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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이동산에 갈 때마다 아이는 꼭 회전목마를 빼놓지 않고 탄다. 정해진 궤도를 돌며 위아래로 들썩거리는 것이 전부인 이 놀이기구는, 도대체 스릴이 없고 의외성도 없고 아주 밋밋해서 타는 사람의 의지가 전혀 필요하지 않다. 그런데도 아이가 회전목마 타기를 좋아하는 것은 그런 안전함을 바탕으로 돌아가는 사방을 바라보는 즐거움 때문일까. 인생에 대한 따뜻한 시선과 약간의 과장으로 내게 인식되는 오기와라 히로시가 이번에는 <회전목마> (2009, 오기와라 히로시 지음, 북홀릭 펴냄)를 우리에게 내민다. 등에 말뚝이 박힌 채 앞만 보고 도는 회전목마의 말들이 마침내 궤도를 탈출하여 날개를 달고 하늘로 날아가는 것. 그렇게 아름다운 표지로 책 내용에 대한 기대감을 높여 놓는다.
복지부동, 상명하복이라는 공무원 사회의 분위기는 일본도 마찬가지인가 보다. 낙하산 인사와 보신주의, 조직 내의 파벌과 선심행정이 빛을 발하는 코마타니 시청에서, 공무원인 주인공 토노 케이치는 '아테네 마을'이라는 위락시설을 관리하는 곳으로 파견된다. 곧 다가올 시장 선거에서 표를 얻기 위해 아테네 마을을 재건하는 일을 맡은 케이치는 효율과 개선을 통해 아테네 마을을 확 바꿔 놓는다. 그러나 혼자만의 개혁은 지속적인 효과를 거두기가 어렵다.
토노 케이치가 대형 가전회사에 다니다가 공무원이 된 것은 편하게 살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현실에 계속 안주하는 것을 거부하고 주변을 바꾸는 그의 모습을 보면서, 날개를 달고 회전 궤도를 탈출하여 날아간 회전목마의 말을 떠올릴 수 있었다. 수많은 행운이 함께 하지만, 대책 없이 술술 풀리는 것이 아니라 지극히 현실적인 인물들을 배치해 놓은 덕분에, 이 이야기는 충분히 있을 만한 이야기가 되었고 그만큼 희망도 있어 보인다. 오기와라 히로시의 <회전목마>는 매너리즘에 빠져 같은 궤도를 돌고 있는 내게 따끔한 일침도 가하고 있었으니, 나도 슬슬 날개 달고 날기 위해 시도할 마음을 먹는다. 토노 케이치도, 나도 화이팅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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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기와라 히로시란 작가를 참 좋아하고, 작가분의 뛰어난 재능에는 박수를 보내는 독자의 한 사람이지만, 이번 작품을 읽으면서는 좀 식상하단 느낌을 많이 받았다. 매 작품 독특하고, 신선한 캐릭터가 등장하긴 하지만, 전체적인 얼개는 고만고만 비슷비슷한 작품을 벌써 몇번 읽었던 터라 이 작품도 앞의 전개가 뻔이 보이는 기분이었다. 주인공은 난감한 이벤트를 감당하게 되어 갖은 난관을 극복하고, 어찌어찌 성공적으로 이뤄낸다는 전개는 너무 많이 써먹지 않았나 말이다. 오로로 콩밭에서~~~,사이좋은 비둘기파~~~,신으로부터의 한마디~~같은 작품에서 참여하는 인물들만 다를뿐 전체적인 틀은 천편일률적인 느낌이라 작가분이 이제 이런 스토리 전개의 작품은 탈피해 주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몸통은 그대로인데, 거죽만 바꾼다고 시선한 느낌을 받기엔 나같은 독자는 눈치가 빠르다고나 할까...... 그런 점만 제외하면 상당히 위트가 돋보이고, 공무원 사회의 무사안일함과 책임 기피 주의를 적절하게 풍자하고, 비튼 유머가 상당히 인상적이었다고 말하고 싶다. 그런 전반적인 분위기를 역전시키기엔 주인공 역시도 그 그룹의 일원으로 물이 들어 버려서 막연하게 인식은 하면서도 섣불리 개혁하지 못했던 수많은 난관들을 우연과 필연 그리고 보이지 않는 조력자의 도움으로 헤쳐나가는 모습은 인상적이었다. 