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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일 수 없는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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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헌정 사상 첫 탄핵 대통령하면 바로 생각나는 것이 있다. 세월호 7시간, 한일 위안부 합의, 그리고 국정 역사교과서다. 국정 역사교과서는 ‘불통’의 면모와 함께 추악한 의도를 드러낸다.  모든 학생이 국가가 만든 하나의 교과서로 공부하고, 그 교과서에 논쟁적인 질문을 던지지 못하도록 한다면 그것은 역사 교육이 아니다. 그런데도 권력이 앞장서서 국정화를 추진한 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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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헌정 사상 첫 탄핵 대통령하면 바로 생각나는 것이 있다. 세월호 7시간, 한일 위안부 합의, 그리고 국정 역사교과서다. 국정 역사교과서는 ‘불통’의 면모와 함께 추악한 의도를 드러낸다.

 

모든 학생이 국가가 만든 하나의 교과서로 공부하고, 그 교과서에 논쟁적인 질문을 던지지 못하도록 한다면 그것은 역사 교육이 아니다. 그런데도 권력이 앞장서서 국정화를 추진한 것은 역사 인식을 정치적 쟁투의 수단으로 삼으려 하고, 그 과정에서 국민의 기억을 통제함으로써 그것을 의도하는 이들의 생각대로 미래를 만들고자 하는 일이다.

                                                                                     -p. 8 

 

누구나 알다시피 역사는 하나일 수 없다. 시기에 따라 입장에 따라 역사 인식은 달라지기 마련이다.《하나일 수 없는 역사: 르몽드 ‘역사 교과서’ 비평》은 그러한 역사 인식을 제대로 보여준다.

 

《르몽드 세계사》를 통해 현대 세계를 읽는 참신한 시선을 보여주었던《르몽드 디플로마티크》편집진은《하나일 수 없는 역사: 르몽드 ‘역사 교과서’ 비평》을 통해 이번에는 과거와 그것을 기억하는 오늘날의 역사 인식에 주목했다. 이 책은 19세기 산업혁명에서부터 다가올 미래까지 프랑스 고등학교 1~3학년 역사 교과서 프로그램을 망라하고 있다. 77개의 주제를 총 10개의 장으로 구성한 이 책은 강대국 위주의 주류 역사학을 거부하며, 단순히 사건의 진실을 알리는 데 그치는 게 아니라 사건을 설명하고 서로 다른 관점을 밝혀 보임으로써 기존의 상식을 뒤흔든다. 그동안 역사 기술에서 합당한 지면을 부여받지 못한 비(非) 강대국들이나 비주류 인물들에게도 관심을 갖고, 승리자와 패배자에게 공정한 가치를 부여하는, 즉 역사를 개별적으로 그리고 동등하게 다루려 한다.

여기에 각 주제별로 프랑스, 미국, 영국, 중국, 일본, 카메룬, 시리아, 알제리, 이스라엘, 쿠바 등 18여 개국의 중·고등학교 교과서 내용을 발췌하여 비교사적 관점에서 역사 교과서의 내용을 검토하고 있다. 역사를 이해하는 서로 다른 시선이 자연스럽게 경합하게 함으로써 주체적인 역사 인식을 돕기 위함이다.

                                                                                   -p. 6

 

 

첫 주제는 ‘19세기는 자유주의의 산물?’이라는 물음에서 시작된다. 책은 19세기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자유주의 이면에 자리하고 있는 식민지 정복전쟁에 집중한다. 그러면서 “19세기와 자유주의를 동일시하는 것은 수많은 갈등과 모순을 은폐할 뿐만 아니라, 줄곧 다른 열린 가능성을 모색해 온 정치적 계획과 시도 및 사회문화적 이념들을 도외시하는 것이다.”(p.15), 라는 글로 답변을 마친다. 중간중간 삽화도 있어 이해를 돕는다.

 

 

20세기 신자유주의도 비판할 거리가 많은데, 비판하려고 하면 언제나 ‘공산주의가 거둔 성적표’를 되돌아보라는 반박이 돌아오곤 한다. 그래서 부익부 빈익빈 현상을 심화시키는 신자유주의의 시장법칙을 대신할 ‘대안은 없다’는 확신을 심어 준다. 그러나 이 책은 70년간의 공산주의 실험이 무조건 부정적인 교훈만 남긴 것은 아니라며, “공산주의 실험의 명암을 정확히 이해하고 분석할 때 비로소 제대로 된 사회변혁 계획을 수립할 수 있을 것이다.”(p. 103), 라고 말한다. “옛날이 더 좋았다.”, 라고 느끼는 건 공통된 향수인 것 같다. 책은 프랑스에서 싹트고 있는 ‘영광의 30년’에 대해서도 거론한다. 보통 화학공장의 열악한 노동조건보다도 생활수준의 향상이 더 쉽게 떠오르는 법이라며 다음과 같이 정리한다.

 

선진국이든 후진국이든 전후 사회에 나타난 공통된 특징이 있다. 기존 질서는 극단적인 비판을 받았고, 상당수 국민은 체제 전복을 희망했다. 미래에 대한 낙관적 전망은 TV와 현대식 주방이 널리 보급된 것처럼 모든 것이 바뀔 수 있고 또 다른 세계도 가능하리라는 확신에서 나왔다. ‘영광의 30년’에 대한 향수에 빠진 이들의 모순이 바로 여기에 있다. 앞선 세대들이 그토록 바꾸려고 애썼던 과거의 체제를 지금 그리워하는 것이다.      

                                                                                   -p. 139

 

한국사 스타 강사 설민석 씨가 민족대표 33인을 폄훼했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처음에는 증거 자료가 있다면서 대응했지만, 결국 자신의 의도와 달리 유족들에게 상처가 됐다며 사과했다.

 

2005년 12월, 피에르 비달-나케를 비롯한 위대한 역사학자들이 ‘기억의 법’을 포함한 정치·사법상의 끝없는 역사 개입을 향해 분노의 목소리를 냈다. 이들은 다음과 같은 역사의 근본 원칙을 상기시켰다. “역사학자는 어떠한 독단도 받아들이지 않는다. 어떠한 금지도, 터부도 존중하지 않으며, 통념을 깨뜨릴 수 있다. 역사는 도덕이 아니다. 역사학자의 역할은 찬양이나 비난이 아니라 설명하는 것이다. 역사는 현재에 종속되지 않는다. 역사학자는 오늘날의 이념적 도식에 과거를 끼워 맞추지 않으며, 오늘날의 감수성으로 과거의 사건을 판단하지 않는다.” 이러한 원칙이야말로 이 책에서 이루고자 하는 바이다. 이제 이 원칙은 진정한 자유를 누릴 것이다.

                                                                                  -p. 5 

 

설민석 씨가 사과 대신 설명을 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든다. 그에 반해 누리꾼들의 반응은 놀라웠다. 누리꾼들은 역사란 다양한 관점에서 재해석 될 수 있는데, 왜 사과하는지 모르겠다는 반응을 보였던 것이다.

 

이 책의 제목처럼 역사는 하나일 수 없다. 그러므로 누구도 역사를 강요하거나 가르칠 수 없다. 자유롭게 역사를 읽고 이해하도록 제안하는 이 책이 우리에게 역사의 객체가 아닌 역사의 주체로 살아야 할 대의를 일깨워 줄 것이다.

                                                                                 -p. 6

 

국정 역사교과서는 결국 어느 학교도 주교재로 쓰이지 못하게 됐다. 법원의 결정이 결정적이었지만, 이에 앞서 학생들과 학부모, 교사들의 반대 시위가 있었다. 이미 많은 사람들이 역사의 객체가 아니라 주체로 우뚝 서 있는 것 같아 우리의 미래가 밝을 것 같다.

 

 

* 이 리뷰는 예스24 리뷰어클럽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i 2017.03.17. 신고 공감 8 댓글 10
리뷰 총점 종이책
역사를 보는 단순한 시각보다 무서운 것은 없다!
"역사를 보는 단순한 시각보다 무서운 것은 없다!" 내용보기
요즘 뉴스를 볼 때마다 가장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것은 한국의 사드 배치에 대한 중국의 보복이다. 말도 안 되는 구실로 롯데마트를 영업정지 시키고 한국 여행을 막는가 하면, 포클레인으로 한국 제품들을 쌓아두고 부수는 장면들을 연출하는 모습을 보면, 사람들이 어쩌면 저렇게 단순해질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사드 배치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의견이 있을 수 있겠지만,
"역사를 보는 단순한 시각보다 무서운 것은 없다!" 내용보기

 
요즘 뉴스를 볼 때마다 가장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것은 한국의 사드 배치에 대한 중국의 보복이다. 말도 안 되는 구실로 롯데마트를 영업정지 시키고 한국 여행을 막는가 하면, 포클레인으로 한국 제품들을 쌓아두고 부수는 장면들을 연출하는 모습을 보면, 사람들이 어쩌면 저렇게 단순해질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사드 배치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의견이 있을 수 있겠지만, 사드 배치를 오로지 자신들에 대한 도전이라고 생각하고 막무간에 식의 보복을 하는 그들의 단순함이 경이스럽기까지 하다.

