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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을 바라보는 관점에는 아주 거칠게 나누었을 때 크게 두 가지가 있다. (2010년 1월 읽고 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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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과연 어떤 존재인가? 인간은 다른 동물과 어떻게 다른가? 무엇이 인간을 인간으로 살아가게 하는가? 이 물음에 대한 답은 전통적으로 철학의 영역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달라졌다. 물론 철학의 역할을 무시할 수는 없겠지만, 이 물음에 대한 더 설득력 있고, 더 유효하고, 더 응용할 수 있는 가치가 있는 답변을 하는 쪽은 오히려 과학 쪽이라 할 수 있을 것 같다. 인지심리학, 진화심리학 등등. 드디어 우리는 ‘뇌’라는 것을 이해하기 시작했고(아직은 갈 길이 정말 멀지만), 뇌에서 각 부분이 담당하는 역할을 파악하기 시작했고, 진화적으로 인간다움이 어떻게 형성되어 왔는지 가설을 세우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것을 바탕으로 인공지능에 도전하고 있다. 마이클 가자니가의 『왜 인간인가?』은 바로 앞의 물음들에 대한 답변이고, 그 물음에 답변하기 위한 과학자들의 성취들이다. 정확히 말하자면 “왜 인간인가?” 보다는 “왜 인간은 인간인가?”가 내용에 더 맞는 제목일 터인데, 대체로 다른 동물과는 분명하게 구분되는 존재로서의 인간을 인간으로 파악하고 있는 저자가 수많은 연구 결과들을 토대로 인간의 인간다움을 가질 수 있게 한 많은 특성들이 어떻게 나오는 것인지를 말하고 있다. 저자에 의하면, “인간만이 추상적으로 생각하고 상상하고, 눈에 보이지 않는 힘과 인과 관계를 추론하고 설명할 수 있다”. 또한 “인간만이 현실과 가상 세계를 구별하고 경험에서 얻은 사실 정보를 사용하고 상상 속에서 시간 여행을 하고 사건에 대한 기억을 떠올릴 수 있는 유일한 동물”이다. 그리고 “인간만이 충동을 억제하여 만족을 지연시킬 수 있는 유일한 동물”이다. 사실 우리는 평소에 이런 것들에 대해 질문을 하지 않으며, 심지어 의식조차 하지 않는다. 저자는 바로 그런 데 인간 정신의 독특함과 위대함이 있다고 보고 있다. 우리가 의식조차 하지 않으면서도 그러한 복잡하고도 놀라운 일들을 수행하고 있다는 것이다. 얼마나 대단한가! 저자가 소개하고 있는 수많은 연구를 따라가면, 분명 이 책은 ‘과학’에 관한 책이다. 그러나 그 ‘과학’이 포함하고 있는 내용은 어찌 보면 ‘철학’인 경우가 많다. 인간이 어떤 존재인지를 설명하기 때문에 그럴 수밖에 없다. 그러니까, 철학에 종속되어 있는, 그 아래 단계의 것들을 설명하기 위한 기술(記述)로서의 과학이 아니라, 철학적 설명까지 나아가는 과학이라는 느낌이 강하게 든다. 세상을 조각조각 분해하여 현상을 이해하기에 바빴던 과학은, 여전히 그렇게 환원주의적인 방법을 통해서 세상을 이해하는 것이 과학이지만, 그 조각조각난 세상을 통합시킬 수 있는 자료를 갖추어가기 시작했고, 그런 의지를 갖게 되었다. 비록 그것이 모든 것을 다 설명할 수도 없고, 그것이 어쩌면 잘못된 길로 인도하는 것일 수도 있지만... (생각해보면, 철학이 설명하는 것이 모든 것이었던 적도 없고, 그것이 인도하는 길이 늘 올바르지도 않았다.) 3년 만에 다시 읽었다. 3년 전에는 200쪽 언저리에서 읽기를 그쳤던 책이다. 어렵다고 느꼈던 것 같고, 무척 재미없게 여겼던 것 같다. 그런데, 지금은 왜 그랬을까 싶을 정도로 저자가 최대한 재미있게 접근하기 위해서 노력했고(그게 보인다), 군데군데 살짝 건너뛰기만 하면 (상대적으로) 쉬운 책이다. 재미라는 것을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서, 사람에 따라서 많이 다르겠지만, 인간에 대해서 과학적으로 관심이 있다면 정말 재미있는 책이다.