상당한 유머를 곳곳에 장치 두어 독자에대한 배려랄지, 작가분의 유머러스함을 새삼 느끼면서 즐겁게 감상할수 있는 작품이니 나름 괜찮은 작품으로 추천하고 싶지만, 역시 틀에박힌 전형적인 스토리 전개는 아쉬움으로 남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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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드보일드 에그>, <오로로콩밭에서 붙잡아서>, <소문>, <벽장 속의 치요> 등으로 국내에서도 많은 인기를 끌고 있는 일본작가 오기와라 히로시는 다양한 장르를 아우르는 힘이 있는 작가이다. 이번에 출간된 그의 신작 <회전목마>는 36살의 소심한 공무원 토노 케이치에 관한 이야기이다. 안정적인 공무원 생활에 적응해 평범한 일상을 보내던 토도 케이치가 '아테네 마을 재건 프로젝트'를 맡으면서 벌어지는 이야기가 웃음과 감동을 주는 작품이다. 이 책의 주인공 토도 케이치는 도쿄의 사립대를 나와 도쿄 시내에 있는 가전회사에서 일을 하다가 9년 전 자신의 고향인 코마타니로 돌아왔다. 그럭저럭 큰 회사였던 가전회사에 입사를 한 후 그는 잔업과 휴일 출근, 회식 자리의 술로만 지나가는 매일에 지칠 대로 지쳐 있었다. 그가 이 회사에서 근무를 하던 3년 몇 개월 동안 과로사로 세 사람이나 죽어 나갔고, 부서내 거의 전원이 신경성 위궤양이나 원형탈모증을 앓고 있었다. 그러다가 결국 그는 입사 동기 중 한 명의 자살 사건을 계기로 전직을 생각하게 된다. 자신을 망쳐 가면서까지 해야 하는 일에 회의를 느끼게 된 것이다. 그러던 때에 마침 공무원시험에 합격을 하고 케이치는 미련없이 고향행을 선택한다. 그전 직장보다 월급이 많지 않고, 일에 있어서의 성취감이 크지는 않지만 그는 출세 경쟁에 시달리지도 않고, 5시 칼퇴근을 할 수 있으며, 웬만해선 짤릴 염려가 없는 지방공무원의 생활에 만족하며 살아가고 있다. 자신보다 더 듬직한 아내와 귀여운 두 아이와 함께 행복한 가정을 꾸리며 살아가고 있던 케이치는 어느날 페가수스 리조트 개발로 파견을 가게 된다. 그리고 시장이 직접 설치를 결정한 특명 팀 '아테네 마을 재건 대책실'이 바로 그가 이제부터 일을 하게 될 신설 부서이다. 이제부터 케이치는 괴짜같은 실장 탄바를 비롯해서 일에 있어서 특별한 의욕이나 의지가 전혀 없는 다섯 명의 멤버들과 함께 적자 행진을 하고 있는 '아테네 마을'이라는 테마파크의 재건을 위해 뛰어야 한다. 전혀 새로운 일을 시작하면서 제대로 된 팀원까지 없는 상황 속에서 소심남 케이치는 빚더미에 앉은 놀이공원을 다시 일으키기 위해서 모처럼만에 일에 대한 열정을 불태우며 이리저리 뛰어다니기 시작한다. 회전목마처럼 항상 같은 자리를 맴도는 인생을 살아오던 공무원 9년차 토노 케이치, 그는 팀원들을 변화시키고 '아테네 마을'의 재건에 성공할 수 있을까. 개인적으로 굉장히 이상적인 직업으로 생각하는 공무원들의 일상을 엿 볼 수 있는 책이여서 난 이 책 <회전목마>를 더 재미있게 즐길 수 있었다. 공무원이라는 직업을 살짝 비틀면서 그 속에 감동과 웃음을 버무려 내는 저자 오기와라 히로시의 필력에 다시 한번 감탄할 수 밖에 없었다. 우리 주변에서 흔히 만날 수 있는 평범한 사람으로 편안한 일상을 살아가고 있던 토노 케이치의 위험한(?) 도전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나라면 감히 엄두조차 내지 못했을 모험을 감행하는 그의 용기가 회전목마와도 같은 삶을 살아가고 있는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적으로 다가 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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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략하게 더도말고 덜도말고, 근래에 읽은 책 중 으뜸. 너무 길어질 것만 같은 이 서평을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모르겠다. 정말 오랜만에 할말이 많아지는 책이다.
