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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조선의 왕 이로소이다 "허나, 정치가 뭔가? 국가와 국민을 위해 자기 한 몸을 바치겠다는 것 아닌가. 말로만 그렇게 국민 앞에서 떠들지 말고 진정성을 보여야 해."(P79) - 태종이 변명 중에서 역사적 평가는 후대들이 하는 것이지만 그들에게도 변명의 여지는 있다. 다만 그들이 이야기 하고 싶은 진실이 어떠한 것인지 모호하기는 하지만 말이다. 객관적인 입장에서 바라볼 시선도 필요하지만 조금은 다른 시선으로 사건들을 바라 볼 필요성도 있다. 그런데 여기서 의문이 하나 든다. 과연 우리가 알고 있고 우리가 배워온 역사적 사실들이 진실일까? 왕의 서재에서 출간한 '나는 조선의 왕 이로소이다'를 접하는 순간 이 책은 꼭 읽어야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요즘 역사에 대한 재평가가 많이 이루어지고 조금 다른 시선으로 해석하고자 하는 노력들이 활발하다. 그래서 이런류의 책들이 많이 출간되어지고 있어 즐겁다. 조선의 왕들 중에 가장 할 말이 많은 것 같은 10인을 뽑아서 그들의 변명이 무엇인지 듣고자 함이 이 책이 쓰인 이유이다. 어떻게 보면 픽션의 요소가 가미된 것 같기도 하지만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내용들이어서 더욱 재미가 있었다. '나는 조선의 왕 이로소이다' 를 집필한 작가 문효. 책머리에 있는 그의 소개가 그가 어떤 사람인지 짐작하게 만든다. 정약용과 박지원, 박제가 등 당대의 실학파 선비들의 글에 관심이 많다는 것. 그리고 글쓰기를 좋아 한다는 것. 그리고 그가 지은 책으로 '조선의 글쟁이들'과 '치심, 마음 다스리기'있다. 전작이 이 두 권의 책도 선풍적인 바람을 몰고 온 책이다. 그래서 더욱 이 책이 읽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이 책은 여느 책과 다른 특이한 점이 있다. 처음부터 끝가지 조선의 10인의 왕과 인터뷰 형식을 바탕으로 이야기가 구성된다는 점이다. 콩점이라는 인터뷰어가 조선의 왕들에게 질문을 하고 그 질문에 10인의 왕들이 답변하는 형식으로 꾸려져 있다. 사실 처음 이 책을 펼치고 책을 읽기 시작했을 때 적잖게 놀랬던 부분이 바로 이 부분이다. 그런데 생각 보다 내용의 흡수력이 훨씬 강렬했다. 그리고 여느 다른 책보다 훨씬 재미있다고 단언한다. 이 책에 등장하는 조선의 왕들은 여느 다른 조선의 왕들보다 구설수가 많았다. 그리고 정치적인 상황에 민감했던 왕들이었고, 어느 누구보다 마음고생을 많이 한 이들이다. 그들에겐 항상 정적들이 존재 했었고, 치명적인 실수 들이 뒤를 잇고 있다. 그리고 그 어느 누구 보다 행복하지 않았던 삶을 살았던 주인공 들이다. 그런 그들의 삶에 중요한 부분들의 이야기들을 들을 수 있기 때문에 조금은 그들을 고통스러웠던 마음을 이해할 수 있었던 것이 큰 수확이었다. 태종, 세조, 예종, 중종, 선조, 인조, 영조, 정조, 순조, 고종으로 이어지는 이야기들은 한 순간도 손에서 책을 놓을 수 없을 정도로 몰입하게 만드는 매력이 있다. 아마도 저자의 폭 넓은 지식과 그만이 가지고 있는 예리한 글 솜씨가 독자의 마음을 움켜잡는 요소가 아닌가 한다. 왕과 신하 사이에서 정치적 권력을 장악을 목표로 고민해야 했던 그들의 삶. 탈도 많았고 말도 많았던 평탄치 못했던 삶속에서 우리가 알지 못했던 그들만의 이유. 결국 왕권 강화와 신권 정치의 갈림길에서 정치적 줄다리기가 계속되어진 조선의 왕조. 그들이 가슴속 깊이 묻어 두어야 했던 아쉬움이 오랜 시간이 지난 지금에도 느껴지는 이유는 과연 무엇일까? 오늘날 우리의 정치적 상황도 이들이 겪었던 시대와 별로 다를 바가 없다. 현재는 과거에서 배운다는 말이 있듯이 그들의 삶을 잘 들여다보면 지금의 정치적 쟁점과 문제들에 대한 해답을 찾을 수 있다. 국가 최고의 수장과 국민을 대표하는 여러 사람들이 당론과 정쟁으로 사분오열 되고 있는 요즘 조선 10의 왕들의 변명이 서글프게만 들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정말 살기 좋은 나라라는 것이 무엇인지 고민하게 하는 책이라 말하고 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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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푹푹 빠져든다.
