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

리뷰 (12)

한줄평
평점 분포
  • 리뷰 총점10 83%
  • 리뷰 총점8 8%
  • 리뷰 총점6 8%
  • 리뷰 총점4 0%
  • 리뷰 총점2 0%
연령대별 평균 점수
  • 10대 0.0
  • 20대 0.0
  • 30대 9.0
  • 40대 9.0
  • 50대 9.0

포토/동영상 (2)

리뷰 총점 종이책
운전에 담긴 인간행동의 거대한 영향력
"운전에 담긴 인간행동의 거대한 영향력" 내용보기
남성의 로망이라면 단연코 자동차가 제일 먼저 떠오른다. 엣지 있는 스타일의 자동차는 언제고 본능을 깨우는 욕망처럼 분출되곤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운전에 자신이 있든 없든 남자라면 자동차에 관심이 많은 것이 사실이다. 또한 그런 경향을 보이는 남성은 대개 자신은 다른 사람들에 비해 운전을 곧잘 한다고 생각하기도 한다. 그렇지만 운전을 잘한다는 것의 정의는 상황에 따
"운전에 담긴 인간행동의 거대한 영향력" 내용보기
 

남성의 로망이라면 단연코 자동차가 제일 먼저 떠오른다. 엣지 있는 스타일의 자동차는 언제고 본능을 깨우는 욕망처럼 분출되곤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운전에 자신이 있든 없든 남자라면 자동차에 관심이 많은 것이 사실이다. 또한 그런 경향을 보이는 남성은 대개 자신은 다른 사람들에 비해 운전을 곧잘 한다고 생각하기도 한다. 그렇지만 운전을 잘한다는 것의 정의는 상황에 따라 달라지겠으나, 도로 주행 시 교통여건ㆍ정체상황ㆍ운전습관 등 제반여건을 모두 고려할 때 목적지까지 최단시간에 가는 것으로 인식하는 편향이 있다. 이는 어디까지나 남성의 시각으로 바라 본 시각이지만 이 책에서라면 눈 여겨 볼 판단의 대상이다.


그런데 이처럼 운전을 잘한다는 인식으로 가득한 남성들이 대부분 운전 중 사고를 유발하는 잠재 사고유발자라면 수긍이 되는가? 반대로 여성이 운전을 하기에는 적합하지 않으며 서툴다는 편견은 어디서부터 출발한 생각일까? 우리는 운전에 담긴 익숙한 행위에 다양한 편견과 비뚤어진 관점을 유지하는 경향이 강하다. 실제 여성과 남성은 인지체계의 특성상 공간지각, 상황판단을 관장하는 영역의 현저한 차이가 있는 것은 물론이다. 하지만 이것만으로 여성이 운전을 못한다는 협소한 시각은 편견에 불과하다. 이것은 인간의 사고능력이 처리할 수 있는 개별적인 특성의 차이가 빚어 낸 오래된 고정관념이다.


또한 운전이 생활화 되고 기술의 발달로 운전 중 다양한 일을 동시에 하는 멀티태스킹이 가능해 진 것도 사고의 주범이다. 멀티태스킹의 위해는 이미 학계에서도 보고된 바 있으며 실제 처리속도가 개선될 것 같은 착각 외에는 이도저도 아닌 업무의 집중도만 저하시키며 스트레스만 가중시킨다. 따라서 이 책 <트래픽>은 빈번하게 발생하는 교통체증의 현상에 착안하여 왜 이러한 비생산적인 현상이 지속적으로 발생하는지에 대해 묻고 그것이 인간을 둘러싼 다양한 착오, 관습, 그릇된 행위, 관념에 연결되어 있음을 심리학의 시선으로 세밀하게 고찰했다.


그러한 만큼 책은 실제 궁금했으나 별로 중요치 않다고 치부했던 사소한 궁금증에서부터 고난도의 복잡한 심리적 문제까지 골고루 섭렵하였기에 읽는 재미가 쏠쏠하다. 심리학의 일반이론을 기저에 깔고 있는 것도 이 책의 완성도를 높이는 재료로 충분히 활용되었으며 무엇보다 저자의 깔끔하고 명료하게 정리된 예제와 정리가 돋보이는 책이다. 미국의 교통상황과 국내의 교통상황이 엇비슷한 점을 감안한다면 우리의 현실에 실제로 적용하기에도 무리가 없다. 나아가 각국에서 공통적으로 발생하는 현상과 실험적인 사례를 통해 인간의 인지체계의 부조화가 얼마나 치명적이고 심오하게 전개되는지 조목조목 따져 묻는다.


책은 운전에 얽힌 인간의 비이성적인 행위에 초점을 맞춘다. 인간이 하나의 행위로부터 연결된 다른 행위로 연결 짓는 결정을 하기까지의 판단과 처리능력은 상상을 초월한다. 하지만 문제는 눈으로 보고 인지하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오류다. 오류는 인지부조화를 촉발하고 실제와는 다른 각도로 사물을 판단하게 만드는 결과를 초래하기까지 한다. 이렇게 부정확하게 인지된 사고체계는 전혀 엉뚱한 방향에서 사고를 유발하는 잠재요인으로 예컨대, 정차해 있는 제설자동차나 응급차를 미처 인지하지 못하고 추돌하는 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하는 이유겠다. 이는 인간의 심리는 일정한 영역을 설정하고 마치 배가 닻을 내리듯 정박하는 관성에 따라 움직이는 것처럼 관습이나 환경에 묶이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책의 전반을 관통하는 핵심은 일반심리학으로 본 인간의 행동들, 즉 편향(Bias)적 특성에 대한 담론이다. 고속도로 위의 막히는 구간을 통과할 때 갓길을 따라 운행하는 얌체운전족이나 막판 끼어들기를 시도하는 운전자에게 분개하는 심리를 기가 막히게 잘 설명해 주며, 정체가 빈번하게 발생하는 시간대나 갑작스런 정체상황이 왜 발생하는지에 대해 인간의 본성과 연결시켜 규정하고 있기에 이전에 경험하지 못한 신선한 사고의 접근이다. 그러하기에 인간의 심리기제라는 유동적인 관점을 통해 드려다 보는 세상은 가히 운전이 주는 형식적 행위 속에 담긴 실질적 의미를 엿보는 창에 다름 아니겠다.


다시 말해 인간의 행위는 일정한 틀에 의해 어떠한 과정으로 진행하는 단계에서 작용하는 대상으로 작용한다는 의미다. 이 책에 의하면 메뚜기, 개미 등 곤충의 놀라운 군락형태를 통해 효율적인 통제와 흐름을 제시하여 보여준다. 개미가 지닌 행동특성에 담긴 체계적이고 매우 영리한 보행시스템은 인간의 교통사정과 극명하게 대비케 한다. 자유의지로 걷고 이동하고 보행할 권리는 인간의 행복과 직결되는 우선권이다. 서로의 이익의 만족추구로 인해 충돌하고 상충하는 갈등관계의 원만한 해결은 건실한 사회를 유지하는 필요충분조건이다. 이러한 조건에 부합하는 개미들의 행동양식은 우리에게 시사해 주는 바가 크다.


