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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권의 책을 내는 동안 글쓰는 장소에 대하여 특별하게 생각해본 적은 없는 것 같습니다. 물론 창작이 아니라서 피를 말리는 듯한 절박한 느낌이 없어서였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창작하시는 분들은 장소에 민감한 듯합니다. 작가들의 창작공간을 직접 구경해본 기억은 별로 없었습니다만, 올 초에 쿠바를 찾았을 때, 아바나 시내의 호텔 암보스 문도스나 아바나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는 헤밍웨이의 집, 핑카 비히아에서 그가 남긴 창작의 공간을 구경할 기회가 있었을 뿐입니다. 멀리 아바나를 볼 수 있는 망루가 있는 저택을 빙 돌아가면서 구경을 하다보면 방마다 책들이 가지런히 꽂혀있는 모습이 여유가 있어 보였던 것 같습니다. 프란체스카 프레몰리 드룰레가 글을 쓰고 에리카 레너드의 사진으로 장식한 <작가의 집>은 유명 작가들의 명작을 탄생시킨 공간, 즉 작가의 집을 문학적으로 그리고 건축학적으로 톺아보고 있습니다. 헤르만 헤세, 어니스트 헤밍웨이, 셀마 라게를뢰프, 윌리엄 포크너, 크누트 함순, 윌리엄 버틀러 예이츠 등 여섯 명의 노벨문학상 수상작가들을 포함하여 모두 20명의 작가들의 창작공간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작가들에게 있어 집이란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적은 저자는 ‘집은 작가들의 추억에 질서를 부여하고, 그들의 불안을 달래주며, 사유에 활력을 불어넣는다. 집안에 틀어박혀 있으면서도 창조적 상상력은 머나먼 지평까지 날아가는 경우가 얼마나 많은가(7쪽)’라고 하였습니다. 그런 이유로 저자와 사진작가는 작가의 세계에서 집이 가지는 의미에 호기심을 가지게 되었고, 그 호기심을 정리한 것이 바로 <작가의 집>이었던 것입니다. 인도차이나에서 중국인 남자와 백인 소녀와의 연애를 그린 <연인>의 작가 마르그리트 뒤라스가 ‘창조와 고독의 집’이라는 제목으로 프롤로그를 썼습니다. <롤 V 슈타인의 황홀>과 <부영사>를 쓴 자신의 공간을 ‘고독의 장소’라고 소개한 뒤라스는 ‘고독은 찾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지는 것이다. 고독은 저절로 만들어진다. 나는 고독을 만들었다.(17쪽)’라고 알듯 모를듯한 말을 했습니다. 그 이유는 글쓰기를 위해서 이곳에서 혼자여야 한다고 작정했기 때문이었다는 것입니다. 낡아 보이는 가구나 마른 꽃으로 어수선해보이는 집이 작가에는 포근한 안정감을 주는 공간이었다는 것입니다. 생각해보면 저도 책과 잡동사니들로 어지러운 방이 익숙한 듯 생각이 술술 풀려나가는 편이기도 합니다. 그런가하면 코네티컷 하트포트에 있는 마크 트웨인의 집은 교회건축으로 유명한 건축가 에드워드 터커먼 포터가 지었는데, ‘주 전체를 통털어, 아니 어쩌면 미국에서 가장 괴상한 건축물’이라는 평가를 받았다고 합니다. <마크 트웨인의 유쾌하게 사는 법; http://blog.yes24.com/document/8741622>에서 마크 트웨인 스스로 자신의 집의 독특한 모습에 대하여 솔직하게 털어놓은 것을 얼마 전에 재미있게 읽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변에서는 이 집이 조화롭다고 했습니다. 특히 작가의 부인 리비가 아름답고 감성적이면서도 세련된 모습을 보였기 때문에 그렇게 보였던 것이라고 합니다. 집도 주인의 모습을 닮아간다고 할까요? 그런 점에서 가르도네에 있는 가브리엘레 단눈치오의 집은 주인의 독특한 풍모를 나타내고 있다고 하겠습니다. 군인이자 시인인 단눈치오는 정원 윗부분에 전함을 반쯤 파묻어서 사이프러스 나무와 올리브 나무가 무성한 산중턱에 배가 떠오른 것과 같은 묘한 분위기를 연출하였다고 합니다. 