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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잡아 주세요, 제 추억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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솨아아아~ 바람이 불어요. 아빠.    내가 바람을 부르고 있어요. 아빠.   아빠 말씀이 맞았어요. 자전거를 타면 어디든 갈 수 있을 것 같아요.    바람을 타고 하늘까지도 갈 수 있을 것 같아요.    아빠, 내 뒤에 타요. 아빠도 함께 가요.        어린시절 다시 가보고 싶은 순간으로 돌아가게 해 준다면 두 장면을 고를 것이다.    첫 번째 장면은 처음으로 두 발로 서서 발
"꼭 잡아 주세요, 제 추억을!" 내용보기
솨아아아~ 바람이 불어요. 아빠. 

  내가 바람을 부르고 있어요. 아빠.

  아빠 말씀이 맞았어요. 자전거를 타면 어디든 갈 수 있을 것 같아요. 

  바람을 타고 하늘까지도 갈 수 있을 것 같아요. 

  아빠, 내 뒤에 타요. 아빠도 함께 가요.  

 

 

 어린시절 다시 가보고 싶은 순간으로 돌아가게 해 준다면 두 장면을 고를 것이다.

 

 첫 번째 장면은 처음으로 두 발로 서서 발걸음을 떼였던 시간이다.  내 생애 가장 작은 발로 세상을 딛고 한 걸음을 뗀 순간, 그 앞에는 할머니 혹은 엄마가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웃음을 터트리며 나를 덜렁 들어서 안아줄 것 같아 그 시간을 만나보고 싶어진다.

 

 두 번째 만나고 보고 싶은 장면은 네 발 자전거의 바퀴 두 개를 떼어내던 날이다.  몇 번이나 뒤를 돌아보며 아빠에게 "놓치마!"를 연발하던 날, 슬그머니 놓은 아빠 손을 눈치 채지 못하고 비틀거리지만 앞으로 나아가면서 뒤를 돌아 봤을 때 저 멀리서 아빠가 손 흔드는 모습을 발견한 후 "꺄아!" 라고 소리를 지르는 장면이다.

 

 첫 번째 장면은 기억이 나지 않아 다시 만나고 싶은 장면이지만 두 번째 장면은 이상하리만치 생생한 느낌으로 기억된다. 이 그림책을 펼쳐 본 순간 그 시절의 나와 아빠가 함께 물밀듯이 밀려 온다. 책을 선물해 준 이는 내게 책만이 아니라 추억을 되돌리는 마음의 시계까지 선물해 준 것 같다. 

 

 책 속의 주황빛이 나는 금발의 귀여운 여자 아이가 전화기를 들고 입을 삐죽거리고 있다.

 

 "아빠, 자전거 타는 것 좀 가르쳐 주세요. 그럼 그거 타고 아빠한테 갈 수 있을 거예요.

가르쳐 주실 거죠, 아빠? 정말 배우고 싶단 말이에요."

 

 자전거 타는 법을 알려달라는 아이는 혼자서도 해 보았지만 피가 나고 어려우며 위험하다는 이유로 꼭 아빠가 가르쳐 주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나 역시도 혼자서 하는 건 참 무서워서 넘어질까 무서워 제대로 타지도 못하고 넘어진 적이 여러 번인데 이 아이 역시 나와 같다. 아빠가 같이 연습을 해 준다고 해서 적게 넘어지는 것도 아닌데 그럼에도 아빠가 함께 있어주면 해낼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 드는 건 왜일까?

 

"애야, 세상 어디든 미끄러운 비탈은 있고, 오르막과 내리막, 울퉁불퉁한 길도 있단다. 가기 힘든 길은 늘 있을 거야. 높은 계단이랑 언덕도 있고...

하지만 언덕 위에 올라서서 보는 풍경과 머리카락을 스치는 바람의 느낌...

가고 싶은 곳은 어디든 갈 수 있는 자유, 혼자 힘으로 그 곳에 닿을 수 있다는 자신감. 그런 것들을 생각하면 까짓, 조금 넘어지는 일, 한두 군데 멍드는 일쯤은 아무 것도 아니지.

하지만 네가 아직 준비가 안 됐다면, 우리가 조금 기다려 줄게. 네가 뭘 하고 싶어하든 말이야."