이렇듯 인간의 내면에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심리영역의 파장효과는 상당함을 알 수 있다. 위험한 길일수록 더 조심하게 되고 반대로 익숙한 길일수록 더 느슨하게 되는 인간의 본성을 제대로 보는 것이 우리 사회를 유지하고 지탱하는 지지대가 되지 않을까 한다. 트래픽의 부하에 걸려 잠시의 만족을 위해 대를 희생하는 소탐대실의 현실을 이제는 벗어나야 되지 않겠는가. 이 책을 통해 -고속도로가 정체에 걸리고 그 가운데 멈춰 서 있는 경험을 한 이라면 누구나 알 듯- 운전은 순리대로 물 흐르듯 흘러가는 것이 최선의 지름길임을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음을 배운다.

a******e 2009.12.15. 신고 공감 3 댓글 8
리뷰 총점 종이책
천재 심리학자 등장!
"천재 심리학자 등장!" 내용보기
이 책을 읽기 시작한 도입부에서 나는 <경제학 콘서트>와 같은 느낌을 받았다. 실제 사례의 제시를 통한 흥미 유발이 참 인상 깊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책과 <경제학 콘서트>의 가장 큰 차이점은 ‘한 가지 사례’를 통한 다각적 분석이라는 점이다. 팀 하포드의 책은 말 그대로 여러 가지 사건들을 제시함으로써 각 사건들에 대한 경제학적 논리를 제시하는 반면 탐 밴더필트의
"천재 심리학자 등장!" 내용보기



이 책을 읽기 시작한 도입부에서 나는 <경제학 콘서트>와 같은 느낌을 받았다.
실제 사례의 제시를 통한 흥미 유발이 참 인상 깊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책과 <경제학 콘서트>의 가장 큰 차이점은 ‘한 가지 사례’를 통한 다각적 분석이라는 점이다.

팀 하포드의 책은 말 그대로 여러 가지 사건들을 제시함으로써 각 사건들에 대한 경제학적 논리를 제시하는 반면
탐 밴더필트의 신간 <트래픽>은 교통체증과 운전을 소재로 한 단 하나의 소재만으로 다각적 분석이 이루어진다.

이 책은 제목의 <트래픽>을 포함하여 관련된 다양한 용어들을 분석하고 그것에 대한 거듭된 고찰로 이야기를
진행시켜 나간다. 그러한 책을 읽는 내내 운전자들의 여러 심리 묘사들과 사건들을 접하면서 ‘아 이런 부분은,
비단 우리나라만 그런 것이 아니구나..’하는 동질감에 의한 끄덕임과 재미를 느꼈고,

모든 인간은 결국 똑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교통체증을 바탕으로 운전이라는 한 가지 테마에 대해 마인드맵을 그리듯 진행되는 이 책은, 최근에 읽은
<물의 미래>를 떠올리게도 했다.(이 책은 물과 치수에 관한 여러 이야기를 점층법 적으로 그려나간다.)
어떤 한 가지 현상을 보며 인간이 품을 수 있는 온갖 호기심과 질문을 다 쏟아내며 기존에 우리가 접해오던
것과는 조금 다른 맥락으로의 백과사전이라고 칭할 수 있지 싶다.

나는 이 책을 보면서, 아인슈타인의 뇌가 15%도 채 활용되지 못했다는 가설이 어쩌면 진짜일거란
생각마저 하게 되었다.

우리는 이제 결코 돌이켜 연구해 볼 수 없는 지나간 시절에 대해 묘한 환상을 품고 살아간다.
이 책은 점차 진화해가는 우리들의 일상에서 묘한 동정심과 이상화되어 그려지는 과거들에 대해
그 시절의 사람들이나, 지금의 우리들이나 결코 다른 점이 없었다는 결론 또한 제시한다.

나는 이런 고정관념에 저항하는 도전적인 태도가 참 맘에 들었다.

이 책은 한 가지 사건에 대한 고찰이라고 판단하기에 매우 놀랄 만큼 엄청난 분량을 자랑하는
방대한 규모를 지니고 있다. 한글창제라는 업적을 통해 지금 내가 이 서평을 쓸 수 있도록 해 주신
세종대왕께서는 과거 세자 책봉 이전 군 시절부터 한 번 손에 든 책은 100번씩 읽는 습관이 있었다고 한다.
그래야만 책이 주고자 하는 정확한 의미와 교훈을 내 것으로 만들 수 있다고 하면서 말이다.

하지만 오늘날에 그런 식의 독서습관을 시행하기엔 매일매일 꼭 읽어봐야 할 너무나 좋은 책들이
홍수처럼 쏟아져 나온다. 그래서 난 이번 <트래픽>처럼 100번 읽고픈 책을 만날 때 마다 너무나 화가 난다.




미국의 스타벅스에는 자동차 전용 창구가 있으며, 오디오북이란 상품은 매일매일 출퇴근 등 교통 체증 속에서
오랜 시간 갇혀 있는 사람들을 위해 개발된 아이템이라고 한다. 위의 내용들은 내가 이번에 이 책을 읽으며
새로이 알게 된 사실들이다. 이런 부류의 책들은 매번 이렇게 새로운 지식들을 내게 전달해주어 짜릿한 쾌감을
느끼게 해 준다.

저자는 말했다. 모두가 당연시하는 환경에 대해 잠시 가던 길을 멈추고 관찰해보겠다는 의도로 이 연구를
시작했다고 말이다. 내가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좋았던 부분이 이렇게 저자의 의도였다며 초반부터 언급되니
지금까지의 독서경력과 그것을 통한 통찰력이 헛된 일은 아니구나 싶었다. 비록 장롱면허라고는 해도 짧은
운전경력을 통해 내가 느꼈던 딜레마이자 각 상황들에 대한 공감 백만배가 이루어지는 사건 제시들,
그리고 타인을 좀 더 내 마음처럼 이해하는 처세 등이 저자의 의도와 연구결과 제시에 따른 성과였다.

독서 내내 ‘와 진짜 그렇다!’라는 말을 끊임없이 되풀이 했다. 한 때, 서점가에서 대 파란을 일으켰던 만화
<데스노트> 속 사신이 말하길 “인간은 참 재밌어~”라고 말하던 그 대사도 떠올랐다. 단 한 가지 현상만을
가지고 이렇게까지 연구를 진행시킬 수 있다는 사실에 정말 나는 경악을 금치 못했다. 이래서 인간은
배우고 봐야 하는가 싶기도 했으며, 결국엔 작가가 염려스럽기까지 했다.

‘대체 이 사람은 자기 뇌에서 쏟아지는 궁금증을 어떻게 다 감당할까?’ 싶었던 것이다.
정말이지 요즘 자주 듣는 개그맨 강호동의 유행어처럼 언빌리버블! 이었다.

이 책은 전반적으로 인간의 심리와 그것으로 인핸 태도양상에 관해 연구하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그러한 연구에 대한 분석 결과가 결국 경제학적 마인드로 귀결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저자는 이미 그의 가치관이 완연하게 경제학자적 태도를 취하고 있다.

그러한 힌트는 글 전반에서 종종 드러나지만 아주 분명하게 부각된다.
언제나 모든 상황에서 효율성을 최우선시 하며, 그것에 대해 강력한 신념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이 부분은 경상계열을 전공하는 나로서도 심히 공감하는 부분이다.

아주 복잡한듯하지만 결국에는 매우 단순한 인간의 심리를 치밀하게 분석하지만 그 결론은 최종적으로
‘인간은 자신의 이익(경제적 유인)에 따라 움직인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것은 경제학의 기본 개념이자
모든 연구의 전제다. 결국 저자는 그러한 가치관으로 초지일관 연구업적을 제시해간다.

이 책은 다양한 학문적 이론과 전문용어를 배울 수 있는 보물 상자였다. 경제학에 관한 기본 개념과 다양한
현상에서 적용되는 그 중요성 또한 배울 수 있었으며, 어려운듯하면서도 사실은 간단한 인간심리에 대한
고찰도 엿볼 수 있었다. 참 여러모로 유익하고 즐거운 시간이었다.

나는 일상의 대화에서 내가 주로 화자가 되어 많은 이야기를 풀어놓는 편이다. 그런 내가 어느 한 구석에서
조용히 오랜 시간을 보내야 하는 독서를 즐기는 것은 그런 생활 태도에서 결핍된 경청에 대한 욕구충족인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배려>나 <경청>이 아닌 바로 이 책 <트래픽>을 통해서 말이다.

