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설은 소설가와 소설가 지망생 동거 커플이 자신들의 책들을 모두 팔아치우는 걸로 시작된다. 책을 팔며 느낀 허무함은 그들에게 소설을 쓴다는 것에 대해 본격적인 고민과 회의를 불러일으키고... 책이 텅 빈 집을 커플은 각자 떠나 어딘가로 향한다. 자신들의 이야기를 찾기 위해, 혹은 만들기 위해. 제목이 궁금했다. 소설 속 소설 <비늘>은 주인공들을 연결시켜주는 고리이자 시원이었다. 소설을 쓰고자 하는 사람들이 꿈꾸는, 노렸던, 희망했던 어떤 것이었다. 읽고나니 한동수가 쓴 소설 <비늘>이 김재경이 주인공인 임재희의 <비늘>이 아닌가도 했다. 쓴다는 것의 고단함, 소설 쓰는 인간의 고단함, 세상을 이야기로 문체로 해석해내야 하는 사람들의 숙명 같은 게 느껴졌다. 이야기는 전반부는 막막한 한국의 소설가들과 문단 현실에 대해 펼쳐지고 후반부는 하와이에 다다른 주인공이 자기 소설의 흔적과도 같은 것을 찾아 헤메며 삶과 만나는 내용이다. 앞부분이 쉽게 읽히는 반면 답답했다면, 뒷부분은 계속 곱씹어읽을 만한 내용들이 많았다. 마치 처음 가 본 하와이의 풍광을 피부로 느끼며 새 길을 찾아다녀야 하는 기분으로. 아무래도 나는 이 소설에 나오는 다앙한 소설가 유형 중 한동수에 가까운가보다 했다. 물론 가장 매력적인 캐릭터는 피터다. 피터는 소설 속 피터팬 작가의 이야기에서 자기 이름을 따온 듯했다. 자기 소설의 문장을 문신해 다니는 사내. 등뼈에 커다란 알파벳 I가 새겨진 하와이 노숙자. 저자가 하와이에서 오래 생활해서인지 그곳의 묘사와 사람들이 너무도 살갑게 잘 그려져 있다. 소설가와 하와이라는 두 가지 저자의 정체성이 만나, 독특하고 아름다운 소설이 완성된 듯했다. 아쉬운 거라면, 한국으로 돌아간 재경이 영조를 다시 만나고, 새 소설을 어떻게 쓸지 궁금하다는 거... 페이지가 좀 더 있었더라면 했다. 소설이 끝나갈 때쯤이야 이 심심한 주인공 재경에게 마음이 갔나보다. 물론 임재희 작가의 새 작품도 기대가 된다. 재경의 새 소설만큼이나. "왜 노인들 이야기만 써? 당신 이야기를 써야지?" 내 얘기? 소설이 버거위지기 시작한 건 그때부터였어. 상처공화국의 시민처럼 나는 내가 겪은 상처에 대해 쓰기 시작했어. '상처'라고 부르는 것들에 대해서. '상처'에 상처를 보내서. 더 큰 '상처'에 대해서. 상처가 불러온 '상처'에 대하여. 그 안에는 조부모의 실향과 엄마의 치부와 아버지의 폭력과 인간의 나약함이 과장되고 부풀려 있었지. 나는 더 큰 '상처'를 만들어내기 위하여 밤새 고민했지. 그렇게 쓴 글들을 공모에 내고 품평을 받고 다시 쓰고 고치고 또 내고. '상처'상회를 차려놓고 구걸하는 사람처럼 너덜너덜해졌어. 내 상처는 안 팔렸어. '상처교'에 모여 울부짖는 광신도처럼 소설에 온갖 '상처'를 갖다 바쳤는데! "서로 잃어버린 개에 대해 얘기를 나누는 정도가 가장 좋아. 내 나이가 되면 남의 불행도 자신의 행복을 재는 척도에 불과할 뿐이거든. 자신의 불행이 아니어서 감사하는 마음으로 가슴을 쓸어 내리거나 다행으로 여기게 돼." "언제든 이 거리에 오면 날 추억하게 될 거야. 어느 책의 한 문장처럼 말이야." |
|
소설가의 소설가에 대한 이야기... 화자인 재경, 동거녀였던 영조, 존경하는 동수, 하와이에서 만난 피터 이들은 모두 소설가라 할 만한 사람들이다. 작가는 반칙스러운 소설을 썼다고 하지만 나는 그래서 더더욱 책의 글귀들이 진솔하게 다가왔다. 못쓰는 사람, 안쓰는 사람,그리고 제일 무서운 쓰는 사람들의 처절한 이야기 모음이 이 책이다. 책 첫부분부터 알라딘 중고서점 이야기가 나오며 책을 파는 자세한 정황들이 나와서 정말 재미있게 읽었다. '영조'라는 여인의 이름을 짓는 작명센스도 맘에 들었다. 물론 갈수록 처음처럼 가볍게 읽을수만은 없는 내용들이 많았지만 책을 파는 도입부는 나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다. 그렇기에 내가 느끼기에는 꽤나 심오한 내용들을 끝까지 읽을 수 있었는지 모르겠다. 중고책을 팔아 떠난 더 없이? 아름다운? 하와이 여행에 존경하는 동수(그로 인해 글을 쓰기로 결심했다는)를 만나 작가로서 그리고 인간으로서 자신을 들여다 보며 무엇이 문제인지 깨달아 가는 이야기...... 역시나 예상했지만 작가가 되기는 쉽지 않은 것 같다. 