그러나 이런 단순함은 중국 국민만의 전유물이 아니다. 많은 나라에서 세계 정세나 역사의 흐름을 자국의 시각으로만 보고, 오로지 그것만을 주장하는 단순함을 보일 때가 많다. 우리나라 역시 그런 시각으로 반공교육을 가르쳤었고, 또 국정교과서라는 단순함의 소산물을 생산하고 있다. 만약 우리도 한가지 시각으로만 역사를 보고 그 반대 세력을 포클레인으로 부수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진다면, 우리 역시 단순한 중국 사람들과 다를 것이 무엇일까? 

프랑스의 르몽드 디플로마티크에서 출간한 [하나일 수 없는 역사]는 책은 다양한 시각으로 세계사를 보려고 시도하는 책이다. 르몽드 디플로마티크는 '진실을, 모든 진실을, 오직 진실만을 말하라'라는 언론관을 가진 르몽드 자매지로서 국제관계에 대한 시사 전문지를 출간하고 있다. 이 책은 비록 '르몽드 역사 교과서 비평'이라는 소제목으로 출간되어서, 현 시국의 국정 역사 교과서의 이슈에 편승하고 있지만, 책의 내용은 국정교과서를 비판하기보다는 그동안의 미국과 자본주의 중시의 획일적인 역사관을 비판하고, 다양한 국가와 계층의 시각에서 역사를 바라보고 있는 책이다. 그래서 편집자는 서문에서 이렇게 이야기한다.

"전 세계 모든 주민이 한목소리로 읽을 수 있는 보편적 역사는 존재하지 않는다." (p4)

"역사학자의 역할은 찬양이나 비난하는 것이 아니라 설명하는 것이다" (P 5)

 

이런 시각으로 19세기 이후부터의 역사를 설명하고 있다. 우선은 19세기의 산업혁명을 바라보는 시각을 다른 시각으로 보고 있다. 그동안 우리는 산업혁명이 인류의 행복과 발전을 가져다준 혁명으로 배웠다. 그러나 이 책에서는 산업혁명은 당시의 발전의 산업화 과정에서 점진적인 단계였으며, 또 인류의 행복과는 반대로 어두운 면이 있었다고 말한다. 당시 노동자의 평균 하루 노동시간은 13시간이었으며, 남자의 하루 품삯은 1프랑이었다고 말한다. 산업혁명으로 인해 인류 역사의 어두운 그늘이 시작되었다고 말한다.

 

또한 산업혁명으로 시작된 강대국 중심의 자유무역주의는 약소국들의 최소한의 생존권조차 무력으로 짓밟는 일들이 많았다. 그 대표적인 것이 자국의 보호무역주의를 주장하며 안정적이고 부유한 삶을 살던 파라과이가 영국의 지시를 받은 브라질, 우루과이, 아르헨티나 연합군에게 공격을 당해 인구의 왕과 인구의 60%를 잃고 약소국으로 전락한 것이다.

이런 시각으로 역사를 보면, 우리나라의 강화도 조약을 통항 개항 역시 다른 시각으로 볼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는 그동안 일본과 서구 열강에 의해 강압적으로 개항을 당하고 피해를 보았으면서도, 역사를 배울 때는 우리가 개항을 늦춰서 이런 피해를 받았다는 식으로 배웠다. 피해를 당한 건 우리나라인데, 그것이 우리의 잘못인 양 배운 것이다. 마치 성폭력을 당한 여성이 스스로 조심하지 않아서 그랬다거나, 강도를 당한 사람이 대비를 못해서 그랬다는 식의 논리와 비슷한 것이다.

 

1차 세계대전과 2차 세계대전을 보는 시각도 매우 다르다. 우리는 그동안 1차 세계 대전을 단순히 서구 열강들의 싸움으로 보았다. 그러나 이 책은 1차 세계 대전 때 유럽 전쟁 중에 많은 전사자가 식민지에서 착출한 동양인이거나 아프리카인이었음을 이야기한다. 또한 2차 세계 대전도 그동안은 대공황의 혼란 때문에 히틀러의 나치 정권이 탄생한 것으로 배웠다. 그러나 이 책은 러시아 볼셰비키에 대한 두려움에 독일이 스스로 나치 정권을 선택한 것으로 본다. 실제로 당시 유럽에서 러시아 혁명은 충격이었고, 히틀러를 비롯한 독일인들이 이것이 러시아 유대인의 음모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히틀러가 세계 대전을 일으킨 것의 최종적인 목표는 러시아의 유대인에 대한 말살이라는 해석도 존재한다.

이 책에서는 또한 미국과 유럽이 외면하고 있는 일본의 태평양 전쟁의 참상도 이야기한다. 일본이 중국에서 자행한 학살로 죽은 인원만 320만 명의  군인과 900만 명의 민간인이 죽었다는 것이다.

 

특히 이 책은 2차 세계 대전 이후의 현대사에 많은 부분을 할애하고 있다. 미국 중심의 냉전체제 속에서 희생당한 제3세계와 라틴 아메리카에도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 과정에서 미국이 라틴 아메리카의 독재정권을 지지하기도 했다. 대표적인 예가 칠레의 민주화 정부의 대통령인 아옌데를 몰아낸 세기의 독재인 피노체트의 쿠데타를 미국이 지원한 것이다. 이 책에서는 칠레를 비롯한 라틴 아메리카가 미국의 신자유주의 정책의 실험장이었고, 그 결과는 남미의 경제 붕괴라는 참혹한 결과를 가져왔다고 말한다.

 

미디어가 지배하는 이 시대에 우리는 우리가 보고 싶은 것을 보는 것이 아니라, 미디어가 보여주는 것만을 본다. 그래서인지 더 많은 것을 접하고, 더 많은 지식을 얻는 현대인들이 오히려 더 편협해지고 단순해지고 있다. 더 넓게, 더 다양하게 세계와 역사의 흐름을 보지 못하는 것은 단순히 우리의 문제뿐만 아니라, 세계적인 흐름일 것이다. 그로 인해 점점 자국 중심주의가 인기를 얻어 간다. 영국은 유럽연합에서 탈퇴하고, 미국은 트럼프가 대통령으로 당선되고, 일본은 아베 정권의 극우주의가 유행한다. 이런 식으로 간다면 히틀러와 같은 독재자가 다시 나오는 것도 이상하지가 않을 것이다. 조금 더 다양한 시선으로, 조금 더 넓게 세상을 보면 안 되는 것일까? 편협한 역사관을 넘어 넓고 다양한 역사관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시대이다.

 

이 리뷰는 예스24 리뷰어클럽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i*******3 2017.03.10. 신고 공감 4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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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는 하나로 해석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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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그대로다. 한 가지로 해석되어서는 안 되는 역사, 누구도 해석을 독점해서는 안되는 역사를 이야기하고 있다. 18세기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의 여러 장면들을 단 두 페이지(판형이 좀 크긴 하다)에 사진과 그림과 함께 간략하게 서술하고 있지만, 그 무게감만큼은 절대 ‘단 두 페이지’라고 할 수는 없다.   이러한 주제와 방식이 더 의미 있게 다가오는 것은, 몇 년 전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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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그대로다. 한 가지로 해석되어서는 안 되는 역사, 누구도 해석을 독점해서는 안되는 역사를 이야기하고 있다. 18세기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의 여러 장면들을 단 두 페이지(판형이 좀 크긴 하다)에 사진과 그림과 함께 간략하게 서술하고 있지만, 그 무게감만큼은 절대 단 두 페이지라고 할 수는 없다.

 

이러한 주제와 방식이 더 의미 있게 다가오는 것은, 몇 년 전의 한국사 국정 교과서 파문을 겪은 터이긴 하지만, 그게 아니더라도 역사를 바라보는 문제는 매우 첨예한 문제라 언제라도 발화 가능성이 높다. 프랑스의 르 몽드지는, 그 명성답게 그 문제를 아주 직접 접근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것도 전방위적으로.

