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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 경험이 있다면 더 가슴에 와닿는 맛깔나는 이야기들
"사업 경험이 있다면 더 가슴에 와닿는 맛깔나는 이야기들" 내용보기
장돌뱅이에게 왜 시간이 자원인지 이야기를 하나 하자. 엄동설한에 강원도 어느 시골 장을 찾았다. 장을 따라 돌아다니는 장돌뱅이 노릇을 하자면 봄과 가을은 서늘하여 그런대로 돌아다닐만하지만 여름은 덥고 겨울엔 몹시 추워 고생을 하지 않을 수 없다. 한겨울이라면 영하 15, 16도가 보통인 장바닥에서 칼바람이 살을 가르는 추운 새벽길을 떠나는 고통이야 어디 비할 데가 있을
"사업 경험이 있다면 더 가슴에 와닿는 맛깔나는 이야기들" 내용보기

장돌뱅이에게 왜 시간이 자원인지 이야기를 하나 하자.

엄동설한에 강원도 어느 시골 장을 찾았다. 장을 따라 돌아다니는 장돌뱅이 노릇을 하자면 봄과 가을은 서늘하여 그런대로 돌아다닐만하지만 여름은 덥고 겨울엔 몹시 추워 고생을 하지 않을 수 없다. 한겨울이라면 영하 15, 16도가 보통인 장바닥에서 칼바람이 살을 가르는 추운 새벽길을 떠나는 고통이야 어디 비할 데가 있을 것인가. 추위로 팔다리가 뻣뻣해져 힘들기만 하다.

나이든 축이라면 뼛골이 시린 속을 술로 덥게 하는 사람이 있지만 술이 깨면 도리어 추위가 더 심해진다.그래서 장돌뱅이들은 비상을 염낭쌈지에 넣어 가지고 다니다가 추위를 잊기 위해 쓰곤 했다. 싸라기만큼 먹고 나서 길을 걸으면 아무리 추운 날이라도 몸이 후끈 달아올랐다고 한다........

일반적으로 장돌뱅이가 지고 다니는 지게는 여느 지게와 다른 쪽지게였다. 그 모양새는 지겟다리가 길다. 사타구니에 가래톳이 서도록 돌아다닐 때 지게를 작대기로 받쳐놓고 느긋하게 쉴 짬이 없다. 늦은 밥 먹고는 파장 가는 꼴이라 남보다 먼저 걸어야 물금 좋게 팔게 아닌가. 그러니 길을 가다 힘들면 지게를 지고 서서 쉰다. 서서 쉬기 위해서는 지겟다리가 길어야 했다.....(192p)

 


어떤가? 돈 한 푼 벌기 위해 옛사람들이 얼마나 노력을 했고, 또 지금 나는 얼마나 힘을 쏟아야 하는지가 몸으로 느껴지지 않은가? '사업하기 너무 힘들다'라는 말을 백 마디 듣는 것보다 이런 이야기 하나가 훨씬 더 가슴에 와 닿지 않은가?

이 책은 이런 식으로 '이야기'를 들려준다.

이 책은 읽어갈수록 생각 외로 내용이 괜찮은 책이다.

처음에 제목을 보고 어디서 본듯한 책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또 비슷한 책 한 권 나왔나보다라고 했다. 그런데 내용을 보니 그게 아니다.

 


이 책은 부자가 되는 '기술'을 알려주지 않는다. 그보다는 더 원론적인 철학을 들려준다. 즉 고기를 잡아주지 않고 고기 잡는 방법을 알려준다. 우리나라 '부자되는 책'은 대부분 고기를 잡아준다. 고기를 직접 잡아주면 참 편하다. 하지만 편한 대신 고기를 먹고 싶을 때마다 고기 잡아주는 사람에게 부림을 당해야 한다. 그에 비해 고기 잡는 방법은 배우기 힘들고 괴롭지만 자유와 발전을 약속한다.

이 책은 바로 그 '고기 잡는 방법'에 대해 근본적인 마음가짐을 말하고 있다.

 


 

사업하는 사람이라면 새겨봐야 할, 그리고 곰곰이 생각해봐야 할 대목들이 참 많이 나온다.

 

-...기껏 자본만 가지고 하는 사업이래야 은행 등의 금융업이나 부품소재형 제조업뿐이다. 장사의 성패는 규모가 아니라 균형과 짜임새에 있는 것을 명심하라.(30p)

 

- ...장사에 어섯눈이 띄기 시작할 무렵 가장 많이 하게 되는 말이 "경기가 나쁘다"이다. 정작 장사가 잘 안 되면 자신의 머리가 나쁜 탓은 하지 않고 경기가 나쁜 것을 탓하면서 어물쩍 책임을 전가해버린다.