'누가 내 치즈를 옮겼을까'를 읽어보셨다면 그 책의 어른 동화버전이라고 보면 될 것 같다. 하고싶은말이 너무 많이 맺혀 한권에 담기가 벅찼던 작가가 세상을 향해 외친다. "제자리에서 도는 회전목마의 말일지언정 뛰어올라라" 돌고 돌고 제자리를 맴돌다가는 평생 그렇고 그런삶을 살게 된다는 경고라고나 할까.
주인공은 아주 평범한 지방의 할일없는 공무원이다. 어느날 우연히 떠맞게된 적자가 트레이드마크인 유원지. 그저그런식으로 예산낭비에 쓰여지고 있는 이 유원지를 아무도 시키지않았는데, 하다못해 하지말라고까지 하는데도 흑자로 돌려보겠다고 나선 주인공, 케이치. 이것도 하지말고, 저것도 하지말고, 이런건 하지말고, 저런것도 하지말게. 그냥 하던대로만해. 상사는 언제나 이렇게 말한다. 하지만 오기가 생긴 케이치는 유원지를 살려보겠다고 나선다....
굽신거리며 조금의 내리막길도, 그렇다고 오르막길조차 오르기 싫어하는 모든 '평범한'사람들에게 이 책은 끊임없이 외쳐댄다. 우린 우리의 삶을 너무나 많이 통제하고있다, 스스로. 이러면 안되겠지, 저래도 안될거야. 정작 해보지도 않고 스스로 가두기에 급급하다. 한번 해볼까하는 사람만 이상한 사람이 된다. 누가 먼저랄것도 없이 점점 사회는 획일화되어가고 남들과 다른건 틀린게 되어버린다.
이 책을 읽으며 많은 반성을 하게 되었다. 사회는 '다른'사람들이 이끌어왔다. 계란을 깨뜨려 세운 콜롬버스나, 하늘을 날겠다던 라이트형제. 그들 주위엔 걱정과 만류뿐이었고 비난과 야유뿐이었지만 결국 그들은 신대륙을 발견했고, 날개를 달았다. 그런 생각없이 세상이 변할수있었을까.
다른 건 다른 거지 틀린게 아니라는 흔해빠진말. 그런 흔한 말 조차 남얘기같다면 회전목마에 자신의 목을 매달고 사는 건 아닌지 돌아보아야할것이다. 회전목마에 메달릴지언정 높이 날아 유니콘이 되려는 생각이라도 할 것. 이 책이 나에게 가르쳐 주었다.
회전목마는 날고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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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심하고 그럭저럭 별탈이 없음면 평생을 간다는 케이치공무원이 놀이공원을 재건하라는 특명을 받고 벌어지는 헤프닝이다.
"아테네 마을 재건 추진실"이라는 부서로 임명을 받고 대충 해보겠다는 생각으로 임했던 케이치는 아들의 학교숙제인 "아빠의 일은 어떤것입니까?"라는 숙제에 자기 자신이 우습게 여겨지면서 좀더 일을 열정적으로 하게되고 그 결과 적자에 허덕이는 놀이공원을 성공리에 마치게 된다.
이소설은 공무원의 실태에서 고발하는 내용이기도 하다. 사실 겉모습은 놀이공원에 적자를 타계하자는 목적이지만 그 숨은 베일에는 시장선거가 숨어있는 것을보면 무서운 세상이 아닐수 없다. 요즘은 시대가 변해서 공무원들도 정리해고되는 시대가 되고 있지만 몇년전만 해도 별탈만 없으면 평생직업이라는 말을 했을정도로 인기있는 직업이다..