등단만 한다 한들 끝이 아님은 물론이다.(이는 마치 대학만 가면... 취직만 하면... 결혼만 하면... 등등과 비슷하다.) 자기 자신과의 끝없는 싸움이 작가의 필연적 운명이라는 생각마저 들었다. 더럽고 아름다운 것이 소설이라는 말... 그 말이 왠지 조금은 공감이 갔다. 그렇지만 가장 행복했던 시간이 '습작 했었던 때!' 라는 말은 먼 훗날 작가가 꿈인 나에게 큰 위로가 되었다. 이 책은 중간중간 생각지 못했던 통통튀는 재미들이 널려 있었다. 예를 들면 하수종말처리장 처럼 잔인한 말들... 세번 죽이는 요런 말들을 찾아보게 되었고~ 내 인생의 첫기억을 확정지어 보았으며^^(엄마에게 물어 확인해보니 꿈이 아니라 진짜 사실이었다...ㅋㅋ) 불꺼진 서재에 돌아다니는 책의 영혼들에 대해(저자 혹은 등장인물?)서도 상상할 수 있었다. 기회가 된다면 어두운 도서관에도 한번 가보는 경험을 해보고 싶어졌다. 사샤 소콜로프, 모니카 마론, 이노우에 야스시, 블라디미르 나보코프, 시도니 가브리엘 콜레트, 조지프 러디어드 키플링, 하인리히 뵐, 필립 로스, 미하일 레르몬토프, 제임스 조이스...... 작가들도 추천받은 기분은 덤~ 아름다운 게 너무 많아서 눈 앞의 아름다운 사물이 가늠되지 않는 기분은 어떤 기분일까?? 하와이에 가면 이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것일까? 눈 감기 전에 혹은 눈 멀기 전에 꼭 가봐야 할 곳이 하나 더 늘어났다^^ 가장 마음에 와닿았던 부분은 185페이지 죽음...... 죽어야 다시온다는 말...... 부활! 결국 동수의 어머니가 아닌 동수에 의해 뜯어지긴 하지만 마음 한켠에 삭혀둔 아들을 이제 당당하게 붙여 둘 수 있을 것이다. 피터의 오른쪽 손목부터 시작되는 문신의 구절로 서평을 마무리 하련다. 마지막 남은 자의 선택은 옳고 그름의 문제가 아니라 언제나 최선만이 있을 뿐이다. |
|
초심으로 돌아가야 하는 시간인가보다... ![]() ![]() ![]() 누구나 자신이 하는일이 잘 되기만 한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삶이란 우리의 바람처럼 늘 그렇게 녹녹치가 않읁것이 현실이다. 사람과 사람사이도 이런 것들의 연장선상에 놓여있어 별개로 생각하기에는 쉬운 일이 아니다. 일이 잘 될 때도 사람과 사이,관계가 어려울 때가 있듯이 일이 어려워 지면 더욱 험난해지는 것이 관계이기에 소설을 읽으면서 내내 공감의 연속이였다. 괜히 서글프고 서운해지는 마음을 어찌하겠는가... 그럼에도 처음이 있었다. 그것이 내 꿈,내가 꿈꾸는 일과 연관이 되어 있다면 그 것은 어쩌면 더 소중한 관계 일것이다. 일...내가 하는일... 그것이 저자처럼 소설이 될 수도 있고 내가 하는 일처럼 또다른 창작이 요하는 일일 수도 있고,어쩌면 평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을 수도 있고 특별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을수도 있다.각자의 사연과 성과를 기대하는 기대치는 존재한다.그렇기에 자신의 분야에서 누구나 스트레스가 있다. 특히나 하고싶어서 하는 일일경우는 어느 순간 정체기가 온다고 생각했었다. 혹시나 재능이 없으면서 나는 이 일을 부여잡고 있는 것은 아닐까?열정만으로 이렇게 시간이 지나다보니 이젠 이 열정조차도 식어버린 것은 아닐까하는 고민을 많이도 했었다. 그래서 이 소설에 더 애정이 가는 이유이기도 하다. 어느 순간 기대치만 있고 자기반성이란 것이 희미해지고 그저 회의가 아닌지 하고 나를 돌아보게도 하고 그동안 얼마나 무심해졌는지 그래서 힘이 빠져서 지쳐있었구나 하는 생각을 해본다. 어느 순간부터는 소설속에서 나는 웃기도 하고 있었다. 바라보는 시선이 좀 더 따뜻할 수도 있는 것인데... 처음 나의 모습이 떠올라 괜히 좋기도 했다. 물론 또 힘빠지고 또 고민하고 고통스러우면서도 아닌척 지내겠지.서운해도 하고 관계가 좋았다가 나빴다가도 그렇게 반복되겠지.그러나 또 웃을 수 있는 처음도 마주하겠지... 그리고 견디어 내고.. 어렵게만 느껴지던 글쓰기에 작가가 다시 시작하는 힘처럼, 그렇게 이어지는 글쓰기처럼, 또 잘 해보려는 우리의 모든 일이 되길!!! 소설<비늘> |
|
"비늘"