(2013. 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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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동물과 다른 점은 무엇일까? 두 발로 걷기? 두 발로 걷는것은 인간 말고도 있다. 도구를 사용하는 것? 아니다. 도구를 사용하는 것조차도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일은 아니다. 그렇다면 과연 무엇일까? 신발을 신는다는 것과 엄지 손가락을 자유자재로 사용할 수 있다는 것, 그리고 동물과 달리 사람은 지적 호기심이 많다는 것등.. 인간을 동물과 분류하기 위한 모든 노력이 이 책속에 녹아 있다고 보아도 될 것 같다. 동물에게도 마음이라는 것이 있을까? IQ와는 상관이 없다는 마음이론 부분에서는 나도 모르게 긴장하며 책을 읽었던 것 같다. 조금 난해하긴 하지만 동물에게도 마음이 있을까? 라는 의문점을 해소하기 위해 치루었던 많은 실험들은 인간이기에 생각할 수 있는 여지를 충분히 만들어 주기도 했다. 침팬지가 앞일을 계획하고 예약도 할 것이다라는 말을 이해하기에 부족하지 않을 설명이 장황하다. 그래서 나는 한번 더 의문점을 찍어야 했다. 정말 왜 인간일까? 왜 인간이어야만 했을까? 이쯤에서 나는 어린 시절에 읽었던 동화 한편을 떠올린다. 평화롭게 살던 개구리들이 어느날 신께 우리에게도 왕을 내려 주십시오 했다던.. 개구리들의 청을 들어주기로 했던 신이 처음에 선택했던 것은 나무토막이었다. 해가 되지 않는.. 그러나 개구리들은 고개를 저었고, 마침내는 신을 화나게 만들었다. 황새가 내려왔다. 무생물이 아닌 생물체였다는 것이 개구리들은 좋았다. 그러나 결과는 어떠했는가? 이 지구상에는 인간만 있는 것이 아니다. 수많은 종들이 살아가고 있음에도 왜 인간일까? 라는 의문점은 자꾸만 생겨났다. 나의 의문점이 혹시라도 개구리들과 같은 무지함이 아니기를 바래보면서..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바를 다는 이해하지 못하겠다. 복잡하고 어려운, 전문적인 용어들이 난무하는 까닭이기도 하지만 설명이 너무 장황하게 느껴지는 까닭이기도 하다. 우리는 다른 사람을 대할 때 기본적으로 본인의 관점으로 치우치는 것 같다. 그렇게 때문에 우리는 내가 전혀 모르는 분야의 전문가와 이야기 하는 게 어렵다. 그들은 자신들이 알고 있는 것을 상대방도 잘 안다고 생각한다.(-251쪽) 책에도 나와 있는 이 문구를 빌어 나는 위안삼으려 한다. 왜냐하면 나는 전문가가 아니니까. 우측하두정피질과 후부측두피질의 집합이 무엇인지, 안와전두피질이나 측두전엽합부라는 말 자체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나로써는 저자가 열심히 설명하고 있는 상황을 제대로 이해하고나 넘어갔는지 모를 일이다. 이해하지 못하는 부분이 더 많았다는 것이 더 솔직한 표현일게다. 감수자의 말에서 할아버지가 들려주듯이 말했다는 표현은 같은 부류를 전공하는 사람의 입장이라는 것을 알아야만 했다. 사실 그 전문적인 용어들이 주는 스트레스 때문에 책읽기를 끝내고 싶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책읽기를 포기하지 않았던 것은 그 용어들이 갖는 의미를 설명하는 부분들은 그다지 어렵게 다가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집중해야만 했지만 내가 찾고자 했던, 내가 찍어야 했던 의문점에 대한 마침표 혹은 느낌표를 찾기 위해 무던하게 책장을 넘길 수 있었다.
