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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지에 열광할 때가 있었다. 그 시절은 주로 어린 시절이었다. 많이 어린시절에는 주로 명절에 하는 TV어린이 만화가 그렇게 재미있었다. 커다란 반월도를 휘두르며 침착하게 적을 무찌르는 관운장에 반했고, 커다란 덩치에 온몸에 난 털복숭이 장비가 커다란 옹기 가득한 술을 마시는 장면이 인상 깊었다. 그래도 삼국지의 백미는 뭐니 뭐니 해도 유현덕이란 이름처럼 덕을 온몸에 품은 듯한 유비의 자애로운 인상과 신출귀몰하는 제갈공명이 야비하고 악마같은 조조를 물리치는 장면이었다. 좀 더 커서는 중국에서 수입한 엄청난 스케일의 TV시리즈물 삼국지가 나를 전율케했다. 그 당시만해도-물론 아직도 그 엄청난 스케일을 넘는 우리나라 드라마는 없다.-드라마로는 그런 정도의 스케일을 못만드는 우리나라였기에 더 재미있었다. 그리고 고대 전쟁에서 벌어지는 엄청난 수 싸움은 도저히 고대인들이라고 믿기 어려운 지혜들이 담겨있었다.
책 '제갈량 읽는 CEO'는 이런 나의 모든 생각을 뒤집어 버렸다. 제갈량 읽는 CEO라고 해서 제갈량의 영웅적인 면만을 부각하고 거기에서 현대에 맞게 적용하는 여느 자기계발서라고 생각하면 너무나 큰 오산이다.-나도 그렇게 생각하고 읽었고 그리고 당황했다.-이 책에는 우리가 아는 난세의 영웅 제갈량은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나관중의 삼국지는 제갈량을 너무 영웅화 시킨 나머지 진실을 왜곡하고 신화를 만들어 버렸다고 비판하고 있다. 그래서 그의 장점만을 부각하고 거기에 초월적 능력을 덧댄 기인으로 만들어 버렸다는 것이 저자의 판단이다. 솔직히 최근에 삼국지를 보면서 나도 한가지 의문이 들긴 했다. 제갈량과 유비 의형제들이 그렇게 훌륭하고 삼국지의 주인공으로 등장하는데 왜 그들은 대업을 이루지 못했을까? 삼국지의 제갈량의 능력은 거의 신의 경지인데 왜 그는 승리보다 패배를 많이 했을까? 이런 의문들이다.
생각해보면 우리가 대부분 미디어에서 노출된 삼국지는 제갈량이 가장 성공적으로 승리를 이끈 적벽대전들이다. 오히려 저자는 기다림으로 제갈량을 지치게 만들어 전쟁을 승리로 이끈 조조의 책사인 사마의가 더 지혜로운 책략가로 표현하고 있다. 그래서 이 책은 후대가 칭송해 마지 않는 제갈량의 업적들이 조작되었을 가능성도 내포하고 있다. 왜냐하면 그가 세운 공적이란 것들이 자세히 뜯어보면 사실 촉나라가 전쟁에 질 수 밖에 없었다는 것을 현대적이고 지정학적 관점에서 자세히 풀어주고 있다. 물론 이렇다보니 책이 좀 논문 같은 느낌을 주게 하지만 색다른 관점으로 볼 수 있어 흥미로운 부분이 많이 있다.
제갈량의 대표적인 업적인 '융중대책' 즉 천하를 위.촉.오로 삼분하는 전략이란 것이 가장 미약했던 유비를 위와 오의 대등한 삼국으로 만들면서 천하를 도모하려 했다는 설과는 다르다는 것이다. 사실은 이것이 촉이 망할 수밖에 없는 제갈량의 대표적 실패작이라는 것이다. 당시 가장 강력했던 북쪽의 조조를 대항하기 위해 동쪽의 손권과 손을 잡은 것은 아주 잘한 일이었지만 그가 꼭 차지하려했던 형주와 익주는 함께 끌고 가기에는 너무나 다른 성격의 지형이고 서로가 거리가 너무 멀었다는 것이다. 결국 형주는 손권에게 뺏기고 유비의 의형제 관우장군은 죽고 만다. 그의 전략이 빗나간 것이다. 첫 단추가 잘못 꿰어진 촉나라는 쇄락의 길을 걷고 만다. 적벽대전의 영광은 그렇게 사라진 것이다.