작가들의 집들은 대체로 개인 박물관이 되어 찾아오는 사람들이 작가들의 창작공간을 실감할 수 있도록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풍부한 사진들은 집안의 공간은 물론 집이 자연과 어떻게 어울리고 있는지를 가본 듯 느낄 수 있도록 구성하고 있습니다. 스무개나 되는 작가들의 창작공간을 모두 찾아가보면 참 좋을 것 같습니다만, 욕심이겠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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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그런 거 정말 재밌지 않나 누군가의 서재, 누군가의 방, 서랍 그런거. 매력적인 서재와 방, 서랍이 있다. 잡동사니, 말 그대로 잡동사니로 이루어져 있는 서랍과 서재와 방은 심심하기 그지 없지만
척봐도 의미있어 보이는 물건들, 사연있어 보이는 물건들로 이루어져 있는 방은 하나의 이야기같다. 이건 어디서 났어? 이건 뭐야? 이렇게.
절대적으로 유명한 헤르만 헤세 라든가 버지니아 울프, 장 지오노, 마크 트웨인, 윌리엄 포크너, 어니스트 헤밍웨이 같은 사람들을 제외하고는 모두 이 책에서 처음 보는 작가들이어서 책이 주는 따뜻한 느낌으로 첫 만남을 가질 수 있었다.
아쉬웠던 건, 그들의 집에 좀 더 오래 머무르고 싶었는데 너무 짧았다는 것. 차라리 많은 작가를 다루는 것 말고 오래 머물렀다면, 싶다. 그랬기때문에 그만큼의 깊이감은 떨어졌던 것 같다.
국내 작가들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국내 '작가의 집' 편도 나왔으면 바람이 생겼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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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쓰기가 어려웠다.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무언가가 느껴지는 집. 작가의 집. 창조적 고통을 고스란히 떠안아 작가에게 평화를 안겨주었을 집. 이제는 주인 없이 찾아오는 방문객을 맞이하고 있는 시간이 멈춰버린 집.
작가의 집은 시간이 흐르지 않는 느낌이었다. 잘 정리되어 있고 잘 관리되어 있는 사진이었지만, 웬지 세월의 먼지가 고스란히 내려앉아 있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이 책은 작가의 집을 보여주는 것만 하지 않는다. 작가가 있던 시간을 다시 구현해낸다. 지인들의 말로, 작가의 말로, 작품에 녹아든 글귀로...
이 책을 읽기 전에는 작가들이 글을 쓰고 작품을 썼을 공간만을 떠올렸었다. 여유롭게 커피 한 잔을 하며 책상에 앉아 글을 쓰고, 햇살을 받으며 산책을 했을 공간.
그러나 이 책을 읽고나서는 다른 느낌을 받았다. 작가의 집은 작가 자신에게는 집필의 고통으로부터의 위로였고, 작품에게는 뿌리였다. 그리고 앉아서도 세상을 여행할 수 있게 해 주는 공간이었다. 때로는 상상을 자극하는 마법의 분수가 되기도 했다.
집안 구석구석 관심과 애정을 쏟아 혼을 불어넣었다. 그렇기에 주인을 잃은 집은 아직도 작가가 차를 마시고, 글을 쓰고, 창작의 고통에 몸부림 치는 주인을 조용히 위로하는 곳처럼 보였다.
작품은 작가의 삶이, 경험이, 아름답게 녹아 완성된 것이다. 크리스탈을 창조하는 유리공예처럼 뜨거운 고통 속에서, 고독 속에서, 아름답게 탄생하는 것이다. 그렇기에 작품은 작가의 삶과 생활에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다. 작품 속 공간은 언어로 녹여 낸 작가의 집인 것이다.
