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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덮고 난 후 흔들리는 갈대임을 깨닫다.
"책을 덮고 난 후 흔들리는 갈대임을 깨닫다." 내용보기
에코 마니아 컬렉션을 순서대로 읽는 중이다. 이번 책을 펼쳐들면서 서론부터 머리가 지끈거렸다. 이 책의 앞부분은 이해하기 힘든 여러 이야기들이 군무를 추는 형태다. 그래서일까, 서론 부분을 지난 다음부터는 무난하게 이런 식의 비평이나 해석도 있을 수 있겠구나라고 넘어갈 수 있다.   이 책을 보면서 처음 느낀 것은 지금 우리가 마치 생활의 일부로 느끼고 있는 매스 미디어
"책을 덮고 난 후 흔들리는 갈대임을 깨닫다." 내용보기

에코 마니아 컬렉션을 순서대로 읽는 중이다. 이번 책을 펼쳐들면서 서론부터 머리가 지끈거렸다. 이 책의 앞부분은 이해하기 힘든 여러 이야기들이 군무를 추는 형태다. 그래서일까, 서론 부분을 지난 다음부터는 무난하게 이런 식의 비평이나 해석도 있을 수 있겠구나라고 넘어갈 수 있다.

 

이 책을 보면서 처음 느낀 것은 지금 우리가 마치 생활의 일부로 느끼고 있는 매스 미디어에 대해 이 책에서 논하는 정도의 깊이있는 사고가 필요한가였다. 물론 책이 쓰여진 시대와 지금을 비교한다는 것은 무리가 있지만 책을 다 읽고 난 후 느낀 점은 글을 쓴 저자 또한 종말론자의 성향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그것은 내 성향과도 비슷하다. 아날로그적 감성을 중시하는 나로서는 과거에 대한 향수, 가볍지 않은 무게를 주는 책들, 내 귀와 눈을 만족시킬 수 있는 연주회, 유리로 덮이지 않은 미술 작품의 감상 등을 좋아한다. 그것의 가치를 판단할 수준은 아니지만 그 가치들을 읽으려 노력한다. 물론 나의 경우는 저자와 달리 일종의 아는 척 하는 정도에 지나지 않으며 그것을 속물 근성이라 말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미 저자가 쓴 대로 아방가르드는 키치를 차용하고 키치는 다시 아방가르드를 훔쳐내는 세상이 아닌가. 그런 면에서 본다면 순수한 예술과 비평할 가치가 있는 예술, 그리고 대중 문화라는 것의 차이가 전문가들에게는 극명하겠지만 일반 대중인-솔직히 대중이라는 정의를 내리는 것 또한 어려운 일이지만-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대중이 느끼는 미학이 아닌가 싶다.

 

그리고 이미 시대는 대중 문화가 받아들여지는 시대다. 대중 문화의 장단점과 철학적인 고찰, 그리고 미학적인 해석은 전문가들의 몫이고 우리는 우리의 문화를 즐길 따름이다. 세상의 종말론자와 낙관론자들에게 변화는 그들의 무대를 마련해 줄 뿐이다. 종말론자들이 새로운 것들을 여러 잣대로 재려들든, 혹은 낙관론자들이 그 추이를 살피든 변화는 勢에 힘입어 더 큰 힘을 얻을 것이 분명해 보인다.

 

정의조차 모호한 대중들이 대중의 문화를 이끄는, 혹은 대중의 문화를 만들어내는 사람들이 가진 심오한 뜻을 알던 모르던 상관없이, 그리고 때로는 문화를 이끌고 만들어 내는 사람들의 무지를 알던 모르던 상관없이 변화는 빠르게 다가오고 있다. 그리고 어쩌면 많은 세월이 지나면 지금 가볍게 치부되던 것들이 그들 나름의 무게를 지니고 해석될 수도 있을 것이다. 그것은 지금도 계속해서 진행되는 현실의 일들이다.

 

우리가 우습게 보는 여러 작품들에 대한 그의 해석은 흥미있지만 그의 말대로 모든 것들에 하나 하나 비평과 해석, 분석을 곁들이는 것은 자칫 사람을 피곤하게 만들기도 한다. 슈퍼맨이 고작해야 소심하고 우유부단하며 가진 자의 입장을 대변할 따름일지라도, 혹은 자라는 아이들에게 자본주의적인 사고를 주입시킬 지라도 그것을 그저 웃으며 넘겨버릴 사람 또한 적지 않을 것이다. 성인이 되면 자신이 한 때 빠졌던 여러 문화와 사상을 자신의 것으로 갈무리할 수 있는 능력이 어느 정도는 생긴다고 믿는 까닭이다.

 

그래도 미학자와 비평가, 평론가들이 있어 제 목소리를 내는 것은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나는 그들의 말과 내 생각 사이에서 흔들리는 갈대에 불과하지만 사고의 흐름은 온전히 나를 흔드는 바람에 의한다는 것을 잘 알기 때문이다.

YES마니아 : 골드 e***h 2009.12.13. 신고 공감 1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