 

역사의 장면들에 대한 서술 방식은 여러 가지이지만, 대체로는 어떤 사건이나 흐름에 대해 기존의 서구 주류의 인식에 대해 설명하고, 그것만을 전적으로 받아들일 수 없는 근거를 제시하고, 다른 의견들이 있다는 것을 얘기한다. 그리고 그러한 사건이나 흐름이 현재에는 어떻게 이어지는지를 평가하고 있다. 그렇게 함으로써 역사에 대해 좀더 균형적인 시각을 가질 수 있다는 확신을 갖고 있다. 그리고 교과서들이 역사를 어떻게 왜곡, 혹은 편형적으로 보는지를 소개하고 있고, 때로는 한 가지 사건에 대해서 각국의 교과서들이 얼마나 어떻게 다르게 서술하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역사라는 게 기술하는 것인지, 해석하는 것인지, 평가하는 것인지, 이해하는 것인지 아직도 잘 모른다. 나만 모르는 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그런 것 같다. 그러나 그게 어떤 것이든 누구도 그 역사를 기술하고, 해석하고, 평가하고, 이해하는 게 어떤 한 시각의 독점적인 시각이어서는 안 된다는 확신은 갖고 있다. 그런 면에서 이런 시도는 언제든 필요한 것이고, 우리도 노력해야 한다.

 

YES마니아 : 골드 이달의 사락 n*****m 2018.11.21. 신고 공감 3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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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세계사를 담은 탁월한 책《 하나일 수 없는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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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서 《하나일 수 없는 역사》를 읽었다. 본서는 저명한 국제 시사잡지인 르몽드 디플로마티크가 기획해 펴냈다. 1830년대에서 출발해서 현대의 세계 역사를 일별하고 돌아보게 해 준다.   <하나일 수 없는 역사>는 예전에 읽은 서양 미술사 책처럼 커다란 판형이었다. 가로 세로 길이가 보통 도서보다 기다랗다. 재질이 광택지에 가까운 종이라서 무게도 더 나간다. 도
"현대 세계사를 담은 탁월한 책《 하나일 수 없는 역사》" 내용보기

 

역사서 하나일 수 없는 역사를 읽었다. 본서는 저명한 국제 시사잡지인 르몽드 디플로마티크가 기획해 펴냈다.

1830년대에서 출발해서 현대의 세계 역사를 일별하고 돌아보게 해 준다.

 

하나일 수 없는 역사는 예전에 읽은 서양 미술사 책처럼 커다란 판형이었다. 가로 세로 길이가 보통 도서보다 기다랗다. 재질이 광택지에 가까운 종이라서 무게도 더 나간다.

도전적인 제목, 르몽드 라는 타이틀과 책의 무게까지.

겉모습만 보면 내용이 어렵겠단 선입견이 들 수 있다. 그렇지만 펼쳐보면 그런 부담감은 얼마 가지 않아 사라진다.

 

19세기는 전세계적으로 무역이 활발해지면서 나라 간 교역의 자유가 증대했다. 더불어서 개인의 양심과 사상의 자유가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이 확보되었다.

그렇지만 서구 유럽 선진국들은 노예제를 합리화하면서 자국의 경제와 생산을 촉진하게 되었다.

 하나일 수 없는 역사는 서양 국가들의 국력이 수탈과 무한 경쟁으로 시작했음을 그대로 지적하면서 서술을 시작한다.

 

다큐멘터리를 굉장히 좋아하는 1인인데 이 책은 그런 느낌을 주었다. 페이지가 크고 넓직한 만큼 다양한 도표와 지도, 사진을 활용하여 이야기를 전달하고 있다.

이같은 형식이 전혀 복잡하지 않을 뿐더러 산만하지도 않았다. 글 텍스트와 유기적으로 연결되어서 책의 내용을 이해하는 데 탁월한 효과를 거두고 있다.

 

이런 구성을 안 읽어 본 게 아닌데 신기할 만큼 이해가 쏙쏙 되었다. 이해가 되니 재미도 있었고 그러니 책의 저자들과 원활하게 대화를 나누며 읽어갈 수 있었다.

 

여러 예술가들과 화가들의 그림, 풍자화, 캐리커처, 사진을 다채롭게 수록했다. 익숙하게 들어본 사람들도 있지만 처음 들어보는 아티스트들도 많았다.

우선적으로는 책이 재료로 삼은 사진과 그림들이 생생하고 최신 버전이어서 보기에 좋았다.

어떤 역사서 들에서 너무 오래된 사진과 자료들을 싣고 있어서 다소 지루한 느낌을 받은 적이 더러 있다. 천편일률적인 이미지들은 역사를 박제된 것으로 느끼게 했던 것도 사실.

 

책이 수록한 자료들이 참신하다고 해서 공감과 설득력 전달을 보장하는 건 아니다. <하나일 수 없는 역사가 수록한 자료들은 저자들의 글과 어우러져서 역사를 살펴보는 데 더할 나위 없이 효과적이다.

현대 역사를 독자에게 전달하는 데에 최상의 시너지를 일으킨다. 처음에는 멋진 책의 모양새에 1차 감탄을 했다가 독서해 나가면서 역사를 서술하는 화법에 감탄하였다.

 

전반에 걸쳐서 하나일 수 없는 역사는 여러 나라의 교과서의 기술을 살펴본다. 이러한 방식은 세계사를 비판적으로 받아들이게 한다.

프랑스 고등학교 2학년 교과서는 산업혁명을 기계를 도입해 공장에 노동자들을 집중시킨, 19세기에 일어난 생산 방식의 급격한 변화라고 정의했다. 그렇지만 실제로 서구 각국의 산업화 과정은 혁명처럼 갑작스런 변화라기 보다는 계단식으로 완만하고 점진적으로 이루어졌다. 교과서와 비교하면서 저자들은 자신의 주장을 펼쳐 나간다.

 

10대에 교실에서 배웠던 세계사가 대부분 기존의 역사였기에 나 또한 이번 독서로써 새로운 사실을 많이 배울 수 있었다. 신선한 충격이었다.

 

미처 몰랐던 역사는 들어서 앎으로써 경악을 던져주기도 한다. 라틴아메리카의 파라과이는 19세기의 초반부터 수십년간 이례적인 태평성대를 누리고 있었다. 1814년에 정권을 잡은 지도자 호세 로드리게스 데 프란시아의 통치 덕분이었다. 한편 당시 영국은 파라과이의 부흥을 불편한 눈으로 지켜보고 있었다. 영국이 추진하던 자유무역의 노선에서 벗어나 독자적인 자유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영국은 기민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래서 브라질, 아르헨티나, 우루과이가 연합을 하는 삼국 동맹 조약을 지원했다고 한다. 삼국은 파라과이와 전쟁을 일으켰고 파라과이는 속수무책으로 무너졌다. 파라과이는 인구는 물론 산업시설이 초토화되는 비극을 맞았다.

파라과이의 붕괴는 영국의 이익으로 이어졌다고 하니 역사란 참 무서운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미국의 교과서에서는 먼로 독트린(1823)을 유럽의 식민지화로부터 아메리카 대륙을 보호하기 위한 방침이라고 적혀 있다. 미국 교과서는 독트린을 보호수단이라고 명시했으나 남아메리카의 니카라과는 사뭇 달랐다.

 

‘1890년대에 먼로 독트린이 다시 등장했다. 먼로 독트린에는 신이 미국인들에게 문명 전파라는 사명을 실천하도록 특별한 능력을 부여했다는 사상이 담겨 있다. 먼로 독트린은 미국이 자신의 세력권이라고 자칭하는 범위에 라틴 아메리카가 속해 있음을 전세계에 공표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되었다.’ (니카라과 교과서에서)

 

히틀러가 장악한 나치스 치하에서 책과 예술 작품이 불태워진 이야기에 관심이 많았는데 그런 이야기도 개인적으로 유익하게 읽었다. 실제로 불태워진 작품을 많이 그린 오토 딕스의 그림을 생생하게 바라보면서 전율이 일었다.

 

20세기에 벌어진 분쟁으로 인한 사망자 수를 2 페이지에 걸쳐 도표로 수록했다. 복잡한 역사를 단 두 페이지로 한 눈에 알 수 있게 하는 이런 도표는 정말 처음 봤다.

물론 알고 나니 더 충격과 공포가 오기도 했지만.

 

역사상 가장 많은 사망자는 제2차 세계대전의 6,000만명 이상 숫자였다. 기다란 사각형, 정사각형 등 다양한 사각형의 형태로 사망자 수가 뚜렷이 각인되게 했다. 정사각형에 가까워지며 사각형이 넓어질수록 오랜 기간 많은 사망자가 나온 전쟁이다.

 

매스미디어와 교과서에서 비중있게 다룬 전쟁들과 비교할 때 생각보다 더 비참한 결과가 있는 분쟁이 많음을 새삼 깨달을 수 있었다. 옆으로 긴 사각형을 이룬 아프가니스탄 전쟁, 남수단 내전, 라이베리아 내전이 대표적이다. 특히 콩고민주공화국 내전의 사각형이 두터워서 왠지 가슴이 아팠다.

 

 

교과서에서 기술하는 역사가 다 허구라는 건 아니다. 하지만 불완전한 내용이 많은 게 사실이었고 그 속에는 역사를 서술하는 권력 계층의 의도가 깔려있다는 것도 알 수 있었다.