이 책은 참 힘겹게 읽었다.
작가의 집을 방문해야 했기때문이다. 어느 곳 하나 소홀하게 눈으로만 보고 넘길 수 없었다. 한 폭의 유화 같은 헤르만 헤세의 성. 아랍에 온 것 같은 로티의 집. 그림 처럼 꽃을 장식한 블릭센의 집, 나조차 편안함을 느꼈던 라게를뢰프의 집.. 동화 속 마법의 성 같은 비타의 집..
모두가 주인의 취향을 고스란히 간직한 채 시간을 멈춰버렸다. 마치 주인과 함께 있기를 선택한 것 처럼...
이 책을 읽으면서 나도 이런 집을 갖고 싶어졌다. 나의 마음이 녹아들어 나를 기억해 주는 집. 정말 멋지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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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다운 생활을 영유하기 위해서 의․식․주가 필요하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다. 이 책은 20세기의 작가 20인의 삶과 집필이 이루어진 집, 정확히 하면 거처와 활동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다. 풍부한 설명과 사진으로 어렵지 않게 읽고 이해할 수 있다. 독자는 작품을 통해서만 작가를 만나기에 작가의 생활과 가족 외면세계에 대해서는 알아보기가 어려운데 모든 20세기 대표 작가에 관해 모두 담고 있지 않아 아쉽기는 하지만 아직 한 작품도 읽어보지 못한 작가의 집이라 할지라도 살펴보니 새롭고 인간적인 공감도 생겼다. 작가의 집들은 아파트로 대표되는 우리네 주거문화와는 다르게 단독주택이었다. 각자의 이름이 주어진 집들도 여럿 있었다. 그저 자고 먹고 재산의 일부일 뿐이라 자주 이사하는 우리네 집보다 더욱 삶에 적극적으로 영향을 주었다고 느꼈다. 작가에게 “집은 그의 세계의 일부였고 글을 쓰려면 자기 내면에 틀어박혀야만 했다.” 286p. 그래서 그들은 인세와 판권료를 받으면 자신만의 집을 마련하는 일을 서둘렀을 것이다. 타인, 심지어 가족들의 방해도 받지 않을 수 있는 자기만의 공간이 필요했다. 그들에게는 오직 내면의 소리만이 들려오는 적막한 고요가 필요했다. 이 책에 소개된 여러 작가들이 새벽 이른 시각에 글쓰기를 시작한 것은 이러한 이유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소 책명으로 “책들이 탄생한 매혹의 공간”이라고 소개하였지만 나는 이곳에서 고뇌와 고독, 슬픔과 환희, 좌절과 용기를 보았다. 그리고 무엇보다 글쓰기에 대한 강한 집념을 보았다. 집은 물리적 공간이지만 작가들에게 그곳은 내면세계의 표출이라고 느껴졌다. 이 책을 통해 작가들과 가까워진 느낌을 갖게 되었고 아직 읽어보지 못한 작가들의 작품에 대한 호기심을 갖게 되었다. 사진이 풍부하여 독서가 여유롭고 즐거운 책이다.