하지만 공무원도 아버지라는 사실~~아들의 숙제로 인해 공권력에 저항을 할정도이면~ "우리 아버지의 일은 돈을 허투루 쓰지 않았다고 다른 사람들에게 가르쳐 주기 위해 시청에 앉아 있는 것입니다" " 우리 아버지의 일은 높은 사람들이 이렇게 하라고 시킨 일에 예,하고 대답하고 그것을 제대로 해내는 것입니다" "우리 아버지의 일은 굉장히 바빠서 토요일에도 일요일에도 나갑니다.나랑 한 약속도 안 지킵니다." 이런 대목에서는 피식 웃음이 지어진다..또한 반성이 되기도 한다.
결국 이 책은 돌고도는 인생을 회전목마라고 표현한건 아닐까 생각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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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없이 돌아가는 도시에서의 삶, 생활의 터전은 정글의 법칙이 지배되는 무시무시한 곳이다. 일본의 직장인 '토노 케이치'에게도 직장은 전쟁터였다. 과로사로 동료들이 나가떨어지는 직장생활에 염증을 느낀 케이치는 과감하게 사표를 던지고 고향으로 내려 지방 공무원 생활을 시작한다. 처음에는 케이치의 선택에 의아해 하던 사람들도 공무원 생활 9년이 지난 지금은 은근히 그를 부러워한다. 여기까지 읽으며, 직장중심의 사회생활을 해야 하는 일본의 직장인들에게 은근히 동질감이 느껴졌다. 가정생활 또는 개인생활을 직장생활의 우위에 두는 유럽과 달리 일본이나 한국의 남자들은 직장생활에 거의 전부를 건다. 그렇기 때문에 나이가 들수록 남자들은 점점 왜소해지고 스스로 소외감을 느끼기 쉽다. 스피드가 생명인 사기업과 달리 공무원의 세계는 여유 그 자체이다. 비록 연봉은 좀 작을지언정 장래에 대한 야심만 버리면 정년이 보장되는 평온한 생활을 영위하는 것이 공무원의 세계이다. 특별한 일만 없으면 칼 퇴근이 보장되고 여유있는 시간은 온전히 자기를 위해 투자할 수 있다. 이렇게 한가로운 공무원의 일상을 만끽하던 케이치에게 새로운 업무가 주어졌다. 그것은 막대한 재정을 투자하여 건설하였지만 적자덩어리로 전락하여 시의 골치덩이가 된 놀이공원을 재건하는 일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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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기와라 히로시의 작품은 일단 재밌다. 즐겁게 팔락팔락 책장이 넘어간다. 그의 작품엔 특유의 유머가 있기 때문이다. 큭큭거리며 읽게되는 웃음이다. 재미있는 것은, 웃다 보면 어느새 눈물이 그렁그렁 맺힌다는 사실이다. 웃어서 생기는 눈물이 아닌, 약간은 뭉클해져서 생기는 눈물이다. 웃음 속에 감동을 담아낼 수 있는 작가가 얼마나 될까?
작가의 재주는 코믹소설의 단점을 장점으로 묘하게 바꾸어 놓는데 있다. 작가의 소설엔, 조금은 과장된 설정과 캐릭터가 존재한다. 뭔가 슬쩍 빠져있는 캐릭터들이다. 하지만 그 과장이 억지 과장이 아니다. 늘 리얼리티를 동반하고 있다. 때문에 밉지가 않다. 그렇기에 뭔가 부족한 소설속의 캐릭터들이 그렇게 예뻐보일수가 없는 것이다.
선쪽에 서있는 캐릭터는 물론이고, 악쪽에 서있는 캐릭터까지 미워할 수가 없다. 그래서 작가의 소설은 읽기가 편하다. 무언가 선을 그어놓지 않고 맘 탁놓고 읽을수가 있는 것이다. 각자의 노선이 다를 뿐 모두가 인간인 것이다. 작가의 소설은 그래서 좋다. 어느틈엔가 선쪽의 캐릭터든 악쪽의 캐릭터든 보다듬고 싶어진다.
