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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책을 읽는 것을 즐기는 편인데도 불구하고 부끄럽게도 고전은 읽은 적이 없었습니다. 고등학생 때 접했던 고전은 어떤 감동이나 교훈을 주는 것이라기 보다는 시험을 위해 외워야하고 공부해야하는 것이었습니다. 아마 많은 친구들도 그랬을 거예요. 고전은 우리 글이지만 옛 문체라 읽기가 어렵고, 시험을 위해 접한 문학이다보니 느끼며 배우는 것이 아니라 중요한 단어에 동그라미를 쳐서 그 단어의 함축적인 의미를 외우곤 했었습니다. 문학을 암기했다고 할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저에게 고전은 딱딱하고 지루한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책을 읽기 전까지는요. '날개도 없이 어디로 날아갔나'는 정약용과 김려의 서사시를 소설처럼 바꿔놓은 책입니다. 읽기 전 저는 소설로 바꾸고, 현대의 글로 고쳤으니 읽기는 쉬울텐데 과연 재미있을까하는 의문이 있었는데 책을 읽는 내내, 마지막 장을 덮는 순간 왜 사람들이 고전을 읽고, 왜 아직까지 고전이 읽히는지 알게 되었습니다. 정약용의 <팔려간 신부>와 김려의 <방주의 노래>는 그 시대의 하층민에게 따뜻한 시선과 동정을 가지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이는 배경은 다르지만 같은 사회적 문제를 가지고 있는 현실을 대변하기도 합니다. 정약용의 <팔려간 신부>에서는 아버지가 돈에 눈이 멀어 딸을 못되고, 두 번이나 혼인하여 자식이 있는데다가 늙은 장님에게 시집을 보냅니다. 이는 현대에 배우자의 조건만을 보고 결혼하는, 사위나 며느리의 조건을 따져가며 자식을 결혼시키는 세태를 꼬집는다고 볼 수 있습니다. 정약용은 객관적인 시각으로 기록하였지만 그 안에는 남편에게 도망쳐 비구니가 되었으나 다시 관가로 잡혀오는 딸과 그의 어머니에 대해 동정어린 시선을 보내고 있습니다. 김려의 <방주의 노래>를 살펴보면 가난한 사람들에 대한 따뜻한 시선을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명망있는 집안의 장 파총이라는 사람은 백정 신분의 방주라는 여인을 보고 며느리 삼고 싶어 합니다. 장 파총은 신분에 얽매이지 않고, 사람의 됨됨이를 보는 사람으로서 이는 '모두 한 하늘을 이고 사는 사람들인데 가릴게 무엇인가'라는 문장에서 단적으로 찾아볼 수 있습니다. 양반 아들과 백정 딸의 혼인은 그 당시 신분을 중요시 여기는 사회에서 상당히 파격적인 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두 작품은 우리가 '사회적 약자'라고 부르는 사람들을 따뜻하게 바라보고 있습니다. 두 작품은 쓰인 지 상당히 오래되었는데도 불구하고 현재의 모습과도 닮아있습니다. 반대로 생각해보면 아직도 이전부터 해결되지 않은 문제들이 존재한다는 것입니다. 법률적으로 남녀는 평등하지만 사실 아직까지 남녀평등이 완전히 해소되었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또한 신분제도는 없어졌지만 빈부격차로 인한 계층은 나누어져 있습니다. 그게 신분제도처럼 명확하고, 공식적으로 정해진 건 아니지만요. 현대에서도 풀리지 않은 문제들은 이미 오래전에 고민한 정약용과 김려가 대단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기원 전 인물로 알려진 공자와 맹자의 가르침을 통해 아직도 많은 현대인들이 그 지혜를 배우고 있습니다. 이처럼 고전은 단순히 한 권의 책이 아니라 시대를 어우르는 지혜의 산물입니다. 좋은 책을 만나 고전으로 배우는 기쁨을 누리게 되어 굉장히 뿌듯합니다. 앞으로는 다른 고전에도 관심을 가져볼 생각입니다. 저에게 고전을 열어준 '날개도 없이 어디로 날아갔나'를 두고두고 읽으려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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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조선 시대 쓰여진 서사시이며 여기 실린 두편의 글은 여성이 주인공이란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게다가 지은이 정약용과 김려는 남존여비 사상이 만연하던 조선시대 벼슬을 하였던 선비들이 아닌가. 여성의 지위는 남성에 비하면 한없이 낮기만하여 가장의 말에 복종하며 살다 시집 가서는 남편을 섬기며 순종하는 것이 여성의 도리며 미덕으로 여기던 조선시대임을 감안한다면 파격적인 글임을 알수 있다.