◉마르그리트 뒤라스 - 창조와 고독의 집 “사람은 집에서 오롯이 혼자가 된다.” 11p 창조는 조용한 자기성찰을 이룬 후에야 가능한데 이러한 인간의 심리상태를 우리는 흔히 고독하다고 한다. 뒤라스는 이 과정(집에 혼자 있기)을 자기 집을 갖고 그 곳에 있게 되면서 완성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 작가는 자신의 집에서 혼자가 되었고 자기만의 세계를 완성하게 되었다. 그러나 그녀는 외로운 혼자가 아니었다고 생각한다. 고독을 만들었지만 방해자가 없었음을 이야기 하는 것이지 사람들과의 완전한 분리와 단절을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생각한다. 그녀의 고독은 물리적 공간의 고독이었다. 실제로 그녀는 정원과 길거리를 지나는 많은 이들을 그녀의 생각속에서 만났고 결국 집(자기만의 공간)을 아들과 공유한다. ◉헤르만 헤세 - 카스카무치 “몇 년간 이어진 악몽으로 꺼져버린 줄 알았던 들쟁이가 다시 깨어났고 그곳에서 자유, 공기, 햇빛, 고독, 일을 되찾았다. 헤르만 헤세는 고독에 취해 불씨를 되살렸다.” 25p. 사람들, 특히 여인들과 함께 지내는데 여러 어려움을 겪은 헤세에게 그곳만큼 혼자만의 시간을 충분히 누릴 수 있는 곳이 또 어디에 있었겠는가? 그러나 그도 작가이기 이전에 결국 인간이다. 한 여자의 사랑이 필요한 남자. 그래서 그도 여인을 찾아 그곳을 떠났으리라. ◉마르그리트 유르스나스 - 프티트 플레장스 미국으로 작가를 이끈 친구 그렛이스 프릭 같은 언제고 돌아갈수 있도록 작가를 기다리고 있던 공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진으로 보니 그 집은 깔끔하고 잘 정돈된 체 작가가 마지막 여행에서 돌아오기를 기다리고 있는 듯하다. ◉어니스트 헤밍웨이 - 키웨스트 화이트헤드 거리 907번지 이곳은 바다와 배, 낚시와 사냥을 좋아했던 대양의 배와 같은 헤밍웨이의 삶에서 긴 시간 머물렀던 항구 같다고 생각된다. 그래도 그가 작가로서의 삶에 가장 충실한 시간은 이곳에서 보냈으리라 생각한다. ◉비타 색빌웨스트 - 시싱허스트 버려진 건축물, 버려진 땅을 영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정원이 있는 성으로 재창조한 능력은 새로이 글을 쓰는 능력과 그 본질이 같은 것 일 거라는 생각이 들게 한다. 사진을 보는 것만으로도 그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곳이다. ◉알베르토 모라비아 - 두 집 살림 창을 가득 채워 바다가 보이며 햇빛 가득한 집은 나도 소유해 보고 싶은 집이다. 넓고 시원한 수평선을 보니 우리나라 동해안과 비슷한 느낌이다. 그래서 18년간 모라비아와 함께 지낸 다차는 그 집을 떠난 것일 수도 있겠다. 바다란 항상 바라보면 그저 바다일 뿐이다. 규칙적이고 일관된 삶도 때로는 작은 변화가 필요할 것이다. ◉마크 트웨인 - 하트포드 트웨인의 말년을 보니 집도 쓸쓸하게 보인다. 그래도 마크와 그 가족은 하트포드에서 행복했고 그곳에서 쓰여진 그의 작품들도 성공을 거두었으니 그의 집은 제 할 바를 다했다고 하겠다. ◉셀마 라게를뢰프 - 모르바카 사진을 통해 보이는 모르바카의 정경은 여유롭고 풍족한 느낌이다. 작가 자신은 별다른 가족없이 소피와 지냈지만 그녀의 집에서는 풍요로움이 넘쳐흐른다. 잘 정돈된고 밝은 분위기가 따뜻함을 발산한다. ◉버지니아 울프 - 몽크스 하우스 행복한 집에 살았어도 결국 내면의 이상을 극복하지 못한 것이 매우 슬프게 느껴진다. 어떤 달콤함도 절망의 쓴 맛을 잊게 할 수 없다는 말인가! ◉장 지오노 - 프로방스의 마노스크 나는 고향을 사랑하지 않는다. 