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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빈자리가 더 커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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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여년간 피터드러커와 꾸준히 정기적인 만남을 가져온 저자가 아니었다면 아마 이 책은 나오기 어려웠을 것이다. 거기에 피터드러커에 대한 신뢰와 존경심이 더해졌다. 피터드러커 하면 생각나는 것은 현대 경영학의 아버지, 지식근로자라는 말을 처음 쓴 사람 등이었다. 나도 관심이 많아서 그의 최근작 몇권을 사서 보기도 했다. 하지만 아직도 우리 나라에 번역되지 않은 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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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여년간 피터드러커와 꾸준히 정기적인 만남을 가져온 저자가 아니었다면 아마 이 책은 나오기 어려웠을 것이다. 거기에 피터드러커에 대한 신뢰와 존경심이 더해졌다.

피터드러커 하면 생각나는 것은 현대 경영학의 아버지, 지식근로자라는 말을 처음 쓴 사람 등이었다. 나도 관심이 많아서 그의 최근작 몇권을 사서 보기도 했다. 하지만 아직도 우리 나라에 번역되지 않은 대가의 책들이 이렇게 많다는 것은 이 책 한권으로 읽는 피터드러커 명저 39권을 통해서 처음 알게 됐다. 책이 책을 소개하다보니 많은 것을 얻기에는 부족함이 있어 처음에는 그저 그런 명사의 책 정도를 소개하나보다 했다가 후반부로 갈수록 피터드러커라는 위대한 한 인간의 인생과 그의 정치, 사회, 경제에 대한 철학에 빠져드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다 읽고나니 피터드러커의 아직 번역되지 않은 책들도 모두 읽어보고 싶다는 욕심이 들 정도였으니 피터드러커 탄생 100주년을 맞이해 책을 낸 저자의 고인에 대한 애정과 그 각별함이 묻어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사실 피터드러커는 우리나라에서도 유명하기는 하지만 경영이나 경제학을 하지 않는 사람들에게는 다소 생소한 인물이다. 상대적으로 제3의 물결이나 부의 미래로 유명한 앨빈 토플러는 사람들에게 전반적으로 알려진 면이 있다. 그 이유는 아마도 두렵고 알지 못하는 미래에 대해 예언을 하느냐 하지 않느냐의 차이인 것 같다. 실제로 앨빈 토플러는 자신 있게 늘 미래를 예측한다는 공공연하게 해 왔고, 피터드러커는 예측이란 말을 가장 싫어했다고 한다. 하지만 피터드러커를 아는 사람들은 그를 미래학자로 분류하기도 한다. 왜냐하면 그가 몇십년 전에 말했던 일들이 이제야 모습을 드러내고 일반화 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피터드러커는 이런 일들을 미래에 대한 예측이라는 말을 쓰는 대신 이미 시작되고 있는 일들을 말할 뿐이라고 하는 것 뿐이다. 어쩌면 저자의 대단한 학자로서의 양심적 겸손이라고 할 수 있다.

그의 책을 읽어보면 사실상 딱 집어서 경영서라고 할 수도 없다. 왜냐하면 거기에는 정치, 사회, 문화, 경제 전반에 걸친 그의 탁월한 통찰력들이 망라되어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그는 법학을 전공했고, 강단에서 법학을 가르치기도 했다. 또 정치학을 가르쳤고, 경제학을 가르쳤다. 그래서 경영학을 진로를 정할 때 그의 지인들은 그런 LOW학문에 왜 가느냐며 강하게 말렸다고 한다. 하지만 그의 생각은 달랐다. 앞으로의 사회에서 기업의 역할에 대한 그의 생각이 확고했기 때문일 것이다. 당시만 해도 기업은 일개 장사치 정도로밖에 생각하지 않은 시절이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경제학은 고상한 학문이고, 경영학은 저급한 학문이라는 당시 학자들 사이에서는 팽배했다. 하지만 지금은 어떠한가! 그의 예언대로 현대사회에서 기업은 중추적 역할을 하고 있고 기업이 사회에 미치는 영향이 정부가 미치는 영향보다 커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래서 공산주의가 무너진다고 말한 그의 예언도 적중했다. 계급이 없는 평등한 사회를 만들겠다던 마르크스의 이념은 사실 더 큰 계급간의 차이를 두었고, 자유로운 시장경제원리를 따르지 않는 협동농장들은 주인없는 시스템이 되어 더 이상 발전할 수 없게 된 것이다.