정약용이나 김려 모두 같은 시대를 살았으며 신유사옥으로 인해 귀향살이를 했다. 그로인해 백성이나 어민들이 나라의 녹을 먹는 관료들의 횡포로 겪는 많은 고통들을 가까이서 보고 느낄수 있었고, 백성들의 안타까운 사정과 여성들이 억울한 일을 당하는 모습 또한 자주 보게 되었기에 시대를 거스르면서 평민과 천한 신분을 지닌 여성을 주인공으로 한 글을 쓸수 있지 않았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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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려간 신부 이 글은 360행이나 되는 장편 서사시로 한 꽃다운 18세 여성의 기구하고 애닯픈 사연을 담고 있다. 원래는 한문으로 쓰여진 것을 한글로 옮겨 적어 누구나 쉽게 우리의 고전을 접할 수 있도록 했다. 주인공의 아버지가 중매쟁이의 말에 속아 나이 어린 어여쁜 딸을 늙은 장님에게 시집 보내게 된다. 부자에 잘생기고 샹냥하다던 중매쟁이의 말과는 달리 이 장님은 두번 씩이나 결혼하여 셋이나 되는 자녀를 둔 늙수그레한 포악한 성격의 늙은이였다. 결혼식 당일에야 신랑의 얼굴을 볼수 있었던 조선시대 였기에 가능한 일이지 요즘에는 있을 수도 없는 일다.조선시대 여자로 안태어남이 이렇게 감사할 일일 줄이야. 설사 결혼식 당일에 신랑의 흠을 알았다 해도 이미 약조한 이상 어쩔수 없이 혼례를 치룰 수 밖에 없었다. 어린 신부는 전처 소생의 구박과 모략, 남편의 폭력에 가출하여 절로 들어가 비구니가 되지만 남편의 신고로 관아에 붙잡혀 다시 장님과 살게 된다. 그녀는 재차 가출을 감행하여 다른 절로 들어가게 되고, 이를 안 돈 많은 장님과 원님의 결탁으로 다시금 잡혀오게 된다. 이 광경을 우연히 길을 가다 목격하게 된 화자가 끌려가는 여인의 옆에서 울고 있는 어미의 입을 통해 듣게된 사연을 적은 글이다.
다산의 백성을 사랑하는 마음이 곳곳에서 느껴지는 글이다. 힘없는 가난한 하층민. 게다가 여성의 권리가 철저히 무시되던 그 당시, 두번 씩이나 과감한 가출을 시도하고 자신이 처한 환경을 어떤 식으로든 벗어나려는 어린신부를 연민의 시선으로 바라보던 정약용. 사실 그 뒷 이야기가 어찌 되었는지는 불을 보듯 뻔하지만 미완으로 남겼기에 우리가 자유로이 상상할수 있지 않을런지. 나는 화자가 암행어사 신분으로 탐욕스런 원님과 포악한 장님 그리고 거짓 중매를 섰던 중매쟁이를 벌하였으면 싶다. 우리의 고전이 늘 그러 하듯 권선징악으로 맺듭 지어지길 바라는 마음이다.
방주의 노래 이글 역시 장편 서사시로 천한 신분의 백정 식구들과 그의 딸 방주의 이야기이다. 어머니를 일찍 여의고 아버지의 손에서 자란 방주는 솜씨가 뛰어나고 마음씨 또한 비단결 같고 총명하여 어디 한군데 빠지는바 없다. 그런 방주를 우연히 보게된 장파총은 양반의 신분임에도 그녀를 자신의 며느리로 삼고자 한다. 아니, 양반집 자제와 평민도 아닌 천민인 백정의 딸과 혼인이 있을수 있는 일인가? 호탕하고 거침없는 성격의 장파총은 "천지가 만물을 낳고 기르는 이치는 고르고 가지런해서 원래 한쪽으로 치우치는 법이 없다네"라고 말한다. 이는 장총의 말을 빌어 김려의 생각을 반영함이리라. 미완의 작품으로 그 뒷이야기가 없기에 뒷부분이 신분과 제도에 반하는 내용인지라 파기되었거나 깊숙히 감추어져 아직까지 세상에 드러 나지 못한건 아닌지. 어하튼 이야기의 결말은 독자들의 몫으로 남겨졌고 장파총의 청혼을 받아들여 혼사가 이루어지고 현명하고 어진 방주는 온갖 어려움을 이기고 당당하게 대갓집 안주인이 되는것으로 이야기는 마무리 되길 내 나름대로 상상해 본다.
