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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봉봉을 마시며 <투란도트>를 읽는다.에스프레소의 쌉싸름한 맛이 가슴을 쿵쾅거리게 한 것인지 <투란도트> 속 이야기가 내 마음에서 요동을 친 것인지는 모르겠다..무튼 읽는 내내 가슴이 답답하기도 하고,풍자에서 오는 후련함이 카페봉봉의 단맛과 또 잘 버무려진 느낌이 들어 읽는 내내 취하기도 한 것 같고 쓴 웃음도 나오고 그랬다.나라 상황이 하도 요상하게 돌아가다 보니 브레히트가 만들어 놓은 마술에 무방비로 빨려들어 갈 수 밖에 없었던 건지도 모르겠고(사실 우리나라에서 최근 어수선한 일이 벌어지지 않았다면 나는 이 책을 읽다가 덮었을지도 모르겠다^^) 지난해 맥베스를 보면서 놀랐던 기억이란... .고전의 맛은 과거를 통해 현재를 투영해 보게 하는 것에 있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그럼에도 맥베스는 강렬했다.맥베스가 아닌 맥베스 부인으로 읽혀지게 될 만큼.맥베스 보다 맥베스 부인이 훨씬 더 무서웠더랬다. 먼 허구 속에 만들어진 가공의 인물이 아닌,현실의 인물,그것도 우리가 아주 가까이서 보고 있는 인물과 너무도 흡사해서 말이다.그러니까 작가들도 이런 상상은 늘 하고 있지 않았을까 기존의 작품을 새롭게 만들어 보고 싶은 창작욕구 같은 거.그러니까 푸치니의 투란도트와는 전혀 다른 이야기가 만들어지게 된 거다.그러나 공주가 낸 수수께끼 맞추는 이에게 결혼 승낙 못 맞추는 구혼자는 참수형을 하는 공주였으니 합리적 정치를 하는 공주가 아닌건 분명해진 사실.브레히트는 권력의 상징으로만 투란도트를 가지고 온 셈일지도 모르겠다.무튼 작가가 살았던 당시 독일의 정치적으로 혼란하고 경제적으로 어려웠던 시기를 풍자하기 위해 투란도트는 훌륭한 재료였음에는 분명한 듯 하다.그런데 작품의 배경은 다시 중국이다.사실 독일의 복잡했던 정치상황과 타락한 지식인 등을 이해하지 못했다면 잘 읽히지 않았을지도 모른다.그런데 작품 속에 등장하는 황제와 그의 동생 야우 엘 그리고 히틀러의 이미지로 만들어진 인물 고거 고 그리고 지식인들의 모순적인 말장난을 읽으면서 뭔가 머리카락이 서는 느낌을 읽는 내내 느껴야만 했다. 과거의 독일까지 갈 필요가 없었던 거다.

고거 고/(...) 나라에게 제기되는 모든 질문에 대답하려고 하면 나라가 망합니다.왜냐고요? 거짓말이 있습니다.댁은 개가 매일 아침 뼈다귀가 아디 있느냐고 묻는다면 그 개를 오랫동안 데리고 있으시겠습니까? 그 개가 그저 댁의 마음에 안 들 겁니다"/127쪽 고거 고의 대사를 듣는데 어쩌자고 최근 뉴스에서 수없이 듣었던 목소리의 환청이 들리게 되는 것인지..사실 시작부터 끝날때까지 뉴스에 오르 내리는 이들의 모습이 끝없이 상상되어지긴 한다.사실 그랬기 때문에 어려운 듯 하고 난해한 듯도 했던 이 작품을 재미나게 읽어낼 수 있었던 건지도 모르겠다.그러니까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세월호,혹은 국정농단관련 연극이 만들어진다고 하던데..브레히트의 '투란도트'가 많은 힌트가 되어줄 수 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까지도 하게 된 것 같다.자신이 낸 문제를 맞추지 못하면 스스럼없이 참수를 하겠다는 공주.브레히트는 공주가 가진 권력이란 것이 결국 사회의 전반적인 시스템 정치인들 혹은 지식인들이 정의롭지 못했기 때문에 가능해진 일이라 생각했던 것인지도 모르겠다.무능한 황제,탐욕스러운 황제의 동생도 답답하지만 정권에 아첨하는 모습을 비꼬는 장면들이 눈에 더 크게 들어온 건 그래서였을 게다. 책은 투란도트에 대한 개략적인 역사와 브레히트가 연극으로 만들게 된 스토리가 알기 쉽게 정리되어 있다.특히 브레히트의 <투란도트>가 가진 희곡으로서의 장단점을 설명해 준 부분이 좋았다.완성면에서는 아쉬운 부분이 분명 느껴졌기 때문이다.특히 당시 독일 상황을 모른다면 머릿속도 조금 더 복잡해질수는 있는 부분도 있었고,그러나 다행인지 불행인지 브레히트의 <투란도트>는 지금 우리나라의 모습을 그대로 투영해 볼 수 있게 만들어주었다.그러니까 브레히트가 푸치니의 오페라로 독일을 풍자하는 연극 <투란도트>를 만들었듯이,우리나라 연극에서도 브레히트의 투란도트로 신랄한 풍자극 한 편이 만들어 질 수 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는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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