 

요즈음 중국이 (사드를 빌미로) 우리나라를 옥죄는 일을 뉴스로 접하며 놀랐다.

그런데 중국의 고등학교 교과서에 실린 어떤 서술을 보면 왠지 이해가 될 것도 같다.

중국 교과서에서 중국을 방어전만 펼쳤던 평화적인 국가라고 서술하고 있다고 한다. 2004년도 때 그랬다는데 지금 혹시 바뀌었는지는 모르지만 왠지 여전할 것 같다.

 

식민지 지배를 받았던 국가일지라도 치열하게 열강에 저항한 경험이 있는 국가들은 과거의 그러한 투쟁을 교과서에 빠짐없이 기술하고 있었다. 인도에서 간디가 행한 시민 불복종 운동은 인도가 자랑스럽게 여기는 독립운동이다. 중동의 시리아는 1920년대에 프랑스의 위임 통치를 받았는데 혁명군과 시민들의 항쟁을 통해서 점령 지배를 몰아냈다.

 

1980년대에 이르러 서구 국가들의 경제는 서비스 경제로 전환하게 되었다. 제조업 공장들은 인력의 임금이 낮은 곳으로 이전하기 시작하여 대다수가 지구의 남반구에 자리를 잡게 되었다고 한다.

 

확실히 나는 학창시절에 미국 시각의 세계사를 배웠나 보다. 잘 몰랐는데 이 책을 읽다보니 그랬던 것 같다.^^; 프랑스 매체인 르몽드 답게 하나일 수 없는 역사에서는 미국 대공황때의 뉴딜 정책에 대해서도 비판적인 시각을 보여줬다. 후버 대통령과 루즈벨트 대통령이 시행한 뉴딜 정책은 철저하게 미국의 자국 경제만을 구하려는 계획이었다는 것이다.

영국 교과서에도 뉴딜 정책이 완벽하지 않았음을 서술하는 문장이 있다고 한다.

 

사진 예술은 확실히 역사의 중요한 기록이었다.

이 가운데에 몽타쥬와 합성 기술도 있음을 알았다. 필름을 편집하고 원본에 조작을 가한 작품들이다.

 

이 사진들은 재치있거나 날카로운 시선으로 현실을 반영하고 비판하고 있었다. 1930년대에 베를린의 거리에 히틀러를 등장시키는 사진, 얄타 회담의 사진에 스타워즈 다스베이더를 넣은 사진 같은 작품들이 그랬다.

 

커다란 댓가를 치룬 전쟁이 종식되어도 전쟁의 여파는 남아있음을 깨우쳐 주기도 한다.

 

2차 대전이 진작에 끝났음에도 1990년대까지 발칸 반도에 이어진 민족주의가 대표적이다.

1989년에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고 구 소련도 곧 붕괴했다. 그렇다면 냉전 시대라는 말도 없어져야 하지만 20132014년의 크림반도의 반환은 여전히 러시아와 서구의 해묵은 갈등을 보여주는 일이었다.

 

세계 지도를 통해 밝히는 여러 역사적 사실들은 일목요연하게 지식을 습득할 수 있어서 굉장히 좋았다. 그 중에도 압권은 20세기에 미국이 군사나 CIA를 통해서 내정에 개입한 국가 표시였다. 대륙별로 분포가 엄청나서 기가 막혔다.

베트남과 이란 이라크는 비교적 널리 알려졌겠다만 중미와 남미에 수두룩히 개입한 사실에는 다시금 혀를 내둘렀다.

생소한 사실은 가나, 인도네시아, 필리핀에도 미국이 깊숙이 간섭했다는 거였다.

 

이쯤되면 한국에 대한 사실도 궁금해진다. 사실 르몽드 디플로마티크는 우리나라에 대한 관심은 별로 없었다.

 

깨알같은 정보들이 빼곡이 자리하고 있는데 쉬어가기 코너도 놓칠 수 없었다.

본문보다는 덜 진지한 문체로 나오는데 그렇다고 내용이 가볍지만은 않다.

 

2011년 프랑스의 마냐르 출판사가 펴낸 고등학교 2학년 교과서에는 이런 글이 있다.

냉전 종식 후 북대서양조약기구 군이 진정한 평화군으로 활약했다’. 그러나 이 책의 저자는 다르게 봤다. 북대서양 조약기구 군은 아프가니스탄, 이라크, 리비아 등지에서 군사 개입을 통해서 해당 지역에 평화를 확립하기 보다는 오히려 불안을 조장하는데 일조했다고 보았다.

 

언제 베트남 전쟁에 대해서 심도깊은 책을 읽고 싶다고 다짐만 했는데 하나일 수 없는 역사의 부분을 통해서 나름대로 해결할 수 있었다. 베트남전 현지의 사진이나 영상을 찾아보면 꽤 검색할 수는 있다. 그런데 쉽게 유통되는 사진은 대부분 서방 작가들이 찍은 것이란 사실을 처음 알았다. 게다가 미국의 입장과 눈높이로 촬영한 사진들이 대다수라고 한다.

그 사진도 역사가 맞지만 베트남인들이 직접 찍은 사진도 같이 놓고 봐야 진실에 더 가까울 거라고 책은 말하고 있다.

 

 

역사에 대해 취향이 있다고 말해도 될는지 모르겠지만^^ 나는 이 책으로 내 관심이 어디에 있는가를 깨달을 수 있었다. 소련의 지배를 받았던 동유럽 국가들이 항거하거나 투쟁하는 장면을 담은 사진들에 답이 있었다. 무언가 가슴이 뜨거워지게 하는 역사였다.

체코 프라하의 봄에 대한 사진,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탱크 위에 올라가서 헝가리 국기를 흔드는 시위대 사진같은 거였다. 논리적인 이유는 모르겠는데 이 사진들이 증명하는 역사에 유독 가슴이 뛰었다.

 

하나일 수 없는 역사의 글에서 제일 좋았던 면은 저자의 관점을 분명하게 드러내고 있다는 거였다.

흔히 역사나 뉴스는 객관적인 팩트가 중요하다고들 한다.

그러면 역사 책은 그저 일어났던 과거의 사실들을 무미건조하게 나열하기만 하면 되는 것일까? 나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어느 편을 들라는 건 아니다. 그러면 인문학이 아니라 선전 선동 구호일 것이다.

그래서일까. 분명 책을 읽고 있는데 목소리를 듣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비주얼 이미지를 섞어서 다큐멘터리 같아서 더 그랬는지도 모르겠다.

 

시대가 흐르면서 역사에 대한 관점은 수시로 변화한다. 그렇지만 팩트 정확히는 진실에 대한 태도는 동서고금에 걸쳐서 불변한다.

진실을 밝히는 열정은 동일해야 한다.

 

역사를 통해 겪은 귀중한 깨달음을 통해서 현재를 돌아보는 것.

과거의 교훈을 통해 현재를 반추하기.

바로 이것이, 역사를 알아야 하고 올바르게 배워야 하고 제대로 가르쳐야 하는 이유라는 것.

 

르몽드 디플로마티크의 하나일 수 없는 역사는 일깨워 주었다.

 

대한민국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의 비리를 적발하고 탄핵시키는 지난 시간 동안 생각보다 많은 것들을 나는 머리에 담았었나 보다. 정밀하게 논리적으로 계산해서 한 지적 활동이 전혀 아니었는데도 이 책을 읽으면서 대단히 만감이 교차했다.

 

관심사의 하나가 언론이었다. 신기하게 하나일 수 없는 역사의 마지막 채프터는 언론과 인터넷에 대해 할애하고 있었다. 르몽드 디플로마티크가 언론사여서 인지도 모르지만.

매우 유익하고 알차고 영감을 주는 도서였다.

읽으면서 나의 신념과는 상관없이 재미있고 경이롭게 읽는 데에 주력했다.

 

방대한 역사를 담았는데 혹시 오류가 없는지 모두 알아보지는 못했다.

다만 저자들이 얼마나 발로 뛰어 자료를 수집했고, 검증의 절차를 거쳤는지는 십분 느낄 수 있었다.

구체적인 역사적 사건들은 인터넷이나 다른 책들을 통해 앞으로 재확인해 보려고 한다.

 

이런 동기 부여를 얻어서 흡족하고 지적 쾌감을 만끽할 수 있었다.