비늘 ..난 비늘을 싫어한다.생선을 싫어해서일까..번들거리고 물고기가 자신을 보호하기위해 몸에 지니고 있는 그 비늘이 싫다..이책에 제목인 비늘이란 무엇을 나타내고자 하는것일까.이상한 버릇이 있다.책을 읽기전 꼭 그 책에 제목에 대해 생각해본다.과연 이책은 제목에서 우리에게 말하고자 하는 이야기가 무엇일까 그렇기에 이책이 더 궁금한 이유일것이다.책속에는 글쓰기에 대한 소설가로서의 살아가면서 느끼는 고뇌와 그리움을 그려내 좀더 글쓰기의 본질을 깊이 생각하게 하는 내용을 담고있다.허구가 가미된 가공된 글쓰기 소설이라고 할지라도 그곳에 저자는 작가로서의 삶이 가미되고 투영된 작품으로 책과 소설 쓰기의 행동들이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 찾아가는 여정들을 우리에게 보여준다. 나도 언젠가 글을 쓰고 싶다는 생각을 늘 간직하고 있는 나이기에 이책을 읽어내려가면서 글쓰기에 대한 각기 다른 생각들이 마음속에 스며드는거 같다.소설가로서의 살아가는 의미 ..글속에 스며진 그들에 생각 이야기를 들여다볼수 있는 비늘 그 속으로 들어가보자.
소설의 주인공 재경은 4년이라는 오랜시간동안 함께 살아온 영조로부터 헤어지자는 통보를 받게된다.아무런 준비도 하지못한 그녀에게 그것은 너무도 가혹한 현실이다.둘이 모아놓은 책들과 행복한 보금자리였던 집을 모두 처분하고 헤어지자는 영조..그리 크지않은 작은 원룸에서 살았던 두사람은 작은집에 덩그러니 쌓여만 있는 책들을 인터넷 중고사이트에 팔면서 소중하게 모아온 책들이지만 제 할일을 다한 그 책들이 결국에는 소중한 간직이 아닌 한낯 폐지가 될 운명이라는 사실에 서글퍼지는 마음을 어쩔수 없나보다.자신이 정말 힘들게 써내려간 책들이 그리고 그가 존경하고 흠모해 왔던 작가들에 책들이 소중함을 떠나 단돈 얼마에 가격이 매겨져 헐값에 넘거가거나 매입불가라는 표시를 받을때마다 망연자실해지는 기분을 만끽한다.영조는 재경에게 책을 판 돈으로 혼자만의 여행계획을 이야기하고 지금껏 만들어진 틀에서만 살아가던 자신에게 자신이 원하는 것을 하면서 살아도 되는지 물어보고 싶은 여행이라고 말한다,.그리고 재경에게는 아끼던 책을 팔았으니 뭔가 힘이 되어줄 소중한 무언가를 찾아보라고 조언해준다.
영조가 남긴 말들은 재경에게 새로운 생각과 출발을 할수 있겠끔하는 계시였을까 그는 문득 누군가를 떠올리게 된다.,한때 자신에게 소설가에 꿈을 꾸게 만들어 주었던 소설 비늘의 작가 한동수인것이다.자신이 새내기였던 순간부터 자신에게 끊임없이 자극을 주고 가르침을 깨닫게 해주었던 그를 만나기 위해 그가 살고 있는 하와이로 떠나게 된다.문학계에서 대단한 찬사를 받고 살아가던 그이지만 소설가로서의 모습은 온데간데없고 세상과 삶에 지친 평범한 이민자의 모습으로 형이 실종된 아픔을 간직하며 살아가고 있는것이다.
자신에게 다른 발단이 주어지길 전환점이 되어주길 바래서 떠난 그곳에는 그저 허름한 아파트에서 어머니와 살아가고 있는 한남자 동수만이 존재할뿐이다. 그곳에서 지내면서 동수의 어머니와 격이 없는 사이가 되어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동수와 사이좋게 지내는 피터를 알게된다. 피터는 한때 소설가였지만 자신이 쓴 글을 누군가 표절하다는 망상에 시달리며 더이상 글을 쓰지 못하는존재이다.재경은 그런 피터에게 묘한 연민을 느끼게 되고 그 모습이 자신의 미래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괜히 서글프고 우울한 생각으로 괴로워하는 순간들을 대면한다.
이책에서는 글을 더이상 안쓰는자 못쓰는자 그리고 힘들지만 무언가 계속 쓰려고 노력하는자의 모습들을 보여준다.그들은 서로 다르지도 같지도 않은 1명의 소설가로도 느껴지는 묘한 교차를 이루어간다.소설가로서 미래이며 과거인 동시에 현재를 절묘하게 교차하는 소설에 내용에 정말 놀라움을 느끼지 않을수 없었다.재경은 그곳 하와이 도서관 어느곳에서 넘쳐나는 수많은 책들과 그곳에 모여드는 노숙자들을 바라보면서 비로소 존재 자체로 인간의 존엄을 지켜줄수 있는 것이 책이라는 사실을 깨닫고 자신의 글쓰기를 되돌아보고 깨닫기 시작한다. 그가 그곳에서 만난 사람들은 세상과 한참 떨어진 삶을 살아가는듯 하지만 각자 자신의 이야기들을 그리고 삶에 대한 글들을 품고 살아가는 살아있는 그 가치가 충분한 책들이라는 사실도 받아들이기에 이른다.
