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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각에 대한 넓고 얕은 지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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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각은 외부 세계와 내부세계가 교신하는 방법이다. 우리는 보고 듣고 냄새맡고 만지고 맛본다. 그 중 인간 생존과 진화에 결정적 역할을 한 것이라면 아마도 우리가 살면서 가장 비중 높게 의지하는 감각일 것이다. 나는 시력이 약화되어 전혀 볼 수 없게 되는 가능성보다 청력이 악화되어 전혀 듣지 못하게 되는 가능성에 훨씬 더 두려움을 느끼는데,  그만큼 생존에 필요한 많은 부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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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각은 외부 세계와 내부세계가 교신하는 방법이다. 우리는 보고 듣고 냄새맡고 만지고 맛본다. 그 중 인간 생존과 진화에 결정적 역할을 한 것이라면 아마도 우리가 살면서 가장 비중 높게 의지하는 감각일 것이다. 나는 시력이 약화되어 전혀 볼 수 없게 되는 가능성보다 청력이 악화되어 전혀 듣지 못하게 되는 가능성에 훨씬 더 두려움을 느끼는데,  그만큼 생존에 필요한 많은 부분이 시각 정보를 바탕으로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후각에 관해서는,  감기가 걸린 후 냄새를 전혀 맡지 못했던 경험을 떠올려 보면,  냄비를 태워 먹거나 음식 맛을 잘 못느끼는 것 같은 자잘한 불편이 따르기는 하지만, 후각이 상실되었다고 해서 땅을 치고 통곡할 일은 아니다. 감기가 걸리게 되면 뜨거운 국물을 찾는 이유가 후맹(?) 때문에 생긴 감각의 부재를 자극적 온도로 보상받으려는 몸의 반응이 아닐까 생각된다. 후각보다도 덜 중요한 감각으로 여겨지는 것이 미각이다.


내 세대가 맛이라는 감각에 대해 학교에서 배운 것은 혓바닥 모양에 네 부가 부분으로 경계가 나뉜 혀의 맛지도다. 이게 잘못된 거란 걸 눈치챈 사람들은 나 뿐만이 아니었을 거다. 취약한 과학 실험 환경 속에서도 맛지도에 따른 맛감각을 실험하는 건 문자 그대로 누워 떡먹기보다 쉽다. 설탕이며 소금이며 식초며 하는 것들을 이것 저것 찍어 혀위의 맛지도 곳곳의 위치에 대 보면 한결같이 지도에 따르면 느낄 수 없어야 할  맛들을 고스란히 느꼈으니 민감한 실험도구가 없이도 유일하게 실험이 가능한 이 맛 실험이 주는 실망감은 말할 필요도 없다.


지식의 수동적 수용 이상 아무것도 허용되지 않았던 우리들은 그래도 맞지 않는 그 맛지도 이론에 뭔가 우리가 알 수 없는, 혹은 우리에게 설명하기 어려운 오묘한 과학적 진리가 있다고 믿어야 했고, 믿건 안믿건 시험에 나오면 위치에 따른 맛의 감각을 교과서에 있는 그대로 써내야 했다. 이런 잘못된 과학을 신앙처럼 숭배하고 시험에 내어 점수를 매기고 아이들을 평가하던 시절에 어린 시절을 보낸 세대는 과학(이라고 말해지는 것들)조차 믿을 수 없는 게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이런 넌센스를 극복하기 가장 쉬운 방법이 있으니 그것은 무식해지는 거다. 과학이 증명한 새로운 사실들을 알지 못한 채로, 오래 전에 배운 것들을 잊어가면 된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대부분 그렇게 살아간다. 오래 전에 배운 잘못된 지식들을 잊고, 잘못 가르친 책임을 본개하지 않는 대가로 모르는 채로..


옆으로 샜는데, 샐 때는 다 샐만한 이유가 있다. 우리가 배운 그 맛지도가 잘못되었다는 것은 여기 저기 주워 들어서 알았는데, 그 상세한 내막이 이 책의 도입부에 설명되어 있다. 상세한 걸 상세하게 설명하면 지루하고, 상세한 걸 간략하게 설명하면 왜곡된 정보들이 흘러다니게 된다. 바로 이 얘기를 하고 싶어서 위의 말이 길어진 것 같다. 예전에 어떤 과학자가 어떤 실험을 해서 어떤 그래프를 만들었는데, 그것이 맛의 종류에 따라 맛봉우리의 위치가 어느 곳에 많고 적음의 경향성을 나타내는 듯한데, 그걸 보고 재실험을 하지 않은 채로 다른 학자가 그대로 혀 모양의 그림에 경계로서 나타냈고, 그걸 지지하는 다른 증거 없이 그대로 학계에서, 널리 오랫동안 채택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후에 밝혀진 건 그게 아니라는 거고, 게다가 맛을 감각할 수 있는 맛봉오리(?)의 종류가 단지 단맛, 쓴맛, 짠맛, 신맛 이렇게 네 가지 외에도 감칠맛이 더 있다는 내용도 추가되었다. 어릴 때 한 번 받아들인 지식은 단단한 진실, 결코 수정되어서는 안될 진실이어야 한다고 주장하고자 하는 게 아니다. 교육이 진실의 유연성에 대해서 고려해보라는 소리다. 다른 생각을 받아들이고 다른 주장도 있다는 것도 알리고, 또 과학이라는 것이 그렇게 새로운 증거들이 나타나면 다른 패러다임 속에서 새로운 발견을 할 수 있으리라는 그런 철학들을 함께 가르치라는 거다. 그렇다면 잘못된 것을 배우더라도, 후에 계속해서 업데이트해나갈 수 있는 정신적 에너지를 보유하게 될 거다.


이 책으로 말하자면, 앞에서 말한 미각에 대한 과학적 사실들을 엮은 책이다. 저자는 환경과 과학에 관련된 저널리스트이고, 책날개에는 저자가 퓰리처상을 받았다고 되어 있는데, 어떤 글로 언제 받았는 지에 대한 정보는 나와있지 않다. 나는 그것이 궁금했지만 찾을 수 없었다. 저널리스트가 쓴 과학책은 어려운 과학적 사실들을 비교적 쉽게 또 재미있게 쓴다는 장점이 있지만 또한 그 과학적 사실이 얼마만큼 정확성을 보장하느냐에 대한 신뢰의 측면에서  어느만큼은 단점이 존재하는 게 사실이다. 내가 아는 비전문가 과학 저술가 중 샘킨이나 강석기와 비교할 수 있겠는데, 샘킨의 경우 지식을 알기 쉽게 풀어 쓰고 거기에 과학자들의 이야기들을 풀어내서 일관성있는 주제 내에서 과학의 어떤 한 부분의 역사를 흥미롭게 파헤치고, 강석기의 경우는 새로운 논문들을 꾸준하게 탐색하면서 비교적 정확한 우리말로 직접 글을 쓰는 몇 안되는 한국의 저널리스트다.  이들과 비교해볼 때 이 책의 작가는 전형적인 저널리스트적인 마인드의 글쓰기가 특징으로 보인다.


우선 흥미로운 주제들을 굉장히 많이 가져왔다. 인간의 감각을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적인 부분으로 나눈다면 감각을 수용하는 감각 세포는 하드웨어이고, 이를 처리하는 뇌의 화학적 작용은 하드웨어라 할 수 있을 것인데, 이것들을 가능하게 하는 OS는 오랫동안 인간을 인간이게 한 유전자다. 저자는 이렇게 맛을 다루는 감각 세포와 뇌의 작용, 그리고 유전자에 대한 흥미로운 과학적 주제들을 다룬다. 하지만 앞에서 말했던 것처럼 쉽게 말하기 위해, 또 재미있게 말하기 위해서는 희생되어야 할 것들이 있다. 내가 이 분야에 전문가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일부 내용은 문장 내에서의 사용이(혹은 번역이) 부정확하게 보였으며, 맛봉우리가 그랬던 것처럼 이 책에서 어떤 과학적 사실을 추린다면 오해를 불러 일으킬 만한 소지가 있는 부분도 눈에 띄었다. 깊이 보다는 넓이를 가진 책이다. 책이 다루는 범위는 진화와, 인류사, 뇌신경 과학, 문화적 측면까지 매우 폭넓은데, 때로 주제와 관계없는 범위까지 조금 산만하게 확장되기도 한다.