독서는 언제나 즐겁다.

이 분야에서 느껴지는 매력이나 장점들은 언제나 마르지 않는 샘물처럼 퐁퐁 솟아난다.
나는 이번 기회를 통해 그런 느낌을 새삼스럽지만 분명하게 깨달았다.

 

 

h*****2 2009.11.05. 신고 공감 2 댓글 1
리뷰 총점 종이책
운전자의 비이성적 본성 탐구
"운전자의 비이성적 본성 탐구" 내용보기
나는 내가 운전을 썩 잘 한다고 생각했다. '예의바른 모범 운전자'. 어떤 이는 내가 운전을 잘 한다고 했고 어떤 이는 다소 거칠다고 했다. 전자의 칭찬은 당연하게 받아들였고, 후자의 지적은 '깐깐한 친구'라며 무시하곤 했다. 하지만 이 책을 읽고 나서 '흠...'하고 한숨을 쉬게 되는 건 왜일까.   우리는 운전대를 잡았을 때에도 여전히 이성적일까? 논리적 사고와 성숙한
"운전자의 비이성적 본성 탐구" 내용보기

나는 내가 운전을 썩 잘 한다고 생각했다. '예의바른 모범 운전자'. 어떤 이는 내가 운전을 잘 한다고 했고 어떤 이는 다소 거칠다고 했다. 전자의 칭찬은 당연하게 받아들였고, 후자의 지적은 '깐깐한 친구'라며 무시하곤 했다.

하지만 이 책을 읽고 나서 '흠...'하고 한숨을 쉬게 되는 건 왜일까.

 

우리는 운전대를 잡았을 때에도 여전히 이성적일까? 논리적 사고와 성숙한 인간다운 면모를 보여줄까? 곰곰이 생각해보라. 이성적이고 냉철한 면모보다는 감성적이고 충동적인 면이 더 강하지 않은가? 운전대를 잡는 순간 우린 조급해진다. 걸을 때에는 옆 사람이 자신을 앞질러 가든 뭘 하든 신경 쓰지 않지만 도로에서 추월당했을 때엔 얼마나 불쾌해하는가. '날 무시하는 거야 뭐야! 한번 해보자는 거야?' 그러면서도 막상 다른 차를 추월할 때 느껴지는 묘한 쾌감이란.

저자는 그러한 이면성, 운전대를 잡으면 달라지는 인간의 모습을 다양한 각도로 조명하고 분석한다. 책의 부제처럼 '운전습관과 교통체계에 숨겨진 인간의 비이성적인 본성 탐구' 바로 그것이다. 이 책을 읽고 나면, 막연하게 생각했던-혹은 상식선에서 너무도 당연히 그러할 것이라 여겼던- 교통에 대한 인식이 산산이 부서져나감을 느낄 것이다.

 

오래전부터 교통문제를 해결하려는 노력은 계속 되어왔다. 마차가 주요 교통수단이던 때에도 여전히 교통정체와 충돌로 인한 사망사고는 존재했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여러 정책이 시행되었다. 그리고 교통수단의 발전에 따라 그러한 정책은 더욱 세분화되고 수정, 보완되어 왔으며 현대에 이르러 어느 정도 일관된 형태로 자리 잡아가는 듯하다. 그렇다면 현재의 교통체계는 완성단계에 이르렀나? 여전히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교통문제를 생각한다면 아니라는 생각이 들 것이다. 저자는 운전자의 운전습관부터 여러 교통체계, 원활한 교통흐름을 위한 다양한 시도와 그 한계에 대해 서술하고 있다. 읽다보면 매번 느낄 것이다. 그 한계의 주요 원인이 바로 이성적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운전자의 습성 때문이라는 것을. 논리적으로 패턴을 분석하고 결과를 추측하여 시스템을 구축하더라도 운전자들이 비논리적을 달려든다면 별수 있겠는가.

 

개인적으로 흥미로웠던 부분은 <7장. 위험한 길은 더 안전하다>와 <9장. 그 차는 왜 위험한가>이었다. 이 두 챕터에서 교통문제의 핵심을 슬며시 들여다봤다고 해야 할까.

7장은 우리의 상식을 뒤엎는 내용으로 가득하다. 신호등이 없는 로터리가 신호등이 있는 교차로보다 더 안전하다든가, 위험한 도로와 안전한 도로 정의의 애매함, 다양한 표지판과 신호등의 실효성 등등. 저자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안전한 도로-뻥 뚫린 시야, 운전자와 보행자를 보호하는 여러 안전장치, 과속방지턱, 수많은 위험표지판 등이 사용된 도로-는 진정으로 안전한 도로라 볼 수 없다. 운전자가 느끼는 안전감과 운전자의 긴장감, 경계심은 반비례관계에 있기 때문이다. 안전하게 느껴질수록 덜 조심하게 된다. 오히려 위험한 도로에서 운전자는 긴장하고 조심스럽게 운전을 한다. 이와 같은 이유로 경미한 사고에 대한 치명적 사고의 비율이 안전한 도로에서 더 높게 나타난다.

7장이 도로의 안전장치를 언급했다면 9장의 <안전이라는 위험>에서는 차체의 안전장치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앞서와 비슷하다. 운전자를 보호하기 위한 여러 안전장치가 운전습관의 위험한계선을 상향조정하는 결과를 초래한다는 것이다. 차의 브레이크 성능이 좋아지면 그만큼 더 과속할 가능성이 크다. 커브에서의 차체 제어가 안정적이라면-그래서 전복의 위험이 감소한다면- 커브를 돌때 예전보다 더 속도를 낼 것이고, 후방감지 센서는 운전자가 ‘더 방심한 상태에서’ 후진하게 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 -일례로 한 친구는 새 차 구매 3일 만에 후진 중 기둥을 박았다. 동승한 다른 친구들이 주의를 줬고 센서가 울리고 있는 상황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그 친구는 기둥이 아니라 잡초인줄 알았다고 했다-

 

결국 안전운전의 핵심요소는 안전장치의 첨단화도 탁월한 교통체계도 아니다. 운전자의 자각과 의식의 전환이다.

 

p.401 여러 분야의 전문가는 안전을 강화하기 위해 설치한 시설이나 장치가 오히려 더 위험을 초래하며, 반대로 위험하다고 생각하는 것이 더 안전 의식을 강화한다는 주장을 해왔다...(중략) 사실 도로를 위험하거나 안전하게 만드는 것은 운전자 자신이다.