소설과 소설을 쓰는 삶에 대한 다른 사람 다른 시각으로 들여다본 글쓰기에 대한 이야기를 나타낸 이책은 정말 새롭고 재미있는 전개로 다가온 책이었다.글쓰기와 그 이야기에 대한 주재로 이루어진 책이지만 사랑하고 매혹적인 자신의 일을 현실에서 살아가면서 부딪치고 상처입고 더 이상 기쁨을 주지 못할때 우리는 누구든 처음의 마음을 기억하고 다시 시작하고 싶어하는 마음을 되새긴다.그러한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에 대한 살아 숨쉬는 삶에 대한 이야기가 이책인것이다.좀더 들여다보고 자신을 뒤돌아보는 삶에 대한 생각들...그것들에 대한 이야기가 가득한 비늘속으로 들어가서 충분히 읽고 느끼며 그것에 대해 생각해보는것은 어떨까 |
|
임재희 저의 『비늘』 을 읽고 여러 문학 장르가 있지만 역시 소설은 흥미가 있다. 그리고 얼마든지 상상의 세계로 들어갈 수가 있고, 내 자신도 그 세계로 빠져서 소설 속의 인물은 물론이고 현실에서도 얼마든지 추종할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소설은 인기가 많이 있는 것 같다. 그러나 이렇게 내 자신 속으로 쏘옥 들어오는 작품을 자주 만나기는 그렇게 쉬운 일이 아니라는 점이다. 역시 좋은 작품은 그냥 오는 것이 아니라 꾸준히 관심을 갖고서 노력하는 가운데 만난다는 점이다. 그렇다면 항상 어떤 이유에서든지 좋은 작품을 대할 수 있도록 노력했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 이 소설을 만나기까지는 이 작가를 알지도 못하였다. 전혀 낯설었다. 작품도 처음이었고... 어쨌든 새로운 마음으로 대하게 되었고, 그래서 그런지 더욱 더 새로웠고, 소설의 의미가 마음으로 각인이 되었다. 특히나 소설의 주제가 책과 관련된 글쓰기 내용이어서 너무 의미가 있었다. 왜냐하면 내 자신 제일 좋아하는 것이 바로 책이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최근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이 글쓰기와 관련한 내용이어서 그런 것 같다. 어쨌든 아침에 눈을 떠 일어나서부터 밤에 잠을 잘 때까지 항상 곁에 책과 함께 생활하고 있는 내 자신이다. 그리고 시간이 있으면 글을 쓰려고 노력하고 있으면서 언젠가는 내 자신의 지나온 내력 등의 내용을 바탕으로 한 권의 책을 만들려는 계획을 갖고 있는 내 자신이다. 이런 내 자신이기 때문에 이 소설은 자연스럽게 가장 가깝게 다가설 수밖에 없게 되었다. 방 하나의 공간에 책상에 앉을 공간 이외에는 책과 함께 각종 잡동사니 류 들로 가득 찬 모습들을 돌아보면서 그 누가 보아도 한숨소리만 나올 것만 같은 아쉬움 소리들을 생각해보면 항상 집사람인 아내에게 미안한 마음을 가질 수밖에 없다. 그 동안 아내와 셀 수 없을 정도로 이 문제로 많이 버리고 주워오고 다퉈왔지만 어쩔 수 없는 반복이었다. 그러나 어쩔 수 없는 현실이다. 언젠가는 내 자신의 소중한 꿈인 좋은 작품으로 보여주리라는 희망을... 작품 속에서 소설을 쓰는 삶과 함께 그 시간에 대한 소설가로서의 어려운 고뇌의 모습을 보여줌과 함께 글쓰기의 본질을 깊이 생각하게 할 수 있어 너무 좋은 시간이었다. 소장하고 있는 책을 처분하는 모습과 아내와 헤어지는 모습 등을 통해서 그러나 실제 하와이로 떠나서 실제 비늘 작가인 한동수와 피터 등과 교류하면서 책과 소설 쓰기의 행위가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 찾아가는 여정 등을 보여주고 있다. 결국 이 소설을 통해서 우리에게 책의 의미는 무엇이며, 글을 쓴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확실하게 느껴보는 소중한 시간이 되리라 확신하면서 진지하게 자신만의 멋진 시간을 투자하는 여유를 가져보라고 권하면서 일독을 강력히 권한다. |
