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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오토데스크 社에서 나온 공식 교재답게 설명이 자세하며 (옛날 책인데도) 올컬러 편집인 점이 마움에 듭니다. 따라해보게 시키는 섹션이, 이론 설명 뒤에 나오기 때문에 학습자가 원리를 납득해 가며 공부할 수 있게 배려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사실 딱히 무슨 배려라기보다, 외국 교과서들은 본래부터가 학습자의 주체적 "발견"을 중시한다는 점(분야 불문), 다들 동의할 수 있겠습니다. 저자는 오토캐드라는 이 프로그램이 타 윈도 프로그램보다 더 많은 단축키를 쓰게 한 것도 하나의 특징이라고 합니다. 비단 오토캐드뿐 아니라, 예를 들어 한국의 아래아한글 같은 것도 많은 고유 단축기가 초창기 버전부터 있었으며, 한국의 많은 유저들이 이 단축키에 들여 놓은 습관 때문에라도 워드프로세서 프로그램을 쉽게 갈아타지 못했습니다(적어도 처음에는). 그런데 MS가 그 점을 간파하고 21세기 초부터 한국어판에서 그대로 아래아한글의 단축키를 따라했죠. 여기에, 한컴 측의 워디안 삽질(앞 버전과 호환 제한)이 겹쳐 국산 워드프로세서의 쇠락이 이어졌습니다. 여튼, 이 책 p27에 건축 설계 프로그램인 오토캐드의 다양한 단축키가 모여 정리되었는데 왠지 그냥 봐도 재미있습니다. 물론 단축키라는 건 머리가 아니라 손이 외우는 거지만. p62에 절대좌표와 상대좌표의 예가 나옵니다. 외국 책들은 이렇게 컴퓨터 책에서도, 다른 먼 분야의 기초 개념을 환기시켜 주는 게 좋습니다. 이게 별 뜻은 없고, 이미 한번 입력한 좌표가 있다면 걔를 기준으로 새로 모든 좌표를 정하느냐(상대좌표), 그렇지 않고 데카르트좌표건 극좌표건 기존의 학문이 약속해 놓은 체계를 따르느냐(절대좌표)의 차이입니다. 뭐를 따르건 간에 한 번 정해 놓고 일관성을 지켜야지, 그러지 않으면 혼란이 일어납니다. 바로 다음 페이지에는 동적 입력 기능에 대한 설명이 나오는데, 이 부분도 제게는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책에서는 "이 기능은 소프트웨어를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게 해 주는 heads-up 디자인의 대표적인 예"라는 설명이 나옵니다. 이것 관련해서, 한 페이지 넘겨 p65를 보면, "동적 입력 기능이 활성화된 상태에서는.. 기본적으로 상대좌표값으로 해석된다"고도 나오네요. 그런데 제가 쓸데없는 소리를 덧붙이자면, 좌표값이 아니라 "좌푯값"이 맞춤법에 맞습니다. 그... 오토캐드에서 상대좌표가 아니라 이게 절대좌표임을 처음 설정하려면 앞에 #를 붙여야 합니다. 이 기호는 음악의 반음올림기호 샵과 닮았지만 사실은 별개입니다. 그래서 샵으로 읽어서는 안 되며, 미국에서만은 이 기호를 파운드라고 읽습니다. 그 외, 미국이나 다른 나라에서는 해시라고도 읽고, 우리도 해시태그 때문에 이 이름이 익숙합니다. 이게 원래는 넘버 기호인데, 그게 무게를 표시할 때 파운드로도 읽혔기에 (미국에서만) 이 이름이 통하게 되었습니다. 이 책도 #를 내내 파운드라고 읽습니다. 이론 설명도 착실하게 이어가지만, 학습자들에게 연습도 많이 시킵니다. 예를 들자면 p146의 건축단위 사용하기, p149의 측량자 단위 사용하기 등이 그것입니다. 그리고 독자에게 "도전문제"를 제시하는데, 그 챕터에서 배운 모든 것을 응용해야 해결할 수 있습니다. 장(章)이 끝나면 내용을 요약하는데, 미국 교과서 상당수가 채택하는 편제입니다(역시 분야 불문하고).3장에서는 객체다루기가 집중적으로 다뤄지는데 이 책의 백미입니다. p211을 보면 그 중에서도 객체배열만들기가 나오는데, 옵션을 열면 직사각형, 원형의 경우가 따로 세팅되었습니다. p212에 보면 저 array 명령 실행방법을, 3D Array 명령과 혼동하지 말라는 조언도 따로 하는 태도가 섬세합니다. 괜히 오토데스크 공식 교육교재가 아니라서, 내용이 충실하고 권위도 갖춘 데다 친절하기까지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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