지하철을 타고 가면서 읽기 시작했는데, 걸으면서도 에스컬레이터를 오르면서도 놓을 수가 없었다.
버스에서 책을 보면 멀미를 하는 나인데, 계속 책을 보았다.
당연히 역사는 승리한 자의 기록이다.
그래서 어떤 사실은 자신에게 불리하면 없애버리거나 왜곡하는 일이 많다.
그렇지만, 야사라고 해서 정통으로 역사를 기록하는 것이 아니라 지켜본 무수리나 뭐 아니면 다른 사람들이 써서 몰래몰래 내려오던 기록이 있다.
문효 선생님은 그 기록을 혹시 다 알고 계신걸까? 할 정도로 많은 뒷이야기가 있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정말 왕이라고 해서 다 행복했던 것은 아니고, 자기가 꼭 원한다고 해서 왕이 될 수 있는 것도 아니라는 것을 알았다.
주변국과의 관계, 주변 신하들의 욕심, 주변 정치 세력들의 욕심 등에 의해서도 왕이 되는 것이고, 그 관계 안에서 죽느냐 사느냐의 선택에서 어쩔수 없이 되는 경우도 많다는 것을 알았다.
이 책을 꼭 선물하고 싶은 사람이 있다.
바로 저기 파란색 지붕 아래 사는 한 사람(?)
그 분께 꼭 추천하고 싶다.
이 책에 나오는 왕들에게 듣고 배워서 온고지신이라고 뒤를 돌아보고, 독불장군처럼 그렇게 무조건 밀고 나가기만 해서는 안된다는 것!
꼭 마음 속에 새겼으면 좋겠다.
79쪽 정녕 죽음 앞에 섰을 때 국가와 민족, 그리고 국민들에게 자신이 하나라도 잘한 일이 있다고 자부할 수 있는지 스스로 물어보라고. 정치 지도자도 결국 한 인간이지만 정치를 자신의 일로 받아들였을 때는 결코 개인이 될 수 없음을 늘 경계해야 해.
104쪽 나 역시 역사가 두렵지 않겠는가? 필부에 지나지 않았다면 역사 따위는 관심도 없겠지. 하지만 조선이라는 나라를 책임지고 이끌고 나가면 왕이라는 자리에 있으니 한 자 한 자 기록되는 것조차 두려웠지. 그래서 할 수만 있다면 피의 대가를 치루고 싶었어. 처음에는 수없이 많은 업적을 쌓으면 모든 것이 해결될 줄 알았지. 그러나 매순간 역사는 기록되고 있었어. 종이 위에 기록되지 못하도록 붓을 빼앗아도 백성들의 눈과 마음에 기록되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면 내가 좀 더 신중했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기도 해. (중략) 왕이 되는 꿈을 꾸는 것이 차라리 행복하지, 왕이라는 자리는 결코 행복할 수 없는 자리거든.
116쪽 힘의 균형이 필요해. 자신에게 정치적 세력이 있다면 한쪽에만 힘을 실어주지 말라는 얘기야. (중략) 역사가 누구의 편을 들어줄지 모르니, 반드시 내가 옳다는 생각은 하지 말아야 해. 또한 지도력이란 결코 일방적이 돼서는 안 돼. 지도자 혼자만 튀는 것은 독재의 또 다른 모습이라는 것을 명심해야 해.
