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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와 책을 보고 결국 DVD까지 구매한 '카모메 식당'
책 속의 사치에, 미도리 그리고 마사코를 너무나 잘 살려주고 있어서 마치 처음부터 그녀들을 염두에 둔 캐릭터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 마저 들었다.
영화와 책을 동시에 본 경우, 특히 마음에 들었던 경우에는 더욱, 보통 어느 하나에는 아쉬움이 느껴지기 마련인데 이 작품은 책과 영화 모두에 만족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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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어린시절, 오래 전에 고인이 된 코미디언 이기동씨가 남긴 유행어를 한참 따라했던 기억이 아스라이 남아있다. '아~어디론가 멀리 떠나가고 싶구나~' 당시엔 TV에서 이 말만 나오면 웃음을 터트리면서 따라했는데, 만약 지금 다시 이기동씨가 말하는 걸 듣게 된다면 어렸을 때처럼 물색없이 웃게 되지만은 않을 것 같다. 나이 먹을만큼 먹고나서 이 유행어를 다시 생각해보니 사느라 고달팠을 이 중년 코메디언의 심정을 조금은 헤아리게 될 것 같다. 우스으면서도 어딘지 모르게 페이소스가 느껴지니 말이다. 세상사 지칠 때 도피인지 여행인지는 모르겠지만 어디론가 멀리 떠나고 싶다는 마음을 한번쯤 품어보지 않은 사람이 누가 있을까.
그렇게 훌쩍 어디론가 멀리 떠나가고 싶을 때 '카모메 식당'에 가보고 싶다. 저멀리 핀란드 헬싱키 바닷가부근에 있는 자그마한 식당, 일본여인 사치에가 운영하는 곳이다. 요즘 말로 셰프라고 불리는 요리사도 없이 주인 혼자 요리도 하고 서빙도 하는 식당이다. 그런데 문을 연지 한 달이 지나도록 단 한명의 손님도 찾지 않고 그야말로 파리 날리고 있는데, 그런데도 사치에는 노심초사하는 법이 없다. 때론 꾸벅꾸벅 졸기까지 하면서 느긋하게 손님을 기다리고 있다.
이 작품의 분위기가 평화롭고 여유가 넘치는 것에는 핀란드라는 배경이 크게 한몫 하고 있다. 화면이 느릿느릿 저속으로 돌아가는 것 같은 느낌도 들고, 통유리로 돼 있어 식당 안이 환하게 들여다 보이고 식탁도 심플한 인테리어도 그렇고 핀란드라 빛을 발한다. 핀란드에 대해 과도한 환상을 품는 것이 아닐까 조심스러우면서도 그래도 핀란드라 더 몰입이 되고 공감이 되는 면이 분명히 있다.
어느 새 카모메 식당은 붐비게 된다. 인상 깊었던 장면은 갑자기 남편이 떠나 갈피를 잡지 못하던 핀란드 여인을 마사코가 위로해주는 장면이었다. 핀란드 말을 전혀 몰라도 그 여인의 아픔과 상처를 이해하며 말없이 그녀를 안아주고 토닥여주는 데에는 전혀 지장이 없었다. 인종이나 언어를 떠나 이심전심으로 교감하려는 열린 마음과 따뜻한 인간애가 있었기 때문이다. 카모메 식당은 그림으로 말하면 여백이고, 문장으로 치면 쉼표같은 공간이 됐다. 속도와 변화에 좇아가기 바쁜 사람들이 편안하고 느긋하게 쉬어가는 곳, 카모메에는 소통과 교감으로 가득찼다.
오기가미 나오코 감독다운 작품이었다. 세속적인 욕망이 배제된,평화롭고 잔잔한 공간, 탈속적인 공간에 미남미녀 배우가 아닌 평범한 분위기의 배우들이 주로 출연하는 경향. 이번 작품에서도 예외가 아니었다. 어디서 무엇을 하던 사람인지 따위에는 전혀 구애받지 않고 서로에게 가슴 한켠을 열어가는 사람이 등장한다. 내가 나오코 감독 작품을 사랑할 수 밖에 없는 이유다. 카모메 식당에는 사람이 있었다. 가슴 따뜻한, 있는 그대로 사람을 받아들이고 상처를 보듬어주는 사람이.그 곳에서 그녀들을 만나고 싶고 그녀들이 만들어주고 서빙해주는 요리도 먹고 싶다. 오니기리도 좋고, 시나몬 롤도 괜찮고, 돈가스도 구미가 당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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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영화를 자주 보게 된다. 대체로 분위기는 편안하고, 따뜻한 위트와 훈훈한 감동이 있다. 영화 끝난후에도 계속해서 내용과 분위기를 회상하게 하는 마력도 있다. 이제와 생각해보니 으뜸으로는 탄탄한 시나리오와 그에 버금가는 연출, 그리고 목과 어깨에 힘을 뺀 연기자들의 삼위일체의 결과가 아닌가 한다.