이야기는 도쿄의 직장을 때려치고 지방 공무원으로 일하게 된 주인공을 중심으로 펼쳐진다. 애물단지가 된 마을의 놀이공원이라는 중책을 맡고 으쌰으쌰 하려는 주인공을, 공무원 사회의 안일주의라는 큰 올가미가 옴짝달싹 못하게 한다. 하지만, 아르바이트 액터들로 나서게 된 극단단원들, 마을의 골칫덩이 폭주족 철기단, 요리조리 빠져 나갈 궁리만 하던 아테네 마을 재건 추진실 직원들이 나름의 방식대로 틀을 깨고 성과를 만들어낸다. 문제는 적당히 하면 될 일을 너무 잘 했다는 것. 꽉 막힌 공무원 사회에서는 이것이 더 큰 문제가 된다. 결국은 같은 자리를 맴돌아 제자리로 돌아온다. 회전목마 처럼 말이다.
마치 글자들이 보들보들한 질감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이 캐릭터든 저 캐릭터든 손으로 느껴보고 싶어진다. 그러는 사이 작가 특유의 멋스러운 결말로 다가간다. 어느 정도 짐작이 되면서도, 끌끌끌 혀도 차게 되고, 슬쩍 감동도 하고, 약간은 아쉬운 마음도 드는 결말이다. 그리고 끝장을 덮을 때는 끄덕끄덕 고개가 움직인다.
직장인들에게는 공감이 많이 될 법한 소설이다. 물론 직장인들로만 국한할 수는 없다. 사회라는 틀 안에 사는 이들이라면 누구나 겪고 있을 법한 이야기들이니까. 늘 같은 일상에, 늘 같은 풍경만 보고 사는 이들이라면, 잠시 나마 시원함을 느끼기에 충분해 보인다.
확실히 얼마 전까지 포복전진으로 화장실에 기어가곤 했던 것이 거짓말인 것처럼 허리 통증은 사라졌다. 시시한 징크스에 얽매여 있는 자신이 바보처럼 생각되기 시작했다. 속고 있을 뿐인 것 같은 기분도 들지만. "다녀와. 싸우는 거야, 록키." 케이치보다 훨씬 폼 나는 파이팅 포즈를 취하며 미치코가 말했다. "사 오는 거야. 포키". 카에데가 스푼을 쥔 팔을 내밀며 달걀부침을 테이블에 흩뜨려 놓는다. - p27
아무에게도 묶이지 않고 자유롭게 살아가는 인간은 대개 주위에 폐를 마구 끼치고, 타인에게 자신이 내던진 부자유를 강요하는 것이다. - p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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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전목마 - 오기와라 히로시 공무원직을 맡고 있는 케이치. 전제적으로 잔잔하게 흘러가는 이야기들, 중간중간 실소를 자아내기도 한다.
'아마 내일은 맑을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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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기와라 히로시 작가는 <벽장속의 치요>와 <소문>이라는 책을 통해 알게 되었습니다. 두 권 모두 어둡고 미스터리,추리소설에 관한 이야기라 이번에 읽게 된 밝은 주제의 <회전목마>라는 책이 참 낯설게 느껴졌답니다. 그렇지만 코믹소설이라니 조금은 기대하며 읽기 시작했네요.
이야기의 내용은 공무원 9년 차 토노 케이치의 일상에 날벼락 같은 임무가 떨어집니다. 바로, 적자덩어리 놀이공원인 '아테네마을' 테마파크를 재건하는 일이죠. 변화를 끔찍이도 싫어하는 원더랜드 조직 안에서 다섯 시 칼퇴근에 길들여진 소심 공무원인 케이치가 놀이공원 되살리기 특명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이야기입니다.
뻔한 스토리인것 같지만 오기와라 히로시 작가만의 멋진 이야기로 쉽게 손에서 책을 놓을수 없게 만든답니다. 케이치가 열심히 노력하는 모습에 감동도 느끼고 말이죠.