226쪽 누구나 성군을 꿈꾸지만 성군은 스스로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았지.
251쪽 개혁이란 어쩌면 장기적 안목을 가지고 실행돼야 하거늘 단기적인 성과만을 거두려 했을 때 결국 실패로 돌아갈 수밖에 없다는 것을 너무 늦게 알았군. 특히 한 나라를 책임지는 위치에 있는 이라면 그 정책이 백년이 지나도 유효할 것을 판단하고 충분한 설득의 과정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았으면 하네.
304쪽 입으로는 모두 백성이 주인이라고 했지만 단 한 번도 백성이 주인이 된 적이 없습니다.
솔직히 역사라면 젬병인 사람이 나다. ㅠㅠ
인정하고 싶지 않지만, 정말이다.
그런데 이 책은 정말 문효 선생님의 지식의 깊이가 돋보이는 책이다.
나 이제 문효 선생님 팬 할란다. ㅎㅎㅎ
처음에 요약이 옥의 티이다.
요약을 읽고 또 읽으려니 재미가 없다.
그 요약본은 뺐으면 좋겠다.
그리고 가끔 오자 있었다.
(그래서 별 한 개 뺐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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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의 왕 10분과의 인터뷰를 다 본 지금의 심정은 참 안타깝다는 것이다. 이 책에서 선택한 조선의 왕 10분은 소위 '문제가 비교적 많은 왕들'이다.
이 10분의 왕들과 콩점이(백성을 대표하는)와의 인터뷰가 흥미진진하다. 콩점이는 조선의 백성의 입장에서 왕들에게 여러 질문을 하고 왕들은 그에 대한 대답을 한다. 어떤 왕은 그럴 수 밖에 없었다고 하기도 하고 어떤 왕은 자신의 덕이 부족하다고도 한다. 산술문이 아니라 대화문이라서 더 읽기가 편했다.
이 책을 읽는중에 자연스럽게 학창시절에 외웠던 조선의 왕들의 순서가 떠올랐다.
태정태세문단세 예성연중인명선 광인효현숙경영 정순헌철고순
진한 글씨로 된 왕들이 이 책에서 인터뷰했던 왕들이다. 조선의 어떤 왕이든 잘한 것도 있고 잘못한 것도 있을 것이다. 그 중에 비교적 문제가 많은 왕들이 이 책에서 등장하는 왕들이다. 그렇기에 이 책에는 조선에서 일어난 굵직한 사건들과 중요한 인물들이 많이 관련되어 있다.
'왕자의 난', '사육신, '단종복위운동', '사림', '남이', '중종반정', '훈신정치', '조광조', '기묘사화', '인조반정', '정여립', '기축옥사', '붕당정치', '임진왜란', '인조반정', '병자호란', '탕평책', '사도세자의 죽음', '문체반정', '세도정치', '삼정의 문란', '홍경래의 난', '흥선대원군', '명성황후', '강화도조약', '아관파천', '갑오개혁'
이 책을 통해 조선의 역사 500여년을 바라보는 내 마음은 편하지 않았다.
조선은 '왕도정치'를 모범으로 삼았다. 왕도 정치란 '왕은 신하들의 말을 경청하여 정치에 반영해야 하는 것'이란다. 하지만 조선의 정치에서 이 왕도정치가 실현된 적이 얼마나 있었는지 의심스럽다.
훈신정치든, 붕당정치든, 세도정치든 왕은 기존의 강력한 세력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다. 그래서 왕도 이들의 눈치를 보고 때로는 신변의 위협도 느끼기도 한단다. 그래서 왕들은 세자때는 힘이 없어 참고 있다가 왕이 되면 이 훈신세력과 맞서줄 세력을 찾곤 한다. 그래서 왕의 지원하에 '사림'이 정계에 진출하게 된다. 이 사림의 진출로 조광조나 정여립의 대대적인 개혁이 진행되지만 번번히 좌절된다. 그 이유는 이들이 너무 급진적인 개혁에 기존 세력들의 반발이 심했고 왕들과 사림사이의 동상이몽때문이었다. 왕들이 사림에게 바라는 것은 기존 세력의 견제 그 이상이 아닌 것 같다.