(이 리뷰는 예스24 리뷰어클럽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g******1 2017.03.06. 신고 공감 9 댓글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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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각의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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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각의 비밀존 매퀘이드/이충호문학동네/2017.2.6. 세끼 식사를 포함해 간식까지 우리는 하루에도 여러 차례 음식물을 먹는다. 뿐만 아니라 아득한 옛날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많은 먹거리를 먹으며 생명을 유지해 왔다. 바쁜 일상생활을 하는 현대에는 인스턴트식품이 유행하고, 각 지역과 나라를 넘어 이제 전 지구적인 체인점이 생겨나기도 하면서 우리 생활을 지배한다. 대표적인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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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각의 비밀

존 매퀘이드/이충호

문학동네/2017.2.6.


세끼 식사를 포함해 간식까지 우리는 하루에도 여러 차례 음식물을 먹는다. 뿐만 아니라 아득한 옛날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많은 먹거리를 먹으며 생명을 유지해 왔다. 바쁜 일상생활을 하는 현대에는 인스턴트식품이 유행하고, 각 지역과 나라를 넘어 이제 전 지구적인 체인점이 생겨나기도 하면서 우리 생활을 지배한다. 대표적인 음식이 커피와 콜라, 햄버거 같은 음식들이다. 기본적인 달고, 쓰고, 시고, 떫으며, 맵고 짠 음식 맛뿐만 아니라 감칠맛이나 향미를 내기위해 여러 가지 향신료와 양념류를 사용하여 세계적으로는 수만 가지의 맛이 있다. 이렇게 다양한 음식물의 맛을 느낄 수 있는 것에 대한 비밀을 하나씩 파헤쳐 보는 것이 <미각의 비밀>이다.


퓰리처상을 수상한 저널리스트인 저자 존 매퀘이드는 <미각의 비밀>에서 향미 개념과 앞으로 우리의 미각이 어떻게 변할지에 대한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주방과 슈퍼마켓, 농장, 레스토랑, 거대 식품 회사, 과학 연구실을 직접 방문하고 탐사하면서 지금도 계속 드러나고 있는 향미에 대한 다양한 과학 연구를 소개한다. 1장 혀 지도/ 2장 맛의 탄생/ 3장 쓴맛 유전자/ 4장 향미 문화/ 5장 유혹/ 6장 열정과 혐오감/ 7장 매운맛을 찾아서/ 8장 대폭격/ 9장 진미 DNA 등의 주제로 과학과 신화, 철학, 문학을 종합하여 맛의 유래와 미래, 그리고 그 변화의 이유를 흥미진진하면서도 향미 가득하게 풀어낸다.


우리가 초등학교 시절에 열심히 외웠던 혀끝의 단맛, 뒤쪽의 쓴맛, 양 옆의 짠맛, 뒤쪽의 신맛 등을 나타내는 혀 지도가 완전히 틀렸다는 사실이 최근의 연구에 의해 밝혀졌다. 어린이의 식성은 화학과 문화의 힘들이 충돌하는 도가니라고 말한다. “단 것을 좋아하는 성향은 어린이의 발달에 매우 중요하다. 갓 태어난 아기에게 당분은 아스피린처럼 진통제 역할을 한다. 맛과 냄새를 연구하는 싱크탱크인 필라델피아의 모넬화학적감각센터는 단것에 대한 기호가 강한 어린이는 뼈 성장과 관련이 있는 호르몬 수치도 높다는 사실을 알아냈다.(p.28)” 단 것에 대한 갈망은 초기 인류 어린이들에게 과일과 꿀에서 소중한 당분을 찾게 했고, 신맛에 대한 갈망과 결합하여 비타민 C와 D가 풍부한 감귤류를 찾게 했다고 저자는 말한다.


삼엽충은 물고기, 파리, 새, 사람을 비롯해 동물계에 존재하는 거의 모든 동물들의 조상이다. “삼엽충이 지구를 지배한 시기는 2억 500만 년이 넘는다. 삼엽충이 처음 나타난 시기인 약 5억 년 전은 오늘날 우리가 알고 있는 자연이 실제로 시작된 때였는데, 지구 역사상 처음으로 생물이 다른 생물을 체계적으로 잡아먹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이 새로운 동물들은 이전 동물들과 달리 입과 소화관이 있었다. 초보적인 뇌와 감각도 있어 빛과 어둠, 움직임, 뚜렷한 화학적 신호를 감지할 수 있었다. 이 동물들은 이러한 최신 장비들을 사용해 먹이를 사냥하고 죽이고 먹었다.(p.36)”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는 차에 적신 마들렌 쿠키를 먹다가 그 냄새와 맛에서 떠오른 기억을 서술한 작품인데, 작가인 마르셀 프루스트가 인류에게 냄새와 기억 사이의 깊은 연관 관계는 바로 시체를 먹던 습성에서 시작되었다는 이야기를 들었더라면 아마도 깜짝 놀랐을 것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영장류의 몸 크기와 뇌 크기에 대한 데이터를 각 종이 먹는데 쓰는 시간 정보와 함께 검토한 결과, 생식을 하는 호모 에렉투스는 하루에 8시간 동안 음식물을 씹어야 한다는 결론을 얻었다. 그렇다면 음식물을 구할 시간도 얼마 남지 않고, 그 밖의 일을 할 기간은 거의 없는 셈이다. “조리는 음식물을 먹고 소화하는 일을 쉽게 만듦으로써 이 문제를 해결해 준다. 그러면 음식물을 구하고 준비하고 맛보는 데 사용할 여분의 시간이 생긴다. 음식물을 농축된 형태로 조금씩 섭취하게 되자, 작은 소화기관과 큰 뇌라는 어울리지 않는 조합이 현실적으로 가능하게 되었다.(p.67)”이처럼 인류가 불을 사용하고 조리를 하기 시작 하면서 소화기관은 작아지고 뇌는 커졌다고 주장한다.

“맛 지각은 DNA에 의해 프로그래밍 된 유전 형질로, 수백만 년 이상 전달돼오면서 진화사에서 우리의 생존 가능성을 높이는 데 기여했다. 환경과 삶의 경험은 둘 다 맛과 향미에 기여하지만, 인간 DNA의 다양성은 눈송이와 마찬가지로 세상에 똑같은 미각이 존재하지 않는 주요 이유 중 하나이다.(p.76)” 쓴맛은 몸에 독소가 들어오는 걸 막기 위한 생물학적 경보 시스템으로 시작되었다. 해파리와 초파리, 그리고 심지어 세균도 쓴맛이 나는 화합물을 감지할 수 있는데, 이 사실은 이 기본적인 혐오감의 기원이 다세포 생물이 출현한 시점까지 거슬러 올라간다는 것이다. “식품 제조업체들은 설탕을 사용하지 않고 단맛을 내기 위해 흔히 이러한 향기 에센스를 음료에 첨가한다. 이것은 지각의 속임수를 이용하는 것인데, 냄새에서는 단맛이 날 수 없기 때문이다. 단맛은 오로지 혀에 있는 수용기만 감지할 수 있는 미각이다. 그런데 뇌는 코가 맛을 느끼고 혀가 냄새를 맡는 감각(혹은 둘 다)을 만들어 낸다.(p.148)”이렇게 해서 우리가 단내를 맡을 수 있게 되었다고 한다.


“생물학적으로 고추의 매운맛은 맛이나 냄새가 아니지만, 속이 타는 듯한 느낌을 주면서 기본적으로 불쾌감을 불러일으킨다. 동물은 이 맛을 싫어하지만, 사람들은 아주 열정적으로 반긴다. 온갖 요리에 고추가 쓰이는 이유와 어떤 사람들은 가장 매운 음식을 맛보기 위해 심한 고통(비록 무해하지만)마저 불사하려고 하는 이유에 대해 불만족스러운 과학적 설명이 여러 가지 있다.(p.237)” 고추의 매운맛은 특징이 있다 첫 번째는 긴장감이다. 고추를 씹으면 세포벽이 터지면서 캡사이신이 분출되는데, 처음 깨무는 순간에서 매운맛을 지각하는 순간까지는 시간이 좀 걸린다. 이것은 고추의 종류에 따라 차이가 있는데, 아바네로 고추는 지연 시간이 15-20초로 특히 길다. 두 번째 특징은 소멸이다. 태국 요리에 섞인 고추의 매운맛은 금방 사라지는 경향이 있는 반면, 유령고추 같은 품종의 매운맛은 오래 머문다. 마지막으로, 각각의 매운맛마다 독특한 느낌이 있다. 아시아 고추들의 매운맛은 가시로 찌르는 듯 따끔따끔한 느낌을 주는 반면, 미국 남부의 고추들은 매운맛이 넓고 고르게 느껴진다고 저자는 설명한다.

