. 피아노 연주에 맞춰 부르는 노래들은 여배우에 대한 신뢰를 갖게 하는데, 우리가 가지고 있는 쓸쓸함도 그러하니 달래달라고 매달리고 싶어질 정도다. 다음으로 영화 내내 흘러나오는 재즈 선율이 가져다주는 음악적 재미가 있다. 감정의 과잉 없이 지치지 않고 영화를 볼 수 있게 이끄는 것이 이 영화에서 음악의 힘인 듯하다. 그리고 이 영화가 주는 잔재미도 빼놓을 수 없는데, 제프 브리지스와 보 브리지스가 베이커 형제 역을 멋지게 소화해내면서 주는 재미가 각별하다. 시종일관 형제간의 티격태격하는 자그마한 알력들과 긴장에서 재미를 느낄 수 있다. 영화전반적인 분위기는 따뜻하고 쓸쓸한데, 따뜻한 분위기는 형제간에서 나오는 것 같고, 쓸쓸함은 형제의 인생과 잭과 수지 간에 생기는 인연의 엇갈림에 있는 것 같다. 사랑 표현에 적극적이지 못한 잭이 안쓰럽기도 하고, 마음과는 달리 떠나는 수지에게 “여자들은 널려 있어”라며 못을 박는 모습은 안타깝기도 하다. 사랑하는 여자는 떠나보내고 아픈 개와 단 둘이 살면서 윗 층의 아이나 돌보는 것이 잭의 신세다. 그러던 잭이 떠난다고 한다.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것이라고 한다. 무대에 서서 피아노 연주를 할 때마다 끝 날 때를 기다렸다고 한다. 자신을 충분히 속였기에 이제는 그러지 않을 것이라고 한다. 그러고 보면 앞날에는 수지와의 사랑에도 희망을 걸어볼 수 있지 않을런지. 유명한 영화라 할지라도 비위에 맞지 않는 배우가 나온다면 타이틀을 소장해도 손이 잘 가지 않는데, 이 영화의 주연배우 세 명은 봐도봐도 질리지 않게 하니 타이틀에 정감이 더 간다. 피아노를 멋지게 연주해주고, 노래를 매혹적으로 불러주며, 잠시 잊고 있던 쓸쓸한 분위기에 젖게 하는데, 누가 이런 배우들을 탓할 수 있을 것인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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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이글은 쓸 엄두가 안 난다. 앞에 분이 쓴 글이 너무나 뛰어나서, 부끄럽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음악에 재능과 관심이 있어서 선택을 하게 되지만, 직업으로 선택할 때는 또 다른 어려움이 있다는 걸 보여주는 아주 리얼리티한 영화다. 음악가로서의 삶과 인생의 직업으로서의 삶은 엄연히 다른 것 같다. 시대의 흐름에 따라 클럽의 연주자로는 풍족한 삶을 이어갈 수는 없게 된다. 아마도 우리 주변의 이웃들을 보게 되더라도 이런 장면을 아주 많이 보게 되리라. 그래서 더욱 삶의 고단함과 쓸쓸함을 느끼게 된다. 아무 낙도 없는 인생을 그저 이제까지 걸어왔다는 것만으로 계속 걸어가야 한다는 것은 넘 슬프다. 누군가를 만난다는 것. 그 자체가 삶의 기쁨인 것 같다. 우리는 홀로 살아갈 수는 없다. 사람이란 마음 한 가운데에 따뜻함을 간직하지 못하면 절로 시들어 버리고 마는 존재다. 우리 주위에 자기 만의 권력으로 항상 사람들이 있기에 느끼지 못할 뿐이지만 말이다. 미셀 파이프가 재즈 선율에 따라 부르는 노래는 솔직히 뭐라 말하기 곤란한데, 시네드 오크너가 부르는 재즈 노래를 듣다보면 그런 생각이 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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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눈도 오고해서 마음이 들뜬건지, 분위기있는 음악이 있는 영화가 땡겼다. 그래서 떠올린 작품이 '사랑의 행로'였다. 10년도 더 전에 비디오로 볼 때 음악이 꽤 괜찮았던 기억이 남았기 때문에 다시 보고 싶은 마음이 들었던 것이다. 그때 본 미셀 파이퍼가 피아노 위에 누워서 노래하던 장면은 지금까지도 눈에 선했는데, 이 작품의 압권이자 널리 알려진 장면이기도 하고.
그런데 오랜만에 다시 본 '사랑의 행로'는 처음 봤을 때하고 느낌이 완연히 달라서 놀랐다. 오늘 다시 보니 상당히 관능적으로 느껴지는 것이, 어떻게 처음 봤을 때엔 음악이 좋았다는 기억만 남아있을까? 의문이 생길 정도였다.이번에는 노래 보다는 피아니스트로 나온 제프 브리지스와 그 피아노에 맞춰 노래하는 미셀 파이퍼 이 두 배우에게 시선을 뺏긴 채 감상했다.
![]() <휴대폰 디카, 플래쉬로 찍었더니 시디가 반사돼 두장 처럼 보이네요. 한 장입니다.>
미셀 파이퍼의 노래하는 모습을 보니, 마릴린 몬로가 연상되기도 했다. 마릴린 몬로도 결코 빼어난 노래솜씨가 아닌데도 작품에서 그 특유의 허스키한 목소리로 노래하면서 강렬한 성적 매력을 발산했다면, 미셀 파이퍼 역시나 꽤나 관능적으로 노래했다. 'Can't take My Eyes Off You'나 'Feeling'같이 귀에 익숙한 팝이 재즈로 편곡돼 나와 반가웠지만 미셀 그녀의 가창력도 분명 좋은 편은 아니었다. 꽤나 끈적하게 부른다는 느낌이 강했다. 그렇지만 노골적이진 않았고, 꽤 분위기있고 매혹적으로 들렸다. 미셀 파이퍼의 군살하나 없는 몸매나 그 부드러운 머리카락 덕을 꽤 본 듯 싶지만, 어쩌겠는가 여자인 내 눈에도 이렇게 매력이 철철 흘러 넘치는 걸.
그럼에도 이 작품은 음악에 초점이 모아지는 작품이었다. 그렇기에 이 작품의 제목이 원제인 The Fabulous Baker Boys 가 아닌 사랑의 행로로 번역된 것은 작품의 전체적인 내용에서 벗어났다는 생각이 들지 않을 수 없었다. 다분히 지명도가 높은 두 배우에 기대고, 흥행성을 염두에 둔 번역이었겠지만, 이 작품은 분명 성격이나 외모나 모두 판이하게 다른 두 형제 프랭크 베이커( 보 브리지스)와 잭 베이커(제프 브리지스)의 음악과 음악에 대한 꿈, 갈등을 담은 작품이었다. 실제로 형제인 두 배우의 연기를 보는 재미도 쏠쏠했고, 자고로 음악하는 남자는 멋지게 보이기 마련이지만, 마주 보며 피아노 연주하는 보와 제프의 모습도 꽤 볼 만했다고..재즈의 선율 또한 괜찮았다고 선선하게 말할 수 있는 그런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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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참 잘 만들었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