제목의 회전목마는 공무원들의 일상이 늘 같은 것을 반복하는 회전목마와 같다라는 의미처럼 느껴졌답니다. 이 책을 통해 매일 같은 일상의 반복인 저에게도 조금 변화를 주는 계기가 될것 같습니다.
읽는 동안 크게 빵터지는 큰 웃음은 없었지만 중간중간 웃음지을수 있는, 그리고 잔잔한 감동과 여운을 느끼게 만들어주었답니다.
벽장속의 치요와 소문을 통해 알던 작가는 이번 책을 통해 다시 한번 새롭게 다가왔습니다. 다양한 장르를 폭넓게 넘나드는 작가의 능력이 너무 멋진것 같아요. 다음에는 어떤 장르로 찾아올지 벌써부터 기대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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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년 시절에 읽었던 [어린왕자]는 환상과 모험이라는 꿈을 전해주기에 충분했다. 그리고 조금은 나이가 들어 다시 만난 [어린왕자]는 잊혀져가는 동심과 사랑, 우정이라는 또 다른 느낌으로 다가왔다. 이처럼 시간은 같은 모습을 한, 변한지 않는 것들에 대해 전혀 새로운, 특별한 느낌은 전해주기도 한다. '회전목마'라는 이름도 그렇다. 어린 시절, 아빠 엄마와의 즐거운 추억을 지나 청춘의 사랑이 흐르는 시간속에서 아련한 추억으로 자리한 이름이 되어버린다. 그리고 이제 그 이름이 한 권의 책을 통해 또 다른 느낌으로 우리 곁에 머무른다.
오기와라 히로시의 <회전목마>는 제목이 참 예쁘다. 그 이름을 살며시 부르는 순간 오래전 추억들이 아련하게 떠오른다. 하지만 이 책속 '회전목마' 라는 이름은 단순히 유년과 사랑의 추억을 담고 있지만은 않다. 생존을 위한 쳇바퀴, 봉 끝에 매달려 목표도 없이 아무런 도전도 없이 끝없이 돌기만 하는 삶의 모습들이 그 이름속에 있다. 그런 삶의 회전목마를 탄, 그의 이름은 케이치 였다. 아내와 딸 카에데, 아들 텟페이 이렇게 4가족으로 구성된 평범한 가정의 가장, 케이치 그의 새로운 삶에 대한 도전이 시작된다.
<회전목마>의 줄거리는 단순하다. 사기업에서 힘겹게 일하던 케이치가 조금은 편안한 직장, 칼퇴근에 변화가 없는, 아니 변화를 두려워하는 공무원 생활을 하게 되고 그러던 어느날 아테네 마을이라는 작은 시골마을에 발령을 받게 되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누계적자 47억엔을 떠안고 시의 보조금으로 유지되는 이 아테네 마을가 존속하는 이유는 정치인들의 계산된 잇속에 의해서이다. '아테네 마을 리뉴얼 추진실 준비실'에 배치된 케이치, 사사건건 꼬투리를 잡고 소심하기 그지없는 팀장 탄바와 야나이, 사와무라, 그리고 유키에 이렇게 4명이 추진실을 이끌어간다.
'[록키]를 본 것은 고등 학교 때, 이웃 동네의 영화관이었다...설령 승산이 없다 해도 싸우는 것이 얼마나 위대한지 배웠다... 그런데 지금의 나는 뭘까? 생각해 보면 지금까지의 인생에서는 계속 이길 것을 알고 있는 승부만을 해왔다는 기분이 든다. 최근에는 공 소리조차 듣지 못했다. 시리즈 후반의 록키 같다.' - P. 58 -
공무원들의 특성이 책속에 고스란히 보여진다. 칼퇴근, 변화를 가장 두려워하는 특성, 지시받은 것 이외에는 애써 하려고 하지 않으려는 습성... 허수아비,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그들의 모습속에서 우리 사회의 현실을 비추어 본다. 케이치의 고군분투는 이런 상황하에서 시작된다. 자신들의 권력 연장을 위해서 존재하는 아테네 마을의 유지에만 촛점을 맞춘 정치인들, 아테네 마을을 변화 발전 시키기보다 그들의 뜻에 어긋남없이 다름아닌 허수아비의 모습으로 살아가는 공무원들의 모습. 케이치 역시 그런 공무원이라는 이름속에 쳇바퀴 돌듯 살아 온 자신을 돌아보게 되고, 그런 틈바구니속에서 케이치는 아들 텟페이의 작문 숙제와 맞물려 자신의 모습과 직업관, 위치에 대한 고민과 갈등속에서 도전이라는 명제속으로 과감히 뛰어들게 된다.