메인 코스요리에는 대개 단 것이 부족하기 때문에, 배가 아주 불러도 디저트는 맛있다. 그리고 “400년 전에 전 세계의 설탕 공급이 팽창하기 시작하면서 디저트가 식사 말미에 나오는 특별한 음식이 된 이래 수억 개의 뇌는 그것을 기대하고 갈망하도록 조건화 되었다.(p.289)” 향미는 혀에서 일어나는 화학 반응과 소화 기관에서 보내오는 대사 신호를 통해 아래에서 위로 피어오른다. 하지만 지나치게 발달한 우리의 전두피질-사고와 의사 결정을 담당하는 부분-은 향미를 만들어 위에서 아래로도 보낸다. 그래서 음식의 색과 모습, 개성은 성분만큼 중요하다.


진미는 단순히 맛이 좋은 것이 아니다. 향신료는 맛이 좋지만, 진미가 난다고 말하지는 않는다. “식품 회사들이 발견한 것처럼 진미에는 어느 정도의 복잡성과 대비가 필요하다. 뇌의 쾌락 중추를 깨우되, 약간 균형에서 벗어나도록 감각을 도발적으로 자극하는 맛과 향기와 질감의 변화가 있어야 한다.(p.333)”는 것이다. 혐오감과 마찬가지로 진미도 문화와 전통에 따라 장소마다 큰 차이가 있다. 어떤 음식은 잘 이동하지 않는다. 치즈는 탄생지인 터키에서 서쪽으로 전파되었지만, 아시아에서는 인기를 끈 적이 없으며, 서양인의 미각은 제비집 수프 같은 아시아의 별미를 신통치 않게 여기는 경향이 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서유럽과 북아메리카의 음식은 단조로운 경향이 있었으며, 많은 음식은 달걀, 버터, 바닐라 같은 재료와 밀접한 관련이 있었다. 동아시아와 남유럽의 요리는 마늘, 간장, 쌀을 포함해 서로 아주 대조적이고 화학적으로 다양한 재료를 많이 사용했다. 동아시아와 라틴아메리카와 남유럽의 요리사들만 서로 겹쳤다. 이 세 곳은 모두 마늘을 많이 사용했다. 이 지역들과 서유럽과 북아메리카 사이에는 공통 요소가 전혀 없었다.(p.337)”이처럼 음식은 지역마다 민족마다 독특한 양념으로 좋아하는 향미를 만들어 내고 있다.


벌레 요리는 장래가 유망한 영역이다. 곤충은 대체로 지금까지 제대로 활용되지 않은 식량 자원이다. “곤충에는 단백질과 비타민을 비롯해 그 밖의 영양분이 많이 들어 있다. 곤충은 자연에서 잡을 수도 있고 사육할 수도 있으며, 곤충을 이용하는 것은 소나 돼지, 닭을 키우는 것보다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작다. 지구 온난화로 인해 가뭄과 그 밖의 생태학적 재난이 일어나기 쉬운 세계에서 언젠가는 곤충을 먹는 일이 꼭 필요해질지도 모른다.(p.354)” 이렇게 말하며 저자는 미래의 식량자원으로 벌레요리를 꼽고 있다. 이미 이런 미래의 식량자원 곤충요리를 연구 하는 연구소가 활동하고 있다.


이 책에서 미각은 생물이 먹이를 먹기 시작하면서부터 발달하기 시작했으며, 인간의 미각은 유전자화 환경의 독특한 조화를 이루며 발달해 왔다고 한다. 이제 향미는 모든 과학의 교차 지점에 자리 잡고 있다. 그러나 미각은 모든 사람들이 제각각 다르기 때문에 진미를 만들어내기 위한 노력은 앞으로도 계속 될 것이다. 인류의 식량자원 고갈을 대비해서 앞으로는 벌레(곤충)요리를 더욱 발전시켜야 지구의 환경을 지키며 인류가 살아남을 수 있다고 저자는 주장한다.

이달의 사락 k******4 2024.07.19. 신고 공감 8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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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각의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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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각의 비밀존 매퀘이드/이충호문학동네/2017.2.6.sanbaram   세끼 식사를 포함해 간식까지 우리는 하루에도 여러 차례 음식물을 먹는다. 뿐만 아니라 아득한 옛날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많은 먹거리를 먹으며 생명을 유지해 왔다. 바쁜 일상생활을 하는 현대에는 인스턴트식품이 유행하고, 각 지역과 나라를 넘어 이제 전 지구적인 체인점이 생겨나기도 하면서 우리 생활을 지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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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각의 비밀

존 매퀘이드/이충호

문학동네/2017.2.6.

sanbaram

 

세끼 식사를 포함해 간식까지 우리는 하루에도 여러 차례 음식물을 먹는다. 뿐만 아니라 아득한 옛날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많은 먹거리를 먹으며 생명을 유지해 왔다. 바쁜 일상생활을 하는 현대에는 인스턴트식품이 유행하고, 각 지역과 나라를 넘어 이제 전 지구적인 체인점이 생겨나기도 하면서 우리 생활을 지배한다. 대표적인 음식이 커피와 콜라, 햄버거 같은 음식들이다. 기본적인 달고, 쓰고, 시고, 떫으며, 맵고 짠 음식 맛뿐만 아니라 감칠맛이나 향미를 내기위해 여러 가지 향신료와 양념류를 사용하여 세계적으로는 수만 가지의 맛이 있다. 이렇게 다양한 음식물의 맛을 느낄 수 있는 것에 대한 비밀을 하나씩 파헤쳐 보는 것이 미각의 비밀이다.

 

퓰리처상을 수상한 저널리스트인 저자 존 매퀘이드는 미각의 비밀에서 향미 개념과 앞으로 우리의 미각이 어떻게 변할지에 대한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주방과 슈퍼마켓, 농장, 레스토랑, 거대 식품 회사, 과학 연구실을 직접 방문하고 탐사하면서 지금도 계속 드러나고 있는 향미에 대한 다양한 과학 연구를 소개한다. 1장 혀 지도/ 2장 맛의 탄생/ 3장 쓴맛 유전자/ 4장 향미 문화/ 5장 유혹/ 6장 열정과 혐오감/ 7장 매운맛을 찾아서/ 8장 대폭격/ 9장 진미 DNA 등의 주제로 과학과 신화, 철학, 문학을 종합하여 맛의 유래와 미래, 그리고 그 변화의 이유를 흥미진진하면서도 향미 가득하게 풀어낸다.

 

우리가 초등학교 시절에 열심히 외웠던 혀끝의 단맛, 뒤쪽의 쓴맛, 양 옆의 짠맛, 뒤쪽의 신맛 등을 나타내는 혀 지도가 완전히 틀렸다는 사실이 최근의 연구에 의해 밝혀졌다. 어린이의 식성은 화학과 문화의 힘들이 충돌하는 도가니라고 말한다. “단 것을 좋아하는 성향은 어린이의 발달에 매우 중요하다. 갓 태어난 아기에게 당분은 아스피린처럼 진통제 역할을 한다. 맛과 냄새를 연구하는 싱크탱크인 필라델피아의 모넬화학적감각센터는 단것에 대한 기호가 강한 어린이는 뼈 성장과 관련이 있는 호르몬 수치도 높다는 사실을 알아냈다.(p.28)” 단 것에 대한 갈망은 초기 인류 어린이들에게 과일과 꿀에서 소중한 당분을 찾게 했고, 신맛에 대한 갈망과 결합하여 비타민 CD가 풍부한 감귤류를 찾게 했다고 저자는 말한다.

