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뭐, 불행은 홀로 오지 않는다지만 여주인공 닥터 이자벨 페이버의 팔자는 정말로 초고속 롤러코스트군요. 바로 얼마 전까지만 해도 잘나가는 self-help(자기계발이라고 하나?) 저자이자 강연자였는데, 해고한 직원은 신문에 뒷담화를 해대고, 회계사는 그녀 전재산을 들고 튀고, 이 와중에 약혼자란 인간은 ‘난 passion을 원해’라며 그녀보다 연상에 뚱뚱하기까지 한 여자랑 눈이 맞아 그녀를 차버렸지 뭡니까. 이리하여 재정적으로나 평판으로나 바닥을 치게 된 이자벨은 이탈리아 시골에 작은 집을 빌려 얼마간 지내면서 자신의 삶을 재정비하기로 했는데… 약혼자가 떠나면서 했던 말이 틀렸다는 걸 스스로에게 증명해 보인답시고 그만 사고를 칩니다. 웬 이탈리아 지골로의 유혹에 자신을 맡겨버린 거죠. 그러나 이 남자, 실은 이탈리아인 바람둥이가 아니라 할리우드의 미남 악역 전문배우 로렌조(렌) 게이지였던 겁니다. 각각 서로를 이탈리아 지골로/프랑스 여자로 착각한 채 짧고 기묘한 하룻밤이 지나가지요.(모계가 이탈리아계인 렌이야 그렇다치고… 이자벨의 프랑스어 발음이 꽤 좋았거나, 렌의 프랑스어 실력이 정말 아니었던 모양이라고밖엔 생각할 수 없음.;) 드디어 투스카니 지방 시골의 작은 집에 도착한 이자벨. 거의 폐허나 다름없는 집 상태에 기가 막히지만, 곧 그 집에서 마음의 평안을 찾게 되지요. 그러나 임대 문제로 집주인을 찾아갔다가 문제의 집주인이 피렌체에서 만난 지골로=렌 게이지란 것을 알고 경악하게 되는데… 착한 여자가 알고보니 착하지만은 않았고, 나쁜 남자가 알고보니 나쁘지만은 않더라…란 이야기인데요, 나쁜 남자치고 별로 안 나빠서 약간 실망.; 로맨스 여주는 길거리 헌팅에 넘어가도 미남 배우가 걸린단 말이냐 하고 약간(실은 많이) 분개. 나름대로 재미있긴 했어요. 이틀 안에 다 읽어버렸으니. 하지만 역시 옛날 맛만큼은 못하다는 생각이… 그래도 SEP의 작품인만큼 기본은 하니까, 한번 읽어보셔도 좋을 듯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