저자가 찾아낸 점들은 공감하기에 충분한 것 같다. 왜 인간이어야 했는지, 연구하여 분석했던 것들을 동물과 비교하여 보여주었던 많은 사례들만 보아도 그렇다. 사람은 자발적이고 의도적으로 하나의 추상적 관점을 다른 관점으로 전환할 수 있다거나 과학은 인간에게만 있으며 언어와 상상을 통해 감정을 모방하는 능력또한 인간만이 가질 수 있다는 것 등 동물이 누릴 수 없는 것들, 다시 말해 사고할 줄 알고 즐거워하며 느낄 수 있는, 인간이기에 누릴 수 있는 것들을 내세우며 인간우위를 주장하고 있다. 이를테면 미술이나 음악을 통해 예술활동을 한다거나 인지능력과 인식을 통한 추상적인 관념, 상상력 따위들 말이다. 말이야 바른 말이지 그와같은 것들을 동물이 누릴 수 있겠는가? 동물과는 달리 보상을 바라는 이타적인 관계나 감정을 통해 사회적인 교환을 주고 받을 수 있다는 것도 그 한 예일것이다.
이 책을 통해 나는 파이보그라는 말을 처음 접하게 되었다. 사이보그는 들어봤는데 파이보그는 도대체 뭐지? 기능적 사이보그라는 의미로, 기술 연장을 통해 기능적인 면을 보충한 생물학적 유기체! 무슨 말이야? 정말 어렵다. 내적인 부분보다 외적인 소유물과 부속물에 대해 더 많이 생각하고 이야기하는가? 지방을 축적하기보다 통장잔고를 축적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는가? 누군가 옷을 벗겨 내 알몸을 드러내게 한다면 당혹감과 수치심을 느낄 것 같은가?- 와 같이 파이보그 자가진단 질문이라는 것을 예로 보여주고 있었지만 가만히 읽어보니 좀 그렇다. 내부적인 것보다는 외부적인 것에 더 치우쳐 살아가는 것이 파이보그라는 말처럼 들리니 어찌된 일일까? 그런데 책을 읽다보니 그야말로 점입가경이다. 왜 신체는 업그레이드하는 게 잘못일까? 라는 말 앞에서 나는 문득 오래전에 보았던 영화들이 떠올랐다. 자신의 몸에 이상이 생겼을 때를 대비하여 자신과 똑같은 또하나의 생명체를 만들어 관리한다는- 조금은 떨떠름한 영화가 있었다. 그런데 그런 일들이 하나의 혁명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고 말하고 있으니... 뒤로 이어지는 설명을 듣다보면 마치도 한편의 영화속에 들어와 있는 것 같은 착각이 들기도 한다. 달팽이관 이식이라거나 뇌속에 발생한 전위를 잡아 신경신호를 전기로 바꿔 전신마비환자가 컴퓨터 커서를 조작한다거나 하는- 더 무서운 것은 잃어버린 기억마져 치료할 수 있다는 것이다. 뇌의 신경계를 연구 분석하여 산출되어져 나오는 이런 모든 것들이 왠지 나에게 두려움을 전해준다. 어쩌면 미래세상속에서 우리는 모두 터미네이터가 되어 있지는 않을까? 아마도 그렇게 될 것 같아 보인다. 저자의 말처럼 지금 우리 곁에서 만들어지고 있는 로봇의 경우만 보더라도 그렇다. 감정까지도 주입시키려 애쓰는 걸 보라! 터미네이터란 영화와 AI,아이로봇과 같은 영화가 허구가 아닌 현실이 되어버리는 그런 세상!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인간과 똑같은 로봇을 만들 수 없다는 현실에 안도하게 된다. 저장된 기억을 사용하여 끊임없이 예측을 한다는 우리의 뇌. 하지만 기계는 아무리 지능적이라해도 인간과 같은 동기나 욕구를 갖지 못할 것이기에 영화와 같은 일은 생겨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해주는 까닭이다. 인간! 도대체 왜 인간일까? 이 지구상에 오직 인간만이 존재하는 것도 아닌데 왜 인간이 최상의 위치에 자리하게 되었는지 궁금했었다. 그런 까닭에 이 책에 대한 호기심이 일었다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닐테다. 그런데 으아~ 정말 복잡하다. 내 머리가 터져버리는 줄 알았다. 인간만이 할 수 있다는 엄지를 사용하는 능력, 문제를 제기하고 눈에 보이지 않는 원인과 결과를 설명하는 추상적인 사고, 상상- 이런 모든 것들은 뇌로부터 시작이었다. 그래서 이책은 시종일관 뇌에 관한 설명이다. 뇌의 부분들, 그 기능과 능력에 대해, 그런 부분들에 이상이 생겼을 때 나타나는 현상들에 대해 정말이지 장황하게 설명하고 있다. 때로는 동물과 비교해가면서 말이다.