 

삼엽충은 물고기, 파리, , 사람을 비롯해 동물계에 존재하는 거의 모든 동물들의 조상이다. “삼엽충이 지구를 지배한 시기는 2500만 년이 넘는다. 삼엽충이 처음 나타난 시기인 약 5억 년 전은 오늘날 우리가 알고 있는 자연이 실제로 시작된 때였는데, 지구 역사상 처음으로 생물이 다른 생물을 체계적으로 잡아먹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이 새로운 동물들은 이전 동물들과 달리 입과 소화관이 있었다. 초보적인 뇌와 감각도 있어 빛과 어둠, 움직임, 뚜렷한 화학적 신호를 감지할 수 있었다. 이 동물들은 이러한 최신 장비들을 사용해 먹이를 사냥하고 죽이고 먹었다.(p.36)”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는 차에 적신 마들렌 쿠키를 먹다가 그 냄새와 맛에서 떠오른 기억을 서술한 작품인데, 작가인 마르셀 프루스트가 인류에게 냄새와 기억 사이의 깊은 연관 관계는 바로 시체를 먹던 습성에서 시작되었다는 이야기를 들었더라면 아마도 깜짝 놀랐을 것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영장류의 몸 크기와 뇌 크기에 대한 데이터를 각 종이 먹는데 쓰는 시간 정보와 함께 검토한 결과, 생식을 하는 호모 에렉투스는 하루에 8시간 동안 음식물을 씹어야 한다는 결론을 얻었다. 그렇다면 음식물을 구할 시간도 얼마 남지 않고, 그 밖의 일을 할 기간은 거의 없는 셈이다. “조리는 음식물을 먹고 소화하는 일을 쉽게 만듦으로써 이 문제를 해결해 준다. 그러면 음식물을 구하고 준비하고 맛보는 데 사용할 여분의 시간이 생긴다. 음식물을 농축된 형태로 조금씩 섭취하게 되자, 작은 소화기관과 큰 뇌라는 어울리지 않는 조합이 현실적으로 가능하게 되었다.(p.67)”이처럼 인류가 불을 사용하고 조리를 하기 시작 하면서 소화기관은 작아지고 뇌는 커졌다고 주장한다.

 

맛 지각은 DNA에 의해 프로그래밍 된 유전 형질로, 수백만 년 이상 전달돼오면서 진화사에서 우리의 생존 가능성을 높이는 데 기여했다. 환경과 삶의 경험은 둘 다 맛과 향미에 기여하지만, 인간 DNA의 다양성은 눈송이와 마찬가지로 세상에 똑같은 미각이 존재하지 않는 주요 이유 중 하나이다.(p.76)” 쓴맛은 몸에 독소가 들어오는 걸 막기 위한 생물학적 경보 시스템으로 시작되었다. 해파리와 초파리, 그리고 심지어 세균도 쓴맛이 나는 화합물을 감지할 수 있는데, 이 사실은 이 기본적인 혐오감의 기원이 다세포 생물이 출현한 시점까지 거슬러 올라간다는 것이다. “식품 제조업체들은 설탕을 사용하지 않고 단맛을 내기 위해 흔히 이러한 향기 에센스를 음료에 첨가한다. 이것은 지각의 속임수를 이용하는 것인데, 냄새에서는 단맛이 날 수 없기 때문이다. 단맛은 오로지 혀에 있는 수용기만 감지할 수 있는 미각이다. 그런데 뇌는 코가 맛을 느끼고 혀가 냄새를 맡는 감각(혹은 둘 다)을 만들어 낸다.(p.148)”이렇게 해서 우리가 단내를 맡을 수 있게 되었다고 한다.

 

생물학적으로 고추의 매운맛은 맛이나 냄새가 아니지만, 속이 타는 듯한 느낌을 주면서 기본적으로 불쾌감을 불러일으킨다. 동물은 이 맛을 싫어하지만, 사람들은 아주 열정적으로 반긴다. 온갖 요리에 고추가 쓰이는 이유와 어떤 사람들은 가장 매운 음식을 맛보기 위해 심한 고통(비록 무해하지만)마저 불사하려고 하는 이유에 대해 불만족스러운 과학적 설명이 여러 가지 있다.(p.237)” 고추의 매운맛은 특징이 있다 첫 번째는 긴장감이다. 고추를 씹으면 세포벽이 터지면서 캡사이신이 분출되는데, 처음 깨무는 순간에서 매운맛을 지각하는 순간까지는 시간이 좀 걸린다. 이것은 고추의 종류에 따라 차이가 있는데, 아바네로 고추는 지연 시간이 15-20초로 특히 길다. 두 번째 특징은 소멸이다. 태국 요리에 섞인 고추의 매운맛은 금방 사라지는 경향이 있는 반면, 유령고추 같은 품종의 매운맛은 오래 머문다. 마지막으로, 각각의 매운맛마다 독특한 느낌이 있다. 아시아 고추들의 매운맛은 가시로 찌르는 듯 따끔따끔한 느낌을 주는 반면, 미국 남부의 고추들은 매운맛이 넓고 고르게 느껴진다고 저자는 설명한다.

 

메인 코스요리에는 대개 단 것이 부족하기 때문에, 배가 아주 불러도 디저트는 맛있다. 그리고 “400년 전에 전 세계의 설탕 공급이 팽창하기 시작하면서 디저트가 식사 말미에 나오는 특별한 음식이 된 이래 수억 개의 뇌는 그것을 기대하고 갈망하도록 조건화 되었다.(p.289)” 향미는 혀에서 일어나는 화학 반응과 소화 기관에서 보내오는 대사 신호를 통해 아래에서 위로 피어오른다. 하지만 지나치게 발달한 우리의 전두피질-사고와 의사 결정을 담당하는 부분-은 향미를 만들어 위에서 아래로도 보낸다. 그래서 음식의 색과 모습, 개성은 성분만큼 중요하다.

 

진미는 단순히 맛이 좋은 것이 아니다. 향신료는 맛이 좋지만, 진미가 난다고 말하지는 않는다. “식품 회사들이 발견한 것처럼 진미에는 어느 정도의 복잡성과 대비가 필요하다. 뇌의 쾌락 중추를 깨우되, 약간 균형에서 벗어나도록 감각을 도발적으로 자극하는 맛과 향기와 질감의 변화가 있어야 한다.(p.333)”는 것이다. 혐오감과 마찬가지로 진미도 문화와 전통에 따라 장소마다 큰 차이가 있다. 어떤 음식은 잘 이동하지 않는다. 치즈는 탄생지인 터키에서 서쪽으로 전파되었지만, 아시아에서는 인기를 끈 적이 없으며, 서양인의 미각은 제비집 수프 같은 아시아의 별미를 신통치 않게 여기는 경향이 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서유럽과 북아메리카의 음식은 단조로운 경향이 있었으며, 많은 음식은 달걀, 버터, 바닐라 같은 재료와 밀접한 관련이 있었다. 동아시아와 남유럽의 요리는 마늘, 간장, 쌀을 포함해 서로 아주 대조적이고 화학적으로 다양한 재료를 많이 사용했다. 동아시아와 라틴아메리카와 남유럽의 요리사들만 서로 겹쳤다. 이 세 곳은 모두 마늘을 많이 사용했다. 이 지역들과 서유럽과 북아메리카 사이에는 공통 요소가 전혀 없었다.(p.337)”이처럼 음식은 지역마다 민족마다 독특한 양념으로 좋아하는 향미를 만들어 내고 있다.

 

벌레 요리는 장래가 유망한 영역이다. 곤충은 대체로 지금까지 제대로 활용되지 않은 식량 자원이다. “곤충에는 단백질과 비타민을 비롯해 그 밖의 영양분이 많이 들어 있다. 곤충은 자연에서 잡을 수도 있고 사육할 수도 있으며, 곤충을 이용하는 것은 소나 돼지, 닭을 키우는 것보다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작다. 지구 온난화로 인해 가뭄과 그 밖의 생태학적 재난이 일어나기 쉬운 세계에서 언젠가는 곤충을 먹는 일이 꼭 필요해질지도 모른다.(p.354)” 이렇게 말하며 저자는 미래의 식량자원으로 벌레요리를 꼽고 있다. 이미 이런 미래의 식량자원 곤충요리를 연구 하는 연구소가 활동하고 있다.

 

이 책에서 미각은 생물이 먹이를 먹기 시작하면서부터 발달하기 시작했으며, 인간의 미각은 유전자화 환경의 독특한 조화를 이루며 발달해 왔다고 한다. 이제 향미는 모든 과학의 교차 지점에 자리 잡고 있다. 그러나 미각은 모든 사람들이 제각각 다르기 때문에 진미를 만들어내기 위한 노력은 앞으로도 계속 될 것이다. 인류의 식량자원 고갈을 대비해서 앞으로는 벌레(곤충)요리를 더욱 발전시켜야 지구의 환경을 지키며 인류가 살아남을 수 있다고 저자는 주장한다.