해피앤딩을 바라는 마음으로 파격적인 주재와 여성인 두 주인공의 삶과 백성들의 애환을 여과 없이 글로 적은 두 선비의 따뜻한 마음에 절로 고개를 주억거리며 시대를 앞선 깊이를 헤아릴 할 수 없는 정약용과 김려의 인품과 학식에 감탄하며 그들이 쓴 고전을 통해 오늘을 사는 우리가 그시대를 가늠해 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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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학자 정약용과 동시대를 살았던 문인 김려의 서사시가 이야기로 나왔다. 학생들이 고전을 쉽게 읽게 되었다. (주)알마에서 '샘깊은오늘고전'이라는 기획으로 계속해서 출간하고 있다. 위 책은 2개 이야기가 실려 있다. '팔려간 신부', '방주의 노래'. 모두가 조선 후기 사회상을 고발한다. 조선은 철저한 신분사회였다. 계급을 뛰어 넘을 수 없는 구조였다. 사회 최하층에 살고 있었던 서민들의 삶을 고발한다. 정약용은 전남 강진에서 유배 생활 중이었다. 그곳에서 가난한 서민의 딸이 돈많고 부유하지만 성질이 고약한 나이 많은 장님(시각장애인)에게 팔려가는 장면을 목격한다. 돈 많고 힘 있는 강자는 약자들을 짓밟는다. 예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다. 유배 중에 있었던 정약용은 가슴 아픈 사연을 시로 표현한다. 정약용과 동시대에 살았던 문인 김려도 백정의 딸 '방주'를 이야기의 주인공으로 등장시킨다. 가장 밑바닥 생활을 하는 백정의 삶을 그려낸다. "그런 일의 대가는 동전 스무 닢밖에 되지 않았다. 그리고 고기를 썰어 주고 어쩌다 고기 한 근을 받을 뿐이었따. 하지만 아무리 열심히 일해도 가축이나 잡는 백정을 제대로 대접하는 사람은 없엇다. 그저 자기들이 급할 때 불러다 일을 시키면 그만이었다." 주인공 '방주'는 총명하다. 신분은 미천하지만 생활면에서는 어느 누구와도 비교해도 부족함이 없을 정도였다. 마침 길 가던 나이 많은 무관 '장 파총'을 만났다. 장파총은 다른 양반과 달리 의로운 사람이다. 그는 '방주'를 자신의 며느리로 삼고자 한다. "저희 같은 백정 놈의 집에 양반 나리가 오신 적이 었었겠습니까? " 뒷 이야기는 전해 오고 있지 않다. 독자들이 상상력을 발휘해 이야기를 이어가야 한다. 장파총은 숱한 인생 경험을 한 사람이다. 덕분에 신분(계급)을 떠나 사람됨부터 먼저 살필 줄 아는 인물로 등장한다. 정약용과 김려는 시대의 아픔을 외면하지 않고 유배 중에 있었지만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인 글쓰기로 사회를 고발했다. 태생이 양반이었지만 서민들의 삶을 볼 수 있는 눈을 가졌기에 가능했던 일이다. 이야기 형식으로 우리의 고전을 쉽게 접할 수 있어 감사하다. (주) 알마에서 기획 편집한 시리즈들을 꼭 한 번 읽어보고 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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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약용의 '도강고가부사', 김려의 '방주가'- 두 조선시대 문인의 한문학 서사시를 현대의 한글로 다듬고 풀어낸 작품집.
