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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책에서는 좋은 향기가 난다. 향수를 뿌린 것도 아닌데, 그 내음이 코끝을 자극한다. 고찰,한옥,와당 등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 것이 몇 년 되었다. 뚜렷한 목적이 있는 공부였으나 원래의 목적은 퇴색되고 점점 게을러지고 있는 일상이 맘에 안들기 시작할 무렵 채찍질이 될 책을 한 권 발견했다. [동아시아 와당문화]는 내게 다시 관심을 불지르기 위한 좋은 소도구가 되어주었다. 넉넉한 시간의 흐름 속에서 여유롭게 읽어나가도 전혀 부담이 되지 않을 딱 적절할만큼의 전문성과 대중성을 고루 갖춘 책이라 역사나 건축에 관심이 없는 사람에게도 쉬이 권할 수 있는 책이었다. 특히 기와에도 남녀 구분이 있다는 사실은 독일어를 배울때처럼 나를 설레게 만들었다. 대학에 가면 독일어를 전공해볼 욕심으로 시작한 독일어 공부는 명사 파트에서부터 불이 붙어버렸었다. 눈만 뜨면 단어를 찾고 외우면서 이 단어는 여성명사일까? 남성명사일까? 라고 파고들던 고등학교 시절이 있었는데...기와에도 남녀구별이 있다는 대목에서 그때의 추억이 떠올라 향수에 젖게 만들었다. 하늘을 향한 넓은 기와를 암키와, 암키와 사이의 틈을 덮으며 땅을 향한 기와를 수키와라고 하는데 이들 막새, 즉 와당은 3천년전 중국 서주시대 처음 만들어 사용하면서 보급되기 시작했다고 한다. 우리나아게 전해진 것은 한사군을 통해서였는데, 그래서인지 한중일의 와당은 다른듯 하면서도 비슷한 구석들이 있었다. 특히 눈길을 사로잡은 것은 예전부터 관심을 가지고 공부해오고 있던 귀면와였는데, 우리뿐만 아니라 중국에서도 이 귀면와의 흔적이 보여서 놀라웠다. 작은 것 하나도 아름답기를 바랬던 섬세한 조상들의 미적 감각에 감탄하면서 앞으로 더 많은 서적들을 찾아나서야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