 

운전자는 스스로 교통의 주체라는 것을 잊지 않아야 한다. 도로, 자동차, 신호등 등은 결국 ‘교통’을 구성하는 여러 요소 중 하나일 뿐이다. 잘 닦인 도로, 고성능의 차에 포악한 운전자와 열악한 도로, 낡아 빠진 차와 차분한 운전자의 조합 중 어느 쪽이 더 안전하리라 생각하는가. 그러한 요소들을 개선, 보강하는 것도 교통문제를 풀어가는 한 방법이겠지만 한계가 있다. 운전을 하는 것은 운전자이지 차도 도로도 신호등도 아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교통의 주체인 운전자 의식의 성숙일 것이다.

f*****w 2010.04.06.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현대판 유목민의 일상 '운전'에 대한 사회심리학적 고찰
"현대판 유목민의 일상 '운전'에 대한 사회심리학적 고찰" 내용보기
오늘날 자동차와 도로는 현대생활을 재현하는 핵심은유다. 자동차는 현대판 유목민의 대표적인 운송 수단일뿐만 아니라 동시에 자기를 표현하는 재현적 상징이기도 하다. 한마디로 자동차는 「개인적 신체」의 확장된 분신인 셈이다. 운전은 단순히 목적지로의 이동과 기분전환용 행위만이 아닌 일종의 인생사용메뉴얼의 은유로 활용되곤 한다. 도로는 인간 내면의 축소판이자 우리 사회
"현대판 유목민의 일상 '운전'에 대한 사회심리학적 고찰" 내용보기

오늘날 자동차와 도로는 현대생활을 재현하는 핵심은유다. 자동차는 현대판 유목민의 대표적인 운송 수단일뿐만 아니라 동시에 자기를 표현하는 재현적 상징이기도 하다. 한마디로 자동차는 「개인적 신체」의 확장된 분신인 셈이다. 운전은 단순히 목적지로의 이동과 기분전환용 행위만이 아닌 일종의 인생사용메뉴얼의 은유로 활용되곤 한다. 도로는 인간 내면의 축소판이자 우리 사회의 청사진이다. 「사회적 신체」의 비유를 활용한다면, 도로는 사회의 원활한 소통을 위한 일종의 혈관에 해당한다. 한마디로 도로는 사회적 신체의 소통채널이다. 교통법규는 도로상의 질주에서 생명과 양심을 책임지는 도덕적, 미학적, 사상적, 정치적 규범이다. 특히 신호등은 소통규범의 축소판이자 대표적인 상징기호다.

 

이 책 《트래픽》은 교통과 운전에 대한 개인적 성찰과 사회적 관찰의 진수를 보여준다. 저자 톰 밴더빌트는 사회학, 문화 인류학, 정치학과 경제학이라는 다양한 도구를 동원하여운전습관과 교통체계에 숨겨진 인간의 비이성적인 본성」을 탐구한다. 교통이 정체되면 우리 두뇌는 어떤 혼란에 빠지는가? 난폭 운전은 정말로 위험할까? 추돌 사고는 날씨와 도로 상황이 좋은 많이 발생할까? 차선 차들이 빨리 빠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여성 운전자의 태도는 남성 운전자와 어떻게 다를까? 인간은 교통 정체 상황에서 한없이 기다릴 있는 걸까? 10분짜리 사고 때문에 100분간 정체가 지속되는 걸까? 고속도로 전용차로제는 교통 정체 해소에 도움이 될까? 대형 트럭은 실제로 얼마나 위험할까? 코펜하겐에는 무단횡단하는 사람이 거의 없는데 뉴욕에는 그토록 많은 걸까? 혼란 자체로 보이는 뉴델리의 도로 상황은 실제로도 그처럼 엉망진창일까? 저자는 이런 물음에 과학적 답을 제시한다.

 

교통법규는 사회적 신체의 운행코드가 된다. 교통의 문법은 선천적으로 규제적이며 인간 본성에 대해 전제하고 있는 가치관 드러낸다. 가령 차선 바꾸기 전략에 있어서, 「조기 차선 변경 방식」은 인간은 본래 착하다는 가치관이 전제되어 있고, 「최후 차선 변경 방식」은 인간은 본래 악하다는 가치관이 전제되어 있다. 어느 광고의 문구처럼 우리는 성선설에 근거하여 소통하는 경향이 우세하다. 우리가 운전면허를 취득하려면 도로주행시험을 치루는데 차선 변경은 모두 조기 변경 방식에 따르고 있다. 그러나 삐닥선을 한번 타기시작하면 편파적인 사고와 모든 것을 남의 탓으로 돌리는 책임전가 때문에 우리는 성악설의 실천자가 된다. 그것이 운전대만 잡으면 점잖은 신사가 미쳐 날뛰는 정신병자로 돌변하는 이유 가운데 하나다. 또한 운전능력에 있어서 우리는 자신의 실력이 평균이상이거나 남들보다 낫다고 생각하는 자기긍정의 경향이 있다. 이런 낙관적 편견이나 과대평가도 우리가 야만적인 나쁜 운전자로 돌변하는 데 일조한다. 자기는 잘하고 있으니 운전 중 휴대전화 사용금지 같은 규제는 다른 이들의 몫이라고 생각하는 제3자 효과나 자아도취증상은 자신의 안전뿐만이 아니라 타인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여기에 남녀의 구별은 없다.

 

이 책은 교통문화와 운전자의 인지심리에 대한 거의 전반적인 현상을 다루고 있는 역작이다. 비록 정보학자의 사회구조적인 시각이나 역사적인 시각은 약하지만 동시대적인 국가간 비교나 심리적 관점은 포괄적이다. 운전은 우리가 매일하는 일상적 행위지만 식사를 하거나 물건을 사는 행위보다는 훨씬 복잡하고 위험부담이 있는 경우다. 단일한 일상적 행위에 대한 이런 포괄적이며 심층적인 고찰은  아마 처음 대하는 독자들도 있을 것이다. 저자의 말대로 도로는 서로 다른 사람들이 모이는 임의적인 장소로 연령, 종교, 사회계층, 성별, 정치적 신념, 라이프스타일, 심리적 성향을 떠나서 아무런 규제 없이 한곳에 모일 있는 장소다. 운전도 일상적 삶에서 빼놓을 수 없는 핵심적인 소통행위다. 이 책은 일상적 행위에 대한 자기 자신의 메타인지를 심화시켜준다. 

z***a 2009.12.11.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나에게만 일어나는 일?
"나에게만 일어나는 일?" 내용보기
나에게만 일어나는 일?내가 운전하는 차를 타본 경험이 있는 사람들의 평가는 극과 극으로 다른 평가를 보여준다. 다시는 타지 않겠다는 사람과 운전 잘한다는 사람이다. 나와 비교적 가까운 사람들은 내가 운전하는 차를 타지 않겠다는 말을 자주한다. 아마도 평소 알고 있는 모습과 운전하는 모습의 차이를 금방 느끼기 때문이 아닐까 한다. 나만의 방식으로 안전하고 빠른 시간에 목적
"나에게만 일어나는 일?" 내용보기

나에게만 일어나는 일?
내가 운전하는 차를 타본 경험이 있는 사람들의 평가는 극과 극으로 다른 평가를 보여준다. 다시는 타지 않겠다는 사람과 운전 잘한다는 사람이다. 나와 비교적 가까운 사람들은 내가 운전하는 차를 타지 않겠다는 말을 자주한다. 아마도 평소 알고 있는 모습과 운전하는 모습의 차이를 금방 느끼기 때문이 아닐까 한다. 나만의 방식으로 안전하고 빠른 시간에 목적지에 도착하려는 나의 습관적인 운전 태도에 대해 자신의 운전 방식과 차이에서 오는 불편 내지는 불안감이 크기 때문에 그러한 이야기를 할 것이라 생각한다. 이 글을 쓰는 순간에도 내 운전 방식에 대한 잘못된 점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 무엇이 문제일까?

밖으로 돌아다는 것에 익숙한 사람이고 또 업무를 포함한 일상적인 일로 장거리 운전을 비롯하여 날마다 차와 함께 생활한다. ‘왜 내가 선택한 차선은 늘 막히고, 옆 차선은 뻥뻥 뚫리는가?’ 이와 같이 운전하는 사람들 중 누구나 경험하는 자신만의 독특한 머피의 법칙 같은 사례가 있을 것이다. 현대인과 결코 떨어질 수 없는 자동차와 관련된 이러한 인식에 대한 총체적 분석을 해 놓은 책을 만났다. 톰 밴더빌트의 [트래픽]이라는 책이다.