저자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그의 인재등용에 있어서의 독선, 부하들을 믿지 못하고 혼자서 모든 일을 처리하다가 결국 과로로 죽은 그의 잘못된 권한부여 또한 비판한다. 읽다보니 내가 어렸을 때 마음 속 영웅으로 여겼던 제갈량이 산산조각 부서지는 것 같아 안타까웠다. 물론 저자는 제갈량이 27세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유비에게 삼고초려를 당할만큼 지혜가 뛰어난 책략가였다는 것을 인정한다. 그리고 손권의 주유를 끌어들여 적벽대전을 승리로 이끈 그의 능력을 인정하고 있기는 하다. 또한 유비에 대한 그의 충성심 또한 당시 모든 권력을 쥐고 흔들었던 그로서는 하기 힘든 선택이라고 할만큼 의리와 도리를 아는 자로 표현한다.-나중에 이 부분도 사실 자신의 권력을 유지하기 위함이었다고 비판하기는 한다.^^-하지만 중간 중간 반복되어지는 나관중의 삼국지에 나오는 제갈량은 인공적으로 만들어진 신화에 불과하다고 고발하는 듯한 말투는 제갈량에게 개인적으로 억한 심정이 있나 싶기도 하다. 결국 이런 류의 책으로는 드물게 영웅의 영웅성을 철저히 해체함으로써 교훈을 찾아내는 요즘 보기 드문 글을 만들어냈다. 혹시 저자 또한 자기 생각을 너무 강요하는게 아닐까 싶은 생각도 든다. 어쨌든 이 책은 제갈량을 찬양하는 책이 아니다. 그도 인간임을 새겨주고 싶은 친절한 저자가 만들어낸 영웅 해체서이다.^^ 삼국지에 대한 색다른 관점을 보고 싶다면 한번 읽어볼만 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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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라면서 소설 <삼국지>를 열 번도 더 읽은 기억이 있다. 만화로, 영화로, 중국 대륙판 드라마로도 보았다. 가끔 심심할 때 책장 펼쳐지는 대로 들고 띄엄띄엄 읽었던 것 까지 합하면 내가 읽은 책 중 가장 많이 반복해서 본 책이 바로 삼국지일 것이다. 이 책 역시 처음에는 삼국지에 나오는 인물을 제목으로 달았기에 주저없이 집어들었다. 한 대기업에 몸담은 직장인인 나는 소설 삼국지 때와는 또 다른 시선으로 이 책을 읽었다. 이 책은 '인간' 제갈량의 이야기였다. 제갈량의 행적에 대해 칭찬 일색인 책에 아니어서 좋았다. 어차피 우리 삶은 성공과 실패, 좌절과 아픔의 조각들로 이루어지는 것 아닌가. 요즘 우리가 사는 시대가 제갈량이 살던 삼국 시대와 비슷한 점이 많다는 걸 느꼈다. 그가 살았던 삼국시대처럼 무한 경쟁 사회에서 나는 무엇을 향해 나아가고 있는가.. 무엇을 위해 나아가고 있는가.. 내 삶을 지탱하는 나만의 신념은 무엇을까.. 책을 읽는 내내 나는 이런 생각을 해봤다. '인간' 제갈량 덕분에 난 요즘 내 일상을 자주 되돌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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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관중의 ‘삼국지연의’에 나타난 제갈량의 모습과 사상은 사실이상의 내용으로 과대 포장하여 제갈량을 신격화한 부분도 다분히 담고 있다. 유비 사후의 충성심과 청렴결백이 다른 영웅들보다 부각되는 부분도 있지만, 그의 지혜나 행동을 과장한 부분도 적지 않다. <제갈량 읽는 CEO>의 저자 홍자오는 제갈량의 지혜와 성품을 과장하지 않고 사실적인 내용을 바탕으로 리더로서의 진면목과 교훈을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전달하려 노력한 서적으로 평하고 싶다.
‘삼국지연의’의 주인공은 제갈량이다. 조조는 삼국을 통일하는 데 큰 공헌이 있는데 ‘간웅’이나 ‘간적’으로 불리지만, 삼국 중 가장 먼저 멸망한 초나라의 인재들은 영웅으로 칭송을 받는 이유는 나관중의 ‘삼국지연의’에서 비롯된 것이라 할 수 있다. ‘삼국지연의’의 묘사한 제갈량은 난세의 영웅이고 충군의 대표자이다. 유비 사후의 ‘육출기산’은 유비에 대한 충성심을 단적으로 보여준 전쟁이었다. 그 전쟁으로 자신도 죽음을 맞이하고 ‘촉’에게 많은 후유증을 남겨 결국 멸망의 길을 걷지만, 전쟁의 패자이기보다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충성을 다한 영웅으로 역사의 주인공으로 남게 되었다.
