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즈음 아주 핫한 배우가 있는데, 그 사람이 바로 정해인이다. 손예진과 드라마에 나온다던데 나는 아직 드라마를 본 적이 없다. 이 정해인이라는 배우가 바로 정약용의 6대손 직계 후손이라고 하는데 그는 자신의 선조가 쓴 ‘유배지에서 보낸 편지’를 읽었을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어쩜 정약용의 집안사람들은 정약용이 쓴 책으로 공부를 하고 태교를 하지 않았을까? 그런 생각을 하면 웃음이 나온다. 시간이 흘러 할아버지의 할아버지, 할아버지는 돌아가셨지만 그분의 흔적이 남아 후손들에게 뭔가를 남길 수 있다는 게. ^^
인터넷도 없던 시기. 척박한 남도 땅에서 유배 생활을 하며 붓을 놓지 않고 사랑하는 아들과 둘째 형에게, 그리고 제자들에게 편지를 보낸 정약용. 정조의 총애를 받았던 그가 유배를 가 몸을 낮추고 살기 위해 얼마나 마음가짐을 단단히 했을지, 그리고 폐족이 된 자신의 가문이 어떻게든 살기 위해 뭐든 조심했을 그 마음이 안타까워 착착한 마음이 든다. 웬만한 정신력이 없다면 이런 세상 살아서 무얼 할까 하면서 자살했을지도 모를 상황이지만 그는 마음을 단단히 먹고 자신의 아이들에게도 다양한 충고를 해준다. 그래서 그랬을까? 다산 정약용은 한자가 생긴 이래 가장 많은 저술을 남긴 대학자라고 한다. 어쩜 유배를 갔기 때문에 더 학문에 매진했을 수도 있지만 그런 상황 속에서 책을 쓰고 편지를 쓰며 자신의 마음을 잡는 그의 올곧음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책을 읽는 동안 고개를 끄덕였고, 정약용의 입장이 되어 생각해 보기도 했다. 아버지 입장에서 아들에게 편지를 쓴다면 어떤 내용을 적을지 상상하며 책을 읽었다. 시대적 상황을 고려하면 그 입장이 충분히 이해되면서도, 나는 21세기를 사는, 그것도 시어른을 모시고 사는 입장인지라 정약용의 모든 글에 동의하지는 않는다. 오늘 이 책을 읽고 수업을 했는데 다양한 의견 덕분에 토론 수업이 재미있었다. 나보다 연배가 있으신 분들은 정약용의 글에 감동 했다고 하지만, 내 연배나 나보다 어린 사람들은 책을 읽으며 답답하다는 생각을 했다고 한다. 나 역시도 같은 생각을 했다. 이렇게 대단한 사람 밑에서 아니 이런 사람이 아버지라면 얼마나 숨막힐까 부터 시작해 단정적 말투나 격한 비유는 때론 거부감을 느끼게 한다. 시대적 한계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에 그 입장을 충분히 이해하면서도 소심하고 평범한 내 입장에선 대학자의 모든 의견이 본받기엔 너무 멀다는 생각이 든다.
그럼에도 인간적인 정약용 선생을 볼 수 있는 부분도 있어 책 읽는 즐거움이 있다. 바로 개고기를 삶아 먹는 법에 대한 부분이다. 둘째 형에게 보내는 편지 편에 있는데 그는 5일에 한 마리씩 개를 삶는 걸 결코 빠뜨리지 않겠다고 말한다. 1년 365일 52마리의 개를 삶아 충분히 고기를 계속 먹을 수 있다는 정약용. 프랑스 사람들이 이 글을 읽으면 놀라 자빠질지도 모르겠다. ^^
책을 읽으며 이런 생각을 했다. 기회가 된다면 강진에 있는 다산 초당에 가보겠노라고. 그곳에서 다양한 책을 썼을 그를 상상해보고 싶다. 유배지에서 그는 어떤 생각을 했을까? 한적한 그곳에서 농사를 지으며 세상을 원망하지는 않았겠지? 어찌 되었든 폐족이지만 이후 집안이 멸문 당하는 일은 없었고, 200년이 넘게 흐른 지금 그의 6대손 손자가 배우를 하고 있으니 그는 하늘에서 이곳을 내려 보며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그렇게 강조하던 독서를 계속 하는 손자가 아닐지라도 사람들의 마음을 설레게 하는 손자가 되었으니 괜찮다고 말하지 않을까? ^^
|
|
한자가 많아 사전을 찾아 함께 글을 읽어내려가기를 권합니다. 이런 수고스러움이 있을지라도 이 책은 여러 세대에 걸쳐 두고 두고 읽혀져야 함은 어려운 상황에서도 옳곧은 기상과 곳곳한 정신을 배울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 책을 읽은 누구든지간에 책을 읽는 내내 정약용 선생의 훌륭한 지식적 면모와 학문태도를 보고 끊임없는 경탄을 내뱉을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유배라는 힘든 상황에서도 500권의 책을 저술했다는 것은 그가 평소 학문을 대하는 태도가 어떤지를 잘 드러내어 주고 있습니다. 더불어 그의 진보적인 실학사상에 한발짝 더 다가간 기분입니다. 왜 고전도서를 곁에두고 늘상 읽어야하는지 이번에 더 확실히 알게 되었습니다. 정약용 선생이 아들들에게 권한 여러 고전도서도 이번에 함께 읽어내려 갈 작정입니다. 200년이라는 세월이 흘러도 여전히 다이아몬드처럼 빛나는 글, 깨우침의 사상들이군요. |
|
몸은 멀리 떨어져 있어 살갛게 보살필 수 없지만 어긋날까 하는 걱정스러운 마음이 글 하나하나에 담겨져 있다. 독서하고 어른을 섬기고 비굴하지 말고 등 내 아들에게 편지를 써야겠다. 문자가 아닌 손 편지를 과연, 무엇을 즐 수 있을까? 다산은 자신의 저작을 주었지만 내게는 무엇이 있나? 지금 쓰고 있는 에세이라도 남겨야겠다. 아빠가 어떻게 살아왔는지 알려주고, 좋은 생각을 줘야겠다 |
|
『유배지에서 보낸 편지』 조선 정조임금 시대의 위대한 실학자 정약용. 그는 1801년 40세의 나이에 신유사옥에 휘말려 유배지로 귀양을 떠났다. 이 책은 정약용이 18년 동안 보낸 편지를 묶은 책이다. “1부 두 아들에게 보내는 편지, 2부 두 아들에게 주는 가훈, 3부 둘째형님께 보낸 편지 그리고 4부 제자들에게 당부하는 말“ 총 4부로 나눠져 있다. 엄한 아버지, 다정다감한 동생, 올바른 스승의 면모가 진솔하게 편지글에 담겨있다. 둘째 형님 정약전과 이별할 때 쓴 율정별과 막내 아들을 잃고 쓴 농아광지는 참고로 찾아 읽고 눈물을 흘리지 않을 수가 없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