|
책을 읽다보면 나도 이런 글을 쓸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할때가 있다. 그러나, 그저 생각일 뿐이고 글을 쓴다는 것은 엄두도 내지 못한다. 단순히 책을 읽고나서 서평을 쓸때도 고민되고 어떻게 써야할지 막막할때도 있으며, 설사 써놓은 서평도 다시 읽으면 항상 아쉽다. 하물며 서평조차 이런데 소설가로써 살아가는 것은 어떠할지 짐작조차 가지 않는다. 이 소설은 그런 소설가들에 대한 이야기이다. 주인공 이름은 김재경, 그는 신춘문예에서 상을 받고 근근히 글을 쓰며 14평 작은 아파트에 살고 있는 남자이다. 어느날 아내 영조에게 책을 팔아 반으로 나누자는 통보를 받는다. 사년이라는 세월동안 함께 한 책을 팔아 나누고 각자 헤어져 살자는 것이다. 영조도 재경처럼 신춘문예 당선하여 등단을 꿈꾸었던 소설가인데 (작가 지망생이기에는 영조는 꽤 소설을 썼고 그녀의 꿈을 인정해 주고 싶다) 소설도 사랑도 모두 그만두고 싶어했고 결국 별거에 이르게 된다. 그렇게 재경은 2,698권을 알라딘에서 중고서적으로 팔기 시작했다. 책을 팔아서 얻은 돈으로 영조는 묻지마 여행을 떠났고, 재경도 선배 한동수를 만나기 위해 하와이로 떠난다. 한동수는 <비늘>이라는 작픔으로 등단한 천재소리 들을 작가이고, 이 <비늘>이라는 작품을 읽고 영조와 재경도 글쓰는 소설가가 되는 꿈을 꾸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우연히 등단을 가르쳐 주는 학원에서 한동수를 만났고, 이 인연으로 재경과 동수는 친분을 쌓게 된다. 동수는 사라진 형인 영수때문에 한국을 떠나 하와이로 가게 되었고, 그렇게 실종된 아들을 그리워하는 엄마 곁, 하와이에 남게 되었다. 동수는 화려한 등단과 소설가의 이력을 뒤로하고 하와이로 사라진 것이다. 재경은 소설가가 되고 싶어했던 그 이유와 주변을 정리하고 다시 태어나기 위해 동수를 만나러 하와이로 간것이다. 마치 영조가 모든 것을 버리고 여행을 떠난 것처럼, 돌아갈 곳 없이 하와이로 떠난 것이다. 그곳에서 만난 동수 선배는 <비늘>과 같은 작품을 썼던 날카로운 독설과 순결한 사기성을 띄었던 모습은 사라져 있었다. 불쌍한 엄마 곁에서 빛바랜 상본들과 먼지 않은 기도문들이 오래된 슬픔과 아픔처럼 덕지덕지 비늘처럼 벽에 달라붙어있는 낡은 노인아파트에서 살고 있었다. 재경이 부러워하던 한동수는노숙자에 점거된 도서관과 보리수 그늘, 그리고 집을 오가며 글쓰는 것을 가르치면서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살고 있었던 것이다. 소설을 쓰는 치열함과는 거리가 먼 안 쓰는 사람이 되어 있었다. 그곳에서 동수 선배를 통해 못 쓰는 사람 피터를 만나고, 글쓰기라는 것, 소설가라는 것에 대한 고뇌를 하게 된다. 이 소설은 글쓰는 것, 소설가 되는 것에 대해서 화두를 던진다. 쓰는 사람, 안 쓰는 사람, 못 쓰는 사람이 중심으로 쓴다는 것에 대한 작가의 고민을 담아냈다. 비늘, 물티슈보다 못한 책, 벽에 다닥다닥 붙은 상본, 먼지쌓인 기도문, 타투, 보리수 나무, 모니카 또는 마이클의 M은 모두 함축적 의미를 가진 글쓰기에 대한 화두였다. 이소설을 읽고나니, 소설을 대하는 생각과 태도에 깊이감이 생기며 조금은 달라질거 같다. 임재희 작가 뿐만 아니라 소설가들의 깊은 고민과 고뇌가 담긴 소설에 조금더 진지해야 할거 같다. 임재희 작가의 깊은 고민과 고뇌를 이렇게 세사람을 통해 담아내는 멋진 소설, <비늘>을 작가 지망생 뿐만 아니라 소설을 좋아하는 분들이 한번쯤 읽어보았으면 싶다. |
|