'왕권과 신권의 균형'이 왕도정치의 핵심인 것 같은데, 조금더 서로를 포용하고 대화하고 끈질기게 설득하는 자세가 있었으며 더 좋은 결과가 있었으리라고 생각한다. 왕이든 신하든 모두 나라를 위하고 백성을 위하는 정책을 펼치고 싶었을 것이다. 그러나 서로의 권력 싸움에 힘을 너무 많이 소모한 것 같다. 이런 것은 지금의 정치현실과 무관하지 않은 것 같아 더 안타깝다. 우리 나라에서 진정한 '대화와 타협'의 정치를 볼 수 있기를 바란다.
그리고 이 책을 읽으며 느낀 것은 역사라는 것은 무서운 인과율이 적용된다는 것이다. 어떤 사건 하나하나도 따로 떨어져서 생각할 수 없다는 것이다. 분명 다른 무엇인가 그 사건과 밀접하게 아니면 약간이라도 관련되거나 원인이 되어 있다는 것이다. 정여립과 관련된 기축옥사가 '임진왜란'과 관련이 있고 인조반정이 '병자호란'과 관련이 있다. 이 말은 기축옥사와 인조반정이 일어나지 않았다면 조선역사에서 일어나지 말았으면 좋았을 '임진왜란'과 '병자호란'이 일어나지 않았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역사에 '만약'이란 없다지만. 이런 참혹한 전쟁들은 우리 내부에 원인이 있을수도 있다는 것은 큰 의미로 다가온다. 이것은 지금 현실에도 적용할 수 있는 교훈이라고 생각한다.
전쟁으로 피폐해진 백성의 삶은 세도정치로 막장까지 간다. 삼정의 문란으로 백성들의 삶은 더욱 힘들어지고 막강한 세도정치 세력(안동김씨)으로 왕권은 있으나 마나가 되고 만다. 그래서 여러 민란이 발생하고 강력히 진압할수록 민란은 거세어진다. 고종때에 가서 흥선대원군에 의해 왕권을 강화하려 하고 개혁을 진행하지만 빠르게 변화하는 세계정세에 적응하기 어려워(국내 안정도 힘든 현실), 결국 일본과 불평등조약인 강화도조약을 맺는다. 그리고 을사조약을 맺고 을사5적이 고종에게 노골적으로 왕위를 물러나든지 자결을 하든지 하라고 하는 대목에서는 울컥했다. 겨우 100년의 을사조약이지만 아직도 '친일파 청산'을 못한 이 현실을 보며 우리는 역사에 부끄럽지 않을 수 있을까? 아직도 '친일파 청산'에 반대하는 세력들이 아무 거리낌없이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 이 현실을 보며 우리는 과거 조상들에게 부끄럽지 않을 수 있을까?
역사라는 것은 새로울 것도 없고 오래될 것도 없는 것 같다. 그래서 역사의 수레바퀴라는 말을 많이 쓰는 것 같다. '온고지신'이라는 말이 딱 맞다. 역사는 언제든지 반복될 수 있는 것이다. 우리는 과거의 역사를 보고 배워야 하고 깨달아야 한다. 특히, 과거 역사에서 우리가 잘못한 것을 반복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나는 500년전의 조선의 비피린내나는 소모적인 정치나 지금의 정치나 크게 나아지지 않았다고 본다. 우리는 더 경강심을 가져야 한다. 역사의 심판는 냉정하다. 우리는 우리가 옳다는 것을 향해 행동해야 한다. 역사는, 가만히 있으면 기존 세력들은 그들의 권력을 절대 내놓지 않고 국민들을 괴롭혀 왔다는 사실'을 알려준다.
그리고 이 책에서 많은 사자성어가 나온다. 저자의 해박한 지식을 엿볼 수 있었고 유익했다.
조선의 역사를 이 책을 통해 압축해서 본 느낌은 역사라는 것은 살아있다는 것과 지금 내가 조선의 왕이라고 생각하고 '역사를 두려워하며' 살아야 한다는 것이다.