'팔려간 신부'는 재물에 눈이 먼 주정쟁이 아버지에 의해 마흔아홉 되고 두 전처의 자식들까지 딸린 점쟁이 봉사에게 시집가 온갖 설움을 당하며 살아야 했던 열 여덟 꽃 같은 여인네의 기구한 이야기다. 계속되는 학대를 견디다 못해 외딴 절로 달아나 머리를 깎고 비구니가 되지만 돈 많은 봉사의 송사로 관아로 잡혀 들어가는 여인. 모여든 사람들은 하나 같이 그녀를 딱하게 여기지만, 재물에 눈이 어둔 원님은 장님과, 귀머거리와 다를 바 없어 여인의 눈물 섞인 하소연은 들으려 하지도 않는다. '날개가 있다면 어디로든 날아갔을' 그 시대 여인들의 삶이 한없이 애달프다.
'방주의 노래'는 미완성이라 너무나 안타까운 작품이다. 신분에 구애받지 않고, 백정의 딸을 며느리로 맞으려 하는 장 파총은 현대의 우리나라에도 있을 법 하지 않을 큰 인물임에 틀림없다. 거칠 것 없고 정직한 그의 말에 내 가슴 속까지 시원하다.
유배지 강진에서 목격한 일을 소재로 쓴 '팔려간 신부', 진해 유배 시절의 체험이 녹아나는 '방주의 노래' 사대부의 집안에 태어나 조선의 대표적인 문인이며 학자였던 두 사람이 자신의 벽 - 자신의 피부와도 같은 묵은 계급제도와 전통, 관습-을 넘어서서 평민과 천민들, 여인네들, 힘없고 가난한 이들을 따뜻한 시선으로 보듬은 것은, 그들이 겪었던 고초와 상실의 시간 덕이었다.
양반으로 태어났지만 갖은 고생을 다하며 연명했던 장 파총에게서 보이는 깊이가 바로 이 두 학자의 것이 아닐까? "나는 사람 사이에 신분을 나눈 것이 하늘의 뜻이라는 말을 들어보지 못했다네." 그가 말한 '아비지옥' 같은 세상은 여전하다. 그러나, 그와 같은 사람 또한 분명히 있기에 우리는 이 지옥 속에서도 천국 같은 희망을 지니고 산다. 이 희망이 우리의 '날개'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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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은 오늘고전]그 11번째 <날개도 없이 어디로 날아갔나>를 만났다..
이 책에는 [정약용의 팔려간 신부]와 [김려의 방주의 노래] 이 두편을 만날수 있다... 결국 여인은 두번째 가출을 감행하나 다시 붙잡혀 오게 되는데 이 장면을 보게된 정약용이 사연을 듣고 써놓은 이야기이다...
<방주의 노래> 김려는 다산 정약용과 같은 시대에 살았으나 학문과 문예를 중시했던 정조가 싫어했던 소품체를 쓴다는 이유로 유배를 가기도 했다고 소개를 하고 있다.. 이 방주의 노래는 장편 서사시로 그 당시 천하디 천한 백정의 딸로 태어나 엄마 없이 홀 아버지 밑에서 귀여움을 듬뿍 받고 자란 방주의 이야기이다.. 비록 어머니는 없으나 타고난 품성이 착하고 손 끝이 여물어 바느질과 음식 솜씨도 빼어날 뿐만 아니라 머리까지 총명했다.. 좀 아쉬운것은 두 이야기다 결말이 없는 상태에서 끝이 난다는 것이다.. 소장용으로도 충분한 이 시리즈를 통해 우리 아이들이 고전의 참 맛을 조금이나마 느낄수 있지 않았을까란 생각을 해본다...
<사진 출처:알마 - 날개도 없이 어디로 날아갔나>에서 발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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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역사드라마가 인기가 높다. 옛것에 대한 향수도 있으려니와 그에 더해 현재의 정치를 빗대어 풍자할 수 있고 오늘날 볼 수 없는 다양한 상상을 작가가 할 수 있으니까 재미도 더한 것 같다. 그러나 대부분이 집권층에 관한 내용으로 국민 대다수인 일반인에 관한 이야기는 적은 점이 아쉽다. 그렇다면 일반 서민들은 예전에 어떻게 살았을까. 아마도 가난과 폭정으로 살아도 사는 것 같지 않았을 것이다.