소설가로 살아가는 삶은 어떤 모습일까. 주변에 소설가가 없어 그 일상이 어떨지 알 수 없지만 성인 34.7%가 1년에 책 1권도 안 읽는 대한민국에서 소설가의 삶은 결코 녹록하지 않을 것 같다. 물론 그런 상황이 비단 문학계 뿐이겠는가. 문학을 포함해 음악, 미술, 체육 등 예술 분야 대부분 부익부 빈익빈이 보편적이다. 글을 쓴다는 것에 대한 이토록 치열한 작가들의 대화를 어디서 들어봤을까 싶을 정도로 글에 대한 이들의 생각은 치열하고 또 치열하다. 요즘 들어 부쩍 당신도 작가가 될 수 있다는 식의 책들이 많이 출간된다. 그런 책들을 보면 마치 수학공식을 외우 듯 이렇게 쓰면 돈을 번다 식이 어서 책쓰기로 상품처럼 팔리는 것에 눈살을 찌푸려지던 지라 소설 이들의 대화에 푹 빠지며 읽게 된다. 개인의 영욕보다 앞선 세상의 삶을 담아내고자 하는 이들의 열망과 좌절. 이토록 치열한 글쓰기를 어디서 또 보겠는가. 소설 제목인 비늘처럼 반짝반짝하는 이야기다. 언제부턴가 책을 읽을 때 작가의 약력을 가장 먼저 읽게 되는데. 정말 다양한 이력들을 보게 되는데. 그것을 보며 이 사람들은 어떤 계기로 소설을 쓰게 되었을까. 아니 어떤 생각으로 글을 쓰게 되었을까라는 궁금증이 들곤 했는데, 그 마음을 책을 읽으며 조금을 알 것 같다. 단지 글솜씨가 좋다고, 정해진 공식대로 글을 쓴다고 해서 좋은 글을 쓸 수 있는 것은 결코 아님이 너무나 잘 담겨 있기 때문이다. 아주 뜨거운 이야기다. 소설가 뿐 아니라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직업으로 하고 싶은 이들에게 일독을 권해본다. 안정적인 직업만 쫓는 이들에게 그런 삶이 얼마나 무기 건조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해 한 번쯤 생각해 보는 시간이 될 것이다. |
|
글을 쓴다는 건 항상 어렵다. 그냥 편한 게 써야지 생각하지만 막상 자리를 잡고 앉아 끼적이려고 하면 온갖 생각이 들면서 한 줄 쓰기조차 쉽지 않다. 간단한 글을 쓰는 것조차 이런 데 소설을 쓴다고 하면 얼마나 어렵고 힘든 시간을 보내야 할까? 상상조차 할 수 없다.
임재희 소설 <비늘>은 바로 소설가에 대한 이야기이다. 소설가에 대한 작품들이 적지 않게 출판되고 소설가의 아픔과 고뇌에 대한 이야기도 종종 들었던 터라 그렇게 색다른 소재는 아니었지만 작가의 전작 <당신의 파라다이스>를 읽고 상당히 인상 깊었기에 이 소설에 대한 기대감이 남달랐다. 소설에 어떤 내용이 담겨있을지도 무척 궁금했고.
소설은 영우가 재경에게 책과 집을 팔고 헤어지자고 하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소설의 첫 장면부터 참 아프게 다가온다. 책에 대한 사람들의 시선을 알려주는 듯한 문구들 때문이다.
“활자의 시대는 이미 끝났어. 아무짝에도 쓸모없으니 팔자. 그게 깔끔해.”(p.7)
“기증하세요..... 아니면 폐지밖에 더 되겠어요?”(p.17)
소설이라는 게 이런 대접을 받을 수밖에 없는 걸까? 한 작품을 쓰기 위해 그렇게 수많은 시간을 보내고, 수없이 많은 눈물과 땀과 피를 흘린 작가의 모든 노력은 아무런 가치도 없는 걸까? 초반부터 나를 뒤흔든다.
작가는 이 소설에서 소설을 쓰는 사람들의 여러 모습들을 보여준다. 끝없이 노력했지만 문단에 등단하지 못한 사람, 소설을 출간했지만 별다른 반향을 불러일으키지 못한 사람, 뛰어난 능력으로 신춘문예에 작품이 당선된 사람, 누군가가 자신의 작품을 모방할까봐 전전긍긍하며 제대로 된 작품조차 발표하지 못하는 사람.
참 다양하다. 소설가들의 삶도. 다양한 유형의 소설가가 있다는 말은 다양한 소설에 대한 생각이 있다는 얘기이리라. 그 중에서 한 명인 <비늘>의 작가 한동수는 소설을 어떻게 생각할까?
“내게 소설만큼 더럽고 아름다운 것은 없어요.”
무슨 말이지? 소설이 더럽고 아름다운 거라니. 그래도 영혼이 가장 깊이 닿은 곳이 소설이라 가장 소중하다는 말이 있어 소설에 대한 애정은 느낄 수 있었지만.
언젠가 나도 소설을 쓸지 모르겠다. 결코 쉽게 이루어질 수 없는 작업이지만 내 마음 속에 담긴 이 한 마디가 그 길로 이끌지도 모르겠다.