이 서적은 삼국지를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술술 책장이 넘어가도록 구성되어 있다. 삼고초려 전부터 널리 알려진 <융중대책>, <적벽대전>, <육출기산>등 역사적 사실을 단계별로 재분석하며 흥미를 자아냈으며 신이 아닌 인간으로서의 제갈량을 분석하여 리더로서의 장단점을 제시하여 독자들이 판단하도록 유도했다.
제갈량은 유비의 초려를 받아들이기 전 직접 농사를 지으며 학문에 정진한 사람이었다. 그의 풍부한 지식으로 <융중대책>이 나왔으며 한줌 땅도 없던 유비에게 ‘촉’나라를 선사했다. 가장 열악한 조건의 유비에게 최선책으로 ‘오’나라와 연합하여 <적벽대전>을 승리로 이끈 후 흉중을 손에 넣고 익주를 얻기 위해 노력하다 관우에게 맡긴 흉중을 ‘오’나라에게 빼앗기고 관우마저 사망한다. 관우에 대한 복수심으로 ‘오’나라와 전쟁을 벌인 유비는 유언으로 나약하고 무능한 아들 유선을 제갈량에게 부탁을 하고 세상을 떠난다. 유비가 세상을 떠난 후 모든 권력이 자신에게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육출기산>을 하며 위나라와의 전쟁의 선봉에 서서 유비에게 충성을 다하다 세상을 떠난다. <육출기산>은 군사력과 경제력이 우월한 ‘위’나라를 공격하는 불가능한 전투였지만 군신의 예를 다한 전투였으며, 제갈량이 죽기 전 안전한 후퇴를 위한 전략은 제갈량의 지혜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이다.
제갈량의 충성심이 첫 번째 장점이었다면 두 번째는 법치를 바탕으로 ‘촉’나라를 바로 설 수 있는 법치국가를 만든 부분이다. 삼국시대의 경우 지방 세력이 권력을 휘두르고 부정부패가 만연한 법의 기강이 무너진 사회였다. 제갈량은 공명정대하게 상벌을 내리고 엄격한 규율을 세웠으며 사사로움에 치우치지 않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촉’나라의 대부분의 관리는 청렴결백하고 솔선수범하는 제갈량을 본받아 국민의 존경을 받았다. 또한 자식교육을 중시했으며 근검을 입신의 근본으로 교육했다. <아들을 훈계하는 글>(외조카를 훈계하는 글><형 제갈근에게 아들 교에 대하여 알리는 글>등에 나타난 그의 글에서 그의 엄격한 가정교육이 잘 나타나 있다. <육출기산>에서 자신의 아들에게 식량 운송을 시켰으며, 촉나라가 망할 무렵 아들과 손자는 소신을 굽히지 않고 죽음을 택해 “삼대가 모두 충정을 지켰다”는 칭송을 받을 정도였다.
제갈량의 리더로서의 자질에서 단점은 후계자를 양성하지 못한 부분이었다. ‘촉’나라에 인재가 부족한 상황이라고 하지만 모든 일을 자신이 계획하여 관리하다 보니 피로가 쌓일 수밖에 없었으며 적당한 후계자를 양성하지 못한 부분은 제갈량의 약점이었다.
정치지도자들에게 가장 칭송받는 제갈량은 솔선수범과 청렴결백을 바탕으로 법치주의를 바로 세웠다. 최고의 지도자가 법을 지키는데 관리가 사욕을 채우기 불가능하고 목숨 바쳐 충성하는 지도자를 본받지 않을 수 있을까. 자신의 이상과 꿈을 위해서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 없는 인생을 산 제갈량은 명예와 이익을 추구하지 않고 국가와 국민을 위하는 곧은 마음으로 나라를 다스린 지도자중의 지도자라 하겠다. 그의 장점과 단점을 보면서 인생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고 CEO로서의 자질을 반성하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조직의 리더이거나 리더가 되기 위해 준비하는 모든 분들에게 강력 추천하고픈 싶은 서적이다.
명예와 이익을 추구하지 않고 큰 뜻을 품어 순수하게 학문을 익히며 근검하고 올바른 품성을 기르도록 내햐 한다. p 77
"뜻이란 높고도 원대하야 하고, 선현들을 우러러 존경해야 하며, 사사로운 정과 사악한 욕심을 끊고 의심과 고집을 버려야 한다. <중략>다른 사람의 의견을 물어보는 일을 게을리 하지 말며, 원망과 회한을 삭일 줄도 알아야 한다. p 159
제갈량의 특징을 꼽으라면 ‘자신을 엄격하게 다스리고 책임을 다하는 신념’이다. p18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