이 책의 두 이야기는 저자가 다르지만 역시 보통사람의 모습을 그리고 있다. 아니, 서민보다 더 억울한 삶을 살아온 여성과 백정을 대상으로 한다. 먼저 “팔려간 신부”는 18년이나 귀양살이를 한 다산 정약용의 작품이다. 예전에 목민심서를 읽어본 적이 있는데 이 분의 생각대로 모든 것이 이뤄진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지금도 마찬가지지만 많은 기득권층이 남아 있는한 개혁은 쉽지 않을 것이다. 하여간, “팔려간 신부”에서는 아버지가 아무생각없이 중매쟁이한테 쉽게 속아 예쁜 딸을 50대 가까운 자식 셋이나 있는 홀아비 장님한테 시집을 보내고 그 딸은 온갖 구박과 폭행을 당해 가출하여 비구니가 되려다가 고을 원님한테 붙잡히지만 다시 도망갔다가 잡히고 만다. 결론은 알 수 없지만 아마도 그 처자는 중형을 받았으리라. 요즘 세상이라면 어떤 아버지가 제대로 알아보지 않고 덜썩 정혼을 할리도 없고 어떤 딸이 아버지 말을 곧이 곧대로 듣지도 않을뿐더러 설사 결혼했다고 하더라도 제대로 대접을 못 받는다면 바로 이혼사유가 될 것이다. 그러나 이렇게 여성의 권리가 향상된 일은 얼마되지 않았다. 아직도 정치,경제,사회 모든 면에서 공평한 경쟁이 이뤄지지 않고 있고 단지 여성이라는 이유로 불이익을 받는 경우는 허다하다. "방주의 노래“는 김려의 작품으로 김려는 정약용과 동시대의 인물이다. 이 이야기는 천민이지만 어느 누구보다 사랑이 깊고 열심히 일하는 아버지와 오빠들 사이에서 양반 장파총의 청혼을 받은 백정의 딸 방주의 이야기다. 역시 주제는 신분타파다. 양반과 백정의 결혼이 있을 수가 있었나. 이 이야기는 중간정도에서 끝이 난다. 장파총이 어떻게 살아왔는지 설명하다가 끝나는데 아마도 김려에게 무슨일이 생겼었나보다. 방주가 장파총의 아들과 결혼해서 아내로서 어머니로서 제일가는 사람이 되었으리라. 이 두 작품은 서사시형태인데 소설형식으로 다듬어진 글이어서 읽기가 편하다. 고전이 다소 무거운 주제를 담고 있지만 현대에 생활상이 많이 개선되어서 한편으로는 마음이 가볍다. 지하에 있는 정약용과 김려가 변한 사회상을 본다면 웃지 않았을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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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깊은 오늘고전' 11번 째 이야기 <날개도 없이 어디로 날아갔나>는 '조선 시대'에 쓰여진 여성과 평등, 인권에 대한 이야기라는 소개에 솔낏하였다. 특히 여성의 삶을 노래하고 있다는 점에서 희귀성마저 느껴지면서, 과연 어떤 이야기를 담고 있을지 호기심을 가질 수 밖에 없었다.
수많은 저서와 실학을 집대성한 정약용이 유배시절 들었던 이야기를 〈도강고가부사〉(원제 ‘道康·家婦詞’를 직역하면 ‘강진 장님한테 시집간 여인의 이야기.’ 도강은 강진 일대의 옛 이름)라는 서사시를 <팔려 간 신부>라는 산문으로 새롭게 다듬었고, 생소하지만 '조선 문단의 이단아'라는 김려의 한문 서사서 〈방주가蚌珠歌>를 <방주의 노래>라는 산문으로 풀어내고 있다. 김이은이 다듬어 쓴 두 이야기는 꽤나 흥미진진하였다. 일단 여성의 삶을 통해, 시대의 아픔을 여과 없이 그대로 드러내고 있었다. 생생한 현장보고서 같은 느낌이면서도 문학이 지녀야 할, 특히 아이들이 읽기에 쉽고 재미있게 다듬어져 있었다. 물론, 어른도 함께 읽으면서 저자의 조언대로 상상의 날개를 활짝 펼쳐 유쾌한 이야기 세상으로 빠져도 손색없는 이야기가 담겨 있다.