운전 습관과 교통체계에 숨겨진 인간의 비이성적 본성 탐구라는 부제가 붙은 이 책 [트래픽]은 우리와 도로상황이나 교통법규가 차이가 있는 다른 나라의 이야기가 중심이지만 자동차, 도로와 관련된 일반적 상황에 밀접한 관련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이야기를 담고 있기에 굳이 나라별 도로상황이나 교통법규의 차이가 문제되지 않는다. 자동차와 관련되어 도로, 교통통제시스템, 신호등의 운영 방법 등 자동차와 관련된 이러한 이야기는 결국 복잡하며 까다롭고 나날이 발전을 거듭하는 자동차라는 물체가 중심이 아니라 그것을 이용하는 사람을 중심으로 해서 살피고 있다. 즉 교통관련 시설을 이용하고 운영하는 사람들의 내면을 여러 가지 물리적 실험이나 심리적 접근 방법에 의거해 그 규칙성과 차이성을 연구 분석한 자동차 관련 심리학 총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듯싶다.

저자는 교통관련 이 책을 준비하며 여러 나라의 다양한 자동차 관련 연구기관이나 교통체계 및 관련 공무원들과의 인터뷰를 하면서 얻은 방대한 내용을 맛있는 음식을 즐거운 마음으로 먹어가듯 맛깔 나는 이야기 솜씨로 풀어내고 있다. 자칫 무겁고 딱딱한 이야기가 될 수 있는 내용임에도 불구하고 호기심을 잃지 않으면서도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비교 분석 할 수 있도록 내용 구성을 있다. 저자의 탁월한 글쓰기 재주도 톡톡히 한 몫 한다.

절대적으로 늘어나는 자동차의 수, 한정된 도로, 교통체증, 자동차 사고가 일어날 수밖에 없는 물리적 요인 뿐 아니라 보다 더 중요한 요인인 사람들의 심리적 갈등과 각 나라의 역사적, 사회문화적인 차이로부터 오는 요인 또한 중요한 요소로 분석하고 있다. 그래서 이 책에 등장하는 이야기는 구체적 환경에 대한 실감나는 예가 많기에 독자로 하여금 자신의 경험과 비추어 자신의 문제임을 구체적으로 실감하게 한다. 

도로 위에서 나타나는 거대하고 미묘한 인간들의 심리적 상태는 곧 내 자신의 심리상황일 것이다. 운전대를 잡는 순간부터 다양한 정보를 받아들이고 분석하여 어떤 선택을 해야 올바른 운전이 될지 한 순간도 방심을 허락하지 않은 현실임에도 우리는 늘 잊고 습관처럼 운전을 하고 있다. 물리적으로 완벽하게 교통관련 문제점이 해결될 수는 없을지도 모른다. 그럼 방법은 무엇일까? 저자는 이책을 통해 우리로 하여금 자신을 돌아보고 반성하게 하며 사회구성원과 공동의 삶에 대한 사색을 하게한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운전하는 모든 사람이 인간답게 운전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았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이야기 한다. 물리적인 해결책이 없다면 운용하는 주체인 사람이 해결책이 아닐까 한다. 나 역시 내일 운전대를 잡는 순간 조금은 달라진 자신의 모습을 발견 할 수 있길 기대해 본다.

 

 



m*****8 2009.12.05.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트래픽 - 운전습관과 교통체계에 숨겨진 인간의 비이성적인 본성 탐구
"트래픽 - 운전습관과 교통체계에 숨겨진 인간의 비이성적인 본성 탐구" 내용보기
트래픽 - 운전습관과 교통체계에 숨겨진 인간의 비이성적인 본성 탐구     항상 궁금했다. 어째서 사람들은 차를 타기만 하면 변신하는가? 평소에 얌전하고 착하기만 하던 사람이더라도, 운전대를 잡기만하면 갖은 욕설에 보기만 해도 깜짝 놀랄만한 운전습관을 보여준다. 운전도중에 끼어드는 사람들은 용서하지 못하고, 반대로 내가 자신이 끼어들 상황에서는 양보해주지 않는
"트래픽 - 운전습관과 교통체계에 숨겨진 인간의 비이성적인 본성 탐구" 내용보기

트래픽 - 운전습관과 교통체계에 숨겨진 인간의 비이성적인 본성 탐구

 

 

항상 궁금했다. 어째서 사람들은 차를 타기만 하면 변신하는가? 평소에 얌전하고 착하기만 하던 사람이더라도, 운전대를 잡기만하면 갖은 욕설에 보기만 해도 깜짝 놀랄만한 운전습관을 보여준다. 운전도중에 끼어드는 사람들은 용서하지 못하고, 반대로 내가 자신이 끼어들 상황에서는 양보해주지 않는 사람들에 대해 욕을 퍼붓는다. 왜 그런 것일까.

 

트래픽에서 그 해답을 들을 수 있다. 답은 자동차라는 특수한 상황에서 벌어지는 인간 본성 때문이다. 트래픽은 도로위에서 행동하는, 자동차를 탄 인간들이 내보이는 본성에 대해 적나라하게 설명한다. 왜 다른 차선은 항상 차가 빨리 빠지는 것처럼 보일까 에 대한 답 또한 결국은 인간이기 때문이라는 답을 내어 놓는다. ‘손실 혐오’라고 말하는 인간 특유의 본능적인 행동은, 자신이 추월한 차들은 기억하지 못하고, 자신을 추월한 차들만을 기억하기 때문에 발생하는 일이다.

 

“도로는 인간 내면의 축소판이자 우리 사회의 청사진이다!”

도로위에서는 인간들의 가식이 존재하지 않는다. 모두들 자동차라는 거대한 쇳덩어리 가면을 뒤집어 쓴 채, 수십, 수백, 아니 수천대의 가면들 사이에서 서로 자신의 본능만을 내보일 뿐이다. 자신에게 호의적으로 양보해준 운전자는 잠깐 기억하지만, 자신을 위협하며 끼어든 차는 경적을 울리거나 앞을 가로막아야만 직성이 풀린다. 인간이란 본디 악하게 태어난다는 성악설을 믿는 필자로써는 연신 끄덕거리는 일뿐이었다.

 

하지만 그런 일이 일어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인간의 본성은 그럴 수밖에 없는 걸까? 아니다. 모든 것은 소통의 부재에서 오는 악순환일 뿐이다. 자동차라는 것은 소통의 구조가 간단하다. 멈춤, 오른쪽, 혹은 왼쪽으로 이동. 혹은 무언가 이상 있음. 몇 개의 방향지시등과 빨간 멈춤등 만으로 다른 수많은 차들과 이야기 하기란 정말 어려운 것이 아닌가. 나는 반가움에 클락션을 울려대도, 상대방은 그것을 비난으로 알아듣고 자연스레 손가락이 올라가는 그런 상황이 발생하기도 한다.

 

책에는 수많은 사례와 우리가 연신 고개를 끄덕거릴 수밖에 없는, 하지만 놀라움을 금치 못할 이야기들이 가득하다. 안전을 위해 설치한 에어백은 오히려 위험운전을 하는 원인이 되기도 하고, 트럭이 위험하다 생각하는 소형차 운전자만큼이나, 트럭 운전자는 소형차를 위험하다 생각한다. 운전하면서 생각했던 궁금증들이 속 시원하게 풀이되어 있는 트래픽. 읽고 나면 시원함과 함께, 변하지 않는 운전자들에 대해 답답함을 느낄 지도 모르겠다.

l******8 2009.12.03.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서평]트래픽-부끄러움을 가르치는 책
"[서평]트래픽-부끄러움을 가르치는 책" 내용보기
온순한 성격이면서도 차를 운전하는 순간 괴물처럼 변하는 사람들이 많다.물론 나도 이 부류에 속한다. 평소에는 전혀 하지 못했던 욕도 마구 나온다.한마디로 사람 성격 이상하게 만드는게 운전이다.교통과 도로, 운전에 대해 할 얘기가 이렇게 많을줄 미처 알지 못했다.더구나 아련한 기억속에 있었던 추억을 만나게도 해준 책이다.저자가 예를 들어준 디즈니의 만화 모토마니아의 장면
"[서평]트래픽-부끄러움을 가르치는 책" 내용보기
온순한 성격이면서도 차를 운전하는 순간 괴물처럼 변하는 사람들이 많다.
물론 나도 이 부류에 속한다. 평소에는 전혀 하지 못했던 욕도 마구 나온다.
한마디로 사람 성격 이상하게 만드는게 운전이다.