 

 

YES마니아 : 로얄 b********5 2017.03.17. 신고 공감 3 댓글 4
리뷰 총점 종이책
권력과 권리 사이에서《하나일 수 없는 역사》
"권력과 권리 사이에서《하나일 수 없는 역사》" 내용보기
우리는 모두 자유와 행복을 꿈꾼다. 스피노자 식으로 말하면 그것은 같은 속성의 다른 양태인지도 모른다. 누구나 누릴 권리. 역사 속에서 이것은 늘 투쟁의 핵심이었다.가장 가까운 1968년 68 혁명 외에도 파리에서는 중요한 혁명이 여러 차례 있었다. 1792, 1830, 1848년, 그리고 다른 혁명과 구별되는 1871년 파리 코뮌은 투쟁 경험이 전혀 없는 이들의 새로운 혁명이었는데, 자취권
"권력과 권리 사이에서《하나일 수 없는 역사》" 내용보기

우리는 모두 유와 행복을 꿈꾼다. 스피노자 식으로 말하면 그것은 같은 속성의 다른 양태인지도 모른다. 누구나 누릴 권리. 역사 속에서 이것은 늘 투쟁의 핵심이었다.

가장 가까운 1968년 68 혁명 외에도 파리에서는 중요한 혁명이 여러 차례 있었다. 1792, 1830, 1848년, 그리고 다른 혁명과 구별되는 1871년 리 코뮌은 투쟁 경험이 전혀 없는 이들의 새로운 혁명이었는데, 자취권 쟁취를 위한 민중 봉기였다. 파리 코뮌에 대해 역사학자 자크 루즈리는 ‘민주주의에서 절대 자유의 문제‘를 제기했다. 파리 코뮌은 권력관계를 변화시켰지만 남성 위주의 지배 구조를 바꾸지 못했고, 착취를 근절하고자 했으나 사적 소유는 예외로 두었다. 이것은 여러 혁명에서 여전히 발견되는 딜레마이자 투쟁 논점이다. 약 1만 명의 사망자가 나온 파리 코뮌은 ‘피의 일주일‘로 불리며 19세기 유럽에서 민간인에 대한 폭력 중 가장 규모가 큰 사건이었다. 파리 코뮌 이후 선포된 공화국은 민주적이지도 사회주의적이지도 않았다.
제2차 세계대전의 전초전이라 여겨지는 스파냐 내전(1936~1939)은 사망자가 50만 명이 넘는데, 정치적 민주화와 사회개혁을 촉구하는 민중운동과 보수파들의 군사 쿠데타가 대치되는 상황이었다. 에스파냐 내전은 우익세력의 ‘백색 테러‘가 더 많은 희생자를 낳았는데, 그 수장인 프란시스코 프랑코 장군의 명분은 무시무시하다. ˝에스파냐를 구하기 위해 해야만 했다면, 나는 에스파냐 국민의 절반을 총살했을 것이다. ˝
에스파냐 내전에서 독일과 이탈리아가 보수파 쿠데타군을 지원하고 있었는데도 프랑스와 영국은 ‘불간섭‘ 정책을 내세웠다. 이 태도는 독일이 제2차 세계 대전을 일으키기 전 오스트리아, 체코슬로바키아 수데텐, 프라하를 점령할 때도 마찬가지였다. 제1차 세계대전이 끝났을 때 프랑스와 영국은 서로를 견제하고자 독일의 ‘자력 회복‘을 허용하는 실책으로 제2차 세계대전의 불씨를 키우지 않았던가. 소련과 나치스가 ‘독소불가침협약‘을 했을 때도 유럽은 안일했고, 유럽 연합국과 독일의 전쟁이 시작되었을 때 미국도 눈치만 살폈다.
1943년 인도에 대기근이 발생했을 때 처칠 영국 총리가 식량 비축분을 인도 주민에게 보내지 않고 식량이 풍부했던 영국군 부대에게 보내고도 뱅골 주민 300만 명의 죽음에 아무런 가책도 느끼지 않은 것을 정당하다 말할 수 있을까.
제2차 세계대전에서 소련군의 동부 전선 전투가 아니라 미군의 노르망디 상륙 작전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것은 헐리웃 영웅주의, ‘팍스 아메리카나‘(미국이 주도하는 세계 평화), 전승국 중심의 잘못된 착각이라고 이 책은 말한다. 전투가 가장 치열했던 동부 전선에서는 독일군 165개 사단이 동원되었으나 노르망디 상륙작전에서는 독일군 76개 사단에 불과했다.

오늘 한국은 건국절과도 같은 3·1절. 제2차 세계대전의 여파를 아직도 참혹하게 겪고 있는 이들 중 팔레스타인 난민을 생각했다. 나치스의 유대인 학살 이후 본격 대두된 시오니즘과 서구의 협조로 1948년 창설된 이스라엘 국가, 나라를 잃고 분쟁에 휘말린 팔레스타인. 어느 한 쪽이 모두 소멸할 때까지 끝나지 않을 것만 같다. 여기서 사라지는 쪽은 또 약자일 것이다.
세계대전 종전 후 회담을 통해 대재앙의 근원은 ‘개별국의 자국 우선주의와 국제연맹의 무능‘이라고 연합국 사이에서 반성이 있었지만, 이 점은 파리 코뮌이 해결하지 못한 저 두 결론(지배 구조와 사적 소유)처럼 아직도 여전하다. 1945년 이후 이어진 냉전 체제와 그 산물인 세계 연맹 기구들의 설립 배경들을 보면 대재앙의 근원들은 결코 사라지지 않았다. 이러한 성격은 내부도 좀먹어 들어갔는데, 중립을 허용하지 않는 미국의 매카시즘과 소련의 즈다노비즘(즈다노프의 주도로 시행된 소련 문화 통제정책)은 자기 체제의 인간을 만들려고 했다. 자국의 기술을 과시하던 미-소 대결에서 어부지리는 과학 발전이라 볼 수 있을까. 모든 걸 날려버릴 핵 무장을 확산시킨 걸 생각하면 전혀 득이라 생각할 수 없다.

이 책은 제1차 세계대전에서 냉전의 종식까지 역사를 ‘단의 시대‘라 부른 에릭 홉스봄의 취지를 이어받아 산업화, 식민화, 대중의 정치 참여가 본격적으로 이뤄진 1830년대부터 현재까지 파노라마로 보여주고 있다. 이 흐름들을 따라오며 식민지를 쟁탈하는 제국주의가 가장 문제적이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영토 확장에 따른 수많은 문젯거리는 2차 세계 대전의 파시즘과 전체주의 속에 더 첨예해졌다. 서구 열강이 제 욕심에서 나눈 국경선 속에서 끊임없이 이어지는 아프리카 분쟁, 한국의 분단, 인도차이나 전쟁(1946~1954)을 비롯한 수많은 식민지 독립 전쟁들, 서구 원조체제를 통한 또 다른 식민지화. 지금도 세계적인 긴장 요인은 영토 문제 같다. 한국에 사드 배치로 인한 긴장 구조만 봐도 말이다.

제2차 세계대전에서 1930년대 대공황이 요인이기도 했지만 에 있어 문제는 더 심층에 있다. 유럽과 트럼프의 외국인 노동자들에 대한 적대와 자국 보호주의는 자국 경제의 위기 때문이라고 보는 건 표피만 보는 것이다. 세계무역기구(WTO)는 신자유주의를 지속적으로 뒷받침하며 노동조합과 개혁주의 정당을 약화시켰다. 소위 선진국들은 국제통화기금, 세계무역기구, 세계은행 등 거대 국제금융기구를 통제하며 자기들 이익에 기여하는 규제 시스템을 만들었다. 국제적인 금융기관이 긴축정책, 금융 규제 완화, 세계 무역을 지휘하면서 예전 식민지 강국-선진국, 특권층들의 부만 늘릴 뿐이었다. 피해는 크고 광범위했다.(1980년대 초 제3세계의 부채 위기, 1990년대 말 신흥공업국의 금융 위기, 2007년부터 미국의 ‘서브 프라임‘ 위기에 의해 촉발된 심각한 경제 침체) 오늘날 다국적 기업은 국가보다 더 강력한 힘을 갖고 있다.
신자유주의에 대항한 틴 아메리카의 좌파 정치 지도자들의 행보는 의미 있었으나 2008년 세계적 경제 위기로 독자적 행보에 더 탄력을 받지 못한 건 안타까운 일이었다. 신자유주의 금융화의 굴레 속에 빠진 세계에서, 빈민 청소년을 위한 베네수엘라 음악교육 프로그램 ‘엘 시스테마‘, 베네수엘라와 쿠바가 의사와 석유를 서로 교환하는 시스템은 얼마나 멋진가!

경제뿐 아니라 지식과 정보 네트워크마저 강자 패권주의로 치닫는 현실에서 진정한 평화는 어떤 식으로 구축될 수 있을까. 19세기 말 첫 번째 세계화는 구 제국과 신흥 경쟁국들 사이의 첨예한 경쟁 및 민족 분열 속 경제 상황이었다. 지금도 그 상황과 비슷하다. 우리는 계화된 자본을 어떻게 현명하게 조율하며 함께 살아갈 수 있을까.