너무 쉽게 생각하며 다가갈 책은 아니었다고 느끼며 나의 눈길이 책의 말미를 달려가고 있을 때 나는 에필로그에서 재미있는 구절을 발견했다. 인간이라는 존재에 전혀 감흥이 없는 사람도 있었다고 하는. 인간은 자신의 행동이 다른 생명체에 어떤 영향력을 행사하는지를 전혀 고려하지 않는 자기 중심적인 이기주의자라고 한다는 말도 함께. 저자와는 달리 나는 솔직히 그 말에 공감한다. 구구절절 아무리 그럴 듯한 설명을 늘어놓는다해도 오직 인간일 수 밖에 없다는, 오직 인간이어야만 한다는 생각자체가 잘못된 것은 아닐까 라는 생각을 한다. 인간 스스로가 만들어놓은 함정이 바로 이 책의 제목은 아닐까 싶기도 하고... 인간, 그 오만함의 극치를 이 책을 통해 다시한번 보게 된 것 같아 왠지 씁쓸하다.
흥미로운 결과가 있어 마지막으로 한가지만 소개해볼까 한다. 사람이 조직적인 계층구조없이 관리할 수 있는 인원은 몇명이나 될까? 150명~ 200명인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고 한다. 현대인의 주소록에 적힌 주소 역시 150명 정도라는 말이 재미있지만 놀랍기도 하다. 동물이 털고르기를 하며 사회적 관계를 형성하듯이 인간도 잡담을 통해서 서로간의 연결고리를 형성한다는 말은 새겨둘만 하다. 잡답이 없다면 혼란과 무지에 빠질 것이라는 말에 공감할 수 있는가? 놀라운 것은 대화집단이 무한정 커지는 것이 아니라 대부분 네명정도로 제한된다는 것이다. 네명을 넘어가면 우리가 흔히 말하듯이 패가 갈린다? 가만히 생각해보면 그럴 듯하다. 아니 정말 그런것 같다. 책을 읽는 동안 그 외의 많은 사실들에도 시선이 집중되었지만 딱 하나 마음에 드는 말이 있다. 인간은 유일하게 우는 동물이다. 감정때문에 눈물을 흘리는! 어쩌면 그 눈물때문에 그 오만함도 현재까지는 용서되어지는 것이 아닌지.../아이비생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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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류 패러다임이 과학주의인 현대에 과학은 인간을 어떻게 보고 있는가를 공부하기 위해 "인성교육연구" 시간에 함께 읽었다. 재미있는 책이었는데 수업 시간에 중간까지만 함께 읽고나서, 읽어야할 다른 글이 많아서 틈날 때 끊어 읽느라 오래 걸렸다. 얇지 않은 이 책에서 다양한 실험 사례와 위트 있는 문체를 통해 다른 뇌과학 서적들과 차별되는 가자니가 책의 강점을 만날 수 있다. 문장 중간 괄호 속 농담이나 가자니가 나름의 생각이 많이 들어있는 각 장 서두와 결론은 특히 재미있었다.
저자는 과학자로서 종교적, 철학적 질문으로 여겨지는 '인간'에 대한 질문을 하고 있다. 뇌에 있어서 인간과 동물은 무엇이 얼마나 다른가를 지금까지 있어왔던 실험을 비교, 분석함으로써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1부에서는 동물과 인간이 공유하고 있는 능력을, 2, 3부에서는 동물과 구별되는 인간만의 능력을, 4부에서는 인간을 넘어서는 능력을 뇌의 차이를 기반으로 보여주고 있다. 동물과 인간은 뇌의 진화 정도가 다르다, 인간 뇌는 전두엽의 폭발적인 진화로 예술, 언어, 공감, 모방과 같은 능력이 동물에 비해 뛰어나게 되었다는 것이 이 책의 결론인 것으로 보인다. 과학자답게 철저히 진화론에 기반하고 있다.