교통과 도로, 운전에 대해 할 얘기가 이렇게 많을줄 미처 알지 못했다.
더구나 아련한 기억속에 있었던 추억을 만나게도 해준 책이다.
저자가 예를 들어준 디즈니의 만화 모토마니아의 장면이 아직도 생생히 기억난다.
정지선에 도착한 구피가 신호등을 노려보면서 출발을 기다리는 장면과 순하던
얼굴이 차에 타면서 괴물처럼 변하고 다시 차에서 내릴때는 천사처럼 변하던 장면말이다.
내가 공부하던 로스엔젤리스의 거리로 다시 돌아간듯한 착각도 들었다.
도시에 뿌옇게 끼어있던 스모그와 후리웨이의 트래픽이 새삼 그리워도 진다.

왜 영국과 일본이 좌측통행을 하게 되었는지도 무척 흥미있는 자료이다.
사무라이의 칼집과 마부들의 습관이 한나라의 교통방향을 결정짓기도 하니 말이다.

우리가 알고 있던 상식을 여지없이 깨는 자료도 있다.
헬멧을 쓰고 손동작까지 모범으로 하는 여성이 자전거를 몰고 차로로 들어서면
훨씬 더 안전할것이라는 관념이 잘못되었음을 알게된다.
여성이 훨씬더 위기상황에 대처가 늦고 기계동작이 미숙함은 인정하지만
인정머리없는 남성운전자들은 아량이 부족하다.
하지만 교통사고로 사망할 확률이 남성이 여성에 비해 3배가 높다는 통계는
생각보다 여성들이 사고를 덜친다는 반증아니겠는가.
'밥이나 하지 뭐하러 차몰고 나왔냐'고 큰소리칠 일이 아니다.

저자의 주장대로라면 우리는 길거리에 있는 교통표지판을 몽땅 치워야 하고
가로수는 더 많이 심어야 할것이며 앞차를 따라잡는 운전이 하고싶다면
선글라스를 끼고 가능하면 옆차나 보행중인 사람과 눈을 마주치지 말아야 할것이다.

각나라의 교통정책을 담당하는 관리들은 필히 이책을 읽어보고 지침을 세워야한다.
차가 많아지고 정체가 심각하다고 해서 도로를 만드는일이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게된다면..'하지말라''금지구역'등의 교통표지판을 치우면 오히려 평화가
찾아온다는 사실을 알게된다면...길거리에 서있는 차들이 훨씬 줄어들텐데.

운전하는 습관을 보면 그사람이 보인다는 평소의 생각이 그대로 맞는것 같다.
물론 그나라의 민족성도 엿볼수 있다. 인도의 델리는 그야말로 지옥의 거리라는
표현이 맞다. 온갖 탈거리가 쏟아져 나온 거리에 소는 낮잠을 자고..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그나라 사람들은 잘 살아가고 있으니 인도란 나라는 정말 불가사의한
나라가 아닐수 없다.
중국에서는 아예 운전할 생각을 하지 말라는 지인의 충고가 맞는 모양이다.
어쩔수 없이 운전을 하게 된다면 목소리를 키워서 싸울준비를 하고 시작해야 한다니
우리나라 운전자들이 그나마 얌전한 편인가..하고 위안이 될 정도이다.

자동차회사들이 망하지 않는한 차는 계속 만들어질테고 도로가 만들어져도
트래픽을 계속될것이다. 우리의 인생이나마 막힘없이 잘 뚫리길 바랄뿐이다.
그리고 이제 차를 운전하는 순간 괴물이 되지 않게 해달라고 기도를 하고
도로에 나서야 할것 같다.
h********5 2009.12.01.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트래픽
"트래픽" 내용보기
운전자들의 다양한 심리! 도로위에 그대로 표출되어진다     오너드라이버로 생활한지 벌써 10년이 넘었지만 면허를 따고 황홀감을 누리던 잠시를 제외하고는 예나 지금이나 운전대만 잡으면 나는 또 다른 나로 변신(?)을 한다. 아이러니하게도 핸들만 잡으면 평소보다 성격도 급해지는 것 같고, 사소한 일에도 쉽게 흥분을 하게 된다. 트래픽. 이 책이 나의 시
"트래픽" 내용보기

 


 

 

운전자들의 다양한 심리! 도로위에 그대로 표출되어진다

 

 


오너드라이버로 생활한지 벌써 10년이 넘었지만 면허를 따고 황홀감을 누리던 잠시를 제외하고는 예나 지금이나 운전대만 잡으면 나는 또 다른 나로 변신(?)을 한다. 아이러니하게도 핸들만 잡으면 평소보다 성격도 급해지는 것 같고, 사소한 일에도 쉽게 흥분을 하게 된다. 트래픽. 이 책이 나의 시선을 사로잡았던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이런 운전습관과 교통체계에 숨겨져 있던 인간의 비이성적인 본성에 관한 책이었기 때문이다. 오랜 시간 나 역시 직접 경험하며 생각해왔던 궁금증이기도 하다. 도대체 운전석에만 앉으면 사람들은 왜 변하는 걸까?

내 차선이 잘 빠지는 것, 또는 막히는 것을 단지 운에 맡겨볼 수 있는 문제일까 

단지 도로 상황에 따라 그날 그날 운전 방식이 달라지는 것뿐이라 가볍게 생각할 수 있는 문제들일까?


운전을 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수 있을듯한 몇 가지 문항이 트래픽을 더욱 흥미롭게 만든다. 내 차선이 항상 더 막힌다고 생각해 본 적이 있거나, 남성보다 여성이 운전은 더 약하다라고 생각하거나, 또는 다른 차와 나의 속도를 비교해가며 운전을 한다든지, 내 운전에 방해되게 끼어들려는 차는 끝까지 끼어주지 않으려 하는 것, 또는 차선을 바꿔야 할 때 먼저 끼어드는 사람들이 있는 반면, 최후까지 버티다 마지막 순간에 차선을 바꾸며 끼어드는 사람들도 있다. 가끔 고속도로를 달리거나, 늦은 시각 차가 별로 없는 한산한 도로에서는 추월만이 나의 살길이란 식의 도로위의 무법자들도 만나볼 수 있었을 것이다.

 

 

 

 



여기서 생기는 또 한 가지 의문은 바로 마지막 순간에 차선을 바꾸는 사람이 앞서 나갈 수 있을까? 아님, 차선을 일찍 바꾸는 운전자가 앞지를 수 있을까? 하는 문제이다. 냉정하게 생각해서 과연 어느 쪽이 더 합리적이고, 옳은 것인지 상황마다 달라지는 내 운전습관을 생각해 본다면 도로교통법을 어기지 않는 한 정답이란 없다는 생각도 든다. 이런 상황에서는 누구나 조금이라도 더 빨리 나갈 수 있는 상황을 계산하며 운전하느라 한층 바빠지게 될 것이다. 어찌보면 도로는 각기 다른 개성을 지닌 운전자들의 어떤 차라도 지날 수 있는 길이고, 도시의 규모와 도로가 커짐에 따라 언제나 복잡한 게 당연할지도 모르겠다.