 

 

 

 

 

 

 

 

g******i 2017.03.01. 신고 공감 2 댓글 2
리뷰 총점 종이책
37. 하나일 수 없는 역사-르몽드 디플로마티크(2017.03.08.)
"37. 하나일 수 없는 역사-르몽드 디플로마티크(2017.03.08.)" 내용보기
보통 사람들은 역사는 고정되어 있고 하나의 사실이라고 생각한다.역사와 과거는 다르다. 과거는 하나일지 몰라도 역사는 하나일 수 없다.이에 대해 영국의 역사교육학자 피터 리(Peter Lee)는 역사적 이해는 일상적 이해와 다르다는 것을 밝혀냈다.하지만 아직도 많은 사람들은 역사를 일상적인 이해의 틀에서 보고자 한다.   “내가 경험했는데...내가 봤는데...”   우리가 보는
"37. 하나일 수 없는 역사-르몽드 디플로마티크(2017.03.08.)" 내용보기

보통 사람들은 역사는 고정되어 있고 하나의 사실이라고 생각한다.

역사와 과거는 다르다. 과거는 하나일지 몰라도 역사는 하나일 수 없다.

이에 대해 영국의 역사교육학자 피터 리(Peter Lee)는 역사적 이해는 일상적 이해와 다르다는 것을 밝혀냈다.

하지만 아직도 많은 사람들은 역사를 일상적인 이해의 틀에서 보고자 한다.

 

내가 경험했는데...내가 봤는데...”

 

우리가 보는 것은 과거이든 현재이든 한쪽 면이다.

그 뒤에 숨어있는 다른 부분에 대해서는 정확하게 알 수도 없고

알고 있는 부분을 오해하기도 한다.

 

 
 

 

이 책은 여러 나라의 교과서나 당시의 신문 기사 등을 바탕으로 역사를 보여준다.

하나의 사건이 얼마나 다르게 쓰여지는지...

이를 바탕으로 역사는 하나가 아닌 여러 해석을 기반으로 한 이해의 과정임을 알게 한다.

 

 

책의 내용은 1830년 산업화를 시작으로 2008년 금융위기까지 다루고 있다.

10장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식민지, 제국주의, 세계대전, 독립 등...각 주제별로 설명해두고 있다.

주로 유럽의 역사와 교과서를 중심으로

현장감 있는 그림과 사진이 제시된 점이 아주 좋다.

도표나 통계를 바탕으로 관점의 차이가 서술의 차이를 불러오는 점을 잘 알려준다.

 

 

 

특히 파리 코민에 대해 마르크스빅토르 위고의 서로 다른 견해를 서술하여

바라보는 위치에 따라 다르게 쓰임을 명확하게 알 수 있게 해 주었다.(p27)

또한 프랑스의 교과서에서 전체주의와 나치즘의 구분 없이

적들을 묶어 냉전의 도구로 사용하며

영화의 포스트 속에서 여성의 성적 매력만을 돋보이게 하고 자극적이다.(p87)

이런 류의 망상증적인 흐름은 오늘날도 다르지 않게 보였다.

    

대한제국 말기 하와이 이주민의 역사는

미국 내 중국인의 급증으로 인한 중국인 유입금지 조치의 대체로

조선인의 필요성으로 시작 된 것이다.

실제 서인도 제도의 경우 1840-1850년 사이에 이주한 중국인과 인도인의 수는

자그마치 8,000만명이나 되었다.(p21)

우리는 항상 결과에 유리한, 또는 설명하기 쉬운 내용만 언급한다.

  

 세계사 뒤집어 보기를 통해 우리가 알고 있던 내용을 다시 생각하게 해주는 부분도 있다.

히틀러는 경제적 압박과 강력한 지도자를 바라는 독일인의 선택으로 알고 있으나,

실제는 자본가들이 공산주의로부터 자신의 자본을 지키기 위해 히틀러를 지원했다.

당시의 후원 상황이나 일반 국민의 투표 지지율이 이를 반증해주었다.

얼마나 두루뭉술하게 오해하게 역사를 읽어왔는가!(p55)

    

 

마지막으로 긴축 재정의 문제나 중국의 경제성장에 따른 여러 문제,

드론과 환경 문제 등 비교적 최근의 일도 담고 있다.

 

  

 

책의 내용은 깊다.

보통 시사적인 부분을 전혀 모른다면 사전이나 다른 책을 두고 보아야 할 것이다.

나 역시 프랑스 혁명과 그 후 산업화의 그늘의 연관성을 위해

프랑스 혁명에 대해 다시 공부해야 했다.

그래서 더 의미있다.

스스로 역사를 해석하는 연습도 된다.

책의 내부의 디자인이나 표현 방식은 근래 본 것 중에 가장 좋다.

내용도 읽기 쉽게 되어 20세기를 이해하는 가장 좋은 책이 될 것 같다!

   

 

 

 <원문 출처는 예스24의 본인 블로그입니다^^>...그리고 리뷰어 클럽 항상 감사합니다^^   

이 리뷰는 예스24 리뷰어클럽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s*****n 2017.03.08. 신고 공감 1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역사는 이렇게 저렇게
"역사는 이렇게 저렇게" 내용보기
어쩌면 이 책을 읽는이는, 우리가 익숙할 수 없는 내용에, 당황할 수밖에 없을지도 모르겠다. 학창시절부터 나름 역사에 관심이 많고, 교양으로 쌓은 역사지식에 꽤나 자신있는 독자라 할지라도 이 책의 내용에 공감하는 부분보다는 '이런 역사가 있었어?'라며 우리에게 익숙하지 않은 관점으로 서술한 내용이 상당히 많은 덕분일 것이다. 그것도 우리에게 익숙하지 않은 다른 나라의
"역사는 이렇게 저렇게" 내용보기

  어쩌면 이 책을 읽는이는, 우리가 익숙할 수 없는 내용에, 당황할 수밖에 없을지도 모르겠다. 학창시절부터 나름 역사에 관심이 많고, 교양으로 쌓은 역사지식에 꽤나 자신있는 독자라 할지라도 이 책의 내용에 공감하는 부분보다는 '이런 역사가 있었어?'라며 우리에게 익숙하지 않은 관점으로 서술한 내용이 상당히 많은 덕분일 것이다. 그것도 우리에게 익숙하지 않은 다른 나라의 특정한 사건을 알고 있어야 겨우 이해할 수 있는 외국의 내용이니 말이다. 뜬금없이 책내용을 소개하기도 전에 '당신은 이 책을 모를 것이다'라고 글머리를 열어놓은 까닭은 책내용과는 상관없이 이 책이 의도하는 바가 '무엇'이고 널리 읽혀야하는 까닭이 '무엇'인지 더 부각시키고자 함이다.

 

  우리에게 익숙한 세계사 코드는 '서구중심주의'다. 그 가운데서도 '미국이 패권을 쥐고 세계를 좌지우지하는 양상'을 분석하는 것에 포커스가 맞춰져 있다. 딴에는 그 포커스가 무엇이든 간에 그 핵심을 우리에게 적용하여 정치든, 경제든, 무엇이든 발빠르게 따라잡아 그 패권을 차지하거나 못해도 어깨를 나란히 하려는 목적이 잘 드러난다면 탓할 것도 없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이미 20세기 이전에 '중국중심주의(소중화사상)'를 자처하고서도 그 중국을 넘어선 적이 없었던 것과 마찬가지로 그저 쳐다보고만 있는 상황에 안타까울 뿐이다.

 

  이를 테면, 우리에게 익숙한 세계사 코드는 [고대4대문명 > 그리스로마제국 > 유럽의 르네상스와 세력확장 > 서구열강의 혼란과 식민지전쟁 > 미국의 성장과 패권을 쥐기까지의 일련의 과정]이다. 중고등학교에서 다루는 세계사교과서 가운데 이 코드에서 벗어난 책은 거의 없다. 그나마 요즘에는 '세계화'를 위시한 열린 관점을 강조하며 '비서구지역'을 나열하고 소개하는 등의 다양화를 추구하고는 있다. 그렇지만 그래도 여전히 세계사를 익숙한 코드로 다루지 않으면 일반독자들에게 외면받기 일쑤다. 그렇다면 이런 '익숙한 코드'가 무슨 문제가 있을까? <세계사=유럽, 미국>처럼 자연스러운 것에 왜 태클을 걸어야 한단 말인가? 그 익숙한 코드가 우리 나라의 '국정교과서'에도 똑같이 적용되었기 때문이다.

 

  국정교과서가 우려스러운 까닭은 특정 세력의 이익을 대변하기 때문만은 아니다. 그보다는 건전한 역사해석의 다양성을 억제하고 단 한 가지 견해만이 '정답'이라고 우기는 웃기는 교과서이기 때문이다. 이런 교과서는 시대착오적이라는 지적에 더 큰 관심을 보여야 하고, 이 웃긴 교과서가 더는 웃지 못할 상황을 만들기 전에 하루빨리 퇴출시켜야 한다. 앞서 세계사에서 말한 '익숙한 코드'가 한국사에서도 똑깥이 일어났던 시절에 우리는 '독재자'를 섬겨야(?) 했던 끔찍한 결과를 겪었었다.