<팔려 간 신부>속 18세 꽃다운 신부는 술주정뱅이 아비가 중매쟁이에게 속아, 늙은 장님에게 시집을 가게 된다. 그리고 남편과 전처 소생들에게 갖은 고초를 겪다가 가출을 하여 비구니가 되었다. 그러나, 원님에게 끌려가 호된 불호령만 듣게 될 뿐, 한자락의 희망조차 없는 여인의 삶을 엿보게 되었다. <방주의 노래>는 백정의 딸 '방주'의 인물 됨됨이에 반한 '장 파총'이 그의 아비에게 아들과 방주와의 혼인을 청하는 이야기와 장 파총의 파란만장했던 삶(양반의 신분으로 태어났으나, 생선 장사, 고기잡이등 힘겨운 젊은 시절을 보냈다)을 그리고 있는 미완의 이야기다.
색다른 시선으로 조선을 이야기하고 있는 책 <날개도 없이 어디로 날아갔나>는 '이부록'의 그림과 어우러지면서, 이야기와 그림이 말하고자 하는 이야기에 귀기울이게 된다. 정약용과 김려가 꿈꿨던 세상을 생각하고, 오늘 우리의 현실 속, '자유, 평등, 인권'의 사각지대를 눈여겨 보게 되었다. 또한 우리 고전의 놀라운 이야기, 그 마력에 빠졌다. 또다른 '샘깊은 오늘고전'의 또다른 이야기들이 자연스레 궁금해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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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당한 조건으로 팔려가 남편과 전처 자식들의 구박에 견디다 못해 산속으로 도망을 가서 비구니가 되지만 오히려 혼인법규를 어겼다는 이유로 체포되는 여인, 백정의 신분이지만 반듯한 사람됨과 아름다운 자태로 양반의 청혼을 받은 여인... 이 두 여인의 이야기는 이 책 [날개도 없이 어디로 날아갔나]에서 고스란히 드러나고 있다.
하지만 어딘가 좀 어색한게 느껴질 듯 싶다. 그것은 이 두 여인의 이야기가 모두 조선 시대에 쓰여진 고전 소설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문득 나 자신이 이 두 여인의 이야기를 모두 모르고 있다는 데 의아함이 느껴졌다. 더욱이 이 두 여인의 이야기는 우리가 알만한 인물에 의해 쓰여졌기에 더욱 더 그렇다.
그리고 그들이 이 소설 속에서 언급하고 있는 내용들 또한 나름 파격적이다. 양반이 아닌 사람들과 여성들은 사람으로 취급도 받지 못 하던 조선 시대에, 그것도 신분에 관해 엄격한 사대부 정약용과 김려가 쓴 작품이기에...
이 두 여인의 이야기의 원전은 정약용이 유배지에서 직접 본 사연을 정리했다는 글인 [팔려간 신부]와 한국 문학사 전체를 통틀어 유래를 찾기 힘든 평등 지향 사상을 보여주는 [방주의 노래]이다. 원전을 해석하고 소설가 김이은씨가 마무리한 이 책은 기존의 다른 이야기들과는 차별화된 느낌을 선사하고 있다.
어떻게 보면 100% 공감할 수도 있는 내용이지만, 그 당시 시대상에서는 결코 허락될 수도 없었던 일들... 이 소설 속 두 여인의 이야기는 지금으로서는 도저히 상상할 수도 없는 이야기일 수도 있지만 그 당시에는 너무나도 당연시되었던 이야기였다.
그리고 예전과 지금... 변했다면 많이 많이 변했지만, 변하지 않는 것도 분명 있어 보였다. 그래서 지금의 우리에게도 분명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보여진다. 옛 것이라고 무턱대고 무시하기 보다는 배울 수 있는 것은 배워야 하는 것이 지금 우리의 자세다. 어린이들에게 옳은 것만을 가르치기 보다는 옳고 그른 것을 함께 가르치며 생각할 수 있는 다양한 꺼리들을 남겨놓은 이 책은 분명 색다른 즐거움을 주기에 충분하다.
더욱이 재미있게도 이 책 속 두 이야기중 하나인 [방주의 노래]는 원저자인 '김려'가 의도했든 의도하지 않았든 지금까지 미완성으로 남아있다. 그렇기 때문에 이 책에서 이야기하지 않는 다른 부분들을 상상해 볼 수 있는 여지도 남아있다.
하나의 완성된 이야기와 또 하나의 미완성된 이야기... 이 두 이야기는 하나의 책 속에서 서로 다르지만 조선 시대의 여인들의 삶에 대해 현실적으로 전달해주고 있다. 지금과는 너무나 다른...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여성 존중과 평등에 대해 여러모로 다시 생각할 수 있게 도와주고 있는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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