물론 경기가 나쁜 것은 장사가 안 되는 원인이 된다. 하지만 그 원인 때문에 돈이 벌리지 않는다는 사고방식은 잘못이다. 경기가 나쁜 것은 돈이 벌리지 않는 원인이 아니라, 단지 상인들 모두에게 주어진 공통의 조건에 불과하다. 어떻게 보면 극복해야 할 환경이라고 해도 좋다.... 누구탓이다 떠들어댄다고 해서 돈벌이가 될 리는 없다.

제아무리 불황이라고 하지만 그 가운데서도 번성하는 축이 있다. 왜 그런가? 그 원인은 길미를 노리는 수완이 다르기 때문이다. 만약 다른 장돌뱅이와 같은 방법을 쓰고, 같은 상품을 팔고, 같은 삶의 태도를 가지고 있으면 대번에 과당경쟁에 빠져.....(31p)

 

-...엄밀히 말해 장사에서는 노력한 만큼만 벌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낭패를 두려워 말고 상로를 트기 위해 무엇이든 꾀해야 한다. 만약 낭패를 보더라도 그것을 통해 새로운 지혜와 재도약의 경험을 얻을 수 있다.(90p)

 

- ...장시의 물리를 익히자면 장사수완보다는 아귀다툼에 시달리고 무뢰배 왈패들에게 시달려 봐야 때를 벗을 수 있다. 세상에 굴러다니는 돈을 남보다 먼저 차보려면 이것도 하나의 경쟁이다.(132p)

 

- ...어차피 돈은 버는 사람이 임자가 아니라 쓰는 사람이 임자.../ 즉, 죽은 돈을 절대로 쓰지 않는 것이 원칙이다. 제 돈을 제 맘대로 쓰더라도 산 돈과 죽은 돈을 구분해야 한다. 산 돈이라면 자기 자신이 납득해서 쓰는 돈, 바꿔 말하면 쓴 돈이 상대방을 기쁘게 하거나, 쓴 뒤에 '이 돈은 참으로 쓰길 잘했다'하고 진정으로 생각할 수 있는 돈을 말한다.(161p)

 


 

저자가 국문학을 전공해서인지 낱말 씹는 맛 또한 일품이다. 

"이런 개발에 편자 박을 놈! 귀에 떡살이 박히도록 일렀거늘....."

어디서 이런 맛깔스런 우리 말들을 찾아냈는지, 읽어가면서 국어사전을 찾아봐도 없는 말들이 많아 '우리말사전'에서야 뜻을 찾게 된다.

그리고 저자 약력란을 보다가 이번 해 6월달에 암으로 운명을 달리했다는 걸 보고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이렇게 재미있게 글을 쓸 수 있는 분이 너무 일찍 가셨다는 생각에 더욱 아깝다.

저자의 유작이 된 이 책에서 결국 저자가 이 책에서 우리에게 들려주고 싶었던 이야기는 이것이 아니었나 한다. 

 

.....충주 지방에 살았던 만석지기 조륵과 관련한 이야기가 전국에 퍼져 '자린고비 이야기'로 구전되는데 그가 모았던 많은 재산을 흩어버린 내력은....

조상에게 물려받은 땅 한 뙈기 없이 거시기 두 쪽만 차고 사내가... 하루는 '화복은 자기에게서 나오느니 구하려는 자가 힘쓰면 얻어지는 법. 싸라기 한 톨이라도 천금같이 아끼기로 가법을 삼아 만석을 채운 후에 재물을 쓰리라'고 다짐하였다.

빌어먹다시피 하며 남의 집으로 떠돌아다니며 머슴도 살고 삯짐도 지고 할 무렵 우연히 횡재를 하였다. 수족이 닳아지도록 부지런히 치산을 하는데, 인가가 없는 길가에서 계란 하나는 주었다. 아는 집에 맡겨 놨더니 암평아리요, 낳는 족족 암놈이어서 조륵의 재산은 기하급수로 불어났다.

그로부터 무슨 일이고 손만 대면 수지가 맞아 만석 규모의 재산을 모을 때까지 재산이 들어.... 단 하나도 나가는 조짐이라곤 보질 못했다....

그러던 것이 수십 년... 한 밤중에 족제비가 닭 한 마리를 물어갔다. 조륵은 이것은 장차 재산이 나가려는 징조라 생각하고....

아무날 동네 사람들을 위해 돼지를 잡고.... 다리를 놓고 둑을 쌓아..... 농지를 무상으로 분배해주었다.....

일생 모은 재산을 뜻있는 일에.... 다 써버리고 65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203p)

a*****s 2009.11.12. 신고 공감 3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