그래서 열정적으로 고향을 사랑하는 사람들을 보면 부럽다. 그들처럼 사랑할 만한 고향을 갖고 싶다. 지오노의 집은 건축물이 아니라 프로방스의 마노스크였다. 그 고장 전체가 그의 집이었으리라. 언젠가 유럽에 가게 된다면 그곳에 꼭 가보고 싶다. 그가 그토록 고향을 사랑한 이유를 알고 싶다. ◉카렌 블릭센 - 룽스테드룬 그 넓은 대지와 건물에 이렇게 적은 사람이 살다니! 넓고 큰 집에 살면 글이 더 잘 써질까? 물질적으로 부유한 삶을 살았음에는 틀림없겠지만 블릭센에게서는 외로움 느껴진다. ◉카를로 도시 - 도소 피사니 도시 그 웅장하고 멋진 집을 지어놓고 어찌 죽을 수가 있었습니까? 이 책에 등장한 그 어떤 작가의 거처보다 크고 웅장한 너무나 멋들어진 집이다. 그의 글보다 그의 집이 더 유명하지 않았을까? ◉딜런 토머스 - 라파른의 보트하우스 딜런 토머스에게 행복이라는 시간을 제공했던 곳. 그곳에서 가족과 함께 했기에 행복 했을 것이다. 역시 집은 가족과 함께여야 집다운 집이라고 생각된다. ◉토머스에게 장 콕토 - 밀리 라 포레 여러 가지 오브제의 집합체. 다재다능한 그의 여러 가지 생각들이 담긴 공간이라고 느껴진다. ◉로렌스 더럴 - 소미에르의 회색 집 더럴은 아내의 죽음으로 무시무시한 허무함과 황량함이 가득 찬 자신의 집을 떠날 수 밖에 없었다. 그러나 다시 돌아와 추억을 벗 삼아 홀로서기를 연습한다. 함께 했던 공간에서, 바로 그 곳에서 시작해야 한다. 그런 곳이 바로 집이다. ◉윌리엄 포크너 - 로완오크 이 집은 매우 멋진 진입로가 있다. 부러움이 마구 솟아남을 막을 수 없었다. 포크너가 주택을 구입하고 고치며 확장하는 모습을 보니 자신의 내면 세계를 보완하고 완성해 가려는 모습이 드러난 것으로 생각되었다. ◉가브리엘레 단눈치오 - 카르그나코 가르다 호수가 내려다보이는 가르도네 마을의 북쪽 언덕에서 사이프러스들 사이로 푸글리아호의 뱃머리가 아드리아해를 향해 솟아있는 사진을 보니 독특한 단눈치오의 취향도 놀랍지만 이를 가능하게 하였던 이탈리아정부의 지원도 놀랍다. 작가의 영향력이 이렇게 크다니. 우리나라에서도 자치단체들의 몇 작가들에게 거처를 제공하기는 하지만 단순히 거처일 뿐이다. 사랑의 유희에 탐닉했다는 레다의 방이나 책에 둘러 쌓여있다는 오피시나는 흥미롭다. 실내전체가 화려해 보인다. 하기야 작가가 일반인과 같은 곳에서 생활한다면 색다른 작품을 쓰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크누트 함순 - 뇌르홀름의 800에이커 대지위의 거택 끔직하고 배고픈 시절을 지내고 안정된 장년과 노년의 시기를 얻을 수 있게 되었는데도 창작이라는 고통 속으로 자신을 몰아가는 작가에게 드넓은 대지와 큰 집은 별다른 위안이 되지 못한듯하다. 그래도 끝까지 곁을 지켜주었던 아내가 있었음에 그는 행복자라고 생각된다. ◉윌리엄 버틀러 예이츠 - 밸릴리성 사진으로 보아서는 그 규모나 형태를 알아보기가 쉽지 않다 단순한 직육면체로 보이는데 실내가 어떤 모습인지 궁금하다. 예이츠는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영미시인이다. ◉피에르 로티 - 로슈포르의 터키식 집 로티의 집은 그가 푹 빠졌었다는 이스탄불의 어느 집 같은 모습이다. 그의 상상으로 가득한 그만의 공간이다. 어느 기둥에 새겨진 한자문장을 보니 일본에도 다녀갔다는 그의 이력이 보인다. 그런데 집 꾸미느라 많은 시간을 보냈을 텐데 글은 언제 썼을까? ◉주세페 토마시 디 람페두사 - 비아 부테라 28번지 작가는 카사 람페두사와 팔라초 쿠토를 사랑하고 이집은 “여기는 내 집이 아니다”라고 했다고한다. 