"윤리적 뇌"를 읽고 이 책을 읽으려니 "왜 인간인가"는 가자니가 책들의 종합이라는 생각이 더 많이 들었다. 아직 밝혀지지 않은 부분이 많다는 것을 인정하고 조심스러운 태도를 취하면서도, 과학 진보나 윤리적 문제가 인간 이성에 의해 자동적으로 조정되리라는 생각은 이 책에서도 일관되게 나타나고 있다. 요즘 뇌에 대한 책을 몰아 읽으면서 책들이 결국 비슷한 태도로 비슷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는 생각과 인문학-과학 사이에는 서로 양보하지 못하는 근본적인 차이가 있다는 생각 때문에 사둔 책을 다 읽지도 못했는데 약간 질렸다. 한동안 뇌에 대한 책에는 손이 가지 않을듯 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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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겹게 읽었다. 이 힘겨움은 나의 과학에 대한 무지 때문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이미 알고 있는 몇 가지 사실이 나오기도 했지만 전체적인 기초 지식이 너무 부족했다. 그러니 글자를 따라가는데 급급했던 순간도 상당히 많다. 이 책에 대한 수많은 호평을 너무 만만하게 다가간 것이다. 나의 수준을 생각하지 않고 말이다. 학창 시절 과학에 약했던 지나간 과거가 갑자기 생각난 것도 이런 힘겨움 때문이다. 책 분량만 생각할 때보다 두 배 이상 시간이 걸렸다. 그리고 다시 깊은 생각에 잠긴다. 4부 9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원제가 HUMAN이다. 각 부의 제목에 인간이란 단어가 들어가 있다. 바로 인간에 대한 연구와 그 결과물에 대한 저작이기 때문이다. 처음에 인간이 되기 위한 최소한의 조건에서 시작하여 더불어 살기를 거쳐 인간의 한계를 넘어 사이보그까지 이르는 장대한 여정이다. 그 속에서 만나게 되는 수많은 인용들은 뒤에 나온 참고문헌 목록만으로 기가 질릴 정도다. 무려 60쪽에 가깝다. 이것은 이 저작이 어느 정도의 노력과 공을 들였으며 다양한 내용을 다루고 있는지 알려준다. 인간. 우리는 학창 시절 배운 몇 가지 정보로 인간을 정의한다. 직립보행, 도구 사용, 사회적 동물, 이성 등이 먼저 떠오른다. 이중에서 몇몇은 다른 동물들의 연구를 통해 인간만의 유일한 특징이 아님이 밝혀졌다. 계속되는 연구 속에서 또 다른 사실이 언제 튀어나올지 모른다. 하지만 지금 이런 지엽적인 사실이 인간을 규정하는데 큰 영향을 주지는 않는다. 그것은 바로 인간이 가진 수많은 고유성이나 다른 동물과 다른 특성들 때문이다. 책의 기본 전제는 진화론이다. 침팬지와 인류가 같은 조상에서 갈라졌다고 생각한다. 이 둘이 나누어진 이유에 대해서 현재는 정확한 답을 제출하지 못한다. 하지만 이 둘의 비교 연구를 통해 인간이 지닌 특성을 발견한다. 수많은 사실 중 엄지손가락 이야기는 새롭고 놀랍다. 그리고 저자가 인간의 뇌가 하나의 목적을 위해, “다시 말해 더 많은 자손을 생산할 수 있는 결정을 내리기 위해 자연선택을 통해 안착한 기묘한 장치”(48쪽)라고 말하는 대목에서 인간이 어떻게 발전했고 발전할지 생각하게 되었다. 뇌란 기묘한 장치 연구를 통해 사회적 관계로 이야기는 나아간다. 사회집단과 뇌와 윤리에 대한 연구는 기존에 알고 있던 일화와 다른 심리학 서적에서 이미 만난 부분이 있어 비교적 가볍게 읽었다. 하지만 다시 세부적인 사항으로 들어가면서 깊이 있는 분석이 이루어진다. 과거의 학설이 뒤집어지고, 새롭게 등장한 이론은 인간에 대한 이해를 더욱 깊게 만든다. 특히 모방에 대한 설명은 많은 부분을 생각하게 한다. 