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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세 기사 이야기의 한 페이지를 완역으로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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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가 읽게 된 <아발론 연대기>를 정말 재미있게 읽어서 중세 기사문학에도 덩달아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하지만 곧바로 벽에 부딪혔다. 아서 왕 전설과 관련된 이야기책은 꽤 나와 있었지만 지나치게 현대식으로 편집되어 있거나 단편 번역이 대부분이었지만, 장편 완역은 당시까지만 해도 <파르치팔>밖에 없었던 것이다.   다행히도 얼마 전 <아서 왕의 죽음>이 완역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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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가 읽게 된 <아발론 연대기>를 정말 재미있게 읽어서 중세 기사문학에도 덩달아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하지만 곧바로 벽에 부딪혔다. 아서 왕 전설과 관련된 이야기책은 꽤 나와 있었지만 지나치게 현대식으로 편집되어 있거나 단편 번역이 대부분이었지만, 장편 완역은 당시까지만 해도 <파르치팔>밖에 없었던 것이다.

 

다행히도 얼마 전 <아서 왕의 죽음>이 완역되어 나왔다. 제목만 보면 아서 왕 최후의 전투만 다룬 것 같은 느낌을 받지만, 실제로는 <아발론 연대기>처럼 여러 기사들의 이야기를 두루 망라하고 있다. 아서 왕이 죽음을 맞는 이야기는 책 후반부에 나오고, 그 이전에는 여러 기사들의 모험이나 사건을 다루고 있다.

 

이 번역본에서 단연 눈에 띄는 것은 문체다. 고풍스러운 느낌이 나면서도, 고루하거나 지루하다는 느낌은 받지 않았다. 역자가 지나치게 늘어지고 반복되는 부분을 다듬느라 고심했다고 하는데, 그 고심이 정말 멋진 고전 번역을 낳았다. 특히 등장인물들이 서로 대화를 나눌 때의 말투 번역은 찬탄스럽기까지 하다. 각자의 지위와 성격, 당시 상황 등을 모두 고려하여 어울리는 말투로 다듬었으니, 읽으면서 얼마나 집중이 잘 되던지!

 

덧붙이면, <아발론 연대기>와 비교하면서 읽는 재미도 쏠쏠했다. <아발론 연대기>는 저자가 서로 다른 판본을 취합해 만들어낸 이야기지만, 일반적으로 각 등장인물의 '일반적인 이미지'에 가장 가까운 버전을 택했다. 반면 <아서 왕의 죽음>는 수백 년 전, 중세 끄트머리에서 르네상스로 채 진입하기 전의 이야기다. 현재 널리 알려진 이야기와 <아서 왕의 죽음>에 나오는 이야기의 세부사항이 꽤 다른 경우가 많다. 이것이 수백 년 세월의 차이일까, 아니면 말로리 개인이나 영국이라는 나라의 개성이었을까?

 

이를테면 아서가 양자로 간 집의 친아들인 케이가 의젓하고 용감한 기사로 나오는 걸 보고 포복절도했다. <아발론 연대기>와 <파르치팔>에서는 사고뭉치 골칫덩어리에 기사라는 이름조차 아까운 인물이었는데, 케이가 이렇게 멀쩡하게 나오니 그건 그것대로 웃겼다. 트리스트람 이야기에서는 마크 왕이 너무나도 비열하게 나오는 걸 보고, 트리스트람 이야기가 끝날 때까지도 적응을 못 했더랬다. 이졸데(<아서 왕의 죽음>에서는 이주드)의 원래 약혼자인 마홀트가 엄연한 원탁의 기사로서 당당하게 나오는 것도 꽤 이채로웠다. 이 책을 읽으면서, 같은 인물과 사건을 두고 서로 다른 이야기를 하는 것도, 적응되기 전에는 혼란스럽지만 적응한 후에는 이야기를 두 배로 재미있게 즐길 수 있다는 것을 절절하게 절감했다.

 

<아서 왕의 죽음>은 중세 문학, 특히 아서 왕 전설 문학에서는 분수령을 이루는 작품이다. 늦었지만 지금에라도 완역으로 만날 수 있어서 정말 기쁘다.

p*******1 2010.06.04. 신고 공감 2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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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아더왕 혹은 아서왕 전설을 모르는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     그러나 아서왕 전설은 호메로스처럼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았다.     멀리는 서기 6세기, 색슨족의 브리튼(영국) 침입이 시작된 이래 수도사 넨니우스가 처음 언급했던 아서는 12세기 영국의 역사가가 쓴 <브리튼 제왕기>와 15세기에 나온 토마스 말로리의 작품인 이 <아서왕의 죽음>에 힘입어 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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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국의 아더왕 혹은 아서왕 전설을 모르는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

 

  그러나 아서왕 전설은 호메로스처럼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았다.

 

  멀리는 서기 6세기, 색슨족의 브리튼(영국) 침입이 시작된 이래 수도사 넨니우스가 처음 언급했던 아서는 12세기 영국의 역사가가 쓴 <브리튼 제왕기>와 15세기에 나온 토마스 말로리의 작품인 이 <아서왕의 죽음>에 힘입어 비로서 완성되었다.

 

  중세 문학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기사도(비록 허구에 가까웠지만)를 방대하고 섬세하게 표현했던 저자의 손길이 참으로 놀라울 뿐이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인명들의 원래 이름에 붙을 영어 발음이 없어서 다른 작품으로 가공할 때, 조금 힘들다는 점이지만...

 

  그래도 이렇게 훌륭한 고전을 번역하려 마음먹은 나남출판사와 번역자 이현주 씨에게도 감사드리는 바이다.

x***2 2010.04.26.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