아침 8시면 밖으로 나가 카플리슈와 마차라 찻집에서 한 나절을 보냈다고 하니 정말 싫어했나보다. 죽음 이후에 출판된 책이 베스트셀러가 되었다고 하니, 지진으로 사랑하던 집을 잃고 자신의 작품이 빛을 발하는 것도 보지 못했으니 참 운이 없는 사람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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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신년이 오면 많은 사람들이 목표를 적을 겁니다. 애교 수준의 '솔로 탈출'에서부터 '다이어트','금연' 같은 매번 생각하지만 이루기 힘든 목표들도 있지만, 가장 현실에 가까운 목표는 '승진'도 아닌 '집 구매'입니다. 전세나 월세가 아닌 자가에서 살고 싶어하는 마음이 강한 겁니다. 단순히 '집'은 사는 곳이라는 장소나 재산의 의미를 넘어서 많은 이들에게 '터전'이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기에 더 그렇지 않을까 싶습니다. 사람들은 '집'과 '직장'이라는 두 장소가 주요 거처인데 비해서(학생의 경우에는 '학교'로 바뀔 수도 있겠지요) 작가분들은 많은 이가 '집'이 또한 '직장'이자 '작업장'이 되기도 하기에 '집'의 의미는 보통 사람보다 강할 거라 생각됩니다. 그런 생각이 맞는 건지, 이번에 나온 '작가의 집'은 '집'을 통해서 유명 작가들의 삶을 요약하였습니다. 표지의 광고 문구처럼 '책들이 탄생한 매혹의 공간'이지만, 정확히 책을 읽고 나서는 '작가가 만든 또 다른 매혹의 공간'이지 않을까 싶습니다.(제1의 매혹의 공간은 당연히 이야기(책)겠지만요) 이 책에서는 20인의 작가의 집을 찾아서 그 곳의 사진을 찍고 당시의 작가의 삶을 요약해서 설명해줍니다. 물론, 작가에 대한 설명에는 많은 양이 집에 대한 이야기와 애착입니다. 보통 사람들이 쓰는 책상만 봐도 그 사람의 성격과 하는 일을 알아맞출 수 있는데, 집의 경우에는 그런 성향이 더 뚜렷하게 드러납니다. 작가분들 역시 마찬가지였습니다. 또한 글 외에 작가분들의 관심사가 집에 반영되어 있거나, 작가분들의 인생 굴곡 역시 집에 드러나 있었습니다. 특히 '피에르 로티'의 편에서는 작가의 '동양에 대한 관심'이 집에 있는 장식물들을 통해 나타났고, '비타 색빌웨스트'의 경우 글쓰기의 압박을 정원 가꾸기로 표현된 점들이 보였습니다. 각 이야기가 무겁거나 사회적 이해를 바탕에 두지 않아도 쉽게 읽을 수 있는 책인데다가, 비록 무게가 가볍다고 볼 수는 없지만 사진이 많아서 글의 양때문에 압박이 되거나 하지는 않았습니다. 대부분, 작가의 집과 작가의 인생에 대한 이야기 후에 작가 소개가 있는데, 작가 소개를 먼저 읽고 이야기를 읽어도 좋습니다. 다만, 작가의 인생이 요약되어있다고 해서 작가에 대해 알고 싶어서 읽는다기보다는, 여러 작가의 '집'을 본다는 느낌으로 읽는 편이 좋습니다. 이 책의 핵심은 '집'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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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유명 작가 6인의 집을 다룬 <작가의 방>(http://www.yes24.com/24/goods/2108481)을 꽤 재밌게 읽은 터라, 신간 <작가의 집>에도 관심이 갔다. 위대한 작가들의 작품이 탄생하는 곳. 그 사실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호기심을 불러일으켰기 때문이다.