인류가 언어와 상상을 통해 감정을 모방하고, 관점을 이용해 모방을 바꾸는 등의 능력으로 사회를 더욱 풍요롭게 만들었다고 하는 순간 이 세상에 새로운 것이란 없다는 말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된다. 이제 저자는 예술이란 형이상학적 현상으로 넘어간다. 동물에게 예술이 없다고 말하며 이 인간의 고유한 능력이 우리가 다른 환경에 유연하게 적응할 수 있게 만들고 발전할 수 있게 만들었다고 주장한다. 이 덕분에 끊임없이 새롭게 등장하는 불확실한 가능성을 처리할 수 있는 시간을 벌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저자의 전문분야인 분리 뇌에 대한 연구를 통해 의식이란 단계로 나아간다. 이 부분은 놀라운 예시가 나오면서 흥미를 불러온다. 4부이자 마지막 장에서 사이보그를 다룬다. 이것은 현재 인류를 기능적 사이보그란 의미에서 파이보그로 규정하는 것에서 시작한다. 파이보그란 기술 연장을 통해 기능적인 면을 보충한 생물학적 유기체란 의미다. 예로 들면 신발을 신거나 옷을 입는 등의 몸을 보호하는 기능적인 도구를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여기서 현재 과학자들이 다루는 인공지능이니 인간의 새로운 장기를 대체할 연구들을 짚으면서 넘어간다. 물론 윤리적인 문제나 미래에 발생할 논쟁이나 한계도 같이 다룬다. 이 속에 만나게 되는 정보들 중 몇몇은 이미 다른 매체나 영화 등에서 만난 부분이다. 너무 방대한 영역을 다루면서 넘어가기 때문에 앞에서도 말한 나의 한계를 절감한다. 과학뿐만 아니라 비교학, 사회학, 심리학, 의학, 예술 등을 같이 다루고 있다. 물론 그 중심에는 뇌가 있다. 그리고 이 책을 번역한 사람이나 호평을 한 사람들이 알기 쉽고 이해하기 쉽게 설명했다고 하는데 왜 나는 어렵고 힘들게 읽었는지 모르겠다. 어찌하든 이 분야에 대한 공부가 더 필요한 것은 사실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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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인간인가? 무척 제목이 멋지다. 언뜻 봐도 호기심을 끌 수 있는 독특한 제목이다. 특히 요즘처럼 변화가 심한 세상에서, 이성과 논리가 막을 내리고 인간본성을 찾자는 목소리가 커지는 상황에서는 더더욱 많은 관심을 받을만한 제목이다. 하지만 이 책의 놀라움은 제목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담고 있는 내용의 방대함이다. (아마 뒤에 붙어있는 참고문헌을 보면 다시 한번 놀랄 것이다) 기존에 나와 있던 인간에 대한 정의를 한 곳에 모아놓은 듯이 무척 다양한 이론과 재미있는 사례, 그리고 우리가 흔히 볼 수 있는 동물들의 모습까지 상세하게 들어 있다.
하지만 들기에도 두꺼운 책임에도 불구하고 편안하게 읽어나갈 수 있게 만들었다. 누가 어떤 논리를 주장했는데 그 논리에 대해 나는 이렇게 생각한다는 식으로 정리했다. 물론 필요하다면 사례를 집어넣었고. 복잡한 논리를 간단하게 푸는 것, 전문용어보다는 일상적인 단어로, 어려운 공식보다는 평이한 문장으로 자신의 논리를 주장할 수 있다는 것은 그만큼 많은 것을 이해하고 있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 아닐까 싶다.
이 책을 읽다보면 그 동안 여러 분야의 책에서 본 내용들이 자주 나온다. 특히 브레인마케팅과 관련된 책에서 본 인간의 의사결정과정에 대한 내용은 이 책의 중심을 이루고 있는 주요 토픽 중의 하나다. 인간이 무엇인가르 결정내릴 때는 어떤 과정을 통하는가? 이때 이성과 감정은 어떤 역할을 하는가? 그리고 윤리와 도덕에 대한 판단문제는? 누가 그 기준을 만들었으며 왜 그것이 모든 사람들에게 통용 되는가 등 인간의 사고패턴과 가치문제 평가에서 볼 수 있는, 인간만의 독특한 모습이 재미있게 표현되어 있다.