그의 예견 중에 가장 탁월한 것은 뭐니 뭐니 해도 바로 지식 근로자일 것이다. 지금까지는 노동력을 통한 생산성이 기업을 좌우했지만 그 시대가 가면 지식을 가진 근로자의 유무로 판가름 날 것이라는 것이다. 지식을 통한 경영혁신, 성과 달성과 같은 오늘날 기업들이 너도 나도 외치는 문구들이 사실은 피터드러커가 40여 년 전에 예언했던 것들이니 정말 놀라운 통찰력이라 아니할 수 없다.

그는 왜 고상한 경제학을 버리고 천대받는 경영학으로 들어왔던 것일까? 그것도 따가운 시선들을 뒤로하고...

"실질적으로 기업의 생산활동과 구성원들의 생산성을 향상하는 방법에 대해 초점을 맞추는 학문은 경제학이 아니라 경영학입니다. 그리고 저는 다른 무엇보다도 생산현장에서 일하는 인간에 대해 관심을 갖고 있기 때문입니다." -p115

이 말에 그가 경영학을 선택한 이유가 함축적이면서도 뚜렷하게 잘 나와 있다. 실질적으로 현장을 알아야 한다는 것과 무엇보다 인간은 탁상공론적으로 연구할 대상이 아니라는 것이다. 인간에 대한 관심이 그가 다른 학자들보다 위대한 점이다. 그의 저서 무엇을 읽어보든 바로 인간에 대한 애정과 집중적 탐구가 아니면 얻어지기 힘든 결과들이 나오기 때문이다.

그가 저서에서 일관되게 주장한 것은 얄팍하게 기업이 경영을 잘해서 돈을 벌게 하는 것이 아니었다. 오히려 그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했고, 경영리더십을 통해 좋은 기업문화를 만들 것과 그것을 통한 기업의 생산성향상을 말하고 있다. 기업의 건전한 성장은 결국 자유민주사회를 이끌 수 있는 원동력이 되고 그것은 독재와 전체주의를 막을 수 있는 힘이 된다는 것이다. 아마 그가 아니었다면 누가 기업의 가치와 이정표를 잡아 줄 수 있었을런지 모를 정도로 그는 현대 기업의 바른 위상을 세우는데 지대한 공로를 세웠다. 또한 그는 기업에 대해 이야기를 하지만 동시에 정치와 사회에 대한 자신만의 관점도 피력하고 있다. 결국 자신이 기업의 경영에 대해 이야기 하는 것이 더 좋은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라는 것이다. 그래서 정치와 사회문제도 모두 한통속이 되는 것이다. 이런 남들보다 앞선 기업에 대한 관점과 정치 사회적인 통합적 사고가 결국 그의 위대한 통찰력을 낳았다고 볼 수 있다.

기업과 금융기관의 부도덕으로 발생한 작금의 세계경제의 위기를 보면 돌아가신 고인의 빈자리가 더 커보인다. 일생을 올바른 기업의 방향을 제시하는데 바친 그의 고언이 너무도 아쉬운 것이다. 결국 말년에 비영리단체에 지대한 관심을 보인 그의 행보는 그의 진심을 다시 한 번 읽게 만드는 것이다.

이 책은 39권의 방대한 저서를 소개하긴 했지만 아직 소개되지 않은 피터드러커의 명저를 맛볼 수 있는 책이라 할 수 있다. 또한 피터드러커라는 한 인간의 성장과정을 읽어볼 수 있는 좋은 소개서이다. 1,2차 세계대전을 겪은 오스트리아에서 지식인의 가정에서 태어난 그의 환경을 보면 그가 왜 독재를 누구보다도 싫어했고, 공산주의의 맹점을 간파할 수 있었는지 알 수 있다. 그리고 세계대공항을 거치면서 자유민주주의와 공산주의의 대립, 그리고 자본주의의 발전을 모두 목도할 정도로 그는 장수했다. 하지만 놀랍게도 말년까지 그는 꾸준히 저서를 쓰며 자신을 절대로 정체시키지 않았다. 그의 이런 삶만으로도 우리에게는 큰 귀감이 된다.

물론 피터드러커의 다른 저서를 한권도 읽지 않은 상태에서는 이 책을 이해하기에는 부족한 면이 있다. 그래서 기본적으로 피터드러커 대표적 저서 한권 정도는 읽고 보는 것이 좋다는 생각을 한다. 개인적으로는 피터드러커의 나머지 책들도 다 읽어보고 싶다는 충동을 느끼기에도 충분했다.



t*****i 2009.11.20. 신고 공감 1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