 

(이 리뷰는 예스24 리뷰어클럽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이달의 사락 k******4 2017.02.22. 신고 공감 3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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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각의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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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매케이드는 이 책에서 주방과 슈퍼마켓, 농장, 레스토랑, 거대 식품 회사, 과학 연구실을 직접 방문하고 탐사하면서 지금도 계속 드러나고 있는 향미 개념과 앞으로 수십 년 사이에 우리의 미각에 어떻게 변할지에 대한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드려주고, 다양한 방면에서 일어나고 있는 과학 연구를 소개한다. 과학과 신화, 철학, 문학을 경이로운 솜씨로 종합한 이 책은 맛의 유래와 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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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매케이드는 이 책에서 주방과 슈퍼마켓, 농장, 레스토랑, 거대 식품 회사, 과학 연구실을 직접 방문하고 탐사하면서 지금도 계속 드러나고 있는 향미 개념과 앞으로 수십 년 사이에 우리의 미각에 어떻게 변할지에 대한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드려주고, 다양한 방면에서 일어나고 있는 과학 연구를 소개한다과학과 신화, 철학, 문학을 경이로운 솜씨로 종합한 이 책은 맛의 유래와 미래, 그리고 그 변화의 이유를 흥미진진하면서도 향미 가득하게 풀어낸다.

 

1장 혀 지도/ 2장 맛의 탄생/ 3장 쓴맛 유전자/ 4장 향미 문화/ 5장 유혹/ 6장 열정과 혐오감/ 7장 매운맛을 찾아서/ 8장 대폭격/ 9장 진미 DNA

 

이달의 사락 k******4 2018.02.21. 신고 공감 1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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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은 어떻게 인류를 사람답게 만들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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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저널리스트 존 매퀘이드는 과학과 환경 분야에서 능준한 솜씨를 보이는 작가다. 그는 2006년 허리케인 카트리나 현장 취재로 퓰리처상을 받기도 했다. 저자는 인류의 미각이 어떻게 발달해 왔고, 인류의 진화에 어떻게 영향을 미쳤는지 치밀하게 파고든다.그는 우리가 학교에서 배웠던 단맛, 짠맛, 쓴맛, 신맛에 관한 혀 지도가 완전히 틀렸다는 사실을 지적한다. 2001년에 새로 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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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저널리스트 존 매퀘이드는 과학과 환경 분야에서 능준한 솜씨를 보이는 작가다. 그는 2006년 허리케인 카트리나 현장 취재로 퓰리처상을 받기도 했다. 저자는 인류의 미각이 어떻게 발달해 왔고, 인류의 진화에 어떻게 영향을 미쳤는지 치밀하게 파고든다.

그는 우리가 학교에서 배웠던 단맛, 짠맛, 쓴맛, 신맛에 관한 혀 지도가 완전히 틀렸다는 사실을 지적한다. 2001년에 새로 공인된 ‘감칠맛’*까지 포함해서 다섯 가지 맛은 혀 전체 지역에서 감지된다는 것이다. (머잖아 지방 맛이 추가될 가능성도 높다고 한다.)
*영어로는 umami, 1908년에 이케다 기쿠나에가 다시마에서 새로운 맛을 내는 물질을 발견하여 이 이름을 붙였다. 일본 말로 우마미(旨味)라고 하는데 영어도 이에서 따왔다.

책은 지구에서 생명이 탄생하던 여명기에서 시작하여 현재에서 끝나며, 분자 차원의 구성 요소로부터 몸과 뇌와 마음의 더 복잡한 차원까지 두루 살피면서 미각이라는 독특한 감각의 구조를 탐구한다. “맛감각은 유전자와 인생 경험 사이에서 펼쳐지는 일종의 변증법이다.”(110쪽)

저자는 집필을 위해 주방과 슈퍼마켓, 농장, 레스토랑, 식품회사, 연구실을 직접 방문하고 취재했다. 그리고 관련 논문과 연구 결과를 꼼꼼하게 수집하고 분석하여 정리했다. 이 책은 오늘날 인류가 누리는 맛(taste)과 향미(flavor)의 뿌리를 탐사하는 인문학적 보고서다. 맛과 관련된 음식 문화사는 물론이요, 뇌 과학과 신경 인지 그리고 진화인류학까지 포괄적으로 다룬다.

 

"맛은 수억 년에 걸친 발달 과정의 각 단계마다 더 깊이 그리고 더 복잡하게 성장했다. 맛은 진화를 위한 추진력을, 그리고 최근에는 인간 문화와 사회를 새로운 방향으로 발전시키는 추진력을 제공했다." (20~21쪽)

 

▲맛감각은 유전자와 인생 경험 사이에서 펼쳐지는 일종의 변증법이다.

 

한때 설탕(단맛)과 고추(매운맛)가 약제로 쓰였다는 사실은 자못 흥미롭다. 설탕은 중세 시대만 해도 소화를 돕거나 감기를 치료하는 약제로 쓰였다. 고추나 고추 추출물 역시 진통제나 마취제로 쓰였다.

아울러 쓴맛과 관련된 혐오감은 살아가면서 계속 발전한다. 어린이가 자라 어른이 됨에 따라 사회적 상호작용이 더 복잡해진다. 이것들은 모두 뇌에 각인된다. 어쩌면 쓴맛에 대한 적절한 훈육은 사회의 통합을 위해서도 중요하겠다. 맛에 대한 재발견이 아닐 수 없다.

향미와 감칠맛에 대한 설명은 문화적 풍미가 가득하다. 마르셀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를 보면 ‘나’는 마들렌을 한입 깨무는 순간, 어린 시절에 살았던 마을 콩브레의 풍경으로 돌아간다. 이처럼 맛과 냄새로 어우러진 향미는 순식간에 수많은 기억과 감정을 떠올리게 해준다. 향미는 발효와 깊이 관련되어 있다. 발효의 발견으로 단순한 요리 기술은 문화적 힘으로 변했다.

 

"초기 인류가 불을 다루고 최초의 레시피를 만드는 방법을 배울 때, 향미는 문화를 만들어내는 최초의 도가니가 되었다. 오늘날 최상의 진미는 고급 문화에서 최첨단을 달리는 하나의 예술 형태이자 숭고한 경지에 이르는 관문이다." (321쪽)

 

▲마들렌처럼 맛과 냄새로 어우러진 향미는 순식간에 수많은 기억과 감정을 떠올리게 해준다. 

 

감칠맛 역시 마찬가지다. 네 가지 맛과 달리 자체로는 별 맛이 없지만, 다른 맛이나 냄새와 결합하면 강력한 위력이 살아난다. 감칠맛은 조리와 발효 과정에서 다량 나온다. 이는 구운 고기나, 고기 수프와 피자가 왜 그토록 맛있는지 잘 설명해 주는 대목이다.

저자가 선보인 다섯 가지 맛은 다채로우면서도 신비롭다. 미각과 향미에 관한 풍성한 향연은 우리의 지적 호기심을 반짝이게 해준다. 글 솜씨 역시 간결하고 빼어나 전문성있는 글임에도 술술 읽힌다.

*이 리뷰는 예스24 리뷰어클럽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YES마니아 : 로얄 h*******c 2017.02.25. 신고 공감 1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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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 교양서로 읽을 책으로 추천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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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때부터 나는 유독 매운 음식에 약했다. 가족 내력인가 하면 그건 또 아니었다. 아버지는 식사 때마다 청양고추에 고추장을 찍어 드셨고 어머니 역시 가장 좋아하는 음식이 매콤한 낙지볶음이었다. 형제들 역시 매운 음식이라면 자다 깨서 먹을 정도였다. 매운 음식을 먹으면 혀부터 시작해서 턱까지 굳어버리는 나는 정말 주워온 아이였을까? 해가 바뀌었지만 몇 년 전부터 대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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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때부터 나는 유독 매운 음식에 약했다. 가족 내력인가 하면 그건 또 아니었다. 아버지는 식사 때마다 청양고추에 고추장을 찍어 드셨고 어머니 역시 가장 좋아하는 음식이 매콤한 낙지볶음이었다. 형제들 역시 매운 음식이라면 자다 깨서 먹을 정도였다. 매운 음식을 먹으면 혀부터 시작해서 턱까지 굳어버리는 나는 정말 주워온 아이였을까?

 

해가 바뀌었지만 몇 년 전부터 대한민국을 들썩이게 한 쿡방, 먹방의 인기는 사그라들지 않았다. 오히려 다양한 포맷과 결합해 진화하고 있는 양상이랄까. 요즘 식당들 중엔 맛집 아닌 곳이 없고 TV 출연은 기본 옵션이다. 그렇다면 정말 모든 음식들이 우리 입맛에 맞는 것일까. 얼마 전 한 음식평론가가 인터뷰에서 우리 입맛이 점점 달아지고 있다는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 내가 느끼기에도 크게 다르지 않다. 우리 입맛, 즉 미각은 시대에 따라 사회적으로 변화하는 것일까?