저자는 인간이 인간일 수밖에 없는 이유를 뇌 구조에서 찾는다. 인류학자들이 주장하듯이 원숭이와 같은 뿌리에서 가지 친 종일지언정 그들과는 분명히 다른 게 있는데 그것이 바로 인간의 뇌라고 한다. 과거 뇌의 복잡성을 질량으로 따질 때라면 인간이 인간일 수 있는 것은 몸 전체의 무게와 뇌의 비율 면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점수를 보이기 때문이라고 했겠지만, 현대인보다 더 크고 무거운 뇌를 가진 네안데르탈인은 왜 현대인보다 덜 영리해 보이는가? 뭐 이런 식의 논리다.
저자는 인간의 모습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우선 뇌를 이해해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과거 뇌의 무게를 기준으로 따졌던 것은 잘못된 것이라고 주장한다. 인간의 뇌는 단세포에서 포유류로, 다시 원숭이와 같은 진화단계에서 한 단계 더 올라간 일반적인 진화차원을 넘어 인간만의 독특한 자질을 만들어 낸 고유한 뇌이며, 이는 동물과 다른 사회생활 속에서 진화했다고 한다.
저자에 따르면 무리를 이루는 개체수가 많으면 많을수록 서로간의 상호작용은 보다 복잡해지고, 이와 같은 복잡성을 이해하고 관리하려면 보다 복잡한 뇌구조가 필요할 수밖에 없다. 상식적으로 생각해도 두 명이 함께 사는 곳과 다섯 명, 열 명이 함께 사는 곳은 서로간의 관계와 상호작용이 다를 수밖에 없지 않겠는가. 바로 이와 같은 상황이 인간의 뇌를 다른 동물과는 다른 모습으로 변화시킨 요인이며, 이는 지구상에 존재하는 수많은 생물 중에서 인간만이 가질 수 있는 유일한 것이다.
뇌. 우리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뇌의 10%밖에 쓰지 못하는 줄 알았다. 그래서 수많은학습 교재판매회사가 뇌의 사용정도를 높일 수 있는 방법을 알려준다고 책을 팔아먹었고, 지금도 오래된 전설을 활용해 뻔뻔하게 사람들을 속이는 장사꾼도 있다. 하지만 우리 뇌는 부분만을 사용하기에 이를 확장시켜야 하는 것이 아니라 상황과 용도에 따라 특정 부분이 적극적으로 움직이는 구조를 갖고 있다. 간단히 말하면 화를 내는 뇌 부분과 상대방을 그리워하는 뇌 부이 다르며 운동을 관장하는 뇌와 암산하는 뇌 부분이 다르다는 것이다.
인간이 위대한 이유는 바로 이와 같은 전체적인 뇌 활동의 복잡성에 달려있는데, 이는 인간만이 가진 능력, 즉 복잡다단한 감정과 이를 적극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언어구사능력,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을 상상하고, 손에 잡히지 않는 것을 추론해 낼 수 있는 능력, 내가 나를 바라보고 남의 생각을 엿볼 수 있는 이해와 추론 능력이다. 어떻게 표현해야 할 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인간의 뇌는 동물과는 완전히 다른, 그들을 훈련시킨다고 해서 해결할 수 있는 수준의 뇌가 아니라는 점이다.
기쁘고 슬픈 것은 원숭이도 느낄 수 있는 감정이다. 그러나 좌절감, 수치심, 상승욕구를 그들은 느끼지 못한다. 결국 저자의 결론은 인간이 인간다울 수밖에 없는 것은 인간만이 가진 독특한 뇌 구조 덕분이며, 이는 진화론자들이 말하는 것처럼 단순 뇌에서 복잡 뇌로 크기가 더 커지며 발전한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그럼 왜 이런 뇌를 갖게 되었는가? 저자의 결론은,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인간의 사회활동과 연관관계의 확대가 인간의 뇌를 현재의 구조로 만들었다는 것이다. 뇌에 대해 잘 모르지만 책은 무척 재미있다. 영혼, 신과 같은 추상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지만 책을 읽다보면 자연스럽게 우리가 알지 못하는 어떤 힘이 인간의 변화시킨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게 된다. 저자의 결론 역시 해답이기보다 또 하나의 의문을 만드는 시발점이기 때문이다. 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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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다시 인간이란 존재에 대해 생각해본다. 지난 일주일 동안 마이클 가자니가의 <왜 인간인가?>(추수밭, 2009년)를 읽으며 수없이 되물었던 물음이다. 인간을 인간이게 하는 필요조건은 무엇일까? 고대로부터 수많은 정의들이 있어왔지만, 눈이 확 뜨일 만큼 ‘인간은 이런 존재’라고 명쾌하게 답변을 내린 사람이 있었을까? 짧은 역사의 기록만으로 수백만 년의 세월 속에서 진화해온 인간 존재의 특질을 밝히기는 그리 쉽지 않아 보인다. 그러나 인간은 영악하게도 그 어떤 종보다 놀라운 성과를 이뤄냈다.
