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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곳의 여행지를 통해 인도의 '진짜' 모습을 만나는 여행
"15곳의 여행지를 통해 인도의 '진짜' 모습을 만나는 여행" 내용보기
인도라는 국가에 대한 이미지는 상반된다. 우선 흐르는 강에 몸을 씻는 사람들이 있는 갠지스강, 좌우대칭의 새하얗고 거대한 타지마할, 수많은 신들이 조각되어 있는 힌두교 사원 등으로 대표되는 신비롭고 낭만적인 이미지이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배낭을 메고 마치 순례자처럼 인도로 여행을 떠나기도 한다. 한편으로 최근 인도에 대한 또다른 이미지가 있다. 바가지 요금, 사기,
"15곳의 여행지를 통해 인도의 '진짜' 모습을 만나는 여행" 내용보기


  인도라는 국가에 대한 이미지는 상반된다. 우선 흐르는 강에 몸을 씻는 사람들이 있는 갠지스강, 좌우대칭의 새하얗고 거대한 타지마할, 수많은 신들이 조각되어 있는 힌두교 사원 등으로 대표되는 신비롭고 낭만적인 이미지이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배낭을 메고 마치 순례자처럼 인도로 여행을 떠나기도 한다. 한편으로 최근 인도에 대한 또다른 이미지가 있다. 바가지 요금, 사기, 절도, 강간 등 범죄를 마주한 여행객들의 후기와 언론보도를 접하면, 인도 전체가 범죄의 소굴로 느껴진다. 게다가 차, 오토바이, 소가 거리에 복잡하게 얽혀 있고, 숙소에는 물도 잘 안나오며, 손으로 음식을 집어먹는 등의 부정적인 이미지가 떠오르는 것도 사실이다. 무엇이 인도의 진짜 모습일까? 인도 여행을 하면 어떤 모습을 만나게 될까?


  저자는 90년대부터 이미 인도를 여행하고 가이드북을 제작하여 우리나라에 인도 여행을 대중화한 여행자로 손꼽힌다. 필명 '환타'로 유명한 저자는 시중에 자신의 이름으로 인도는 물론 베이징, 홍콩, 오키나와 등의 가이드북을 출시해 왔다. 이 책은 여러 여행지 중에서도 가장 오랜 기간 여행을 다녀 온 인도에 대한 에세이북이다. 가이드북 형태와는 달리, 인도의 여러 여행지 중에서 15곳만 꼽았다. 여행 경로, 맛집, 별점 등의 상세한 정보는 거의 없다. 대신 가이드북에서 못다한 여행지와 관련한 여러 이야기, 사진, 감상 등을 풀어낸다. 




  본문에서는 15곳의 여행장소에 대해 하나씩 이야기를 풀어가고 사진과 간단한 감상이 뒤에 이어진다. 여러 여행장소에 대한 모습과, 각 장소에 얽힌 역사적, 사회적 이야기들이 이어진다. 여러 관심가는 장소들이 많았고, 익히 알려진 여행장소에 대해서도 몰랐던 뒷이야기들이 많아 흥미로웠다. 저자는 자신의 여행 가이드북을 단지 가이드북이 아니라 "종합인문서"로 여겨줬으면 한다고 하고, 책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수많은 논문과 서적을 참고한다고 한다(아래 기사 참조). 이러한 저자의 열정은 여행이 그저 한 장소를 스쳐가는 것이 아니라, 여행자가 지역과 의미있게 만났으면 하는 생각때문일 것이다. 책에서는 이러한 저자의 지론을 가이드북보다도 더 상세하게 느낄 수 있었다. 왜 갠지스강에 가트가 있는지, 왜 자이뿌르는 '핑크 시티'인지 등의 재미있는 이야기가 많았다. 그리고 "생각으로 인도하는 질문여행'이란 책 제목처럼, 여러 장소에서 저자가 느끼는 감상과 생각할 거리를 짧게 실어 놓았는데 재미있는 것들이 많았다.