이런 내 궁금증에 답이라도 하듯 <미각의 비밀>이라는 신간이 나왔다. 미각에 대한 인류학적, 과학적 접근을 정리한 책인데 그런 복잡한 수식어가 없어도, 재밌다. 어렵지 않아 더 좋았다.

 

순식간에 읽고나서 내가 원하던 답을 충분히 얻었으니 독서의 기쁨을 안긴 책이라고 해야 하나. 우선 나는 주워온 아이가 아니라는 안도감이다. 물론 서른 넘어 여전히 우리 엄마는 어디에~를 외치고 다녔던 것은 아니지만. 미각은 DNA를 타고 세대를 이어가지만 같은 개체라고 해서 같은 미각을 가지지는 않는다고 한다. 미각에도 우성과 열성 인자가 존재한다고 하니 고등학교 생물 시간에 배웠던 유전 법칙을 떠올려 대입해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인류가 허허 벌판에서 식용 가능한 음식물들을 찾아 대를 잇게 해준 데는 미각이 나침반과 같은 역할을 했다고 하니 단순한 기호 감별사로만 볼 건 아닌듯싶다.

 

책 속에는 저자의 재미난 말솜씨로 풀어낸 흥미로운 에피소드가 가득인데, 그중에서 "나는 브로콜리가 싫어요!"라고 대중 앞에서 커밍아웃한 조지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의 에피소드를 읽다가 마시던 커피를 뿜은 것은 안 비밀~.

d*****1 2017.02.17.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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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각의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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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의 현생 인류가 되기까지의 여러 이야기들을 들려주고 세계 식품회사에서 대중들의 입맛을 잡기 위한 과학적인 노력도 알아보고 각지에서 새로운 맛을 실험하고 있는 셰프들의 이야기들도 들려준다. 그저 단순히 '맛'이 없다, 있다를 넘어서는 인류 생활 전반을 둘러보게 한다는 점이 놀랍고 흥미로웠다. 워낙 '미각'이 뛰어나지 못한 편이기에 정확한 레시피가 필수조건인 나이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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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의 현생 인류가 되기까지의 여러 이야기들을 들려주고 세계 식품회사에서 대중들의 입맛을 잡기 위한 과학적인 노력도 알아보고 각지에서 새로운 맛을 실험하고 있는 셰프들의 이야기들도 들려준다. 그저 단순히 '맛'이 없다, 있다를 넘어서는 인류 생활 전반을 둘러보게 한다는 점이 놀랍고 흥미로웠다.

 

워낙 '미각'이 뛰어나지 못한 편이기에 정확한 레시피가 필수조건인 나이기에 '미각'이 뛰어나 어떤 재료와 재료가 만났을 때 일어날 수 있는 시너지 효과를 내는 분들을 보면 감탄을 하지 않을 수가 없다. 지금이야 여러 번 반복한 레시피인 경우는 어림짐작을 하지만 여전히 경험으로 짐작하는 것이지 과학적으로 어떠한 변화가 일어나는지는 알 수가 없다. 하지만 이 책에서는 고대 인류부터 현생인류가 추구하고 욕망하는 '미각'에 대해 과학적으로도 풀어내고 있으며 여러 분야의 사람들과 '미각'의 역사를 흥미롭게 다방면에서 보여준다. 예를 들어 아주 오래전부터 인류는 '단맛'에 열광했고 과도한 섭취는 건강에 해롭다는 것을 알고서도 끊기가 쉽지가 않은 '단맛'을 여러 시각으로 보여주고 '쓴맛', '매운맛'은 호불호가 단맛보다는 갈리는 편이지만 여전히 다수의 사람들이 일부러 즐기기 위해 커피의 '쓴맛'을 애호하고 화끈한 '매운맛'에 열광하는 점을 과학적으로 심리적으로 설명한다. 나 역시 건강한 식재료에 향미가 가득한 향신료를 첨가한 음식물을 사랑하고 되도록이면 건강한 음식을 섭취하려고 한다. 하지만 인류는, 나는 뇌가 행복해지는 단계에 다다를 수 있는 참을 수 없는 세 가지 맛을 극한(?)까지의 맛을 맛보기를 주저하기 않는데, 이러한 점들은 인류가 음식물을 섭취한다는 것을 단순히 생존을 위해서만이 아닌 심리적인 감정들과 연관하여 생각하고 행동하기 때문에 일어날 수 있는 현상들이기 때문이다. 작가는 여기에서 더 나아가 식품회사와 과학자들이 인류가 선호하는 다양한 맛을 만들어 내기 위한 노력들과 미래의 음식물의 변화 미각의 변화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과연 인류의 '미각'은 어떻게 진화되고 우리의 삶을 변화시키게 될까하는 궁금증이 생긴다. 점점 더 간편해는 간편식이 식생활의 중심이 될지, 여전히 예전 전통의 레시피를 고수하며 손수 음식재료들을 키우고 만들어 내는 가정식이 우세하게 될지 궁금하다. 현재는 이 두가지 방식이 공존하고 있지만 미래는 어떤 방식으로 바뀔지, 그래서 미래의 인류의 미각은 어떤 식으로 진화되고 퇴화할지.......

r*****0 2017.02.27.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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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각의 비밀, 비밀을 알았으니 겸손하게 먹을 일이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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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어느 세대까지 그 교육을 받았는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혀 지도'에 맞춰서 생물시험을 보았다. 혀의 부위 별로 느낄 수 있는 맛이 제각각이다, 심지어 혀 그림에 구획별로 번호를 매겨서 단만, 짠맛 등을 연결하는 시험 말이다. 내 아이들은 그런 '혀 지도'는 더 이상 그리지 않는다. 여전히 미지의 영역인 맛과 향미의 세계는 그렇게 간단하지 않다. 하긴 2001년 '감칠맛'이 오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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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어느 세대까지 그 교육을 받았는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혀 지도'에 맞춰서 생물시험을 보았다. 혀의 부위 별로 느낄 수 있는 맛이 제각각이다, 심지어 혀 그림에 구획별로 번호를 매겨서 단만, 짠맛 등을 연결하는 시험 말이다. 
내 아이들은 그런 '혀 지도'는 더 이상 그리지 않는다. 여전히 미지의 영역인 맛과 향미의 세계는 그렇게 간단하지 않다. 하긴 2001년 '감칠맛'이 오미에 공인되기도 전에 우리 엄마는 미원으로 감칠맛을 끌어 올리고 있었으니. 아직 인간이 발견하지 못한 맛의 영역이 남아 있을 것이고 남아 있어야 한다. 그래야 좀 먹는 재미가 남지 않을까.

인간 진화의 가장 기본적인 과정은 먹는 것과 먹을 수 없는 것을 구분하는 일이다. 생존 자체가 진화의 과정이다. 우리가 느끼는 미각의 총체는 사실상 진화의 축적 과정이다. 한 그릇의 음식은 불을 다루기 시작했던 호모사피엔스의 시대로 거슬러 올라가지만, 좀더 집요하게 파자면 '삼엽충' 시대에서부터 거슬러 올라간다. 삼엽충같은 소리하고 있네 소리 함부로 하지 말아야지. 그는 내 자신을 욕되게 하는 일이니까 ㅋ

2. 맛은 매우 역설적인 성격을 지니고 있다. 다른 감각과 마찬가지로 미각은 유전자를 통해 프로그래밍되지만, 다른 감각과 달리 경험과 사회적 단서를 통해서도 형성되는 감각이다. 그 다양성과 유연성이 맛의 실체이고 화학분자의 결합이 맛 자체라고 우길 수 없는 이유다.
어떤 사회에 살아가느냐에 따라 맛은 변주한다. 실증과학과 인류학, 그리고 인간사 전 영역이 개입해야만 규명할 수 있는 것이 맛이다.

이 책에서 특히 '수용기'라는 들어는 봤으나 뭔 소린지는 몰랐던 개념을 많이 다룬다. 인간이란 종은 맛을 받아들이는 '수용기'의 작용도 핵심이라는 것. 일례로 매운 맛은 통각이라고 통설로 받아들이지만 캡사이신이 몸에 들어오면서 혀뿐만 아니라 온 몸이 반응한다. 열이 난다던가 딸꾹질을 한다던가 하는.