우리 아버지의 일은, 돈을 허투루 쓰지 않았다고 다른 사람들에게 가르쳐 주기 위해 시청에 앉아 있는 것입니다. - P. 63 - 우리 아버지의 일은 높은 사람들이 이렇게 하라고 시킨 일에 예, 라고 대답하고 그것을 제대로 해내는 것입니다. - P. 90 - 우리 아버지의 일은 굉장히 바빠서, 토요일에도 일요일에도 나갑니다. 나랑 한 약속도 안지킵니다. - P. 219 - 우리 아버지의 일은 아케네 마을에서 이상한 모자를 쓰고 손님에게 '이쪽으로 오십시오.' 하고 안내하는 것입니다. 같이 일하는 것은 새우, 애벌레, 삶은 달걀, 토끼귀를 단 누나... - P. 387 -
언젠가 텟페이나 카에데에게 '이게 아버지가 하는 일이야.' 라고 가슴을 펴고 말할 수 있을까? - P. 416 -
텟페이의 작문숙제인, 아버지의 직업에 대해 아이들의 눈에 비친 아버지의 모습이 그렇게 조금씩 변해간다. 케이치 자신도 자신이 하고 있는 일에 대해 간단 명료하게 정의 내리지 못하는 상황속에서, 아들의 눈에 비친 자신의 모습이 떳떳하고 당당해지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그의 모습이 아름답고 감동적이다. <회전목마>는 재미와 유쾌함이 가득하다. 공무원들과 정치인들의 대화와 행동들속에서 그들을 꼬집고 우리 사회를 여지없이 비꼰다. 변화를 두려워하고 도전과 목표가 없는 삶에 던지는, 회전목마와 같은 삶의 단편들을 바라보면서 우리는 어떻게 도전하고 어떤 모습으로 살아가야 할지를 배우게 된다.
'괜찮아, 괜찮아. 어딜 가든 아무 문제도 없을 거야. 당신은 할 수 있어. 당신은 강해. 챔피언을 쓰러 뜨려. 자, 파이팅 포즈를 취해봐.' - P. 26 - 아내 미치코의 이 말이 너무 감동 스럽다. 역시 무겁고 아플때 힘이 되는 것은 가족이라는 이름뿐일 것이다. 아들 텟페이에게 보여지는 아빠라는 이름이 소중한 것처럼, 남편으로서 가장으로서 살아갈 충분한 이유와 도전하는 삶의 이유를 우리는 이 작품을 통해 충분히 느낄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회전목마>라는 추억의 제목속에서 어른이라는 이름에서 느끼는 또 다른 재미와 감동을 마주한다. 추억과 사랑을 넘어, 도전과 열정이라는, 삶의 새로운 목표라는 특별한 의미를 깨닫게 된다. 다소 평범한 소재와 이야기이지만 특유의 재미와 유쾌함으로 감동을 전해준 작가의 특별한 솜씨?에 감탄을 금할 수가 없다. 우리 주변을 잠시 돌아보고 나 자신을 바로 세우고 가정의 소중함을 새삼 일깨운 따스하고 즐거운 작품과 마주한다. 이번 주말엔 가족과 함께 놀이동산에 가보고 싶다. 조금더 시간이 흐르고 나이를 먹은 어느 순간, 쉴새 없이 돌고 있는 회전목마 앞에서 우리는 또 어떤 느낌을 갖게 될 지... 그리고 어떤 목표와 도전을 떠올릴지 궁금해진다. 회전목마는 그렇게 오늘도 돌고 있다. Merry-Go-Roun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