 

저자의 인터뷰 기사

http://weekly.chosun.com/client/news/print.asp?ctcd=C09&nNewsNumb=002371100019




  총길이 2500킬로미터에 달하는 '강가'가 스쳐가는 도시도 여럿인데, 유독 바라나시만이 신성시되는 이유는 뭘까? 먼저 힌두교 최고의 경전인 리그베다(Rig Veda)에 언급된 신성한 도시라는 점에서 그 이유를 찾을 수 있다. (...) 바라나시 가트 변의 집들은 다른 곳보다 훨씬 더 화려하다. 실제 그 저택들 대부분이 인도 각지의 마하라자(Maharaja, 인도의 지방 군주) 가문이나 유력 권세가들의 소유다. 인도에서 '강가' 변에 별장을 가질 수 있다는 건 그 자체로 전국적인 지명도와 남다른 위세를 상징한다. 엄밀히 말하면, 권세가들의 사유 저택이 조성되고 나서, 그들의 '강가' 출입 편의를 위해 현재의 80여 개에 이르는 가트들이 조성되었다고 보는 것이 옳다.(p.121)


  1867년 영국은 그간의 동인도회사에 의한 인도 간접 통치를 철폐하고 영국 왕에 의한 직접 통치를 발표한다. 이와 함께 후일 에드워드 7세가 되는 왕세자의 인도 방문이 이뤄진다. (...) 자이뿌르는 일찌감치 당첨. 자! 판은 마련됬고 이제 어떻게 차기 황제의 눈에 들지? 당시 자이뿌르를 다스리던 마하라자 람 싱은 황당한 아이디어를 냈다. '이렇게 된 이상 도시를 온통 핑크색으로 칠해버린다!' 핑크색은 인도에서 전통적으로 환영을 뜻할 때 칠하는 색이다. 일반적인 관혼상제에서 일부 칠하는 색으로, 아예 온 도시를 덮어 버리자는 의도였다. 반대가 많았다고 한다. 그럼에도 람 싱은 밀어붙였다. 이건 왕국의 생존과 사활이 걸린 문제라고 믿었기에. (p.182)



뭄바이의 도비가트 풍경
'진짜' 인도의 모습이란 무엇일지?


타르 사막 한가운데 자이살메르의 지역변화
그저 낙타 사파리를 즐기는 곳이 아니라,
변화란 무엇일지 고민해보는 장소





  그리고 인도를 여행했을 때 만날 수 있는 여러 모습들을 가감없이 책 곳곳에서 생생하게 보여주고 있다. 우리나라 같은 현대 산업국가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한번이라도 일어나면 온 나라가 뒤집어지는 정전이 인도에서는 일상적으로 수시로 일어나고 있다고 한다. 저자는 이를 알고 오히려 프로포즈에 활용하라는 황당하면서도 재미있는 이야기를 한다. 인도에 여자가 여행가면 위험하다는 이야기가 많은데, 그러면서도 영화 <김종욱 찾기>에 나왔다는 이유만으로 조드뿌르에 여행객이 몰리는 현상을 지적하기도 한다. 왜냐하면 인도 여행에서 여성차별적 모습을 가장 볼 확률이 높은 곳이 라자스탄 주이기 때문이었다. 이외에도 북인도의 겨울이 우리의 체감보다 훨씬 춥고 기차 연착도 엄청나며, 손으로 밥을 먹는 것에 대한 이야기도 실어놓은 것들이 흥미로웠다. 인도의 부정적인 이미지의 실체를 제대로 알고, 여행을 가기로 했으면 인도의 방식대로 즐겨보자는 저자의 특유의 위트가 책 곳곳에서 느껴졌다.


  참고로 글을 쓰는 이 사람은 2004년, 총 23시간의 기차 연착을 당해봤다. 오전 11시 도착 기차가... 다음날 오전 10시에 왔다. 그나마 이때만 해도 경험자였기에 기차역 안의 숙소를 현장에서 예약해 눕기라도 했지, 첫 인도 여행을 하던 시절에는 13시간을 기약 없이 기다리며, 기차만 오면 뛰어가 이게 그 기차인지를 확인하는 중노동에 시달려야 했다. (...) 여름이 길다 보니 한국처럼 보일러가 있는 것도, 단열이 되는 것도 아니다. 전기장판도 없어 두꺼운 침낭을 덮고 체온으로 버텨야 한다. 인도의 섭씨 4도는 한국에서 만나는 섭씨 4도와는 완전히 다르다. (p.79)