서로 다른 의견을 주장하는 사람들이 같은 운전면허시험을 보고 같은 도로를 달린다. 운전자들이 모인 이상한 그 곳, 도로 위의 세상은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을 압축해 놓은 곳이자, 운전자의 정신세계 뿐만 아니라 사회의 성격과 정체성, 더 나아가 국가의 문화와 환경까지도 파악할 수 있는 너무나 중요한 인문학적 소재이기도 했다. 이 책의 또 한 가지 특징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인류가 교통 문제로 골머리를 앓기 시작한 이래 도로 위에서 벌어지는 모든 문제점들을 해결하고자 했던 사회적, 기술적인 대책들에 대해서도 소개하고 있다는 점이다. 고대 로마에서는 2륜 전차가 갑자기 증가하면서 낮 시간에 한정적으로 전차 통행을 금지했고, 15세기 런던에서는 빈 수레 속도제한법이 존재했었다.

 


 

그동안 운전에 대한 감각이 무뎠던 것인지, 아님 운전자의 심리에 대해 통 관심이 없었기 때문이었는지 이 책으로 알게 된 운전자와 교통체계의 놀라운 비밀은 정말 입이 쩍 벌어질 정도였다. 도로 위에서 벌어지는 수 만가지 일들을 읽다보면 그 어떤 미스터리보다 더욱 흥미로운 주제가 바로 도로 위의 상황이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든다. 교통을 주제로 사람들의 운전습관 이면에 숨어있던 운전자들의 심리, 인간의 본성에 이르기까지 트래픽은 분량도 상당한 책이었지만 (무려 770페이지 가까이 되는 책이다) 바로 내 자신의 이야기라는 공감을 이끌어 낼 수 있었던 책이었기 때문에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읽었던 책이기도 했다.

 


 

이제 운전은 현대인들에게 걷는 일만큼이나 익숙하고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우리는 매일 길을 달리지만 운전 방법은 사람마다 모두 다르다. 중요한 것은 도로위에서 지켜야 할 것은 신호등만이 아니란 사실이었다. 트래픽을 통해 운전하는 사람들의 본성과 습관 하나하나가 만들어 낸 도로 위의 상황을 조금이라도 더욱 실감나게 느껴볼 수 있다면 자동차 문화와 더불어 엇갈리는 사람들의 운전규칙에 대해서도 새로운 사실들을 많이 접해볼 수 있을 것이다. 운전이야말로 근본적인 인간의 본성을 탐구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소재였고, 인간의 사고는 습관이 되어 그 모습 그대로 우리의 도로 위에 나타나는 것이었다.

y******5 2009.12.01.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도로는 인간 내면의 축소판이자 우리 사회의 청사진이다.
"도로는 인간 내면의 축소판이자 우리 사회의 청사진이다." 내용보기
운전을 해본 사람들이라면 도로라는 장소가 얼마나 특이한 곳인지 알 것이다. 도로를 통해 우리는 완전히 밀폐된 차 안에서 순식간에 원하는 곳까지 이동할 수 있다. 바깥이 추운지 더운지 시끄러운지 평화로운지는 아무 상관이 없다. 흐름에 따라 편안히 운전해서 가면 된다. 도로는 매혹적이지만, 때로는 “교통 정체”라는 거대한 괴물로 변하기도 한다. 그럴 적에는 꼼작없이 차안에
"도로는 인간 내면의 축소판이자 우리 사회의 청사진이다." 내용보기

운전을 해본 사람들이라면 도로라는 장소가 얼마나 특이한 곳인지 알 것이다. 도로를 통해 우리는 완전히 밀폐된 차 안에서 순식간에 원하는 곳까지 이동할 수 있다. 바깥이 추운지 더운지 시끄러운지 평화로운지는 아무 상관이 없다. 흐름에 따라 편안히 운전해서 가면 된다. 도로는 매혹적이지만, 때로는 “교통 정체”라는 거대한 괴물로 변하기도 한다. 그럴 적에는 꼼작없이 차안에 갇힌 무력한 존재가 되고 만다. 발을 동동 굴려도, 연신 혼자 욕을 해도 어쩔 수 없다. 정체가 언제 어디서 왜 시작되었는지도 모르고 언제 끝나게 될지도 모른다. 옆 차선에 차들이 얌체처럼 갓길로 쌩쌩 달리다가 내가 기다리고 있는 열의 맨 앞에서 깜박이를 키고 끼어든다. 한두 녀석이 아니다. 정의는 죽었다며 홀로 분노하다가 결국 자신도 얌체족들의 대열에 끼어든다. 그러나 이번에는 정의를 수호하는 자들에게 양해를 얻어내는 일이 호락호락하지 않다. 도대체 교통 정체는 왜 발생하는 것일까? 왜 내 차선 바로 옆 차선이 더 빨리 가는 것처럼 느껴지는 걸까? 도로는 얌체족들이 승리하는 인간사의 비정한 축소판인걸까? 이런 의문을 한 번이라도 가져본 사람이라면 이 책을 무척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것이다. 
 

책 전체를 관통하는 저자의 기본적인 주장은 “위험한 길이 더 안전하다”는 한 마디로 정리될 수 있다. 언뜻 보기에 상식을 뒤집는 주장 같이 보이지만, 여러 증거들과 저자가 구성하는 논리들을 보면 상당히 설득력 있다. 말하자면, 위험한 길일수록 운전자는 더욱 조심하고, 따라서 더욱 주의 깊게 운전하기 때문에 안전하다는 것이다. 운전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복잡한 능력을 요구하고, 훨씬 위험한 작업이다. 운전 환경이 운전자에게 더 호의적일수록(더 편리한 차량, 더 잘 닦여진 도로 등) 사고의 발생율은 높아지고, 특히 사망 사고율은 더욱 그런 경향을 보인다.

 

상식을 뒤집는 이야기지만 사실 진부하게 느껴지는 논리다. 그러나 저자가 제기하는 문제는 훨씬 철학적이고 복잡한 구석이 있다. 즉 도시(의 도로)를 운전자(자동차) 중심의 살벌한 공간으로 만들 것인가, 보행자와 자전거 라이더 등을 포함한 모두가 조화롭게 공존할 수 있는 곳으로 만들 것인가의 문제 말이다. 지금의 도로는 사실 자동차 운전자 독재 체제라고 할 수 있다. 도시는 자동차에게 더 빠르고 더 효율적인 이동을 제공하는데 최우선 순위를 부여했고, 그렇게 진화해왔다. 도로는 실제로 자동차의 배타적 공간이 되면서 도시의 공간을 구획한다. 자동차들이 속도를 내며 쌩쌩 달리는 도로는 분명 도시라는 공적 공간의 일부인데도 불구하고, 자동차들에게만 부여된 특권적 공간이라는 사실도 명백하다. 도로라는 공간을 두고 정책적 목표가 효율적이고 원활한 소통(좀 더 협소하게는 속도)인가 아니면 보다 인간적이고 평등한 도시 환경(좀 더 협소하게는 안전)인가라는 물음이 제기되는 지점이다. 나는 한 명의 운전자로서 저자의 주장에 다소 억지스러운 면이 있다고 생각하지만(도로라는 배타적이고 특화된 공간을 허용하지 않는다면, 도시와 시민은 훨씬 큰 불이익을 맞닥뜨리게 될 것이다), 사실 우리는 도로의 기능과 목적에 대해 의심없이 운전자 중심으로 생각해온 부분이 없지 않아 있다.

 

저자의 이런 논지는 도로 증설에 관한 이야기에서 더 극적으로 나타난다. 나는 이 부분을 가장 흥미롭게 읽었는데, 요지는 이렇다.