푸른 종이로 만든 거대한 책. 결국 사람들은 이곳에서 위안을 받는구나, 결국 여기에서 걸음을 멈추는구나. (p.179) |
|
<비늘>이란 제목의 이 책을 제목만 봤을때 무슨 주제를 담고 있는지,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지 처음에는 감이 잡히지 않았다. 웬지 비늘이란 단어를 보면 물고기의 반짝이는 비늘이 생각났었다. 하지만 임재희작가는 책 속에 비늘이란게 무슨 뜻이며,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고 왜 그렇게 지었는지 말해준다. 짧고 굵게 말하자면 책이 가지고 있는 의미가 무엇이며, 글을 쓰는 작가에게 글을 쓴다는게 즉, 소설을 쓴다는게 어떤 의미인지를 생각하게 만드는 책이다. 나는 '책' 자체를 좋아하기도하고 독서하는걸 좋아한다. 그러다보니, 나도 모르게 글이라는걸 한 번 써보고 싶다라는 마음이 조금씩 생기고 있었다. 하지만 처음이고 제대로 써본적도 없기에 초라하고, 빈틈이 많으며, 어찌해야할지 몰라서 아직도 쓰고 있지 못하고 있다. 어쩌면 완벽을 추구했던걸지도 모른다.그러다 만난 책이 바로 '비늘' 이 책이다. 이 책은 소설과 소설을 쓰는 삶과 시간에 대해, 소설을 쓰는 소설가의 진솔하면서 솔직하게 담아냈다. 책의 의미와 소설 쓰는 작가와 소설을 쓰는 과정을 그냥 우리는 쉽게 글을 읽기도하고, 제값을 주고 읽기도 한다. 하지만 읽다보면 나도 모르게 동화되어, 이 한 권의 책이 탄생하는데 얼마나 많은 시간과 수고가 걸리는지 알 수 있었다. 그 마음의 표현이 너무 절실하고 공감되면서 제대로 와닿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런 나한테 <비늘>은 그저 단순히 읽고 넘어갈 수 없는 마음을 가지게 만들었다. 첫 페이지 시작부터 결혼사이의 남녀가 나온다. 여자가 주인공에게 말하는 문구가 너무 속이 상했다. 맞는말이지만 그래도 그렇지 않은 사람들이 더 많다라는걸 간과하고 말하는것 같다라는 기분을 느꼈다. "활자의 시대는 이미 끝났어. 갔다고." 책 값을 보면 휘둥그레지고 밥값을 보면 밥을 먹으라는건지, 말라는건지 헷갈릴정도로 물가가 치솟듯이 많이 치솟았다. 예전에는 사는 사람들이 정말 많았다. 그런데 몇년간 너무 오른 가격과 내려가지 않는 가격으로 인해, 사람들이 더이상 책을 살려고 하지 않는다. 거기에 인터넷의 발달과 IT의 발달이 종이에서 전자로 옮겨간 까닭도 있을꺼라 생각된다. 하지만 아직도 이렇게 내가 보고 있는 책도 그렇고, 활자의 시대는 끝나지 않았다라고 말하고 싶었다. 왜 저렇게 말했냐면, 여자는 남자에게 책을 팔아 반으로 나누자고 했다. 돈 때문에 그렇게 말할 사람이 아니라고 말하는걸봐서, 너무 많은 책들과, 갖고있어봤자 그다지 쓸모가 없다고 생각하는것 같다. 거기에 남자의 팔리지도 않는 소설에 지쳤고 먹고살기도 힘든데 무슨 책이며, 소설이냐라는 의미가 함축되어있는것 같다. 두번째부터는 '비늘'의 작가 한동수라는 인물에 대해 이야기를 시작한다. 신춘문예 당선기사에 뜬 당선자와 당선제목이다. 많은 사람들이 작가를 꿈꾸거나, 소설을 쓰는 사람들이 많이 지원하고 당선되기를 염원하는 신춘문예. 남자주인공은 한동수작가가 쓴 비늘을 읽으면서 질투심과 놀라움, 경이로움을 느끼며, 실제로 그 안에서 나온사람처럼 동화가 되며, 자신이 쓴 소설은 소설도아니라고 생각해버린다. 자신의 열심히 쓴 글은 탈락의 고배를 마시고 다른사람이 쓴 글은 당당히 그 이름이 오르는걸 보면 읽고싶어지게 되는것같다. 나와의 무엇이다르며, 왜 당선될 수밖에 없었는지를 눈으로 확인하고 나면 질투와 자괴감, 허탈감 그리고 그 글속에서 느껴지는 놀라움과 대단함 등. 그래서 남자주인공처럼 자신이 쓴 소설은 소설도아니라고 생각할지도 모르지만, 그건 사람마다 서로 다르기때문이라고 본다. 그러니 너무 자책하거나 포기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램이 생긴다. 나도 시작은 못했지만 한 번 글을 써보고 싶다라는 마음이 생겼다. 맨 처음에 등장한 여자주인공의 이름은 영조. 영조는 책을 판 돈을 가지고 여행을 간다고 한다. 그 말을 들은 주인공은 처음에는 책을 판다는것에 마음이 미어지고, 꺼림칙하며 꺼려했는데, 그 말을 듣는 순간 책을 판다는게 나쁘거나 안 좋은 것이 아닌, 새롭게 다른 시작이 찾아온다는걸 깨닫는다. 책을 판 돈을 가지고 한동수를 만나러 갈 생각을 하면서 가슴이 두근거리기 시작한다. 읽으면서 소설은 이런것이고 소설가는 이렇게 생각해. 저렇게 생각하면서 글을 써.라고 단정적으로 말하지 않는 책이다. 비늘은 소설을 쓰는 삶은 어떠하며, 그 오랜시간동안 소설을 쓰는 작가의 고뇌와 깨달음, 힘듦을 느낄 수 있었다. 묵묵히 읽다보면 작가가 하고자 하는 말을 담은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정도로 작가의 삶이 투영된 기분을 많이 느꼈다.
|
|
소설가에 대한 이야기다. 글을 쓴다는 단순한 일에 한정한다면 기자나 블로거들도 해당되겠지만 이 소설에서 다루는 것은 소위 말하는 등단작가에 한정해서 말한다. 신춘문예나 문예잡지에 소설가로 등단하기 위한 작가 지망생들의 이야기도 같이 다루어진다. 한 명의 독자로써 요즘 솔직히 등단 작가에 대한 관심이 없다. 이 부분만 놓고 보면 시대착오적인 발상이다. 물론 문단 내에서는 다를 것이다. 가끔 다른 작가의 글에서 이런 것을 두고 말이 오가는 것을 본 적이 있기 때문이다. 소위 대우가 다르다고 해야 하나.