이영화 카모메식당은 참 조용하다. 마치 산속 어디에서 있는 느낌이다. 하지만 그속에서는 숨길 수 없는 생기가 있다. 식당주인 사치에는 모든 이에게 친절하며, 그가 가진 신념은 차라리 투철하다. 어디 일본에서 그렇게 많이 떨어진 핀란드에서 그것도 혼자서 세류에 휩쓸리지 않는 식당을 몇개월째 손님없이 열고 있을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이게 이 영화의 배경이다.
상처를 받은 사람들은 대개 도피를 꿈꾸게 마련이다. 그러나 어디로 도피할 수 있을까. 도피하면 상처를 치유할 수 있을까. 상처를 치유할 수 있는 곳은 어디일까. 생각해보았다. 이 영화 카모메식당은 내 마음속 상처를 치유해주는 듯 했다. 상처받은 사람들은 스스로 상처를 치유하며, 마침내 다른 이들에게 행복과 기쁨을 주게 된다. 상처를 감싸안을 수 있다는 것이 무엇인지 알게 해준다. 그리고 마침내 누리게 되는 여유를 가만히 살짝 보여준다.
주인공 고바야시 사토미(사치에 역)는 아주 연기를 잘해주었다. 적절한 품위가 있는 매우 매력적인 배우이다. 다른 배우들도 처음엔 생소하였지만, 영화끝날무렵엔 마치 내누이 같다는 느낌이 전해왔다. 전반적으로 대사가 별로 없다. 그래서 영화를 보면서 생각할 수가 있다. 하지만 결코 지루하지가 않다. 신선한 경험이다. 보는 내내 마음이 정화되는 평온한 느낌이었다. 좋은 영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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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백하고 아늑한 영화였다.
핀란드의 일본 식당이라고, 레스토랑이 아니라 동네 식당을 운영하겠다는 말간 얼굴의 여주인공. 그녀가 만든 주먹밥(오니기리)을 먹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맞다, 커피도 맛있을 것이다. 그녀가 만들어주는 것이라면. 커피도 주먹밥도 다른 사람이 만들어 주는 게 맛있다고 하니, 그 동안 내가 마신 커피의 맛이 떨어지는 이유가 바로 그것이었던가.
주인공이 핀란드에서 식당을 열고 싶었던 이유, 미도리와 마사코가 하필 핀란드로 가고 싶었던 이유, 영화 속에서 그 이유를 밝히고는 있지만, 순전히 내 생각으로는 우리나라나 일본이나 지구 반대편의 북유럽에 대해 막연한 환상을 갖고 있는 탓이 아닐지. 핀란드라고 하면 온 국민이 별 걱정도 없이 마음 편하게 살아가고 있을 것 같은 그런 짐작에 따라. 실제로 가 보면 그곳도 사람 사는 곳이라 평범한 우리와 다를 바 없는 고민과 고통 속에 살아가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지만.
일본을 떠나 먼 낯선 나라에서 일본의 향수와 함께 살아가는 세 일본 여자. 나라가 일본이 아니고 사람이 일본인이 아니더라도 상관없이 누구에게나 적용될 것 같은 떠남과 머무는 것에 대한 보편적일 것 같은 단상.
내가 지금 있는 이곳과 내가 가고 싶은 먼 곳에 대해 생각해 보게 해 준 영화였다. 내가 지금 여기를 떠난다면, 어디에 가서 살고 싶어지게 될지, 금방 생각이 나지 않는다. 뭔가를 시도하기에는 내가 소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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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카모메 식당 かもめ食堂: Kamome Diner, 2006 원작 : 무레 요코-소설 ‘카모메 식당 かもめ食堂, 2006’ 감독 : 오기가미 나오코 출연 : 고바야시 사토미, 카타기리 하이리 등 등급 : 전체 관람가 작성 : 2019.10.07.