 

  좀 억지스러울지도 모르겠으나, 나는 촛불집회 한켠에서 태극기를 들던 분들 가운데 성조기를 들던 분들은 바로 그 익숙한 코드에 심취한 결과로 본다. 대한민국의 대통령을 탄핵하는 사건을 다루면서 왜 성조기를 들고 나오는 것인지, 또 그렇게 들고 나온 성조기에 의문조차 갖길 거부하는 그 분(?)들의 머릿속에는 단 하나의 코드만이 전부로 보이기 때문에 나름 당당히 들고 나온 것은 아닌지 조심스럽게 생각해보았다. 이런 패단을 지켜보면서도 역사를 '한 가지'로 가르치는데 찬성하는 분들의 의도가 무엇인지 좀 더 구체적으로 알고, 또 듣고 싶다.

 

  이 책에는 우리가 익숙하게 알고 있던 세계사적 '사실'은 그닥 보이지 않는다. 그런 까닭에 세계사에 관심이 많은 분들이 읽기에 불편할 수도 있다. 우리가 익숙하게 '알던 맛'은 그닥 맛볼 수 없고, 온통 새롭고 신선하고 때론 불편한 맛들로 가득한 책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적어도 나는 그랬다. 익숙한 사건들이 좀 더 자세히 서술되고 난 뒤에 좀 더 다른 이면도 있다는 식으로 서술해준 책이었다면 익숙한 맛인데 좀 더 풍미가 작렬하는..그런 황홀한 맛을 느꼈을 터인데, 서구인이 쓴 책인지라 철저히 서구인의 관점에서 서술하였고, 우리 나라 세계사교과서에서는 다루지 않은 내용이 더 많았던 관계로 좀 생뚱맞은 느낌이 강렬했던 것은 어쩔 수 없었다.

 

  그러나 서구인들의 오랜(?) 논쟁을 조금은 진보(?)적인 서구인들의 어깨 너머로 본 세계사를 통해 역사를 해석함에 있어서는 조금은 낯설게(!) 읽는 방법에 도전해야 역사를 바람직하게 읽을 수 있다는 느낌(!)을 엿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아니 이 책을 읽으며 그 느낌을 얻을 수 있다면 전부를 얻은 것과 다를 바가 없을 것이다. 역사를 이렇게도, 저렇게도, 그리고 가능하다면 요렇게죠렇게도 읽어 낼 수 있어야 진짜배기라는 점도 이 책을 읽으면서 얻은 최고의 수확이었다.

 

 

이 리뷰는 예스24 리뷰어클럽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YES마니아 : 로얄 이달의 사락 z******8 2017.03.18. 신고 공감 1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도서] 하나일 수 없는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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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벌어졌던 국정 교과서에 관한 이슈는 이 책의 제목과 상당히 반대되는 내용이다. 어떻게 보면 이 나라는 '하나일 수 밖에 없는 역사'를 만들고 있었던 셈이다. 조선의 절대 권력자인 임금조차도 절대 들여다볼 수 없었던 조선왕조실록을 생각해보면, 현실의 국정 교과서 문제는 조상님들 볼 낯을 없게 만들고 있는 것 같다.   오히려 이럴 때일수록 나라 안에서 발생하는 상황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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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에 벌어졌던 국정 교과서에 관한 이슈는 이 책의 제목과 상당히 반대되는 내용이다. 어떻게 보면 이 나라는 '하나일 수 밖에 없는 역사'를 만들고 있었던 셈이다. 조선의 절대 권력자인 임금조차도 절대 들여다볼 수 없었던 조선왕조실록을 생각해보면, 현실의 국정 교과서 문제는 조상님들 볼 낯을 없게 만들고 있는 것 같다. 

  오히려 이럴 때일수록 나라 안에서 발생하는 상황과는 별개로, 다른 나라의 사례를 살펴보면서 한국의 위기를 극복해볼 필요가 있다고 본다. 나 역시도 처음에는 나라에서 생기는 문제들이 세대간의 문제나 빈부격차가 한국만의 문제라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영국의 경우 브렉시트 사태가 터졌을 때 늙은이들이 젊은이들의 미래를 빼앗았다고 평했고, 호주의 한 칼럼니스트는 젊은이들의 브런치 문화를 비판했다가 역으로 비난받았던 바가 있었다. 결국 이러한 세대간의 갈등도 전 세계적인 추세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쩌면 국정 교과서도 많은 세계의 집권자들이 공통적으로 꿈꾸었고 누군가는 시도했던 것이 아닐까?

  책의 출판사는 프랑스의 언론인 르몽드(진보적인 논조로 유명하다.)고, 책의 내용도 다양한 국가의 과거 사례를 통해 현재의 문제를 짚어주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내가 바라고 있었던 그런 책인 셈이다. 웹상에서는 책의 사이즈를 가늠하지 못하고 있었는데, 도착했던 책의 크기는 상당히 크다. B4 사이즈 정도 되는 것 같다. 책은 올컬러로 구성되어있고, 많은 사진과 3단으로 새겨진 글씨들이 빼곡히 수록되어있다. 마치 신문 스크랩을 읽는 듯한 느낌이 들어서 좋았다. 

  책은 시간의 순서대로 굵직굵직한 사건들을 나열하고, 배너 형식으로 참고자료를 보태어 완성도 있게 기술하고 있다. 특히 전쟁이나 독재와 같은 편향될 수 있는 내용에 관해서는 다른 나라에서 발간된 역사교과서를 수록해서 어떤식으로 서술하고 있는지 나타내고 있다. 가령 제 1차 세계대전의 경우, 자국인 프랑스의 입장에서만 기술하지 않고, 패전국인 독일에서 출판한 교과서의 내용도 싣고 있다. 가장 흥미로운 것은 쉬어가기 코너였다. 해당 사건을 현재의 사람들은 어떤식으로 다루고 있는지를 설명해주고 있어서 지금의 내가 이해하기에 큰 도움이 되었다. 하지만 슬프게도 쉬어가기의 큰 핵심은 '역사란 돌고 돈다' 정도였다...

  책이 얇음에도 불구하고 상당히 면적이 넓고, 다루고 있는 주제나 용어가 쉽지 않아서 생각보다 술술 읽히는 책은 아니었다. 그렇지만 책 한권을 다 읽고 나면, 어설프게 인터넷이나 지식사전 같은 곳에서 주워모은 지식들보다 훨씬 더 유용한 정보들을 알게 된다. 학창시절에 배웠던 지식을 살펴보면, 한국의 고대사에 대해서는 빠삭하지만 오히려 세계사에 대해서는 문외한이라는 생각이 들정도로 아는 것이 없었다. 1차 세계대전 이후, 사회주의, 냉전 기간 동안 우리는 한쪽 편에서만 서있었기 때문에 상대 진영에 대해 교육을 받지 못했던 것이다. 또한 아프리카나 아랍권 국가는 축구 경기에서 국가의 이름을 보는 정도에 그쳤던 것 같다. 그러나 이 책을 통해서 팔레스타인 문제나 범아랍주의라는 단어를 접하게 되었고, 깊이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었다. 

   책의 말미에는 어딘지 모르게 익숙하면서 가슴을 울리는 말이 나온다. 

'민주주의를 수호하는 데에는 집단적 행동이 그 어떤 기술보다 훌륭하다.'

이 말은 흡사 고 노무현 대통령이 했던, '민주주의 최후의 보루는 깨어있는 시민의 조직된 힘입니다.'와 비슷하다. 최근에 대통령 탄핵을 위해 모였던 사람들의 모습을 본다면, 이러한 말을 가장 잘 실천하는 사람들은 바로 우리나라 국민이 아닐까 싶다. 돌이켜보면 인터넷이 등장하던 시기에 다양한 정보를 모두가 공유하게 된다면 세상에 비밀이라는 것은 사라질 것이라 생각했지만, 오히려 현실은 스팸메일만 범람하고 네트워크는 통제되고 있는 상황에 처해있다. 결국 저자는 구텐베르크 이후로 어떤 기술도 민주주의를 탄생시키고 지켜나가는데 집단적인 행동을 대체하지 못했다고 평하고 있는데, 책을 다 읽을 무렵에 나 역시도 이에 전적으로 동의하게 되었다. 

