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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아마도 한국의 음식점 소개서 중에서는 가장 최선의 선택이리라 생각한다.
대개의 맛집 책은 대부분의 지면을 저자의 생각과 느낌, 신변잡기에 할애한다. 쪽수도 얇은데 그렇게 잡담을 늘어놓다 보면 자연히 책에서 소개하는 식당수는 100개도 안 된다. 그러면서 가격은 또 어찌나 비싸던가.
[블루리본 서베이 서울의 레스토랑 2010]은 처음부터 끝까지 음식점 소개만 하고 끝난다. 구성은 백과사전 방식이다. 두께도 백과사전만 하다. 가게명을 가나다 순으로 소개했고 옆에 딸린 리본수는 0개에서 3개까지로 일종의 점수다. 0개라고 최악의 식당이라는 말이 아니다. 이 책에 실렸다는 자체만으로도 일단 가볼 만한 곳이다. 사실 만점 3개를 받은 곳은 스무 곳도 안 된다. 어지간히 까탈진 분들이다. 심사위원 분들.
그저 가나다 순으로 소개하고 말면 심심하다. 재미없다. 가격대비 뛰어난 가게, 분위기 좋은 가게, 브런치를 하는 가게, 정원이 있는 곳, 상견례하기 좋은 곳 등등 다양한 주제별 구분을 해놓았으며 가격대별, 행정구역별, 음식 종류별 색인도 마련했다. 뒤편에 지역별로 식당 위치를 표시한 지도를 실어 찾기 편리하게 배려하였다.
다 세어보진 않았지만 이 책에서 소개한 곳이 2000군데는 될 거 같다.
물론 음식점 추천하는 책이 양만 엄청 많고 찾기 쉽게 구분만 잘 지어놓았다고 장땡은 아니다. 과연 소개하는 음식점이 정말 훌륭하냐 만족을 주느냐가 더 중요할 것이다. 그저그런 집 100군데 소개하는 것보다 진짜 흙 속의 진주 같은 가게 10곳을 추천하는 것이 훨씬 유익하고 매력적일 터. 그런 부분에서 개인적으로는 이 책에 불만이 많다.
이 책에 소개한 집에 아주 많이 가보았지만 절반 이상은 기대 이하였거나 만족스럽지 못했다. 어쩌면 내 입맛과 취향의 문제일 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일반 대중을 상대로 한 추천서가 이래도 되는 건가 하는 반발심도 들었다. 예전 한때는 안티블루리본-레드리본 서베이라는 제목으로 블로그라도 만들어 비판이라도 해볼까 망상까지 해봤다. 하지만 관뒀다. 본인은 실력자가 아닐 뿐더러 금전적 여유도 없다.
요즘은 마냥 비판적이지만은 않다. 오히려 [블루리본]에 감사하고 일말의 애정도 느낀다. 어쨋거나 이 책을 통해 나는 처음으로 맛집 탐방이라는, 독서와 음악감상만큼 일상적이고 소박한 취미에 재미를 붙였다. 그리고 지금까지도 나로 하여금 자꾸만 새로운 음식점을 찾아 나서게 만드는 책이기도 하고 말이다.
다만 이제는 신뢰하거나 기대하지는 않는다. 자꾸 다니다 보니 나름의 기준과 취향이 생기면서 주관도 생기고 맛에 대한 감각도 발전하는 것 같다.
여하튼 아직까지 딱히 믿을 만한 가이드나 의지할 만한 무언가가 없기에 이 책은 여전히 맛집탐방의 성서와도 같다. 크리스천이라고 성서를 다 절실히 믿지는 않잖아. 자꾸만 앞으로 가게 만드는 계기 정도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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