단맛(당)을 좇아 진화해 온 인간의 숙명은 정설이지만, '쓴맛'에 대한 오해는 이 책에서 많이 풀렸다. 쓴맛의 그 절묘함. 음식에 활기를 불어넣어 주는 쓴맛은 다른 향미와 결합할 때 훌륭한 맛이 난다. 겨자과인 브로콜리를 엄청 혐오해서 징징거렸던 아들 부시의 에피소드 (엄마 부시 낸시가 자꾸 브로콜리 먹으라고 강요해서 자긴 정말 브로콜리가 싫다고 징징대자, 브로콜리재 배 농민들의 항의의 표시로 브로콜리를 갖다 줬다는 뭐 그런)를 통해서 인간은 유전적으로 쓴맛 수용기가 있는 사람과 아닌 사람이 있다고 한다. 커피나 맥주 등 쓴맛을 절묘하게 다룰 줄 알다면 그 음식은 인간에게 풍미라는 것을 던져준다.

3. '입이 짧은 사람'. 그게 나다. 양이 적다는 건 아니고 다양한 맛에 노출된 적이 없어서다. 엄마가 바빴다. 내륙 출신이란 영향도 있을 것이다. 그리고 80-90년대 학창시절을 보내면서 한참 즉석식품과 간식의 주식화 시대를 건너 왔다. 다양하게 먹은 것 같지만 사실상 맛의 범위가 좁다.

이 책 8장에 '대폭격' 이라고 표현한 부분에서 식품산업의 속살을 살짝 보여준다. 감자칩 개발 과정에 대해 다루고 있는데, 밍밍한 감자칩에 시즈닝을 가미하면서 '정밀하게 설계된 향미 충격을 감각에 전달함으로써 이윤을 올리는 산업적 향미의 틀' 로 다룬다.

감정도 그렇지만 미각도 위계가 있다. 로망스가 일부 귀족 계층의 전유물이었다면 지방의 맛, 단 맛, 술맛, 소스, 스파이스 등등은 상층부의 맛이었고 하위 계층이 전유할 수 있는 맛이란 건 칼로리면 족했다.

위계의 구조화. 지금이라도 뭐가 다르겠는가. 저 언설들을 보라. 음식을 두고 가해지는 말의 폭격들. 가끔 역겹다. 그냥 좀 조용히, 곱게 먹자. 이 미식가를 참칭하는 자들아!

각설하고 현대 음식에 가해진 대폭격은 사실상 과학의 총체이기도 하다. 그 과학의 스타트와 정점에서 살아온 나는 왜 한 그릇의 냉이 된장국에 소구하는가.

요리에는 미지의 영역이, 과학적으로 다 밝혀낼 수 없는 인간사가 깃들어서다. 미치광이, 도깨비의 존재가 있어야 역설적으로 삶은 삶으로 호명 받을 수 있다.

실험실 속에서 '감칠맛'의 극상은 끌어올릴 수 있지만, 겨울날 어묵꼬치 하나에 들어 있는 글루탐산의 총합이 그 순간 느끼는 감칠맛의 총체는 아니니까.

4. 아이들이 나를 진단하건대, 엄마는 '채소 집착' 이 심하다는 것이다. 유제품에 약하고 고기는 있으면 먹고 없으면 안 먹는. 특히 기름기 많은 음식은 먹으면 바로 설사로 이어져서 우리 아이들이 그토록 싫어하는 물에 빠진 고기(고깃국) 정도를 즐긴다. 그건 나의 수용기 문제다. 그러고보니 돌아가신 엄마가 그랬다. 유전 설계가 그렇다(고 우겨본다). 그런데 왜 너네들은 지방 친화적이니 ㅋ. 
그리고 사회적 맥락에서 '비만' 에 대한 두려움이 있어서일 거다. 그 연원은 좀 따져봐야 할 것 같고.

지방도 그렇고 수용기의 역할이 중요하다 단맛 또한 그렇다. 그건 생존을 위해 식량을 찾다가 이 식량을 비로소 요리라는 인간적 행위를 깃들여 향미 가득한 음식으로 전환시킨 인간 전환의 흔적이다. 책에 나와 있는 내용인데 정리가 어렵네.

5. 발효는 '문화적인 맛'이다. 발효는 인간의 생물학과 인간의 마음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쓰여 있다. 치즈와 술, 아이슬란드 발효 상어(설명은 거의 홍어와 흡사), 된장과 간장 등. 발효는 부패와의 전쟁을 제어하고 방어하는 과정에서 탄생했고, 각 지역마다 특징들이 있다. 한식만의 고유 영역은 아니라는 점. 그리고 여전히 '미지의 영역' 이 관여하는 가장 인간적인 맛이기도 하다. 과학실과 공장이 통제로 이루어질 수 없는 맛의 최초이자 최후 영역일.

다만 보르도도 상파뉴도 이제 평균기온이 오르고 와인/샴페인에 관여하는 지역적 조건이 변했다. 그렇다면 이 발효의 의미는 어떻게 변할 것인가.

인간은 과학으로 풍부하게 먹게 되었지만 그 과학 때문에 빈곤한 맛에 노출될 위험에 놓여 있다.

분자요리라고 해서 실험실 요리가 등장하고, 환경을 덜 위협할 방식. 고기는 먹어야하나 폭력적인 축산환경에 대비하여 고기를 대체할 단백질과 향미의 덩어리를 개발하려고 하지만, 음식이란 본질이 실증과학에만 갇혀있을 수 없는 역동성이니 그 향배가 어찌 되려나.


6. 그저 겸손하게 먹는 일을 다시 생각한다. 소비자 대중을 현혹할 그 언설들의 배제를 꿈꾼다. 스스로 가려 먹고 귀하게 먹는 수밖에 없다. 
진화의 총체를 먹고 있으면서 왜 점점 정신은 이따위로 고꾸라져 가는가. 맛은 과학실 안팎을, 사회의 안팎을 가로지르는 감각이지만 장사치들의 말들은 sns에 갇혀 있기 때문일 테지.

뭐래니. 밥 할 시간이다 --;
이 책을 통해서 브로콜리와 양배추를 싫어하는 우리 아이들을 '과학적으로 '이해하게 되었다는 건 슬픈 진실 --

 

a****6 2017.03.07. 신고 공감 1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미각은 어떻게 인간진화를 이끌어왔나
"미각은 어떻게 인간진화를 이끌어왔나" 내용보기
맛에 대한 쓰고, 달고, 맵고, 감칠맛 나는 이야기인간이 맛을 느끼지 못한다면 과연 무슨 즐거움으로 살아갈까?우리는 끊임없이 맛을 탐구하고 새로운 맛을 연구하며 발전되어 왔다. 최근 수많은 프로그램들이 이와 같은 맛을 찾아 떠나는 여행과도 같은 이야기로 가득하다. 그렇다면 인간이 느끼는 맛은 어떻게 형성되어 왔으며, 그 과정은 인간의 진화에 어떤 영향을 끼쳤을까? 그에 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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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에 대한 쓰고, 달고, 맵고, 감칠맛 나는 이야기

인간이 맛을 느끼지 못한다면 과연 무슨 즐거움으로 살아갈까?

우리는 끊임없이 맛을 탐구하고 새로운 맛을 연구하며 발전되어 왔다. 최근 수많은 프로그램들이 이와 같은 맛을 찾아 떠나는 여행과도 같은 이야기로 가득하다. 그렇다면 인간이 느끼는 맛은 어떻게 형성되어 왔으며, 그 과정은 인간의 진화에 어떤 영향을 끼쳤을까? 그에 대한 이야기가 존 매퀘이드가 지은 "미각의 비밀"(문학동네, 이충호 옮김)이라는 책이다. 저자는 이 책이 지구에서 생명이 탄생하던 여명기에서 시작하여 현재에서 끝나며, 분자 차원의 구성 요소로부터 몸과 뇌와 마음의 더 복잡한 차원까지 두로 살펴보면서 이 독특한 감각의 구조를 탐구하는 이야기로 설명하고 있다. 맛은 수억 년에 걸친 발달과정의 각 단계마다 더 깊이 그리고 더 복잡하게 성장했으며, 맛은 진화를 위한 추진력을, 그리고 최근에는 인간 문화와 사회를 새로운 방향으로 발전시키는 추진력을 제공했다는 것이다.