뇌신경학자이자 심리학자인 마이클 가자니가는 ‘왜 인간인가?’라는 도발적인 질문을 던지며 인간을 인간이게 하는 특징을 밝혀내고자 노력한다. 인간과 동물의 유사성과 차이점들을 비교 고찰하고 심리와 행동 등을 분석하여 그 미세하고도 중요한 차이를 드러낸다. 특히 인간의 뇌를 분석하여 밝혀내는 사실들은 탄성을 연발케 한다. 그 속에서 인간은 모든 것이 발가벗겨지지만, 이 세계에서 그 어떤 존재와도 비교할 수 없는 존재임이 밝혀진다.
그럼, 저자가 밝히는 인간의 특질은 무엇인가? 그는 뇌 분석으로부터 시작한다. 인간은 뇌의 크기와 구성요소에서 다른 종들과 확연한 차이를 보였다. 특히 거울뉴런 체계는 그 어떤 것보다 규모가 컸고, 세분화되어 있었다. 그의 연구는 이제 인간의 마음과 집단으로 옮아간다. 인간의 사회집단과 뇌의 관계를 분석하여 뇌가 커질수록 사회집단의 크기가 함께 커졌다는 결론을 도출한다. 또한 인간의 감정과 이성 등을 분석하여 동물과 유사점이 있기는 하지만 동물과는 비교할 수 없는 의식적이고 이성적인 정신과 무의식적이고 감정적인 체계가 있음을, 자발적이고 의도적으로 하나의 ‘추상적’ 관점을 다른 관점으로 전환할 수 있는 능력이 있음을 밝혀낸다.
이제 그의 연구는 추상적 세계로 넘어간다. 인간의 특징을 밝히는 연구에서 ‘예술’이란 주제를 하나의 장으로 독립시킬 만큼 그는 예술을 창조할 수 있는 인간의 능력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 또한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능력, 관찰 불가능한 힘을 추론할 줄 아는 능력 등 인간만이 지니고 있는 비가시적인 힘이 어떠한 의미를 지니고 있는지를 자세히 설명한다.
처음 ‘왜 인간인가?’라는 물음을 접하고, 인간의 특징이 무엇일까를 고민하면서 굉장히 근시안적인 시각에 빠져 있었음을 시인하지 않을 수 없다. 흔히 들어왔던 불, 도구, 언어 등 단편적인 면만을 바라봤다. 장님 코끼리 만지듯 눈을 가리고 손에 맞닿은 부분만 살피고 생각한 것이다. 그리고 인간의 긍정적이고 차별화되는 특징들을 생각하기보다는 철학적 사색에 빠져 ‘존재론적인 물음’에 더 천착했다. 이것도 하나의 인간적인 특징인 것일까.
저자가 마지막으로 이야기한 인간의 한계 부분에 대해서는 무한한 발전 가능성보다는 과연 그렇게 될까라는 의문부호가 더 많이 생겼던 게 사실이다. 어느 정도까지는 가능하겠지만, 인간의 몸과 정신을 대신할 수는 없다고 보기 때문이며, 지금까지의 진보와 달리 향후에는 심각한 윤리적 문제들을 동반하는 변수들로 인해 충돌할 수밖에 없다고 보기 때문이다. 인간에 대한 물음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 인간의 특징을 밝혀내는 노력이든 인간 존재에 대한 물음이든 이러한 연구들이 인간의 오만함을 잠재우고 인간답게 살도록 만드는 데 일조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by 꽃다지, 2009년 12월 4일 |