“의도치 않은 조각들이 모여도, 하나의 이야기가 만들어질 수 있을 것이니.” -즉흥 감상-
영화는 핀란드 항구의 갈매기를 보며, 어린 시절 고양이와의 추억을 속삭이는 여인의 목소리로 시작의 문을 엽니다. 그리고 타지에서 홀로 식당을 운영하는 여인에게 이야기의 바통을 넘기는데요. 한 달 가까이 손님이 없다는 사실은 잠시 옆으로 밀어두고, 드디어 일본문화를 좋아하는 외국인 청년이 첫 손님으로 등장합니다. 그리고 그것을 시작으로 ‘카모메 식당’을 방문하는 이들이 점점 많아지는데…….
다른 건 일단 그렇다 치고 제목의 의미가 궁금하다구요? 음~ 원제목인 ‘かもめ食堂’을 직역하면 ‘갈매기 식당’이 됩니다. 숨은 의미가 없다면, 극 중에 나오는 식당의 이름일 뿐인데요. 왜 그런 이름이 되었는지에 대한 설명을 제가 놓친 것이라면, 답을 알고 있는 분이 따로 알려주셨으면 합니다.
영화는 재미있었냐구요? 음~ 제법 괜찮았습니다. 하지만 즐겨보던 장르가 아니라서인지, 처음에는 도대체 무엇을 말하고 싶었던 것인지 감을 잡을 수 없었는데요. 다른 분의 리뷰를 보니 ‘힐링 영화’라고 해서 그런 장르도 있구나 싶었습니다. 그래서 감독의 다른 영화인 ‘안경 めがね, Glasses, 2007’도 감상문을 쓰기 전에 먼저 만났는데요. 이유는 모르겠지만 편안한 기분으로 봤다고만 적어보는군요.
원작이 따로 있는 영화였냐구요? 음~ 처음에는 원작으로 표시되어 있어서 그러려니 하고 있었는데, 책의 출간연도와 영화의 공개연도가 같더군요. 그런 경우 책이 쓰이기 무섭게 영화작업이 시작되어 함께 소개되거나, 영화를 만들기 위한 시나리오 작업 도중 책으로 만들어지며, 영화와 함께 공개되는 경우를 종종 봐왔었는데요. 이번 같은 경우에는 ‘영화를 만들기 전 작가에게 의뢰하여 집필한 소설’이라는 설명을 발견해볼 수 있었습니다. 거기에 ‘영화에는 소개되지 않은 세 여인의 더 깊은 인생 이야기가 담겨 있다.’고 하니, 으흠. 기회가 되는대로 한번 만나보고 싶어졌습니다.
다른 곳도 아니고 하필이면 이야기의 무대가 ‘핀란드’냐구요? 음~ 글쎄요? 혹시 이 부분에 대해 답을 알고 있는 분이 있다면 손들어주시기 바랍니다. 개인적으로는 작품 내 두 번째 일본인이 등장하는 장면에서 ‘무민 책’을 읽고 있는 모습이 보며, 일본사람들이 ‘무민’을 좋아하고, ‘무민’의 고향이 ‘핀란드’이기 때문에 이야기의 무대가 그렇게 된 것이 아닐까 생각했었는데요. 지금 다시 생각해보아도 그건 답이 아닌 것 같았기 때문인데요. 하필이면 멀고 먼 나라 중에 핀란드였을지, 그것이 알고 싶습니다.
영화에 나오는 요리는 어떤 맛일지 궁금하다구요? 음~ 유튜브의 요리 채널을 보듯 상세하게 연출되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요리하는 과정이 나오긴 합니다. 그리고 고급진 요리라기보다는 가정식으로 보였으니, 손쉽게 만들 수 있는 요리에 들어가지 않을까 생각하는데요. 혹시 이 부분에 도전한 분이 있다면, 저에게도 살짝 그 맛을 보여주실 수 있을까요
그럼, 또 어떤 작품의 감상문으로 이어볼지 고민의 시간을 가져보겠다는 것으로, 이번 기록은 여기서 마칠까 하는데요. 오늘 밤에는 영화 ‘변신 Metamorphosis, 2019’을 만나볼까 합니다.