 

과포화 상태의 도시 교통량을 소화하기 위해 더 많은 도로를 증설해야한다는 주장은 타당하지 않다. 왜냐하면, 트래픽의 특성상, 새로 증설된 도로는 곧 더 많은 자동차를 불러 들이게 되고 결국 도시는 도로 증설 이전의 상태와 동일한 국면을 맞이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도로의 추가 건설은 교통량 증가로 이어진다.

 

언뜻 말이 안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이 주장은 아주 강력한 증거들을 많이 가지고 있다. 예를 들어 2002년 LA 롱비치 항에서 트럭 운전자 노조가 파업한 일이 있었다. 그때 파업한 트럭의 수는 9000대 였다. 당연히 이 물류 수송 트럭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고속도로는 주행속도가 67% 증가할 것이었다. 그런데 이 고속도로는 파업 이전과 비슷한 수준의 교통량을 보였다. 문제는 다른 고속도로의 통행 수요를 이 도로가 흡수한 것이 아니었다는 점이다. 즉 그동안 캘리포니아에 살면서 교통 정체 때문에 차를 몰고 나오지 않던 사람들이 트럭이 빠진 도로를 차지한 것이다. 이것을 교통 전문 용어로 “잠재 수요 출현 현상”이라고 한다. 재미있는 것은 파업이 끝났을 때의 상황이었다. 사람들은 파업 이후 새로 출현한 교통량에 9000대의 트럭이 가세하면 끔찍한 교통 지옥이 연출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현실은 정반대였다. 파업이 종료되자 9000대의 트럭이 도로에 쏟아져 나왔지만, 교통 상황은 파업 이전으로 “동일하게” 돌아갔다.

 

하수도를 증설한다고 해서 사람들이 예전보다 더 많이 목욕을 하는 것은 아니지만, 도로의 경우에는 완전히 다르다는 것이다. 여기에서도 저자는 일반의 상식과는 다른 급진적인 주장을 내어놓는다. “교통 정체가 반드시 나쁜 것은 아니다”는 것이다. 교통 정체가 교통량에 대한 어떤 균형점을 창출한다는 것이다. 물론 저자도 도로 증설과 상관없이 교통량 전체가 증가한다는 점은 인정한다. 도로를 증설하든 말든 사람들은 LA로 몰려들기 때문이다. 문제는 증설하는 도로의 수용 능력을 쇄도하는 새로운 교통량이 금방 무화시킨다는 것이다. 그리하여 저자는 100년 전(100년 전이면 자동차 발명 이후 얼마되지 않은 시점이다) 교통량 예상치로 건설된 지금의 LA 도로 체계가 지금도 아무런 무리 없이 잘 돌아가고 있다고 말한다. 물론 정체는 발생하지만, 어째든 “돌아가고는 있다”.

 

저자의 주장은 주차 문제에 대해서도 상당히 일관적이다. 도심의 주차장은 언제나 포화상태이다. 문제는 주차할 데가 없다는 것이 아니라 주차할 곳을 찾는 차량이 전체 도심 트래픽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그로 인해 정체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저자는 여기서도 상당히 급진적인 해석을 제시한다. 도심에 주차할 데가 없다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공짜로(혹은 너무 저렴하게) 주차할 데가 너무 많다는 것이다. 그래서 너도 나도 차를 끌고 나와서 공짜로(혹은 저렴하게) 주차할 곳을 찾아 빙글빙글 돈다는 것이다. 사람들은 얼마 안되는 주차비를 피하기 위해 딱지를 끊을 위험을 무릅쓰고 길거리 구석에 주차한다. 주차장 증설은 도로 증설과 동일한 문제 구조를 가지고 있다. 크리스마스때 주차량을 소화하기 위해 월마트 주차장을 최대로 증설하는 것의 문제는 러시아워 때의 교통량을 소화하기 위해 간선 도로를 증설하는 문제와 동일하다. 저자는 무료 주차로 인해 우리가 훨씬 값비싼 댓가를 치르고 있는 것이 아닌가 반문한다. 도심의 주차비를 대폭 인상해야 한다는 것이다.

 

도로는 매혹적인 공간이다. 도로에서 사람들은 익명의 세계를 온몸으로 맞닥뜨린다. 거기에는 난폭한 놈, 서툰 놈, 정의로운 놈들이 서로 로테이션을 하며 존재한다. 사람들은 진정한 혼자만의 공간을 즐기며 파워풀한 공간의 정복을 맛본다. 때로는 혹은 자주 거대한 정체의 물결 속에 갇힌 무력한 자신을 보기도 하고, 바퀴가 몇 개가 달려있는지 셀 수 도 없는 트레일러와 호기롭게 맞짱을 뜨기도 한다. 도로는 인간의 합리성이 극도로 발휘된 공간이면서도 비합리성이 분출되는 모순된 공간이다. 도로는 인간 내면의 축소판이자 우리 사회의 청사진이다.

l*******e 2011.11.17.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트래픽traffic 혹은 테러픽terrific
"트래픽traffic 혹은 테러픽terrific" 내용보기
-- 당신은 교통 정체에 갇힌 것이 아니다. 바로 당신이 교통 정체의 주범이다 -- 본문아이디어가 흘러 넘친다. 우아하면서도 날카롭고 신선하다. 그리고 도로 위에서 인간의 내면을 발견할 수 있다.정말 놀랄 만큼 다채롭게 써 내려간 역작이라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그리고 아직도 <트래픽traffic>을 심리학서라고 해야할는지 헛갈린다. 기발한 내용으로 가득 차 있는 이 책은 정치
"트래픽traffic 혹은 테러픽terrific" 내용보기


-- 당신은 교통 정체에 갇힌 것이 아니다. 바로 당신이 교통 정체의 주범이다 -- 본문

아이디어가 흘러 넘친다. 우아하면서도 날카롭고 신선하다. 그리고 도로 위에서 인간의 내면을 발견할 수 있다.

정말 놀랄 만큼 다채롭게 써 내려간 역작이라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그리고 아직도 <트래픽traffic>을 심리학서라고 해야할는지 헛갈린다. 기발한 내용으로 가득 차 있는 이 책은 정치학, 경제학, 사회학, 심리학의 총체라 할 수 있는데, 읽다 보면 형편없는 운전자의 심리가 적나라하게 드러나기 때문이다.

한 마디로 운전자의 특정한 행동 패턴, 엉망진창의 도로 상황, 난폭 운전, 여성과 남성 운전자의 태도, 교통 정체... 도로 위에서 벌어지는 가지각색의 상황에 통계, 분석이 더해진 대단한 인문서적이다.

옆 차선의 차들이 더 빨리 가는 것처럼 느끼는 우리의 착각이나, 인간의 이동의 욕구와 집에 머물려는 욕구를 설명하는 동굴본능cave instinct을 보여줄 땐, 운전자들의(물론 나도 포함된다) 심리상태가 참으로 얄팍하다는 것을 알게 된다.

-- 예쁜 여자에게 키스하는 동시에 안전하게 운전할 수 있다고 큰소리치는 사람은 자신이 건성으로 키스하고 있다는 사실을 잘 모른다 -- 본문

두 얼굴을 가진 곤충과 인간의 습성, 기다림이 인간 행동에 미치는 영향, 인간을 조종하는 교묘한 교통 예술, 나만 손해보고 있다는 착각 등. 어느 하나 버릴 명제가 없다.

<트래픽>은 도로는 인간 내면의 축소판이자 우리 사회의 청사진이다, 라는 소개 문구처럼 운전하는 것은 결국 사람이기 때문에 복잡하고 미묘한 심리의 이동이 끼어들 수밖에 없다는 것을 알려주며, 우리의 운전습관과 비이성적 본성을 깨닫게 해 준다.

 


 

u******o 2010.07.20.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