  강한 무인 기질 덕분에 조드뿌르와 라자스탄 사람들은 식민지를 경험하지 않았고, 그에 대한 자부심도 넘쳐난다. 하지만 힌두가 한 번도 주도권을 잃지 않고 지배한 만큼 힌두교의 악습도 강력하게 남아 있다. 카스트 제도, 조혼, 심지에 공개적인 사띠(Sati, 남편이 죽으면 아내를 같이 화장시키는 힌두교식 순장)로 인해 인도에서 가장 성차별적인 지역으로도 유명하다.(지역의 이런 분위기를 잘 아는 입장에서 <김종욱 찾기>의 무대가 조드뿌르였다는 사실에 약간 뜨악하기도 했다) (p.150)



이왕 정전이 나는거, 타이밍 잘맞춰서 프로포즈를 하자!
저자의 경험담이 아닐까 생각해보았다.


"수저, 그게 누구 입에 들어갔다 나왔는지 어떻게 알아?"

'신선한' 문화충격이란 이런 것이구나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깊은 여행장소는 께랄라 주였다. 앞서 얘기했던 인도 하면 떠오르는 부정적인 이미지를 깰 수 있는 곳이 바로 인도 반도 남쪽 끝에 위치한 께랄라 주였다. 힌두교, 이슬람교, 기독교, 유대교까지 함께 어우러져 있는 문화경관이며, 공산주의자들이 농촌에서 문해교육을 해서 문자해득률이 98%인데다가, 공립병원에서 저가에 진료를 받을 수 있고 깨끗한 거리에 거지도 없는 곳이 인도에 있다니... 개인적으로 인도의 멋진 풍경을 보고 싶으면서도 여러 부정적 상황 때문에 가고싶다는 생각이 별로 안들었는데, 만약 인도에 간다면 께랄라 주에 가도 좋겠다는 생각을 해 보는 계기가 되었다.


  1956년 께랄라 주의 탄생 이후 1957년 지방선거에서 공산당이 승리를 거두며 주정부를 장악한다. 공산당이 세계 최초로 선거에 의해 당선되는 놀라운 일이 벌어진 것이다. 께랄라는 '공산주의=폭력혁명'이라는 도식을 세계에서 최초로 무너트린 곳이 되었다. (...) 현재 께랄라 주의 주민들은 98퍼센트이 문자 해독률(인도 평균 67퍼센트)을 보이며, 평균 수명도 인도 전체 평균에 비해 열한 살이 높은 74세에 이른다. 이쯤 되니 께랄라는 인도 연방에 속해 있지만 인도가 아니라는 이야기까지 나온다. (p.241~242)




  저자의 필명인 '환타'는 '환상을 타파하자'는 뜻이라고 한다. 한때 류시화, 한비야 류의 여행기가 붐을 일으키면서 너도나도 인도에 여행을 가던 시절이 있었다. 그런데 막상 인도에 오니 낭만은 온데간데 없고, 힘들고 지저분하고 고생하는 일만 있었으며, 심지어 불미스러운 사고를 겪는 이들이 꽤 많았다. 하지만 저자는 인도에 대해 잘 모르고 환상만 가지고 여행을 가서 그런 것이라고 본다. 인도의 역사와 문화를 알아야 여러 인도의 경관이 이해가 될 것이고, 인도의 사회적 현실을 제대로 알고 조심할 것은 조심해야 즐길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런지 책 판매에 도움안될 역사 이야기나 부정적인 이야기도 꽤 실었고, 그럼에도 인도라는 여행지에 대한 저자의 애정은 책 곳곳에서 느껴진다. 이러한 인도의 매력을 제대로 즐길 줄 아는 이들이 떠나면 최고의 여행지가 될 것이다. 인도 여행을 가고자 하는 이들에게 추천할 만한 책이다. 게다가 인도라는 나라에 대해서 알 수 있는 입문서의 기능도 할 수 있는 책이었다. 



YES마니아 : 골드 r*****0 2018.04.06. 신고 공감 2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