덤. 하루 종일 비가 내립니다. 빨래가 말라야 누울 자리가 생기는데, 자기 전에는 다 마르겠지요 TEXT No. 328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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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카모메 식당"(かもめ食堂: Kamome Diner, 2006)은 평범한 일상속에 피어나는 위로와 휴식 그리고 느린 삶에 대한 예찬을 담은 음식영화로서 핀란드 헬싱키의 조그마한 오니기리 식당을 배경으로 저마다의 사연을 지닌 4명의 여자들의 이야기를 그려내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일본영화를 그리 좋아하는 편은 아니지만, 가끔 감성적인 영화들을 보며 놀라곤 하는 데 이 영화 역시 보는내내 위로와 따뜻한 감성을 일으키게 만들었으며, 꼭 다른분에게도 추천을 해드리고 싶은 영화이기도 합니다.
영화를 Keyword로 요약하면 "음식영화" "Slow Life 예찬" 그리고 "일본영화" 로 나누어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눈과 입이 즐거워지는 화려한 음식들을 만드는 과정을 그린 영화가 아니라 우리 주변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일상과도 같은 음식인 "오니기리" "커피" "시나몬 롤" 등을 통해 평범한 일상을 사는 우리에게 동질감이 들게 만듭니다.
여기에 "오니기리" 를 쉽게 접할 수 있는 일본이 아닌 멀고도 먼 북유럽의 핀란드 헬싱키를 배경으로 삼아 이색적인 면을 선보이는 데 "공감" 에는 시간과 공간을 뛰어넘는다는 것을 의미하고 있습니다.
특히, 커피에 마음을 담아 만들어내면 맛이 달라진다는 장면은 음식이 가진 맛과 향 보다는 만드는 사람의 정성과 노력이 중요하다는 것을 역설하고 있고, 화려하고 값비싼 음식만이 우리들에게 위로와 기쁨을 주는 것이 아니라 소박하고 간단한 음식도 그런 역활을 할 수 있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습니다.
아울러 "Slow Life 예찬" 은 요즘 자주 등장하는 단어인 "욜로"(Yolo)를 떠오르게 하는 영화로서 빠르게 변화하는 도시사회를 벗어나 시간이 멈추어진 듯한 핀란드의 조그마한 식당을 배경으로 4명의 여자들이 저마다의 사연을 갖고 만나게 됩니다.
느린 삶에 대한 예찬을 그린 내용답게 핀란드 헬싱키에서 이색적으로 일본음식점을 여는 주인, 세계지도를 펼쳐 손가락이 가르키는 곳으로 여행을 왔다는 여자, 여행중 자신의 짐을 잃어버려 헬싱키에 머물게 된 여자, 자신을 떠난 남편으로 인해 괴로워하는 여자들이 모여서 함께 "오니기리" 를 먹으며 함께 하며 행복함을 전해주는 내용이 인상적으로 다가옵니다.
앞서 말씀드린 바와 같이 애니로 대변되는 일본영화에 대해 그리 좋아하는 편은 아니지만, 평범한 일상을 다룬 이야기를 담은 "일본영화" 즉 "진짜로 일어날지도 몰라 기적" 이나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 같은 영화들은 무척이나 감명깊게 보게 되었습니다.
아마도 가장 가까운 이웃나라지만 우리들에겐 너무나 먼 일본이기에 갖는 거부감도 있지만, 우리와 흡사한 삶의 모습으로 인해 동질감을 들게 만드는 측면도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이러한 일본영화들을 보며 우리네 살아가는 모습을 되돌아 보는 계기를 만들어 주기에 개인적으로 좋아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특히 어디론가 문득 떠나고 싶은 일들이 많은 요즘 우리들의 마음을 대변하듯 영화속 핀란드 헬싱키처럼 머나먼 곳으로 떠나 모든 고민과 걱정을 잊고 아무런 일 없이 지내고 싶습니다. 영화를 본 후 느낌을 담은 곡은 'Rare Bird' 의 "Sympathy" 를 추천합니다.