처음 책을 받아 보았을 때는 스무명 남짓한 작가들의 이름 중에 아는 이름이 많지 않아 당황했다. 헤르만 헤세, 헤밍웨이, 마크 트웨인, 버지니아 울프, 장 콕토 정도가 그나마 이름을 듣고 작품을 읽어본 작가들이었던 것. 때문에 과연 이 책을 흥미롭게 다 읽어나갈 수 있을지 걱정이 되기도 했다.
하지만 그런 것은 기우. 이 책에 가득 담긴 사진을 보는 것만으로도 눈이 호강한다. 여기에 소개된 근현대 시기 작가들의 집은 아름다운 자연을 벗하고 있는데다가, 그 내부 인테리어가 매우 고풍스럽고, 소품 하나하나가 다 의미있는 듯 제자리를 차지하고 있어, "나도 이런 집을 가져봤으면..."하는 욕심이 절로 난다. 자신의 개성대로 꾸며낸 그 집이 가진 매력이야말로, 그들이 써낸 작품들의 든든한 토양이 되어준 것이 분명하다.
또한 작가별 챕터 마지막 부분에는 간략한 작가 소개가 덧붙여져있어, 작가의 집을 보고 반해버린 작가가 있을 때 그 작가의 작품을 찾아볼 수 있도록 길잡이 역할도 해준다. 개인적으로는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곳에 집에서 작업했던 낭만주의자인 이탈리아 작가 알베르토 모라비아, 덴마크라는 모국이 주는 평온한 이미지와 아프리카라는 대륙의 경험이 주는 강렬한 이미지를 모두 보여주는 집에서 작업했다는 <아웃 오브 아프리카>의 작가 아이작 디네센이 기억에 남는다.
많은 작가들을 다루고 있어, 한 작가들 마다의 집 구석구석을 들여다보고 의미를 찾는 수준까지는 이르지 못한 점은 못내 아쉽다. 하지만 쉽게 찾아가기 힘든 세계 곳곳 작가들의 집을 그들의 작품과 함께 소개하는 것을 볼 수 있는 기회를 가졌다는 것에 만족하려 한다. 그리고 조용히 내가 리뷰를 쓰고 있는 이 집을 둘러본다. 우리집을 이렇게 사진으로 글로 남겨둔다면 어떤 모습일까 상상하면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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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의 고단함과 지친 몸을 이끌고 들어오는 곳이 바로 안락이 깃든 집이다. 집이 주는 많은 혜택 중에서 단연 내가 제일로 생각하는 것은 바로 숨길것 없이 내 모든 치부를 내보일수 있는 자유로움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렇게 은밀하고도 비밀스러운 남의 집을 엿볼수 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이책은 기대가 한아름 되었던 책이다.