 

우리 인간이 느낄 수 있는 맛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 그 대표적인 것이 우리는 단맛, 짠맛, 쓴맛, 신맛, 그리고 최근 알려진 감칠맛으로 구분하고 있다. 각각의 맛을 느낄 수 있는 우리 혀의 위치도 까지 다섯 가지 맛을 느낄 수 있다고 한다. 우리는 순간의 기분에 따른 맛을 찾는다. 우울할때는 달콤한 맛을 찾는 것처럼 어쩌면 이 다섯 가지 맛은 우리 삶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이렇듯 저자는 혀 지도의 연구과정을 설명하고 이어서 맛의 탄생에 대해서 설명한다.

 

지구상에서 미각의 탄생 과정을 첫째, 체계적으로 먹이를 잡아먹기 시작한 단계, 둘째로 냄새를 통해 먹이를 사냥하게 된 단계 셋째는 뇌의 신피질의 발달로 맛이 뇌의 영역에서 감각과 기억과 행동 전략의 신경 패턴이 새로운 사건을 통해 끊임없이 갱신되고 형성되게 만든 단계, 네번째는 3색 시각의 등장으로 후각이 밀려나고 시각이 주도적인 역할을 담당하게 된 단계 마지막 다섯단계는 불을 사용해 조리를 함으로써 미각과 후각, 시각, 청각, 촉각이 향미 감각으로 합쳐지게 된 단계를 통해 변화해 왔다고 설명한다.

『우리의 조상 원숭이들이 열매를 우적우적 씹어 먹고 있을 때, 자연 선택은 다른 포유류의 미각을 아주 급진적으로 다른 방향으로 나아가게 했다. 둘 다 육지에서 진화한 고래와 돌고래는 바다로 돌아갔을 때 단맛과 쓴맛, 신맛, 감칠맛을 느끼는 능력을 읽고 오직 짠맛을 느끼는 감각만 남았다. 아마도 물고기를 통째로 삼켜 맛을 볼 필요가 없었기 때문일 것이다. 육식만 하는 고양잇과 동물들은 단맛에 무감각해졌다. 그리고 자이언트판다의 조상들은 육식을 포기하고 대나무로 식성을 바꾼 뒤에는 더 이상 감칠맛을 느낄 수 없게 되었다. 인류의 출현은 예상 밖의 상황 전개가 연속되면서 일어난 특이한 사건이다. 만약 지리적 조건과 서식지, 자연 선택, 그리고 운이 모두 정확하게 딱 들어맞지 않았더라면, 우리는 지금 이곳에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 본문 중에서 -

 

인간은 아주 다양한 향미와 요리, 그리고 다른 동물들에게서는 찾아볼 수 없는 미각의 유연성을 지니고 있다고 한다. 미각의 유연성을 보여주는 한 예를 들면, 우리는 왜 커피나 맥주의 쓴맛 또는 고추나 고추냉이의 매운맛처럼 본질적으로 불쾌한 맛을 선호하는 미각이 그토록 쉽게 발달했는지에서 해답을 찾는다. 성공을 거둔 종은 모두 다 환경에 잘 적응하게 되는데 우리 조상들이 살던 아프리카의 혼돈스러운 자연 환경은 그저 사바나나 잡목 덤불만 죽 펼쳐진 풍경이 아니었듯이 지금의 모습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었을 것이다. 이렇게 변화가 많은 서식지들 사이를 돌아다니면서 인간은 거의 어느 곳에서도 살아가고 번성하는 방법을 배우게 되었으며, 우리가 동아프리카 지구대의 거친 환경에서 살아남은 것은 장래의 세계 지배를 위한 준비운동이 되었다는 것이다.

 

이렇듯 인간의 미각은 인류의 진화과정과 더불어 발전되어 왔으며, 단순히 음식을 섭취하는 과정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삶의 많은 요소들과 어우러져 또다른 감정으로 표현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단순하게 생각해오던 소위 입맛이라는 것이 어쩌면 삶의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라는 생각은 우리가 건강이 좋지 않을때 입맛이 없다는 말을 하는 것과 연관지어 보면 쉽게 이해가는 부분이 아닐까 한다. 단순히 먹고 느끼는 맛을 떠나 미각에는 또다른 철학적 의미, 그리고 인류의 역사를 함께할 수 있는 좋은 이야기 거리가 된다는 사실을 느끼게 된다. 진화론의 또다른 한 축을 이해할 수 있는 것 같아 이 책이 인류를 이해하는데 좋은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 생각한다.

 

 

 

(이 리뷰는 예스24 리뷰어클럽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l***4 2017.03.05. 신고 공감 1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맛은 단순한 혀의 즐거움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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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는 이성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지 않으며, 우상과 욕망의 힘에 지배를 받는다"플라톤은 [향연]에서 일체의 음식을 거부하고 마음을 깨끗하게 유지했다.지금은 맛을 즐기는 것을 넘어- 맛있는 집을 홍보하고, 맛있게 요리하는 방법을 알여주고, 맛있게 먹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TV프로그램 중 하나가 된 시대다.'맛'이 유행의 한가운데에서 베스트셀러를 넘어 스테디셀러가 되어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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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는 이성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지 않으며, 우상과 욕망의 힘에 지배를 받는다"

플라톤은 [향연]에서 일체의 음식을 거부하고 마음을 깨끗하게 유지했다.


지금은 맛을 즐기는 것을 넘어- 맛있는 집을 홍보하고, 맛있게 요리하는 방법을 알여주고, 맛있게 먹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TV프로그램 중 하나가 된 시대다.

'맛'이 유행의 한가운데에서 베스트셀러를 넘어 스테디셀러가 되어 가고 있다.


그리고 그 맛을 향한 가치는, 인정받기 시작한지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오히려 금식과 자제가 더 올바른 것으로 주장되기도 했다.

추앙받는 철학자 중에 하나인 플라톤의 욕망에 지배당해서는 안된다는 말은, 욕망을 추구하고 맛을 탐미하는 현대인에게는 그저 옛날 얘기일 뿐이다.  


고대부터 지금까지 가장 각광받는 맛은 단맛이다.


아주 먼 옛날에 단세포 생물들은 더 많은 당을 섭취하기 위해 서로 합쳐졌을지도 모른다.


지금은 당이 우리의 건강을 위협하고 있지만, 이것 또한 진화의 한 부분이다.

우리 몸은 당을 소량만 섭취할 수 있는 환경에서 진화했다.

곡류 또한 고기를 사냥해서 섭취하던 구석기 시대에 비해 아주 짧은 역사를 가지고 있기에 많은 탄수화물 섭취는 우리의 건강을 위협한다.


사냥과 음식섭취는 생명을 끝없이 자동갱신시켰다. 미각은, 시각이나 청각 혹은 섹스보다 중요하게, 우리 자신을 만들어냈다.


진화의 한가운데 미각이 있다.

각각의 식물들과 동물들은 살아남기 위해 스스로를 맛으로 보호해 왔다.

그러니까, 독이 든 맛, 쓴맛, 매운맛등으로. 


장미는 가시를 발전시켰고, 고추는 캡사이신을 함유하게 되었다.

매운맛은 동물의 접근을 막는다.


거의 모든 동물이 매운맛을 즐기지 않는다고 한다.

인간은 오히려 가장 매운 맛을 향해 끊임없이 연구하고 있지만, 


고추가 세계 각지의 요리에 단골 재료로 쓰인 것은 불과 500년 사이에 일어난 일이다.


인간이 왜 이렇게 매운 맛에 열광하게 되었는지는 명확한 과학적 근거가 없다.

매운 맛이라는 향미가, 새로운 풍미를 가져다 주었다는 것만이 명확하다.


향미는 모든 과학의 교차점에 자리잡고 있다.


하나로는 무맛에 가까웠던 것들이 함께 하면 감칠맛을 일으킨다.

과학자들은 감칠맛을 과학적으로 증명하고 싶어한다.

때로는 요리사들이 과학자들처럼 연구하고, 새로운 감칠맛을 만들어내 미각을 잃은 환자들에게 도움을 주기도 한다. 


맛은 더이상 단순한 혀의 즐거움이 아니다.

문화이기도 하고, 과학이기도 하고, 어떤 이에게는 인생의 목표이기도 하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에게, 삶의 일부분이다.

더 맛있는 것을 먹고자 하는 탐구.

심심한 일상에 활력을 주고자 하는 의미.

스트레스를 풀어줄 중요한 요소.


그런 의미에서, 자기전에 내일 아침에 무엇을 먹을 지 고민해봐야겠다.

내일 점심은 내일 아침에 고민해도 되니까, 일단은 아침부터.



r****o 2017.08.20.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