추천이유는 영화속 등장인물들의 관계를 이어주고 있고, 영화를 보는 우리들을 하나로 만들어주는 것은 아마도 동질감에서 오는 공감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문득 이 곡 제목이 떠올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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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브레터처럼, 이 영화 역시 시간 보낼 자잘한 일들을 할 때 틀어두기도 하고, 따뜻한 느낌을 받고싶을 때 보는 영화입니다. 나도 언젠가 저렇게 다른 나라에서 둥지를 틀어보고 싶다 꿈꾸게 만드는 영화이기도 합니다. 가장 최고의 장면은 주인공이 빵을 만들기 시작하면서 여러 요리 장면이 나오는 부분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보고있으면... 요리를 너무 못하지만 나도 이참에 요리에나 도전해볼까 하는 마음이 들면서...ㅎㅎㅎ 우울한 날, 게을러지는 날 자주 켜두는 영화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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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업은 했는데 손님이 없는 가게. 우연히 만난 여인이 종업원이 되어 일을 도와도 가게 사정은 여전하다. 도대체 장사를 하려는 것이 맞는지 의문이 들기도 한다. 그래서일까? 시간이 지나면 서서히 가게는 번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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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이 바뀌니 몸에서 더 많은 열량을 필요로 한다. 생전 안 먹던 두툼한 쇠고기 스테이크가 썰고 싶다. 날이 쌀쌀해지면 텁텁한 다이제가 급 당긴다. 몇 개 안 먹고 물릴 테지만 꼭 사게 된다. 입이 기억하는 가을에서 겨울로 넘어가는 나름의 문턱 의식이다. <카모메 식당>은 하필 핀란드를 무대로 삼나. 아마도 일본과 비슷한 섬나라로 해산물이 풍부해서 좀 덜 낯선 타지일 듯하다. 사우나라는 어휘의 출처가 핀란드이기도 하다. 묵은 피로를 풀고 따뜻한 입김을 제공하려는 의도인가. 그도 아니면 숲으로 둘러싸인 복지국가라서 국민 정서가 조용하고(quiet) 편안하여(laid-back) 특별한 안식을 제공해주기 때문인가. 영화는 중 노년의 여자들의 치유와 갱생을 추구한다. 그들은 이런 저런 이유로 자유의 몸이 되어 타지 핀란드를 찾는다. 사치에의 식당을 기점으로 역할 분담을 하며 변이된 가족형태를 이룬다. 모든 사람은 제각기 문제가 있고(Everyone has problems), 누군가 정성껏 차려준 음식(내려준 커피)이 최고로 맛있고 특별한 법이다. 음식은 단순한 먹거리 이상의 가치를 지니며 여성적 가치를 긍정할뿐 아니라 건강과 모성을 나누는 상징적 행위이다. 꼭 셰프가 아니더라도 여자에게는 뭔가를 만들어 나누는 쉐어링 마인드가 본능적으로 있음을 알 수 있다. 손님이 없던 가게에 다양한 고객층이 형성되면서 하나의 공동체가 형성된다. 사치에도 혼자 하던 정신수련 요가에서 벗어나 여럿이 수영을 하는 장면으로 공동체로의 물듦을 나타낸다. 나를 발견하고 타인과의 관계 속에 헛헛함을 채운다. 개인으로는 자유로운 숨을 되찾고 동시에 함께 할 벗이 생긴다. 영화를 보며 일본적인 문화요소를 찾아봤는데 대표적인 게 깔끔하고 단정한 음식(조리)이다. 주먹밥(rice ball)은 Japanese soul food로 정의된다. 식당이라는 배경 탓도 있지만 깍듯한 예의와 친절한 접대, 기꺼이 호응하는 추임새도 눈에 띈다. 외국인 손님인 타미의 티셔츠에 들어간 각종 문양이 일본 애니메이션과 게이샤 등을 나타낸다. 마사코가 잃어버린 트렁크에 난데없이 숲에서 잃어버린 버섯이 들어있기도 하고, 짚 인형으로 배신한 남자에게 앙갚음을 하기도 한다. 코피 루왁에 환영이 담긴다고 믿는다. 서양인의 눈에는 동양 여자의 작은 체구가 소녀와 어른을 구분하지 못하게 방해한다. 오리엔탈리즘일 수도 있지만 서양인들의 눈에 비친 동양여성에 대한 환상과 신비, 이국성을 영화적으로 은근히 활용했다. 쓰고 보니 아주 별날 것 없는 그저 아기자기한 드라마(minimal drama)이다. 그런데 왜 이렇게 특별하게 느껴지는 걸까. 거칠고 투박한 남성적 시선이 아니라 여성적인 정서(feminine feeling)를 카메라 프레임이 담고 있어서 그런가. 단아하고 청결하고 잠잠한 게 '짧지만 긴 휴식'을 제공한다. 다 내어주지 않으면서도 결코 가볍지 않은 관계들이 싹튼다. 살다가 한번쯤 찾고픈 간이역 같은 만남을 제공한다. <카모메 식당>은 보는 이의 머리를 단순하게 포맷시키고 마음을 정화하는 힘을 지닌다.
* 감상에 언급된 영단어는 DVD 영어 자막과 야후 사이트 영문자료를 부분 응용한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