글을 쓰는 사람들의 글맛에 빠지다 보면 그사람이 처한 환경이 어떻한지 새록새록 궁금해 지기도 한다. 또한 작가의 가장 자유로울수 있는 공간인 집은 그들의 글속에 상상력으로 부각될 것이란 생각에 늘 궁금하던 참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책은 더욱 흥미롭게 읽을수 있었다. 한권의 책이 탄생하기까지 짧기도..때론 길기도 한 그 시간들을 고스란히 은둔처로 그 역할을 다해왔던 작가의 사생활 공간이 사진과 함께 있게된 배경까지 잘 이야기 되어,,내가 읽었던 그들의, 책한권의 느낌까지 다는 아니지만 조금더 생생하게 떠올릴수 있었다. 이책은 처음 소개되어진, 정말 유명한 헤르만 헤세부터 헤밍웨이,마크 트웨인,버지니아 울프,그리고 피에르 로티등 이미 우리에게 잘 알려진 작가부터 조금은 은든적인 작가까지..그들의 집이 속속들이 이야기 되어지고 있다. 작가들의 삶에서 집은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한다. 집은 작가들의 추억에 질서를 부여하고,그들의 불안을 달래주며,사유에 활력을 불어넣어 준다. 그래서 일까? 작가가 쓴 한권의 책속에는 그들의 환경과 세심한 생각까지 고스란히 녹아있는 듯하다. 한권의 책이 만들어 지기까지 그들의 집이 매우 커다란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음을 책을 읽어보면 느끼게 된다. 때론 자유롭지만 고독한 장소이기도 한 집은 어쩌면 그래서 더욱 깊은 글맛을 작가에게 쥐어주는것이란 생각이 든다. 시끄럽지 않고 한적해서 때론 현실과 동떨어진 듯한 소외감을 느끼게 하는 작가의 집은,,집이라기 보다는 그들의 은밀한 은신처이자 비밀스런 사색의 공간인듯 느껴진다. 헤르만 헤세는 혼자가 아니고는 글을 쓸수 없었다고 한다. 그의 카사 카무치에서 지낼때 가장 왕성한 작품활동을 보였던 이유도 어찌보면 그런 고독함과 비밀스러움이 한몫을 한 것일 수 있다. 산책을 즐겨했던 마르그리트 유르스나르의 집은 사진에서 볼수있듯이 정갈하고 꼼꼼한것 같으면서도 매우 깔끔하고 군더더기가 없다. 그래서일까,, 그녀의 글도 역시 군더더기가 없다. 헤밍웨이는 새벽6시면 어김없이 집필실로 들어갔다고 한다. 그의 키웨스트 저택은 관광지가 되어버려 옛모습을 찾아볼수 없음이 조금은 아쉽다.. 영국 최고의 정원이라 해도 지나침이 없는 비타 색빌웨스트의 집은 그야말로 한채의 성과 같다. 정말 근사함에 사진에서 눈길을 뗄수 없다. 책으로 꽉찬 서재도 부러움에 눈이 가고 푸르른 숲과같은 정원도 정말 환상이다. 그래서 그녀의 글도 꽉 채워진 알찬 내용에 읽는 재미가 있는것은 아닐까.. 그녀의 단편 [상속인]은 그녀의 사색의 공간이 고스란이 드러난 알찬 책인것 같다. 그리고 집이라기 보다는 습작을 하기위해 따로 마련한 듯한 은든처인 알베르토 모라비아의 집은 정말 단초롭지만 시원하다. 드넓은 바다를 배경으로늘 볼수있어서 더욱 그런듯하다. 책속의 집 중 단연코 부러움을 샀던 크누트 함순의 서재는 정말로 멋스러웠고 그곳에 푹 파뭍혀 책을 읽고 싶은 충동을 만들어 냈다. 역시나 글은 그냥 단순히 써지는것이 아닌듯 하다.
이책에서 보면 작가의 집은 하나같이 일상과 동떨어진 느낌이다. 삶은 연속적 이지만 때론 창작을 위해서 은둔과 비밀스러움이 공존해야만 하는것같다. 한권의 책으로 감동을 주기위한 그들의 노력이 어쩌면 책속 집들처럼 비밀스럽지만 새로운 창작의 공간으로써 우리에겐 신비롭게 보이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이책을 읽다가 불연듯 우리나라 작가의 집들이 궁금해졌다. 이외수님처럼 자유롭게 오픈한 작가도 있지만 아직은 대부분이 비밀스럽게 존재하는것 같다. 이책을 계기로 우리나라 작가들의 은밀한 습작공간을 볼수있는 행운도 올수있을까?... 집이 주는 안락함과 자유로움에 또한번 고마움을 느끼며 은밀한 사생활 공간을 엿볼수 있어 흥미로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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