 

 분명 우리 아빠는 그림책의 아빠처럼 이렇게 멋진 말씀을 해 주시지는 않았지만 세상에 아빠가 제일 용감하고 나를 지켜줄 수 있는 용사처럼 생각되게 내 자전거 뒤를 꼭 잡아주셨다. 아이는 아빠의 말에 할 수 있을거라는 말을 하면서도 주춤한다.

 

 자전거 타기는 걸음마와 같은 것이 아닐까? 세상으로 향하는 두 번째 걸음마. 그 걸음마를 하지 않으면 안전한 세상에서 살 수 있지만 더 넓은 세상은 구경할 수 없음을 알기에 아이는 포기할 수 없다. 넘어지는 아픔이 떠올라도, 비틀거리는 자전거가 떠올라도 다시 올라탈 용기를 주는 아빠가 있기에, 뒤에서 꼭 잡아 주는 아빠가 있기에.

 

 아빠의 손이 자전거를 놓는 순간 아이는 탄성을 지르지만 아빠는 눈물을 끌썽일지도 모른다. 자식이 품에서 한 걸음 달아났다고 생각하기에. 놓고 싶지 않았던 쪽은 오히려 아빠이지 않았을까? 하지만 아빠도 아이도 알고 있다. "함께 배웠고 함께 해냈음을." 책을 읽고 나니 문득 나는 자전거를 혼자 타고 난 후 아빠를 꼭 안아드렸는지 궁금해진다. 그랬다면 참 좋을텐데.

 

 27 살임에도 그림책을 받고는 팔짝 뛰며 환호성을 질렀다. 이 장면에 엄마는 고개를 도리도리 흔드시지만 이 책을 선물해 준 이의 마음이 너무 예뻐서, 기뻐서 가만히 있을 수는 없었다. 어른에게 그림책을 선물해 준 이의 예쁜 마음을 소중히 간직해야 겠다.

 

YES마니아 : 로얄 n******7 2007.08.31.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그림책시렁 452 꼭 잡아 주세요, 아빠
"그림책시렁 452 꼭 잡아 주세요, 아빠" 내용보기
숲노래 그림책그림책시렁 452《꼭 잡아 주세요, 아빠》 진 윌리스 글 토니 로스 그림 김서정 옮김 베틀북 2003.4.20.  누구나 아기였고, 모든 사람이 아이입니다. 아이는 자라 어른이 되고, 새롭게 이 땅을 디딜 아기를 낳을 수 있는 씨앗을 몸에 품습니다. 아이는 신나게 뛰놀 만한 몸으로 무럭무럭 자라며, 어느덧 어른으로 거듭날 적에는 우리 집 아이들뿐 아니라 온누리 이웃 아이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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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그림책시렁 452


《꼭 잡아 주세요, 아빠》

 진 윌리스 글

 토니 로스 그림

 김서정 옮김

 베틀북

 2003.4.20.



  누구나 아기였고, 모든 사람이 아이입니다. 아이는 자라 어른이 되고, 새롭게 이 땅을 디딜 아기를 낳을 수 있는 씨앗을 몸에 품습니다. 아이는 신나게 뛰놀 만한 몸으로 무럭무럭 자라며, 어느덧 어른으로 거듭날 적에는 우리 집 아이들뿐 아니라 온누리 이웃 아이를 상냥하면서 따스하게 마주할 만한 눈빛으로 서지요. 《꼭 잡아 주세요, 아빠》는 “Don't Let Go”라는 이름으로 처음 나왔습니다. 한글로 옮기며 굳이 ‘아빠’란 말을 붙이는데, 이 말은 없어도 됩니다. 어버이는 아버지 한 사람만이 아니거든요. 더구나 “Don't Let Go”는 한쪽에서만 하는 말이 아닙니다. 서로 하는 말입니다. 서로 바라보기에 하는 말이요, 아직 홀로서기가 아슬아슬하기에 터져나오는 말이기도 할 테지요. 아기를 돌보는 어버이라면 아기를 놓을 까닭이 없습니다. 아기가 스스로 서는 때라면, 스스로 서고서 걷는 때라면, 스스로 걷다가 달리는 때라면, 아이가 달리다가 넘어져도 조용히 곁에서 지켜보지요. 스스로 일어서서 달렸듯, 스스로 일어나서 스스로 탁탁 털고 새로 웃으며 달리면 되거든요. 함께 손을 잡고 걷다가 멧새를 보고는 “같이 놀자!” 외치면서 날아오릅니다. ㅅㄴㄹ




이달의 사락 h*******e 2020.08.21.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