  어느 순간 이후의 역사가 자신들을 평가할 것이라는 말이, 정치인들의 면죄부식 발언이 되고 말았다. 현실을 살아가는 이들에게는 평가를 회피하고, 시간이 지나 후대에게 평가를 받겠다는 말인데, 이들은 역사가 자신들의 편에서만 이야기해줄 것이라고 생각했던 모양이다. 국내에 일어나는 정치 관련 사건들을 보면서 한 쪽을 맹신하는 것 없이, 다양한 입장을 견지하는 것이 우리들에게는 절실하게 느껴졌다. 그런 면에서 이 책은 우리들에게 매우 필요한 책이라고 본다. 

 

(이 리뷰는 예스24 리뷰어클럽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s******t 2017.03.17.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하나일 수 없는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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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일 수 없는 역사』 국정 교과서를 제작하며 하나뿐인 역사를 가르치려고 하는 우리의 현실에 비추어 무척 의미심장한 제목이다. 제목 그대로 역사란 사실을 다루지만 그것이 다 진실이라고 말할 수 없다. 바라보는 관점에 따라 전혀 다른 의미로 해석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역사는 승리자의 기록이라고 하지 않는가. 매일 듣는 뉴스 팟케스트의 고정 패널이 르몽드 디플로마티크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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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일 수 없는 역사』 

국정 교과서를 제작하며 하나뿐인 역사를 가르치려고 하는 우리의 현실에 비추어 무척 의미심장한 제목이다. 
제목 그대로 역사란 사실을 다루지만 그것이 다 진실이라고 말할 수 없다. 바라보는 관점에 따라 전혀 다른 의미로 해석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역사는 승리자의 기록이라고 하지 않는가. 


매일 듣는 뉴스 팟케스트의 고정 패널이 르몽드 디플로마티크의 편집자라 제목 못지않게 친숙한 출판사라 어떤 내용들이 담겨있을지 기대감을 가지고 첫 장을 넘겨보았다. 책은 역사를 이렇게 정의한다. 

"전 세계 모든 주민이 한목소리로 읽을 수 있는 보편적 역사는 존재하지 않는다." (4쪽)


'보편적 역사'라는 말이 눈길을 끈다. 모든 것에 공통되거나 들어맞는 것을 의미하는 보편적이라는 단어. 맞는 말이다. 어떻게 모두에게 딱 들어맞고 이익이 되는 일이 과연 존재할 수 있겠는가. 인류의 역사를 볼 때 그런 보편성은 거의 일어난 적이 없다. 인류의 역사는 제로게임에 가까웠다. 제국주의가 팽배하여 서구 열강들이 세계 곳곳을 점령하여 식민지로 삼았던 19세기에는 열강들의 패권이 정점을 이루었다. 그리고 책은 바로 그 시점부터 이야기를 시작한다. 바로 '산업화'와 '식민화' 그리고 대중의 정치참여다.

산업화가 이루어지면서 경제적으로 풍요로워진 대중들의 사회참여가 많아지는 것은 자연스러운 과정이다. 그러나 서구열강들이 이룬 풍요는 식민지의 노동을 바탕으로 이루어진 것들이다. 이 사실 하나만으로도 역사를 하나의 시선으로 바라봐서는 안된다는 것을 극명하게 알 수 있다. 
그동안 교과서를 통해 배운 산업혁명은 인류의 역사를 바꾼 것이라며 긍정적인 측면만을 배웠지, 낮은 임금과 장시간의 노동에 시달리던 노동자들의 삶이나, 식민지 노동자의 삶에 대해서는 제대로 배운적이 없기 때문이다.

역사는 반복된다고 하는데. 영국의 브렉 시트나 트럼프 당선 이후 더 강화되고 있는 미국의 보호무역주의가 강화되는 요즘. 부유하던 파라과이가 영국과 브라질, 우루과이, 아르헨티나의 공격에 의해 약소국으로 몰락해버린 사건은 눈여겨보아할 만한 사건이다. 자국의 이익을 최우선주의에는 영원한 우방이란 존재할 수 없기 때문이다. 미국이나 중국 등 특정국가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우리에게는 경종을 울리는 사건이다. 파라과이에서 벌어진 일이 우리에게 벌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다. 당장 사드 보복으로 벌어지는 우리 기업들의 피해만 봐도 그렇다. 그러나 정부는 여전히 안일한 자세로 일관하는 것을 보면 정말 답답하다. 이래서 역사를 배워야 한다. 과거의 기록에 우리의 현실과 미래가 다 담겨 있기 때문이다.

서구의 역사를 바탕으로 하지만 흥미로운 내용들이 가득한다. 2단 구성의 편집도 독특하고 중간중간 삽입되어 있는 다양한 사진과 일러스트레이션은 이해를 돕는다. 내용뿐 아니라 편집면에서도 상당히 공을 들인 책이다. 

역사적인 사실 뿐 아니라 역사를 바라보는 다양한 관점을 만나볼 수 있는 책이다. 흥미롭고 왜 역사를 배워야하는지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하는 책이다.
 


*이 리뷰는 예스24 리뷰어클럽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d****a 2017.03.18.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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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일 수 없는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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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학자는 어떠한 독단도 받아들이지 않는다. 어떠한 금지도, 터부도 존중하지 않으며, 통념을 깨뜨릴 수 있다. 역사는 도덕이 아니다. 역사학자의 역할은 찬양이나 비난이 아나리 설명하는 것이다. 역사는 현재에 종속되지 않는다. 역사학자는 오늘날의 이념적 도식에 과거를 끼워 맞추지 않으며, 오늘날의 감수성으로 과거의 사건을 판단하지 않는다." 2005년 12월, 피에르 비달-나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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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학자는 어떠한 독단도 받아들이지 않는다. 어떠한 금지도, 터부도 존중하지 않으며, 통념을 깨뜨릴 수 있다. 역사는 도덕이 아니다. 역사학자의 역할은 찬양이나 비난이 아나리 설명하는 것이다. 역사는 현재에 종속되지 않는다. 역사학자는 오늘날의 이념적 도식에 과거를 끼워 맞추지 않으며, 오늘날의 감수성으로 과거의 사건을 판단하지 않는다." 2005년 12월, 피에르 비달-나케를 비롯한 위대한 역사학자들이 말한 역사의 근본 원칙이다. 


이 책은 최근 한국사회에서 뜨거운 논란이 되었던 한 가지 사건과 매우 깊은 연관성을 보여준다. 국정 역사 교과서 논란이 그것이다. 역사는 언제나 그 사건이 벌어진 장소와 시간만 객관적일 뿐 그 외의 사건에 대한 가치 판단은 언제나 다르다. 동양과 서양이 다르고, 당사자와 관련자가 다르고, 과거의 판단과 현재의 판단이 다를 수 있다. 따라서 역사학자의 임무는 사건에 대한 찬양이나 비난이 아니라 설명이라는 점은 매우 명백한 판단이다. 


그러나 박근혜 정부는 이러한 명백한 역사학자들의 원칙을 깨고 국가가 가르치는 역사는 단 한가지의 시선만을 가져야 한다는 생각을 줄기차게 주장했다. 그 과정에서 글쓴이가 누구인지, 어떤 과정을 거쳤는지 등을 전혀 알 수 없는 국정 역사교과서가 만들어졌다. 


역사 교과서 제작과정에서 제작 기간도 매우 짧고, 또 어떤 집필자들이 들어갔는지조차 알려지지 않았던 역사교과서는 이미 실패를 내포하고 있었다. 따라서 당연하게도 그 결과 전국에서 단 한 곳의 고등학교도 이 교과서를 주교재로 채택하여 가르칠 수 없게 되었다. 


"하나일 수 없는 역사"라는 책은 역사 교과서가 어떻게 집필되어야 하는지를 잘 보여주고 있다. 자국의 시선으로 역사적 사건을 바라보지만 타국의 시선을 잊지 않으며 역사적 가치 판단도 다를 수 있음을 보여준다. 그것으로서 이 책을 읽는 사람들이 자신의 가치관과 경험으로 스스로 가치판단을 내릴 수 있도록 설명해주고 있다. 


그러나 이책의 문제점도 있다. 이 책은 기본적으로 르몽드 디플로마티크를 기본으로 서술되어 있다. 따라서 책에서 설명되어 있는 사건들은 대부분 서양의 역사적 사실들이다. 따라서 서양사에 대해서 어느정도 지식이 있는 경우에 좀 더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이 책의 형식은 매우 긍정적이지만, 책의 내용은 동양적 관점에서 다시 다루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이 책은 1. 산업화, 식민화, 대중의 정치 참여로부터 시작해서 10. 앞으로 다가올 세상이라는 소제목으로 총 10개의 주제를 다루고 있다. 그리고 시간의 흐름에 따라서 서술되어 있다. 


우리의 역사와 동아시아의 역사도 이와 같은 시선으로 바라볼 수많은 사건들이 있다. 이를 다루는 책들이 어서 나오기를 바란다. 


(이 리뷰는 예스24 리뷰어클럽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p******r 2017.03.31.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