소설가로 산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지금은 굉장히 유명해진 김연수 작가의 경우만 봐도 알 수 있다. 다른 직업을 가지고 있거나 번역 등으로 생계를 유지해야 했다. 그 이전에 수많은 소설가와 시인들이 글만으로 먹고 산 적이 거의 없었던 사실에서도 여실히 증명된다. 잡지나 사보 등의 청탁이 없다면 알바라도 해야 한다. 이 책에서 말하는 소설가가 되는 것도 힘든 일이지만 소설가로 산다는 것은 더 힘든 일이다. 여기에 잘 팔리는 책을 써야 출판사에서 자주 의뢰를 한다. 단순히 대중의 기호에 영합한다고 잘 팔리는 것도 아니다. 어렵게 등단해 소설가가 된 재경이 영조의 결별 소식에 고민하고 여행을 떠난 것도 이 일의 연장선이다.
소설의 앞부분은 한 권의 소설이 어떻게 중고시장에서 취급되는지 잘 보여준다. 현실 그대로다. 2~3천 권의 중고책 가격은 불과 몇 백만 원이다. 물론 시간을 두고 한 권씩 팔고, 희귀본을 제대로 평가받는다면 더 많은 돈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고 엄청나게 큰 돈이 되지 않을 것이다. 어렵게 소설가가 되었지만 책은 잘 팔리지 않고, 연인은 결별을 선언한 상태에서 기억은 과거로 돌아간다. 소설가가 되고자 했던 열정의 시간들과 노력들. 그리고 뛰어난 한 명의 작가 선배, 한동수. 이 책의 제목도 그의 소설 제목에서 비롯되었다. 책을 팔고 손에 쥔 돈으로 한동수가 있는 하와이로 떠난다. 진짜 이야기는 바로 이곳에서 시작한다.
많은 작가들이 소설가라는 직업에 대해 썼다. 소설가의 소명에 대해 주절주절 널어놓은 작가도 있고, 비루한 현실에서 어쩔 수 없이 살아야만 했던 이야기도 있다. 이런 소설가들의 이야기는 새롭지 않다. 아니 진부하다. 하지만 소설을 읽고 있는 우리에게 묻지 않을 수 없다. 이 진부한 것을 읽는 이유가 무엇인지. 단순히 재미있기 때문일까? 아니면 그 속에서 우리 삶을 발견할 수 있다는 믿음 때문일까? 아니면 이 작품 속 몇 명처럼 변주를 통해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내었기 때문일까? 현실에 압도되어 소설을 버린 소설가를 만난 소설가의 이야기로만 읽기에는 한동수가 보여주는 삶이 너무 아이러니하다. 밥벌이의 어려움 혹은 지겨움이랄까.
재경이 하와이에서 만난 노숙자 피터의 모습은 강박의 새로운 모습이다. 표절에 대한 걱정에 자신의 몸에 문신을 새긴다. 이 부분을 읽으면서 한국 문단에 있었던 표절 시비가 떠올랐다. 그리고 재경이 그곳에서 만난 사람들의 사연을 듣고 소설가가 어떤 사람인지 말할 때 그 낯선 표현에 고개를 끄덕였다. 누구나 소재가 될 수 있다는 말이다. 한동수뿐만 아니라 소설 속에 등장하는 몇 명의 소설가가 자신의 과거를 소설로 녹여내었다. 하지만 과연 몇 명이나 그 극단까지 갔을까? 동수가 친구의 사연을 소설로 표현했을 때 주변 문인들은 욕을 했다. 어떻게 그럴 수 있냐고. 동수의 답변은 그것이 아니다였지만 진실은 그만 안다. 이것만 놓고 보면 정말 힘든 직업이다.
자신의 몸과 마음속에 쌓인 온갖 감정, 기억, 추억 등을 글로 풀어내야 하는 직업이 소설가다. 물론 상상력으로 이것을 표현하는 분야도 있다. 하지만 이 책에서 다루는 소설가는 이런 직업이다. 앞에서 말한 끝까지 간다는 말은 어디까지 자신의 감정과 속내를 있는 그대로 파고들어 표현했는가 하는 것이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구성과 문장도 좋아야 한다. 이것이 기본이다. 또 팔려야 한다. 팔리지 않는 작가의 작품을 어느 출판사에서 내주겠는가. 대형 출판사라면 독자의 관심이라도 끌겠지만 작은 출판사는 작가가 말했듯이 시선조차 끌지 못한다. 진부할 것 같은 소설가에 대한 소설이지만 현실과 잘 연결해서 풀어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