조선역사에 대하여 왕과의 대화라는 신선한 접근을 시도한 책이다. 그만큼 읽으면서 왕들의 입장을 일부 이해하기도 하고 콩점이의 입장도 이해하게 됐다. 그리고 왜 그 사건이 일어나게 되었는지를 여러 각도(콩점이의 질문)에서 살펴보기 때문에 역사라는 것은 외우는 게 아니라 이해하는 것이라는 것을 다시 한 번 깨닫게 해준 고마운 책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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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 명의 조선왕들과의 허심탄회한 대화
보이지 않는 위협에 시달리며 거친 정치 투쟁 속에 살다간 조선의 왕들. 최고의 권력자였으나 신하들에게 막혀 마음껏 권력을 휘두를 수 없었던 그들. 국정 운영의 주도권을 잡고 있었던 신하들과 화합하거나 맞서며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낼 수밖에 없었던 조선의 왕들은 필시 항상 번민과 시름하며 화려함 속에 감춰진 외로움을 달래며 살아야 했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왕으로서 갖는 고민과 번뇌는 자신은 물론 자신의 나라 조선에도 지대한 영향을 끼치게 된다. 왕권 강화에 혈안이 된 태종이 처가와 사돈을 가리지 않고 숙청을 자행했던 것과 끈덕지게 자신에게 따라붙는 콤플렉스와 의혹들을 자식을 죽이면서까지 떼어놓고자 했던 영조처럼 왕 스스로가 안고 있는 고민은 역사에 남을 사건을 만들어냈다. 역대 왕들이 남긴 치적을 토대로 <나는 조선의 왕이로소이다>는 왕들에게 변명과 해명의 한마디를 할 기회를 제공한다. 찬탈로 왕의 지위를 얻은 세조, 반정으로 왕위에 오른 중종과 인조 등 열 명의 왕들은 역사에 오점으로 남은 치부들을 그들의 시각에서 이야기한다. 물론 합리화 내지 변명으로밖에 보이지 않지만 그 시대의 내막을 이해할 수 있는 근거가 되기엔 충분하다. 아쉬운 점은 작가 혼자서 의혹을 제시하거나 질문을 하면서 동시에 이에 대한 대답도 겸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물론 이 같은 방식이 이 책의 주요한 설정이라는 것은 모르는 바 아니지만 콩점이와 왕들과의 문답이 이미 귀결된 방향으로 흐르는 것 같아서 읽기가 거북했다. 열변을 토하며 추궁하는 이와 변명하는 이가 마치 정해진 대본을 읽는 것 같기도 했다. <나는 조선의 왕이로소이다>는 흥미로운 형식을 취하기 했으나 여러모로 아쉬운 부분이 많았다. 결과를 놓고서 펼치는 콩점이와 왕들과의 대화는 직접적이긴 했으나 새로운 것이 없었고, 그저 왕들의 변명을 들어주는 것에 그치고 만다. 왕들의 마지막 대답에는 공통적으로 후대에 전하는 메시지가 담겨 있긴 하지만 그렇게 크게 와 닿지는 않는다. 가장 높은 자리에서 세상을 호령하며 살다간 왕들과 가장 낮은 자리에서 척박하게 살아야 했던 백성과의 대화는 평행선을 그을 수밖에 없다. 대다수의 왕들은 백성들의 삶을 알지 못했고, 많은 백성들은 나라님의 생각을 알지 못했으니 말이다. 그래서인지 둘의 대화가 격렬하게 불붙는 경우가 별로 없다. 동시대에 살았지만 서로가 서로에 대해 무지했고, 가장 중요하게 여겼던 부분조차 달랐다. 허심탄회했으나 허무하게 끝나고 만 콩점이와 왕들과의 대화는 소통의 부재와 이해의 부재가 낳은 한 사회의 처참한 단면을 보여준다. 신하들과의 대립, 정쟁의 소용돌이 속에 백성은 어디에도 없었다. 나라를 책임지는 왕과 신하들은 살기 위해,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 탁상공론을 일삼으며 부단히 애쓸 뿐이었다. 그 시대 민초들과 이 시대 서민들은 그래서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많다. 과연 이 시대의 백성들은 이름만 남은 콩점이의 삶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